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은 지방 선거(1일, 수요일)와 현충일(6일, 월요일) 덕분에 공휴일이 많아서 좋았다.
그때 본인은 서울 시민의 영원한 휴양지 안식처인 남양주-양평 일대로 바람이나 좀 쐬고 오려 생각했었다. 그래서 적당히 아점 시간대에 차를 몰고 동쪽으로 출발했는데..
문제는 나만 그렇게 안일하게 생각했던 게 아닌 듯하다.
올림픽대로의 동쪽은 말할 것도 없고 팔당 방면으로 가는 국도 45호선은 그냥 차들이 멈춰서서 꼼짝도 안 하고 있었다.
특히 하남 스타필드 이후로 동쪽으로는 더 진행하는 게 도저히 불가능했다. 날은 더운데 차들이 수 km째 멈춰 있으니 답이 없었다. 도대체 병목의 근원지가 어디인지 모르겠다.
결국 본인은 위화도 회군...이 아니고 스타필드 회군을 결정하고, 기지를 발휘하여 근처의 서울 동부 외곽에 있는 '길동 생태 공원'이라는 곳을 찾아갔다. 지도를 공부하면서 지금까지 머리로만 알고 있던 곳을 드디어 들렀다.
그랬는데.. 여기는 제법 만족스러웠다.
인서울임에도 불구하고 주차 무료이고.. 한적하고 선선한 분위기에서 "텃밭과 숲과 늪과 초원"을 모두 경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큰 강이나 바다만 없을 뿐.
서울 시내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아쉬운 대로 남양주-양평의 공원을 체험할 수 있었다.
이 공원은 생긴 형태가 좀 특이하다. 주차는 일자산 기슭의 '길동 생태 문화 센터'라는 건물이 있는 곳의 마당에다가 한다. 그 뒤, 공원은 천호대로 건너편에 있으니 길을 횡단해서 들어가야 한다.
공원 안에는 텐트는 물론이고 돗자리도 들고 입장할 수 없다. 하지만 직원 눈에 안 띄게 알음알음 몰래 반입하는 걸 다 막지는 못하는 듯하다.
제일 먼저 나오는 저수지 지구인데.. 물이 많이 마른 듯하다.
길을 걷다 보면 이런 오두막도 있어서 중간에 쉬어 가기 좋다.
그리고 농촌 지구. 공원 안에 이런 텃밭이 있어서 다양한 작물을 재배하고 있었다.
심지어 이렇게 논을 재현해 놓은 곳도 있었다. 공원을 관리하는 공무원들이 일일이 농사를 짓는가 보다.
여기서도 호박을 보게 되어 몹시 반가웠다. 하지만 본인이 방문하던 당시에는 꽃이나 열매는 전혀 볼 수 없어서 이건 한편으로 아쉬웠다.
산림 지구는 딱 뒷산 언덕을 산책하는 기분이었다.
이건 컴터 배경 그림으로 넣어서 써도 되겠다. ㄲㄲㄲㄲ
그러다가 이렇게 늪지대도 나온다.
이 공원에 있는 건 이 정도이다. 설렁설렁 걷다 보면 적당한 거리에 어지간한 자연의 정취를 다 경험할 수 있다. 한강 공원과 달리 사람이 적고 한적하며, 텃밭도 있는 것이 더욱 좋은 점이다. 독자 여러분도 힐링이 필요할 때 한번 가 보시길 바란다.
알고 보니 여의도 샛강 생태 공원이라는 게 먼저 생겼고, 여기는 샛강 이후로 제2의 서울 생태 공원이라고 한다.
그리고 여기는 원래 단위 시간당 입장 인원에 제한이 걸려 있고, 예약을 해야 들어갈 수 있더라. 하지만 그 날은 직원이 그냥 들여보내 줬다. 평일도 아니고 토요일 주말인데도 말이다. 그만큼 공원 상태가 널널한가 보다.
Posted by 사무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