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운전하면서 개인적으로 제일 열받았던 순간
하루는 본인은 시속 90~100으로는 밟아도 될 정도로 곧게 뻗은 4차로 도로의 1차로를 주행하고 있었다.
이 도로는 중간에 교차로나 횡단보도 없고, 보행자 튀어나올 일 없고, 근처에 초등학교 따위는 더욱 없고, 시야가 가려지는 것도 없고.. 지형적으로는 시화 방조제 같은 도로다. 위험 요소라고는 단 1도 없다.
그런데 여기는 4km 남짓 전 구간에 정말 빌어 쳐먹을 60 구간 단속이 걸려 있어서 운전할 때마다 열이 뻗치고 분노가 치민다.
그렇게도 과속이 싫으면 한두 군데 ‘지점’에만 80 이하 정도 단속만 걸어도 충분하다.
도대체 여기를 왜 이렇게 비정상적으로 병적으로 변태적으로 차를 못 달리게 하는 걸까?
이건 진짜 모든 대한민국 운전자를 잠재적 교통사고 유발자 범죄자로, 아니면 초등학생이나 유치원뻘 지능으로 취급하는 무식하고 우악스러운 규제 만능주의의 산물이다. 이건 자동차를 운전하는 게 아니고 그냥 놀이공원 범퍼카 운전이다.
운전자들이 다 자기가 정당하게 달릴 권리를 빼앗기고 10분 만에 갈 거리를 20분 넘게 가느라 시간을 빼앗기고, 자기 인생을 부당하게 빼앗긴다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말 같지도 않은 "안전을 위해.." 가스라이팅에 세뇌되지 말아야 한다!
나는 차를 천천히 부드럽게 운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오로지 연료를 절약하기 위해서이다. 기름값 걱정 없이 오로지 안전만이 목적이면 지금보다 훨씬 더 과격하고 운전하고 세게 밟아도 된다!!
이렇듯, 저기는 안 그래도 마음에 안 드는 도로인데.. 그 날은 내 앞의 1차로와 2차로에 차 두 대가 비슷한 간격으로 나란히 달리고 있었다. 심지어 그 느린 60으로 달리는 것도 아니고 더 느리다.
당장 추월하고 싶은데 1차로 차는 2차로로 비킬 생각을 안 하고(옆에 뻔히 공간 있음!!) 내 옆의 2차로 차는 속도를 줄일 생각을 안 한다.
나 정말 분노가 치밀었다. 이거 정말 어디서 배워 쳐먹은 운전 매너냐?
내가 면허 딴 이래로 이 정도로 앞차에다가 빵빵대고 상향등 오래 켠 적이 없었다.
결국은 2차로 차가 속도를 줄여서 추월 자리를 만들어 주는 듯했으나.. 1차로 그 운전자는 정말 끝까지 꿋꿋하게 자기 자리를 비키질 않았다. 야 정말 제발..
* 나의 뻘짓 병신짓 때문에 뒷차가 안 걸릴 신호에 더 걸려서 2~3분을 날릴 수 있다.
* 난폭운전 칼치기가 좋은 습관은 아니지만.. 칼치기를 유발한 진상 운전자 잘못도 아마 6~70%는 있을 거다.
이걸 좀 명심하라고.
천천히 가고 싶으면 그냥 n차로 맨 가에서 찌그러져 있고 수시로 뒷차한테 비켜 주기만 하면 정말 아무도 뭐라 안 한다. 도로 평화가 유지되고 난폭이니 보복운전이니 그런 거 생길 일 없다.
이런 마인드로 운전을 해도 시원찮을 텐데. 하여튼 우리나라는 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담으로, 기억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지난 2019년 여름엔 시화 방조제에서 시속 무려 200을 넘게 밟으며 질주하던 어느 오토바이가..
저 앞에서 2차로로 쓰윽 변경을 하던 승용차와 부딪히는 바람에 운전자가 즉사하는 끔찍한 사고가 났었다.
그런데 그 사고 이후에 정말 엉뚱하게도 시화 방조제 도로에 시속 60 구간단속이 생겼었다고 한다.
미친 거 아냐..?? 도대체 오토바이 혼자 날뛰다가 뒤진 거랑.. 오토바이도 아니고 애꿎은 자동차들을 강제로 포복 단체기합 주는 게 무슨 상관인데..?? 나라의 교통행정이 이 따위로 멍청하고 저능하고 미개한 거다.
그리고 그 구간단속은 지역 주민들의 민원 때문에 도로 철거됐다. 차들이 빠릿빠릿 못 빠져나가서 정체가 너무 심해진다고 말이다.
그거 카메라 설치했다가 철거할 돈 있으면 그냥 나한테나 주지 제기랄..
난 구간 단속이랑 24시간 상시 어린이 보호구역 시속 30 단속이 너무 혐오스럽다. 내가 운전하던 시간대엔 전국의 모든 어린이 보호 구역에서 13세 이하 어린이가 거기 주변에서 얼쩡거리는 걸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2. 신호대기
세상에서 제일 무의미하고 쓸데없이 허무하게 낭비되는 시간은 바로 교통수단의 신호대기이다. 시간 낭비, 기름 낭비.
근데 인간이 시공간의 제약을 받는 생명체이다 보니 이걸 원천적으로 없앨 수는 없다. 없앨 수 없다면 그 시간을 누구든 그나마 최대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신호대기 중이라면 시내버스들이 중간 승하차를 조건부로 좀 허용해 줬으면 좋겠다. (짐 없고, 잽싸게 빨리 타고 내릴 수 있는 소수 인원 한정.. 하다못해 몇백 원 추가 운임을 받아서라도)
그 대신, 그때 발생하는 안전사고는 100% 전적으로 승객 책임. 기사에게 절대 책임 묻지 않는다는 걸 법으로 명시하고 말이다.
정류장에서 얼마 떨어지지도 않았구만 뻔히 승객을 태울 수 있는데 기사가 법 운운하면서 생까는 걸 보면.. 참 열받고 비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심지어 빌어먹을 신호대기 중이라면 운전기사가 간단히 개인 폰 카톡을 확인하거나 통화하는 것도 허용했으면 좋겠다.
그 대신 파란불 됐는데도 2초 안에 제때 출발 안 하거나 딴짓을 티가 나게 하는 게 적발되면 당연히 쎄게 징계.
나는 큰 자유, 큰 책임 신봉자다.
이런 게 잘 정착되려면 빨간불 남은 시간 초수를 신호등에 좀 표시해 주고, 신호등은 교차로 건너편에 설치했으면 좋겠다.
운전자가 아닌 보행자 입장에서도 차량 신호등은 건너편에 있는 게 "훨~씬" 낫다.
그래야 보행자도 차량들 신호를 파악하면서 내 횡단보도가 언제쯤 파란불이 될지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 횡단보도에다가 빨간불 남은 시간 표시를 해 주는 게 더 좋겠지만.
차들이 정지선 약간 좀 넘어와도 좋으니 나로서는 저런 정보가 더 필요하다.
도 넘게 침범한 차가 있으면 횡단보도 건너면서 차 툭툭 치고 쌍욕 좀 퍼부어 주고 건너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스트레스 해소 된다. 아니면 점잖게 신고해서 금융치료 때리던가. (차라리 욕만 먹고 뒤끝 없이 넘어가는 게 더 나을 거다! ㅋ)
좌회전 유도차로도 공간을 아주 효율적으로 쓰도록 도와주는 시스템인데.. 왜 없애고 난리인지 모르겠어..
자꾸 시동을 껏다 켜면 엔진에 무리가 가는지 아닌지 모르겠다만, 난 ISG 같은 장치도 찬성 지지 소신이다. 쓸데없는 신호대기 때 소모되는 기름은 단 100cc라도 아깝다.
나 좀 강박관념이 심한 건가~~??^^
3. 유령 정체는 사회적 낭비이자 사회악
고속도로에는 악명 높은 상습 정체 구간이 있다.
교통량 대비 차로가 부족하고 길이 좁다던가, 전방에 차량들의 대규모 분기· 합류가 발생한다면 뭐 어쩔 수 없다.
공사나 사고· 고장 차량 때문에 차로가 줄어들어서 막히는 거면.. 그것도 뭐 어쩔 수 없다.
그런데 막힐 이유가 전혀 없는데.. 갑자기 차들이 속도를 줄이면서 지체· 서행· 정체되는 구간이 있다. 터널을 앞두고 꼭 그런 경향이 있더라.
아무 이유 없이 막히다가 터널만 통과하고 나면 거짓말같이 소통이 다시 원활해지는 거.. 특히 오르막 터널 말이다.
천안-논산 고속도로 차령 터널. (남풍세-정안 사이)
중앙 고속도로 다부 터널 부근.
이건 착각이나 기분 탓이 아니며, 교통공학적으로 원인이 다 규명돼 있다.
터널 앞에서 유령 정체가 제발 좀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요즘 도로공사에서 2차 사고 방지를 위한 국민 아이디어 공모전을 하던데.. 그것보다도 유령 정체를 없애고, 색출하거나 예방하는 방법을 스마트하게 좀 찾아냈으면 좋겠다.
그리고.. 요즘은 그렇잖아도 고속도로에 터널과 교량이 많이 그것도 길게 만들어지는 추세이다.
그 긴 구간들을 쓸데없이 실선으로 만들지 말고, 차로 변경과 추월을 좀 자유롭게 허용했으면 좋겠다.
아니면 진짜로 1차로에서 천천히 가는 인간들 단속도 하면서 저것도 같이 단속해야 형평성이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환경이 후손으로부터 빌려 쓰는 공간이라면, 도로는 뒷차 운전자로부터 빌려 쓰는 공간이다. 내가 쓸데없이 밟는 브레이크가 뒷차에게 큰 민폐와 도로 정체를 야기할 수 있다. 마치 연쇄적인 내리갈굼처럼 말이다. 이에 대한 경각심이 전국적으로 좀 형성돼야 한다.
4. 우회전 사망 사고
정말 잊을 법하면 맨날 우회전 중에 차와 보행자가 부딪혀서 보행자가 죽었다는 소식이 보도되곤 한다.
보도 자료에 따르면 우회전 사망 사고에서 대형차가 차지하는 비율이 36%라고 하는데.. 엥, 겨우 36%밖에 안 돼? 레알?
그런 멍청한 사고는 그냥 십중팔구, 90% 이상은, 사실상 몽땅 대형 트럭이나 버스만 내는 거 아님? (트럭 기준 4.5톤 이상, 에어 브레이크가 장착되는 정도의 크기)
내가 지난 6개월 동안 뉴스로 봤던 우회전 사망 사고 뉴스 보도는 전부 대형차였는데?
승용차 레벨에서는 우회전 사고를 내는 게 더 어려울 거 같은데. 안 믿어진다.;;
난 솔직히 말해서.. 우회전 직후에(직진 말고) 나오는 파란불 횡단보도에서.. 주변에 건너는 사람이라고는 코빼기도 없는데도 파란불 끝날 때까지 멀뚱멀뚱 멍청하게 서 있는 앞차 때문에 짜증난 적이 더 많았는걸 말이다.
그런 횡단보도 앞에서는 일시정지 했다가.. 주변에 보행자가 없으면 그냥 가면 된다!
언론에서 대한민국 운전자들이 우회전을 비보호로 안전하게 할 능력조차 없는 저능아 멍청이 빙신 쪼다로 몽땅 매도해서 저기까지 일일이 다 적록 신호등 설치하는 쪽으로 몰아가고 있으니 내가 숨이 다 막힌다.
5. 나머지
(1) 고속도로를 처음에 4차로로 만드냐 6~8차로로 만드느냐 하는 게 전철 운행을 4량으로 하냐 6~8량으로 하냐 하는 것과 아주 비슷하게 느껴진다.
분당선이 처음에 10량 기준으로 건설됐다가 지금은 끽해야 8량(역 시설) 내지 6량(현재 전동차 편성)만 쓰는 건 컴터에서 80비트 부동소수점이 현실적으로 쓰이지 않고 최대 64비트만 쓰이게 된 것과도 비슷하게 느껴진다.
(2) 고기집에서 손님이 직접 고기 뒤집고 굽는 건 수동 변속-_-이고, 그걸 직원이 다 알아서 해 주는 건 자동 변속기 차량 같다. 후자는 인건비가 추가되어서 고기값이 더 비싸다. =_=;;;
(3) 2000년대부터 운전 중에 DMB 보다가, 혹은 휴대폰 통화하다가 부주의로 사고가 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이건 좀 냉정하게 보면 음주운전 사고와 비슷하다.
요즘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건.. 고속도로에서 크루즈만 믿고 정신줄 놓고 있다가 정체 구간에서 앞차를 들이받는 거다. 이건 그냥 졸음운전 사고와 하나도 다를 바 없어 보인다.
(4) 운행 중인 교통수단을 실행 중인 컴퓨터 프로그램 프로세스에다가 비유하자면..
블랙박스를 장착하는 건 디버그 정보를 추가해서 빌드· 실행하는 것과 비슷하다. 사고가 나는 건 일종의 예외 상황이라 하겠다. 급발진은 SUAException 같은..
(5) 난 대한민국 땅에서 남자로 태어나서 토익 900과, 시속 200을 못 넘어 본 게 한이다...;;; 둘 다 비슷하게 근접만 해 봤을 뿐 저 리미트를 넘어 보지는 못했다.
영어는 듣기가 도저히 안 되니 지금보다 점수를 더 올리지는 못할 것이고, 스피드도 안전이나 차 성능 문제가 아니라 이놈의 과잉 단속 때문에 도저히 제대로 밟기 어렵다.
Posted by 사무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