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특이한 시내버스

(1) 흔한 경우는 아니지만 어떤 시내버스 노선은.. 한번 다니면서 같은 지점으로 돌아오거나 심지어 같은 길을 같은 방향으로 또 경유하는 경우가 있다. 한 노선 갖고 여기저기 들쑤시는 굴곡 노선이기 때문에 그렇다.
이런 버스는 같은 번호이더라도 A 방향, B 방향을 잘 구분하면서 타야 된다.
서울에서는 동대문구 쪽에 2233과 2112, 그리고 성남 57 말이다.;; 지도 그림만 봐서는 저 노선의 필순을 도저히 떠올릴 수가 없다.; 단순하고 직관적인 지하철 노선을 이해하는 식으로 시내버스 노선을 이해하려 해서는 곤란한다.

(2) 2022년 이후, 서울에 노란 순환 버스는 01 딱 하나밖에 남지 않았다. 원래 버스 개편 당시엔 강남이나 여의도, 중구 도심 같은 곳을 짤막하게 도는 마을버스처럼 계획됐지만.. 그건 진짜 마을버스들의 역할로 넘어가고 색깔은 그냥 학원 학교 버스한테 넘어가면서 정체성이 너무 애매해졌다.
현재 유일한 순환버스 01은 그래도 남산 꼭대기와 청와대를 연결하는 굉장히 독특한 순환 노선이다.

서울 시내버스들 중에서는 파란색 110이 거의 유일하게 서울 강북을 ‘순환’하는 형태이다. 용산구 한남동에서 평창동, 정릉까지 간다.
노랑뿐만 아니라 빨강도 굉장히 보기 힘들다. 경기도 소속의 광역버스나 아예 중앙 정부 소속의 M 좌석버스가 있을 뿐, 서울 소속의 광역버스가 많을 리 없기 때문이다.

(3) 버스를 비교해 보면 아무래도 좌석형 시외/고속버스가 덩치가 제일 크고(길이 12m 이상), 입석형 시내버스는 그보다 약간 더 작다(11m급 에어로시티). 마을버스에서는 더 작은 8.5~9m급 차량이 투입되기도 하며, 아예 카운티 같은 중형 버스도 볼 수 있다.
그런데 성북 05는 현재까지 서울에서 아예 스타렉스 승합차가 투입되어 다니는 유일한 마을버스 노선이다. 노선 길이는 겨우 2.1km이고 차량 딱 한 대가 20분 간격으로 다닌다.
도대체 이런 애들 장난 같은 노선이 왜 필요한가 싶지만.. 저기 일대가 북한산 기슭이어서 골목길의 경사가 장난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셔틀버스에 가까운 마을 버스의 혜택을 입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굴린다.

2. 마을버스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마을버스는 버스라는 대중교통 중에서 스케일이 제일 작은 시스템이다. (시외 > 광역 > 도시형 시내 > 마을..)
그래서 그런지 기본요금도 도시형 시내(초록색 지선, 파란색 간선 포함)버스보다 싸고, 운영 시스템이 그런 시내버스와는 따로 노는 감이 좀 있다. 이런 자잘하고 영세한 버스들까지 몽땅 다 환승 할인이 되고 버스 위치 조회가 되게 하고, 준공영제에 끌어들인 건 정말 대단한 조치였던 것 같다.

마을버스는 대도시의 깊숙한 구석 주택 골목을 꼼꼼히 돌면서 승객을 모아서는.. 인근의 대로변과 지하철역을 연계한다. 얘 한 번만 타서 어디로 가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얘는 스케일이 더 큰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걸 돕는 역할을 한다.
마을버스의 유사품으로 이런 게 있다.

(1) 도심순환: 서울 버스 개편 때 '노랑 버스'로 계획했던 물건이다. 대도시 내부의 단거리 셔틀이라는 점은 마을버스와 비슷하지만, 주거 지역이 아니라 상업 업무 지역만을 돌아다닌다.
앞서 얘기했듯이, 지금은 남산-청와대 셔틀 말고는 이 버스가 모조리 사라지고 사문화돼 있어서 아쉽다. 사실, 노랑 버스는 햇병아리 어린애들을 태우는 학원· 학교 버스 이미지로 굳어졌기 때문에 색깔도 좀 논란의 여지가 있다.

(2) 농어촌버스: 운행 거리가 길고 관할 지역이 왕창 넓지만.. 여기는 인구와 수요가 너무 적기 때문에 영세하다. 시골 마을 어귀 곳곳을 돌면서 승객을 태워서 시장, 철도역, 시외버스 터미널, 관청 따위가 있는 중심부를 연결한다.
대도시와 비교해 보면.. 시골에는 마을버스 같은 세심한 물건 따위는 없으며, 농어촌버스가 간선버스 내지 지하철 역할을 하는 거나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정작 농어촌버스는 몇 시간에 한 대, 심지어 하루에 n번꼴로 운행되니 거의 시외버스 급의 배차이다.

이러니 시골은 대중교통이 열악하고 자가용이 필수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마을버스? 대도시에서도 적자가 심해서 난리인데 그런 게 시골에 있을 수가 없다. ㄲㄲㄲㄲㄲ
7, 80대 노인들이 교통사고를 많이 낸다면서 면허 반납을 유도한다 해도, 시골에서는 그게 현실적으로 매우 난감하다.

3. 서울 지하철역

(1) 대청 역은 서울 지하철 3호선과 분당선이 정확하게 수직으로 교차하는 곳이다. 하지만 주변에 이미 역이 너무 많다는 이유로 인해, 여기는 분당선은 역이 아예 만들어지지 않고 3호선 역만 있다.
둘 이상의 전철 노선이 환승 없이 지나치는 경우는 있지만, 역이 아예 대놓고 하나만 만들어진 경우는 좀 드문 것 같다. 아, 5호선 마장-답십리 사이에 2호선 신답이 환승되지 않는 것도 비슷한 사례일까?

대청 역 주변에는 탄천 물재생센터가 있다. 장한평 주변에 중랑 물재생센터가 있는 것과 비슷한 관계이다.
저기도 분당선 역을 3개씩이나 만들지 말고 2개로 줄이고(구룡-개포동-대모산), 그 대신 대청을 환승역으로 만들면 더 좋았을 것 같은데 아쉽다.

(2) 서울 지하철들은 지상 철교로 한강을 건넌 뒤에는 다시 터널로 들어가면서 아래로 내려간다. 아직 지상 구간인데 일부러 주변이 가려져 있지는 않는 편이다.
그런데 그렇지 않고 주변이 방음벽으로 가려져 있는 곳은 2호선 당산 철교를 지난 직후인 합정 역 근처가 거의 유일한 것 같다. 이 방음벽 때문에 선로 바로 옆에 있는 절두산 가톨릭 순교 성지는 거의 제대로 못 본다.

한편, 지하철 1호선을 타고 한강 철교를 건너서 강북에 진입한 거의 직후엔 차창 밖으로 거대한 기와집을 하나 보게 된다. 이거 정체도 개인적으로 오랫동안 궁금했는데.. 알고 보니 새남터 순교지. 이것도 가톨릭과 관계 있는 건물이었다.
하긴, 한강 철교 남단은 노량진이고 거기 근처엔 사육신묘가 있다. 어떤 형태로든 죽은 사람을 기리는 시설이 있다는 게 흥미롭다. 옛날에는 이렇게 한강 도성 바깥의 한강 근처까지만 가도 이미 서울을 벗어난 교외 깡촌이긴 했다. 사형장이 있고 무덤이 있었을 정도니까..

(3) 2호선에서 신설동은 서울 지하철 최초의 환승역인 데다 지하 유령 승강장의 존재 때문에 많이 유명하다.
걔 말고 역삼 역은 역사 내부에 최초로 에스컬레이터라는 게 설치된 역(!!)으로 유명하다. 그리고 안 그럴 것 같지만 역세권에 나름 민간 지도에 표시되지 않는 보안 시설이 들어서 있다. 물론 군부대나 교도소 같은 곳은 아니고, 한국 은행과 금융결제원이 1번 출구 바로 옆에 있다.

4. 고속도로 나들목과 철도역의 위상

각종 지방도나 국도의 이정표에서 무슨 시· 군까지 남은 거리(km 수)는.. 통상적으로 해당 지역의 시청· 군청까지의 거리라고 알려져 있다. 관청이 있는 곳이 해당 지역의 중심부이기도 하니까.
그러나 고속도로의 이정표에서 그 지역까지 남은 거리수는 당연히 그 지역 관청과는 아무 관계 없고 그냥 그 지역 이름을 딴 나들목까지의 거리일 뿐이다. 고속도로라는 건 그 지역의 중심부를 대놓고 관통하지도 않는다.

반세기 전에 경부 고속도로라는 걸 처음 만들던 시절엔 지역 공무원들도 이런 관념이 없었으니 "고속도로가 뭐야? 먹는 거야? 뭔지는 모르겠지만 나들목을 닥치고 우리 시내 중심부로 유치해야겠네!!" 이랬었다고 한다.
하긴, 철도역은 과거에는 저렇게 지역 중심부를 대놓고 지났지만 요즘은 다들 선로와 역사가 외곽으로 이설되면서 뭔가 고속도로 진출입로 같은 존재로 슬슬 바뀌어 가고 있다.

5. 길의 선형과 유래

(1) 지금 제1 수도권 순환 고속도로(100)라고 명명된 그 ‘외곽순환 고속도로’는 맨 처음에는 1991년 10월 31일, 동남부의 구리-판교 고속도로라는 명칭과 구간으로 시작했었다.
서울 지하철 2호선에서 맨 처음 개통된 구간은 동남부의 신설동-종합운동장이었다(1980년 10월 31일).
서울 지하철 5호선이 맨 처음 개통된 구간은 역시 동부 말단의 왕십리-상일동이었다(1995년 11월 15일).
모두들 뭔가 동질감이 느껴진다. 날짜도 비슷하고..!!

(2) 우리나라의 고속도로에서 중앙 버스 전용 차로가 시행된 건 경부 고속도로 신탄진-양재, 쉽게 말해 대전-서울 사이 구간이 최초이다. 1994년엔 명절에 시범 시행됐다가 1995년부터 전면 시행되었고 이때 파란 차선이라는 것도 처음 등장했다.
한편, 서울 시내에서 대중교통을 위한 중앙(측면이 아닌) 버스 전용 차로가 시행된 건 1996년 2월, 천호대로 신설동-광나루 구간이 최초이다. 해당 구간에 서울 지하철 5호선이 개통된 뒤, 파헤쳤던 길을 복구하면서 그 위에다 곧바로 중앙 버스 전용 차로를 아주 수월하게 만들었다.

(3) 전국의 고속도로 중에 단위 거리 당 건설비가 제일 높은 축에 드는 도로는 저 외곽순환 고속도로이다. 땅값이 너무 비싸서 토지 보상 비용이 많이 들고, 고가와 터널도 많이 만들어야 했기 때문이다.
그것처럼 서울 시내의 간선 도로 중에서 건설비가 제일 높았던 도로는 내부순환로이다. 기존 도로나 지형과의 접점이 없이 온통 고가도로로 때우고, 북악산을 뚫기까지 하면서 서울 북부에다가 정말 힘들게 길을 만든 것이기 때문이다. 어떤 곳은 고육지책으로 하천 위로 그대로 고가도로를 만들기도 했다.

물론 2010년대 이후엔 강남순환로라고 관악산을 몽땅 지하 터널로 통과하는 더 무시무시한 길이 생겼다. 고속도로에도 제2경인 고속도로의 동쪽 연장 구간이 청계산이고 관악산이고 몽땅 다 지하로 관통해 버리니, 비슷한 수준의 강적이 등장했다.

(4) 대구는 ‘동대구’ 역이 대구 역보다 더 크다는 것, 2010년대 이전에는 복합 버스 터미널이 없었다는 것, 그냥 평범하게 ‘대구’라는 이름이 붙은 고속도로 나들목이나 분기점이 없다는 것이 무척 특이하다.
철도 쪽이야 대구 역이 경부선 창립 멤버로 있었으니까 ‘동대구’라는 이름이 나중에 추가로 붙었겠지만, 근처의 고속도로 나들목도 ‘동’자가 붙은 이유는 뭘까? 아마 1969년, 경부 고속도로 대구-부산 구간이 한창 건설 중일 때 동대구 역도 같이 만들어졌기 때문에 똑같이 ‘동’자가 붙은 것 같다.
실제로 동대구 역은 1969년 7월에 완공됐고, 고속도로는 그 해 말에 완공됐다.

(5) 우리나라 고속도로 중에서 대놓고 ‘지선’이라는 말이 붙은 도로로 내게 개인적으로 익숙한 것은.. 호남 고속도로 지선 251, 그리고 중부내륙 고속도로 지선 451이다.
이것 말고 중앙 고속도로 지선 551, 서해안 고속도로 지선인 151도 있고.. 남해 고속도로는 짤막한 지선이 여러 개 있어서 번호를 102부터 104까지 차지하고 있다.
251은 대전에서 호남 고속도로로 가는 게 철도 대전선의 도로 버전인 것 같다. 451은 북쪽의 대구에서는 45가 아니라 근처의 중앙 고속도로 55와 훨씬 더 가까이 있는데.. 남쪽 기점에서는 실제로 45와 연결되고 있기 때문에 저런 번호가 붙었다.

고속도로 노선 번호가 정착된 지도 20년이 넘었는데 이제는 이 번호 체계도 너무 복잡해져 있다. 하지만 이름만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게 된 것도 사실이니, 번호가 아예 없는 것보다는 낫다. 고속도로도 그냥 국도처럼 아주 흔해 빠진 존재라고 생각해야 한다. 고속버스와 시외버스의 구분을 없애고 시스템을 다 통합하고.. 유인 톨게이트도 없애고, 통행료를 걷을 거면 그냥 다 하이패스 기반으로 바꾸고 말이다.

(6) 같은 도로에 상행과 하행이 멀찍이 떨어져 있고 심지어 고저 차이도 있다거나.. 반대로 같은 길의 복제판이(= 상· 하행 모두) 근처에 따로 있는 것.
둘 다 흔한 경우는 아닐 것이다. 둘 다 도로의 확장과 관련된 사연이 있어서 저렇게 됐다.
전자의 경우는 경부 고속도로 청주-남이 사이가 대표적이다. 수원 요금소는 상행과 하행이 분리되어 따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도로뿐만 아니라 경부선 철도도 일부 구간--특히 대구-부산 사이--은 상· 하행이 뚝 떨어진 경우가 있다.

후자의 경우는 제2 버전이 나란히 지나는 중부 고속도로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그리고 인천 공항 고속도로도 상· 하행 복층 구간이 짤막하게나마 존재한다..!

Posted by 사무엘

2024/01/29 08:35 2024/01/29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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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드립

인류 역사상 자동차라는 물건이 발명된 지 150년이 채 되지 않았고, 일반 서민들이 자가용이라는 걸 굴리기 시작한 역사는 미국 기준으로나 겨우 100년 남짓이다.
자동차가 인류와 수천 년을 함께 한 보편적인 필수품으로 정착했다면..

  • "바늘 도둑이 소 도둑 된다" 대신 "바늘 도둑이 차 도둑 된다"가 속담이 됐을 것이다. Grand Theft Auto!!!!!!
  •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차 잃고 주차장 고친다, 차 잃고 이모빌라이저 장만한다" 정도로.. ㄲㄲㄲㄲㄲㄲ
  • "일찍 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가 아니라 "일찍 도착한 차가 주차 자리를 차지한다"가 훨씬 더 공감될 것이다.;;

예수님도 나귀가 아니라 무슨 컨버터블 오픈카 타고 예루살렘에 입성하셨을 것이다. -_-;;;;
"맞은편 마을에 들어가면 어귀에 아무도 탄 적이 없는 팬더 칼리스타 한 대가 키가 꽂힌 채 세워져 있을 것이다. 그 차를 타고 시동 걸어서 몰고 오너라. 만약 주변에서 너 뭐 하는 거냐고 따지면 주님이 필요하다고 하신다고만 말하면 될 거다" (막 11:2-6)
(성경에는 직접 기록돼 있지 않지만, 당연히 그 차주, 아 아니 나귀 주인에게도 예수님이 꿈 같은 수단으로 미리 언질을 주셨을 것이다. ㄲㄲㄲㄲㄲ)

2. 진행 방향 전환

(1) 보행자
보행 중에 언제든지 마음대로 멋대로 방향을 틀어도 된다. 걷는 사람끼리 부딪혔다고 딱히 사망· 중상 같은 사고가 나지는 않으니까.
단, 신호 없는 횡단보도에서 차와 애매하게 타이밍이 겹치게 되면 그냥 손을 "위로" 들고 빨리 건너자.
서로 애매하게 눈치 보느니, 확실하게 보행자가 먼저 가겠다는 의사를 표현해 주는 게 운전자한테도 훨씬 더 낫다.

(2) 자전거
평소엔 차도의 우측 끝(N차로)을 쭉 달리지만, 주· 정차된 차를 피하려고 왼쪽으로(N-1차로) 좀 가야 할 때가 있다.
방향 전환을 할 때는 팔을 "옆으로(특히 왼쪽으로) 뻗어서" 수신호 정도는 해야 뒷차에게 도움이 된다.
신호 없는 횡단보도에서 차와 마주칠 때 손을 "위로" 들고 건너는 건 보행자와 동일.
공원의 자전거 전용 도로에서 자전거들이 많이 지나다니는데 교차로에서 방향 전환을 해야 한다면 역시 안전을 위해 좌우 수신호를 하는 게 좋다.
이러니 자전거는 보행자와 자동차의 중간쯤 되는 방향 지시 개념이 있는 것 같다.

(3) 자동차
차로를 바꾸는 것뿐만 아니라 진로를 전환할 때 모두. 직진이 아니라면 원칙상 깜빡이를 언제나 켜야 한다.
난 우회전 중인 차가 내가 건너는 횡단보도에서 대기 중인 경우.. 우측 깜빡이를 "켜고" 대기한다면 달리기를 해서 최대한 빨리 비켜 준다.
그러나 깜빡이 안 켜고 있으면.. 평소 걷는 속도대로 천천히 간다. "저 운전자는 느긋해서 여길 빨리 통과하고 싶지 않은가 보구나."라고 생각하고 넘긴다. ^^

3. 처벌

(1) 촉법소년 애새끼들 범죄와 어른들 음주운전은 제발 좀 지금보다 훨씬 더 엄하게 처벌할 수 없는지 너무 답답하다. 둘은 별개가 아니다. 전자도 어째어째 차를 몰 수 있게 되면 바로 똑같은 사고를 칠 테니 말이다.
편의점에서 미성년자한테 속아서 술 팔았다고 족치는 건 좀 적당히 하고, 음주운전 사고가 났을 때 그 운전자에게 술을 판 식당한테도 좀 책임을 물어야 하지 않나 싶다. 최소한 술 취한 손님이 차를 어떻게 몰고 가는지 정도는 감시하고 단속해야 된다.

(2) 그리고.. 무단 장기 방치 자동차, 무단 장기 알박기 텐트도 말이다. 좀 어찌할 수 없나?
이 나라가 경제 행정 안전 치안 안보.. 뭐가 부족해서 겨우 저딴 게 관련법이 미흡해서 사회적 문제가 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소유자와 일정 기간/일정 횟수 이상 연락이 닿지 않으면 강경하게 싹 임의처분 가능하게 해야 된다. 지시에 일정 횟수 이상 불응하면 초병이건 경찰이건 발포하는 거랑 완전 동급인 거다.

특히 캠핑카는 자동차와 텐트의 하이브리드이다.
자동차는 생계용으로 필요하다는 핑계라도 통하지만, 캠핑카는 전혀 그렇지 않은 사치품일 뿐이다. 저런 건 당연히 차고지 증명이 된 사람한테만 판매해야 되지 않느냐 말이다.
저게 무료 저가 공영 주차장을 무단 점거하고 있다니 말도 안 된다. 놔 둘 곳이 없다면 아예 사지를 말고, 그냥 여름 휴가철에 렌터카처럼 대여만 해서 잠깐만 써야 한다~!

글쎄, 미국에서는 실리콘밸리에 취업해 있는 프로그래머, 엔지니어조차 거기 집값이 너무 비싸서 캠핑카에서 산다는 얘기는 있는 거 같더라만.. 그거는 우리나라 사정으로 치면 농막을 불법 개조해서 거기서 먹고 자는 사람들 얘기와 비슷해지는 것 같다. 이 주제는 이 글에서는 논외로 한다.

4. 그냥 강한 처벌밖에 답이 없는 문제

요 근래에 차량이 인도로 돌진해서 애꿎은 보행자가 사망하는 천인공노할 사고가 연달아 발생했다. 횡단보도를 건너는 중도 아니고 인도에서 멀쩡히 서 있었는데 차가 돌진하는 건 정말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 따로 없다.
지난 4월에 대전 스쿨존에서 음주운전 차량이 초등학생을 치어 숨지게 한 사고.. 아니 사건은 전국을 충격과 분노에 빠뜨렸다. 그리고 얼마 전 분당 AK 플라자 칼부림 사건 때도 차가 인도로 돌진해서 보행자 1명, 혹은 사실상 2명을 숨지게 했다.

이때 피해자 유족이 뉴스 인터뷰에서 슬픔과 분노를 억누르며 공통적으로 언급했던 말이 있었다. 인도와 차도 사이에 안전 펜스가 있었으면 애/사람이 죽지 않았을 거라는 거. 결국 이것도 나라 탓인 거냐?
유족의 그 마음이야 무슨 수로 위로하겠느냐만, 글쎄... 작정하고 싸패 미친놈 약쟁이 꽐라가 정신줄 놓고 인도로 돌진하는 걸 겨우 그런 울타리로 막을 수 있을까?

일반 도로에 있는 중앙선 분리봉은 고속도로 중앙분리대 같은 물건이 아니다. 일부 도로에 설치되어 있는 인도/차도 펜스는 고속도로의 가드레일 같은 물건이 아니다.
전국의 모든 도로의 인도에다 그런 울타리를 도배할 수는 없는 노릇이며, 이런 울타리가 너무 많이 쭉 깔리면 솔직히 보행자도 평소에 생활이 많이 불편해질 거다.
직접 겪어 보면 안다. 저 앞의 횡단보도를 빨리 건너야 할 때, 버스를 빨리 타야 할 때.. 저게 근본적인 문제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완전 100% 자율주행이 실용화되지 않고 사람이 직접 자동차를 운전하는 한, 저런 사고를 근본적으로 100% 예방 봉쇄하는 건 불가능하다. 저런 0.01%급의 예외적인 또라이 미친놈들이 무서워서 자동차 최고 속도를 20km/h로 제한하고 안전이라는 명목으로 21세기 신 '적기 조례'라도 시행할 참인가?

그냥 사고가 났을 때 가해자의 신체와 명예와 재산을 탈탈 털어서 조지고 "나는 음주운전 살인마입니다" 팻말 달고 길거리 조리돌림 매장해 버리고, 처벌이 무서워서 미친 운전을 할 엄두를 못 내게 만드는 수밖에 없다.
음주운전 가해자 쪽에서.. 부끄러움과 죄책감을 견디다 못해 당사자든 가족이든 누가 ㅈㅅ했다.. 이런 말 나오는 게 정상이다. 이 정도면 피해자 유족의 분노와 원한이 좀 풀리지 않겠는가?
이런 시스템을 만드는 게 국가 공권력이 국민의 교통 안전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조치이다. 이런 데 쓰이는 세금은 아깝지 않다.

그러니 저런 피해자 유족은.. 다른 쓸데없는 거 탓을 할 게 아니라 그냥 제발 좀 가해자를 엄벌에 처해 달라고 빡침의 절규를 내뱉는 게 최선의 인터뷰일 것이다. 아 물론 그런 말도 다들 하기는 했다만, 더 강하게 해야 한다.
성선설을 전제로 깔고 만든 법과 규칙은 공산주의와 동급으로 처절하게 실패한다는 것이 인류 역사를 통해 증명돼 있다.

이렇게 처벌을 강하게 할 생각을 안 하고 어디서 사고 한번 났다 하면 연대책임 단체기합으로 비보호 좌회전이나 점멸 신호이던 게 몽땅 다 24시간 느릿느릿 답답한 적록 신호로 바뀌는 거..
사고 한번 났다 하면 거기 주변에 저런 울타리가 도배되는 거.. 선량하고 정상적인 다른 운전자들까지 몽땅 다 초등학생이라고는 코빼기도 안 보이는 시간대에도 닥치고 느릿느릿 비효율적인 거북이걸음을 해야 하는 게 난 너무 싫다.

연대책임을 물을 거면 그 음주운전자놈의 동승자 내지, 놈에게 술을 팔고는 놈이 뭘 타고 집에 가는지를 확인하지 않은 식당한테나 물어야 하지 않겠는가!
옛날에는 우한 폐렴 백신 강요라는 국가 시책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았었다. 난 그것보다도 규제 일색의 비효율적인 교통 정책이 더 싫다.

5. 이상한 비유

그나저나 하나 또 생각나는 게 있다.
승차 다이빙(보행자)이나 꼬리물기(자동차) 따위를 하지 말라고 계도하는 캠페인 내지 공익광고가 있다. 뭐... 그 취지는 이해한다.

그런데 거기서 펴는 논리가 "겨우 5초 아끼려고 남에게 민폐 끼치시렵니까? / 5초만 참으세요" 같은 식이더라. 그걸 보니 심기가 많이 불편해진다.
장난하나.. 5초가 아니잖아.
이 차를 놓쳐서 뒷차를 타게 되면 최하 3분 이상, 보통은 5~10분을 날리고 기다려야 된다. 그 시간을 아끼려고 승차 다이빙을 하는 게 아닌가? 좌회전 신호도 이때 꼬리물기를 해서라도 못 건너고 다음 신호로 가면 날리는 시간이 도대체 얼마냔 말이다.

꼬리물기나 승차 다이빙이라는 행동을 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랑, 그 행동이 절약해 주는 시간을 완전히 혼동하고 착각했다. 논리적으로 오류가 있다.
쓸데없이 시간 아끼는 드립 치지 말고 말이다. 저런 행동이 도로 흐름을 꼬이게 만들어서 수많은 사람들의 시간을 뺏는 거, 운전사/기관사에게 큰 스트레스를 초래하고 차량 운행을 지연시키는 내역을 수치로 제시해야 한다. 그걸 입증해 보여야 광고가 설득력을 지닐 것이다.

시간 드립이라면 차라리 "5분 먼저 가려다 50년 먼저 간다"는 현실 고증을 비교적 정확히 반영한 표어인 것 같다.
(저건 한국 도로공사에서 쌍팔년도 시절에 공모해서 실제로 사용했던 입상작 표어라고 한다. 이런 표어는 입상작에게 상금을 주는 대신, 저작권이 주최 측으로 넘어가는 형태이다.)

6. 나머지 관련법들

- 총기 쪽에 '총기 소지 허가'와 '수렵 면허'라는 게 별도로 운용되는 것처럼 자동차에도 자동차 소유와 관련된 보험과 등록 등의 법이 있고, 사람에게는 '운전 면허'라는 게 나뉘어 있다. 심지어 보험조차도 자동차 보험과 운전자 보험으로 나뉜다.

- 이제는 자동차 운전 면허는 1종과 2종의 구분이 필요한지 의문이다. 그냥 '대형/특수 - 보통 - 오토 전용(기존의 2종 자동) - 소형(오토바이)' 정도로 간소화했으면 싶다. 영업용 차량을 몰기 위한 트럭/버스 자격증은 따로 있기도 하니 말이다.

- 자동차 등록증과 면허증은 기록이 다 전산화된 덕분에 상시 실물 지참 의무가 사실상 없어졌다. 오늘날까지 오프라인 아날로그 실물 방법론이 여전히 유효한 분야는 선거-투표 내지 여권, 민사에서 사람 유언 기록 같은 쪽이지 싶다.;;

- 우리나라야 영업용 차량(바사아자)과 렌터카(하호허)는 번호판 차원에서 바로 식별 가능하다. 법인 차량은 완전히 개인용 자가용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시내버스· 택시 급으로 승객을 태우며 운전 영업만 전문적으로 하는 차량은 아니어서 위치가 애매한데.. 얘들도 바로 식별 가능하면 뭐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그러고 보니 카셰어링이나 리스 같은 공유 차량은 자가용과 렌터카 사이에서 위치가 좀 애매한 듯..

- 도로에서는 시속 60 이상 낼 수 있는 '자동차'만 주행 가능한 '자동차 전용 도로'와, 보행자 '만' 출입 금지이고 오토바이 정도는 주행 가능한 도로가 좀 구분됐으면 좋겠다. 국도 정도면 보행자만 못 들어가게 하면 되지 오토바이까지 갑자기 동선이 꼬여서 불편해지는 경우가 있다.

끝으로..
예전에도 했던 말이지만 과식과 과속은 훌륭한 스트레스 해소 수단이다.
늘 뒷차를 배려하고 남의 시간을 존중하고, 뒷차가 "예측" 가능하게 움직여 준다면 아무리 과속해도 위험하지 않고 도로에서 싸울 일도 없고, 교통사고나 보복운전 따위가 사라질 것이다.

지금처럼 집요하게 변태적으로 단속하고 근절해야 하는 건 과속이 아니라 꼬리물기나 지정차로 위반 같은 거다. 그리고 맨날 AI AI 그러는데 스마트한 감응 신호, 그리고 꼬리물기 상황에서는 신호등 자체가 파란불을 안 주는 식으로.. 이런 거나 좀 똑똑하게 바꿔야 할 것이다.

Posted by 사무엘

2023/09/16 08:35 2023/09/16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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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고층 건물에는 엘리베이터가 있다.
그런데 건물이 왕창 크고 층이 수십 개 이상으로 많고, 이용하는 사람도 왕창 많으면.. 엘리베이터도 한 대만으로는 감당이 안 되니 여러 대를 설치하게 된다.

그런데 이게 설치만 한다고 장땡이 아니다. 엘리베이터는 에스컬레이터나 다른 정규 노선 대중교통과 달리, 승객의 수요예 따라 그때 그때 이동하는 물건이다. 이 점에서는 버스보다는 택시에 더 가까운데, 그래도 중간 합승이 허용된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이런 특성상, 엘리베이터는 승객과 차량을 똑똑하게 분배하는 운영 시스템이 필요하다. 무식하게 운용하면 차량이 많아도 승객들은 엄청 오래 기다려야 하고, 탄 뒤에도 층마다 서면서 엄청난 비효율이 발생하기 십상이다.

그래서 엘리베이터를 똑똑하게 분배하는 시스템이 없던 과거부터 현재까지 제일 보편적으로 쓰이고 있는 단순한 방법은 (1) 각 차량의 용도를 그냥 층별로 물리적으로 분할하는 것이다. 저층부/고층부, 그리고 홀/짝 이렇게 말이다.
이건.. 모든 엘리베이터들이 바쁠 때야 그럭저럭 괜찮은 방법이다. 그러나 서로 다른 구간끼리 오가는 사람은 불편하게 환승을 하거나 인접층으로 이동해야 한다. 그리고 엘리베이터들이 전혀 바쁘지 않은데도 나와 더 가까이 있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 못하고 먼 쪽의 엘리베이터를 강제로 이용해야 하는 비효율이 발생한다.

얘보다 약간 더 발전된 엘리베이터는.. 버튼을 누르면 그 층의 모든 엘리베이터의 버튼에 불이 켜진다. 그리고 (2) 지금 층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 엘리베이터를 중앙 시스템이 알아서 골라서 보내 준다.
고급 호텔 같은 곳의 엘리베이터가 이런 형태인 경우가 있다. 각 엘리베이터들이 현재 몇 층에 있는지 표시도 해 주지 않는다. 그리고 더 신기한 건.. 밖에서 상행이나 하행 중 한 버튼을 누르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가고 싶은 층을 찍게 돼 있는 것도 있다.

요런 엘리베이터는 어느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릴지 알 수 없어서 승객이 처음에 약간 헤맬 수 있지만, 그래도 물리적인 층 분담보다는 더 똑똑하고 효율적으로 동작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약간 아쉬운 점은.. 중앙 시스템이 찜한 엘리베이터가 승객의 층으로 오는 도중에 다른 승객 때문에 많이 지체되고 있을 때, 그냥 다른 엘리베이터를 대신 지정하는 게 안 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AI가 그런 것까지 고려해서 만들어지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건 절대적인 정답이 없는 문제이다. (1) 엘리베이터를 이미 탄 승객, (2) 밖에서 기다리는 승객, 그리고 (3) 엘리베이터 자체의 주행 거리 총량(소모 전력) 사이의 trade-off 제로썸 게임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최적해에 근접하는 가장 효율적인 전략은.. (1) 엘베들이 바쁘지 않을 때는 층수 구분 따위 불문하고 가장 가까이 있는 차량을 보내 주고, (2) 도중 정차도 일단은 아무 요청이나 들어 주되, 이 방향으로 가는 동안 2번, 3번 이상 이미 정차를 했다면 그때부터는 요청을 서서히 안 들어 주고 다른 차량을 대신 보내는 식으로 유도리를 발휘하는 게 좋을 것 같다.
횟수 제한, 또는 앞으로 최소한 n층 정도는 무정차로 진행.. 이런 식으로 정차를 제한할 수 있다.

물론 대체 차량이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거나 하면 전략이 달라지게 된다.
그리고 처음에 찜했던 차량이 너무 오랫동안 '열림'으로 붙잡혀서 못 가고 있을 때도 가까이 있는 다른 차량을 대신 보내 줘야 한다.

이 정도면 거의 AI 기술까지 접목해도 되지 않나 싶다.;;
AI가 진짜 똑똑하게 동작하려면 승객을 목적지 층별로 분할하는 것까지 알아서 처리할 필요가 있다. 차량들을 강제로 홀/짝, 고/저로 구분하지 않더라도 말이다. 모든 차량에 모든 층 승객이 고르게 뒤섞여 있으면 AI 할아버지라 해도 효율이 떨어지는 걸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엘리베이터를 기다릴 때 가고 싶은 층을 미리 지정할 필요가 있다. 그러면 이 AI가 상황을 대충 파악하고는 "3층, 7층, 12층 가실 승객은 지금 오는 엘리베이터 B차량을 타십시오. 4층, 10층, 15층에 가실 승객은 1분쯤 뒤에 도착 예상되는 저쪽 A차량을 타십시오" 이렇게 구간을 적절하게 나눠서 교통정리를 할 수 있다.
물론, 다음 엘리베이터의 도착이 너무 늦어지고 있으면 한 엘리베이터가 좀 더 촘촘하게 정차하게 된다. 이걸 유동적으로 결정하는 것도 AI의 몫이다.

이렇듯, 엘리베이터 분배도 깊고 어렵게 생각하면 끝이 없는 문제라는 걸 알 수 있다.;; 실용성도 아주 높고 말이다. 오죽했으면 엘베 관제는 1989년 제1회 국제 정보 올림피아드의 문제로 나오기도 했다.
층수가 20? 30? 정도 넘어가면 주행 속도도 굉장히 빨라져서 도착하기 수 층 전부터 감속하는 게 느껴지는 고속 엘리베이터가 투입되는 듯한데.. 이런 건 본인도 태어나서 지금까지 경험한 게 극소수이다. 엘베가 다 같은 엘베가 아닌 듯하다.
딱 층에 맞게 정차하는 건 지하철 전동차가 역의 정차 위치에 정확하게 맞춰서 정지하는 것과 비슷한 테크닉이라 하겠다.

2.
고층 건물에서 다수의 엘리베이터를 분배하는 알고리즘은 자동차를 통제하는 신호 알고리즘과도 비슷한 구석이 있다.
특히, 도로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그냥 무조건 일정 간격으로 적록 신호를 주는 게 엘베로 치면 무식하게 홀/짝, 고/저를 나눈 것과 비슷하다.

모든 방향에서 차들이 엄청 많이 다닐 때는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그렇게만 해도 충분히 공평하다. 그러나 차량 통행이 아주 적을 때도 그렇게 하면 쓸데없는 대기 시간이 길어져서 비효율적이고 불편하다.
그래서 작은 도로에서는 평소에는 적록 신호이다가 심야에는 황색 점멸로 신호가 바뀌어서 일말의 스마트함을 추구하기는 하는데.. 신호 종류가 바뀌는 기준은 그냥 밤 11시에서 아침 6시 사이처럼 미리 지정된, '하드코딩'된 시간대일 뿐인 게 좀 아쉽다.

그러니 미래에는 신호라는 것도 더 스마트하게 바뀌어야 하리라 생각된다. 아까 그 엘리베이터 분배 알고리즘에서 하던 고민이 그대로 적용된다. 트래픽이 많을 때와 적을 때의 전략이 서로 크게 달라지는데, 그 경계 판단을 잘 해야 한다.
그래서 운전자가 시험 든다거나 분노해서 신호를 위반하려는 충동을 느끼지 않게 해야 한다. (1) 다니는 차가 아무도 없는데 빨간불이어서 쓸데없이 멀뚱멀뚱 서 있는 것, 그리고 (2) "왜 나만 갖고 그래~ 왜 교차로마다 계속 신호에 걸리는 거야..?? 이런 걸 아주 없애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좌회전을 위해서 비보호나 점멸 대신 감응 신호가 더 늘어나고, 교차로 건너편이 계속 막히고 있으면 애초에 파란불이 되지 않게 신호등이 더 똑똑해져야 할 것이다.
비보호를 대체하는 좌회전 감응 신호는 좌회전 차량이 요청하자마자 무작정 맞은편 방향을 틀어막는 게 아니다. 처음 20~30초 정도 동안은 맞은편에 차가 없어서 충분히 안전할 때만 파란불 신호를 준다. 그렇지 않고 너무 오랫동안 좌회전을 못 하고 있으면 그때에야 불가피하게 맞은편 방향을 막고 파란불 신호를 준다.

이전글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교차로 건너편에 차가 들어갈 자리가 없으면 우리 신호가 돌아왔더라도 파란불 신호를 주지 않는 것도 덤.. 꼬리물기도 원천 차단된다.
이런 스마트 신호 체계 하에서는 교통법규 위반 건수가 줄어들고 교통사고도 자연히 더 줄어들 것이다.

Posted by 사무엘

2023/04/03 08:35 2023/04/03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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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들어가는 말

예전에 몇 차례 글을 쓰기도 했었다만.. 본인은 운전 습관이나 도로 교통 정책에 관한 한 골수 우파이다.
마치 빈부 격차처럼 빠른 차와 느린 차의 격차를 인정하고 큰 효율, 큰 자율과 큰 책임, 정부 개입의 최소화를 추구한다. 나라에서 불필요하게 쓸데없이 지나치게 규제하는 걸 굉장히 싫어한다. 공권력은 뺑소니나 음주운전자들 잘 잡아내고 걔네들 반 죽여 놓는 형벌 집행만 잘 하면 된다.

다시 말하지만, 환경이 후손으로부터 빌려 쓰는 공간이라면, 공공 도로는 뒷차 운전자로부터 빌려 쓰는 공간이다~!!
고객의 시간을 아껴 주는 버스/택시 운전사가 존경과 예우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천천히 부드럽게 가는 건 안전이 아니라 기름 아끼는 걸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실현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분야는 본인이 강조하고 싶은 생각과 의견이 여럿 있기 때문에 또 글로 정리해 놓고자 한다.

1. 우회전 후에 나오는 횡단보도가 청신호일 때의 답답함

요즘 도로교통법이 바뀐 것 때문에 예상되고 우려됐던 부작용이 고스란히 나타나는 중이다. 이 때문에 차들 흐름은 더 꼬이고 도로 정체가 더 심해지고 운전 스트레스가 더해지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교차로 우회전 “후”에 나오는 횡단보도는 파란불이더라도 건너는 사람이 전혀 없으면 비보호로 조심해서 그냥 통과하면 된다..!!!!! 이 규칙이 달라진 적은 없었다!!!!!
차들이 그것까지 일일이 우두커니 하염없이 기다렸다가 가면 이거 뭐 우회전을 할 수가 없고 도로가 난장판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근데.. 우회전하면서 이 횡단보도에서 하염없이 기다리는 차를 한두 번 봤어야지.. 어휴~ 성질 같았으면 그냥 빵빵~ 하고 싶다.
최근에 바뀐 건.. 신호 없는 횡단보도나 아까 같은 우회전 후 횡단보도에서 “사람이 근처에 서 있기만 해도 차가 알아서 정지해라”이다.
그게 적용된 거지, 딴 게 바뀐 게 아니다.

하지만 나라에서는 최대한 차들 속도를 줄이고 차를 멈추게 만드는 쪽의 홍보만 댓다리 하지, 불필요하게 서 있지 말고 빨리 지나가라는 쪽의 홍보는 절대 안 한다.
기름값 인상분 반영은 광속이고, 하락분 반영은 거북이 속도인 것과 같은 이치이다. 젠장 제기랄..
이런 건 도대체 어떻게 해야 바로잡을 수 있을까?

2. 구간 과속 단속은 정말 사회악 적폐 쓰레기 (거친 표현 주의)

먼 옛날 1945년 8월 15일엔 우리 민족이 일본의 압제로부터 해방됐었다.
그런데 대한민국의 운전자들이 빌어먹을 저주받을 이 개썅 미친 변태 적폐 사회악 암유발, 시간 낭비 기름 낭비 공해 유발 백해무익 ㅈ같은 과속 단속 카메라의 학정 압제로부터 해방은 언제쯤 될까? 누구나 자유롭게 악셀 콱 밟으며 운전하는 날이 오기를 염원해 본다.
아 그래서 예로부터 8 15 광복절 폭주족이 있었던 거구나 이런 깊은 뜻이..!

이 멀쩡한 경주 토함산 터널에 전 구간을 틀어막고 시속 70km 구간 단속이라니.. 진짜 미친 거 아니냐..?
카메라를 넣을 거면 70 마일로 하라고.. 킬로미터가 아니라..?
씨발 200으로 밟으면서 쌩 지나가도 시원찮을 이 곧은 길을 말이야?
터널 닦은 근로자와 자동차 개발한 연구원들이 통곡을 하면서 울겠다!

서울 수도권만 이런 줄 알았더니 이런 깡촌 시골에까지 뭔 놈의 카메라가 이렇게 생겼냐..??
그렇게 차들 강제로 발을 묶어 놓으니까 만족스럽냐 이 색X야?
담당 공무원놈 멱살 잡고 죽빵 날리고 싶다.

리 승만 할배를 존경하는 자유 우파들은.. 1930년대의 자동차로도 미국 시내를 100 넘게 밟으면서 경찰 단속을 따돌리고 사고 한 번 안 내고 발표 강연 스케줄을 소화했던 할배의 전설적인 행적과 근성을 본받고 더욱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과속이 나쁜 게 아니라 주변 차들의 흐름을 깨는 게 더 나쁘다는 선진적인 인식이 자리잡혀야 할 것이다.

3. 꼬리물기를 억지로 계도하기보다는 신호등을 개선해야

“교차로에서 꼬리물기 좀 하지 마세요~ 교차로 건너편에 차들이 막혀서 못 지나가고 있으면 파란불이더라도 당신도 지나가서는 안 됩니다. 앞차가 안 가고 있을 때 빵빵거리지 말아야 합니다” 이렇게 백 날 홍보하고 계도해도 별 소용 없다.

꼬리물기 차들 때문에 엉키고 엉망이 된 교차로를 보면서 “역시 조선놈들은 교통 문화가 미개하고 답이 없다. 앞으로 꼬리물기 적발 차량은 신호 위반과 동급으로 벌점 얼마에 과태료 얼마, 12대 중과실..” 이것도 별 영양가가 없는 짓이다.

감흥 신호 개발하고, 꼬리물기 차량을 자동으로 적발하는 무인 탐지기를 개발할 정도의 기술과 자금이라면.. 그걸로,
교차로 건너편에 차들이 못 가고 있는 걸 감지해서 그때는 애초에 파란불을 주지 않는 스마트 신호등을 만드는 게 훨~~~씬 더, 월등히 더 깔끔하고 더 나은 해결책이다.

어떻게든 운전자를 벌 주고 괴롭히고 차를 못 가게 만드는 쪽으로 머리를 굴리지 말고, 운전자가 누구나 수긍 가능한 합리적인 쪽으로 문제 해결책을 개발해야 한다.
옛날에 시스템 클럽에서 예시를 들었던 것처럼 말이다.
조선 엽전들이 질서 의식이 없다고 탓할 게 아니라 번호표를 도입해 놓으니까 은행 창구에서 무질서가 싹 사라졌었다.

4. 교차로 통과 결심 지점

난 예전에도 말했지만, 노란불 딜레마로 인한 사고를 봉쇄하기 위해서는 “교차로 통과 결심 속도” 표식 같은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지점을 시속 60 이상으로 지났다면, 중간에 신호등이 노란불이 되더라도 속도를 더 줄이지 말고 그냥 통과하시오. 그렇지 않으면 브레이크 밟고 서시오” 말이다. 비행기의 이륙 결심 속도(V1)에서 착안한 개념이다.;;

난 자동차에 대해서는 파란불은 남은 시간 표시에 반대 소신이다. 남은 시간이 촉박할 때 교차로를 난폭하게 통과하거나, 아니면 자기는 시간 넉넉하다고 뒷차를 배려하지 않고 세월아 네월아 너무 느리게 갈 수 있다.
예수님이 부작용을 우려해서 재림 날짜를 인간에게 예고해 주지 않고 있듯, 저런 건 굳이 예고할 필요가 없다. 파란불 잔여 시간 대신에 저런 교차로 통과 결심 힌트만 있으면 된다고 본다.

그 대신, 빨간불의 잔여 시간은 표시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다만, 10초나 5초 이하로 남았을 때는 도로 숨긴다. 이때부터는 예측 출발을 하지 말고 파란불이 되는 것만 보라고 말이다.

5. 기타

(1) 비보호 좌회전이라든가,  공간을 좀 더 효율적으로 활용하게 해 주는 좌회전 유도 차로 같은 것도 최대한 활용하는 게 좋다.
하지만 전자는 멍청한 사고가 몇 번 난 뒤엔 또 무식하게 오래 기다려야 하는 적록 신호로 바뀌어 버린다.
후자도.. 멍청한 운전자가 노란불에 쫄아서 말단 지점에서 멍하니 서 버리면.. 본의 아니게 꼬리물기를 저질러서 옆 차로의 진행을 틀어막는 민폐를 끼치곤 한다. 그러면 또 없어지고.. 으이구~~

그러고 보니 앞서 얘기했던 교차로 통과 결심 지점이라는 건 이런 좌회전 유도 차로 같은 데서 더욱 필요한 것 같다. 이 지점을 지났으면 여기서는 노란불이더라도 멈추지 갈고 지나가라는 것을 알려줘야 하기 때문이다.

(2) 자동차 전용 도로의 진출로나 분기 지점 근처에서 차들이 막히고 있을 때 말이다. 뒤에는 차들이 못 가서 줄줄이 늘어서 있는데.. 정작 앞에는 차들이 너무 띄엄띄엄 천천히 여유롭게 가는 건 큰 문제이다. 이러면 뒤에서 줄서 있는 차들이 호구 바보가 되고, 눈치껏 앞에서 끼어드는 새치기 차량이 더 빨리 가게 된다.
새치기 차량을 욕하고 벌줄 게 아니라, 새치기를 조장하는 앞차들의 운전 습관을 바꾸도록 계도해야 한다.

(3) 주행 중에 뒷차가 빵빵거리는 것보다, 앞차가 불필요하게 쓸데없이 브레이크 밟아서 브레이크 경고등이 깜빡거리는 게 더 짜증나고 불편하고 싫은 지경이라면..
당신은 운전자로서의 인격이 한 단계 성숙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시장이 반찬이듯, 성질 급해서 답답한 게 최고의 운전 교사가 될 수 있다.

(4) 터널과 교량에서 차로 변경이나 추월을 금지하는 무식한 규정도 이제 좀 완화하거나 없앴으면 좋겠다. 비행기 이· 착륙 때 전자기기 사용 금지처럼 거의 의미가 없는 짓 같다.

Posted by 사무엘

2023/03/31 19:35 2023/03/31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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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울-인천

우리나라에서 뭔가 사람, 물자, 정보 따위가 흐르는 통로는 아무래도 서울-인천 사이가 가장 먼저 개통되곤 했다.

  • 모스 부호 전신: 1885
  • 철도: 1899
  • 상수도: 1910 (1908 뚝도 정수장 다음임. 완전 최초는 아님. 서서울 호수 공원, 선유도 등, 과거에 서울의 서부에 있었던 상수도 시설들이 흥미롭다)
  • 고속도로: 1968~1969
  • 광역전철: 1974
  • 송유관: 1992년 말 (1990년에 대한 송유관 공사 설립 후 최초)

철도를 조금만 더 살펴보면..

  • 1899년에는 경성 전차(5월)와 경인선 철도(9월)가 나란히 개통했다.
  • 1910년대 중후반에는 어째 서대문과 관련된 건축물들이 철거됐다. 1915년쯤에 노면 전차의 복선화를 위해 서대문(돈의문)이 헐렸으며, 3· 1 운동 직후에는 서대문 역과 이쪽 선로가 없어지고 신촌 방면 급커브 선로가 새로 만들어졌다. 그리고 남대문 역이 경성 역의 역할을 대신하게 되었다.
  • 1967~68년에는 증기 기관차와 서울 전차가 나란히 퇴역해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시기가 절묘하게 비슷하다.
  • 1974년 8월 15일에는 서울 지하철과 수도권 광역전철이 동시에 개통했다.
  • 2015~16년은 호남 고속철, 경부 고속철의 대구· 대전 도심 구간, 포항 방면 KTX, SRT 수서 고속철이 연이어 개통해서 나름 고속철도의 중흥기였다..

2. 근래에 한강에 새로 만들어진 다리들

(1) 성산대교 바로 옆의 월드컵대교 (일반 도로): 예산 부족 때문에 꽤 오랫동안 진도를 못 빼고 질질 끌었던 물건인데.. 작년 9월 1일에 드디어 개통했다. 얘가 있으면 강북에서 서부 간선 도로로 가기가 좀 더 수월해질 것이다.

(2) 서울 지하철 8호선 암사 이북으로 구리로 가는 하저 터널 (철도): 역시 작년 6월 28일에 터널이 다 뚫려서 관통됐다. 이제 거기 안에다 선로와 전차선을 설치하면 되겠지..
8호선도 이제 한강을 건너며, 심지어 5호선과 분당선에 이어 하저 터널을 보유하게 됐다. 분당선과 마찬가지로 실드 공법을 써서 만들어졌다.
원래 8호선은 복정-산성 사이가 굉장한 장거리 구간이었는데 이젠 저 북쪽 구간이 장거리 구간이 될 듯. 복정-산성 사이엔 '남위례'라는 역이 추가될 예정이다.

(3) 8호선 하저터널과 강동대교 사이에 일명 고덕대교 (고속도로): 세종-포천 고속도로(29)의 구간으로서 건설 중이다. 올림픽대교와 같은 사장교 형태이다. 얘는 아직 건설 중이다.

부산만 해도 아직 낙동강을 건너는 하저 터널이 없구나..
부산 지하철 2호선 민락-센텀시티 사이는 '수영강'을 건너는 하저 터널이다.

3. 서울 경전철 신림선

지난 5월 28일부로 서울에서 경전철 2호격인 신림선이 개통했다. 신안산선과 비슷하게 서울 서남부의 종축을 잘 관통한 것 같다.
우이선은 철차륜 2량 편성이었지만 신림선은 고무차륜 3량 편성이다. 그리고 차량의 폭이 우이선의 것보다도 더 작다고 한다.

  • 경전철 1호인 우이선은 중전철 1호선의 신설동 역을 잇는다. 이와 비슷하게 경전철 2호인 신림선은 중전철 2호선인 신림 역을 잇는다.
  • 1호인 우이선이 북한산 기슭까지 간다면, 신림선은 관악산 기슭까지 간다.
  • 우이선이 왕십리까지는 차마 못 가고 그 앞 신설동에서 그쳤다면, 신림선도 여의도까지는 차마 못 가고 그 앞 샛강까지만 간다.

경전철은 2010년대에 서울 바깥 수도권에서 먼저 스타트를 끊었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지하철의 본좌급인 서울도 경전철 노선을 2개나 보유하게 됐다.
대한민국에서 경전철이 아니라 '작은 중전철'(중형)이 만들어진 것은 대전 지하철이 마지막이 됐고 사실상 맥이 끊겼다.;; 도시철도 레벨에서는 경전철이 트렌드로 정착했기 때문인 듯하다.

도시철도가 아닌 광역철도에서는 서울· 수도권 밖에서도 여전히 대형이다. 부산과 울산을 연결하는 광역전철 동해선에도 '대형 중전철'이 들어갔지, 중형이 투입되지는 않았다.

다음으로 주목할 점은 지역별로 경전철의 작명 방식이다.
의정부, 용인, 김해에서는 도시철도가 하나 개통하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이니 그냥 '지역명 경전철'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그 반면, 이미 중전철 지하철이 있는 부산· 대구· 인천 같은 도시에서는 새로 만들어진 지하철 n호선이 통째로 경전철 기반이다. 중형 중전철이나 경전철이나.. 규모면에서 서로 호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울은 사정이 다르다. '지하철 n호선'이라는 명칭은 중전철 전용으로 예약됐고, 경전철은 저렇게 'XX선'이라는 별도의 이름이 붙게 됐다.
경전철은 지하철 n호선이라는 이름을 붙이기에는 커버하는 구간이 너무 짧고 수송력도 기존 지하철에 비할 바가 못 된다. 그렇기 때문에 명명 방식이 달라진 것이다.;;

  • 서울 지하철 8호선 (그냥 성남시 마을전철에 더 가깝.. ㄲㄲㄲㄲㄲ)
  • 제2중부 고속도로 (그냥 중부의 지선인걸 37보다는 351 같은 번호가 더 적절했을 듯.. 훨씬 더 긴 영천-상주 고속도로도 301인데..)

그러니 이런 특례를 앞으로는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뭐, 서울 8호선의 경우, 서울시가 옛날에 시민들을 성남 저 동네로 대거 이주시키면서 좀 빚진 게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 서울의 연장선 차원에서 특혜를 주는 것도 있긴 하다(광주대단지 사건 흑역사.. ㅡ,.ㅡ;; ). 그래서 8호선의 성남시 구간까지 모두 지하철 정기권 서울 전용 구간으로 이용 가능하고 말이다.

그나저나 서울 경전철 신림선의 운영에 왜 광주 도시철도공사가 개입하는 거지..??? 벌써부터 냄새가 좀 난다.. =_=;;

Posted by 사무엘

2022/07/31 19:36 2022/07/31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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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의 비보호 신호

서로 다른 방향으로 진행하는 자동차 도로가 한 지점에서 평면 교차하면 거기는 대체로 신호등에 의한 시분할 통제가 시행된다(로터리가 아닌 이상..). 그런 곳에서 자동차가 아무 때나 아무 방향으로 진행하면 서로 부딪히는 사고가 나기 때문이다.

그런데 도로와 도로가 만나는 곳마다 모든 진행 방향을 몽땅 신호등으로 도배하는 건 현실적으로 곤란하다. 적신호에서는 서고 청신호에서는 가니까 단순하고 속은 편하지만, 지나가는 차가 없는데도 무작정 강제로 하염없이 기다리는 건 비효율적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음과 같이 상황별로 '재량껏, 자율적으로 알아서 조심해서 지나가라' 같은 시스템이 시행되는 경우도 있다.

1. 좌회전

자신과 반대편이 모두 직진 신호를 받아서 상· 하행 제 갈 길을 가고 있는데, 반대편에서 오는 차가 없으면 눈치껏 반대편 차로를 밟으면서 좌회전하는 걸 허용한다.
이건 상시 유턴과 완전히 같지는 않지만 비슷한 개념이다. 조건부 유턴은 보통 적신호나 보행자 신호 때만 유턴이 허용되는 형태인 반면, 상시 유턴은 직진일 때도 반대편에 차가 없으면 유턴 허용이기 때문이다.

비보호 좌회전은 사고의 위험이 높기 때문에 매우 조심해서 해야 한다. 비보호 좌회전에 대해서 rule of thumb 급의 철칙이 있는데, 바로 “At your own risk”, 그리고 “너의 존재감을 반대편 차에게 절대로 드러내지 말라”이다.
비보호 좌회전하는 차는 알아서 조용히, 반대편에서 오는 차를 세우기는커녕 브레이크를 밟는 일조차 만들지 말고 존재감 없이 쓰윽 좌회전해서 사라져야 된다! 반대편 차로는 현재 직진 ‘청신호’라는 걸 절대 잊지 말아야 한다.

운전자가 굉장히 빠지기 쉬운 착각이 하나 있다. 바로 “앞차가 이미 비보호 좌회전 중이니 나도 바싹 뒤따라가면 되겠지. 그러면 마주오는 차는 알아서 속도를 줄이겠지”이다.

반대편의 1차로에서 그 비보호 좌회전 앞차를 본 반대편 차는 물론 속도를 줄일 것이다. 그러나 도로의 폭이 편도 2차로 이상이라면, 그 옆의 n차로에서 그 앞차를 따라가던 뒷차는 시야가 가려져서 당신을 못 볼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이미 뒤따라 좌회전 중인 당신과 충돌하게 된다.
앞차는 무단횡단자 때문에 속도를 줄였는데 옆 차로에 있던 당신은 앞차 때문에 그걸 못 보고 무단횡단자와 충돌.. 딱 그런 일이 벌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니 차로가 많은 큰길일수록 비보호 좌회전은 위험성이 커진다. 차량의 통과 속도와 교통량이 매우 높은 확률로 덩달아 높아지기 때문이다.
반대편의 모든 차로에 대해 충분한 시야가 확보되지 않고 달려오는 차가 전혀 없다는 확신이 없다면, 섣불리 비보호 좌회전을 하지 말아야 한다~!

이런 걸 왜 운전 면허 교육 때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지 모르겠다. 생각 같아서는 비보호 좌회전 요령은 운전 면허 도로 주행 시험 때 FM대로 직접 실습하는 절차가 있어야 하지 않나 싶다. 아니면 최소한 필기 시험 문제로라도 내든가..
"뒷차 따라 나도 들이대면서 비보호 좌회전한다"가 오답이 되게 말이다.

그~~저 닥치고 비현실적인 멈춤, 서행만 조선 유교 꼰대마냥 세뇌시키고. 노란불 딜레마 때문에 운 나빠서 시험 떨어지는 애들이나 만들어서 돈 시간 낭비시키니.. 면허 시험 체계가 혼란스럽고 미개하기 그지없다.

한 문철 변호사는 비보호 좌회전이 만악의 근원이니 좀 없애라는 소신인 모양이다. 아니면 사고 나면 옛날처럼 다시 12대 중과실 신호위반으로 되돌리기라도 하라고..
하긴, 평생 교통사고 분석만 업으로 삼으면서 이 바닥은 이골이 났을 텐데, 저런 애매한 시스템 때문에 사고가 한두 건 난 게 아니었지 싶다. 어지간한 드라마/영화에 나오는 뻔~한 주인공 사망 플래그 클리셰 급으로 말이다.

하지만 그런다고 현실적으로 비보호를 싸그리 다 없앨 수는 없는 노릇이다.
등신같은 과속 단속 카메라 만들 예산으로, 애매한 비보호 교차로에 안전한 감응식 신호기나 더 장착했으면 좋겠다. 좌회전 자리에서 차가 대기하고 있으면 알아서 안전한 좌회전 청신호를 주는 거 말이다. (반대편 차로는 물론 적신호)

그리고 기왕 시내 교차로에서 속도와 신호 단속을 동시에 한다면.. 교차로 통과 결심 지점 표시 같은 거라도 좀 했으면 좋겠다.
“이 지점을 시속 50/60으로 지났다면, 신호등이 노란불이 되더라도 고민 말고 직진해서 교차로를 통과하세요” 이런 표식 말이다. 이보다 느린 상태이거나 이 지점을 아직 못 지났다면 브레이크 밟고 서는 거다.
요즘 전국의 고속도로/고속화도로에는 진출 방향을 헷갈리지 말라고 분홍색/초록색 색깔띠가 곳곳에 깔렸는데(10여 년 전부터) 교차로 통과 결심 지점 표시도 좀 있었으면 좋겠다.

2. 우회전

우측통행 기준으로 우회전은 도로에 끼치는 여파가 가장 작다. 그렇기 때문에 도로 구조가 아주 특이한 삼거리 같은 예외적인 곳이 아닌 한, 우회전 신호가 별도로 있지는 않다.

직진 청신호이고 우회전 쪽 횡단보도가 적신호라면 우회전은 제일 속 편하게 마음대로 할 수 있다. 그렇지 않은 나머지 상황에서는 우회전을 비보호로 재량껏 할 수 있다. 즉, 이때는 좀 조심하면서 해야 한다.

비보호 우회전의 가장 대표적인 경우는 직진 청신호에다 우회전 쪽 "횡단보도가 청신호"인 때이다. 이때는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람이 없을 때에만 눈치껏 우회전을 할 수 있다. 요 근래에는 횡단보도 내부뿐만 아니라 길가에서 횡단을 위해 대기 중인 사람이 보이기만 해도 차가 서야 하는 것으로 법이 바뀌었다.
즉, 비보호 좌회전은 차와 차의 충돌의 위험이 있다면, 비보호 우회전은 차와 보행자의 충돌 위험이 있다.

직진이 적신호일 때도 비보호 우회전이 가능하다. 물론, 직진 쪽 횡단보도가 청신호가 아닐 때에 한해서다. 그때는 우회전 차량이라도 당연히 무조건 서야 한다.

다음으로, 서로 좌회전 신호만 받은 상태라면, 내가 우회전하는 방향으로 맞은편 차로의 좌회전 차량도 같이 들어올 수 있다. 그럴 때는 우회전 차량은 좌회전 차량에게 방해 민폐를 끼치지 않고 슬금슬금 해야 한다. 우회전은 비보호이지만 좌회전은 정식 신호이기 때문이다.
어디 비보호 우회전하는 차가 건방지게 크게 꺾어서 1차로로 쓰윽 들어가는지? 그러지 말아야 한다. 비보호 우회전은 비보호 좌회전만치 위험한 상황은 아니니 일탈이 좀 묵인되는 것일 뿐이다.

3. 직진/기타

교차로에서 직진이 금지되어 있는 곳은 대체로 고가나 지하도 같은 입체교차 경로가 따로 있어서 “직진은 저기로 하셈~! 여기서는 직진 금지” 형태이다.
그런 금지 말고 직진에 대해서 정규 청/적이 아닌 신호가 존재하는 경우는 다음과 같다.

(1) OX/XO, OXO/XOX 형태로 교차하는 황색 불빛: 교차로는 아니지만 커브나 빙판이 있으니 너무 과속하지 말고 조심하라는 권고 사항이다.

(2) 황색/적색 점멸: 적/청 정규 신호를 적용하기에는 교통량이 굉장히 적은 곳에서 볼 수 있다. 약간 작은 길에서는 평소에 정규 신호가 사용되다가도 0시 이후의 심야· 새벽 시간대에는 교차로나 횡단보도에서 이런 형태의 비보호 신호가 시행되는 경우가 있다.

황색 점멸의 경우, 옆에서 갑자기 뭐가 튀어나오더라도 부딪히지 않고 즉시 정지 가능할 정도로 충분히 천천히 통과한다(진행 방향 무관). 요즘 운전자들을 속천불 나게 하는 어린이 보호 구역 시속 30 단속 정도를 생각하면 된다.
황색이 아닌 적색 점멸이라면 아예 일시정지까지 해서 주위를 살핀 뒤에 지나가야 한다. 큰길과 작은길이 만나는 곳에서는 큰길은 황색 점멸이고 작은길은 적색 점멸이 되곤 한다.

(3) 무신호: 좁은 골목길에서 신호가 없고 시야도 확보되지 않은 교차로를 지난다면, 반드시 일시정지를 해서 주위를 살핀 뒤에 가야 된다. 즉, 적색 점멸에 준하는 상태로 통과하는 게 안전하다. 그리고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는 보행자가 왕이니 비보호 우회전 횡단보도를 생각하면서 통과하도록 한다.

이상이다.
점멸 신호 교차로에서 서행(황색) 또는 일시정지(적색)를 하지 않아서 사고가 크게 나면.. 이건 엄연히 12대 중과실 신호위반으로 간주된다.
그것처럼 비보호 좌회전 사고도 예전에 그러던 것처럼 신호위반으로 처리해서 가해 차량에게 책임과 경각심을 더 부과하는 게 이치에 맞으리라 여겨진다. 피해 차량의 입장에서는 멀쩡한 청신호 진행 중에 정말 날벼락을 맞는 거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Posted by 사무엘

2022/02/16 19:35 2022/02/16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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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 이미 언급했던 아이템들도 좀 있지만 도로 철도 항공 몽땅 한데 통틀어서 나열해 보면 다음과 같다.

1. 단선 터널

육상 교통수단에서 단선이란 건 선로를 따라 매우 정교한 신호와 통제가 가능한 철도에서나 가능한 일로 여겨진다. 그리고 요즘은 철도도 교통량이 아주 적은 곳이 아니라면 최소한 복선으로 만드는 게 기본이다. 철도가 넘사벽의 접근성을 자랑하는 자동차와 경쟁해서 이기려면 자동차로 도저히 불가능한 고속 대량 수송에 올인해야 하는데, 그건 단선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구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거에는 상황이 달랐다. 자동차가 지금보다 훨씬 적었고, 도로를 닦는 기술과 자본도 부족하다 보니 도로에 지금 같은 엄격한 상· 하행 구분이나 차량과 보행자의 구분 자체가 별로 돼 있지 않았다. 일제 시대만 해도 경성 시내 도로에 깔끔하게 중앙선과 차선이 그어져 있고 신호등이 설치된 것을 내가 본 기억이 없다. 노면전차 때문에 공중에 전차선들만 어지럽게 늘어서 있었을 뿐..

그래서 지금으로서는 정말 믿기 어렵지만, 자동차 도로 터널이 겨우 1차로로 만들어진 게 있다. 짤막한 굴다리 수준이 아니라 나름 600m가 넘는 길이이며, 일방통행도 아니고 상· 하행 공용인 게 말이다.
2020년 현재 국내에는 딱 두 곳이 있는데, 하나는 여수의 '마래 터널'(현재는 정확히는 마래 제2 터널로 개칭)이고, 다른 하나는 울릉도의 '통구미 터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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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터널의 입구는 교차로나 횡단보도 따위가 없어서 그냥 직진만 하면 됨에도 불구하고 신호등이 있다. 한쪽에 차량이 진입했으면 맞은편에서는 차량의 진입을 막아야 한다.
자동차 도로가 이렇게 되는 건 보통은 왕복 2차로 도로에서 차로 하나가 사고나 공사 때문에 막혔을 때일 것이다. 이때는 현장의 인부가 일정 주기로 상행과 하행의 통행을 허용하면서 교통을 정리하는 편이다.

그런데 터널이 통째로 1차로인 건.. 무려 1920년대의 여건 하에서 산의 암반을 힘겹게 뚫어서 차로 하나만 개통시킨 것만으로도 감지덕지 해야 했기 때문이다.
마래 터널은 단면이 철도 터널처럼 생겼으며 마침 전라선 구선로(여수 엑스포에 맞춘 복선전철화 이전)도 근처를 지난다. 그러니 마래 터널이 전라선 철도의 진짜 오리지널 구간이 아니었나 하는 의문도 든다만..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자동차용 터널 중에 이런 비좁은 물건이 있는 게 흥미롭지 않은가..?
참, 여담이지만 인터넷으로 찾아 본 바에 따르면, 울릉도는 모든 도로가 시멘트로만 포장돼 있고 아스팔트 포장은 없다고 한다. 도로가 처음으로 포장되던 시절에 아스팔트 포장을 위한 중장비를 거기까지 동원하는 건 여러 모로 어려웠기 때문이다.

2. 2차로 고속도로

우리나라에서 고속도로라는 건 통행료를 내야 이용 가능한 대신, 평면교차가 없고 보행자도 없고 길이 가장 곧고 상태가 좋아서 차가 가장 빠르게 달릴 수 있는 최고급 도로이다.

요즘은 지방에 국도도 중앙분리대를 갖추고 고속도로 못지않은 고속 주행이 가능한 고퀄이 적지 않다. 하지만 그것들도 시내로 들어가면 다시 신호를 받기 시작하며 지속적으로 빠르게 달릴 수 없다.
그리고 상하 구배나 커브가 레알 고속도로보다는 아무래도 더 급격하다. 운동 에너지라는 게 속도의 '제곱'에 비례하는 만큼, 시속 80 기준 설계와 100/110 기준 설계의 차이는 생각보다 크다.

그런데 이렇게 도로의 끝판왕이라고 불리는 고속도로가 겨우 왕복 2차로라면..?? 그 도로는 제대로 추월을 할 수 없으며 사실상 고속도로라고 부를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엔 역사적으로 왕복 2차로의 열악한 반쪽짜리 고속도로가 존재했으며 비단 우리나라만 그런 것도 아니었다.

  • 영동 고속도로의 강원도 구간은 20세기까지 아예 국도/고속도로 공용을 표방하는 막장 2차로 산길 형태였다. 그러다가 2001년이 돼서야 지금과 같은 깔끔한 새 길이 완공됐다.
  • 우리나라 최후의 왕복 2차로 고속도로는 잘 알다시피 88 올림픽 고속도로였다. 하지만 2015년에 전구간이 4차로인 대구광주 고속도로로 리모델링 됐다.
  • 중앙 고속도로는 나름 장거리 횡축 간선인 주제에 2차로 형태로 건설되고 있다가 뒤늦게 4차로로 다시 만들어졌다.

그래서 2020년 현재, 우리나라는 수십 km 이상 간선 고속도로 중에 2차로짜리는 완전히 전멸했다. 그나마 남아 있는 건 제2경인 고속도로에서 인천대교로 이어지는 학익-옥련 사이의 아주 짤막한 구간, 그리고 151번 고속도로의 말단인 동서천 IC-동서천 JC 구간이다. 간선이 아니라 고속도로 연결선에 가까운 자동차 전용 도로일 뿐인데.. 법적인 이점을 얻기 위해서 명목상 고속도로라고 등재해 놓은 듯하다.

어떤 도로가 고속도로라면 한국 도로 공사 관할이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해당 지자체의 관할이 된다. (경부 고속도로 vs 양재IC 이북의 경부 간선 도로의 차이처럼..)
그리고 고속도로의 주변 부지는 다른 도로의 주변에 비해 개발 제약이 더 심하기 때문에 지금 미리 고속도로라고 찜해 놓는 게 나중에 이 도로를 확장하는 데 더 유리하게 된다.

3. 철도

(1) 신호(재래식 통표 폐색): 정선선의 끄트머리인 정선-아우라지가 최후의 보루이다. 정선선은 20여 년 전에 비둘기호의 최후의 보루였는데 이제는 통표 폐색 방식을 마지막까지 간수하고 있나 보다.
여기 말고 전라선 모 구간에서 2000년대까지 아직 통표가 쓰이는 곳이 있었다고 하지만.. 복선 전철화가 모두 완료되면서 옛날 이야기가 됐다. 호남선은 주요역 위주로 호남고속선이 새로 깔렸지만 전라선은 본선 자체가 준고속선으로 개량됐다는 차이가 있다.

(2) 오르막 급경사(인클라인/스위치백): 영동선 통리-심포리 구간이 전국 유일의 스위치백 구간으로 잘 알려져 있었으나, 이미 2012년에 루프식 터널(솔안 터널)로 바뀌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전국에 루프식 터널은 내가 알기로 중앙선에 두 곳(치악), 함백선, 그리고 저기 저렇게 총 네 곳 있다.

(3) 기관차 방향 전환: 증기 기관차 시절의 엄청 옛날 이야기이다만, 그때는 서울에서 출발한 열차들이 대전에서의 정차 시간이 꽤 긴 편이었다. 호남선이 서울 방면과 곧장 연결돼 있지 않았기 때문에 호남선과 전라선 열차는 대전에서 기관차를 열차의 뒤쪽으로 바꿔 달아야 했다. 그리고 경부선 열차라 해도 어차피 150km 정도 달린 뒤에는 물 보급이라든가 기관차 상태 관리 때문에 10분이고 20분이고 쉬어 줘야 했다.
대전 역이 우동(가락국수)으로 유명해진 이유가 이 때문인 것은 이미 다들 아실 것이다. 호남선에서 서울 방면으로 곧장 진입 가능해진 것은 1978년에 호남선 북쪽 구간이 복선화된 뒤부터이다.

(4) 나무 침목, 자갈밭과 레일 이음매: 우리가 철도 선로에 대해서 흔히 생각하는 이 모습조차도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갈수록 보기 힘들어지고 있다. 요즘은 그냥 다 하얀 시멘트인지 콘크리트인지 노반이 침목과 자갈 역할을 다 하고 있다. 교량이고 평지고 터널을 가리지 않고 말이다.
도로는 시멘트 포장과 아스팔트 포장이 장단점이 있어서 현재까지 모두 쓰이고 있지만, 철도는 뭔가 획일화가 되고 있는 모양이다.

4. 비행기

(1) 엔진 수: 기술의 발전 덕분에 요즘 여객기는 어지간해서는 쌍발 엔진만으로 다 커버되는 단계에 이르렀다. 3발기는 이미 수십 년 전부터 보기 힘든 퇴물이 됐으며, 4발기도 2010년대부터 대형 비행기(A380, 747..)들이 몰락하면서 갈수록 보기 힘들어질 전망이다.

(2) 앵커리지 중간 기착: 과거에는 비행기의 항속거리가 지금만치 길지 못했기 때문에 한국에서 미국까지(서부· 동부 불문) 직통으로 갈 수 없었다. 이 때문에 미국 본토까지 미묘하게 덜 간 알래스카 앵커리지가 중간 기착 허브로 굉장히 각광을 받았다. 과거의 한국 철도에다 비유하자면 저기가 마치 대전 역의 비행기 버전 같은 지위에 오르기라도 한 것 같은데..
한국-미국 직통 비행이 가능한 보잉 747-400이 1990년대에 등장하면서 앵커리지의 명성은 퇴색하기 시작했다.

(3) 항로 안내: 지금이야 GPS라는 게 자동차와 개인 스마트폰에도 다 들어있어서 지도와 현재 위치 표시 서비스(내비게이션)가 너무나 자연스럽게 제공되고 있지만.. 과거에는 그렇지 않았다.
여객기에 기장· 부기장에다가 항공기관사와 항법사까지 조종실에 탑승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훗날 항법사가 항공기관사에 흡수되고, 더 나중엔 후자까지 없어짐) 게다가 항로 측정에 착오가 생겨서 적성 국가 영공에 잘못 들어갔다가 여객기가 격추 당한다니... 이것도 지금이야 소설 같은 일이지만 1980년대에는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였다.

Posted by 사무엘

2021/01/12 19:35 2021/01/12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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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에서 교량(다리)이라는 건축물들을 보면 (1) 교각이라고 불리는 기둥들이 물 위에 일정 간격으로 박혀 있고, 그 교각들을 한데 잇는 길이 위에 놓여 있다. 그 이상 딱히 다른 특이사항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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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밋밋 평범한 다리의 예: 한남대교 ㄲㄲㄲ)

하지만 어떤 교량은 추락· 투신을 방지하기 위한 난간의 규모 이상으로 (2) 거대한 철골 구조물(트러스? 아치?)이 놓여 있다. 자동차보다 훨씬 더 무거운 열차가 다녀서 그런지 한강철교가 이런 형태이다. 그 밖에 서울 지하철이 다니는 동호대교(3호선)과 동작대교(4호선)도 이런 범주에 들며, 특히 후자는 동그란 아치 모양의 철골 구조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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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모든 철교가 이런 형태인 건 아니다. 그리고 철골 구조물이 그냥 다리 하부에 상판과 기둥 사이에 설치된 것도 있다. 성수대교 내지 구 당산철교(부실 시공 붕괴 위험으로 인해 1997년에 철거됨)가 그 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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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르버트러스 공법이 사용된 성수대교. 유난히 야경이 많이 검색돼 나온다.)

경부 고속도로의 초기 개통 구간 중에는 비록 강을 건너는 건 아니지만 아래의 지형을 훌쩍 타넘는 고가 교량이 몇 군데 있었다. 대전 육교와 당재 육교가 대표적인데, 미관을 살리고 아래에 차지하는 공간도 최소화하기 위해 교각이 아치 형태로 만들어졌다. 1960년대 말에는 이 정도 건축물을 만드는 것도 굉장히 어렵고 위험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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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으로 대형 교량 중에는 (3) 다리의 기둥을 아득히 초월하는 높은 주탑이 세워져 있고, 다리 상판이 케이블에 매달린 형태인 게 있다. 신기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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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대교의 어마어마한 위용..)

사장교는 상판의 각 지점이 주탑과 직통으로 연결돼 있다. 그래서 주탑으로부터 덕지덕지 뻗은 케이블은 직선 모양이다. 서울에서는 올림픽대교가 사장교의 유명한 예이며, 서울과 인천 공항을 연결하는 인천대교, 그리고 당진과 평택을 잇는 서해안 고속도로의 서해대교도 사장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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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대교는 이런 게 사장교라고 작은(?) 주탑 하나로 데모를 보인 수준이다.)

그 반면 현수교는 양 주탑이 주케이블로 연결돼 있고, 주케이블에 일정 간격으로 매달린 보조 케이블들이 상판들을 지탱하는 형태이다. 그렇기 때문에 주케이블의 선형은 곡선이다.
영종대교, 부산의 광안대교, 울산의 울산대교가 현수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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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금문교. 색깔이 빨간 게 인상적이다.)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Golden Gate)는 현수교의 상징이나 마찬가지이다. 1940년에 바람에 흔들려 요동치다가 붕괴된 걸로 유명한 미국의 타코마 다리 역시 현수교였다.
현수교는 현존하는 다리들 중 기둥 사이 간격을 압도적으로 제일 멀리 벌릴 수 있는 형태이다(거의 2km 이상도).

울산대교는 인도가 존재하지 않는 자동차 전용 도로 교량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몇 년간 주행 중에 차에서 갑자기 내려서 뛰어내리는 자살 시도자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거기에다 무슨 마포대교 같은 급의 거대한 난간과 자살 방지 시설을 추가로 설치하는 건 불가능하다. 케이블이 상판을 지탱하는 현수교의 특성상, 다리가 버틸 수 있는 하중이 무한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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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대교~!!)

사장교와 현수교는 경제성 및 안정성 면에서 제각기 장단점이 있다. 사장교는 주탑이 하나만 있어도 되지만 현수교는 그 특성상 적어도 둘 이상 필요하다.
한강의 하류 서울 시내 구간은 폭이 1km 남짓이니 강치고는 굉장히 큰 편이지만, 그래도 사장교라면 모를까 현수교가 필요할 정도의 길이는 아니라고 여겨진다.
사장교와 현수교의 차이를 한눈에 쏙 들어오게 그림으로 묘사하면 다음과 같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자, 이렇게 (1)뿐만 아니라 (2)나 (3) 유형의 다리가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특히 바다를 건너는 길이 수 km짜리 거대한 교량은 굳이 엄청나게 높은 주탑까지 세우면서 (3)과 같은 형태로 만드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저 미관과 폼 때문에? 그렇지 않다. (2), 특히 (3)은 같은 무게를 지탱하는 다리라도 “기둥 수를 최소화해서” 만들려는 노력의 결과물이다.

자잘한 기둥 여러 개를 그냥 커다란 주탑 하나와 케이블로 퉁치는 게 더 저렴하다는 것, 콘크리트 구조물이 그냥 물도 아닌 바닷물 소금물에 쩔어서 좋을 건 하나도 없으니 적을수록 좋다는 것 따위는 부수적인 이유이다. 무엇보다도 다리 아래로 일정 규모 이상의 큰 선박이 지나갈 공간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건 강이 아닌 바다 위의 교량이라면 진지하게 고려해야 할 사항이 된다.

과거에는 이럴 때 자동차와 선박의 건널목 평면교차나 마찬가지인 도개교를 만드는 게 유행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기술의 발달로 인해 다리 자체를 엄청 크고 높게 만들고 말지, 교통수단 간의 평면교차는 만들지 않는 추세이다.
이렇게 다리의 유형 종류를 알고 나면 다음에 자동차나 열차로 다리를 건널 일이 있을 때 이 다리는 어떤 방식인지를 더 주의 깊게 보게 될 것이다.

현수교와 관련해서는 꽤 의외의 사실이 있다. 현수교의 주케이블이 자연스럽게 형성하는 선은 현수선이 아니다.
그냥 자연스럽게 매달려 있기만 할 때는 현수선이지만, 일정 간격으로 주렁주렁 매달린 보조 케이블로부터 힘을 받으면서 유사품(?)인 포물선에 가깝게 변형된다.

그 이유는 의외로 간단하다.
현수선은 걸리는 무게가 선 자체의 길이에 비례해서 커진다.  그렇기 때문에 이전에 살펴본 바와 같이 미분 방정식에 거리 적분이 들어갔으며, 이게 cosh라는 함수의 근원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현수선 아래에 하중이 걸리는 것은 선 자체의 길이나 기울기와 전혀 무관하게 그냥 x축의 일정 간격으로 균일하게 힘이 가해지는 것이다. 그러면 미분 방정식이 f(x) = x 급으로 아주 간단해지며, 문제의 함수는 포물선을 그리는 이차함수로 귀착된다.

다만, 선형이 완벽하게 포물선이 되기 위해서는 걸리는 하중이 띄엄띄엄이 아니라 연속적으로 일정하게 걸려야 하며, 줄 자체의 무게는 걸리는 하중과 비교했을 때 무시할 수 있을 정도로 없다시피해야 한다.
그렇지 않은 현실에서는 선형이 현수선과 포물선 사이의 어중간한(?) 모양이 되겠지만.. 포물선과 현수선은 특정 조건을 만족하는 한도 내에서는 어차피 서로 매우 비슷한 모양이라고 여겨진다.

1600~1700년대에 고전 역학과 미적분학이란 게 처음 생겨나던 시절에는 뉴턴, 호이겐스, 베르누이, 라이프니츠 같은 당대의 날고 기는 수학자들 사이에서도 이 궤적이 포물선일까 현수선일까 긴가민가 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 시절엔 충분히 헷갈릴 만도 했다는 생각이 든다.;;

Posted by 사무엘

2020/11/16 19:35 2020/11/16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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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와 철도의 터널과 교량

1. 자동차용 터널과 교량

도로나 철도를 만들다가 산 같은 장애물을 정면돌파 하려면 터널을 뚫게 되고, 기존 도로를 입체 교차하거나 강을 건너기 위해서는 교량을 건설하게 된다. 이런 시설들은 구불구불 우회해서 가야 할 경로를 굉장히 곧게 해 준다.

기술이 발달한 덕분에 요즘은 옛날에 상상하기 어려웠던 매우 크고 길고 넓은 터널과 교량이 많다.
산 하나를 통째로 관통하는 건 일도 아니고 도시 시가지를 통째로 지하로 통과한다. 2차로를 넘어 4차로 광폭 터널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으며, 제한적이나마 바다를 건너는 터널(아래로)이나 교량(위로..)도 있다. 아무래도 고가(교량)보다는 지하도(터널..)가 만들기 더 어려운 것이 주지의 사실인데, 하저· 해저터널 같은 건 참 경이롭다.

다만, 이런 곳을 자동차로 운전해서 갈 때는 좀 주의해야 한다. 터널을 드나들 때는 주변의 밝기가 갑자기 변하기 때문에 운전자의 시야가 교란될 수 있으며, 교량은 바람이나 온도가 일반 평지와는 달라서 길이 미끄러울 수 있다.
그리고 둘은 형태는 다르지만 길 밖으로 벗어날 곳이 딱히 없기 때문에 비상 대피나 탈출이 취약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터널은 화재라도 났다간 질식의 위험까지 있다.

이런 이유로 인해 우리나라에서는 터널이나 교량에서는 한 치의 예외 없이 차선들이 실선으로 그어졌으며, 차로 변경과 추월이 금지돼 왔다.
하지만 모든 교통사고가 오로지 과속과 추월 때문에 발생하는 것도 아닌데, 저건 현실과 안 맞는 너무 규제 위주의 악법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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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시종일관 한 차로로만 달리기에는 너무 길고 큼직한 터널도 많다. 그리고 강을 건너는 교량 말고 강과 수 km째 나란히 가는 교량도 많은데 거기도 차로를 몽땅 실선으로 틀어막아야 하는지에 대한 형평성 문제도 있다.

국도 20호선과 4호선이 만나는 북건천 분기점은 긴 건천 터널을 통과하자마자 분기점이 뿅 나타난다. 경주에서 20을 이용해서 달리다가 저기서 4로 갈아타서 영천? 대구 방면으로 가려면 아예 터널에 진입하기 전부터, 한참 전부터 맨 오른쪽 n차로로 차로를 바꿔야 한다. 터널 안에서 차로를 바꾸는 건 실선 차로와 각종 차단봉으로 막혀 있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도 있다.

그래서 요즘은 특정 조건을 만족하는 형태로 새로 만들어지는 터널에 한해서 터널 안도 점선 차선이 그어지고 차로 변경을 허용하는 추세이다. 교량 쪽은 소식을 못 들었다만, 거기도 좀 더 합리적이고 개방적인 쪽으로 변화가 생겼으면 좋겠다.

2. 철도용 터널과 교량

자동차가 다니는 터널과 교량은 그렇고.. 그럼 이제부터는 철도의 터널과 교량에 대해서 얘기하도록 하겠다.
요즘 만들어지는 큼직한 터널은 도로용이나 철도용이 외관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듯이 보인다. 그러나 옛날 초창기에, 특히 철도가 다들 단선 비전철 위주이던 시절에는 그렇지 않았다.

철도 차량은 레일 근처 하부의 폭과 중상부의 폭이 차이가 많이 나는 교통수단이다. 이는 제한된 레일 궤간에서 최대한 큼직한 차량을 굴리기 위한 노력의 결과이다. 그래서 한국의 경우, 법적 차량 한계가 1250mm 이하의 낮은 부위와 그 이상 높은 부위의 폭이 서로 다르게 명시돼 있다.

철도 차량은 자동차와 달리 레일을 한 치도 벗어나지 않고 정밀 정확하게 다니니.. 터널도 그야말로 차량 한계가 허용하는 한계치까지 작게 만드는 게 가능하다. 그래서 터널의 단면조차 차량의 단면과 비슷하게 하부가 상부보다 더 작으며, 단면이 말발굽 모양처럼 돼 있다. 이것은 철도 터널이 자동차용 터널과 결정적으로 다른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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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언제까지나 옛날에 그랬다는 것이다. 요즘은 한 터널 안에 복선 선로를 집어넣고 위에 전차선도 집어넣고.. 또 고속 주행을 위해 공기가 드나들 틈을 더 내기도 하니 철도 터널도 옛날보다야 더 큼직하게 만든다.

그리고 철도는 교량도 좀 특이했다.
옛날에는 철교의 상부에 딱히 난간이나 트러스 같은 게 없었고 생긴 게 참 단촐(?) 소박했다. 뭐, 어차피 레일이 있으니 단순히 통과 차량의 안전을 위한 난간이나 가드레일 따위는 없어도 될 것이다.

과거의 단선 비전철 철길은 선로의 좌우에 아무 인공물이 보이지 않아서 좌우의 창 밖을 보면 자동차를 탈 때보다 자연의 정취랄까 그게 더 강하게 느껴졌다. 반대편 선로라는 것도 없고 전차선 전봇대도 없고.. 침목과 레일이 놓인 자갈밭이 끝인데 그건 양 옆의 시야로는 어차피 보이지 않는다. 열차가 교량을 통과할 때면 그냥 강물 위로 공중에 떠 있기라도 한 것 같다.

그리고 이런 교량은 딱히 ‘도상’이란 게 없어서, 레일 밑에 깔린 침목 아래로 곧장 강물이 출렁출렁 내려다보였다. 자갈밭조차 없었다는 뜻이다. 옛 수인선의 소래철교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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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오늘날은 이런 식으로 철교를 만들지 않는다. 레일 밑에 아무 지반이 없으면 열차가 지나갈 때 소음과 진동이 주변에 너무 크게 전해지기 때문이다. 궤도 아래에 침목과 자갈 같은 걸 괜히 만드는 게 아니다. 물론 요즘은 나무 침목이나 자갈조차도 안 쓰고 싹 다 콘크리트 땜빵이지만..
자동차 도로도 고속도로 같은 건 옛날처럼 아스팔트를 안 쓰고 이제 시멘트 포장을 하니, 철길 노반과 도로 노반이 생긴 모습이 다 허옇게 비슷해졌다.

내 기분상 도로 교량보다는 철도 교량이 상부에 이렇게 철골 구조물이 치렁치렁 솟아 있는 경우가 많다. 삼각형 그물 모양의 뼈대 구조이다 보니 무슨 3차원 그래픽 와이어프레임을 보는 것 같은데..
단순히 잉여 미관 때문이 아니라 교량을 안정적으로 지탱하기 위해 일부러 만들어 넣은 거라고 한다. 한강 최초의 교량인 한강 철교도 이런 형태로 만들어졌었다. 110여 년 전에 처음 만들어졌을 때부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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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무엘

2020/07/03 08:35 2020/07/03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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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방향으로 가는 길이 한데 만나는 지점을 우리는 교차로라고 부른다. 이런 곳에서 차들이 부딪치지 않고 아무 곳으로나 통과하려면 신호등을 설치해서 한 번에 한 방향으로 가는 차들에게만 통행을 허용해야 한다.
혹은, 신호등을 설치하는 대신 교차로를 입체화해 버리면 신호 대기 없이 차들이 제각기 원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 하지만 입체 교차로는 건설 비용이 많이 들며 진출입로(ramp)가 주변 공간을 많이 차지하기 때문에 자동차 전용 도로의 진출입로 내지 분기점 정도에서만 사용되는 편이다.

그런데 신호등을 설치하지 않고, 굳이 애써 고저 차이를 만들지 않고도 서로 다른 방향에서 온 차들을 제법 유도리도 있고 안전하게 통과시키는 방법이 있다. 바로, 교차로를 십자형이 아니라 원형으로 만드는 것이다. (뭔가 x-y 직교좌표 대신, 각도와 길이 위주의 극좌표가 떠오른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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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히 90도 우회전을 하든, 직진을 하든, 좌회전을 하든, 이 교차로에 진입하는 모든 차들은 방향을 불문하고 일단 저 둥근 궤도에 진입해야 한다. 모두 동일 방향이라는 게 포인트이다. 우측통행 체계에서는 반시계 방향으로 돌고, 좌측통행 체계에서는 시계 방향으로 돌게 된다. 그렇게 궤도를 돌다가 자기가 가야 하는 진출로가 나타나면 그리로 나가면 된다.

여기서는 비록 내가 원하는 방향을 최단 경로 지름길로 갈 수는 없지만, 그래도 진행 방향이 완전히 다른 차량끼리 정면· 측면 충돌 사고가 날 일은 없다. 차들이 무조건 속도를 낮춰야 하는 게 보장되며, 사고가 나 봤자 원 안으로 끼어들다가 접촉사고가 나는 것 정도로 국한된다. 리스크가 적은 우회전만으로 원하는 모든 방향으로 갈 수 있으며, 신호등이 필요하지 않고 차량이 드물 때 뻘짓 삽질스러운 신호 대기가 없다는 것도 아주 좋은 점이다.

이렇게 살펴보면 원형 교차로는 나름 굉장히 참신한 아이디어인 것 같다. 하지만 얘도 장점만 있는 건 아니다. 동그란 원을 만들고 중심부는 교통섬으로 비워 둬야 하기 때문에, 전통적인 직교 신호등 교차로보다야 공간이 더 많이 필요하다. 원의 반경이 너무 작으면 초보 운전자가 교차로를 만만하게 보고 역주행을 할 우려가 있으며, 버스· 트레일러 같은 대형차들은 통과에 애로사항이 꽃필 수도 있다.

그리고 감속과 우회를 강요하고 신호등 없이 자발적인 양보에 의존해서 돌아간다는 특성상, 이런 교차로는 차량 통행량이 너무 많아지면 서로 우물쭈물 하다가 제대로 돌아갈 수가 없어진다. 차라리 신호등이 있어서 각 방향별로 일정 주기로 통행 허용 시간이 강제로 보장되는 일반 평면 교차로만도 못해진다.

그렇기 때문에 원형 교차로는 직교 신호등 교차로를 완전히 흡수하고 대체할 수는 없다. 단지, 황색 점멸 신호 상태인 교차로보다야 더 안전한 대안이 될 수 있어 보인다. 통행량이 적고 한산한데 오거리 육거리 형태로 길이 많이 분기돼 있는 곳일수록 원형 교차로의 가성비가 더 올라간다.
그런데 현대에는 도시를 이런 모양으로 건설하지 않으니 원형 교차로는 교차로의 주류에서 밀려나 있다. 유럽처럼 역사가 긴 도시, 아니면 신호등이 무의미할 정도로 차량 통행이 적은 지방에서나 많이 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회전 교차로는 회전문과도 구조적으로 비슷한 구석이 있어 보인다.
회전 로터리가 독특한 장점이 있는 것처럼 회전문은 외부와 내부를 그럭저럭 단절시킨 상태에서 사람을 출입시킬 수 있다는 독특한 장점이 있다.
하지만 회전문 역시 단위 시간 동안 처리 가능한 교통량이 크게 부족하기 때문에 일반 출입문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 우리나라 건축법상으로는 출입구에 오로지 회전문만 있는 것이 허용되지 않으며, 옆에 비상용 일반 출입문도 반드시 갖춰 놔야 한다.)

다시 교차로 얘기로 돌아오면...
길이 동그란 모양이라고 해서 다 같은 원형 교차로가 아니다. 그 원의 크기(지름), 궤도 내부의 차로 수, 그리고 원과 접하는 도로의 진출입 형태에 따라 운영 방식이 차이가 있다.
우리가 평소에 원형 교차로를 자주 볼 일이 없어서 선뜻 떠올리지 못할 뿐이지, 얘는 아주 아담한 것부터 왕창 크고 아름다운 것까지 규모의 편차가 꽤 크다. 궤도의 차로 수가 2 이상인 것만으로도 일단 작다는 소리는 안 듣게 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원 궤도를 드나드는 도로도 형태가 하나만 있는 게 아니다.
곧이곧대로 원과 수직으로 ―○― 이런 식으로 접하는 형태가 있는가 하면(수직형), 원의 접선 수준으로 더 완만하게 접하는 것도 있다(평행형).

원형 교차로를 나타내는 용어로는 traffic circle, roundabout, rotray 등 여러 종류가 있으며, 한국어로도 회전 교차로와 로터리의 구분이 있다. 현실에서는 본인을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이들을 별 구분 없이 섞어서 사용하며 그냥 로터리의 순화 용어가 회전 교차로인 줄 안다. 일반 어학 사전 수준에서도 이런 용어들은 그냥 interchangeable한 유의어라고 나온다. 하지만 교통 공학을 공부한 사람의 입장에서는 이들은 엄연히 다른 개념이다.

회전 교차로(roundabout)는 원으로 진입하는 지점에 정지선이 있으며, 이미 원을 돌고 있는 차량이 여기로 들어오려는 차보다 통행 우선순위가 더 높다.
하지만 로터리(rotary)는 원 내부에 정지선이 있으며, 들어오려는 차에 우선권이 있다. 이런 곳에서 마냥 회전 차량에게만 우선권을 주면 새로운 차들이 원 내부로 도저히 진입을 할 수 없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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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는 통상적인 회전 교차로보다 더 크고 차량 통행량이 많은 대규모 버전이며, 우리가 생각하는 뭔가 아담한 원형 교차로는 다 회전 교차로라고 생각하면 된다.
다만, 서울에 있는 영등포 로터리와 혜화동 로터리는 회전 교차로가 아니라 진짜로 로터리이다. 거기는 원 내부에 아예 신호등까지 있어서 반쯤은 일반적인 오거리 육거리 교차로처럼 바뀌었다.

물론 앞서 보았다시피 회전 교차로 중에서도 왕창 크고 아름다운 게 있다. 하지만 회전 교차로는 반드시 크지는 않아도 되는 반면, 원 안에 정지선(+ 경우에 따라서는 신호등까지)이 있는 로터리는 규모가 반드시 일정 수준 이상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나저나, 검색을 해 보니 외국에서는 roundabout과 rotary를 이렇게도 구분해 놓았는가 보다. 우리나라처럼 정지선의 위치와 우선순위 기준이 아니라, 궤도 합류 방식의 차이를 두고 둘을 구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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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tary는 90도 우회전만 하는 경우 궤도에 영향을 주지 않고 진출입로만 따라가면 된다. 그리고 고속도로에서 IC를 드나들듯이 궤도에 합류하거나 밖으로 나가면 된다. roundabout은 이와 달리, 진출입로와 궤도가 겹치는 지점이 반드시 존재하기 때문에 양보가 필요하다.
우리와 관점은 좀 다르지만 그래도 여기서도 rotary는 최소한 roundabout 같은 일시정지(빨강)까지는 하지 않고도, 서행으로 조심만 하면(노랑) 궤도 합류가 가능하니 진입 차량에게 더 유리한 형태라는 걸 알 수 있다.

어떤 형태건 원형 교차로는 덩치가 커지면.. 수용 가능한 차량은 많아지겠지만 그만큼 우회해야 하는 거리도 길어지고, 더 많은 공간이 필요해지고, 어차피 신호등 같은 통제 수단도 필요해지니 고유한 장점이 감소하겠다. 그 원 안의 공간을 놀리기가 아까워서 다른 건물이나 광장 같은 게 들어설 수도 있는데, 그럼 원 안에 정지선 정도가 아니라 횡단보도까지 필요해지며 로터리의 교통 사정은 더욱 복잡해질 것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8/07/01 08:31 2018/07/01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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