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들어가는 말

본인은 지난 4월말 황금 연휴 동안의 근거리 여행에 이어, 8월에도 매년 해 온 것처럼 하계 휴가 여행을 다녀왔다.
올해는 교회 수련회가 없었던 것을 감안하여 개인 여행을 기존의 1박 2일이나 2박 3일보다 긴 3박 4일로 잡았다. 그래서 어느 때보다도 더 멀리 나가고 다양한 곳을 둘러보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코로나바이러스 말고도 이번 여행에서의 큰 복병은 이례적으로 길게 지속된 장마였다. 이 때문에 원래 7월 말~8월 초에 다녀 오려던 것을 한 주 미루기도 했다.
하지만 비가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고, 그렇다고 광복절 연휴나 그 이후까지 계획을 질질 미루고 싶지는 않아서 그 다음 주에는 출발을 강행했다. 사실, 비가 내리던 날도 해만 안 날 뿐 땀 뻘뻘 흐르고 덥기는 마찬가지였다.

본인이 처음에 생각했던 올해의 여행 계획은 통영-대전 + 중부 고속도로(35)를 끝까지 타고 남하해서 남해안 정도를 다녀오는 것이었다. 평소에 서울에서 거기까지 갈 기회는 잘 없었으니까.. 다도해 해상 공원을 구경하고 남해안의 해수욕장에서 물놀이를 하고, 경전선 폐역이나 88 올림픽 고속도로 구도로를 답사하는 것 정도를 생각했다.

그러나 그 계획은 7월쯤 되면서 좀 수정됐다. 백 선엽 장군의 서거 소식을 계기로, 올해는 강원도를 전혀 경유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안보 관광의 비중을 매우 크게 잡게 됐다. 바로 1950년 여름의 격전지였던 칠곡 일대의 답사가 추가된 것.. 거기에다 작년에 관람했던 영화 <장사리>에 대한 기억이 살아나면서 물놀이 장소도 그쪽으로 바뀌었다.

그래서 이번 여행은 남해안까지 가기는 하지만 전반적인 경로가 당초 계획보다 더 동쪽으로 기울어졌다. 역대 휴가 여행 중, 본인의 고향과 가장 가까이 가게 됐다.

1. 충주 동락 전투 승전 기념 공원, 동락 초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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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해서 가장 먼저 들른 곳은 충주의 서쪽 끝인 동락 전투 승전 기념 공원이었다. 경유한 고속도로는 50, 45와 40의 순으로 번호가 작아졌다. 넓고 한적하고 으슥한 공터에 일찌감치 도착한 뒤, 잠도 여기서 한숨 잤다.
해 안 나고 덥지 않고, 아직 비도 안 오고 화장실과 수돗물이 바로 옆에 있기까지 해서 첫 야영을 아주 기분 좋게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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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락 전투는 6· 25 전쟁 중에 국군의 육군이 최초로 승리를 거둔 전투이다. (해군의 승전은 후방 동해에서의 대한해협 해전)
김 재옥 교사가 동락 초등학교 운동장을 점령한 적의 동태를 아군에게 침착하게 잘 신고한 덕분에 승리한 것으로 매우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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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 공원이 있는 곳에서 300미터 남짓 떨어진 저 동락 초등학교 지점으로 아군이 박격포를 쐈다. 현장엔 그 모습을 형상화한 동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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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승비도 있고 참전 유공자 기념비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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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으로 들어오는 짤막한 길은 도로명이 "김재옥길"이라고 명명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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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은 맑은 물이 흐르고 경치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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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동락 초등학교로 들어가서 김 재옥 교사 기념관에 들어갔다.
방학 기간이고 평소 방문 인원이 매우 드물어서 그런지, 교무실을 찾아가서 교직원에게 요청을 해야 문을 열어 줬다.
이 학교 자체도 2020년 현재 전교생이 몇십 명 남짓밖에 안 된다고 본인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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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25 참전 기념비와 김 재옥 교사 현충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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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재옥 교사에 대한 소개 문구.
이분은 요즘으로 치면 거의 대학생 나이로 교사로 부임했다가 거의 곧장 전쟁을 맞이했다. 그리고 군인과 결혼하면서 교사 커리어는 얼마 쌓지도 못하고 퇴직하여 전업주부가 됐다.
그 뒤엔 겨우 30대 초반의 나이로 범죄에 희생되어 세상을 떠났다..;;
가족 대부분이 싸이코패스에게 몰살 당했지만 당시 집에 없던 아들 딱 한 명만 살아남아서 대를 이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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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락 초등학교 운동장. 뭔가 정겨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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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관 안은 생각만치 볼 건 없었다. '동락리 전투'를 '리' 자를 떼어내고 '동락 전투'라고 고쳐 부르려는지, 글자를 땜빵한 흔적이 보였다.
동락 전투에 참전했던 주역들이 1988년 7월 7일에 이 학교에 모여서 회고 간담회를 개최했던 사진이 걸려 있었다.

Posted by 사무엘

2020/08/19 08:33 2020/08/19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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