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은 예전에 쓴 이 글에서 언급된 노트북을 개인용 컴퓨터로 아주 만족스럽게 잘 쓰고 있다. 이제 2년이 경과했지만, 예전 노트북과는 달리 이번 4대 노트북은 잔고장이 발생한 적이 전혀 없고 심지어 아직까지 운영체제를 재설치한 적도 없다.

http://moogi.new21.org/tc/141

그런데 지금으로부터 두세 주 남짓 전부터는 컴퓨터에 뭔가 이상 징후가 느껴졌다.
바로 컴퓨터의 속도가 체감상으로는 평소의 절반 이하 수준으로 곤두박질친 것이다.

창의 크기를 바꾸거나 인터넷 화면을 스크롤할 때의 반응이 매우 둔해지고, 컴파일도 엄청 느려졌다.
Aero를 꺼도 화면이 버벅대는 게 변함없었기 때문에 이건 그래픽 카드 문제가 아니며, 디스크 I/O 쪽의 병목 현상 역시 아니었다. 전적으로 CPU가 느려진 것이 확실했다. 심하게 버벅댈 때는 마우스 포인터까지 버벅대며 움직였다.
더구나 AC 전원을 연결해도 속도가 여전히 느렸기 때문에 전원 절약과 관련된 CPU 감속 역시 아니었다.

본인은 평소에 컴퓨터 관리를 얼마나 결벽증에 가깝게 하고 지내는데 메모리 부족이나 악성 코드 때문도 아니고..
이 노트북은 물론 예전 노트북에서도 이런 식의 이상 증세를 경험한 적은 없었기 때문에 처음엔 좀 당황했다.

이 문제는 의외로 굉장히 쉽게 해결됐다. 그것 때문일 수도 있다고 예상은 했지만 정말로 전적으로 그것 때문일 줄은 몰랐다.

바로... 냉각팬에 잔뜩 낀 먼지 때문이었다. 그것만 제거해 주자 컴퓨터는 거짓말처럼 본디 속도로 되돌아왔다!
팬이 잘 안 돌아가고 열이 못 빠져나가고 있으면 컴퓨터가 안전을 위해 스스로 알아서 감속 운행(?)을 해 왔던 것이다. 굳이 절전을 위한 감속뿐만 아니라 말이다. 먼지를 제거하기 전이나 후나 밖에서 느껴지는 컴퓨터 소음 내지 팬 바람은 별 차이가 없는데, 컴퓨터의 성능이 이렇게 확 달라지다니 참 뜻밖이고 의미 있는 경험을 했다. (날씨가 너무 덥고 레일이 너무 뜨거우면 알아서 감속을 하는 KTX처럼?? ㅋ)

10년이 넘게 노트북을 써 왔지만 이런 일은 처음이었다. 하긴, 2년이 넘도록 A/S 센터를 단 한 번도 찾지 않을 정도로 컴퓨터가 건강했기 때문에, 내부 청소를 할 일도 지금까지 없었다. 이렇게 한번 먼지를 제거해 줬으니 앞으로 또 이 노트북이 몇 년간 쌩쌩하게 돌아가 주기를 기대한다.

하긴, 다른 가전제품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멀쩡하던 에어컨이 갑자기 전혀 동작하지 않고, 아무리 온도를 낮춰도 더운 바람밖에 나오지 않는 것이었다. “올여름엔 지내는 데 당분간 애로사항이 잔뜩 꽃피겠구나! A/S 센터 연락처가 어디더라?” 이러고 있었는데 문제의 원인은 정말 어처구니없는 곳에서 찾아낼 수 있었다.

에어컨으로부터 나오는 더운 바람이 빠져나갈 통로가 막혀 있었던 것이다. ㅜ.ㅜ
겨울에는 보온을 위해 닫아 두지만 한여름에는 응당 개방해 놓아야 한다.
컴퓨터든 에어컨이든 열이 잘 빠져나가게 해 줘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이건 자동차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원칙일 것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0/08/05 09:09 2010/08/05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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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삼각형 2010/08/06 09:28 # M/D Reply Permalink

    컴퓨터에 심각한 문제가 생기면, 답은 의외로 쉽더군요. 컴퓨터 전원이 안들어오면 전기가 안들어가 있다던지, 파워 전원을 꺼놨다던지. 모니터가 안나오면 RGB 케이블이 빠졌다던지 말이죠.

    의외로 문제는 시스템 시작시에 괴상한 메시지 박스가 뜬다던지 하는 사소한 문제이지요. 시작 프로그램도 멀쩡하고, OS에서 초기화 도중 무슨 문제가 있는 모양이던데. XP 시절의 전설

    저도 데스크탑이 하도 소음이 심해서 CPU 쿨러를 사제 쿨러로 바꿔 다니까 소음이 확실이 줄더군요. 하드디스크를 꽉 조이는 것도 도움이 되고 말이지요.

    아마 모바일 CPU의 경우 온도가 너무 높을 경우 클럭을 낮춰서 온도를 낮추는 모양이군요. 데스크탑용은 shutdown인던데 말이죠.

    저도 시스템에 무슨 문제가 있으면 바이러스 따위는 고려도 안합니다. 가끔 레지스트리나 하드디스크 뒤지면서 쓸모없는 폴더 지워줄 정도로 시스템 관리는 잘하니까요. 심지여 남의 시스템에 가서도 청소해주고 싶은 욕구가 들 정도로.

    덧. http://cfile9.uf.tistory.com/image/1917FD024C089BE55C379E 부팅 불가여서 보니 저랬다고.

  2. 김 기윤 2010/08/05 14:28 # M/D Reply Permalink

    저도 이전에 데스크탑 PC 에서 확 눈에 띄는 정도는 아니지만 미세하게나마 먼지제거로 속도증가를 체험한 적이 있습니다.

    먼지 제거로도 속도가 달라지는구나.. 하고 체감했던게 그때가 처음.


    ........ 지금 쓰고 있는 그래픽카드도 풀로드 돌렸을 경우에, 막 샀을때는 팬 속도가 40% 까지밖에 안올라가는 데 비해 지금은 풀로드 돌리면 45% 까지 올라갑니다.. 먼지가 껴서 냉각효율이 좀 떨어져서 그만큼 빨리 돌리는 거겠죠;;


    아직까지는 심각한 수준은 아닙니다만, 오래 쓰기 위해(..) 가까운날 날잡아서 먼지제거할 계획입니다.

  3. 사무엘 2010/08/07 16:23 # M/D Reply Permalink

    그래서 전자 기기 설명서들의 FAQ troubleshooting을 보면 그런 사소한 것부터 체크했는지를 묻는 문장이 꼭 나오지요.
    팬에 낀 먼지가 소음의 주범이 되고 심지어 컴퓨터를 동작하지 않게 만들 수 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컴퓨터가 그 때문에 클럭을 낮추는 현상은 10년이 넘는 노트북 생활 동안 처음 봤습니다. 먼지는 모든 전자기기의 적임이 입증됐습니다.
    데스크톱용 CPU보다야 노트북용 CPU는 그래도 좀더 열에 강하게, 뭐가 달라도 다르게 설계될 겁니다. 일반 오디오와 카오디오가 구조가 살짝 다르듯이 말이죠.

  4. 나그네 2010/09/14 00:50 # M/D Reply Permalink

    쓴글과는 다른 이야기지만 아 저도 갑자기 노트북이 무척이나 갖고 싶어지는군요.
    먼저관련하여 한마디 하자면 저는 데스크탑 이용할때 아예 그냥 옆을 개방하고 사용중입니다. ㅎㅎ 이렇게 쓰면 장점이 두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먼지가 덜 쌓인다는 것이고 두번째로는 먼지가 쌓이면 바로 눈으로 확인이 쉽다는 것이지요.

    1. 사무엘 2010/09/14 10:54 # M/D Permalink

      컴퓨터를 하드웨어적으로 다루고 튜닝하는 데 일가견이 있는 분들은 그렇게도 쓰긴 하더군요.
      저는 그래도 케이스가 아예 없으면 또 외부로부터의 물리적인 충격이나 먼지에 더 취약할 것 같아서 겁나겠습니다만..;;

  5. 김기윤 2011/02/19 00:09 # M/D Reply Permalink

    최근에 쿨러 관련해서 또 일이 있었습니다. 택배 이송중에 쿨러 다리 4개 중 하나가 손상되었었는데, 그래도 3개는 멀쩡하니 그냥 계속 써야지- 했는데, 쿨러가 CPU에 붙은 상태에 따라서 CPU 성능이 심하게(클럭기준으로 3배정도?) 차이나더군요. 1/3클럭정도라면 사무작업 할때는 아무 상관 없는데, 게임돌려서 CPU에 부하를 걸면 문제가 발생한다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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