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런 고리타분하고 기초적인 주제에 대해서 지난 10여 년 동안 내가 이 블로그에 글을 쓴 적이 없었던가 보다. 지금 생각날 때 써서 올린다~!! ^^
... 여자는 교회에서 잠잠하라 ... (고전 14:34)
나는 여자가 가르치는 것이나 남자에게 권위를 행사하는 것을 허락지 아니하노니 다만 조용할지니라. (딤전 2:12)
이거는 다른 가장들(기혼 남자)까지 한데 모여 있는 교회 내부 집회에서 그 회중을 대표하고 인도하는 활동이 여성에게 일단 불허라는 뜻이다. 설교는 말할 것도 없고 대표기도 같은 것도 말이다. (딤전 2:8)
그러나 여자는 성인 남자가 아니라 어린애들을 가르치는 건 당연히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주일학교 교사..!!
애는 아니지만 그래도 나이가 찬 미혼 자매들에게 훈수 놓는 것도 할 수 있다. 여자는 일체의 권위를 절대 행세하지 못하고 닥치고 입 다물라는 얘기가 절대 아니다.
글쎄, 음대 나온 자매가 성가대에서 성인 남자들까지 가르치는 거는? 조금 수위가 높아지지만 그것까지는 괜찮다고 본다.
성가대 연습은 공개적으로 행해지는 게 아니고, 찬양 중에도 지휘자가 혼자 드러나고 주목받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더구나 아예 불신자 남성을 초청해서 지휘할 바에야 믿는 자매가 훨씬 낫다.
그리고 이것도 내 뇌피셜이다만.. 남자고 여자고 성인 청년이지만 다들 미혼인 파라처치/선교단체의 예배라면 찬양인도나 대표기도 정도는 자매도 못 하란 법 없다고 본다.
어차피 다들 미혼이고 인원부터가 성경이 상정하는 일반적인 정규분포 구성이 아니기 때문이다. 조금 애매한 상태이다. 뭐 그런 식이면 요즘처럼 이렇게 결혼을 안 하거나 너무 늦게 하는 풍조도 총체적으로 다 비정상이긴 하지만..;;
성경에서 인간의 위계질서를 논하면서 남자를 여자보다 더 우선시하는 건 기혼이 전제됐을 때의 얘기이다.
남자여서 예우받는 게 아니라 가장이어서 예우받는 거다. 그 가장 역할을 남자가 맡는 것이 순리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남자가 예우받는 듯이 보인다. 내가 알기로 논리가 그렇다.
끝으로..
교회 안이 아니라 교회 밖에서 자기를 드러내고 복음 전하는 것에는 당연히 남녀노소 구분이니 위계질서니 없다! 누구나 해야 한다.
나는 세상 법에서 이거랑 비슷한 법리가 적용되는 게 요거라고 생각한다.
"현행범인은 누구든지 영장없이 체포할 수 있다." (형사소송법 제212조)
우리나라의 법은 사적제재를 절대 금지하고 정의 실현은 오로지 경찰과 사법에다가만 위임하라고 말한다.
그러나 당장 음주운전 차량을 세우고 차키 뺏고 운전자를 팔 꺾어서 제압하는 것 정도는 사법 수사권이 없는 그 누구에게라도 허용해 준다.
정당방위나 긴급피난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허용해 준다. 당연히 진짜 경찰이 올 때까지 일시적으로만 말이다.
- 당장 사람을 해치려 하는 중범죄 현행범은 그 누구라도 제압이 허용되듯이, (그 뒤 신속히 경찰에게 인계)
- 의사나 정식 구급대원이 환자를 완전히 인계하기 전까지는 의료인이 아닌 일반인이라도 CPR을 잠시라도 중단하지 말아야 하듯이,
여자라도 교회 강단에서 설교를 안 할 뿐이지, 세상을 향한 복음 선포는 저것과 동급으로 시급하게 해야 한다.
이거는 "여자는 잠잠하라"가 적용되는 상황이 전혀 아니다. 애초에 교회 안이 전혀 아닌걸..
개인적으로 여자 목사는 바람직하지 않고 교리적으로 잘못됐다는 소신이다. 물론 그 여성도 신학 공부 많이 했고 성경 많이 알고 어지간한 남성들보다 훨씬 더 똑똑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녀는 강단에 서는 목회 말고 다른 방식으로 주의 일을 할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허나, 이와 별개로.. 자기는 남자로서 그리스도인의 본분을 다하지도 않는 주제에 다른 바람직한 자매를 보고 "어디 여자 주제에 나댄다" 이런 미친 소리를 함부로 하는 것 역시 본인은 완전 극혐한다.
※ 여담
(1) "여자는 교회에서 잠잠하라"와 더불어 성경이 남녀 차별적이라고 비판(?)받게 만드는 양대 구절은 "아내는 남편에게 순종하라"이다. 이거는 교회 잠잠보다도 버전보다도 더 쉽게 논파할 수 있다.
성경에는 그 구절 바로 다음엔 "남편은 자기 아내를 목숨 바쳐 사랑해 줘라~ 모질게 대하지 마라"도 있는데?
남자 쪽 조건은 싹 무시하면서 여자 쪽 조건만 들이대는 건 그 사람의 논리가 잘못된 거다. 성경은 결코 편파적이지 않다. 가정에서 역할의 차이는 우열 차이 내지 계급 차이가 아니다.
(2) 로마서 16장에 나오는 뵈베를 신약 교회 최초의 '여자 집사'로 만들고 싶어서 저 사람이 deacon이었다고, 헬라어 원어로는 집사라는 뜻도 된다는 얘기가 종종 나돈다. 심지어 요즘 성경들은 번역 자체가 그렇게 되는 편이다.
남자 집사는 스테판이고 여자 집사는 뵈베인 거냐? 뭐, 성경 번역에 대한 최종 권위가 있는 사람에게는 이건 그다지 영양가 있는 낭설이 아니다. 뵈베는 지역 교회를 섬기는 주님의 종들 중 하나였을 뿐이다.
(3) 바울 서신서에 나오는 "형제들아"가 요즘 성경에서는 "형제 자매 여러분"으로 바뀌는 추세이다. 우리말 성경은 무려 30여 년 전의 표준새번역에서 이런 양성평등 시도가 행해졌다.
저 brethren 형제는 마치 '청년'이나 영어 man처럼 기본적으로 남자사람이지만 넓은 의미에서 여자까지 포함하는 그런 사람 집단을 말한다. 말을 꼭 그렇게 바꿀 필요가 있는지?
성경도 필요할 때는 일부러 남자와 여자를 콕콕 찝어서 저격하기도 했다. 약 4:4 "너희 간음남과 간음녀들아" 말이다. 시쳇말 좀 쓰자면 "이 간음하는 연놈들아" 같은 뉘앙스다.
그런데 여기서는 킹 외의 변개된 역본들은 남자를 빼고 간음녀만 들어있다! 아니면 성중립 차원에서 "간음하는 사람들아"가 고작이다. 마치 요한복음 8장 간음하다 붙잡힌 여인 이야기에서 남자는 없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Posted by 사무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