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방송, 일본어

지금까지 공공 장소나 각종 교통수단 내부에서 셀 수 없이 다양한 안내 방송을 들었다.
안내 방송은 한국어, 영어가 대부분이고 가끔 중국어나 일본어를 들을 일도 있었다.

원래 철도는 무궁화호조차도 중국어와 일본어 방송이 나왔는데 KTX가 개통한 지 얼마 안 되어 한 2005~6년쯤부터 중국어와 일본어는 삭제되고 화면의 자막으로만 대체되었다.
하지만 2007년에 개통한 공항 철도는 중국어와 일본어 방송도 나오고 있으며, 요즘은 심지어 지하철도 한 2008년쯤부터는 이용객이 많은 중요 환승역에서는 중국어와 일본어 방송을 다시 해 주고 있다. 내 기억에 이거 원조는 서울 메트로이다. 그걸 나중에 코레일과 SMRT도 따라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그 시기부터 철도계에는 손님이나 승객 대신 '고객'이란 말이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했다. 이거 원조는 의심의 여지 없이 코레일이다. 서울 메트로는 그걸 적극 수용한 반면, SMRT는 조금은 더디다.
그 반면 SMRT는 행복미소라는 BI(브랜드 로고)를 만들고 스크린도어를 자체 기술로 굉장히 빠르게 도입해 냈으며, 역시 2008년 무렵부터 굉장히 적극적인 이미지 마케팅을 시작했다. 이따금씩 심심찮게 붙던 철도 노조의 살벌한 포스터를 더 볼 수 없게 된 것도 이때부터이다. 이런 시도는 지하철 회사의 형님격인 서울 메트로도 1234 행복열차 BI를 만들어서 뒤쫓고 있는 중이다. (사실 서메는 자체 TV 방송까지 하고 있는 엄청난 회사이다)

코레일, 서메, SMRT 사이의 유저 인터페이스 신경전은 대략 이런 구도이긴 한데,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이 있다.

한국어, 영어, 중국어는 지금까지 남자와 여자 목소리를 모두 들은 적이 있는데
일본어는 굳이 철도 시설이 아니더라도, 어딜 가더라도 남자 목소리는 단 한 번도 들은 적이 없다.
일본어 하면 늘 나긋나긋 옥구슬 같은 여자 목소리이다.
일본어가 좀 여성스러운 언어라는 말도 어디서 듣긴 했지만 정확한 근거는 잘 모르겠고,
일본은 안내 방송에서 오로지 여자 목소리만으로 대외 홍보를 하기로 정책을 결정이라도 했는지, 아니면 이건 그냥 내가 일본 견문이 부족한 것이고 우연의 일치일 뿐인지도 잘 모르겠다.

Posted by 사무엘

2010/02/18 09:50 2010/02/18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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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다물 2010/02/18 10:20 # M/D Reply Permalink

    그 나라 말로 방송을 하는건 편의를 위해서 필요한 것입니다.

    국립국어원에서는 고객을 손님으로 순화하라고 하는데 되려 현장에선 손님을 고객으로 바꿔서 쓰고 있으니...

    1. 사무엘 2010/02/18 13:19 # M/D Permalink

      그러게요. 저도 고객 하니까 그냥.. 승객을 (돈)거래 하는 대상으로만 보는 뉘앙스가 느껴져서 별로 안 좋습니다.
      "무슨무슨 쟁쟁한 대기업도 저희 회사 제품을 사용하는 주 고객입니다"
      오히려 항공 쪽에서는 고객이라는 말이 전혀 쓰이지 않고 있지요. 고속버스는 근래에 안 타 봐서 잘 모르겠습니다.

  2. 특백 2011/10/13 22:08 # M/D Reply Permalink

    일본어 안내방송 표현법이 1호선, 기타 메트로, 도철 이렇게 약-간 다른 것 같던데 일본어를 모르니 통...
    근데 중국어는 표현법이 항-상 前方到站是大?, 大?站(대흥역 기준. 서메도 같습니다). 이었죠.

    1. 소범준 2011/10/14 11:07 # M/D Permalink

      근데 일어 버전도 제가 들어보기엔 서로 비스무리 하던뎁...
      이를테면 충무로에서

      つきのですえきはチュンムロㅡ, チュンムロㅡえきです。

      이런 식으로 두 회사 모두 똑같이 표출되는듯 싶네요.

    2. 특백 2011/10/14 11:29 # M/D Permalink

      그럼.. 발음법이 다른 걸까요.
      지금 다시 생각해 보니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거.. 것보다 일어를 구사하시다니 ㅜㅜㅜㅜ

    3. 소범준 2011/10/14 11:53 # M/D Permalink

      ㄲㄲ 넘 놀라진 마요.
      그렇다고 아직 덕후는 아닐테니.
      흠좀무! 단계까지 생각할 정도는 아니니깐.

      모든 언어는 반복이 무긴가 봅니다. ㅎㅎㄲㄲ

    4. 특백 2011/10/14 16:22 # M/D Permalink

      (가나를 다 외우지 못해서 한글로 쓴 점 이해하시길)

      아, 고쪽이 아니고요, 회사 간의 문제인지/역 간의 문제인지는 포착을 못했습니다만 어떤 경우
      '즈기노 데스에키와 **, **에키데스' 가 아니라 '나마네스, **에키데스' 로 (아산, 천안 등) 하는 경우가 없잖아 있다는 건데요. 혹시 발견하신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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