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과 귀의 착시

※ 모호한 그림

사람의 두뇌는 눈과 귀로부터 오는 정보를 토대로 3차원 공간을 구성해 내는 탁월한 능력이 있다.
귀는 소리를 들을 뿐만 아니라 두 귀를 통해 이 소리가 어느 방향에서 나는지도 감지할 수 있으며,
눈 역시 두 눈으로부터 정교하게 합성된 영상을 통해 사물의 원근을 직감하고, 이를 토대로 평면 이미지로부터 3차원 공간을 인지하게 된다.

그런데 평상시에 그렇게 2차원 영상으로부터 3차원 공간을 재구성해 낼 때 쓰이는 고정 관념을 교란함으로써 온갖 착시를 만들 수 있다. 멀쩡하게 곧은 선을 휘어진 것처럼 보이게 만들 수 있고, 똑같은 물체의 크기를 서로 완전히 다르게 만들 수 있다. 원근이라는 것은 크기의 변화뿐만 아니라 색깔의 변화도 수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색을 교란해서 동일한 두 색을 서로 다르게 보이게 하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이런 것보다 좀더 상위 계층으로 가서, 머리가 사물이나 글자를 인식하는 방식까지 교란이 가능하다. 이런 것들. 본인은 처음엔 '중의적인 그림'이라고 검색했는데 도무지 검색이 안 되었다. 역시 '착시'라고 찾아야 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착시라기보다는 중의적인 그림의 예로 아주 잘 알려져 있다. 젊은 여성이 옆을 응시하는 모습일까, 아니면 주걱턱 노파가 전방을 주시하는 모습일까? ㅋ

※ 모호한 소리 (몬데그린)

눈에 이어 귀를 교란시켜 보자. 몬데그린이란, 인간의 정상적인 언어가 다른 언어의 환청-_-으로 둔갑하여 들리는 현상을 말한다. 간단한 예로, 군대에서는 군가도 워낙 야메로 배우다 보니 가사를 잘못 알아듣는 경우가 있다. "조국의 방패들이다"를 "조국의 깡패들이다"로 알아듣는다거나...
본인이 아는 대표적인 몬데그린으로는,

첫째, 일명 식섭송. 원조는 오스트레일리아의 어느 영어 팝송이다. 한국어 환청-_- 내용의 context를 제공하기 위해 어느 남성 나레이터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나레이션을 곁들여 주는데, 이게 진짜 배 짼다. 유행한 지 벌써 10년도 더 됐지만, 그 당시 PC 통신에서 이걸 처음으로 들은 사람들은 정말 눈물 흘리면서 웃었다.
"안 불렀어(I met a man) 난 배 안 불렀어 식섭아(six feet tall) 그럼 못 써(full of muscles) ... 잊을 수 없는(he just smiled and) 개미와(gave me a) 배추만의 샌드위치"

둘째, 2차 세계 대전 당시에 독일 해군 군가로 알려진 노래.
"빨간 펜 파란 펜 뭘 바래야? 빨간 펜 야광펜 팔고 있다 ... 아는 게 힘 모르는 게 힘"
건장한 군인들이 아주 씩씩하게 필기구 판촉 활동-_-을 하는 모습을 생각하면 웃음이 작렬하지 않을 수 없다. ^^

셋째, 몇 년 전 히트 쳤던 <제 5공화국>이라는 드라마의 주제가.
"공익이 공익이 포쓰를 20번이나 혼자 다 해. 개XX XX 워 오예~ ... 전땡!"
드라마 주제가라는 특성상, 몬데그린 자막이 삽입된 동영상이 나돌면서 많은 인기를 끌었다. 가사도 뭔가 주인공을 패러디한 듯한 인상을 주는데, 그래도 당사자는 장군-_- 출신이지, 4급 공익 나부랭이는 아니다. ^^;;

정말 영락없이 한국어와 똑같이 들린다. 하지만 원래 언어는... 무려 라틴어.
원래 가사는 "비록 사람은, 사람은 (불의의) 역사를 용서(망각? 묵인? 은폐?)할지언정, 신은 그리하지 않을 것이다. 신이라면, 신이라면!" 이라는 굉장히 의미심장하고 섬뜩한 의미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0/04/13 09:21 2010/04/13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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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땅콩맨 2010/04/13 13:59 # M/D Reply Permalink

    위의 그림 오랜만이네요. ^^
    전에 심리학 배울때 본 이후로 처음인듯...
    찾아보면 우리 생활도 '착시'현상이 많은 것 같아요.

  2. 김기윤 2010/04/13 16:02 # M/D Reply Permalink

    여러 가지 종류의 착시, 착각...

  3. 사무엘 2010/04/13 17:45 # M/D Reply Permalink

    저것 말고도 유명한 그림이 많은데요,
    착시 말고 (직선이 굽어져 보이거나 같은 크기의 원이 다른 크기로 보인다거나, 동일한 색깔이 완전히 다르게 등등)
    중의적인 그림은 은근히 찾기가 쉽지 않더군요. 저 여인vs노파가 제일 유명한 예임이 틀림없습니다.
    몬데그린은 언어적인 요소가 가미되어 착시와는 성격이 좀 다르지만, 교란· 착각· 환청이라는 성격은 지니고 있죠.

  4. 주의사신 2010/04/13 17:58 # M/D Reply Permalink

    위의 그림은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이랑 7차 교육과정 1학년 1학기 국어 교과서에도 실렸던 그림이군요.

    위 두 글에서 "사람들은 각기 다른 관점으로 세상을 본다"라는 것을 주장하려고 저 그림을 보여 줬던듯 합니다.

    1. 사무엘 2010/04/14 00:08 # M/D Permalink

      교과서에도 실린 그림이군요... 아, 그래 국어 교과서에 꽤 참신한 예화나 그림이 많이 나오는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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