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 것과 듣는 것의 차이

1.
그래픽 사진에 대해서 피부 주름 제거, 색감 명도 채도 보정 같은 온갖 '뽀샵질'이 존재한다.
그것처럼 사운드에도 잡음 제거는 말할 것도 없고, 노래 중에 쓸데없이 들어간 "헉 / 쓰읍" 숨소리 제거, 음량-음역 보정, 너무 커서 찢어지거나 뭉개진 파형 보정 등 갖가지 보정이 존재한다. 음반 음원도 그냥 만들어지는 게 절대로 아니다.

2.
그래픽에는 비트맵을 계단현상 없이 부드럽게 확대하는 휴리스틱 알고리즘이 있고, 산술 연산이나 AI를 동원해서 흐릿한 상을 복원하는 필터도 있다.
그것처럼 사운드에는 음고를 유지하면서 재생속도만 바꾼다거나, 재생속도를 유지하면서 음고를 변형하는 휴리스틱 알고리즘이 있다. (음파는 일반적으로는 음고와 속도가 같이 증가하거나 같이 감소하기 때문. 둘 중 하나만 변형하기가 어렵다)

3.
컴퓨터의 성능이 발달하면서 디지털 영상은 더 고화질로 리마스터링이 행해져 왔다.
3D 모델 소스가 있으면 렌더링과 영상 인코딩을 다시 하면 되고, 아날로그 영화 필름도 화질이 아주 좋기 때문에 이걸 그대로 다시 디지털화하기만 하면 된다.

그러니 오히려 1990년대 말~2000년대 초의 영상이 상대적으로 화질이 안 좋아 보인다. 종횡비도 16:9가 아니라 4:3이니 더 이질감이 느껴진다.
화질이 안 좋거나 아예 흑백인 옛날 영상의 경우 AI를 동원해서 '창작'을 해서 화질을 올리기도 한다.

하지만 음성은..??? 쌍팔년도 시절에 정립된 CD 음질만으로도 충분하기 때문에 얘만 리마스터링 하는 경우는 딱히 없는 것 같다.
단.. 옛날에 PC 스피커로 어설프게 자연 사운드를 구사했던 게임 효과음들은 필요하다면 실제 사운드로 리마스터링 할 가치가 있어 보인다. 예를 들어 도스용 황금도끼 게임의 효과음 말이다.;;

4.
음속은 광속보다 훨~~씬 더 느리다.
번갯불과 천둥 소리 사이의 텀까지 생각할 필요도 없이, 비행기만 해도... 관악산 같은 데서 좀 낮게 날아가는 걸 보시라.
비행기의 엔진 소리는 지금 비행기가 있는 곳보다 더 뒤에서 들리는 걸 경험할 수 있다.

카카오톡에서 말과 사진을 같이 보내다 보면..
발신자는 '말-사진-말-사진' 이렇게 보냈지만, 수신자는 '말-말-사진-사진' 이렇게 받게 되는 수가 있다. 사진은 아시다시피 용량이 너무 크기 때문에 전송이 훨씬 더디다.
빛의 속도와 소리의 속도도 이런 부류의 차이가 존재하는 걸까 하는 엉뚱한 생각이 들곤 한다.

5.
대부분의 우주 사진, 천체 사진은 노출을 분~시간 단위로.. 심지어 며칠 단위로 하면서 빛을 어마어마하게 모으고 쬐어서 간신히 찍은 것이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저 암흑천지에서 무슨 풍경을 건지겠는가?
그렇게 노출하는 동안 한 곳만 뚫어지게 안정되게 보고 있어야 사진이 흐려지거나 망가지지 않는다.

그 반면, 태양 흑점 사진은..??? 정반대로 빛을 미치도록 줄이고 또 줄이고 특수하게 걸러내서 찍은 것이다.
현실의 태양은 겨우 저런 누런 주황색이 아니며, 흑점도 시꺼먼 색이 절대 아니다. 흑점이고 나발이고 아무 구분 없이, 맨눈으로는 차마 볼 수도 없는 미치도록 희고 강렬한 빛이 뿜어져 나올 뿐이다.
모든 광학 기기는 아무 조치 없이 태양을 직접 겨냥하는 건 마치 박격포 90도 직사와 동급으로 절대 금지이다.

그런 것처럼 빛뿐만 아니라 소리에도 비슷한 부류의 극한이 있다.
개인적으로 비행기 이륙하는 소리를 아주 좋아하는데 이건 평범한 장비로는 제대로 녹음을 하기 어렵다. 쿠르르르릉~~ 소리가 워낙 웅장(..)해서 파형이 다 넘치고 뭉개지기 때문이다.

영화나 게임에서 각종 총소리, 폭발 등을 보면 화염 비주얼은 실제보다 훨씬 더 과장해서 묘사하고, 폭음 같은 소리는 줄여서 묘사한다. 그래서 현실에서는 남자들 군대에서 수류탄 투척까지 갈 필요 없이.. 차끼리 부딪히는 교통사고 현장 근처에만 있어 봐도 쾅 소리에 크게 놀라게 된다.

6.
음파가 가청 대역을 넘어가면 초음파라고 불린다.
그러나 전자기파가 가시광선 대역을 넘어가면.. 그건 자외선 등 다른 전파가 된다.

7.
철길 근처에 서서 열차가 쌩~~ 지나가는 걸 들어보면 말이다.
같은 소리가 멀리서 날 때는 더 작게 들리고, 가까이서 날 때는 더 크게 들린다는 거야 당연히 상식이다.

그런데 이때 소리를 잘 들어 보면 음량만 작아지는 게 아니라, 음높이까지 변할 때가 있다.
까놓고 말해 ‘솔’ 소리가 그대로 fade out되는 게 아니라 “솔~~~ 파# 파 미..” 이렇게 된다는 뜻이다. 귀를 쫑긋 세우고 들어 보시라.
주행 중인 철도 차량 출사 덕질을 많이 해 본 사람이라면 이런 음향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을 것이다. 왜 그렇지..???

이게 바로 그 이름도 유명한 도플러 효과이다. 단순히 열차가 멀리 있거나 가까이 있는 게 아니라,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소리의 진동수까지 변한다는 것이다.
이거 마치.. 지구가 둥글다는 걸 설명할 때.. 배가 멀어지면서 단순히 작아지기만 하는 게 아니라 아예 수평선 아래로 '내려가면서' 없어져 버린다고 얘기하는 것과 비슷하게 느껴진다. =_=;;

도플러 효과가 우주 레벨로 올라가면 음파뿐만 아니라 별에서 뿜어져 나오는 가시광선까지 색깔이 바뀐다. 적색편이, 청색편이가 이것과 관계가 있다.
자동차나 야구공의 속도를 측정하는 스피드건도 도플러 효과를 이용해서 동작하며, 생각보다 굉장히 정확한 결과를 낸다. 색깔만 보고 온도를 측정하는 것과 비슷한 것 같다.

Posted by 사무엘

2024/10/15 08:35 2024/10/15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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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연성 물질은 발화점을 넘은 온도에서 불이 활활 붙을 때 열과 빛이 나온다.
하지만 불이 붙지 않는 물질이라도 수백 도 이상의 온도로 달궈지거나 녹으면... 얼음이 녹듯이 곱게 녹지 않는다. 어느 물질이건 언제나 시뻘건 빛을 동반하는 상태가 되며 녹는다. 용암이나 쇳물을 생각해 보자.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쇠는 상온에서 은백색의 고체이지만, 쇳물은 수은 같은 평범한 회색(?) 액체가 절대로 아니다.
이건 알고 보면 굉장히 신기한 면모이다. 이 빛은 분자· 원자 차원에서 무슨 에너지를 바탕으로 나오는 걸까?
다시 말하지만, 이건 연소 같은 화학 반응을 겪고 있는 상태가 아니다. 단순히 열을 잔뜩 받은 것만으로 어떻게 빛이 나올 수 있을까?

옛날에 "터미네이터 2 심판의 날" (1992) 영화를 보면 쇳물이 철철 흐르는 용광로가 나온다. 이건 진짜 쇳물이 아니고 소품이다. 물 같은 평범한 액체 안에다가 누런 조명을 켜서 쇳물처럼 보이게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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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는 색감에 대한 왜곡이 굉장히 많다. 가령, 현실의 건물 지하 주차장들은 영화 '아저씨'에서 묘사된 것처럼 그렇게 시퍼런 톤으로 어두컴컴하지 않다.)

그러고 보니 백열등은 대놓고 이 원리를 이용해서 빛을 내는 물건이다. 가느다란 필라멘트를 녹지 않을 만큼만 달궈서 빛을 내니 말이다.
물론 이건 오늘날의 전자공학 기술의 관점에서 보면 효율이 매우 매우 안 좋은 원시적인 광원일 뿐이다. 이는 백열등과 얼추 비슷한 시기에 발명된 또 다른 과학 기술 산물이던 증기 기관도 오늘날의 관점에서는 너무 비효율적이어서 도태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그래도 증기 기관만으로도 그 시절엔 마차로는 상상할 수 없는 교통· 물류 혁명과 산업 혁명이 일어났다. 그와 마찬가지로 백열등도 연료를 직접 태우는 등잔불· 호롱불· 촛불· 횃불 따위로 범접할 수 없는 새로운 빛을 인류에게 선사하긴 했다.
그 단순무식하고 비효율적인 백열등조차도 처음 발명하는 과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음이 주지의 사실이다. 필라멘트를 만들 만한 재료(텅스텐)를 그 시절 여건에서 찾는 게 만만찮았기 때문이다.

불꽃 기반의 광원들은 켜고 끄기 어렵고 질식과 화재의 위험이 크고 불필요한 열이 너무 많이 발생하는 등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닌 데다.. 결정적으로 여전히 별로 밝지 않고 너무 어두웠다. 밤에 시골에서 촛불· 호롱불 켜서 책 읽고 공부해 보신 분이라면 이 말에 적극 공감 가능할 것이다.

그에 비해 지금 세대는 자그마한 스마트폰만으로 과학 완구 꼬마전구와는 비교를 불허하는 맹렬한 LED 불빛을 간단히 만들어서 어둠을 비추니.. 참으로 놀라운 과학 기술의 혜택을 입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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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년부터 지금까지 120년 가까이 켜져 있다고 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백열등 '센티니얼 전구'. 다만, 현물 보존을 위해 현재는 전류를 아주 약하게 흘려보내고 있기 때문에 불빛이 더 어둡다. 저 시절엔 전구의 껍데기 유리를 다 사람이 불어서 모양을 내고 만들었다.)

아무튼.. 형광등이나 LED등만치 밝은 건 아니지만 그래도 백열등처럼 고온만으로 불꽃이 아닌 빛을 가능케 하는 과학 원리는.. 바로 '흑체 복사'이다.
어떤 물체의 온도가 높다는 건 미시세계에서 그 물체를 구성하는 입자가 많이, 맹렬히 움직이고 있음을 뜻한다. 그 움직임 덕분에 빛이 만들어져 나오며, 그게 심해지면 가시광선뿐만 아니라 적외선과 자외선, 심지어 방사선의 범주에 드는 X선이나 감마 선까지 나온다.

흑체가 방출하는 에너지의 양은 절대온도의 무려 4제곱에 비례한다. 이른바 슈테판-볼츠만의 법칙.
본인은 학교에서 배웠던 각종 과학 과목들을 통틀어서 제곱이나 3제곱이 아닌 4제곱이 등장하는 과학 법칙이나 공식을 이것 말고는 본 기억이 없다.
평면이나 공간의 특성상 2승, 3승까지는 나올 수 있지만 4승은.. 생소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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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체란 모든 전자기 복사를 흡수해서 에너지량 계산을 제일 간편하게 할 수 있는 가상의 물질이다. 화학에서 다루는 이상기체와 비슷한 개념이다. (그럼 백체는 반대로 모든 전자기 복사를 반사하는 물체일 텐데.. 이런 건 딱히 다루지 않는 듯하다.)

물질마다 어느 온도에 도달했을 때 나타내는 색깔은 언제나 일정하다. 그렇기 때문에 색깔만으로 온도를 추정하는 게 가능하며, 색깔 온도계라는 게 존재할 수 있다.
측정 센서조차 녹거나 타 버릴 정도의 높은 온도를 측정하는 방법은 이것밖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 그래도 이것만으로도 생각보다 매우 정확한 값을 얻을 수 있다. 신기하지 않은가? 심지어 별의 색깔도 이 온도에 따라 결정된다.

이건 스피드건이 굉장히 얼렁뚱땅 허술하게 동작하는 것 같은데 주변의 자동차나 야구공의 속도를 꽤 정확하게 측정해 내는 것, 그리고 요즘 체온계가 신체의 영 엉뚱한 부위만 대충 접촉하는데도 체온을 정확하게 측정하는 것과 비슷한 것 같다.

사실은 꼭 엄청난 고온이 아니어도 된다. 사람 체온만으로도, 무슨 쇳물 같은 누런 가시광선보다 급이 낮은 적외선 정도는 나온다. 깜깜한 밤에 사람을 식별할 때, 아니면 그냥 열기를 탐색할 때 쓰이는 적외선 카메라가 바로 이 원리를 이용해서 동작한다.

이 정도 온도 차이에 4제곱은 정말 폭발적인 에너지 크기 차이를 만들 텐데.. 전자기파의 파장이라는 것도 지수/로그 스케일을 찍는 동네이기 때문에 그런 차이에 대응 가능한가 보다. 사실, 가시광선은 대역폭이 주변의 적외선(IR)이나 자외선(UV)보다 훨씬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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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색깔이란 건 그냥 눈에 띄는 느낌만 다른 요소일 뿐이지, 같은 온도와 같은 재질이어도 "검은 옷이 흰 옷보다 왜 덥게 느껴지는 걸까?" 이걸 이해를 오랫동안 완전히 못 했다.
저렇게 온도에 따라 다른 '빛깔'이 나오는 건 이해하겠는데, 역으로 '색깔' 자체도 열 흡수율을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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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표면에 눈이나 심지어 비닐하우스 같은 인공 구조물 때문에 흰색이 많으면 그게 태양 복사 에너지를 반사해서 기후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인해 온도계를 보관하는 백엽상의 주변은 반드시 하얗게 칠하며.. 비행기도 열 흡수를 하지 말라고 흰 도색을 선호하는 편이다.

이쪽 관련 과학 법칙은 열역학도 광학도 전자기학도 아니고 도대체 무슨 분야인 걸까..?
이게 19세기 말~20세기 초에 양자역학이라는 걸 태동시킨 전신이라고 한다. 얘는 물질 자체를 존재하게 하는 원자 차원의 힘을 규명하고, 이를 이용해서 질량과 에너지 사이의 경계를 허물어버린 발상의 전환을 선사했다.

※ 관련 여담

(1) 유리는 투명한 데다, 성냥을 갖다대면 불이 붙을 정도로 뜨겁게 달궈져도 겉으로는 하나도 티가 안 나기 때문에 위험하다고 실험실 안전 수칙에서 다뤄지곤 한다. (단골로 다뤄지는..)
물론 성냥의 발화점이 그리 높은 건 아니며, 유리도 더 뜨거워져서 흐물흐물 녹기 직전일 때는 벌겋게 변하기는 한다.

(2) 인류에게 열과 빛이라는 건 바늘과 실처럼 같이 따라다니는 형태인 게 익숙하다. 자연에서 보는 불꽃이나 달궈진 물체의 모습이 그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술이 발전하면서 인류는 빛이 필요한 곳에서는 발열이 거의 없이 밝은 빛만 만들어 내는 기술도 잔뜩 개발했다. 전기 에너지를 원하는 곳에만 더 효율적으로 쓸 수 있게 된 것이다.
자연에서는 반딧불이도 발열이 없이 생물학적으로 신비로운 빛을 내는 곤충이라고 한다.

(3) 불꽃 반응은 불태우는 금속 원소에 따라 서로 다른 불꽃 색깔이 나타나는 걸 말하는데, 이건 온도 자체와는 좀 다른 분야의 현상이다.;;

(4) 그러고 보니 빛을 받았다가 깜깜해진 뒤에도 잠깐이나마 빛이 나는 무려 '야광/축광',
방사능 원소인지가 어쩌구 하는 형광,
거울이 아니면서 어둠 속에서 빛을 좀 반사에서 더 밝게 빛나는 그 무언가.. 이런 것들에 대해서도 원리를 다시 공부해 보고 싶은데.. 내가 시간과 배경 지식이 부족하다. 도로의 차선도 평범한 페인트가 아니라 이런 안료가 들어가서 밤에 자동차 헤드라이트를 받았을 때 더 밝게 비치게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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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달 표면도 말이다.
하늘은 새까만 암흑인데 지표면은 아주 하얗게 빛나고 물체 그림자도 선명하게 비쳐 보이는 거.. 지구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이다.
표면 전체가 이렇게 빛나고 있으니까 지구의 하늘에서는 달을 볼 수 있다.
반대로 지구는 대기가 있어서 낮에 하늘이 파란 것이고..

(5) 빛 내지 전자기파는 진행 과정에서 질량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다 보니 꼬불꼬불한 케이블 안에서도 광속으로 진행하고, 심지어 관찰자의 상대속도 관점에서도 불변이라고 여겨진다.

그런데.. 한편으로 진공이 아닌 유체 안에서는 그래도 속도가 미세하게 줄어들고 이로 인해 굴절도 발생한다.
그게 얼마나 줄어들고 차이가 발생하는지, 얘는 도대체 어떤 존재인지 물리학이 깊게 들어가면 난 정말 이해가 안 된다. 이런 걸 컴퓨터도 없던 19세기에 처음 발견하고 공식을 만들어 낸 물리학자들은 참..

수백 년 전에 빛의 속도가 유한하다는 걸 물증 아닌 심증으로 인지하고, 나중에 실험으로 입증한 과학자들도 정말 괴수였을 것이다. 이걸 알아낸 것은 지구 구형이나 지동설만큼이나 엄청난 과학 발견이었다.
마이컬슨-몰리의 실험이 뭐였더라..??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6) 끝으로..
이 글에서 주로 거론된 용광로는 시뻘겋거나 누렇지만, 원자로는 시퍼런 편이다~!! 흥미로운 차이점이지 않은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건 체렌코프 효과라고 불리는 방사선 관련 현상 때문에 시퍼런 빛이 나와서 그렇다. 이건 흑체복사보다 더 이해하기 어렵고 20세기가 돼서야 발견된 현상이다. 이걸 발견하고 규명한 과학자들은 죄다 노벨 상을 받았다.

방사능은 원자력이라는 너무 근원적이고 강한 힘에서 유래됐다 보니.. 인간이 주변에서 흔히 보는 물리· 화학적 조작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는다. 이게 더욱 대단하고 무서운 면모이다.
방사능 폐기물은 아무리 깨부수고 전기 충격을 가하고 물· 불에 쳐넣어도 방사능이 없어지지 않는다. 찬송가 가사를 빌리자면 말 그대로 "물불이 두렵잖고 창검이 겁없네"이다.;;;;

Posted by 사무엘

2022/11/28 08:35 2022/11/28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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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레이스케일

이건 이미지를 흑백 형태로 바꾸는 것이 핵심이다. 색을 구성하는 정보량의 차원이 줄어들고(3차원 → 1차원으로) 결과적으로 전체 색깔수가 줄어들기는 하지만(수천~수십만 종류의 색상 → 256단계의 회색), 그래도 아예 B&W 단색으로 바꾸는 건 아니다.
각 픽셀들은 색상과 채도가 제거되고 명도만 남아서 흑부터 백 사이에 다양한 명도의 회색으로 기계적으로 바뀐다. 같은 색의 픽셀이 인접 픽셀이 무엇이냐에 따라서 다르게 바뀐다거나 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그레이스케일 공식이 딱 하나만 존재하는 게 아니다. RGB 세 성분의 산술평균을 주면 될 것 같지만, 그렇게 그레이스케일을 하면 그림이 굉장히 칙칙하고 탁하게 보이게 된다.

똑같이 최대값 255를 주더라도 빨강(255,0,0), 초록(0,255,0), 파랑(0,0,255) 각 색별로 사람이 인지하는 명도는 서로 일치하지 않는다. VGA 16색 팔레트를 다뤄 본 사람이라면, 밝은 빨강이나 밝은 파랑을 바탕으로는 흰 글자가 어울리지만, 밝은 초록은 그 자체가 너무 밝아서 흰 글자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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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공평하게 33, 33, 33씩 가중치를 주는 게 아니라 거의 30, 60, 10에 가깝게.. 초록에 가중치를 제일 많이 부여하고 파랑에는 가중치를 아주 짜게 주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한다.

이런 공식은 누가 언제 고안했으며 무슨 물리 상수처럼 측정 가능한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지 궁금하다. 옛날에 흑백 사진을 찍으면 색깔이 딱 저 공식에 근거한 밝기의 grayscale로 바뀌었던가?
본인은 저 그레이스케일 공식을 태어나서 처음으로 접한 곳이 아마 QBasic 내지 QuickBasic의 컬러/팔레트 관련 명령어의 도움말이었지 싶다.

2. 디더링

이건 그레이스케일과 달리, 색깔수를 확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그 대신 반드시 단색 흑백이어야 할 필요가 없다. 가령, 트루컬러를 16색으로 줄이는 것이라면 RGB 원색이 살아 있는 컬러라 할지라도 디더링의 범주에 든다. 이런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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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더링에서는 어떤 원색을 직통으로 표현할 수 없을 때 근처의 비슷한 여러 색들을 고르게 흩뿌려서 원색과 비슷한 색감을 나타낸다. 팔레트까지 임의로 지정이 가능하다면 256색 정도만 돼도 생각보다 그럴싸하게 원래 이미지를 재현할 수 있다. 그런 게 아니라 그냥 흑백 단색 디더링이라면 아까 그레이스케일처럼 어떤 공식에 근거해서 명도를 추출할지를 먼저 결정해야 할 것이다.

0부터 1까지 가중치별로 점을 골고루 균등하게 뿌리는 공식은 이미 다 만들어져 있다. 이건 Ordered dither이라고 불리며, 보통 8*8 크기의 64단계 격자가 쓰이는 편이다. 그 구체적인 방식에 대해서는 수 년 전에 이 블로그에서 이미 다룬 적이 있다.

그레이스케일은 RGB(0.4,0.2,0.6)라는 색을 0.3이라는 명도로 바꾸는 것에 해당하는 기술이고, 단색 디더링은 이 색이 0.3, 0.3, 0.3 … 이렇게 쭉 이어지는 것을 1, 0, 0, 1, 0, 0 이런 식으로 이산적으로 표현하는 것과 같다.
그런데 원색을 기계적으로 이런 격자로 치환하기만 하면 보기가 생각보다 굉장히 좋지 않다.

원래 0.3을 표현해야 하는데 지금 지점에서 부득이하게 1을 찍어 버렸다면 0.7이라는 오차의 여파를 인접 픽셀에다가 떠넘겨서 거기서 계속해서 감당하게 해야 한다. 즉, 그레이스케일은 그냥 인접 픽셀을 신경 쓰지 않고 픽셀 대 픽셀 변환만 했지만 디더링은 그렇지 않다. ordered dither 내지 더 단순무식한 nearest color 찍기 신공이 아니라면.. 이전 픽셀에서 발생한 오차를 수습하는 error diffusion을 동원해야 부드러운 결과물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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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지능적인(?) 디더링 알고리즘은 196~70년대에 컴퓨터그래픽이라는 분야가 등장한 초창기부터 연구되어 왔으며, 고안자의 이름을 따서 Floyd-Steinberg, Burks, Stucki 같은 알고리즘이 있다. 이미지를 다루는 사람이라면 포토샵 같은 그래픽 편집 프로그램에서 저런 명칭들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런 알고리즘들은 ordered dither와 달리, 점들이 일정 간격으로 산술· 기계적으로 단순 투박하게 찍힌 게 아니라 뭔가 한땀 한땀 손으로 입력된 것 같고 부드러운 느낌이 든다. 그리고 무엇보다 색깔이 크게 바뀌는 경계 영역이 훨씬 더 선명하다.

3. 하프톤 (망점)

그레이스케일이 색깔 표현에 제약이 없는 아날로그 영상물(특히 흑백 필름 사진) 같은 느낌이 나고, 디더링은 초기에 해상도와 색상이 부족했던 디지털 영상과 관계가 있다면.. 하프톤은 색상이 부족한 대신 해상도가 높은 '인쇄물'과 관계가 깊은 기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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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프톤은.. 일정 간격으로 망점을 두두두둑.. 찍고, 그 망점의 크기/굵기만으로 명도를 조절한다. 깨알같은 점들의 양과 배치 방식을 고민하는 통상적인 디더링과는 문제 접근 방식이 약간 다르다.
출력물의 해상도가 영 시원찮은 데서 하프톤을 동원하면 망점이 너무 커서 눈에 거슬릴 수 있다. 회색을 만들려고 했는데 하양과 검정이 그대로 눈에 띄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 인쇄물에서나 흑백이든 컬러든 문자 말고 음영(색깔 배경)이나 사진을 하나 보시기 바란다. 전부 촘촘한 점들로 구성돼 있다.
컴퓨터용 프린터나 전문 출판물 인쇄기들이 무슨 수십~수백 종에 달하는 물감을 갖고 있지는 않다. 잉크는 3원색에다가 검정 이렇게 4개만 갖고 있고, 나머지 색은 전부 얘들을 적절한 배율로 섞은 망점의 조합만으로 표현한다.

컴퓨터에서 보는 사진 이미지를 프린터로 출력하기 위해서는 가산 혼합 기반인 RGB 방식의 색을 감산 혼합 CMYK 방식으로 변환하고, 색 축별 망점 배합을 계산해야 할 것이다. 이건 디더링과는 다른 영역이다. 프린터 드라이버가 하는 일 중의 하나가 이것이며, 전문적인 사진이나 출판 프로그램 역시 색 축별로 인쇄 형태의 저수준 데이터를 export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그래도 요즘은 사진조차 필름 현상이 아니라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뒤에 포샵질을 하고 고급 인화지에다 '인쇄'해서 만들어 내는 세상이니.. 컬러 인쇄 기술도 예전보다 굉장히 많이 좋아지고 저렴해졌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가정용으로 컬러 레이저 프린터라는 걸 생각이나 할 수 있었겠는가?

유니코드 문자 중에 U+2591 ~ U+2593은 단계별 음영을 나타낸다.
굴림· 바탕 같은 통상적인 Windows 글꼴은 이를 하프톤 형태로 표현한 반면, 함초롬바탕은 디더링 형태로 표현했음을 알 수 있다.
윤곽선 글꼴의 래스터라이즈 방식의 특성상 디더링보다는 하프톤이 부담이 덜하기도 하다. 윤곽선 글꼴은 뭔가 덩어리· 군더더기가 늘어날수록 출력 성능이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매끄러운 곡선 말고 오돌토돌, 쥐 파먹은 효과 같은 걸 표현한 글꼴은 크기도 크고 처리하기 버거운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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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이다. 이 사이트에도 그레이스케일, ordered 디더링, 기타 휴리스틱-_- 디더링, 그리고 하프톤까지 다양한 사례가 소개되어 있으니 관심 있는 분은 참고하시기 바란다.

우리가 사는 공간이 3차원일 뿐만 아니라, 시각 정보의 기본 단위인 색깔이라는 것도 어떤 방식으로 분류하든지 결국 3개의 독립된 축으로 귀착된다는 게 신기하지 않은가? 신학에서는 이게 하나님의 속성인 삼위일체와 관계가 있다고도 말하는데, 그건 뭐 결과론적인 해석이며 물증이라기보다는 심증 수준에서 만족해야 하지 싶다.

음악에서는 음계, 음정, 화성학 같은 이론이 수학과 연결되어 오래 전부터 연구돼 왔다.
그럼 일명 color theory라고 불리는 분야는 언제부터 누구에 의해 연구돼 왔을까? RGB, CMY, HSL 사이를 변환하는 공식 같은 것 말이다. 더디링은 컴퓨터그래픽 영역이겠지만 순수하게 색에 대한 수학적인 분석은 미술과 전산학 어디에도 딱 떨어지지 않아 보인다. 내가 알기로는 전파로 영상을 주고 받는 텔레비전 기술이 개발된 20세기 초쯤에야 이런 분야가 개척됐다.

본인이 색과 관련하여 감이 오지 않고 아직도 좀 알쏭달쏭한 걸 얘기하면서 글을 맺도록 하겠다.
모니터 화면 같은 건 그 본질이 빛이며, 빛은 색을 태생적으로 지니고 있다. 그러나 다른 세상 만물들, 특히 인쇄물은 색만 있지 빛은 지니고 있지 않다. 조명을 받아야만 자기 색을 비춰 보일 수 있다.

빛은 원색이 RGB라고 여겨지며, 섞일수록 더 밝아져서 최종적으로 white에 도달하는 ‘가산 혼합’을 한다. 그러나 빛이 없는 나머지 사물의 색들은 섞일수록 더 어두워져서 최종적으로 black에 도달하는 ‘감산 혼합’을 한다. 이 정도는 이미 초등학교 미술 시간에 배운다.

다만, 빛의 3축과 색의 3축은 노랑/초록 말고 빨강/파랑 부분도 서로 미묘하게 차이가 난다는 것부터는 고등교육 이상의 영역으로 보인다. 본인도 그걸 대학 이후에나 접했기 때문이다.
왜 그런 차이가 나는지에 대해서는 논외로 하더라도, 빛이건 색이건 두 색상을 물리적으로 섞지는 말고 디더링 하듯이 오밀조밀 가까이 배치시켜 놓으면 멀리서 볼 때 정확하게 어떤 혼색이 나타날까? 이걸 잘 모르겠다.

이건 빛이든 인쇄된 색이든 차이가 없어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만약 차이가 없다면 그 결과는 감산 혼합이나 가산 혼합 중 어느 것과도 정확하게 일치하지 않을 것이다. 그 관계가 무엇일까? 마치 산술/기하/조화 평균처럼 서로 비슷하면서도 미묘하게 다른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

이해를 돕기 위해 아래 그림을 살펴보자. 반드시 확대/축소 왜곡되지 않은 원래 크기 형태로 볼 것!! (화면 확대 배율도 96DPI/100%로 맞춰야 함)
왼쪽은 그냥 RGB(0,0,0) 검정과 RGB(255,255,255) 하양을 1:1로 섞은 것이고, 오른쪽은 RGB(0,0,255) 파랑과 RGB(0,255,0) 초록을 섞어서 청록을 만든 것이다. 여기서 섞었다는 것은 픽셀 디더링을 말한다. 그리고 우측 하단에는 본인이 보기에 이들과 가장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순색(solid color)을 칠해 보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255짜리 순색 파랑 255짜리 순색 초록을 섞어서 가산 혼합이 됐다면 RGB(0,255,255) 밝은 cyan 청록이 나타나야 하겠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게 되지 않았다.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평균인 128짜리의 훨씬 어두운 색이 된 것도 아니다.
본인이 보기에 가장 비슷한 순색의 명도는 대략 180~184 정도이다. 생각보다 제법 밝다. 아.. 그래서 옛날에 VGA 팔레트도 어두운 색을 무식하게 128로 지정하지 않고 170 정도의 값을 줬는가 싶은 생각이 든다. 다른 색과 섞었을 때 재현 가능한 색이 나오라고 말이다.

이런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감마 보정 등 다른 어려운 이론들도 나온 게 아닌지 추측해 본다. 디더링 알고리즘이란 게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여러 단계로 나뉘고 더 어렵고 복잡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적절한 명도 추출하기, 적절히 대체색으로 분비하기, 오차 보정하기 등..;; 시각 디자인의 세계는 오묘하다.

Posted by 사무엘

2020/07/06 08:35 2020/07/06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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