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디지털 카메라

요즘은 아시다시피 스마트폰에 카메라 렌즈도 하나로 모자라서 둘 이상이 달리며, 이걸로 사람 눈과 뇌가 하는 것처럼 원근감까지 기계가 인지하는 지경에 도달했다.
하긴, 모니터와 TV는 종횡비가 진작에 다 와이드로 바뀌었는데 카메라로 찍는 사진의 종횡비는 여전히 4:3이 기본인 게 좀 답답하게 느껴진다. 카메라 렌즈의 화각이 커지고 렌즈가 여러 개 달리기까지 한다면 한번에 더 넓은 풍경을 길쭉하게 사진에 담을 수 있을 것이다.

화소 수나 후보정 기능뿐만 아니라 본인이 정말 신기하게 생각하는 기능은.. 사진의 흔들리는 걸 걱정할 일이 예전에 비해 매우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이건 소프트웨어적인 흔들림 보정 알고리즘의 산물이다.

옛날에 덜 스마트하던 디카는 사진이 흔들려서 망치는 일이 흔했을 뿐만 아니라, 그 자그마한 화면으로는 찍었던 사진이 흔들렸다는 걸 인지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사진을 찍은 현장에서 흔들림을 감지했으면 곧장 다시 찍기라도 했을 텐데..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서 사진을 PC로 옮겨서 큰 모니터 화면으로 본 뒤에야 흔들리는 걸 알게 됐다면 허탈함 그 자체이다. 위조지폐를 현장에서 바로 적발하지 못하고 은행에 입금할 때에야 뒤늦게 알아챈 것과도 비슷한 상황이다.

그나마 재래식 디카가 스마트폰보다 나은 점은 배터리 용량이 더 많고, 안 쓸 때는 꺼 놨다가 나중에 켤 때 부팅이 필요 없이 즉시 켜져서 ready 상태가 된다는 점, 비슷한 체급일 때 zoom 성능이 더 뛰어나다는 점 정도를 꼽을 수 있겠다.

앞으로 영상뿐만 아니라 음성도.. PC에서 마이크 꽂아서 2채널 스테레오 음향을 한번에 입력해 넣는 방법은 생길 기미가 없는지 궁금하다.

2. 휴대전화

라떼는 말이야..

  • 체크카드: 신용카드 = 피처폰: 스마트폰 과 비슷한 관계인 것 같다. 특히 둘 다 왼쪽에 비해 오른쪽(신용, 스마트..)은 영업사원들이 기를 쓰고 팔려고 안달 나 있다는 공통점이 있기도 하다.
  • 인류 역사상 전화기가 크기가 가장 작던 때는 폴더폰 시절일 것이다. 그러다가 요즘 스마트폰은 화면과 배터리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다시 좀 커져 있다.
  • 폴더폰 시절에는 전화기를 통째로 거치대에 꽂아서 배터리 충전을 하던 시절이 있었다~!! ㄷㄷㄷ 기억하시는가? 그리고 2000년대엔 충전 단자를 통일한답시고 한때 24핀짜리 표준 단자가 제정되기도 했었다.
  • 그렇게 전화기가 자그맣고 별 기능이 없던 시절에는 배터리를 한번 충전해서 2~3일은 기본으로 썼다. 통화를 안 하고 있으면 무려 1주일 가까이 가는 물건도 있었다.

먼 옛날에 사람들이 뭔가 자원이 남은 비율 퍼센티지를 신경 쓰던 것이 30여 년 전엔 Windows 3.x/9x의 시스템 리소스 퍼센티지였다. 그러나 지금 사람들의 최고 관심사는 폰의 배터리 퍼센티지일 것이다.;;
그 밖에..

(1) 전화기에서 스피커폰은 귀를 송수화기에다 대지 않아도 통화를 들을 수 있게 하는 무척 편리한 기능이다. 하지만 이때 기기에서 내는 수신음이 또 마이크를 통해서 송신되고, 그게 또 수신되어 스피커폰으로 들리는 현상이 무한 반복되면서 소리가 울리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건 통신 기기에서 굉장히 고전적으로 유명한 문제이다. 자기가 받은 소리가 중복 송신되어서 울리지 않게 하는 건 echo 제거(echo cancelling) 기술이라고 따로 있다. 보통은 받는 쪽에서 echo 제거를 적용해야 보내는 쪽에서 echo를 듣지 않게된다.
뭔가.. 헬리콥터에서 로터가 돌면서 동체까지 돌아가는 현상을 상쇄하는 것과 비슷해 보인다. (꼬리날개, 반대 방향 로터 등..)

(2) 내가 말하지 않고 듣고 있을 때는 내 쪽의 불필요한 소음이 상대방에게 전혀 송신되지 않게 하는 일종의 mute(마이크 끄기) 기능이 있으면 좋겠다. 내 쪽에도 상대방에게 들리기를 원하지 않는 배경 소리 같은 게 있기 때문이다. 뭔가 전화기를 무전기에 가깝게 사용하게 되는 듯하네..

(3) 자동차 번호판이 공간이 부족해서 자릿수가 하나 확장됐고, 인터넷 주소도 공간이 부족해서 IPv6가 등장했는데.. 휴대전화 번호도 마찬가지다. 010 다음의 8자리는 좀 간당간당해 보이는데 이건 어째 공간을 확장한다는 말이 없는 것 같다.

(4) 스마트폰은 앞서 언급했던 디지털 카메라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휴대용 전자기기들의 역할을 흡수하고 대체했다. mp3 플레이어, 전자 사전, 계산기 따위는 얄짤없지만, 그나마 독자적인 역할이 있어서 완전한 상위 호환 대체가 어려운 건 손목시계이다.
스마트폰은 이것저것 기능이 많아지다 보니 보다시피 옛날 폴더폰이나 어설픈 피처폰 시절에 비해 덩치가 꽤 커졌기 때문이다. 그러니 얘는 과거의 회중시계의 대체제이지, 이대로 손목시계를 대체하기는 난감하다. 그 분야는 스마트워치라는 물건이 따로 만들어져 나오게 됐다.

3. 소프트웨어

  • 지난 2009년은 코드소프트와 티맥스 윈도우,
    2016년은 서든어택 2 (온라인 게임), 그리고 갤럭시 노트 7 (스마트폰)이 업계 최악의 굴욕 흑역사로 기록됐다.
  • 2021년은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완전히 접고 철수한 해, 인텔에서 비운의 IA64 프로세서를 드디어 20여 년 만에 완전히 단종시킨 해, 그리고 30여 년을 존속했던 경상용차 다마스와 라보가 단종된 해가 되었다.
  • 또한, 2020년대가 되니 애플에서는 PowerPC, x86에 이어 CPU 이주를 또 시도하고 있고.. Windows와 macOS 모두 메이저 버전이 10에서 11로 올라갔다.;;

2010년대 중후반에 컴터 소프트웨어 세계에서 개인적으로 굉장히 인상깊게 느낀 변화는 다음과 같다.

  1. 플래시가 순식간에 웹에서 싹 퇴출되고 사라짐. 브라우저들에서 지원도 끊김.
  2. 왕년에 스타와 워3, 디아블로를 만들었던 그 천하무적 제작사가 정말 급속히 몰락하고 망조가 듦.
  3.  IE 브라우저가 이제 완전 퇴출 직전임. 얘 없어진 뒤에도 공인인증서 로그인과 은행 돈거래가 가능하려나..??

(1) 플래시 액션스크립트는 전부 천하무적 html5 자바스크립트로 바뀌어서 오늘날까지 건재한다. 이젠 웹브라우저가 그 자체만으로 가상 머신에 반쯤 운영체제처럼 돼 버렸다.
플래시에서 원래 주전공이던 벡터 애니메이션 대신 웬 동영상(flv)을 지원하기 시작한 것, 그리고 유튜브가 플래시 없이 html5 기반으로 바뀐 것, 인터넷 지도와 구글 어쓰가 아무런 플러그인 없이 브라우저에서 바로 구동되기 시작한 것.. 모두 굉장히 충격적이었다. 플래시는 vb6에 대응하고, html5는 vb.net에 대응하는 것 같다.

(2) 게임 업계는 정말 영원한 강자란 없는 것 같다. 이드 소프트, 세가의 스즈키 유, 오리진의 울티마 만들었던 그 우주먹튀 뭐시기.. (아! 리처드 개리엇) 등등.. 한때의 스타 개발자가 언제까지나 계속 스타이지는 못한 것 같다.
지금은 FPS고 RTS고 나올 거 다 나오고 나서 새로운 게 뭐가 있을까? 이젠 현질 아이템 장사 말고 다른 돈 버는 방법이 남아 있을까..?? 궁금하다.
뭐 몇 년 전에 리니지 M은 돈을 빗자루로 긁어모으면서 그렇게도 성공했다고는 하더라;;

(3) 20여 년 전엔 마소 IE의 독점 불공정 끼워넣기 때문에.. 수장인 빌 아저씨는 평생 먹을 욕을 이 시기에 다 쳐먹었다. 카피레프트 안티 마소 진영으로부터는 완전 뿔 달린 악마 취급까지 받았다.
사실 더 옛날에, 1994~95년경엔 빌 아저씨가 msn으로 세계를 정복할 생각까지 했었다. 하지만 어림없는 얘기. 인터넷의 물결을 막을 수 없으니 다음으로 브라우저 독점을 생각했었으나 그 계획은 2004년 파이어폭스 0.8, 2008년 크롬과 함께 완전히 물 건너갔다. 넷스케이프가 이루지 못한 일을 쟤들이 대신 해냈다.

그리고 지금이야.. 웹브라우저 점유율을 제일 많이 떼어간 건 모바일이다. 마소가 범접하지 못한 완전히 다른 플랫폼..

Posted by 사무엘

2021/12/03 08:34 2021/12/03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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