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에서 구조체나 클래스는 통상적으로 global scope에서 선언되거나 기껏해야 다른 클래스 내지 namespace의 내부에서 선언된다. 즉, 어차피 비실행문들만 있는 곳에서 선언되는 편이다.
그러나 실행문으로 이뤄져 있는 함수 안에서 이들을 새로 선언하는 것도 문법적으로 가능하다. 다시 말해, 변수를 선언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 변수들의 type을 결정하는 구조체나 클래스를 즉석에서 선언해 쓰는 것도 가능하다는 뜻이다.

다른 곳에서 두고두고 재사용하는 구조체가 아니라 함수 한 곳에서 튜플 같은 형태로 잠깐만 사용하고 마는 구조체라면, 이런 식으로 함수 안에서 간단히 선언해서 사용하면 좋다. 하긴, 그러고 보니 struct, class, union, enum뿐만 아니라 typedef도 실행문과 비실행문 문맥에서 모두 사용 가능한 물건이다.

함수 안에서 클래스 같은 걸 따로 선언하는 건 C#에서는 가능하지 않으며 C++만의 전유물인 듯하다.
이렇게 함수에서 선언된 자료형은 유효 범위도 마치 지역변수처럼 그 함수 안으로 완전 local하게 한정된다. 그래서 각종 IDE 같은 데에 명칭이 뜨지도 않는다. 지금부터는 이와 관련해서 좀 더 기괴한 이야기들을 풀어 보겠다.

1. 무명 자료형

C/C++에는 '이름 없는' 구조체/클래스/공용체 따위의 개체가 있을 수 있다. '이름 없는' 함수 그 자체만의 선언은 지원되지 않아서 함수형 프로그래밍 패러다임이 도입된 C++0x 이후에서야 람다와 함께 등장한 반면, 이름 없는 복합 자료형이라는 개념은 있었던 것이다.

class {
public:
    int x,y,z;
} obj;

C#이나 자바 스타일이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겠지만, C/C++은 자료형의 선언과 해당 자료형에 속하는 변수의 선언을 동시에 할 수 있다. class OBJ { ... } a,b,c; 도 OBJ a,b,c;나 심지어 int a,b,c;와 개념적으로 같다.
class, struct, enum, union 등을 선언한 뒤에는 닫는 중괄호 다음에 세미콜론을 반드시 붙여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런데 이름 없는 자료형은 자료형의 선언과 함께 변수 선언도 같이 해 주는 게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차이가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얘는 이름이 없는 일회용 자료형인 고로 그 자료형을 선언하는 구문이 끝난 뒤에는 그걸 지칭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변수가 단 하나라도 같이 선언돼 있어야 나중에 C++11의 auto 라도 써서 그것과 동일한 자료형의 변수를 추가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무명 자료형이라는 개념은 대개 한 자료구조 내부에서 구조체와 공용체를 섞어 가며 쓸 때 유용하지만, 그렇잖아도 일회용 성격이 강한 local 자료형에서도 더욱 의미가 있다. 굳이 이름을 생각할 필요 없이 내가 생각하는 복합 자료형을 간단하게 만들어서 쓰게 해 주기 때문이다.
물론 local뿐만 아니라 global scope에서도 무명 자료형을 얼마든지 선언해서 쓸 수 있다. C/C++의 오묘한 면모 중 하나이다.

2. 함수 안에 함수

C/C++은 복합 자료형은 앞서 살펴보았듯이 무명으로 선언할 수 있고, 그 안에 또 다른 복합 자료형을 nested된 형태로 선언하고 집어넣을 수 있다. 그러나 실행되는 코드의 집합인 함수를 그렇게 일종의 값처럼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지는 않았다.

함수 자체를 다른 함수에다가 전달하는 것은 그나마 함수 포인터가 있으니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그건 자료형, 함수명 등에 대한 작명이 필요하며 기계 중심적이고 융통성이 부족했다. 또한 함수 안에다가 또 일회용으로 간단히 쓰고 마는 함수를 잠깐 선언하는 것도 가능치 않아서 global/class scope 차원에서의 선언이 필요했다. 남는 건 매크로 함수밖에 없지만 이게 얼마나 구조적으로 허접한 물건인지는 역시 설명이 필요하지 않는 수준이고.

void func()
{
    void simple_func(int x) { }

    simple_func(0);
    simple_func(1);
}

nested function은 C와 파스칼의 큰 차이 중 하나이기도 했다. 파스칼은 지원하지만 C/C++ 계열은 지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마치 가변 길이 배열만큼이나 언어 차원에서 결코 지원되지 않을 금기 봉인 사항이기라도 한가 궁금하다. 다만, 옛날에 gcc던가 극소수 C 컴파일러에서 확장 옵션을 통해서 nested function을 지원하는 걸 본 것 같다.

물론, 중첩 함수를 써서 할 수 있는 일은 중첩 함수라는 개념이 없이도 완전히 똑같이 할 수 있기 때문에 상호 등가 교환이 가능하다. 마치 클래스에서 public과 private 구분을 해 주든, 아니면 전부 싸잡아 public인 struct로 코드를 작성하든.. 이것은 코드의 유지 관리의 편의성 내지 정보 은닉하고만 관계가 있지 프로그래밍 언어의 구조적인 계산 능력과는 무관한 것하고 같은 맥락이다. 그래서 C/C++은 nested 함수라는 개념을 도입하지 않은 듯하다. 정수 타입에 subrange 같은 개념도 없을 정도이니 뭐~

지금이야 람다 덕분에 함수 안에 함수의 선언이 사실상 가능해졌다. 캡처 같은 새로운 개념도 같이 도입됐다. 하지만 이건 일반적인 함수와 개념적으로 같은 물건은 아니다.
C++에서는 (1) 중첩 namespace 안에 들어있는 함수가 얼추 비슷한 개념일 수 있으며, 이것 말고도 좀 더 직접적으로 함수 안에 함수를 만드는 것이 편법 우회 경로로 가능하다. (2) 바로 함수 안에 클래스를 선언하고 멤버 함수를 정의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int main(int argc, char* argv[])
{
    class A {
    public:
        static void Func() { puts("function inside function"); }
    };
    A::Func();
    return 0;
}

특히 static 함수는 this 포인터를 사용하지도 않으니 진짜로 일반 함수와 다를 바가 없다.
함수 안에다 구조체를 정의하는 것으로도 모자라서 완전한 형태의 클래스를 정의하고 멤버 함수를 정의하는 것까지도 가능하다니 놀랍지 않은지?

단, 이런 지역 클래스에서 멤버 함수를 선언할 때는 논리적으로 당연한 제약이 하나 걸린다. 함수의 몸체는 반드시 그 클래스 안에서 저렇게 정의되어야 한다. 안 그러면 아까 무명 자료형에서 변수 선언을 바로 안 해 줄 때처럼 경고가 뜬다.

비주얼 C++의 경우 일단 C4822 경고만 뜨고 그걸 실제로 호출까지 한 경우 링크 에러가 났지만, 요즘은 그 즉시 C3640 에러도 같이 나오는 듯. 링크 에러가 더 친절하게 컴파일 에러로 바뀌었다.
클래스의 밖인 그 함수 몸체 안에서 또 void A::Func() { } 이런 식으로 함수 몸체를 따로 정의하는 건 문법적으로 허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이런 이유로 인해, 지역 클래스는 static 멤버 함수는 가질 수 있는 반면 static 멤버 변수(=데이터)는 가질 수 없다.
그건 함수 안의 일반 static 변수와 같은 취급을 받으려나 궁금했는데, 만들어 보니 그건 언어 문법 차원에서 허용되지 않으며 곧바로 컴파일 에러가 난다. static const도 허용되지 않는다.

그러고 보니 이름 없는 클래스도 static 멤버 변수를 사실상 가질 수 없을 듯하다. 사실, 이름 없는 클래스에다가 그런 것까지 바라는 것 자체가 변태 도둑놈 심보이긴 하다. ㅎㅎ
멤버 함수야 몸체를 클래스의 선언부 안에다 강제로 집어넣는 식으로 정의할 수 있지만 static 변수는 결국 클래스 밖에서 따로 정의를 해야 하는데, 클래스 이름이 없으니 정의를 할 수 없어서 링크 에러가 나기 때문이다.
이거 정말 복잡한 문제다. C++이 C#/Java하고는 다른 독특 기괴한 면모가 이런 데서 또 발견된다.

Posted by 사무엘

2014/07/25 08:32 2014/07/25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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