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라의 경제를 얘기하는데 파리가 앉았습니다 (☞ 링크)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방송 사고들 중에는 배 철수 감전 사고, 카우치 성기 노출, 모 광신도의 방송국 점거 난입 같은 심각한 것도 있고, 사고를 넘어 범죄 사건에 가까운 것도 있다. "귓속에 도청장치"는 엽기 해프닝에 가깝게 끝났지만 그 사람이 나쁜 마음 품고 칼 같은 거라도 갖고 들어가서 앵커를 공격했다면 정말 큰일 날 뻔 했다.

그런데, 그런 것 말고 지난 2001년, "나라의 경제를 얘기하는데 파리가 앉았습니다"는 심각한 요인이 없이 그냥 웃긴 방송 사고로는 압도적인 1위를 지키고 있다. MC가 짤막하게 사과하고 계속해서 이야기를 이어 가기만 했으면 됐을 텐데 애드립으로 저 유명한 대사를 읊는 바람에 웃음병이라는 불길에다 기름을 끼얹어 버렸다.;;;;

이런 사고까지 원천봉쇄 예방하려면 앞으로 여름에 방송국 스튜디오에서는 공항 활주로에서 새를 쫓아내는 것처럼 파리도 몽땅 쫓아내기라도 해야 할 것 같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링크로 소개한 동영상은 그 원본 동영상이 아니라.. YTN에서 작년 말에 그 문제의 당사자 인물(나 민호 팀장)을 다시 초청해서 인터뷰를 한 영상이다. 세월이 세월이다 보니 이제는 머리도 많이 하얘지셨는데.. 17년 전에 자신이 웃음을 참지 못하고 괴로워하던 모습을 보고는 역시 자지러지게 빵터지시더라.. ㅋㅋㅋ

그리고 댓글을 보고도 빵터졌다. "3년째 이거 보고 개웃는다 ㅋㅋㅋㅋㅋ" / "빡쳤는데 이거 보고 항암 치료 받고 간다" 등.. 어째 의도치 않았는데 이분들이 "병시나 산소"만큼이나 여러 네티즌들의 정신 건강 증진이 큰 기여를 했다.

2. 4딸라 (☞ 링크)

2000년대 초반에 <태조 왕 건>에서 궁예의 관심법과 "누구인가? 누가 기침 소리를 내었어?" 대사가 병맛 코드와 너무 잘 어울린 덕분에 대박을 치고 유행어로 등극했다. 그리고 얼마 뒤 <야인시대>에서는 "내가 고자라니"가 불멸의 명대사가 되었다.

그런데 그걸로 끝인 줄 알았는데.. 전자에서 궁예를 맡았던 김 영철이 후자에서는 장군의 아들 김 두한 역으로 포스 있게 출연했다. 그리고 6· 25 전쟁 도중에 미군을 상대로 우격다짐 배째라 협상을 해서 군수 노무자들의 일당을 1$에서 무려 네 배나올리는 데 성공했다. 그냥 무턱대고 "4딸라! 4딸라!"라고 우기기만 했다..;;

그리고 2019년 초, 버거킹에서는 15년도 더 전의 이 드라마 장면을 패러디 했다. 나이도 그만치 더 드신 김 영철 씨를 다시 모셔 와서 CF를 찍었다.
웬 꼰대가 햄버거 가게에 가서 무식하게 4딸라 4딸라만 외치길래 도대체 무슨 의미가 담긴 장면인가 궁금했는데.. 세상에 원전이 저거였다. 어떻게 저걸 광고 소재로 쓸 생각을 했을까..?? 그나저나 CF에 나오는 여자 알바도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꽤 예쁘장해 보인다.

영어 원어민 강사 겸 유명 유튜버인 올리버 선생이.. "누가 기침 소리를 내었는가""내가 고자라니"를 적절한 연기와 함께 영어로 더빙하기도 했다. 보고서 완전 빵터졌다. ㅋㅋㅋㅋㅋㅋ

3. 종말 (☞ 링크)

이건 <인류 멸망 보고서>(2012)라는 국산 영화의 셋째 에피소드 "해피 버쓰데이" 중에 나오는 가상의 TV 뉴스 화면이다.
우연히 보게 됐는데.. 아놔 ㅍㅎㅎㅎㅎㅎㅎㅎㅎㅎ ㅠ.ㅠ
우리나라 영화 중에 "개그만화 보기 좋은 날 종말편"과 "귓속에 도청장치"를 섞은 듯한 실사판을 만든 게 있었다니 세상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라의 경제를 얘기하는데 파리가 앉았습니다" 이래로 동영상을 보고 현웃 빵터지기는 처음이었다. ㅠㅠㅠㅠㅠ

여자 앵커: "저는 죽기 전에 고백할 게 있습니다.
저는 세상의 수많은 괜찮은 남자들을 놔두고 지금 옆에 앉아 있는 이 남자와 불륜의 늪에 빠져 청춘을 다 바쳐 사랑했습니다.
하지만 이 남자는 비열하게 저를 버리고 새파랗게 젊은 보도국 김 송이 리포터와 놀아나고 있습니다! ㅠ.ㅠ
지구가 멸망하기 전에 이 인간 쓰레기를 국민 여러분 앞에서 제 손으로 꼭~ 아아아악!"


이 배우 진짜 혼신을 다해 열연했다 ㅍㅎㅎㅎㅎㅎㅎㅎㅎㅎ

남자 앵커: (시치미 뚝 떼고) "에.. 시청자 여러분, 저는 방송인으로서 마지막 의무를 다하겠습니다. 아.. (님이) 왜 여기 앉아 계세요?"
기상 캐스터: "네~ 꼭 한번 (뉴스 앵커 자리에) 앉아 보고 싶었습니다! ^_^ (빵끗) 안 됩니까? 오늘 마지막인데? ^___^"


아 미치겠음.. ㅠㅠㅠㅠㅠㅠㅠㅠ
하긴, 2012년은 마야 달력이 어쩌네 하면서 또 시한부 종말론이 살짝 고개를 들기도 했던 때 같다. 뭐, 그로부터 7년이나 지난 지금도 세상은 멀쩡히 잘 돌아가고 있지만 말이다.
성경에서 재림과 종말 날짜가 철저하게 "안알랴줌" 모드인 이유가 충분히 납득이 된다.

4. 흙꼭두장군 (☞ 링크)

1990~1993년 즈음 본인의 초등 저~중학년 시절. TV에서는 저녁 5시 반~7시 사이에 어린이용 프로를 많이 방영해 줬었다.
KBS의 경우, 만화영화뿐만 아니라 외국 동화를 각색한 '인형극'도 방영해 줬었다. 아라비안 나이트, 삼총사, 왕자와 거지 등.
그리고 KBS2에서는 월~목과 달리 금요일 저녁엔 국산 만화영화를 방영하곤 했다. 은비까비, 날아라 슈퍼보드 등. 이 바닥에도 스크린쿼터 같은 국산작 할당제가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이렇게 TV에서 시리즈로 방영된 것 말고 90분 안팎 분량의 국산 단편 만화영화도 있었는데, 이런 건 어째 또 KBS 대신 주로 MBC에서 특집 명목으로 방영하는 편이었다. 그 이름도 유명한 "머털도사", 그리고 이것만치 유명하지는 않지만 "흙꼭두장군"이라는 것도 있다. MBC에서 창사 30주년 기념으로 "여명의 눈동자" 실사 드라마뿐만 아니라 단편 애니메이션도 나름 수작을 만들었다.

줄거리 소개 1 / 줄거리 소개 2

내가 본방을 봤던 기억이 지금까지 남아 있는 건

  • 흙꼭두장군이 주인공(빈수)에게 "숙제도 안 하고 쳐자면 어떡해?"라고 도발(?)하면서 등장하는 맨 첫 장면.. (실제 대사가 저렇지는 않다 ㅋㅋ)
  • 그리고 주인공이 도굴꾼에게 납치 감금당했을 때 "이 알약을 먹으면 며칠 동안 밥 안 먹고 화장실도 안 가도 될 거야" 이렇게 도움을 주는 거..
  • 어떤 할아버지가 밤에 무덤 봉분을 끌어안고 자다가 맛이 가고 지능 퇴갤했다는 일화
  • 나중에 흙꼭두장군의 병거가 바퀴가 부러져서 어째 주인공이 땜빵을 하는 것

정도이다.
아, 무슨 만화영화에서.. 남자와 여자애가 입원했는데 남자는 괜찮지만 여자는 병세가 심각해서 더 큰 병원에 가야 한다고 의사양반이 말하는 게... 그것도 알고 보니 흙꼭두장군의 장면이었다.

성인이 된 뒤에야 이 작품의 세계관을 다시 생각해 보면... 완전 시골 마을에다 이사 온 병약 여자아이(새길)는 소설 소나기와 비슷하고,
악당이 전혀 아니고 재질도 돌/흙이긴 하지만, 무생물 인형이 말을 하고 움직이고 "내가 살아 있는 걸 아무에게도 알리지 마라" 이러는 건 사탄의 인형 처키(;;;)와 비슷하다.
왕릉이 어떻고 하는 건 툼레이더, 특히 "라라 크로프트와 빛의 수호자"에 나오는 톨텍 장군과 비슷해 보인다.

198-90년대 기준으로 2012년 전이면 삼국시대 중에서도 극초반일 텐데.. 어느 왕조 왕릉을 생각하고 작품을 만든 걸까? (작품에서 정식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아무래도 신라에서 모티브를 딴 듯)
최신 CG와 HD 화면 종횡비를 적용하여 지금 리메이크/리마스터링 돼 나오면 지금 3, 40대 연령대 중에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5. AniMusic -- Pipe Dream (☞ 링크)

애니매트릭스도 아니고 애니뮤직이라니..
이건 본인이 대학교 시절 2000년대 초에 봤던 엄청 옛날 동영상인데 지금도 기억하는 분이 많을 것이다.
그 시절엔 유튜브가 없었으니 웹페이지에서 동영상을 보려면 asf, wmv 형태로 굴러다니는 파일을 Media Player ActiveX 컨트롤을 집어넣는 방식으로 봐야 했다.

지금이야 현란한 CG가 게임과 영화에서 너무 넘쳐나니까 별 감흥이 없지만.. 저 시절에 박자에 맞춰서 수많은 공들이 금속판에 부딪치는 동영상은 쉽게 만들 수 있는 물건이 아니었을 것이다.

저걸 처음에 만들었던 회사는 지금도 살아 있고 유사 계열의 다른 영상물도 여럿 만들었더라. 설립자가 컴공과 음악을 겸비한 능력자인 덕분에 음악을 직접 작곡도 했다. 보유한 기술 내지 솔루션으로 B2B 장사를 할 수도 있겠지만, 앨범을 만들어서 일반인에게 판매도 하는 모양이다.

저걸 패러디해서 CG 아닌 실사판(!!!)을 시도하는 근성가이는 나타나지 않을지 궁금하다. 세상에는 튀기 위해 별 희한한 짓을 다 하는 용자들이 있게 마련이니까. 세팅 하느라 얼마나 애를 썼을지 짐작조차 되지 않는 거대한 실사 도미노처럼 말이다.

옛날에는 코덱도 얼마나 파편화가 심했는데 전부 다 교통정리가 됐는지.. 인터넷으로 동영상 보는 거 하나는 정말 편해졌다.
더구나 옛날 같았으면 컷씬에서나 나왔을 수준의 3D CG 동영상을 이제는 인게임에서 실시간으로 보는 세상이 됐다. 놀랍기 그지없다.

6. 그래픽 데모 (☞ 링크)

말이 나왔으니 CG 관련 동영상을 하나 더 투척하겠다.
외국에는 '그래픽 데모'라는 걸 전문적으로 만드는 해커 집단이 있다.
지금 링크로 소개하는 동영상은 fr-041_debris이라는 명칭으로 검색하면 나오는데, 원래는 177KB, 겨우 181,248바이트밖에 차지하지 않는 자그마한 Windows용 실행 파일 형태이다.

그런데 그걸 실행하면 7분에 달하는 분량의 정교한 3D 그래픽 동영상이 음악과 곁들어져서 흘러나온다. 게다가 이건 2007년, 지금으로부터 10년도 더 전에 만들어진 물건이다!

동영상에 나타나는 각종 카메라와 객체의 움직임(곡선 궤적~!!), 그리고 BGM의 음표 정보들을 그야말로 최소 단위로 압축에 압축을 거듭해서 집어넣은 것이다. 그리고 그걸 Direct3D 9.0c 엔진으로 실시간으로 렌더링 해서 동영상을 표시한다.
놀랍지 않은가? 최소한의 씨앗만으로 최대한의 정보량을 갖는 영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난수 생성, 프랙탈 등 생각할 수 있는 모든 테크닉이 동원됐지 싶다.

이 프로그램은 처음 실행될 때는 각종 데이터들을 extract/expand하느라 수십 초가량의 로딩이 필요했다. 그 다음부터는 그야말로 CPU와 배터리를 full로 쓰면서 데모를 표시했다(2000년대 말 당대의 듀얼코어 급 PC 기준).
그러니 이런 동영상을 실시간으로 프레임 손실 없이 인코딩 하려면 캡처 보드 같은 하드웨어 차원의 추가적인 지원이 필요할 것이다.

이런 장르에 속하는 데모 동영상이 더 있다.
그리고 100K도 아니고 겨우 64KB짜리 실행 파일로 2~3분짜리 이런 동영상을 출력하는 데모도 있으니.. 인간의 최적화 실력은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궁금해진다.

Posted by 사무엘

2019/05/18 08:31 2019/05/18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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