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여행기: PART 1 (2018/7/22)

본인은 재작년과 작년(2017) 여름에 강원도를 다녀왔다.
재작년에는 영동 고속도로 이북으로 안보 관광 위주로, 작년에 그 이남으로 철도 답사 위주로 나눠서 바다와 산을 즐기며 힐링 잘 하고 왔다.

그 뒤 본인은 올해의 하계휴가 때는 인천을 다녀왔다. 올해의 피서 장소는 작년 말 겨울에 미리 정했으며, 심지어 내년 여름에 갈 곳도 정해 놨다.
비록 바다의 퀄리티만 따지자면 황해가 동해보다 못하겠지만, 그래도 한반도에서 내륙에 제일 깊숙이 붙어 있고 서울에서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바닷가에 한 번쯤 가 보는 것도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더 중요한 이유는 인천 시내 관광도 계획했기 때문이다.
본인은 반공 우파 시민으로서 아직 맥아더 장군 동상 구경을 못 해 봤다. 인천 상륙 작전 현장은 강원도 첩첩산중 오지에 있는 어지간한 안보 박물관이나 전적비 이상으로 역사 교육에 유익할 것이다.
강원도의 동부 전선 고지전은 최소한 1951년과 그 이후에 벌어진 전투인 반면, 인천 상륙 작전은 개전 초기인 1950년 9월에 벌어진 사건이니 시기가 서로 다르고 분위기도 다르다.

이런 여러 정황을 감안하여, 본인은 비행기를 타기 위해서가 아니라 관광과 물놀이를 위해서 영종도를, 그것도 대중교통 대신 자차를 몰고 방문하게 되었다.
원래는 시기를 지금 7월 말 내지 8월 초쯤으로 생각했지만, 지난 7월 중· 하순이 날씨가 어떠했던가? 1994년을 능가하는 살인적인 무더위가 전국을 강타했던지라, 결국 시기를 좀 더 앞당겨서 휴가를 떠났다. 일요일 교회 예배를 마친 뒤 오후부터 화요일까지로 일정을 잡았다.

1. 첫째 날: 비행기 촬영과 저녁 물놀이, 해변에서 외박

이번 휴가의 첫 목적지는 인천 공항 전망대였다. 하지만 전망대 자체는 너무 일찍(무려 오후 4시!) 문을 닫아서 운영하지 않는 상태였으며, 언덕도 그렇게 막 높지는 않았다. 그래서 김포 공항으로 치면 오쇠 삼거리 정도에 해당하는 공항 남쪽 착륙 경로를 추가로 찾아가서 거기서도 저공 비행 착륙 중인 비행기들을 근접 촬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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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가는 길에 공항 고속도로에서 원없이 밟고 싶었지만 제대로 그러지 못했다. 과속 단속 카메라가 악랄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많았던 데다(구간 단속 포함), 1차로의 저속 차량까지 피하다 보니 끽해야 최대 140km/h 남짓밖에는 밟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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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는 대한 항공 로고가, 뒤에는 스카이팀 로고가 그려져 있는 여객기이다. 기종은 보잉 777.
이게 본인이 찍은 비행기 사진 중에 비행기가 제일 크게 잘 나온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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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한 번도 눈여겨보지 않았었는데, 여객기들은 날개 아래에 마치 자동차로 치면 번호판처럼 무선 통신 호출 부호가 그려져 있는가 보다. HL 7783, HL 8067처럼 말이다.
비행기가 아예 땅에 있거나 반대로 너무 높게 떠 버리면 날개 아래를 볼 수가 없을 텐데, 착륙을 앞두고 저공 비행 중인 모습을 가까이서 관찰한 덕분에 이런 것도 볼 수 있었다.

공항 근처에서 비행기 출사를 그럭저럭 한 뒤, 이제 공항 남서쪽의 용유도 구간으로 들어갔다.
영종도와 용유도의 분위기 차이는 마치 제주도 북부 시내와 남부의 서귀포시, 그리고 경부 고속도로 동쪽의 분당과 서쪽의 산기슭 주택가들 사이의 차이와 비슷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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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마주친 마시안과 용유 해수욕장은, 그 당시 시간대만 그런지는 모르겠지만(6시~7시쯤) 온통 갯벌밖에 없었고, 사람도 별로 없었다.
하지만 을왕리 해수욕장은 입구부터가 사람과 차들로 북적대고 온갖 민박과 식당이 들어서 있어서 제대로 돌아가는 중인 것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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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도 차를 세우자마자 바닷물에 들어가서 30분 정도 놀았다. 이제 좀 무더위를 날려 버리고 살 것 같았다. "해수욕도 식후경"이 아니라, 반대로 해수욕부터 한 뒤 근처 식당에서 식사를 했다. 물회 냠냠..
식사까지 마치고 나니 밤 9시 무렵이었다. 이제 모래밭에 텐트를 치고 안에서 컴퓨터 작업을 하다가 그대로 잠들었다.

여기는 동해가 아니라 황해이고, 더구나 썰물이어서 그런지 파도와 바람이 없다시피했다. 바다가 아니라 그냥 커다란 호수에 온 것 같았다. 파도가 역동적으로 휘몰아치는 곳을 원한다면 멀어도 동해로 가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여기도 물은 그렇게 더럽지도 미지근하지도 않고 충분히 해수욕을 할 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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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과 새벽에도 막 시원한 건 아니어서 텐트 안에서는 이불 없이 옷통도 벗고 잤다. 뭐 그래도 열대야에 시달리는 서울 시내보다는 여기가 더 시원했다. 바다에 또 뛰어 들어가고 싶었지만 텐트 안을 바닷물과 모래로 더럽히고 싶지는 않으니 여기서 제동이 걸렸다.
밤에는 주변에서 온통 폭죽을 터뜨려서 시끄러웠다. 하지만 본인은 워낙 피곤한 상태였기 때문에 자는 데 지장이 없었다.

2. 둘째 날: 한낮 물놀이, 장봉도

새벽 5시 반쯤 눈을 뜨니 이미 날이 밝아 있었다. 한밤중엔 물이 들어오는 것 같았는데 이때는 다시 물이 빠져 있었다.
간밤에 텐트 안에서 컴퓨터 작업(..)을 실컷 했기 때문에 아침에는 배터리가 남아 있지 않았으며, 8시 무렵부터는 이미 햇볕의 열기가 느껴지면서 텐트 안에서 지내기 힘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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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할 것이 없으니 이때부터 오전 내내 3시간이 넘게 물놀이를 즐겼다. 평일 아침이어서 그런지 어제 저녁보다는 바다에 사람이 별로 없었다.
빠져나갔던 물도 다시 들어오고 있었다. 늘 드는 생각이지만 밀물과 썰물은 마치 교류 전기를 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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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놀이 중일 때는 물이 차가운 것과 별개로 폭염 자체가 별로 느껴지지 않았는데, 물 밖으로 나오니 차와 폰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뜨겁게 달궈져 있고, 신체도 물기가 마르자마자 곧장 따가운 뙤약볕이 느껴졌다.
그만큼 바닷물이 지금까지 더위를 잊게 하는 데 혁혁한 기여를 하고 있었던 셈이다.

다만, 물은 더위는 막아도 자외선을 막아 주지는 않는다. =_=;;; 옷과 신발이 막아 주는 것은 물과 정반대이다.
덕분에 얼굴과 팔은 자외선 차단제를 발랐음에도 불구하고 더 검어졌으며(tanning), 아예 무방비이던 발등과 목덜미 등의 노출 부위는 벌겋게 타서(sunburn..) 내가 샌달을 신었고 U자형으로 파인 셔츠를 입었다는 것을 표시해 주었다. =_=;;

12시가 넘어서야 아쉬움을 뒤로 하고 텐트를 걷고 짐을 쌌다. 그리고 근처 카페에 들러서 에어컨 바람을 쐬면서 2시간 남짓 폰과 컴퓨터를 충전하고, 물을 보충하고 옷 정리 등 여러 작업을 했다. 날개셋 한글 입력기 개발 작업도 했다. 물놀이를 오래 해서 그런지 슬슬 피곤하고 졸음이 느껴지기도 했다.

오후에는 차를 몰고 영종· 용유도의 북부를 돌아다니면서 어제와는 달리 이륙하는 비행기들을 구경했다. 그 뒤 삼목 선착장으로 가서 장봉도로 가는 카페리를 탔다(신도 경유). 여기는 인천 공항을 만드느라 간척을 하기 전에는 삼목도라는 또 다른 섬이었다고 한다.
영종도 근처의 신도는 아주 가깝기 때문에 배 탄 지 10분이면 도착하고, 거기를 거쳐서 조금 더 멀리 떨어진 장봉도까지는 삼목에서 총 3~40분이 걸린다. 차를 실을 수도 있지만 난 그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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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타고 바다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니까 이제 좀 해수욕장에서는 경험할 수 없던 바다 바람이 느껴졌다.
배 안은 시원하고 쾌적하고 콘센트도 쓸 수 있어서 아주 좋았다. 밤에 숙소를 따로 안 잡으니 다른 건 몰라도 폰과 노트북의 충전 문제가 골칫거리였다. 전적으로 식당과 카페에서만 보급을 받아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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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봉도에서는 주변의 바위섬과 해변을 구경했으며, 오늘의 특식 겸 유일한 단백질 섭취 명목으로 2~3인분 n만원짜리 매운탕을 혼자서 다 먹어 치웠다.
여기도 해수욕장(옹암)이 있다. 영종· 용유도보다 더 깊숙한 오지로 갔으니 더 한산하고 더 맑은 해변을 구경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으나, 이 시간대엔 갯벌만 펼쳐져 있고 제대로 물놀이가 가능한 상태가 아니어서 허탕 쳤다. 뭐, 어차피 본인 역시 여벌옷 등 물놀이 채비를 하지 않은 채로(나머지 짐은 차에다 두고) 배를 타 버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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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무엘

2018/07/30 08:36 2018/07/30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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