본인은 서울 지리와 관련해서 한강을 따라 지나는 도로(강변북로, 올림픽대로)라든가 교량(xx대교)들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많이 생각해 봤다. 하지만 한강 공원의 존재에 대해서는 그냥 (1) 이름 없는 아무 한강 고수부지? 아니면 (2) 강변 따라 놓인 자전거 도로? 그 이상으로 지금까지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얘도 나름 이름이 붙은 공원이 몇 군데 있으며, 한강의 아무 구간이나 찾아간다고 해서 공원이 나오는 건 아닌데도 말이다.

한강을 바다에다 비유하면 한강 공원은 마치 해수욕장과 같다. 물론 실제로는 물 속에 들어갈 수 없으며(깊고 더럽..) 공원엔 모래사장 대신 콘크리트 제방과 풀밭만 있다. 하지만 여기는 그래도 평범한 수풀과 산책로만 있는 게 아니라 돗자리 깔고 놀고, 여름엔 심지어 텐트 치고 야영까지 할 공간이 있다. 근처에 주차장이 있어서 가족이나 일행 단위로 차를 갖고 들어올 수도 있다.

도심 속에 있는 평지 공원은 면적이 너무 작다. 뒷산 언덕 공원은 자연을 즐기기에는 좋지만, 역시 공간이 좁으며 오르막의 압박이 심하다. 한강 공원은 많은 인원이 탁 트인 공간에서 쉬기 좋으며, 또한 자전거나 전동 킥보드 같은 걸 타고 멀리 돌아다닐 수도 있어서 더 좋다.

여름 주말에는 한강 공원이 피서 인파로 북적인다. 수요가 많고 장사가 되니, 근처의 가게로 치킨 같은 걸 시키면 공원 안으로 배달도 온다.
그리고 한강 공원 안에도 편의점이 있는데, 여기는 라면 자동 조리기가 있다. 봉지 라면을 끓여서는 쿠킹 호일 그릇에 담아 먹을 수 있는데, 내 경험상 이게 완전 별미다. 돈을 몇백 원 더 투자하면 계란도 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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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은 교회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면서 이런 한강 공원이라는 시설의 존재에 대해 차츰 실감하게 되었다.
서울 시내에는 총 11개의 한강 공원이 있다. 이들을 서쪽(하류 방면)에서 동쪽(상류 방면) 순으로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강남 쪽에 있는지 강북 쪽에 있는지를 명시하였으며, 본인이 가 본 적이 있는 곳은 이름 뒤에 *표를 덧붙였다.

1. 강서(남): 주차장과 산책로만 있고, 나머지는 풀밭이라기보다는 그냥 수풀이 펼쳐진 생태 공원 형태이다. 서쪽 끝까지 가면 경인 아라뱃길을 구경할 수 있다. 강 건너편은 이미 서울이 아닌 고양시이다.

2. 난지(북)*: 이제 강북 차례이다. 넓은 잔디밭과 야구장, 캠핑장이 잘 갖춰져 있다. 강변북로 건너편의 내륙 쪽 언덕 위로는 하늘 공원이 있다. 반대로 하늘 공원에서 난지 한강 공원을 내려다볼 수도 있다.

3. 망원(북): 난지의 옆으로 홍제천을 건너면 이어지는 공원이다. 난지보다는 규모가 작지만 역시 풀밭과 축구장 농구장 테니스장 등이 다 있다.

그리고 작년 11월 말부터는 이곳에서 퇴역한 군함 세 척을 해군으로부터 증여받아서 전시를 시작했다고 한다. 1900t급 호위함인 서울함과 150t급 고속정 참수리호, 178t급 잠수정 돌고래인데, 서울함만 수상 정박이고 나머지 둘은 지상에 세워 놨다.
북한 평양에서는 대동강에 푸에블로 호를 정박시켜서 전시 중인데-_-, 우리나라 서울에도 나름 비슷한 함상 공원이 생기게 됐다.

4. 양화(남)*: 풀밭 위주여서 넓고 좋다. 게다가 여기서는 다리를 타고 선유도(하중도)로도 갈 수 있어서 더욱 좋다.
근처에 지하철역으로는 당산과 선유도가 있긴 하지만 좀 먼 편이다.

5. 여의도(남)*: 여의도에는 옛날에 넓은 광장만 있는 게 아니라 북부 전체가 고수부지였다. 그러던 것이 세월이 흘러 광장이 그냥 '여의도 공원'으로 바뀌고, 고수부지는 '여의도 한강 공원'으로 탈바꿈했다.
서울에서 적당히 중심부에 있고 지하철역과도 아주 가까이 잘 연계되다 보니(5호선 여의나루) 여기는 한강 공원들 중에 제일 유명하며, 찾는 사람도 제일 많다. 위성 사진으로 내려다보면, 전체 면적 대비 주차장이 차지하는 비율도 제일 크다.

여의도에서 서강대교를 건너면 밤섬을 경유한다. 그러나 밤섬은 무인도이다.

6. 이촌(북)*: 여의도에 이어 강북에서 나름 서울 중심부에 자리잡은 한강 공원이다. 규모가 상당히 크고 대부분 풀밭 위주이다.

7. 반포(남): 세빛둥둥섬인지 서래섬인지 뭔지 하면서 다른 공원들에 비해 좀 예술적으로 꾸며져 있는 곳이다. 본인은 구경을 전혀 못 해 봤다.

8. 잠원(남): 반포보다는 작고 평범하게 생겼고, 그냥 한남대교와 반포 옆에 거의 붙어 있다시피하다.

9. 뚝섬(북)*: 7호선 뚝섬유원지 역 덕분에 여의나루 이상으로 지하철과 가장 잘 연계되는 한강 공원이다. 게다가 이 역은 지하가 아닌 지상이기까지 하니 공원 모습이 다 보인다. 이곳이 서울 강북의 마지막 한강 공원이며, 여기 다음은 구리 한강 공원이다.
영화 <두사부일체>(2001)에는 야밤에 주인공이 어느 일진 양아치들을 패싸움을 벌여서 제압하고 참교육 시키는 장면이 나온다. 이 장면의 촬영 장소가 보아하니 뚝섬 한강 공원이다. 울타리의 모양을 보니 개인적으로 곧바로 감이 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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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잠실(남): 그렇게 크지는 않은데, 타 공원과 달리 헬기장이 있다.

11. 광나루(남): 서울의 동쪽 끝에 있는 마지막 한강 공원으로, 풀밭뿐만 아니라 각종 구기 종목 경기장과 스케이트장, 드론 비행장, 생태 공원 등 별 게 다 있다.
여기도 친구 따라 옛날에 가 본 것 같긴 한데, 너무 오래됐고 또 날이 많이 저물었을 때 간 것이어서 더욱 기억이 희미하다.

구리 한강 공원은 서울이 아닌 타지에서 그럴싸하게 조성해 놓은 거의 유일한 공원이 아닐까 싶다. 한강의 더 상류는 상수도 보호 구역이기 때문에 봉인이고, 하류는 군사분계선(=북한)과 가까워서 봉인이어서 그렇다. 그쪽으로는 공원은커녕 아예 철책을 둘러 놓을 지경이니, 양 옆으로 더 만들 곳이 없다.

Posted by 사무엘

2018/05/03 08:29 2018/05/03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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