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서

1.
신약 서신서가 딱 전반부는 구원 교리, 후반부는 일상에서의 행실 이렇게 나뉘는 편이라면..
다니엘서는 전반부는 재미있는 스토리, 후반부는 어려운 미래 예언으로 나뉘는 편이다. (뭐, 스토리에서도 일부 꿈 이야기는 예언이긴 하다만)

2.
인류 역사상 존재했던 동서고금의 그 어떤 절대권력자 폭군(네로, 진시황, 히틀러, 알렉산더, 시저, 스탈린, 북괴 김돼지 등등..)이라 할지라도
“내가 꿈을 꿨는데 내용이 하나도 기억 안 나거든? 그러니 니들이 내 기억을 되살려 내고 그 내용을 해석도 해라. 못 하면 몽땅 다 사형
이런 미친 또라이 같은 요구를 한 경우는 없다. 이런 군주는 느부갓네살 왕밖에 없었지 싶다.

3.
그런데 저 사람은 막장 폭군이고 적그리스도의 예표이기까지 한 것치고는.. 성경에서의 묘사가 막 심하게 나쁘지 않다.
다혈질적인 기분파이긴 하지만 한편으로 상벌 확실하고 쿨한 상남자처럼 묘사되었다.
처음에는 지혜자들을 몽땅 학살하려 했지만.. 그래도 자기 꿈이 말끔하게 재연되고 해석되자 군말 없이 다니엘을 엎드려 경배도 했다. ㄷㄷㄷㄷ (단 2:46) 그 대왕급 군주가 일개 포로 출신 교육생 청년에게 말이다.

하나님으로부터의 이적을 본 뒤에는.. 이집트 파라오처럼 끝까지 뻗튕기다가 더 망가지는 게 아니라, 쿨하게 ‘인정을 할 줄 알았다.’
개인적으로 하나님을 찬양하기도 하고, “저 다니엘이 섬기는 하나님을 모독하는 놈이 있으면 내가 먼저 죽여 놓겠다” 이런 선언까지 했다.
느부갓네살 왕 개인은 아마 구원받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여겨진다.

4.
저 사람은 자뻑을 좀 잘했다. 정말 엄청난 돈지랄을 해서 만들었을 황금 형상은 실물이 어떤 모양이었을지 정말 궁금해진다.
이전의 꿈에서 머리에서 발로 갈수록 재료가 싸구려로 바뀌는 인물 형상을 봤으니, 거기서 영감을 받은 것이다. -_-;; 자기 형상은 몽땅 순금으로 만들고 싶었던 것 같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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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유다 왕국 성전의 각종 집기에서 노획된 금이 저 형상을 만드는 데 많이 들어갔지 싶다. 원래 솔로몬 왕 때 잔뜩 축적됐던 금 말이다.
하긴, 출애굽기 시절엔 이스라엘 백성이 빌린다는 명목으로 사실상 빼앗은 이집트의 금이 궁극적으로는 금송아지를 만들 때 쓰였다=_=. 성경에서 금의 흐름을 추적해 봐도 이렇게 흥미로운 사실이 밝혀진다. 성경에 최초로 등장하는 전국민 '금 모으기 운동'은 영적으로 별로 좋은 운동이 아니었다.

(이런 금과 별개로, 성경에서 언급되는 나라들은 화폐는 대체로 너무 비싼 금보다는 은을 기반으로 만들어서 통용하곤 했다. 즉, 은본위제인 셈이다. 데나리온, 세겔은 다 은화였으며, 예수님이나 요셉을 팔아서 거래된 돈도 다 은화였다. ㄲㄲㄲㄲㄲ)

5.
자뻑의 연장선으로 단 3:15는.. 세상에서 연주하는 팡파레.. 무슨 사단장 군단장 경례곡 같은 웅장한 빰빠라밤 뿜빠뿜빠의 원조이다.
거기에 맞춰서 “전 백성들은 몽땅 저 형상에게 절하도록 해라~!” 이건 하일 히틀러 나치 경례 저리 가라 수준이었지 싶다.
영화가 시작되기 전에 짤막하게 나오는 영화 제작사 소개 영상도 이와 비슷한 부류일 것이다. 스케일이 아주 작아지긴 했지만 말이다.

사도행전 12장에 나오는 헤롯은 교만해서 자뻑을 도 넘게 늘어놓자 천벌로 벌레에게 뜯어먹혀 끔살 당했다. (행 12:23)
그러나 느부갓네살은 비슷한 상황에서 정신병에 걸리는 징계를 받았을지언정, 다시 회복됐고 심지어 왕권도 되찾았다. (단 4:30~)
이런 걸 비교해 봐도 느부갓네살은 성경 전반에서의 심상은 부정적이 아니라 긍정적인 것 같다.

6.
다니엘의 세 친구들이 저 경배를 거부해서 풀무불에 던져졌다가 나오는 동안, 다니엘 본인은 어디서 뭘 하고 있었을까?? 아마 우연히 타지로 공무상 출장을 가느라 저 짓거리에서 자연스럽게 열외된 게 아닐까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이건 “바울은 원래 결혼했었는데 사별했거나 아니면 종교 갈등 때문에 이혼 당해서 돌싱이 된 게 아닐까?”와 거의 같은 급의 추측이다.
풀무불에 던져지는 역경에서 자연스럽게 열외된 다니엘의 모습은 대환란을 겪지 않고 그 전에 먼저 휴거되는 신약 교회의 예표이다.

7.
킹 제임스 성경은 창세기에서 “니가 이 선악과를 먹으면 ‘신들’(gods)처럼 돼서 선악을 분별하게 된다”라고 써 놓았고, 다니엘서에서는 “용광로 안에 사람이 3명이 아니라 4명이 있는데, 추가된 한 명은 마치 ‘하나님’(God)의 아들처럼 생겼다”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KJV 외의 다른 성경들은 gods와 God의 배치가 서로 뒤바뀌었다.

8.
다른 모든 성경들은 다니엘 일행이 1장에서 다이어트 시험을 진행할 때 채식을 했다고 기록하지만, 오로지 KJV만은 아무 채소가 아니라 ‘콩’을 먹었다고 적혀 있다~! 다니엘 일행은 식물성 단백질에 대한 지식이 있었던 것 같다.

Posted by 사무엘

2023/07/08 08:35 2023/07/08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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