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튜브> 분석 -- 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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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석훈이 오토바이로 전동차를 따라잡는 유명한 스턴트 장면. 당연한 말이지만 스크린도어가 없던 시절이니까 이런 장면을 찍을 수 있었다.

고속터미널 역에서 점프를 하고는 논현 역에서 전동차에 달라붙는 건 도대체 무슨 순간이동이냐! (논현 역은 저렇게 높은 천장이 없기도 하고, 또 고텀-논현은 똑같이 대리석 인테리어여서 서로 연계를 한 건 좋은 아이디어이긴 함. 그럼 촬영 전체를 왜 고텀 역에서 하지 않았냐고? 아마 고텀은 논현과는 달리 곡선 승강장이어서 묘기를 하기가 더 어려워서 그러지 않았을까? 철덕이라면 이 정도 수읽기는 할 줄 알아야 한다. ㅋㅋㅋ)

참고로 <라이터를 켜라>에서는 논현 역 대합실을 서울 역 대합실로 설정한 장면이 촬영되기도 했다. 관심 있으신 분은 참고하라. 아주 그냥 지하철역을 일반 철도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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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이런 기믹을 생각해 냈는지는 모르지만, 도철(SMRT) 관할의 5~8호선 전동차는 천장에 저런 전광판이 원래 달려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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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리스트의 요구 사항이 충족되지 않자, 강변북로와 동호대교를 배경으로 국철 옥수 역이 박살난다.
저런 규모의 폭발물이 발견되지 않고 지하철역에 잘 숨겨져 있다가 터지는 건, 내부 소행 내지 역무원을 매수하지 않고는 불가능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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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 7호선 전동차가 2호선 선로로 진입해 청담 대교가 아닌 잠실 철교를 건너고 있다. 잠시 후 김 석훈과 박 상민이 다시 전동차 안에서 대면하여 칼부림을 하게 되는데, 이때는 분위기상 전동차가 다시 어두운 지하로 들어간다. 잠실 철교 이북은 한양대까지 가서야 지하가 나오니, 그렇다면 전동차는 이남인 잠실 방면으로 들어갔다는 뜻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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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발의 차이로 상· 하행 열차가 충돌을 피하고 평면 교차하는 장면인데, 당연히 CG이다.
그런데 문제는... 영화를 보면, 붉은 램프(=자동차로 치면 브레이크 경고등. 후방)가 켜진 열차가 우리 쪽으로 전진해 오고, 흰 램프(=자동차로 치면 헤드라이트. 전방)가 켜진 열차가 뒤로 멀어져 간다는 것. 뭐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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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차가 딱 한 번 멈춰 서고 벌어진 터널 내 총격전 장면은 아예 부산 지하철 2호선 전동차를 썼다. 전동차가 더 홀쭉하고 작은 걸 알 수 있다.
부산 2호선 전동차는 서울 7호선 1차 도입분 전동차와 동일한 구동음을 내기 때문에 고증상 유리하다. 그런데 본인이 정말 놀란 건... 영화에서는 박 상민이 이 전동차를 도로 출발시킬 때, 서울 지하철 5호선 전동차의 구동음이 난다는 것! 이 음향은 도대체 어디서 어떻게 구했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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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다 끝나고, 잠깐 나오는 이 사람도 누군지 잘 모르겠다.
김 석훈은 혼자 열차에 남아서 최대한 오래 스위치를 붙잡고 있다가 죽는 설정(이것도 굉장한 억지 설정이긴 하다만)인데, 설마 살아나기라도 했나..?
그리고 credit roll이 올라가기 전에 잠깐 뜨는 이 문구도 OST 제목이기라도 한지, 무엇을 의미하는지 본인은 알 길이 없다.

Posted by 사무엘

2011/09/26 08:22 2011/09/26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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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소범준 2011/09/26 13:04 # M/D Reply Permalink

    ㄲㄲ 참 기막힌 철도 기믹이 도입된 영화군요. ㅎㅎ

    특히나 7호선 열차가 2호선 선로에 진입하여 잠실 철교를 건너는 설정과 <- 억! 이건.... 우리가 모르는 노선 간 비밀통로를 이용한 것인갑....-,.-;; 흠좀무..
    도철 열차 천장에 노출식 전광판이 등장했다는 것,,,, 그리구 7호선 열차가 부산 2호선의 열차로 보기 좋게 둔갑되어 있는 것 또한 굉장한 드립이네요 ㅋㅎㅎ

    근데 이 영화를 봤어야 더 실감이 났을 텐데..__;

    좋은 평론 감사합니다. ^^

    1. 사무엘 2011/09/26 23:43 # M/D Permalink

      노선간 비밀 통로에 대한 언급이 영화 중에도 나옵니다.
      비밀 선로가 마치 모세혈관처럼 사방팔방으로 뻗어 있기라도 한 것 같다는 느낌을 주는 대사가 나오는데, 실제로는 물론 그 정도는 아니구요,
      같은 회사 소속의 전동차가 노선간 공통 중정비 기지로 이동할 때, 그리고 차량 반입을 위해서 이따금씩 사용되는 비밀 선로가 일부 있긴 합니다. 동묘앞-신설동(1-2호선), 충무로 역(사람뿐만이 아니라 열차 선로도 3-4호선 직결 가능!) 일대 같은 것처럼 말이죠.

      아는 만큼 보이죠. 스크린도어가 없었던 덕분에 <튜브> 같은 영화가 만들어질 수 있었고,
      경부선 전구간 전철화가 끝나기 전이던 덕분에 <라이터를 켜라> 같은 영화도 만들어질 수 있었습니다. 열차 바로 위에 25000V짜리 전차선이 있었으면, 지붕 포복 잠입 씬을 어떻게 찍었겠어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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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튜브> 분석 -- 上

<튜브>(백 운학 감독, 2003)는 잘 알다시피 국내에서 유일하게 지하철 테러를 컨셉으로 제작된 영화이다. 배급사가 튜브 엔터테인먼트인데, 이 영화와는 관계없이 원래부터 이름이 튜브였다.
대구 지하철 참사 같은 악재도 있고 해서 국내 영화관에서는 그리 흥행하지 못했지만, 외국에 비디오 수출로는 본전을 뽑았는가 보다. 그래서 외국의 파일 공유 서비스들을 뒤져 보면, 웬 희한한 언어로 더빙이 된 <튜브> 영화 파일이 돌아다니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좋은 점: 철덕들에게 볼거리를 많이 제공한다. 김 석훈· 배 두나· 박 상민 등 배우가 참 멋있다. 밤에 연인들 분위기가 참 낭만적이고 멋있고, 음악도 좋은 편.

아쉬운 점: 인위로 드라마틱한 장면을 만드느라 어거지가 너무 많고, 서울 지하철 시스템에 대한 고증이 너무 개판이다. 코미디 컨셉이 짙은 <라이터를 켜라>(새마을호 배경)보다 훨씬 더 무겁고 진지한 분위기를 추구함에도 불구하고, 비현실적인 장면과 고증 오류는 저것보다 더하면 더하지 못하지는 않다. 현실성은 이 말년의 만화 <이니셜 엠>과 비슷한 수준 ㅋㅋㅋㅋㅋㅋ

이 글은 <튜브>의 스토리를 일일이 다루지는 않을 것이고, 주요 특징이나 옥의티들만 짚고 넘어가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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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브>는 도입부부터 김포 공항을 배경으로 한 총격전으로 관객을 압도한다. 이건 정말 귀한 기회를 이용해 촬영한 것이었다.
김포 공항은 원래 국제선 청사 둘과 국내선 청사 하나인 세 개의 터미널로 이뤄져 있었다. 그런데 인천 공항이 개항하면서 김포 공항의 역할이 크게 축소되었고, 그래서 국제선 청사가 하나 줄어들게 되었다. 어차피 건물 리모델링을 해야 하던 차에 공항 당국은 영화 촬영 협조를 허가할 수 있었고, <튜브>의 총격전은 2002년 4월 25일부터 5월 2일까지 공항 건물 전체를 빌려서 그 중 나흘을 작업한 끝에 만들어졌다. (☞ 관련 기사 클릭)

공교롭게도 그 전라선 상행 새마을호 3콤보 인명 사고(2002년 5월 1일)와 거의 비슷한 기간이구나.
참고로, 새마을호 열차가 배경인 영화 <라이터를 켜라>를 촬영하는 도중엔 실제 촬영지인 울산 역에서 배우가 열차에 빨려들어가 치여 숨지는 사고가 난 적이 있었다. 이는 2002년 3월 13일의 일이다. (☞ 관련 기사 클릭)

지금처럼 도색이 변경되기 전(2006년경)에 파란색 비중이 높던 옛날 경찰차를 볼 수 있다.
자동차가 펑 폭발하는 장면은 무술 감독이 직접 몸을 던져 차를 운전하면서 연기한 것이라고.

공항 총격전을 찍은 것은 가히 절호의 기회를 이용한 것이지만, 이 영화는 개봉운이 없던 걸로 유명하다. 2003년 초에 개봉할 예정이었는데 하필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가 딱 터져 버렸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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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제목이 문화방송(문화바탕이 아니다!)체이다. MBC가 과거에 사용하던 전속 서체. 이 서체 자체가 좀 이탤릭스럽게 기울어져 있는데, 그 글자를 더 기울인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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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주연 배우들. 김 석훈은 정말 잘생겼고 배 두나도 아주 귀엽고 매력적이다. 박 상민은 피도 눈물도 없는 차가운 테러리스트 연기를 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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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두나는 영화에서 소매치기 짱으로 나온다. 하지만 형사인 김 석훈을 짝사랑한다.
왼쪽에 있는 양아치 행동대장 소매치기는 맨날 김 석훈에게 붙잡히는데, 이건 마치 쿠마키치와 우사미의 관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_-;;; “소매치기라는 이름의 신사” ㄲㄲㄲㄲ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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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상민은 국가로부터 버림받은 국가 정보원 요원 정도로 나오고, 김 석훈은 국가 안보 그딴 건 관심 없고 오로지 박 상민과의 개인적인 원한 관계 때문에(아내가 그에게 살해당함) 그를 쫓는 형사로 나온다. 이 장면은 김 석훈의 아내의 생전 모습인지, 아니면 다른 내연녀인지 그건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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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영화인데 이런 스턴트 정도는 양념으로 있어야지. 응암순환도, 봉화산도 아니고 대흥이 뭐냐. 대흥 역도 6호선의 주박역 중 하나이긴 하지만, 대흥 행 열차는 막차 시간대가 아니면 평소에 볼 일이 없다.
설정상 상행과 하행 열차를 연달아 피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상행과 하행 열차가 모두 대흥 행이라고 적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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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상민이 노리는 서울 시장은 녹사평 역에서 지하철에 탑승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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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리스트 일행이 지나고 있는 곳은 무려 서울 서쪽 끝의 김포공항 역.
그나저나 첫 탑승은 옥수 역이었던 것 같은데? -_-;;; 장소가 그야말로 종횡무진이다.
글이 길어지니 다음편을 기대하시라. ㄲㄲ

Posted by 사무엘

2011/09/23 19:14 2011/09/23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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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소범준 2011/09/23 19:45 # M/D Reply Permalink

    1. 6호선 상하행 열차가 모두 <대흥 행>으로 적혀서 나왔다는 것에 대해선 흠좀무.-,.-;
    여기에서 영화의 기묘한 수법이 하나 드러나네요 ㄲㄲ(눅12:2)
    영화도 그렇게 안하면 잘 안 팔리남....쩝...

    2. 저는 그 때 당시 영화를 잘 안봐서 모르겠는데, 박 상민의 인물형은 역시나 차가운 인상을 주고 있는 것에 동의합니다. 물론 박 상민이 출연한 모든 작품에서 차갑지 않은 인물로 나온 것도 몇 있지만요.

    3. 이렇게 되면 공히 <튜브>는 모든 철도틱한 요소들이 결합된 영화로 볼 수 있네요. ㅋㅋㅎㅎ
    이런 작품 되기도 참 드문디....~.

    1. 사무엘 2011/09/23 23:45 # M/D Permalink

      영화에는 그렇게 그럴싸한 장면이 꼭 있어 줘야 합니다.
      고증 잘 해 봐야, 그 고증 수준을 정확하게 간파하는 철덕은 전체 관람객 중에 극소수이고, 고증 잘 한다고 해서 철덕들이 영화사에다 더 돈 벌어다 주는 건 아니거든요. -_-
      허접한 옥의티가 많지만 튜브 정도면 그래도 참신하고 전체적으로 잘 만든 명작 영화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2. 김기윤 2011/09/23 19:56 # M/D Reply Permalink

    이니셜 M 링크를 거셔서 보고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동시에 이것도 떠오르기도 했고 -> http://www.youtube.com/watch?v=c7XKG4KDF_k&feature=player_embedded

    "상행과 하행 열차가 모두 대흥 행이라고 적혀 있다." 에서 또 웃고 갑니다ㅋㅋ

    1. 사무엘 2011/09/23 23:45 # M/D Permalink

      다음에 올라올 下편에는 영화에서 더욱 황당한 부분이 계속해서 언급될 겁니다.
      음, 링크된 동영상은 굉장히 오덕스러운 내용이군요. 전면부의 중앙에 문이 달린 전형적인 일본 스타일 전동차입니다.

      그나저나 이니셜 M...도 이말년 씨리즈의 명작 에피소드이죠.
      기관사가 저렇게 버튼 툭툭 폼나게 조작하고 조종간 당겨서, 선로에 새치기로 먼저 진입하는 건
      영화에서 컴퓨터 화면이 뜨는 것과 해커가 암호를 아무렇지도 않게 뚫어 버리는 것만큼이나 허구입니다. -_-;;

  3. 구바바 2011/09/23 22:17 # M/D Reply Permalink

    그래도 '터널 속'을 잘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어 언젠가 봐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는 있는데, 아직까지도 안보고 있는 영화입니다... ^^^;;;

    1. 사무엘 2011/09/23 23:45 # M/D Permalink

      저도 저 영화 파일은 아주 고마운 분으로부터 최근에 긴급 입수했습니다. ^^
      옛날에 영화 공식 홈페이지가 있던 시절엔, 각 장면을 서울 지하철의 어느 역에서 찍었는지도 서비스 차원에서 보여주곤 했었는데 1~2년 못 가 홈페이지는 금방 증발해 버렸지요.

  4. 특백 2011/09/24 11:49 # M/D Reply Permalink

    대흥 행..? 듣보잡 열차군요. 거기서 끝날 이유가 있긴 있나요?

    1. 사무엘 2011/09/24 23:00 # M/D Permalink

      지하철이 운행을 마칠 때면 모든 열차들이 노선의 말단에 있는 차량 기지로 몰빵을 하는 게 아니라, 일부 열차는 중간의 주박역까지만 갔다가 다음날 아침에 거기서부터 바로 운행을 시작합니다.
      자세한 개념은 아래의 글을 참고하세요.
      http://blog.naver.com/ianhan/120003281227

      보다시피 대흥도 엄연히 주박역이라고 나와 있죠.
      순환선인 2호선은 뱅뱅 돌던 열차가 이따금씩 상행과 하행 모두 신도림이나 성수까지만 가고 운행을 마칠 수 있습니다만(그건 주박도 아니고 차량 기지 입고를 위해서;;), 6호선이 상행과 하행 모두 동일한 주박역에서 멈추는 건 매우 비현실적입니다. 게다가 막차 시간대도 절대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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