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풍경 기록 + 이성산 답사

미세먼지 어택 때문에 우중충했던 2~3월과 달리 이번 4월은 유난히 날씨가 맑고 좋은 날이 많았다.
다음은 4월 초부터 말까지 서로 다른 날짜에 찍은 주변 풍경 사진들이다. 집에 틀어박혀 있는 건 자연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싶었을 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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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 간선 도로와 중랑천, 용마산의 풍경이다. 동부 간선 도로는 서울 시내의 자동차 전용 도로들 중 고도가 제일 낮으며 유일하게 강의 좌우로 상행과 하행이 분리돼 있다는 점이 독특하다.
이 사진에는 안 나왔지만, 당시 본인이 서 있었던 보행자용 산책로 주변에는 온통 벚꽃이 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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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시기에 응봉산을 오르는 길목의 모습이다. 응봉산의 주변은 노란 개나리로 뒤덮여 있었다. 개나리 역시 벚꽃만큼이나 뭔가 봄의 상징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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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한강 공원이다.
다만, 올해부터는 텐트를 치는 게 특정 구역 안에서만 가능하게 큰 제약이 걸렸다. 그래서 위의 텐트는 곧장 다른 곳으로 옮겨야 했다. 돗자리는 여전히 가능하니 텐트 규제의 목적이 잔디 보호는 아닌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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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양화 한강 공원이다. 이때는 풀밭이 아니라 강물 바로 근처의 나무 그늘 밑에서 돗자리를 깔고, 거기서 누워서 쉬기도 하고 볼일을 봤다.
세계의 도시들 중에 동일 행정구역과 생활권이 서울의 한강만치 거대한 강을 중간에 낀 채로 형성된 사례가 또 있나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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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제부터는 올해 봄에 완전히 새로 개척해서 다녀 온 곳을 소개하도록 하겠다.
집에서 너무 멀지 않으면서 적당히 자연의 정취(?)를 느낄 수 있고 주차 걱정도 없는 서울 교외 지역을 물색한 결과.. 하남시에 있는 이성산을 다녀왔다. 나름 만족스러운 선택이었다.

산의 북서쪽으로는 군부대가 있고, 서남쪽으로는 수도 정수 시설이 있고.. 주변엔 온통 무슨 공장에 물류 센터이니 평범한 거주· 업무 지역은 아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 산은 민감한 시설이 있는 쪽을 피해서 동남쪽으로만 접근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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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길을 좀 오르니 가장 먼저 넓은 풀밭과 함께 저수지가 나타났다.
이성산은 해발 200m대의 아주 자그마한 산인데, 서울의 봉화산이나 구리의 구릉산 같은 느낌이다. 그래도 천마산보다는 더 높고 크다.
먼 옛날 삼국 시대에는 이 산 주변이 '이성산성'이란 게 둘러져서 요새화됐다고 한다. 이게 무슨 남한산성· 북한산성 같은 퀄리티는 아니기 때문에 지금 남은 건 그냥 돌무더기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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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오르막을 약간만 더 오르자 능선과 함께 또 넓은 풀밭이 나타났다. 여기는 동쪽 문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장소라고 한다.
아래로는 외곽순환 고속도로가 훤히 내려다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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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또 무슨 건물이 있었던 자리이다.
서울의 동부에는 불암산성, 아차산성에 이어 이성산성처럼 조선보다 더 오래된 석성의 흔적이 전해지는 게 흥미롭다.
흔적이 너무 희미하다 보니 얘들은 오랫동안 정확하게 언제 누구에 의해 만들어졌는지조차 불분명했는데.. 같이 출토된 문화재들의 스타일로 유추하건대 이성산성의 주인은 신라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 관련 링크 1, 링크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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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산 정상에 도달했다. 간단한 표지석과 산불 감시 초소가 있었다.
산의 이름인 二聖은 아마 백제의 건국의 주인공인 비류와 온조에 유래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서울 관악산의 서쪽으로는 삼성산이 있고 이건 승려 세 명에서 유래되었다고 전해지는데.. 이와 재미있는 대조를 이룬다.

그러고 보니 백제는 반신반인 영웅호걸이 알에서 태어났네 하는 초월적인 설화나 신화가 없이, 건국 스토리가 가장 평범(?)하다는 특징이 있다. 비류와 온조라는 그냥 평범한 고구려 왕족이 모국을 자발적으로 떠나서 새 나라를 세웠기 때문이다. 주몽이나 혁거세와는 상황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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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내려갈 때는 이렇게 숲이 우거지고 인위적인 울타리나 문화재 구역이 없는 좁은 길로 갔다. 그래도 아까 봤던 저수지 쪽으로 가서 처음에 왔던 곳으로 되돌아갈 수 있었다.
예전에도 한번 언급했지만 4~5월 봄과 9~10월 가을이 등산 가기 제일 좋은 시기인 것 같다. 너무 덥지 않으면서 온통 초록색으로 물든 숲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9/05/24 08:32 2019/05/24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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