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자동차 쏘나타

‘쏘나타’(Sonata)는 음악 용어인 동시에 한국에서 가장 오래 현역으로 살아 있는 국산 승용차 브랜드이기도 하다. 주행을 마치 음악 연주처럼 조화롭고 우아하게 예술의 경지로 소화해 낸다는 뜻을 담은 작명이리라. 제작사는 현대 자동차이다.

외래어 표기법 FM대로는 ‘소나타’라고 적어야 맞으나, 잘 알다시피 ‘소나 타(고 다녀라)-_-’라는, 자동차에게는 심히 굴욕적일 수 있는 개드립을 의식해서인지 공식 한글 표기를 ‘쏘나타’라고 바꿨다.
아니, 실제로 옛날엔 경쟁사인 대우의 김 우중 회장이 그런 언어유희로 쏘나타를 디스한 적이 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그로부터 20년 뒤, 대우의 경쟁 차종인 로얄 살롱/프린스 시리즈는 깨끗이 사라진 반면, 쏘나타는 건재하다.

승용차는 뒷부분에 차명 엠블렘이 관례적으로 부착되어 있는데, “쏘나타의 엠블렘에서 첫 글자 S를 떼서 갖고 있으면 서울대에 붙는다”라는 웃기지도 않은 도시전설이 나돌았나 보다. 그래서 특히 학교에서 교사가 세워 놓은 차의 엠블렘이 졸지에 ‘쏘나타’에서 ‘오나타’(ONATA)로 전락하는 경우가 있었다. 이 때문에 21세기에 출시된 후속 모델은 한 글자만 떼어 갈 수 없게 엠블렘이 일체형으로 바뀌었다는 후문이 나돈다.

본인이 이걸 보고 떠오른 건, 이 상 시인의 ‘오감도’이다. 쏘나타에서 글자 하나를 떼어내서 오나타가 되었는데, 이처럼 오감도는 잘 알다시피 건축 용어인 ‘조감도’(鳥瞰圖)의 한자에서 한 획을 떼어내서 오감도(烏瞰圖)로 바꾼 것이다. (잘 알다시피 작가는 문과 출신도 아니고 건축 공학 전공의 공돌이로, 시에다가 ‘가역반응’이라는 단어를 쓰기도 했다.) 그렇게 글자를 변개하여 뭔가 2% 빠진 듯한 cripple을 만듦으로써, 장조에서 단조로, 완전 연소에서 불완전 연소로 바뀌는 것 같은 그리 불안하고 각박하고 즐겁지 못한 분위기를 연출한 셈이다.

얘기가 옆길로 좀 많이 빗나갔으니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면, 쏘나타는 잘 알다시피 현대 자동차가 개발하여 판매하는 중형 세단 승용차이다. 기아 자동차의 K5, 그리고 르노삼성의 SM5가 동급 차량으로 쏘나타하고 경쟁하는 구도이다.

그러나 오늘날은 쏘나타가 오히려 같은 회사에서 만든 아반떼와 그랜저 사이의 콩라인으로 전락한 면모도 있다. 안 그래도 기름값도 비싼데 아반떼 같은 더 작은 차를 장만하거나, 아니면 돈 약간만 더 보태서 더 크고 간지 나는 그랜저를 사고 말지, 쏘나타는 이도 저도 아닌 신세가 되었기 때문이다. 21세기의 트렌드인 양극화의 손길이 자동차에까지 뻗친 것 같다.

최초의 쏘나타는 그랜저보다 1년 남짓 앞선 1985년에 출시되었다. 이때는 외형이 스텔라하고 별로 다를 게 없었다. MS 개발툴로 치면, 비주얼 C++ 1.0이지만 여전히 전신인 MS C/C++ 7.0스럽던 시절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겠다.

쏘나타다운 고유 모델이 처음으로 나온 건 1988년. 바로 이것이다. 본인은 아직도 쏘나타 하면 이 모양을 가장 먼저 떠올린다. 엑셀보다 더 크고, 특히 바퀴의 휠 모양이 저렇게 생긴 게 쏘나타의 고유 외형이다. (사진 출처: 위키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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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1991년 초에 외형이 더 매끄러워진 뉴 쏘나타가 나오고 1993년에 쏘나타 2(II)가 나왔는데, ‘뉴’와 2는 외형이 서로 비슷한 편이었다. 그리고 1995년에는 쏘나타 3이 나왔다. 3은 뒷부분의 붉은 램프의 디자인이 기존 쏘나타들에 비해 좀 파격적으로 바뀌었다.

1998년에 나온 EF 쏘나타는 램프 모양을 포함해 외형이 예전 모델보다도 더욱 알록달록 동글동글해졌다. 은근히 그랜저 같은 고급스러운 맛까지 느껴졌다. 이런 디자인은 2001년에 나온 뉴 EF 쏘나타도 물려받았는데, 헤드라이트에 원이 두 개인 듯한 파임이 들어가서 고급스러운 느낌이 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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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에 나온 NF 쏘나타는 예전 모델들에 비해서는 다시 각진 느낌으로 돌아간 듯하다. 사실은 너무 오랫동안 우려먹은 쏘나타라는 브랜드도 다른 걸로 대체할 생각이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쏘나타로 회귀한 거라고 한다.

2007년는 마이너 업그레이드 버전인 쏘나타 트랜스폼이 나왔다. NF와 생김새가 거의 같지만 앞의 헤드라이트의 크기가 더 커지고 라디에이터 그릴의 모습도 살짝 달라졌다. 아래 그림에서 오른쪽이 NF 오리지널, 왼쪽이 트랜스폼이다. 구분할 수 있으시겠는가? 전동차로 치면 1차 도입분과 2차 도입분 사이에 생긴 미묘한 차이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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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오늘날 쏘나타의 최신 모델은 잘 알다시피 2009년에 출시된 YF이다. 쿠페 스타일의 날렵한 외형은 역대 쏘나타들 중 가장 과감하고 참신한 디자인이 아닌가 싶으며, 개인적으로 무척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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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아반떼 MD(2010년형)와 그랜저 HG(5세대 2011년형)하고 좀 닮은 건 사실이다. 다들 비슷한 컨셉으로 디자인돼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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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나타의 역사를 통해 현대 자동차의 엔진 기술의 발달사도 엿볼 수 있다. 격투기의 체급이 체중에 따라 나뉘듯 자동차의 체급은 배기량으로 얼추 분류가 가능한데, 중형차에 속하는 2000cc만 예로 들자면 스텔라의 후속 모델이던 1985년형 쏘나타가 엔진 최대 출력이 110마력이었다.

그러던 것이 SOHC 대신 DOHC 엔진이 장착되면서 뉴 쏘나타에서는 동일 배기량으로 137마력이 나오기 시작한다. 그 후 쏘나타 2(146마력)를 거쳐 쏘나타 트랜스폼에서 150마력대에 도달하고, 신형 YF 쏘나타의 2000cc 기본 모델은 이미 165마력을 찍었다. 그러면서도 연비는 오히려 미미하게 더 좋아졌다.

하긴, 옛날에 1세대 그랜저가 3000cc 최고급 모델의 최대 출력이 161마력이었으니 기술이 발달한 것임은 분명하지만, 그건 SOHC 방식만으로 낸 출력이었다. SOHC와 DOHC의 차이는 컴퓨터로 치면 싱글과 듀얼 코어의 차이요, 생물로 치면 심방/심실의 수의 차이로 볼 수 있으려나 모르겠다.

원래 YF 쏘나타는 예전 모델들이 그랬던 것처럼 고급형 2400cc 모델도 있었다. 그러나 그건 얼마 못 가 명이 끊겼다. 위로는 그랜저 2400cc (쏘나타에게는 높은 사양이지만 그랜저에게는 낮은 사양)와 경쟁하는 구도가 되면서 완전히 밀렸고, 아래로는 너무나 성능이 좋은 2000cc 기반 쎄타 II GDI 터보 엔진이 개발되면서 2400cc 모델의 존재의 의미를 지워 버렸기 때문이다.

YF 쏘나타 2.4는 난 지금까지 딱~ 한 번 봤다. 2400cc 모델은 그랜저처럼 뒷부분의 배기구 머플러가 좌우에 쌍으로 두 개 달려 있다.

2011년에는 YF 쏘나타의 하이브리드 모델이 출시되었는데 대표적으로 앞의 라디에이터 그릴의 모양이 더 단순하게 바뀌었다. 하이브리드인 덕분에 공인 연비가 21km라고 하는데, 옛날에 그 작고 열악한 티코의 최저 사양 연비가 24.1km(자동도 아니고 수동)였다는 걸 생각하면 엄청난 경제성이 아닐 수 없다.

하이브리드 차량은 전기로 달릴 때면 너무 조용한 나머지 주변 사람들이 자동차 소리를 못 들어서 위험에 빠질 수가 있기 때문에, 일부러 자동차 주행 소음을 만들어 주는 장치가 있다고 한다. 그리고 아무래도 디젤 전기 기관차처럼 내연 기관과 전동기가 모두 달려 있다 보니, 더 무겁고 엔진 부품이 더 복잡하고 유지 보수 비용도 더 드는 건 감안해야 할 점이다.

쏘나타, 앞으로 몇 년 뒤엔 또 어떤 모델로 변모할지 궁금해진다.
난 어렸을 때 뒷좌석의 중앙에 팔걸이를 내릴 수 있는 차를 보고 굉장히 고급스럽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쏘나타에는 그런 게 있는지 모르겠다.
고급 승용차와 관련된 잡설을 몇 개 추가하며 글을 맺는다.

1. 한때 그랜저는 한국 최고의 고급차의 대명사로 통용되었다. 그 각그랜저의 위엄은 정말! 허나 지금은 그냥 준대형차 수준으로 옛날에 비해서는 굉장히 보급형 세속(?) 모델로 격이 낮아졌으며, 이젠 그랜저 택시까지 있을 정도이다. 이건 마치 새마을호의 위상의 변화를 보는 것 같다. 서울-대전-대구-부산만 찍던 도도한 열차가 지금은 흠.. 그래도 둘 다 현실적인 격은 좀 낮아졌을지언정 그 상징적인 의미는 변함없다.

2. 그랜저보다 더 고급인 레알 대형 차량으로 현대 자동차가 만들고 있는 차는 잘 알다시피 제네시스와 에쿠스이다. 둘은 외부에 현대 자동차 엠블렘조차도 있지 않아서 언뜻 보기에 외제차 같은 인상을 준다. 연비가 10km도 안 되는 3000~5000cc급 대형차들은 그야말로 기름 먹는 하마이며, 진짜 재벌이나 사장님들이나 타고 장군· 장관들 관용차로나 쓰일 법하다. 5명밖에 못 타는 승용차 주제에 최대 출력은 45인승 버스의 그것을 능가한다.

Posted by 사무엘

2012/03/13 08:20 2012/03/13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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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yn 2012/03/13 09:05 # M/D Reply Permalink

    위상변화 얘기 하시니 던파가 땡긴다는 (...)

  2. 소범준 2012/03/13 13:11 # M/D Reply Permalink

    그 구닥다리(!!) 티코가 엄청난 경제성을 보유하다니!!


    가히 넘사벽을 직접 촉감해 보고 나올 수 있는 느낌이 드는군요.;;

  3. 사무엘 2012/03/13 20:00 # M/D Reply Permalink

    Lyn: 우와, 기묘한 연결이군요 ㅋㅋㅋㅋ

    소범준: 진짜 가볍고 빈약한 차였기 때문에 그때 저런 연비가 나왔죠.
    티코도 풀옵에 특히 자동 변속기 차량은 공인 연비가 18km대로 곤두박질쳤었습니다.
    그 반면에 오늘날의 하이브리드는 무겁고 비싼 기술이다 보니, 반대로 고급차의 연비를 끌어올려 주는 옵션으로 들어가는 경향이 있죠.

    1. 소범준 2012/03/14 22:03 # M/D Permalink

      전혀 생각하지 못한 결과군요.

      그렇담 고속도로를 서울에서 부산까지 주욱 달려본 결과는 어떨까요..?(그것도 쏘나타를 비롯한 다른 차종들 대비했을 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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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엔진 발달사

자, 오늘은 컴퓨터도, 철도도 아닌 자동차 얘기나 좀 해 보자.

본인은 대학 시절에 철덕이 된 것과는 아주 대조적으로, 초딩 시절엔 자동차에 관심이 아주 많았다. 아놔 자동차 운전이나 구매하고는 전혀 관계 없는 연령대인데. ㅋㅋㅋ
1990년대 초반엔 월간 <자동차생활> 잡지의 애독자였다. 뉴그랜저가 소개된 1992년도 10월호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덧붙이자면, 1991년에는 쌍용 자동차에서 외국의 어느 자동차 회사와 계약하여 칼리스타라는 클래식 스타일의 자동차를 만든 적이 있다. 그러나 그 차는 너무 매니악한 컨셉이어서 소비자로부터 외면받고 깔끔하게 망했었다. -_-;;

뉴그랜저 이전의 그랜저 초기 모델은 이미 아시는 분도 있겠지만 일명 1986년형의 각그랜저로, 현대 자동차가 일본의 미쓰비시와 공동 개발하여 제각기 자국에서는 다른 이름으로 판매했다. 맨처음에 개발된 건 2000cc짜리 모델이었으나, 엔진 출력이 더욱 강화된 2400cc도 나오고 나중에는 최종 완전체인 V6 3000cc까지 등장했다.

그 당시에 현대 자동차가 개발한 가장 강력한 휘발유 엔진은 그랜저 V6에 탑재된 6기통 3000cc 최대 출력 161마력짜리 엔진이었다. 그 다음으로 스쿠프 터보의 엔진이 최대 출력 135마력인가 했다. 본인, 어렸을 때 스쿠프의 날렵한 디자인을 무척 좋아했다. ^^

내 기억이 맞다면, 그랜저의 그 최고봉 엔진은 나중에 갤로퍼에서 다시 쓰였다.
옛날에는 오늘날의 4륜구동 SUV 차량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지프(Jeep) 형태의 차가 있었고 그 대표적인 브랜드가 바로 쌍용 자동차의 코란도였다. 메이커별로 특정 종류의 차만 생산할 수 있다는 자동차 산업 합리화 정책이 폐지되면서 봉고만 만들던 기아 자동차에서도 프라이드 같은 승용차를 만들었고, 현대 자동차에서도 봉고의 아성에 도전하려고 포터(트럭), 그레이스(승합차)를 만들었다.

그런 차원에서 현대는 코란도와 비슷한 위상의 갤로퍼라는 지프? SUV형 차량도 만들었는데. 이 차는 처음에는 일반 디젤에서 터보 디젤 엔진(최대 출력 85마력) 모델만 만들다가 나중에 그랜저 V6와 동일한 161마력짜리 휘발유 엔진 차량도 출시했다.
이게 내 기억의 전부이다. 다만, 뉴그랜저는 나중에 3500cc급까지 출시하면서 200마력이 넘는 엔진도 선보였지 싶다.

1990년대에는 자동 변속기는 꽤 비싼 선택사양이었고, 중형차 이상부터나 4단이지 엑셀· 르망· 프라이드 같은 서민용 차량의 자동 변속기 중에는 3단짜리도 있었다.
ABS 브레이크나 에어백 같은 건 최하 중형 이상, 고급 승용차에서나 볼 수 있었다.

그랬는데.. 그로부터 거의 15~20년 뒤, YF 쏘나타의 스펙을 우연히 보면서 본인은 무척 놀랐다.
세타 2 엔진은 4기통에 배기량도 겨우 2000cc밖에 안 되는데 최대 출력은 163마력..;; 그리고 6단 자동 변속기.
그러면서 평균 연비는 리터 당 13km는 나온다..;;
참고로 초창기 그랜저 V6 최고급 모델의 연비는 리터 당 8km대였다. -_-

이런 스펙은 확실히 1990년대에는 상상할 수가 없었다. 최소한 국산차 중에서는 말이다.
몇 가지 잣대만 비교해 봐도, 너무 당연한 말이지만, 확실히 기술이 발전한 게 느껴졌다.
환경과 경제성 문제도 있고 해서 요즘은 저배기량 고효율 엔진이 트렌드인 듯하다.
20세기 초에 유럽· 미국 같은 자동차 선진국에서는 4000cc~6000cc짜리 차가 유행이었다. 그러고도 성능은 당연히 지금 차보다 더 구렸다. ^^;;

힘이 좋아서 그런 걸까? 이런 차는 딱히 오르막을 고속으로 오른다거나, 노란불이 켜진 교차로를 빨리 통과하려고 페달을 세게 밟는다거나 하지 않는다면, 어지간히 밟아도 엔진 타코미터가 2000rpm을 넘어갈 일이 별로 없었다. 예전에는 이런 엔진 회전수는 버스처럼 원래 회전수가 낮은 디젤 엔진 차량에서나 볼 수 있었다.
엑셀 같은 차는 2000~3000rpm 사이가 기본. 뭐, 그렇다고 해서 자동차의 엔진 회전수가 아예 오토바이의 엔진 회전수에 비할 바는 아닐 것이다.

내가 옛날의 자동차 스펙이 어땠는지를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요즘 자동차가 확실히 많이 발전했다는 걸 더욱 절실히 느낀다.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만, 매연과 진동 때문에 언제까지나 대형 차량의 전유물일 것만 같던 디젤 엔진이 그레이스 같은 소형 승합차에 이어 승용차에까지 영역이 확장된 걸 생각해 보자. 이 역시 기술 발전의 결과물이라고밖에 볼 수 없을 것이다.

그래도 디젤 차량은 엔진 소리가 휘발유 엔진만치 마냥 조용하지는 않으며, 액셀을 밟아 보면 '그르릉~'하는 특유의 묵직한 저음이 들린다. 사실, 자동차들의 엔진 소리 자체가 소음기(muffler)가 많이 줄여 준 결과물이긴 하다만. 소음기를 떼어내면 자동차도 오토바이처럼 '구웅~ 터덜터덜'...;;; 꽤 인상적인 노이즈가 그대로 들릴 것이다.
중형 버스라든가 약 2.5톤~5톤 이상의 트럭부터는 엔진 소리가 남자 목소리처럼 거칠고 낮고, 그보다 작은 차는 어린이나 여자 목소리 같은 tone이다. ^^;;

자동차 회사를 먹여 살리느라 엔진 기술 개발하는 기계공학 엔지니어들은 연구소에서 정말 월화수목금금금 공밀레 공밀레~ 하면서 갈려들어갔을 것이고.. 영업 사원들도 어떻게든 차 한 대라도 더 팔고 실적 쌓으려고 스트레스 딥다 받으며 지내지 싶다. 어느 분야든 먹고 살기란 참 만만찮다.

끝으로, 다음은 글 쓰면서 문득 생각해 본 것이다. 아래의 대응에 대해서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
연소의 3요소: (1) 발화점 이상의 온도, (2) 산소, (3) 연료. 고로 이 셋 중 하나만 제거하면 불이 꺼짐.
차를 몰고 나가지 못하게 하는 요인: (1) 주차 문제, (2) 도로 정체, (3) 기름값

Posted by 사무엘

2011/06/09 19:16 2011/06/09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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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자동차 잡설

1.
좋은 자동차의 주된 특징은?
당연한 말이지만 고속으로 달려도 고속으로 달린다는 티가 안 난다는 것!
엔진음의 높이라든가 바람 가르는 소리, 차에서 느껴지는 진동 등을 감안했을 때 시속 7, 80 정도로 슬금슬금 달리는 것 같은데 속도계 바늘을 보면 이미 120~130을 밟고 있다.
소형차를 타다가 중대형 고급 승용차를 타 보면 이런 차이가 바로 느껴진다.
그러나 지하철은 시끄러운 초창기 VVVF 전동차를 타면, 터널 소음까지 더해져서 꼭 비행기가 이륙하는 것 같은 굉음이 들린다. 하지만 그래 봤자 시속 80도 안 내고 있는데 말이다.
(물론 요즘은 지하철 회사들이 승차감 개선을 위해서 굉장히 애를 많이 쓰고 있는 건 사실. 특히 분당선은 요 몇 년 전에 비해 정말 소음이 많이 줄어든 걸 인정한다.)

2.
자동차별로 연료 주입구의 방향이 제각각인 것을 본인은 굉장히 어렸을 때부터 꽤 흥미롭게 눈여겨봐 왔다.
이는 마치 지하철 역마다 전동차의 문이 열리는 방향이 제각각인 것과도 비슷한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
현대 자동차의 차들은 전통적으로 연료 주입구의 방향이 ‘왼쪽’이다. 최초의 고유 모델인 포니부터 시작해서 엑셀, 소나타, 그랜저 등~ 예외가 없다.

물론, 옛날에 고유 모델을 개발하기 전에 포드 사 자동차의 조립 생산에 가깝던 그라나다, 코티나 같은 차는 주입구가 오른쪽에 있었다. 그리고 스텔라도 코티나의 섀시 기반이었기 때문에 오른쪽.
(덧붙이자면, 현대는 고유 모델을 만들면서 FR 대신 FF를 대세로 바꾼 듯하다. 포니는 FR이었지만, 그 후 엑셀, 소나타, 그리고 심지어 그랜저까지도 다 FF였다.)

연료 주입구가 오른쪽에 있는 최후의 현대 차는 엘란트라였다. 고유 모델이면서 오른쪽이 채택된 거의 유일한 차가 아닌가 싶은데, 그 이유는 잘 모르겠다. 엘란트라의 후속 모델이라 할 수 있는 아반떼는 응당 왼쪽으로 바뀌었다.

그 반면 대우 자동차의 차들은 거의 전부가 오른쪽이다. 르망, 에스페로, 로얄, 프린스, 레간자, 누비라 등등등... 다만 경차인 티코는 주최 측의 농간이 있었는지 왼쪽이 되었으나, 후속 모델인 마티즈에서는 다시 오른쪽으로 되돌아갔다.
연료 주입구의 방향으로 자동차 제조사들이 자기네 차의 존재감과 정체성을 표현하기라도 하는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연료 주입구 하니까 또 생각나는 건... 우리나라에서 유연 휘발유가 사라지고 무조건 무연 휘발유로 바뀐 게 언제부터이더라?

3.
끝으로, 디지털 계기판 생각이 나서 몇 자 더 적는다.
엔진 회전수와 속도가 아날로그스러운 바늘이 아니라, 숫자와 액정 게이지로 나타나는 계기판이 본인은 어린 나이에 너무 신기했다.

디지털 계기판을 탑재한 차는 별로 많지 않았다. 그런데 의아스러운 점은, 이게 무조건 고급 승용차에만 탑재된 건 아니었다는 것.
현대 차보다는 대우 차가 디지털 계기판 모델이 훨씬 더 많았다. 심지어 보급형 소형 세단인 르망에도 그게 달린 차가 있었고, 에스페로라든가 로얄 프린스/살롱 중에 좀 고급 모델은 디지털 계기판이 있었다. 레어템이던 임페리얼은 아예 무조건 디지털이었다. 이 녀석은 헤드라이트에도 작은 와이퍼가 달려 있던 나름 초 럭셔리 모델이었으나, 그랜저에 밀려서 크게 재미는 못 보고 단종되었다.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기아 자동차도 프라이드만 빼면 다 디지털 계기판 사양이 있었다. 콩코드, 캐피탈, 세피아, 엔터프라이즈 등.
디지털 계기판에 유난히도 인색한 제조사는 오로지 현대 자동차. 소나타의 일부 고급 모델과 엘란트라에서밖에 본 기억이 없다. 엘란트라는 연료 주입구의 방향도 그렇고 이 점에서도 또 예외적인 특이한 차라는 게 드러난다. 나름 최고급 차종이라는 그랜저에도 디지털 계기판이 장착된 적은 확실하게 없었다.

그런데, 1990년대에 이렇게 등장한 디지털 계기판은 큰 인기를 끌지 못하고 이내 사그라졌다.
속도를 나타내는 숫자가 아날로그만치 부드럽게 업데이트되지 않고 0.n초 간격으로 랙이 있다는 것, 그리고 숫자는 바늘보다 의외로 읽기가 힘들다는 게 경험적으로 드러나면서였다.
오늘날도 각종 주행 정보는 차라리 내비 화면에 뜨지, 내비 화면이 전통적인 자동차 계기판을 대체하지는 못하고 있다. 엔진 타코미터와 속도계는 그냥 동그란 원 궤도를 그리는 전통적인 바늘로 나타내는 게 짱인 듯하다. 제아무리 프레젠테이션 장비가 발달해도 전통적인 수업엔 칠판과 분필만치 편한 게 없듯이 말이다.

그나저나, 연료 게이지와 냉각수 온도계는 자동차에 따라서는 시동을 꺼도 바늘이 현 위치를 나타내고 있는 놈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고 시동을 끄면 바늘이 밑으로 곤두박질치는 놈도 있다. 둘의 동작 방식의 차이가 대략 궁금하다.

Posted by 사무엘

2010/11/14 18:18 2010/11/14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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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 기윤 2010/11/15 12:33 # M/D Reply Permalink

    2. 전부 왼쪽이 아니었나요? (......) 오른쪽도 있었군요... (.....) 좀더 관찰해봐야겠습니다.

    3. 게임은 속도계에 한해서는 딱히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구분하지 않는듯 합니다. 렉(..) 이 없어서 그런듯. 근데 게임이라도 RPM 미터기가 디지털식인건 본 적이 없군요. 그러니까 아날로그 RPM 과 디지털 속도계의 조합?

    p.s. 모바일로 접속하니 모바일 전용 페이지가 뜨는군요.... 덜덜 좀 놀랐습니다. 다 좋은데 덧글쓰는 칸은 장문을 쓰기엔 좁군요.. 스크롤바가 필요합니다;;;

    (추가) 아이폰으로 작성했더니 개행으로 안되어있고 전부 붙어있군요;; PC 로 접속해서 수정했습니다.

    1. 사무엘 2010/11/15 14:34 # M/D Permalink

      “전부 왼쪽이 아니었나요?” <-- 현대 자동차의 텃새 때문인 듯. 오른쪽에 달린 차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답니다.
      디지털 계기판이라도 엔진 타코미터가 디지털 숫자로 나와 있는 변태 같은 차는 없습니다. 바늘은 아니고 progress bar 같은 게이지를 쓰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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