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 코딩 (2)

1.
자바는 잘 알다시피 파일 하나와 클래스 하나가 완전히 일대일 대응하며, 파일 이름이 클래스 이름과 일치까지 해야 한다(여러 클래스를 선언하더라도 한 클래스의 내부에서 선언해야 함). 자바는 여러 소스 코드를 한데 모아서, 다시 말해 링크해서 exe를 만든다는 개념이 없고 그냥 소스 코드가 그대로 바이트 코드로 컴파일된 클래스 파일이 되고 거기에 있는 static void Main 함수를 실행하는 구조이다. 그런 만큼 아예 그런 형태를 언어 차원에서 강제함으로써 관리 면에서 얻는 편의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런데 C#은 그렇지는 않다. C++과 마찬가지로, 파일과 클래스가 일대일 대응하지 않아도 된다. 한 파일에 여러 클래스가 담길 수도 있고, partial 예약어를 쓰면 반대로 한 클래스가 여러 파일에 나눠 담길 수도 있다!
(MSDN에 설명돼 있는 것처럼, 여러 사람이 한 클래스에 대해 공동 작업을 할 때나 클래스의 일부분이 다른 출처로부터 자동으로 생성된다거나 할 때 무척 유용하겠다.)

게다가 C#은 비록 닷넷 전용이긴 해도 여러 소스로부터 한 exe를 만들 수 있는 언어이다. 그렇다 보니 자바에서는 걱정할 필요가 없던 문제가 하나 생기는 게 있는데, 바로 여러 클래스들이 자기만의 static void Main 함수를 정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경우 컴파일러는 에러를 발생시키며, Main 함수를 하나만 남기든가, 어느 클래스의 Main 함수를 실행시킬 지 별도의 옵션으로 지정해 달라는 메시지를 남긴다.

Main 함수가 없거나 둘 이상 존재한다는 에러는 링크 에러가 아니고 런타임 에러는 더욱 아니며, 컴파일 에러라는 게 흥미롭다. C#도 자바와 마찬가지로 링크라는 개념은 없다.

2.
C#에는 C/C++과 마찬가지로 const라는 예약어도 있고 이에 덧붙여 readonly라는 예약어도 있다. const는 컴파일 시점에서 값이 완전히 고정되어 있는 primitive 타입의 상수나 문자열만 지정할 수 있다. 그리고 C++과는 달리 const와 static을 동시에 지정할 수 없다. 어떤 멤버가 const이기만 하면 static은 당연히 자동으로 지정되기 때문이다.

그 반면 readonly는 const보다 더 동적인 값을 선언할 때나 생성자 함수에 한 번 정한 후에 그 뒤부터 고칠 수 없도록 지정할 수 있어 편리하다. primitive 타입이 아니라 new로 할당하는 개체/배열이라든가, 상수이긴 한데 값이 실행 시점에서 가변적으로 정해질 수 있는 값--함수 실행 결과처럼--이라면 readonly로 지정하면 된다.

C++은 이 둘의 경계가 모호했다. 굳이 구분하자면 일반 const 멤버는 생성자 함수에서 동적인 값으로 초기화가 가능했던 반면, static const는 컴파일 때 정적인 값으로만 초기화가 가능했다.
C#은 배열은 자바와 마찬가지로 무조건 new로 할당하기 때문에, 값이 전혀 동적이지 않는 상수 테이블 같은 것도 배열이라면 const가 아닌 readonly로 할당해야 한다.

한편, 자바는 이 점에서 C#과는 다른 재미있는 차이를 보인다. 내 기억이 맞다면 const가 없고 아마 final이 const 역할도 하며, 오버라이드 가능하지 않은 고정 함수임을 나타낼 때도 쓰이는 예약어이다. 즉, C++과 C#은 virtual이라고 별도로 지정한 함수만 가상 함수인 반면, 자바는 별도로 지정하지 않은 모든 함수가 기본적으로 가상 함수인 것이다.

그나저나, this 포인터를 const로 바꿈으로써 이 멤버 함수가 실행 결과가 read-only임을 나타내는 const는, 자바와 C#에서 어떻게 표현하는지 모르겠다.

3.
뒷북일 수도 있지만 한 마디.
유니코드가 제정된 후에 발명된 언어인 자바와 C#은, 해당 언어가 규정하는 문자 집합이 유니코드이다. 그래서 char 형의 기본 크기가 놀랍게도 2바이트이며 문자열 리터럴도 기본이 유니코드 UTF16 형태이다. 게다가 변수를 비롯한 각종 명칭 이름을 한글로 지을 수 있다. ^^ 사실, 비주얼 스튜디오에서는 C# 소스 코드 자체가 기본적으로는 BOM까지 붙어 있는 UTF8 인코딩으로 저장된다.

하지만 C/C++은 그렇지 않다. 1970년대부터 존재한 저수준 시스템 언어인 만큼, 21세기에도 C/C++ 코드는 ANSI 인코딩이다. char 형은 규정상 무조건 1바이트여야 하고 절대로 바뀔 수 없으며, ""는 기본적으로 char 문자열이고 wide 문자열은 L""이라고 접두어를 붙여서 별도로 지정해 줘야 한다.

옛날의 일부 C언어 컴파일러는 키보드로 바로 칠 수 없는 일부 기호를 다른 기호의 나열로 대체하는 시퀀스까지 존재했었다. 그렇게도 열악한 환경에서부터 쓰였던 언어와 유니코드 시대에 등장한 언어는 그 배경이 극과 극일 수밖에 없다.

문자열 타입은 그렇다 치더라도 C/C++이 현대 언어들처럼 유니코드 명칭을 받아들이는 일도 있을 수 없다. 그러려면 그렇잖아도 링크라는 계층이 존재하는 언어인데 오브젝트 파일의 포맷이 바뀌어야 하고, 심지어 운영체제의 API 구조조차 바뀌어야 할지도 모른다. 윈도우 API 중에 GetProcAddress 함수의 둘째 인자가 괜히 PCSTR인 게 아니다(PCTSTR이 아닌 일반 string). 보수적이고 이식성을 생명처럼 여기는 이쪽 바닥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인 것이다.

이처럼, 똑같이 클래스가 있고 상속이 존재하는 소위 객체 지향 언어라 하더라도 C++, C#, 자바 같은 언어들의 설계 목적과 주 용도, 빌드 단계, 문법 구조, 고안된 당시 배경을 살펴보는 것은 각 언어들의 철학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0/02/15 18:42 2010/02/15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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