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C) 장조

현대 음악에서 조표가 하나도 없는 가장 기본적인 조이다. 쉽게 말해서 피아노로 칠 때 검은 건반을 전혀 누르지 않는다는 뜻. 그래서 우리에게 아주 친숙하고 이 조로 만들어진 곡도 아주 많다.
본인이 사랑해 마지않는 노래인 Oh Glory Korail부터 시작해 일기예보 OST인 Frank Mills의 The Happy Song, 그리고 Peter Piper도 다 장조이다.

개천절, 삼일절(기미년 3월 1일 정오~)과 제헌절 노래(비 구름 바람 거느리고) 역시 다 장조. 이 중 개천절과 삼일절 노래는 '도'로 끝나지 않고 '솔'로 끝난다.
군가 중에서는 <용사의 다짐>, <육군훈련소가>가 다 장조이다. <멸공의 횃불>은 같은으뜸음조인 다 단조이다.

※ 내림라(Db) 장조

다 장조를 반음만 내리거나 올린 조는 조표가 크게 늘어나기 때문에 치기가 어렵다. 그래서 이런 조는 다 장조만치 친숙하지는 않다. 하지만 본인이 아는 음악 중에서는 뉴에이지 성향을 띤다고 하는 몇몇 instrumental 곡이 이 조이다.
예를 들어 Frank Mills의 명작인 Music Box Dancer, 그리고 코레일에서 아직까지 현역으로 쓰고 있는 열차 종착 음악인 Steve Barakatt의 Dreamers. 잘 들어 보면 라 장조가 아니라 내림라임을 알 수 있다.

아울러, 찬송가 중에서는 <사철에 봄바람 불어 잇고>(... 고마워라 임마누엘... ㅋ)라는 아주 한국적인 찬송가가 드물게 내림라 장조.
Db는 서울 지하철 2, 3, 9호선의 신형 전동차가 발차할 때 나는 구동음의 첫음이기도 하다.

※ 라(D) 장조

서울 지하철 5호선 전동차의 구동음 첫음이 D이다.
본인이 최초로 들은 라 장조 곡은 역시 동요 겸 캐롤인 <탄일종>(탄일종이 땡땡땡 은은하게 들린다)이다. 비슷한 시기에 들은 슈베르트의 <군대 행진곡> 역시 라 장조이니, 초등학교 음악 시간의 기억이 참 오래도 간다. ^^ (군대 행진곡은 중간에 사 장조와 사 단조 조옮김도 일어난다. 그리고 주찬양 선교단의 명곡인 <그 이름>(예수 그 이름 나는 말할 수 없네)도 라 장조이고 <라데츠키 행진곡>이 라 장조.

같은으뜸음조로는 라 단조가 있다. 라 단조인 곡으로 본인이 난생 처음으로 접한 곡은 <종소리>라는 동요이다. (종소리가 은은하게 들려 온다 희망의 앞날을 알려 주러~) 단조이기 때문에, 똑같이 종을 소재로 한 <탄일종>과는 영 분위기가 다르며 가사와는 달리 별로 희망적인 분위기가 느껴지지 않는다. 으뜸음도 같고, 똑같이 종소리가 은은하게 들린다는 가사인데도 말이다! 음악 교육용으로 아주 좋은 대조군을 이룬다고 생각한다.

※ 내림마(Eb) 장조

알토 색소폰은 기본조가 이 조이다.
본인이 어렸을 때 처음으로 들은 내림마 장조의 곡은 <광복절 노래>(흙 다시 만져 보자 바닷물도 춤을 춘다)였다.

참고로, 1994년에 방영되어 큰 반향을 일으켰던 납량특집 M의 OST인 <나는 널 몰라>는 올림라(d#) 단조로, Eb와 같은으뜸음조이다.

※ 마(E) 장조

장조로 이 으뜸음을 쓰는 곡은 의외로 별로 없는 것 같다. 아무래도 다음에 설명할 바 장조의 인지도에 밀리는 듯. 주찬양 선교단 7집 <일어나라 빛을 발하라>가 마 장조이고, 아마 <송 명희와 친구들> 앨범의 첫 곡인 <예수 이름을 내가 사랑함이여>가 앞부분이 마 장조이다. 이 앨범도 나온 지 벌써 10년이 지났구나.

본인이 보기엔 마 장조보다는 마 단조가 훨씬 더 유명하다. <코시코스의 우편마차>도 마 단조이고(중간에 잠시 다 장조로 조옮김), 댄스곡인 코요태의 <순정>도 동일한 조. 6 25 노래는 영락없이 마 단조로 시작했다가 끝은 장조투로 급반전하는 것 같다.

※ 바(F) 장조

다 장조에서 조표가 딱 하나 붙은 비교적 쉬운 조이기 때문에 우리에게 아주 친숙한 조이다.
경기도 아리랑, <작별의 노래>(오랫동안 사귀었던...)부터 시작해서 바 장조의 곡은 엄청 많으며,
새마을호 Looking for You도 이 조이다. ㅋㅋㅋ
서울 메트로 CM송인 "행복을 나르는 우리 친구 서울 메트로"도 바 장조이고, 새마을호 특실 음악 채널에서 듣다가 나를 눈물바다로 만든 <어머니의 마음>(낳실 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역시 바 장조이다.

※ 올림바(F#) 장조

내림사(Gb) 장조와 동일한 조인데, 샵(#)이든 플랫(b)이든 조표가 무려 6개나 붙는 굉장히 어려운 조이다. 인근의 바/사 장조에 밀려서 잘 쓰이지 않는 조인 듯.
피아노 소곡집에서 <고양이의 춤>(작곡자 미상)이 이 조라는 것밖에 본 적이 없다.

하지만, 같은으뜸음조인 올림바(f#) 단조는 의외로 인지도가 있다. 2007년 가을에 크게 히트 쳤던 원더걸스의 <텔미>가 이 조이다.
그리고 "대충 그런 느낌 개그 만화 보기 좋은 날"로 끝나는 <개그만화일화> OST 역시 올림바 단조. ㅋㅋㅋㅋ

※ 사(G) 장조

G는 GEC 알스톰(서울 지하철 7, 8호선 1차 도입분, 서울 지하철 4호선 대우 중공업 전동차) 인버터를 탑재한 전동차 구동음의 첫음이라고 기억하면 된다.
<칵테일 사랑>(마로니에)과 서울 도시 철도 공사 이미지송 <행복 미소>가 이 조이다.

본인은 애국가(동해물과 백두산이)와 한글 노래(강산도 빼어났다 배달의 나라...)도 어렸을 때 사 장조로 처음 배웠으며 그 음높이가 완전히 머릿속에 박혀 있다. 공식 석상에서 애국가 연주하는 걸 들어 보면 역시 사 장조이다. (비록 반음 올린 내림가 장조 바리에이션도 없지는 않지만 말이다.) 그리고 국민체조 음악 역시 사 장조.

같은으뜸음조인 사 단조의 대표적인 예는 브람스의 <헝가리 춤곡 제 5번>이다. 중간에 사 장조로 조옮김도 했다가 돌아온다.

※ 내림가(Ab) 장조

본인이 태어나서 내림가 장조라는 걸 인지하고 들은 최초의 곡은 찬송가 <내 영혼에 햇빛 비치니>(옛 통일 찬송가 488장)이다. 사실 찬송가에는 내림가와 내림마 장조의 곡이 굉장히 많은데, 다른 곳에서 내림가 장조의 곡이나 노래를 접한 기억은 별로 안 난다.
본인의 기억이 맞다면, 대구 지하철 1호선 전동차 구동음의 첫음이 Ab.

※ 가(A) 장조

주로 팝송이 생각난다. 휘트니 휴스턴의 Greatest Love of All이 정확하게 가 장조이고, 카펜터의 Top of the World는 가 장조인지, 내림나 장조인지 좀 가물가물하다. (다시 들어 보기 귀찮아-_-)

같은으뜸음조인 가 단조는 우리에게 많이 친숙하다. 스타크래프트 테란 배경 음악 중 하나인 "빠빠 빠빠빰 빰.. 빠밤.." 그 곡이 가 단조의 대표적인 예.
게임 음악은 사용자를 긴장시키고 뭔가 불안하고 부족한 심리를 유지시키고 게임에 몰입시키기 위해, 99% 단조로 작곡된다. 장조 곡은 게임 엔딩(해피엔딩)이나 오프닝에서나 접할 수 있다.

※ 내림나(Bb) 장조

동요 <둥글게 둥글게>(빙글빙글 돌아가며 춤을 춥시다)가 본인이 난생 처음으로 들은 내림나 장조 곡이다.
그리고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할 때 나오는 주악이 이 조이며, 청소년 체조에 곁들여져 나오는 음악과, 그 유명한 바그너의 <결혼 행진곡>(딴 따따딴)도 나림나 장조이다.

※ 나(B) 장조

장조로나 단조로나 아무리 생각해 봐도 별 존재감 없는(?) 조인 듯. 그냥 더 쉬운 다 장조를 쓰고 마는가 보다. 어차피 어지간한 사람들의 귀는 나/다 장조 같은 반음 차이 정도는 분간도 못 한다.

Posted by 사무엘

2010/09/25 18:25 2010/09/25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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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 기윤 2010/09/26 02:14 # M/D Reply Permalink

    피아노를 바이엘......까지만 했는데, 다, (#)사/라/가/마, (♭)바/내림 나/내림 마 장조까지는 쳐봤습니다. 다만 저같은 경우에 난이도가 어려운 곳을 키 몇개를 올리고 내려서(..) 쉬운 장조(혹은 단조)로 바꾸어서 치는 일이 자주 있다보니 각 장조별로 그렇게 차이나는지는 잘 모르겠더군요.

    ...... 그래도 최근에 이런저런 게임 악보라던가 받아보면 가끔 플랫이 6개나 붙어있는(내림 사장조..) 변태같은 곡을 보면 기분이 묘합니다.

    1. 사무엘 2010/09/26 23:03 # M/D Permalink

      네. 저도 샵· 플랫 공히 네 개가 넘어가면 피아노 반주를 할 때 버벅댑니다. (먼산)
      그 이상 되면 그 조에서 버금/딸림 화음이라든가 임의의 코드 계산에 애로사항이 꽃피더군요.
      사실, 그건 머리가 아니라 손과 귀가 동물적으로 해내야 하는 일이겠죠.
      요즘 음악은 의도적으로 일반인들이 접하기 힘든 변태적인 조를 선택하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2. 라이엘(김 민규) 2010/09/27 09:34 # M/D Reply Permalink

    <파이널 판타지 4> 노래 중에 플랫 6 개짜리(내림마 단조)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걸 사람들이 치거나 할 땐 플랫 0개로 바꿔서 쳤고, 나중에 다른 게임기용으로 리메이크할 때 같은 노래가 처음에 나오면서 플랫 0개로 바꿔서 나왔죠.

    재밌네요! 이런 음악 지식도 그거(ㅋㅋ) 만들면서 얻으신 것인가요?

    1. 사무엘 2010/09/27 19:04 # M/D Permalink

      앗, 음감의 비결을 들켰군요. ㅋㅋㅋㅋㅋㅋ
      모든 영광을 한국 철도에게 돌립니다.
      언어 정보학에 이어서 철도 음악학이라도 개척해야 할까 봅니다.
      요즘 대세는 학과간의 융합이죠.

  3. 인민 2011/08/29 00:10 # M/D Reply Permalink

    칵테일 사랑 찾았네요
    6,7단계 BGM으로.

    8,9단계도 찾아야 되려나

    1. 사무엘 2011/08/29 10:00 # M/D Permalink

      6-7단계 음악은 이미 찾았고 8-9단계와 10-11단계 음악만 남은 게 아니었나요?

    2. 인민 2011/09/02 18:39 # M/D Permalink

      6-7단계 음악이 '칵테일 사랑' 임을 찾은 건 얼마 되지 않았는데요.

      8-9단계는 탐색중이고, 10-11단계는 Summer인데 찾기가 대폭 힘들 것 같... 응?

  4. 소범준 2011/08/29 10:35 # M/D Reply Permalink

    저는 과거에 피아노를 체르니 40 초반까지 치다가 그만둔 케이슨데요.
    굉장히 어렸을 때부터 피아노와 친숙해서 그랬는지 지금도 그 음을 들으면 어떤 음인지는 대략 알아맞출 수 있을 정도랄까요.

    그리고 지금 제 기억으로는 서울 지하철 4호선의 현대정공 3VF 차량의 구동음 첫음 또한 Ab이 아닐까 합니다.
    도철 소속 전동차 내 환승 안내 방송의 <영감의 조화>는 A단조이고
    또 서.메. 소속 전동차의 종착역 CM송은 A장조구요.
    그리고 열광했던 그 드라마 <동이>에서 가수 장 나라가 불렀던 곡(이름은 못들어봤음..)은 Bb단조고
    <주몽>에서는 시그널 사운드가 F(바) 장조로 시작해서 D(라)단조로 끝나는 구조입니다.

    1. 소범준 2011/08/29 11:55 # M/D Permalink

      글구 내림가 장조의 곡은 제 기억으론 조지 윈스턴의 피아노 소곡인 <Joy>가 있네요.

    2. 사무엘 2011/08/30 09:27 # M/D Permalink

      저도 바이엘 뗀 뒤엔 딱 그 정도 진도까지 나가고 그만뒀었습니다.
      그 후 저와 피아노는 별 인연이 없었는데, 다시 감각이 되살아난 건 철도 성령 강림 이후...;; Looking for you에 대한 집중적인 연구가 이뤄지고부터입니다. (철도님께 모든 감사와 영광을 ㄲㄲㄲㄲㄲ)
      4호선 현대 정공 + 도철 환응 <영감의 조화>의 조는 그게 맞지 싶습니다.

      그런데 서메 종착역 CM송 "행복을 나르는 우리 친구 서울 메트로"는 F장조 아닌가요? '행' 첫 음은 계이름 '미'이니 F장조에서의 음높이는 A이죠.
      나머지 드라마 OST들은 제가 모르는 곡이니 패스. ㅋ
      그나저나, 근래에 공부하신 건가요? 구사하는 용어가 제법 철덕스럽네요. ㅋㅋㅋ

    3. 소범준 2011/08/30 11:05 # M/D Permalink

      어익후!! __;; 제가 오해의 소지를 빚었군요... 죄송합니다~~ㅜ;

      근데 최근에 또 하나의 철덕 꿈나무인 어떤 분(? 나보다는 어리던데..?)의 블로그를 방문해서 서.메.의 차내 안내방송 홈페이지를 들어가게 되었는데 이제 "행복을 나르는 우리 친구~"가 아닌 처음에 언급했던 그 곡으로 바뀌었더군요.. 문제의 홈페이지 : http://www.seoulmetro.co.kr/etc/linement/linement.html

      아, 그리고 요새 형제님 말구 다른 철덕 분들의 블로그를 많이 돌아다니고 있습니다.ㅋㅋㅎ 거기서 좀(!^^;) 줏어담았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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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즉 이제 애호박, 단호박, 늙은호박 이 셋은 항상 있으나, 그 중에 제일은 늙은호박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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