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셋 타자연습의 청사진

요즘 게임의 대세는 온라인이다. 네트웍 기능은 필수이다.
그에 따라 <날개셋> 타자연습도 아래 세 가지 모드가 모두 가능해야 한다.

1. 지금처럼 컴퓨터하고만 타자를 측정하고 실력을 겨루는 기존 싱글 모드. 계정 정보는 당연히 내 로컬 컴퓨터에..
2. 계정 정보는 여전히 내 로컬에 있고, 그냥 단거리 네트웍으로 상대방과 겨루기. 스타로 치면 UDP Multiplayer
3. 스타로 치면 배틀넷 급의 중앙 서버에 로그인하는 완전 온라인 방식

게임의 경우, 싱글플레이는 정교한 게임 스토리와 주인공 대화까지 나오는 캠페인이 제공되며 타자 왕초보를 위한 올바른 타자 습관 및 세벌식 홍보 튜토리얼도 있다.
그리고 멀티플레이는 스타 캠페인 에디터처럼 정교한 게임 customization이 가능하다.
두 명이서 협력해서 컴퓨터가 만들어 내는 바이러스들에 대항한다거나, 아니면 서로 따로 게임을 하면서 타자가 빠른 사람이 상대방을 방해도 할 수 있는 전투 테트리스 같은 구도로 게임을 할 수도 있고.. 뭐 가능성은 무한하다.
물론 단순히 2를 넘어 3까지 구현하려면 서버를 구비해야 하고 서버 프로그램까지 별도 개발이 필요하다. 본인의 능력을 벗어나는 범위가 된다.

또한 게임은 3차원은 필수! 그래픽이 윈도우 비스타가 기본 제공하는 게임이나 화면 보호기 수준은 돼야 한다. 떨어지는 글자들은 3차원 메쉬이며 금속 재질이다. 터질 때의 각종 파티클 이펙트도 화려하고 각종 특수효과 바이러스가 작동할 때도 이펙트가 나와야 한다. 날쌘/진격 바이러스일 때는 카메라 노출 시간이 길어진 듯한 이펙트.. 숨바꼭질 바이러스는 클록킹 유닛처럼 진짜 쏙 숨어서 배경을 입체적으로 왜곡하는 이펙트. 이런 식으로 말이다.

전통적인 타자방의 경우, 단문 문장이 하나 주어지면 사람들이 다들 재빨리 타이핑을 해서 순위를 내는 구조이다. 하지만 단순히 대화방 내부에서 봇 형태로 동작하는 타자방이 아니라 전문적인 타자 연습 프로그램이라면, 장문 검정도 온라인으로 얼마든지 실시할 수 있다.
지금 n타의 속도를 기계적으로 흉내 내기만 하는 '경쟁 모드'를 진짜 사람인 상대방의 타자 상황으로 나타내어 주고, 게이지가 단순히 늘기만 하는 게 아니라 줄어들기도 한다면(오타를 지울 때) 얼마나 흥미진진하겠는가!

진짜 사람과 겨루는 '경쟁 모드'는 꼭 구현해 보고 싶은 것이었다. 3차원 그래픽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어려운 것도 아니고...

타자 연습 프로그램이 인터넷과 연결되면 연습글이 그야말로 무궁무진해진다.
내가 좋아하는 분야의 최신 연습글을 서버로부터 실시간으로 다운로드할 수 있고, 연습글에 발견된 오타에 대한 패치도 실시간으로 진행 가능해진다. 뭐 귀여니처럼 온라인으로 문학 활동을 하는 작가라면 연습글 다운로드 서비스로 뭔가 수익 모델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개인 계정 정보에는 내가 과거에 다운로드하고 실제로 타자 연습을 해 본 연습글들 기록이 남는다.

본인의 지인 중에도 자기가 직접 프로그래밍 공부까지 하면서 타자 게임 사이트를 꼭 만들고 싶어하는 친구가 있다. 하지만 본인은 이제 저런 걸 도저히 혼자 힘으로 다 공부해서 만들 수 없다.
본인보다 유행과 디자인 감각에 뛰어나고 게임 제작이나 기획에 소질이 있는 사람이 뭔가 좋은 작품을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 한컴이나 NHN 같은 곳 지원이라도 받아서..;;

그런 걸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면 <날개셋> 타자연습 소스 정도는 인계할 의사가 있다. 비록 입력기 소스는 공개 안 하지만 말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0/08/03 08:49 2010/08/03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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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셋 타자 게임의 역사

<날개셋> 타자연습에 게임이란 게 생긴 건 무려 01년 가을에 나온 1.0부터입니다. 베네치아 류의 전형적인 ‘혼자하기’ 게임입니다. 열두 단계 레벨, 각 레벨별 배경 디자인, 그리고 세벌식 지옥 훈련 같은 컨셉은 이 첫 버전부터 존재해 왔습니다. 세벌식 4단 자리와 윗글쇠 받침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9~11탄은 매우 어렵습니다.

각 레벨별로 떨어지는 글자의 수, 속도와 간격 등은 나름대로 식을 세워서 계산까지 하면서 정했습니다. 엔딩까지 쉬지 않고 게임을 진행하면 소요 시간은 약 20분 가량 됩니다. 1탄을 깬 직후에는 200점 남짓밖에 되지 않지만, 끝탄까지 다 깨고 나면 16000점이 넘어갑니다.

게임을 처음 만들었을 때의 레벨은 지금보다 더 어려웠습니다. 개발자인 제가 10탄 정도까지밖에 못 가게 설정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지금의 난이도는 03년 무렵에 완전히 정착되었고, 저는 끝탄을 깹니다. 레벨뿐만 아니라 무중력, 숨바꼭질 바이러스 같은 것도 한메 타자 교사의 베네치아 게임에서 아이디어를 따 와서 그때 이미 정착되었습니다.

처음엔 단일 주인공이었다가 02년 초에 나온 1.2에서 한별, 아름, 미르라는 세 주인공과 각각의 컨셉이 추가되었습니다. 특히 방어력이 약한 대신, 좀 오타가 있어도 단어를 맞힌 것으로 인식해 주는 미르가 무척 특이한 캐릭터였지요. 한별은 그와는 정반대로 단어를 틀리게 치면 벌칙으로 잠시 키 입력이 안 되게 됩니다.

주인공 별 밸런스도 초창기에는 자주 바뀌었지만 이 역시 레벨 난이도 정착과 비슷한 시기에 정착되어 그 이후로 바뀌지 않고 있습니다. 정석적이고 맷집이 가장 좋지만 오타에 매우 약한 한별, 체력 회복 능력이 뛰어나서 초보자에게 좋은 아름, 날타에 최강이지만 방어력이 매우 약한 미르 이런 구도이고요.

그 후 02년 초에 나온 1.25에서 게임이 DirectX 기반의 640x480 전체 화면으로 바뀌고 프레임 수가 늘어 화면이 부드러워졌습니다. DirectX라고 해 봐야 3D도 없고, 완전 DirectDraw 초창기 시절 API로 원초적인 2D 서피스 블릿밖에 쓰지 않습니다. 그리고 화면을 그리는 대부분의 과정은 지금까지도 여전히 윈도우 DC를 통해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1.5에서는 지금과 같은 여섯 곡의 배경 음악이 추가되었습니다. 각 레벨의 특성에 맞게 몇 주간에 걸쳐 고민하면서 선곡했습니다. 1~3단계의 <마법의 성>에서 시작해서 맨 끝 레벨의 <이젠 안녕>으로 끝납니다. 게임을 쉬지 않고 정상적인 속도로 진행하면, 얼추 음악이 한 번 완전히 끝나고 다시 반복될 무렵에 레벨이 바뀌고 다음 음악이 나오게 됩니다. 이것도 절묘한 일치입니다.

03년 5월에 나온 1.72에서는 음악에 이어 다양한 게임들에서 따 온 효과음이 추가되었습니다. 이것 역시 제가 매우 심사숙고하면서 선택한 것입니다. 단어를 맞혔을 때 나오는 효과음이 세 주인공마다 다르지요.
이때 도움말에 허접한 ‘게임 줄거리’가 추가되고 전체 화면뿐만 아니라 ‘창 모드’ 실행도 가능해졌습니다.

그 후 한동안 게임 쪽은 변화가 없다가 올해 초에 나온 2.4에서는 시스템적으로 존재하던 여러 버그들을 잡았으며, 특히 게임 중에도 음악/효과음을 켜거나 끌 수 있고, 창/전체 모드를 바꿀 수 있게 했습니다.

저는 게임 개발에 그렇게 머리가 잘 돌아가는 타입이 아니지만 <날개셋> 타자 게임만은 긴 시간 동안 나름대로 상당히 창의적으로 기획과 개발을 동시에 해서 최소한의 노력으로 게임성도 갖추고 무엇보다도 세벌식 자판 연습에 특화된 의미 있는 컨텐츠를 잘 창조했다고 생각합니다.

글쇠 연습이나 문장 연습 같은 UI는 그 흔한 비트맵 텍스쳐 하나 없이 일반 대화상자 그대로이지만 게임만은 현란하지는 못해도 일단 부드럽고 형형색색이죠. ㅎ <날개셋> 타자연습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합니다. 토박이말 사전 어휘를 대폭 끌어다 쓴 것도 독창적인 면모입니다.

현재 바라는 건...
떨어지는 글자의 뒤로 어두운 그림자가 같이 깔리고, 숨바꼭질 바이러스는 스타의 클록킹 유닛처럼 그 글자 모양대로 공간 왜곡 효과나 좀 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세 주인공별로 맞힌 글자가 터지는 시각 효과도 다르게 했으면 좋겠는데 그걸 기술적으로 구현 못 해서 아쉬울 뿐입니다.
3D화, 네트워크 연동 등, 응용할 수 있는 다른 분야도 많죠.

Posted by 사무엘

2010/01/10 22:20 2010/01/10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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