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보호에 대해서

1. 다음은 아주 정상적이고 건전하고 바람직한 동물 보호 사례일 것이다.

  • 진짜 처벌하고 잡아내야 할 밀렵이나 잔인한 동물 학대 현장을 고발함
  • 길고양이 상습 살해범을 집요하게 추적해서 잡음
  • (우리나라 얘기는 아니지만) 다른 맹수들이 무차별 보복 학살당하는 걸 막기 위해, 소수의 알려진 식인 맹수 개체를 먼저 앞장서서 잡아 없앰

2. 다음은 좀 논란거리에 가깝다.

(1) 개고기 반대
내 개인적으로.. 개고기를 막 좋아하고 즐겨 먹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개 잡는 것만 특별히 더 잔인하다고 보는 건 역시 반대다. 돼지나 소도 생물학적으로 그 정도 감성과 지능은 다 갖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인간이 개나 고양이를 인간과 더 친밀한 애완동물이라고 여기는 정서 그 자체가 잘못된 것 역시 아니다. 그건 나도 이해하고 존중한다. 그렇기 때문에 개고기는 저 두 이념이 충돌해서 발생하는 논란거리이다.

다만, 오늘날 개고기는 특별히 반대 운동을 할 필요도 없이 더욱 수요가 줄고 사양 산업이 되고 도태하는 중이기도 하다.;; 다양한 먹거리가 넘쳐나는 오늘날, 굳이 이런 보신탕을 찾아 먹으면서 몸보신을 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합법화나 규모의 경제의 혜택을 받지 못해서 막 저렴하지도 않으니, 가성비조차 별로 맞지 않다.

(2) 갑각류나 어류도 고통 없이 잡아야 된다
나도 개인적으로는 물고기를 산 채로 바닥에 패대기쳐 잡는다거나, 낙지나 조개조차 산 채로 불에 올려서 먹는 건 비위에 거슬린다. 차라리 바로 단칼에 썰어서 즉사시키고 회를 만든다면 모를까..
그런데 저것들을 일체의 고통 없이 잡느라 맛이 떨어지거나 수산물 값이 왕창 오르게 된다면 그건 사람들이 감당할 수 있을까?? 난 거기까지는 선뜻 공감이 되지 않는다.

3. 끝으로, 이건 동물 보호라고 볼 수 없으며, 공권력으로 물리 치료나 금융 치료, 아니면 아예 정신 감정을 시켜야 할 미친 짓일 것이다.

  • 개 물림 사고나 갑툭튀 교통사고를 유발해 놓고는 "우리 개는 안 물어요" 식으로 우기기
  • 아예 고깃집 앞에서 육식 반대 시위 (극단적인 채식주의)
  • 브리짓 바르도 아지매의 망언 (동물 보호도 아니고 그냥 인종 우월주의에 입각한 거의 정신병임-_-.. 개고기는 그냥 구실일 뿐)

이상.. 이 주제는 이렇게 등급이 딱 정리되지 않겠나 싶다. ㄲㄲㄲㄲㄲ
동물을 잡을 때 잡더라도 살아 있을 때는 최소한의 기본적인 복지를 보장해 주고, 유흥 쾌락용으로 학대하지 말며, 식용이나 연구 목적으로 죽일 때는 단칼에 빨리 보내 주고, 동족이 보는 앞에서 죽이지 말라.. 지극히 상식적인 얘기이다. 곤충 이상으로 빨간 피가 흐르는 고등한 동물 정도라면 말이다.

단지, 어떤 경우에도 무조건 일체의 살생을 하지 말라느니, 아예 동물을 인간과 동급으로 취급해서 단위조차 '마리'가 아니라 '명'이라고 하라느니.. 그건 미친 정신병임이 틀림없다. -_-;;;
난 그냥 애완동물이지, 반려동물이라는 말도 개인적으로 좀 거북하게 느낀다. 동물이 무슨 배우자 반려자와 같은 급이라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 나머지 얘기들

1.
맹인 안내견 같은 동물은 애완용이 전혀 아니며, 얘야말로 진짜로 반려동물에 가까운 필수품이다.
얘는 자동차로 치면 긴급자동차나 장애인 탑승 차량과 같으며, 생명 직결 개인 의료기기에 준하는 취급을 받는다. 법적으로 온갖 특례를 받기 때문에 어지간한 동물이 못 들어가는 공공장소나 대중교통에 다 들어갈 수 있다.
고양이나 돼지를 이런 식으로 훈련시킬 수는 없고, 개의 특정 품종만이 이렇게 육성 가능하다는 것이 신기하다. 이런 안내견을 훈련시키기 위해서 공공장소에 들여보내는 것은 운전 연습 도로 연수 중인 차량만큼이나 배려와 보호를 받아야 할 것이다.

2.
매스컴 타고 형사 처벌을 받을 정도로 심각한 동물 학대를 저질러서 처벌받는 사람들의 범행 동기는 대체로 다음 중 하나로 정리되는 것 같다.

  • 감정형: 지 기분 꼴리는 대로. 마침 앞에 연약한 강아지나 고양이가 있으니까 때리고 밟고 던지고 죽이면서 화풀이
  • 경제형: 위의 경우와 달리, 딱히 감정이 있는 건 아니지만.. 그냥 동물을 처리하는 시간· 비용을 줄이기 위해 비인도적인 방법을 동원한다. 주로 농촌 얘기이다.
  • 신념형: 캣맘 같은 동물 보호 운동하는 사람이 마음에 안 들어서 경고하려고..

경제적인 이유를 뺀 나머지 이유는 진짜 그냥 싸이코패스이다. 동물한테 그런 짓을 할 정도이면 사람도 그렇게 해칠 수 있기 때문에 동물을 상대로 흉악한 범죄를 법으로 금지하는 것이다. "어떤 사회의 선진화 척도를 보려면 최상이 아니라 최하가 어느 수준인지를 확인해 봐라. 화장실 위생을 살펴보고, 동물이 어떤 취급을 받는지를 보아라" 부류의 말도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

다만, 나치 독일이 히틀러 총통의 주도 하에 세계에서 거의 최초로 현대적인 동물 보호법을 제정했다는 건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동물을 보호하면서 인간은 가스실로 보낸 건 특별하게 비뚤어진 신념이 작용했기 때문에 벌어진 좀 예외적인 사례에 가깝다.

3.
동물은 자기 한 끼를 해결할 만큼만 다른 동물을 죽이고는 그치는 반면, 인간은 먹지도 않을 거면서 전쟁을 벌여 수많은 동족을 잔인하게 죽인다는 말이 있다.
인간은 식량을 저장· 축적할 줄을 알고 또 식욕보다 더 고차원적인 욕심도 잔뜩 갖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동물보다 더 크게 살륙을 저지르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인간은 전쟁을 벌일 때 무장하지 않은 민간인이나 항복한 포로, 어린아이는 어지간해서는 죽이지 않고 보호한다. 사냥꾼도 최소한의 윤리 의식이 있다면 새끼 밴 암놈은 도의적으로 잡지 않는다.

반대로 야생동물의 세계에서는 그런 배려 따위 없다. 오히려 연약하고 사냥하기 더 쉬운 새끼를 더 집중적으로 잡아먹는다. 임신한 암놈이 잡아먹히면 안의 태아는 훌륭한 단백질 공급원 보너스이다.;;;
물론 짐승이야 오로지 본능에 따라서만 움직이는 것이니, 여기에 무슨 가치 판단을 하고 선악을 따지는 건 아무 의미 없는 짓이다.. 오히려 인간도 너무 굶주리면 천륜이고 인륜이고 뭐고 다 저버리고 생존을 위해 닥치는 대로 잡아먹게 되는데, 야생동물의 저런 행동은 딱 그런 유형임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 인간의 동물 보호 이념이 이런 생태에 개입할 필요는 없으며 그럴 수도 없다.

4.
하나님의 말씀과 뜻이 담긴 성경이야 사람과 짐승은 다르며 육식도 당연히 적극 인정하는 논조이다. 구약 시대에는 심지어 식용이 아니라 속죄제 명목으로 어린양을 잔뜩 잡아서 피를 뽑아내고 고기를 불태우게 했다.
그렇다고 해서 구약 성전의 뒷마당에 어린양들을 기리는 위령비 같은 거 만들라는 말은 하지 않으셨다. 그런 어린양이 불쌍하면 진짜 어린양이신 예수님 믿고 죄나 짓지 않고 살면 된다.

동물에 대해서 필요 이상의 동정심을 가질 필요는 없지만 성경에도 어느 정도 동물에 대한 복지와 배려는 분명히 명시되어 있다. 소가 구덩이에 빠져서 못 나온다면 안식일에라도 즉시 사람을 동원해서 건져내야 할 것이고(눅 14:5), 어미의 젖으로 새끼 염소를 삶지 말며(출 23:19, 34:26; 신 14:21).. 곡식 밟는 일을 하는 소의 입에다 마개를 씌우지 말라는 명령도 있다. (신 25:4)

곡식을 마음껏 먹으면서 일하게 할 정도이면 다른 분야에 대한 배려가 어느 정도일지도 인간의 지능으로 유추가 가능할 것이다. 심지어 이 명령은 이례적으로 신약 성경에서 말씀 사역자· 목회자가 받는 보수를 논할 때도 비유로 인용돼 있을 정도이다. (고전 9:9, 딤전 5:18)

Posted by 사무엘

2023/05/11 19:35 2023/05/11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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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생태

1. 꿀벌 재앙

올해 봄은 잠시나마 우한 폐렴 확증자가 매일 수십만 단위로 폭증했었고, 거기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물가 급등, 그리고 강원도 산불 재앙 같은 암울한 소식으로 가득했다.

그런데 그때 스쳐 지나갔던 또 다른 불길한 소식은 꿀벌 전멸이었다. 꿀벌들이 별 이유 없이 떼거지로 폐사하거나, 나갔다가 감쪽같이 실종되어 돌아오지 않고 시체도 남기지 않았다는 것이다. 전국에서 꿀벌이 거의 100억 마리 가까이 없어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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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단순히 꿀의 생산량이 줄어드는 게 문제가 아니다. 꿀벌이 없으면 쟤들이 꿀을 모으면서 평소에 자연스럽게 수행하던 훨씬 더 중요한 일인.. 꽃가루 수분'이 이뤄지지 못하게 된다.
이러면 식물들이 열매를 못 맺고, 농사와 식량 생산에 엄청난 애로사항이 꽃피게 된다. 가뭄이나 홍수, 해충만이 농사를 망치는 게 아니다.

본인은 실내에서 호박 인공수분을 직접 해 보니 꿀벌의 존재감과 고마움을 그럭저럭 실감할 수 있었다. 꿀벌이 인류를 위해 하는 일의 양과 효율은 인력이나 기계로 절대로 대체할 수 없다..;;;;
글쎄 일부 작물에 대해서는 드론을 날려서 꽃가루를 뿌린다는데, 그걸로 과연 door-to-door 배달이 가능할까? 부디 이 현상이 부디 전지구적인 재앙으로 이어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꿀벌이 사라진 이유에 대해서 전자파로 인한 교란설 아니면 기상이변으로 인한 오판설이 나돈다. 그런데 기상이변??
작년 겨울과 올 3~4월 봄의 날씨는 아무런 이상 조짐이 없는 평범한 추위에 평범한 겨울 가뭄이었지.. 전국의 꿀벌들 수십억 마리가 떼거지로 실종될 정도의 기상이변 따위는 전혀 느낄 수 없었는데?

본인은 비록 동식물의 생태에 대해 모르긴 하지만 내가 느끼기에는 그랬다.
무슨 4~5월에 함박눈이 내린다거나, 지금이 예전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춥거나 덥다는 날씨 데이터 증거가 있긴 한가? 진짜 몰라서 질문을 던져 본다. 난 좀 수긍이 되지 않는다.

꿀벌이 사라진 원인이 완벽하게 규명되었고, 이건 일시적인 이변일 뿐이니 또 이런 일이 호락호락 생기지는 않을 거라는 보장이 있는지, 아니면 매스컴에서 쉬쉬하고 숨기는 게 있는지 정말 궁금하다.
이러다가 장거리를 비행하는 철새들도 길을 못 찾아서 엉뚱한 데서 얼어 죽는다거나 하지는 않을까 모르겠다.

2. 동물들의 이동 행로 관련 비극

  • 비행 곤충들은 밤에 달빛만 보고 무식하게 달려드는 놈이 많다. 그래서 인류가 만들어 낸 수많은 불빛들이 굉장한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광공해는 단순히 별을 보기 어렵게 만드는 것 이상으로 자연에 해를 끼치고 있다.;;
  • 육상 동물들은 산이 깎이고 도로가 놓이는 바람에 반대편으로 건너 가려다가 로드킬을 종종 당하곤 한다.
  • 댐이나 하구둑 때문에 연어가 강과 바다를 왕래하지 못하게 된다고 들었다.
  • 새는 비행기와 충돌하거나 엔진에 빨려 들어가서 자기도 죽고 비행기까지 박살 내곤 한다. 그리고 잘 날아다가다가 높이 솟은 투명한 방음벽에 부딪혀서 사망· 중상을 당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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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애벌레 완전변태의 위엄

배추흰나비의 한살이 같은 건 초등 자연 시간에 배우는 건데.. 유충이 성충으로 바뀌는 세부 과정은 본인도 지금까지 한 번도 제대로 생각해 보지 않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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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벌레는 번데기 안에서 녹아서 액체처럼 걸쭉해진다. (호흡 등의 필수 조직과 일부 세포를 제외한 나머지 부위는 전부!!)
  • 그 뒤 성충 형태로 재조립..
  • 뇌와 신경 조직이 완전히 새로 조직되었는데.. 성충은 애벌레 시절의 경험과 기억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다!! (애벌레 시절에 겪었던 전기충격 내지 냄새를 기억하고 회피)

우와~~!! 곤충의 "완전변태"를 겨우 올챙이가 개구리로 바뀌는 것 정도로 생각했다가는 큰코다친다.
금속 기계에다가 비유하자면, 그냥 기름치고 부품 교체하거나 분해 재조립하는 수준이 아니라..
용광로에 집어넣고 녹여서 새로 만드는 거나 마찬가지다..

물론 생체에서 이런 변태를 위해서는 엄청난 영양분이 필요하다. 가녀린 곤충 레벨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애벌레가 괜히 고농축 단백질 덩어리인 게 아니다. 커다란 척추동물이 저렇게 변이하는 건 현실에서는 불가능하고 스타크래프트 저그에서나 볼 수 있다.
(그나저나 요즘은 '변태'가 '변태성욕'의 준말로 너무 강하게 굳어진 감이 있다.. =_=;; )

4. 초식동물과 육식동물, 어류

진화의 관점에서 보면 식물이 생겨난 다음에 식물을 먹는 초식동물이 등장하고, 그 다음에 초식동물을 잡아먹는 육식동물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의존 관계에 따라 시간 순서가 정해지는 게 자연스럽다.

하지만 소화 메커니즘의 발달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육식이 초식보다 더 단순하다.
그리고 육상 동물보다 먼저 등장한 것으로 여겨지는 어류의 세계에서는 육식이 훨씬 더 보편적이다. 바닷속의 밑바닥에 무슨 해초 풀밭이 있다거나, 해초를 우적우적 뜯어먹는 소 같은 물고기가 있지는 않으니 말이다.;;
이런 걸 생각하면 육식과 초식의 선후 관계를 따지는 게 생각처럼 단순하지 않다는 걸 알 수 있다.

아.. 바다에서는 플랑크톤이 동물성/식물성으로 나뉜다. 심지어 대양에서 식물성 플랑크톤이 광합성을 해서 산소를 만드는 게 아마존 정글의 붙박이 나무들이 산소를 만드는 것보다 더 많다고도 그런다.
그리고 거대한 고래는 이런 플랑크톤들을 왕창 많이 흡입해서 그 큰 덩치를 유지한다. 이런 걸 보면 고래는 사자· 호랑이 같은 사나운 맹수보다는 하마· 코끼리 같은 대형 초식동물의 해상 버전에 더 가까워 보인다.

그리고 육식과 초식이라는 구분은 완전 절대무오 급의 특성 차이가 아니다.
초식동물이라도 굶주리고 있을 때 앞에 고기가 놓여 있으면 잘도 먹는다. 그리고 육식동물도 섬유질 풀까지는 아니어도 식물 과육 정도는 먹을 줄 안다.

야생에서 일어나는 일을 보면 단순 약육강식을 넘어서 굉장히 잔인· 잔혹한 일이 벌어질 때가 있다.
불가피한 상황에서 어미가 가망 없는 새끼를 그냥 버리는 정도를 넘어서 잡아먹는 것, 그리고 포식자가 다른 동물을 산 채로 그대로 배를 가르고 내장을 뜯어먹고, 심지어 임신 중이던 태아까지 끄집어내서 먹는 것 말이다.;;

하지만 이건 전적으로 생존 본능대로 하는 일일 뿐이니 알량한 인간의 윤리 잣대로 판단해서는 곤란하다.
악마 싸이코패스여서 사냥감을 산 채로 잡아먹는 게 아니다. 사냥하느라 너무 지쳐서 사냥감을 완전히 죽일 기력조차 없고, 힘들게 얻은 사냥감을 또 언제 빼앗길지 모르니 저렇게 허겁지겁 먹어치우는 것이다. 태아쯤이야 뭐 힘들게 사냥해서 덤으로 얻은 단백질 덩어리일 뿐이고..

성경에 따르면 하나님이 야생 동식물들을 챙기고 먹이가 있는 곳을 안내해 주신다고 한다(마 6:26; 시 104:21, 147:9). 시편, 그리고 예수님의 산상설교에도 언급돼 있다. 그리고 그 동물들은 신이 내려 준 본능에 충실하기 때문에 아무리 먹고 살기 힘들어도 그래도 번식도 하고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최대한 새끼들을 챙기기도 한다.

성경에는 미래에 땅의 저주가 풀리고 지상락원이 이뤄질 때, 육식동물들이 초식으로 돌아갈 거라는 예언이 있다. 그때 동물들이 생물학적으로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개인적으로 궁금하다.;;

5. 코끼리

오늘날 지구상에서 가장 거대한 육상 동물은 코끼리 중에서도 아프리카코끼리이다.
우리나라에도 부산, 대전 등의 대도시 동물원에 아프리카코끼리가 전시된 적이 있었지만 스트레스와 질병으로 인해 하나씩 폐사했다.

2008년 3월, 과천 서울대공원 동물원에 전시됐던 최후의 생존자 '리카'가 향년 29세의 나이로 죽음으로써 현재까지 국내 동물원엔 아프리카코끼리가 전무하다. 나머지 전시돼 있는 코끼리는 얘보다 약간 작은 아시아코끼리이다.

그런데 '리카'는 혼자 있으면서 외로웠는지.. 곁에 전시돼 있던 암컷 아시아코끼리인 '사쿠라'와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됐다. =_=;;
사쿠라는 그 당시 거의 40대 나이의 암컷이었고, 남편을 먼저 떠나 보낸 과부 상태였다. 동물원 관계자의 증언에 따르면 리카보다도 사쿠라 쪽에서 먼저 작업을 걸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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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그래서 2007년까지만 해도, 저렇게 리카와 사쿠라가 무슨 견우와 직녀마냥 서로 코를 부비면서 뜨거운 연애를 하는 모습이 종종 목격됐다고 한다!!

그러나.. 코끼리의 아시아 에디션과 아프리카 에디션은 '종'보다도 한 단계 위인 '속' 레벨에서 생각보다 큰 차이가 난다. 이종교배는 태어날 후세에게 위험했다.
(참고로, 산토끼와 집토끼도 '속'이 다름. 그런데 사자와 호랑이는 '종'이 다름. 멧돼지와 집돼지는 종보다도 작은 '아종' 레벨의 차이일 뿐.. 교배에 아무 문제 없음)

30여 년 전, 1978년엔 영국의 체스터 동물원에서 여차여차 하다 보니 딱 지금처럼 아프리카코.. 수컷과 아시아코.. 암컷 사이에서 잡종이 태어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 아이는 생후 겨우 10일째에 별 이유 없이 시름시름 앓다가 죽어 버렸다.
부검해 봐도 별다른 징후가 없었고, 그냥 잡종 태생으로 인한 선천적 면역 체계 문제만이 원인으로 지목될 뿐이었다.
일반적으로 근친상간이 유전적 다양성의 결여 때문에 위험하다고 여겨지는데, 이종교배도 뭔가 다른 방향으로 유전적으로 위험한가 보다.

이런 이유로 인해 서울대공원에서는 이 리카와 사쿠라를 합사시키고 엮어 주지 않았다.
리카는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을 하다가 저 사진이 찍힌 지 1년이 채 지나기 전에 죽었다.;; 사쿠라는 2010년대까지 살아 있는 근황이 검색되는데, 지금은 어찌 됐는지 모르겠다.

6. 나머지

지구상의 동식물들이 한 종이 일방적으로 잡아먹히기만 해서 멸종하거나, 한 종만 왕창 불어나서 난리 나지 않고 그럭저럭 생태계가 유지되는 것 말이다. (인간이 개입해서 망쳐 놓는 것 말고 자연 그대로 있을 때) 이건 우주의 천체들이 중력으로 인한 인력만이 존재하는데 이리저리 한 덩어리로 붙어 버리지 않고 질서정연하게 도는 것만큼이나 우연히 되는 일은 아닌 것 같다.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은 허구에 가깝지만, "생태계의 보이지 않는 손"은 진짜 있는 것 같다.

  • 그러고 보니 물고기들은 눈꺼풀이 없고 눈을 깜빡이지를 않는구나..;; 고래도 그런가?
  • 오리-거위-고니(백조)와 왜가리-학(두루미)은 은근히 구분이 잘 안 된다.;;
  • 사자-호랑이-표범(적응력)-재규어-퓨마-치타(달리기 속도) 이런 걸 보니 퀵-병합-힙-셸 같은 O(n log n)짜리 정렬 알고리즘이 나열되는 것 같다.;; 하긴 한때 애플에서 맥OS의 코드명을 저렇게 고양잇과 맹수들로 지은 적이 있었다.

Posted by 사무엘

2022/10/11 08:36 2022/10/11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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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한 동물들 -- 조류 위주

생물 중에는 과거에는 존재했지만 현재는 멸종해서 없어진 품종이 있다.
무슨 고생대의 아노말로카리스나 중생대의 공룡, 신생대의 매머드처럼 너무 옛날 생물 말고, 인류와도 공존하던 중에 멸종한 놈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신대륙에서 날지 못하는 조류(새)의 멸종 사례들이 굉장히 인상깊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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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모아: 타조보다도 덩치가 더 큰 새였으며, 유럽 백인들이 멸종시킨 건 아니라는 것(마오리 원주민들이 훨씬 더 전인 16세기쯤에 멸종시킴..??), 무슨 봉황 정도로 까마득한 판타지 같은 새가 아니면서 문명인이 실물을 본 적이 없다는 것 때문에 심상이 무척 독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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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도도: 날지 못하고 알도 하나씩밖에 못 낳는 주제에 습성도 인간을 너무 두려워하지 않을 정도로 순진했다. 이 때문에 백인 개척자들의 남획과 생태계 교란, 서식지 파괴의 직격타를 받아 18세기(1700년대) 말쯤에 싹 멸종했다. 이때는 안타깝지만 지금 같은 자연 보호 동물 보호 같은 관념이 사람들 사이에 존재하지 않았으며, 뱃사람은 특히 더욱 억세고 험악한 성향의 사람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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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큰바다쇠오리: 시꺼먼 색깔에 눈 주위에 허연 무늬가 있는 건 범고래를 닮았는데.. 도도와 비슷한 처지로 인해 19세기인 1840년대에 사실상 멸종했다.
원래 '펭귄'이라는 단어는 얘를 가리키는 단어였는데 정작 얘는 멸종해 버리고, 비슷하게 생긴 다른 개체가 남극에서 발견되면서 쟤들이 '펭귄'이라는 이름을 물려받았다. 개인적으로 제일 불쌍하고 안타까운 멸종 사례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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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여행비둘기: 얘는 위의 새들과는 달리 비행 가능한 놈이다. 한때 북미 대륙에서 하늘을 새까맣게 뒤덮을 정도로 엄청난 개체수를 자랑했고 돌멩이를 아무 데나 던져도 잡을 수 있던 녀석들이지만.. 이를 능가하는 무분별한 남획으로 인해 기어이 멸종하고 말았다. 소수가 된 뒤부터는 번식이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동물원에서 마지막 개체가 번식에 실패하고 죽었기 때문에 정확한 멸종 일시와(1914년 9월 1일) 박제 기록이 전해진다.

Posted by 사무엘

2022/02/19 08:34 2022/02/19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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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귀여운 새끼 사자

동물과 관련하여 혼자 보기 너무 아까운 유튜브 영상이 있으니 이것부터 같이 보도록 하자. (☞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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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사자 새끼가 너무 귀엽지 않은가? =_=;;
꺄옹~ 꺄옹~ 이렇게 울면서 혼자 돌아다니다가.. 엄마인지 누나인지가 쓰다듬어 주니 좋아서 꺄르르~ 웃는다. 말 못 하는 짐승한테도 이런 지능과 감성이 있는가 보다.

하지만 (1) 변온동물 내지 (2) 표정 변화나 발성 능력이 없는 동물, (3) 심지어 헤모글로빈 기반의 빨간 피가 흐르지 않는 동물 정도 되면 딱히 이런 면모가 느껴지지 않는다. 이런 것들은 인간이 잡아먹거나 죽이는 것에도 상대적으로 부담을 덜 갖게 되는 듯하다. 어류나 곤충 같은 것 말이다.

2. 개고기와 돼지고기

본인은 잔인한 동물 학대에는 물론 반대 소신이지만, 그렇다고 개가 애완견 금수저와 식용 흙수저 품종이 따로 나뉘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니, 애초에 식용으로 도축되고 있는 수많은 소, 돼지, 닭들을 두고서 개를 잡아먹는 것만 특별히 잔인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가령, 소조차도 자기가 도살장으로 끌려간다는 걸 인지하고 스트레스 받고 울부짖을 정도의 지능이 있음이 주지의 사실이다. 소의 두뇌가 진짜로 소대가리(?) 수준인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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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ven vs hell이라고 일컬어지는 어느 짤방.. ㄲㄲㄲㄲ)

개고기는 역사적으로 보신탕, 영양탕, 사철탕 같은 다양한 위장 명칭으로 불려 왔다. 하지만 2010년대를 넘긴 이 시점에는 개고기는 명백히 사양 산업이 됐음을 부인할 수 없다.
애완견으로도 모자라서 반려견 이러는 추세와 역행하는 대외 이미지, 마이너한 수요로 인한 높은 단가, 다른 수많은 대체 보양식들의 증가 등의 이유로 인해.. 굳이 개고기 반대 운동이나 강제적인 금지 조치가 없이도 대세가 저절로 이렇게 흘러간 것이다. 개고기를 팔던 기존 식당들은 폐업하거나 감자탕, 삼계탕, 흑염소 같은 다른 메뉴로 전환하게 됐다.

글쎄, 동서고금을 통틀어 우리나라만 유독 개를 즐겨 잡아먹었던 걸까?
하지만 정작 우리나라에서 개고기는 합법화된 적도 없고, 반대로 법으로 금지된 적도 결코 없다. 합법화를 하면 개고기를 제조, 유통, 조리하는 절차에 법적 기준이 생겨서 개고기를 더 안전하게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러면 "대한민국은 개 잡아먹는 나라라고 법에도 당당히 명시돼 있소"라고 동네방네 광고(?)하는 민망한 효과도 같이 난다. 이거 무슨 공창이나 마리화나를 합법화하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그리고 개고기가 엄청 대중화되고 수요가 늘어서 대량 생산으로 단가를 낮추지 않는 한, 업계에서 법이 요구하는 조건을 충족시키느라 개고기의 가격이 더 상승하게 될지도 모른다.

한편, 이런 개고기와 달리 고래고기는 애완동물과 무관한 영역이기 때문에 잔인하다는(?) 논란은 없다. 단지, 멸종 위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사냥 금지 조약이 맺어졌을 뿐이다. (개는 반대로 멸종 걱정은 없고..)
오늘날 고래 사냥이 많이 없어지고 고래가 이 정도라도 살아난 건 환경 보호 운동 때문이 아니라 산업용 고래고기의 저렴한 대체제가 많이 개발되어 굳이 고래를 잡을 필요가 없어진 덕분이다. 이 역시 과학 기술의 힘이다.

기름 말고 고래고기도.. 개고기와 비슷하게 요즘은 인기가 시들고 한물 가고 있는 것 같다.
국내에서는 포획이 아니라 우연히 자연사· 사고사한 고래의 사체를 득템한 것만 발견자의 임의 처분이 허용된다. 이 고래가 포획된 게 아닌지 검사하는 데도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시중에 합법적으로 유통된 고래고기라면 애초에 막 신선한 상태일 수가 없다. 그렇잖아도 고래고기가 무슨 참치회 급의 별미인 건 아닌데 이런 시간 오버헤드가 추가되기 때문에 맛이 더 없어진다.

내 경험상 고래고기와 개고기는 모두 그냥 그럭저럭 먹을 만은 했다. 일부러 찾아가며 먹을 정도의 가성비는 아니고..

3. 덩치와 신체 구조

사자의 수명이 겨우 10~15년 남짓밖에 안 된다니 무척 의외이다. 30년 가까이도 사는 초식 동물에 비해 수명이 턱없이 너무 짧아 보인다.
초식 동물은 한가롭게 풀이나 뜯다가 가끔 맹수에게 쫓길 때에만 잠시 죽어라 도망치면 된다. 그러나 이런 육식 맹수들은 사냥이 일상인 게 포식자의 입장에서도 극도의 스트레스와 체력 소모를 유발하며, 그게 명도 더 재촉한다고 한다.

하긴, 초식 동물 중에는 코끼리처럼 1톤이 넘는 체중과 체구를 자랑하는 놈도 있다. 하지만 육식은 사자 같은 대형의 성체라도 200~300kg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
날렵하게 사냥을 해야 하는 육식 동물이 코끼리처럼 크고 무거웠다간.. 필요한 식사량 대비 사낭 능력이나 생태계의 먹이 제공 능력이 도저히 감당이 못 됐을 것이다. 더구나 공룡 같은 파충류보다 대사량이 훨씬 많은 포유류가 말이다.

고래만 해도 살육을 즐기는 깡패 범고래는 고래들 중에 작은 축에 속한다. 진짜 초월적인 덩치를 자랑하는 대왕고래 같은 건 플랑크톤만 흡입한다는 걸 생각해 보자.

현실의 동물은 지능이 인간보다야 부족하기 때문에, 인간처럼 불과 도구를 활용하거나 주변의 돌멩이를 집어 던지지도 못한다. 이건 신이 짐승이 인간보다 더 크고 무겁고 힘 세고 빨리 달리고 날카로운 이빨과 털가죽을 가졌을지언정, 인간의 특정 능력은 절대로 따라 하지 못하게 전투력 밸런스 조정을 한 것 같다.

동물 내지 이에 준하는 각종 괴물이 입을 다문 상태에서도 평소에 툭 튀어나와 있는 공격용 이빨을 '엄니'라고 부른다. 어금니와는 전혀 다른 개념.. 코끼리의 엄니는 워낙 독특하기 때문에 '상아'라고 따로 부르는 편이다.
코끼리는 상아가 있고 코뿔소는 말 그대로 뿔이 달려 있다. 코끼리의 상아는 윗니이지만 멧돼지의 엄니는 아랫니이다.

4. 바퀴와 다리

바퀴는 인류의 육상 수송 효율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린 위대한 발명품이라고 여겨진다. 그 바퀴가 효율이 완전 극대화될 수 있도록 더욱 고도화된 육상 교통 시스템이 바로 철도이기도 하다.
바퀴 내지 차축은 본체와 분리되어 혼자 무한히 뱅글뱅글 돌 수 있어야 하는데, 이런 건 생체로는 구현할 수 없고 기계로만 가능하다. 단적인 예로 인간, 아니 그 어떤 동물이라도 모가지가 360도나 심지어 두 바퀴(!!)씩 뱅글뱅글 돌 수는 없다는 걸 생각해 보자..;;;

그렇기 때문에 바퀴는 자연 현상이나 생물 생태를 전혀 참조하지 않고 철저하게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물건이다. 바퀴, 그리고 볼트와 너트(나사) 이런 게 뭔가 생체와 기계의 구조적인 차이를 만들어 낸다는 게 무척 신기하다.
다만, 바퀴도 만능은 아닌지라, 지형이 조금이라도 메롱인 곳 내지 경사가 급한 곳에서는 신이 창조한 동물의 다리에 비해 효율이 급격히 떨어지게 된다. (무한궤도는 험지에서 바퀴의 약점을 좀 보완해 주긴 하지만.. 걔도 다른 단점과 한계가 있음)

우리나라에서는 6 25 사변 당시에 전쟁 물자를 나르기 위해 자동차나 수레가 아니라 다리 달린 인간 지게꾼이 여전히 동원돼야 했다. 산길의 상태가 워낙 개판이었기 때문이다.
다리 달린 사람이나 동물은 길이 아스팔트 포장이건, 비포장 돌밭이건 진행 속도에 차이가 거의 없지만 바퀴는 그렇지 않다.

특히 울퉁불퉁하고 장애물투성이인 산 속 숲속에서는... 인간이 아예 헬리콥터라도 타고 날아간다면 모를까 육상 교통수단으로는 네 발 달린 산짐승보다 더 빨리 달리는 게 오늘날의 기술로도 불가능하다~! 비슷한 맥락에서 포장되지 않은 험한 모래밭 자갈밭 사막에서 낙타의 수송 효율을 능가하는 육상 교통수단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 다리라는 건 반대로 기계로 구현하기가 생각보다 매우 까다롭고 어려운 물건이다. 특히 이족 보행은 더욱 말이다. 다리 달린 로보트라는 게 괜히 쌍팔년도 SF물 소재로만 반짝 부각됐다가 사라져 버린 게 아니다.

이 지구에 존재했거나 현존하는 척추동물 이상 등급의 육상 동물들은 아무리 덩치가 크고 무거워도 다리가 4개보다 더 많지는 않다. 자동차 트럭만 해도 초대형은 축(바퀴)이 더 장착되곤 하는데, 신이 다리를 대책 없이 마구 추가로 장착하지는 않으신 셈이다.
다리가 6개 이상으로 왕창 많은 건 곤충이나 그에 준하는 장르로 한정된다(거미, 지네..). 얘네들은 징그럽게 생겼지만 그래도 덩치가 크지 않고 인간이 밟아서 죽일 수 있을 정도의 체급이다.

그러고 보니 조류들은 앞발이 날개 역할을 하다 보니 이족보행을 한다. 하지만 인간 같은 직립보행까지 만족하는 놈은 펭귄이 거의 유일하다. 그 대신 얘는 헤엄만 가능할 뿐, 날지는 못한다.
그리고 다리가 아예 없는 뱀은 꽤 예외적인 경우에 속한다.;;; 오해하기 쉬운데 뱀도 엄연한 척추동물이다.

5. 병거와 기병

바퀴와 다리라고 하니까 이것도 생각나는구나.
고대 이집트니 로마 제국이니 하던 엄청 먼 옛날에는 군용 무기 중에 병거(chariot)라는 게 있었다. 공격 무기를 든 병사와, 말을 조종하는 마부 2인조가 큼직한 마차가 아니라 손수레 비슷하게 생긴 물건에 탑승하고, 그걸 2마리 이상의 말이 끌고 열나게 달리는 것이다.

이게 요즘으로 치면 탱크나 마찬가지인 엄청 비싸고 위압적인 병기였다. 그래서 좀 옛스러운 용어를 동원하자면, 탱크와 병거가 모두 '전차'라고 불릴 정도이다. 병거는 성경에도 엄청 자주 등장하기 때문에 교회 다니는 사람한테는 친숙하다.

하지만 수송용 장갑차처럼 마차에다가 병력을 실어 나르는 것도 아니고, 냉병기 전투를 말이 끄는 수레에 탄 채로 하는 건.. 기병 한 명이 말에 직접 타고 싸우는 것에 비해 효율적이지 못했다. 병거가 현대의 탱크처럼 탑승자를 완전히 보호라도 해 주는 것도 아니니 나은 구석이 전무하다.

병거가 완전히 도태한 건 인간을 태우고 달릴 수 있을 정도로 큰 말이 품종 개량을 통해 개발되고, 안장과 등자처럼 간단하면서도 안전한 말 탑승을 보장해 주는 획기적인 도구가 발명된 덕분이다. 그래서 성경에서도 모세와 엘리야 시절에는 병거가 나오는 반면, 미래를 다루는 계시록에는 '말 탄 자 4명'으로 묘사가 바뀐다.
병거 탑승과 말 직접 탑승의 차이는 트럭과 트레일러의 차이와도 비슷해 보인다.

6. 나머지

(1) "사자와 호랑이가 싸우면 대체로 누가 이기냐? 누가 더 강하냐?" 이건 "캐리어와 배틀크루저가 붙으면 누가 이기냐(스타), 사이버데몬과 스마마가 붙으면 누가 이기냐(둠;;)"와 비슷한 문제인 것 같다. 생산 비용과 시간, 컨트롤 여부, 개체수 같은 정말 다양한 조건과 변수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단편적인 비교가 몹시 난감하다.
사자와 호랑이도 비슷한 상황이지 싶다. 현실에서는 둘은 서식지가 일치하지 않아서(초원 사바나 vs 산악 지대) 서로 한데 마주칠 일 자체가 별로 없다.

(2) 심해어가 거의 외계 생명체 급으로 정말 생뚱맞고 기괴하게 생긴 것은 달 탐사선이 통상적인 비행기· 대기권 로켓과 전혀 다르고 기괴하게 생긴 것과 비슷한 맥락으로 볼 수 있겠다. 항공역학적인 면모를 고려해야 할 필요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심해어 역시 햇볕을 쬐며 사는 통상적인 동물의 특성을 지녀야 할 여지가 없으니 그런 모양인 것이다.

지구 안에서는 정말 상상도 못 할 극한 환경에도 저런 생물이 존재하는 반면, 지구 바깥 우주에는 지금까지 엄청난 설레발들이 난무했음에도 불구하고 생명이 존재하는 것으로 검증된 사례는 아직까지 전무하다.

Posted by 사무엘

2022/01/06 08:36 2022/01/06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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