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깔의 세계

1. 색 나열

가시광선이라는 전자기파는 파장에 따라서 빨주노초파남보... 이런 경이로운 색깔을 인간의 눈에다가 꽂아 준다. 이런 색깔 나열은 여러 분야에서 유형이나 등급을 구분하는 용도로 쓰인다.

단적인 예로, 태권도 띠는 "하양 - 노랑 - 초록 - 파랑 - 빨강 - 검정" 순으로 등급이 올라간다. 내 기억으로 옛날에 카트라이더 게임의 면허증 색깔도 이와 같은 순서로 쪼렙에서 만렙으로 올라갔었다. 만렙은 무지개색이던가..??
서울 버스의 색깔도 "노랑 - 초록 - 파랑 - 빨강"의 순으로 단거리-지선 지향이 장거리-간선 지향으로 달라진다.
이런 것 말고도..

전쟁터에서 발생한 대량의 부상병을 분류하는 표식(트리아지)에는 파랑이 없다.

  • 하양: 전문 의료진이 없이 간단한 응급처치만 하고 내보내면 됨
  • 초록: 하양보다는 더 크게 다쳤지만, 그래도 위급하지 않음. 좀 방치해도 생명에 지장 없음.
  • 노랑: 초록보다는 좀 더 주의 관찰이 필요하고 조만간 제대로 치료를 해 줘야 됨
  • 빨강: 당장 치료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해지는 환자. 관심과 치료 최상위.
  • 검정: 이미 사망했거나 치료 불가능/무의미/가망없음.

자동차 번호판은 이런 식으로 색깔 구분이 있다.

  • 하양: 자가용..?
  • 노랑: 영업용 (바사아자 + 배)
  • 옅은 파랑: 순수 내연기관이 아닌 친환경 자동차 (하이브리드, 배터리 전기, 수소..)
  • 남색: 외교

번호판에는 반대로 초록색이 없구나..;; 오히려 옛날에는 자가용의 번호판이 죄다 초록색 배경이었는데 요즘은 싹 없어졌다.
다음으로 죄수복은.. 옷 자체의 색깔뿐만 아니라 명찰(번호표)의 색깔에 의미가 담겨 있다. 어찌 보면 부상병 분류 트리아지와 성격이 비슷해 보인다.

  • 하양: 특이사항 없는 일반적 잡범, 또는 미결수
  • 노랑: 살인· 강간 급의 흉악 중범죄자, 혹은 교도소 내부에서 요주의 인물
  • 파랑: 마약사범. 약쟁이;;
  • 빨강: 사형수

끝으로, 불 끄는 소화기도 용도별 색깔 구분이 있다.

  • 하양(A): 일반 화재용
  • 노랑(B): 유류 화재
  • 파랑(C): 전기 화재

요즘 시판되는 어지간한 소화기들은 ABC 세 유형에 모두 대응 가능하다고 명시되어 있다.
빨강은..?? 소화기 자체가 시뻘겋기 때문에 저 유형 표시에는 빨강이 없다. 이거 뭐 전기가 마약사범에 대응하는 건가..?? -_-;;;

어떤 경우든 흰색은 특이사항이 없는 가장 쉽고 일반적이고 무난한 상황을 나타낸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래서 전쟁터에서 백기가 "교전 의사 없음 / 항복"이라는 뜻을 나타내고, 유치장이 비어 있으면 경찰서에서 백기를 걸었던 것이다.
거기에다 노랑은 약간 특수한 경우, 그리고 파랑은 많이 특이한 경우를 가리키는 용도인 것으로 보인다.

2. 각각의 색

(1) 하양

세계사를 통틀어 볼 때 정말로 조선만 유난히 흰색과의 접점이 컸는지 궁금하다.
평민 백성들이 농사 지을 때도 흰 옷, 양반 선비들 두루마기도 흰 옷.. 물론 임금은 빨강 같은 컬러풀한 복장이며, 다른 벼슬아치들이나 포졸, 군인들 옷 역시 유색이지만 말이다.

백의민족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이며, 도자기도 고려 때 청자이다가 조선에서는 백자로 바뀌었다고 그런다.
국까· 국혐 진영에서는 가난해서 염색을 할 여유조차 없어서 흰 옷으로 때우던 걸 무슨 순결이니 고결이니 정신승리 하는 거라고 비아냥거린다. 하지만 누런 베이지나 아이보리도 아니고 쌩 화이트야말로 옷이건 도자기건 구현하기가 더 어려운 고난이도인데, 이건 문화 수준이 상승한 거라고 반박하는 의견도 있다.

근데 한편으로는.. 무슨 청색 LED도 아니고 백색이 뭐가 그리 대수이겠나? 진실이 무엇이건 조선이 문화 차원에서 백색을 의도적으로 선호하기는 했던 것 같다.

(2) 초록

이거 좀 놀라운 사실인데.. 인간은 원색들을 다 균일하게 인식하는 게 아니다. 초록색을 더 많이 편향적으로 인식한다.
무슨 말이냐 하면, 산술적으로는 균일하게 가시광선의 파장을 변화시켜 보면.. 빨-주-노는 작은 영역의 변화만으로 굉장히 금방 지나가는 반면, 중간 초록색은 더 많은 영역에서 오랫동안 비슷하게 인식한다는 것이다. 그러다가 파-남-보는 또 금방 지나가는 편..

그래서 각종 그래픽 툴에서 색깔 팔레트 내지 색깔 선택 대화상자, 색공간 차트를 보면.. 초록색이 다른 색보다 영역이 더 넓은 걸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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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긴, RGB 값을 흑백으로 디더링 할 때, G에 부여되는 가중치가 가장 크다. 공식이 하나로 딱 떨어지는 건 아니지만, 내 기억이 맞다면 거의 3:6:1로 분배되는 게 일반적이다. 초록색이 가장 밝은 색으로 취급된다는 뜻이다.

옛날에.. 24비트나 32비트 트루컬러가 등장하기 전에 16비트 하이컬러라는 게 잠깐 등장한 적이 있었다.
팔레트가 쓰이지는 않지만 그래도 모든 천연색을 몽땅 자유자재로 표현하기에는 부족한.. 뭔가 특이한 모드인데..
RGB를 각각 5비트씩 할당하고 1비트는 남겨 놓는 게 일반적이었다. 아니면 초록색에다가만 1비트를 더 줘서 5-6-5를 구성하곤 했다. 초록색이 특별 취급을 받은 게 이 때문이다.

(3) 빨강

우리나라 태극기는 건국 이래로 수십 년 동안 동일한 형태가 쓰이다가 1997년 9월경에 살짝 개정된 바 있다. 태극 무늬의 청색· 홍색이 좀 더 산뜻한 색조로 바뀌었다.
옛날 태극기의 빨강은 주홍 scarlet에 더 가까웠다(왼쪽). 그러나 지금은 진홍 crimson에 더 가까워졌다(오른쪽). 빨강이 다 똑같은 빨강이 아닌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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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 시기가 시기이다 보니, 옛날 태극기는 우리나라가 아직 못 살던 시절 내지 개발도상국이던 시절을 나타내고, 새 태극기는 말석 끄트머리나마 선진국 진영에 들어간 위상을 나타내는 것 같다. OECD 가입만 해도 1년 남짓 전인 1996년 가을이지 않던가?

그리고 성경에서 이렇게 주홍과 진홍을 나열하면서 빨간색을 대비시킨 유명한 구절이 떠오른다. 바로 사 1:18이다. "{주}가 말하노라. 이제 오라. 우리가 함께 변론하자. 너희 죄들이 주홍 같을지라도 눈같이 희게 될 것이요, 진홍같이 붉을지라도 양털같이 되리라."

3. 염색

색을 내는 액기스라고 해야 하나.. 이런 물질은 다른 매개유체에 녹는 염료, 아니면 그 자체를 바르는 안료로 나뉜다.

(1) 인류 역사상 최초로 실용적인 안료로 개발된 색은.. '프러시안 블루'라고 한다. 1700년대 프로이센 왕국 사람이 발견해서 저런 이름이 붙었는데.. 철이 산화철이 되면 보통 붉은색이 되는데, 저렇게 시안(CN) 화합물과 결합하면 파란 계열이 되는가 보다. 다만, cyan이라는 청록색이 저 물질과 관계가 있지는 않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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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러시안 블루는 색깔도 예쁘고 저렴하고 만들기 쉽고 독성도 없어서 실생활에서 아주 널리 쓰였다. 프로이센 육군의 제복으로도 당장 이 색깔이 들어갔고, 작은 세포의 움직임을 관찰하기 위한 염색용으로도 쓰고..
옛날에 '청사진'이라는 걸 만들 때 입혀지는 파란색도 이 안료와 관계가 있다. 다만, 청바지의 청색은 이 안료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

(2) 한편, 영국군은 전통적으로 '레드 코트', 즉 빨강이 유명하다.
이 색은 깍지벌레로부터 얻은 '코치닐' 색소 기반이다. 즉, 인공이 아닌 천연 안료인 셈인데, 저 시절에는 그게 적당히 간지 나면서 값도 저렴해서 대량 생산이 가능했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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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 인공 무기물 안료 중에서는 산화철뿐만 아니라 카드뮴이 들어간 '카드뮴 레드'가 빨간색 물감으로는 고급으로 쳐진다고 들었다.
허나, 카드뮴이 잘 알다시피 인체에 아주 해로운 금속이기 때문에 이 정도면 미술 전공자나 쓰지 초-중등 교육 수준에서는 볼 일이 없을 것 같다.

Posted by 사무엘

2023/05/19 08:35 2023/05/19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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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레이스케일

이건 이미지를 흑백 형태로 바꾸는 것이 핵심이다. 색을 구성하는 정보량의 차원이 줄어들고(3차원 → 1차원으로) 결과적으로 전체 색깔수가 줄어들기는 하지만(수천~수십만 종류의 색상 → 256단계의 회색), 그래도 아예 B&W 단색으로 바꾸는 건 아니다.
각 픽셀들은 색상과 채도가 제거되고 명도만 남아서 흑부터 백 사이에 다양한 명도의 회색으로 기계적으로 바뀐다. 같은 색의 픽셀이 인접 픽셀이 무엇이냐에 따라서 다르게 바뀐다거나 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그레이스케일 공식이 딱 하나만 존재하는 게 아니다. RGB 세 성분의 산술평균을 주면 될 것 같지만, 그렇게 그레이스케일을 하면 그림이 굉장히 칙칙하고 탁하게 보이게 된다.

똑같이 최대값 255를 주더라도 빨강(255,0,0), 초록(0,255,0), 파랑(0,0,255) 각 색별로 사람이 인지하는 명도는 서로 일치하지 않는다. VGA 16색 팔레트를 다뤄 본 사람이라면, 밝은 빨강이나 밝은 파랑을 바탕으로는 흰 글자가 어울리지만, 밝은 초록은 그 자체가 너무 밝아서 흰 글자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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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공평하게 33, 33, 33씩 가중치를 주는 게 아니라 거의 30, 60, 10에 가깝게.. 초록에 가중치를 제일 많이 부여하고 파랑에는 가중치를 아주 짜게 주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한다.

이런 공식은 누가 언제 고안했으며 무슨 물리 상수처럼 측정 가능한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지 궁금하다. 옛날에 흑백 사진을 찍으면 색깔이 딱 저 공식에 근거한 밝기의 grayscale로 바뀌었던가?
본인은 저 그레이스케일 공식을 태어나서 처음으로 접한 곳이 아마 QBasic 내지 QuickBasic의 컬러/팔레트 관련 명령어의 도움말이었지 싶다.

2. 디더링

이건 그레이스케일과 달리, 색깔수를 확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그 대신 반드시 단색 흑백이어야 할 필요가 없다. 가령, 트루컬러를 16색으로 줄이는 것이라면 RGB 원색이 살아 있는 컬러라 할지라도 디더링의 범주에 든다. 이런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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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더링에서는 어떤 원색을 직통으로 표현할 수 없을 때 근처의 비슷한 여러 색들을 고르게 흩뿌려서 원색과 비슷한 색감을 나타낸다. 팔레트까지 임의로 지정이 가능하다면 256색 정도만 돼도 생각보다 그럴싸하게 원래 이미지를 재현할 수 있다. 그런 게 아니라 그냥 흑백 단색 디더링이라면 아까 그레이스케일처럼 어떤 공식에 근거해서 명도를 추출할지를 먼저 결정해야 할 것이다.

0부터 1까지 가중치별로 점을 골고루 균등하게 뿌리는 공식은 이미 다 만들어져 있다. 이건 Ordered dither이라고 불리며, 보통 8*8 크기의 64단계 격자가 쓰이는 편이다. 그 구체적인 방식에 대해서는 수 년 전에 이 블로그에서 이미 다룬 적이 있다.

그레이스케일은 RGB(0.4,0.2,0.6)라는 색을 0.3이라는 명도로 바꾸는 것에 해당하는 기술이고, 단색 디더링은 이 색이 0.3, 0.3, 0.3 … 이렇게 쭉 이어지는 것을 1, 0, 0, 1, 0, 0 이런 식으로 이산적으로 표현하는 것과 같다.
그런데 원색을 기계적으로 이런 격자로 치환하기만 하면 보기가 생각보다 굉장히 좋지 않다.

원래 0.3을 표현해야 하는데 지금 지점에서 부득이하게 1을 찍어 버렸다면 0.7이라는 오차의 여파를 인접 픽셀에다가 떠넘겨서 거기서 계속해서 감당하게 해야 한다. 즉, 그레이스케일은 그냥 인접 픽셀을 신경 쓰지 않고 픽셀 대 픽셀 변환만 했지만 디더링은 그렇지 않다. ordered dither 내지 더 단순무식한 nearest color 찍기 신공이 아니라면.. 이전 픽셀에서 발생한 오차를 수습하는 error diffusion을 동원해야 부드러운 결과물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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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지능적인(?) 디더링 알고리즘은 196~70년대에 컴퓨터그래픽이라는 분야가 등장한 초창기부터 연구되어 왔으며, 고안자의 이름을 따서 Floyd-Steinberg, Burks, Stucki 같은 알고리즘이 있다. 이미지를 다루는 사람이라면 포토샵 같은 그래픽 편집 프로그램에서 저런 명칭들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런 알고리즘들은 ordered dither와 달리, 점들이 일정 간격으로 산술· 기계적으로 단순 투박하게 찍힌 게 아니라 뭔가 한땀 한땀 손으로 입력된 것 같고 부드러운 느낌이 든다. 그리고 무엇보다 색깔이 크게 바뀌는 경계 영역이 훨씬 더 선명하다.

3. 하프톤 (망점)

그레이스케일이 색깔 표현에 제약이 없는 아날로그 영상물(특히 흑백 필름 사진) 같은 느낌이 나고, 디더링은 초기에 해상도와 색상이 부족했던 디지털 영상과 관계가 있다면.. 하프톤은 색상이 부족한 대신 해상도가 높은 '인쇄물'과 관계가 깊은 기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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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프톤은.. 일정 간격으로 망점을 두두두둑.. 찍고, 그 망점의 크기/굵기만으로 명도를 조절한다. 깨알같은 점들의 양과 배치 방식을 고민하는 통상적인 디더링과는 문제 접근 방식이 약간 다르다.
출력물의 해상도가 영 시원찮은 데서 하프톤을 동원하면 망점이 너무 커서 눈에 거슬릴 수 있다. 회색을 만들려고 했는데 하양과 검정이 그대로 눈에 띄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 인쇄물에서나 흑백이든 컬러든 문자 말고 음영(색깔 배경)이나 사진을 하나 보시기 바란다. 전부 촘촘한 점들로 구성돼 있다.
컴퓨터용 프린터나 전문 출판물 인쇄기들이 무슨 수십~수백 종에 달하는 물감을 갖고 있지는 않다. 잉크는 3원색에다가 검정 이렇게 4개만 갖고 있고, 나머지 색은 전부 얘들을 적절한 배율로 섞은 망점의 조합만으로 표현한다.

컴퓨터에서 보는 사진 이미지를 프린터로 출력하기 위해서는 가산 혼합 기반인 RGB 방식의 색을 감산 혼합 CMYK 방식으로 변환하고, 색 축별 망점 배합을 계산해야 할 것이다. 이건 디더링과는 다른 영역이다. 프린터 드라이버가 하는 일 중의 하나가 이것이며, 전문적인 사진이나 출판 프로그램 역시 색 축별로 인쇄 형태의 저수준 데이터를 export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그래도 요즘은 사진조차 필름 현상이 아니라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뒤에 포샵질을 하고 고급 인화지에다 '인쇄'해서 만들어 내는 세상이니.. 컬러 인쇄 기술도 예전보다 굉장히 많이 좋아지고 저렴해졌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가정용으로 컬러 레이저 프린터라는 걸 생각이나 할 수 있었겠는가?

유니코드 문자 중에 U+2591 ~ U+2593은 단계별 음영을 나타낸다.
굴림· 바탕 같은 통상적인 Windows 글꼴은 이를 하프톤 형태로 표현한 반면, 함초롬바탕은 디더링 형태로 표현했음을 알 수 있다.
윤곽선 글꼴의 래스터라이즈 방식의 특성상 디더링보다는 하프톤이 부담이 덜하기도 하다. 윤곽선 글꼴은 뭔가 덩어리· 군더더기가 늘어날수록 출력 성능이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매끄러운 곡선 말고 오돌토돌, 쥐 파먹은 효과 같은 걸 표현한 글꼴은 크기도 크고 처리하기 버거운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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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이다. 이 사이트에도 그레이스케일, ordered 디더링, 기타 휴리스틱-_- 디더링, 그리고 하프톤까지 다양한 사례가 소개되어 있으니 관심 있는 분은 참고하시기 바란다.

우리가 사는 공간이 3차원일 뿐만 아니라, 시각 정보의 기본 단위인 색깔이라는 것도 어떤 방식으로 분류하든지 결국 3개의 독립된 축으로 귀착된다는 게 신기하지 않은가? 신학에서는 이게 하나님의 속성인 삼위일체와 관계가 있다고도 말하는데, 그건 뭐 결과론적인 해석이며 물증이라기보다는 심증 수준에서 만족해야 하지 싶다.

음악에서는 음계, 음정, 화성학 같은 이론이 수학과 연결되어 오래 전부터 연구돼 왔다.
그럼 일명 color theory라고 불리는 분야는 언제부터 누구에 의해 연구돼 왔을까? RGB, CMY, HSL 사이를 변환하는 공식 같은 것 말이다. 더디링은 컴퓨터그래픽 영역이겠지만 순수하게 색에 대한 수학적인 분석은 미술과 전산학 어디에도 딱 떨어지지 않아 보인다. 내가 알기로는 전파로 영상을 주고 받는 텔레비전 기술이 개발된 20세기 초쯤에야 이런 분야가 개척됐다.

본인이 색과 관련하여 감이 오지 않고 아직도 좀 알쏭달쏭한 걸 얘기하면서 글을 맺도록 하겠다.
모니터 화면 같은 건 그 본질이 빛이며, 빛은 색을 태생적으로 지니고 있다. 그러나 다른 세상 만물들, 특히 인쇄물은 색만 있지 빛은 지니고 있지 않다. 조명을 받아야만 자기 색을 비춰 보일 수 있다.

빛은 원색이 RGB라고 여겨지며, 섞일수록 더 밝아져서 최종적으로 white에 도달하는 ‘가산 혼합’을 한다. 그러나 빛이 없는 나머지 사물의 색들은 섞일수록 더 어두워져서 최종적으로 black에 도달하는 ‘감산 혼합’을 한다. 이 정도는 이미 초등학교 미술 시간에 배운다.

다만, 빛의 3축과 색의 3축은 노랑/초록 말고 빨강/파랑 부분도 서로 미묘하게 차이가 난다는 것부터는 고등교육 이상의 영역으로 보인다. 본인도 그걸 대학 이후에나 접했기 때문이다.
왜 그런 차이가 나는지에 대해서는 논외로 하더라도, 빛이건 색이건 두 색상을 물리적으로 섞지는 말고 디더링 하듯이 오밀조밀 가까이 배치시켜 놓으면 멀리서 볼 때 정확하게 어떤 혼색이 나타날까? 이걸 잘 모르겠다.

이건 빛이든 인쇄된 색이든 차이가 없어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만약 차이가 없다면 그 결과는 감산 혼합이나 가산 혼합 중 어느 것과도 정확하게 일치하지 않을 것이다. 그 관계가 무엇일까? 마치 산술/기하/조화 평균처럼 서로 비슷하면서도 미묘하게 다른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

이해를 돕기 위해 아래 그림을 살펴보자. 반드시 확대/축소 왜곡되지 않은 원래 크기 형태로 볼 것!! (화면 확대 배율도 96DPI/100%로 맞춰야 함)
왼쪽은 그냥 RGB(0,0,0) 검정과 RGB(255,255,255) 하양을 1:1로 섞은 것이고, 오른쪽은 RGB(0,0,255) 파랑과 RGB(0,255,0) 초록을 섞어서 청록을 만든 것이다. 여기서 섞었다는 것은 픽셀 디더링을 말한다. 그리고 우측 하단에는 본인이 보기에 이들과 가장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순색(solid color)을 칠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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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5짜리 순색 파랑 255짜리 순색 초록을 섞어서 가산 혼합이 됐다면 RGB(0,255,255) 밝은 cyan 청록이 나타나야 하겠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게 되지 않았다.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평균인 128짜리의 훨씬 어두운 색이 된 것도 아니다.
본인이 보기에 가장 비슷한 순색의 명도는 대략 180~184 정도이다. 생각보다 제법 밝다. 아.. 그래서 옛날에 VGA 팔레트도 어두운 색을 무식하게 128로 지정하지 않고 170 정도의 값을 줬는가 싶은 생각이 든다. 다른 색과 섞었을 때 재현 가능한 색이 나오라고 말이다.

이런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감마 보정 등 다른 어려운 이론들도 나온 게 아닌지 추측해 본다. 디더링 알고리즘이란 게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여러 단계로 나뉘고 더 어렵고 복잡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적절한 명도 추출하기, 적절히 대체색으로 분비하기, 오차 보정하기 등..;; 시각 디자인의 세계는 오묘하다.

Posted by 사무엘

2020/07/06 08:35 2020/07/06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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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즉 이제 애호박, 단호박, 늙은호박 이 셋은 항상 있으나, 그 중에 제일은 늙은호박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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