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마지막 블로그 글은 몇 년 동안 새 글이 없이 먼지만 쌓여 가던 '철도-관련 미디어' 카테고리 소속이 되겠다. 만세~!

내가 맨날 Looking for you 타령만 죽어라고 늘어놓고 있어서 존재감이 많이 묻히긴 했지만.. 옛날(200x년대) 새마을호 열차에서는 Looking for you 음악만 흘러나온 건 아니었다.
열차가 시발역에서 운행을 시작했을 때, 그리고 종착역 도착을 앞두고는 황홀하고 모던하고 미래지향적이고 하이테크스러운 분위기의 다른 BGM이 흘러나왔다. 그러면서 "손님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 즐거운 여행 되셨습니까?" 요런 안내방송이 나왔다. (☞ 동영상 링크) 본인은 이 BGM을 일명 로고송이라고 불러 왔다. 보통명사 또는 고유명사로 말이다.

초창기에는 출발 때에 한해서 새마을호의 로고송 자체가 Looking for you이던 적도 있었다고 한다. 즉, Looking for you를 배경으로 하고 "손님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이랬다는 거다. 이건 각 역별 도착 시각을 일일이 그것도 4개 국어로 다 안내해 주던 시절의 추억인데, 본인은 직접 들어 보지는 못했다. 지금은 KTX에서도 그러지는 않는걸..

그러던 것이 Looking for you 이후에 별도 로고송+안내방송으로 바뀌었다. 종착 Looking for you는 그래도 06년 말 정도까지 유지됐지만 출발 Looking for you는 KTX의 개통 이후에 얼마 못 가 스티브 바라캇 Dreamers로 바뀌었기 때문에 2002년 이래로 길게 잡아도 2년 남짓밖에 유지되지 못했다.

그건 그런데.. 문제는 곡명이 다 알려져서 철덕들의 찬송가로 등극한 Looking for you 말고, 그 고유 로고송의 정체가 무엇이냐는 것이었다.
그 시절에 무궁화호에서 연주되었던 로고송은 CAGNET의 What will I do(원곡은 아닌 듯하고 C장조로 조가 올라간 리메이크)라고 출처가 곧 알려졌다. 얘도 나쁘지 않은 곡이지만 새마을호 로고송 같은 황홀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은 없는 게 사실이다.

그리고 새마을호 로고송의 정체는 여전히 오리무중이었다. D장조와 D단조를 오르내리는 그 황홀한 멜로디는 출처가 무엇인지 도무지 알 길이 없었다. 그렇게 철덕들의 의문은 풀리지 않은 채, 로고송은 2008년 무렵부터 다른 곡으로 대체되었다.

본인은 지난 2009년 1월 6일 아침, 서울 교통방송 라디오에서 정확히 같은 음색은 아니지만 로고송의 멜로디가 흘러나오는 것을 우연히 목격..은 아니고 청격했었다. (☞ 옛날 글 링크) 그걸 블로그에 공개했으며 다른 철도 동호인께서 호응하는 댓글까지 올려 주셨다. 하지만 일은 그걸로 끝나고 여전히 정확한 출처를 알아내지 못했다.

오죽했으면 이 사실이 나무위키에도 등재돼 있을 정도였다. (코모넷 항목.. 코모넷은 그 당시 새마을호에 방송 서비스를 제공하던 협력업체. 현재는 폐업함)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랬는데 그로부터 거의 10년 가까이 세월이 흐른 2018년 12월 17일,
디씨 철갤에서 어느 갤러에 의해.. 이 음악의 출처를 근성으로 "단서를 쫓아 여러 음반 뒤져가며 듣고 또 듣고 생노가다 해가며" 찾아냈다는 소식이 타전되었다!

출처는 바로 Headline News라고, 방송국 BGM용 컴필레이션 음반.. 그것도 엄청 옛날인 1992년 5월에 발매된 음반의 6번 트랙인 Outlook이었다. 이건 우리나라 철덕 역사에 길이 남을 발견이 아닐 수 없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라디오나 TV 방송에서 광고나 섹션 전환, 아니면 심지어 방송사고 등 여러가지 상황에서 들려줄 만한 짤막한 BGM들 모음집이다. 이 분야의 음악만 전문적으로 작곡하는 사람도 있는 모양이다.
심각하게 마이너한 분야의 음악인 관계로 전곡이 유튜브 같은 데에 공개돼 있지는 않으며, 인터넷 상으로는 맛보기로 중간 30초 분량밖에 못 듣는다. 하지만 곡 자체도 1분 30초 남짓으로 짧은 편이다.

안내방송 멘트에 가려져서 제대로 듣기 어렵던 구간을 이렇게 음악만 들으니 감회가 새롭다.
게다가 본인이 라디오에서 들었던 곡은 저 앨범의 4번 트랙(Young Blood 젊은 피??)이라는 것도 덤으로 알 수 있었다! 같은 작곡자가 같은 멜로디를 다른 악기와 다른 분위기로 리메이크 해서 연주했던 듯하다.

이 곡의 작곡자(Nicolo Bardoni & Stephen Warr)에 대해서는 새마을호 Looking for you의 작곡자인 MALTA보다도 안 알려져 있고, 하물며 음반은 Obsession보다도 더 구하기 힘들 것 같다.
그래도 출처를 알게 된 것만 해도 어디냐.. 이런 듣보잡 마이너 음반까지 뒤져서 로고송의 출처를 알아낸 그 철갤러 분께 진심으로 경의와 존경을 표하는 바이다. 철덕의 오랜 의문이 이렇게 풀리니 기분 좋게 올해를 마무리할 수 있겠다.

※ 그리고 이미 국내의 어느 용자께서 이 곡의 음원을 구해서 유튜브에 이미 올리셨다.

Posted by 사무엘

2018/12/29 19:33 2018/12/29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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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ㅂㄴㅌㅍ 2019/01/08 16:03 # M/D Reply Permalink

    https://youtu.be/tRuHFQ4L1Hw
    유튜브에 어떤 분이 울려놓으셨네요.

    1. 사무엘 2019/01/08 16:08 # M/D Permalink

      우와 세상에, 빠르기도 해라 ㄷㄷㄷㄷㄷ ㅠㅠㅠㅠㅠㅠ
      제가 살면서 이 음악을 음원 원본으로 듣는 날이 오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알려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철덕 네티즌들의 정보력은 끝이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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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음악 연주와 자동차 운전의 관계

페르마타(늘임표)는 자동차 주행 중에 만나는 과속방지턱과 비슷한 느낌이다. 사실, 자동차 주행을 음악 연주에다 비유하는 건 심상 면에서 의외로 그럴싸하다. 그래서 음악 연주에다 빗댄 자동차 CF가 있고, 우리나라엔 아예 '쏘나타'라는 이름의 자동차도 있다.

2. 작곡과 편곡의 관계

작곡과 편곡의 관계는 군용기에서 공중전과 폭격의 차이와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음악에서 새로운 주선율을 만들어 내는 건 가장 화려하고 창의적인 활동이며, 이는 비행기로 치면 기동력이 가장 뛰어나고 제일 뽀대 나며, 공중전을 벌여서 적군의 군용기를 떨어뜨릴 수 있는 전투기와도 같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전과를 가장 많이 세운 비행기는 우월한 기동성으로 육군과 해군을 지원하여 지상의 목표물을 없애 주는 폭격기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주선율을 실제로 풍성한 반주가 곁들어진 음악으로 만들어 주는 작업은 뼈대에다 살을 붙이는 편곡이다.
오늘날은 공중전과 폭격이 모두 가능한 전폭기가 대세이듯, 음악계에도 혼자 작곡· 편곡에 심지어 가사까지 직접 쓰는 만능 싱어송라이터도 있긴 하다.

3. 화음과 합창 파트

본인은 음악에서 박자보다 화음· 화성에 더 끌리는 편이다. 높이가 다른 음들에 대해서 마치 서로 다른 색깔을 보듯이 일종의 공감각적인 심상을 느낀다. 단선 악보 노래만 부르다가 화음을 넣어서 합창을 부르면.. 마치 흑백 영화를 보다가 컬러 영화로 바뀐 듯한 느낌이다. 사실, 각 파트별로 연습을 하는 게 사진 촬영으로 치면 R, G, B 각 색깔축을 제각기 현상하는 것과 비슷하기도 하다.

교회에서 성가대 찬양 같은 거 연습할 때 파트 연습은 힘들고 어렵고 시간도 더 많이 걸린다. 하지만 제대로 부르면 훨씬 더 아름다운 노래가 나오기 때문에 힘들게 연습한 보람이 있다. 또한, 합창뿐만 아니라 돌림노래 같은 부류도 좋다.

합창은 보통 여자+고/저, 남자+고/저 이렇게 네 파트로 나뉘는데, 그 중 '남자+고'에 해당하는 테너 파트가 내 경험상 제일 어렵다.
소프라노는 그 노래의 주선율이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쉽고 친숙하다. 알토는 조금 연습이 필요하지만 음역이 낮아서 부담 없으며, 소프라노의 협화음이기 때문에 그럭저럭 음을 내기 쉽다. 베이스는 음역이 제일 낮으며, 그 멜로디도 굉장히 단순한 경우가 많다.

그 반면, 테너는 보통 여성 파트와 관계 없는 생소한 멜로디 위주인 데다 음역도 아주 높다. 조심해서 부르지 않으면 삑사리가 난다. 교회에서 합창 연습을 하면서 평소에 테너만 부르다가 다른 파트를 도와주기 위해서 파트를 옮겨 봤더니 거기는 부르기가 이렇게 쉬운 줄 몰랐다.

테너로도 모자라서 카운터테너는.. 뭐 높은솔 이상으로 올라가고 남자 성대로 거의 여자 음역을 내는 파트이니.. 타고난 성대나 특수한 테크닉을 구비하지 않으면 감당 불가능일 것이다. 접두사 'counter-'는 거의 'anti-, against'와 비슷한 뜻인데 테너의 반대가 아닌 테너의 강화를 나타내는 음역 이름에 붙었는지 모르겠다.

4. 음고 (또는 음정)

본인은 앞서 언급한 저런 취향과 배경으로 인해, 어떤 곡이나 노래를 배웠으면(특히 교회 찬송가) 들었던 그대로 기계적으로 완전히 똑같은 음높이로 부르는 걸 좋아한다. 악기 없이도 첫음이 정확하게 기억돼 있기 때문에 반주가 있건 없건 쌩목으로도 동일한 음고가 나온다. 이런 데에 좀 쓸데없는 집착 같은 게 있다.
화가로 치면 무슨 고전파처럼 걸어다니는 사진기를 추구하고, 음악으로 치면 걸어다니는 녹음기를 추구한다.

그런데 음반의 곡은 음역이 전문 가수에게 맞춰져서 그런지 일반인이 따라가기 어려울 정도로 높은 편이다.
예를 들어 <나>(송 명희 작사, 최 덕신 작곡) 같은 경우 음반의 오리지널 C장조로 그대로 부르면 결말부에서 음이 무려 높은솔까지 올라간다. 그래서 찬양집 악보를 보면 조를 A장조 정도로 낮춰 놓곤 한다.

비록 회중의 편의를 위해서 조를 옮긴 것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그게 마음에 안 든다. 비록 같은 곡이긴 하지만 조가 바뀌면 느낌이 싹 달라져 버리기 때문이다.
나는 그 곡을 처음 들었을 때의 감흥, 감동, 여운이 C장조를 기준으로 다 형성되고 머리에 박혔는데, 곡을 다른 조로 부르면 그게 느껴지지 않는다.

조가 달라지면 같은 곡도 느낌이 확 달라지기 때문에 내가 Looking for you를 들을 때도 mp3 음원을 구한 뒤부터는 사운드 에디터를 돌려서 얘를 단2도부터 장7도에 이르기까지 반음계의 모든 음역으로 조를 달리하면서 다 들어 봤다. Looking for you를 3천 번 들으면서 조를 바꾸고, 템포를 바꾸고 가장 비슷한 악기를 찾아보고 멜로디를 채보하고..

이 음악으로부터 경험할 수 있는 모든 느낌을 그냥 뼛속까지 다, 금이빨만 빼고 모조리 씹어먹고 소화하고 싶었다. 그러면서 나는 모가 형 증기 기관차부터 KTX, 경인선에서부터 경부고속선에 이르기까지 철도 덕후로 머리 구조가 개조되어 갔다..
철도청이 사람을 완전히 버려 놨다. Looking for you라는 곡은 어설프게 내보내는 철도청 CF 10편, 이미지 광고 100편도 배출하지 못한 평생 매니아 고객, 철도교 신자를 만들었다.

5. 이조악기

본인은 오로지 Looking for you 때문에 팔자에도 없던 색소폰을 악기를 직접 구입해서 배워 보기까지 했다. 새마을호 음악이라는 변수가 없었다면, 내가 피아노 다음으로 접하는 제2군 악기는 플룻이나 기타 같은 게 됐을 가능성이 높다.
기타는 주선율 연주가 아니라 코드 반주용으로 워낙 대중적으로 널리 쓰이기 때문이요, 플룻은 소리가 예쁘고 교회에서 찬송가 특송 보조용으로 많이 쓰이기 때문이다.

2군을 넘어 3군으로 가면 클라리넷, 오보에 같은 것도 생각하고 있다. 철도가 아니었으면 색소폰도 3군에 속했을 것이다. 그것도 알토보다는 소프라노 색소폰 말이다.
이거 무슨 외국어 같다. 피아노는 영어 같은 악기이고, 2군 3군은 중국어나 스페인어, 일본어 같은 제2 제3 외국어에 해당되겠다. 바이올린은 좀 여성형 악기인 것 같아서 제낀다.

모든 악기들이 그렇겠지만 색소폰은 도대체 어떤 유체역학적인 원리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걸까? 황동으로 된 커다란 몸체뿐만 아니라 마우스피스, 그리고 나무로 된 reed가 어떤 상호작용을 해서 소리가 나는지.. 어찌 보면 금속 비행기가 하늘을 나는 원리만큼이나 신기하게 느껴진다. 옛날에는 이런 악기나 열쇠· 자물쇠를 만드는 장인의 기술이 요즘의 자동차 반도체 기술 같은 최첨단 하이 테크놀러지였을 것이다.

소리가 멋있긴 하지만 알토 색소폰 정도 되면 악기가 꽤 크고 무겁다. 그리고 불었을 때 소리가 피아노 이상으로 꽤 큰지라, 아파트에서 연습하기가 좀 부담되기도 한다.
저음을 제대로 내기가 어려운 건 초· 중딩 때 학교에서 배웠던 리코더와도 비슷하다. side effect 없이 옥타브를 위 아래로 오르내리는 것도 좀 어려운 축에 든다.

이 외에도, 본인은 색소폰을 처음 배우던 시절에, 얘는(알토 기준) 기준조가 C가 아니라는 걸 알고서 굉장히 놀랐었다. "아니 사람 헷갈리게 왜! 도대체 왜 악기를 그딴 식으로 만들지? 무슨 역사적인 이유 때문에?"
헐.. 색소폰이 이조악기라는 걸 처음부터 알았으면 내가 덥석 색소폰을 사고 배우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내가 내는 음과 실제로 악기에서 들리는 음이 서로 다르니, 굉장한 연상거부와 불편함이 야기된다. 그래서 색소폰으로는 아무 악보나 덥석 내가 원하는 조로 연주하지 못하며, 미리 전조를 머릿속이나 종이에다 해 놔야 된다. 가령, Looking for you를 들은 대로 그대로 불려면 오리지널 F조가 아니라 D조로 전조해야 한다는 뜻이다.

사실은 이조악기가 색소폰만 있는 건 아니다. 트럼펫은 기준조가 Bb(플랫)이라고 한다.
국기에 대한 경례, 장성 경례곡, 그리고 결정적으로 군대 기상 멜로디가 왜 전부 Bb조인지 이유를 이제야 알겠다.

6. 아리랑 멜로디가 붙은 영어 찬송가

한국인 중에 '아리랑'이라는 민요를 모르는 분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미국의 어느 장로교 교단에서 1990년대에 '아리랑' 멜로디에다가 가사를 써서 Christ, you are the fullness (of God)라는 찬송가를 만들어 수록했다.

이 사실이 내 기억이 맞다면 2000년대 이후에 어느 SBS 다큐멘터리의 소개를 통해서 국내에도 알려졌다. 백인 코쟁이들이 "오 아리랑이 멜로디가 너무 아름다워요(찬송가용으로)! 원더풀!" 이러는 인터뷰가 실렸다. 심지어 그 영어 가사가 한국어로 역번역되어 일명 아리랑 찬송가로 수입되기까지 했다.

뭐, 한국 민요가 외국의 찬송가에 실렸다니 좋은 일이다. 막 "한민족은 우수한 민족이라는!" 국뽕에 취할 필요도 없고, "그게 뭐 대수라고" 식으로 너무 시니컬하게만 볼 필요도 없다.
사실, 특정 민족의 민요 멜로디가 찬송가 가사에 붙는 건 흔한 일이다. 또한 극단적인 예로, "마귀들과 싸울지라 (죄악 벗은 형제여)"는 군가 정도가 아니라 "존 브라운의 시체"라고 찬송가와는 1도 관계 없는 노래의 멜로디에서 유래되었으며, 우리말 가사조차도 출처 불명의 창작이지 정확한 번역을 통해 만들어진 게 아니다.

미국 본토에서 저 찬송 부르는 동영상이 유튜브에 있으면 링크를 소개하려 했는데, 전부 국내에서 "미국에 아리랑 찬송가가 있대!"라고 소개하거나 가사를 역번역해서 부른 것밖에 안 뜬다. 그래서 링크 소개는 생략하도록 하겠다.
난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찬송가에다가 국악 스타일을 접목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냥 서양식 7음계가 좋다. =_=;;

7. 옛날 자동차 소개 테이프에 수록되었던 BGM들

1991년쯤이던가.. 본인 초딩 시절에 집의 첫 차가 현대 엑셀이었다.
차를 사니 취급설명서와 보증서 같은 책자가 따라오는데, 책자뿐만 아니라 제조사에서 차량의 전반적인 관리 요령을 BGM과 함께 남녀 나레이터가 낭송해 놓은 테이프도 같이 줬었다.
아마 이건 차종마다 다르지는 않고 모든 승용차 공통, 모든 트럭 공통.. 이런 식이 아니었을까 싶다.

너무 오래 전 일이지만, 난 그 테이프를 즐겨 들었다.
"반드시 무연 휘발유를 사용하셔야 하며, 납 성분이 포함된 유연 휘발유를 사용하시면 뭐 어쩌구(시대가 시대이다 보니).."
팬 벨트, 휠 베어링, 디스크 드럼의 마모 상태 점검.." 뭐 이런 단어가 나왔던 것만 기억에 남아 있다.

그리고 테이프에서 흘러나오던 BGM을 대부분 기억하고 있다. 선곡을 한 담당자가 단조를 좋아하는 것 같았다.

(1) A면

El Bimbo (Paul Mauriat) -- 맨 처음 "안녕하십니까? 저희 현대 자동차의 고객이 되신 것을 환영합니다.." 이렇게 인트로와 함께 나오던 음악이다. 제목을 한참 뒤에야 검색을 통해 알게 되었다. (C단조)
첫 곡이 끝난 다음에는.. 뭔가 월광 소나타 스러운.. Thexder 게임에서 주인공이 죽었을 때 나오는 게임오버 음악과 비슷한 곡이 나왔다. (F단조)
(정체불명. 기억 소실)

Love is Blue (Paul Mauriat) -- 난 이 곡을 현대자동차 테이프에서 난생 처음으로 들었다. (A단조)
그 뒤로도 두 곡 정도가 더 있었는데, 제목은 모르지만 주요 구간 멜로디는 지금까지 모두 기억하고 있다. 모두 C단조이다.

(2) B면

뒷면 첫곡도 꽤 유명한 음악인 걸로 기억하는데, 멜로디를 기억하지만 제목 모름. (C단조)
(중간은 정체불명. 기억 소실)

Plaisir D'amour -- 끝에서 셋째. 테입 전체를 통틀어서 거의 유일하게 장조곡으로 기억한다. 여느 연주와는 달리 주선율이 팬 플룻이고, 템포가 좀 빠른 편이었다. (F장조)

저 곡은 제목을 번역하자면 "사랑의 기쁨"이다. 오스트리아 출신의 프리츠 크라이슬러가 같은 제목의 바이올린곡을 작곡한 게 있는데, 그것과는 다른 곡이다. "도~미솔 파미 레(도#)레파라~".. 아마 들으면 다들 기억하실 것이다. 그건 원제도 독일어인 Liebesfreud이다. 자매품으로 "사랑의 슬픔"도 있다는 게 흥미로운데..
그 반면, 저 Plaisir D'amour는 출신이 프랑스 계열이다.

The Lonely Shepherd (James Last) -- 끝에서 둘째. 영화 <킬 빌>에서도 오마주 되어 흘러나온 유명한 곡이다. (D단조)
운행 중 비상 상황 발생시 대처 요령 섹션과 함께 흘러나왔다. 팬 플룻 연주곡이 두 곡 연속으로 나오는 셈이다.

그리고 맨 마지막 결말부에서 덕담과 함께 빠이빠이 하며 흘러나온 곡 역시 C단조의 유명한 곡이며 멜로디가 기억 나고 주선율을 악보로 정확하게 쓸 수 있지만.. 무슨 곡인지 제목은 모르겠다.
30대 이상 나이의 방문자 분들 중에 혹시 이런 추억 있으신 분 안 계신가 궁금하다.

Posted by 사무엘

2018/05/23 08:31 2018/05/23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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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좀 덜해진 감이 있지만 한때 마소에서는 자사의 운영체제인 Windows에 단순히 기술과 기능뿐만 아니라 감성을 담으려고 애쓰곤 했다. 애플 진영만 감성 마케팅을 한 게 아니라는 얘기이다.
이쪽으로 굉장히 신경을 많이 썼던 때는 크게 세 시즌으로 나뉜다. (1) 95, (2) XP, 그리고 그 다음 (3) Vista 정도 되겠다.

Windows 95는 그야말로 마소의 Windows 개발 역사상 가장 큰 격변을 이룬 작품이었다.
그러니 3.1 시절의 너무 식상했던 tada.wav를 대신하여, 참신하고 세련되고 오픈되고 모던한 이미지를 표현할 수 있게, Windows 95 부팅이 마치 미래로 가는 창문을 열어젖히기라도 한 인상을 줄 수 있는.. 그런 시작음을 외주를 줘서 개발하게 되었다.

그 유명한 "또르릉~ 띵~ 띵.." 95의 시작음을 작곡한 사람은 Brian Eno이다. 파일 이름부터가 참 거창하게 The Microsoft Sound였다.
다만, 정작 그 작곡자는 DOS고 Windows고 전혀 사용하지 않는 골수 Mac 유저였다는 것이 훗날 당사자의 회고 인터뷰를 통해 알려지기도 했다.;;

Windows 95는 누구나 듣는 시작음뿐만 아니라, 소수의 매니아만이 열어 보는 이스터 에그 화면에다가도 고유한 음악을 집어넣었다. 여기에 들어간 음악이 바로 그 유명한 Clouds이다. 이거 작곡자는 Brian Orr이니 또 다른 Brian이다. 단, 이건 길이와 용량 관계상 wav가 아니라 mid 포맷이다.

저 작곡자가 회고하기를, 작곡을 의뢰받을 때 컨셉으로 받은 키워드가 clouds, floating, peaceful이었다고 한다. Windows 95는 부팅 스플래시 화면부터가 파란 창공과 구름이었으니까..;; 그래서 그 컨셉에 맞게 멜로디를 써 넣은 결과물이 저 음악이라고 한다.
여느 음악 예제들과 마찬가지로 Windows\media 디렉터리에 있었다고는 하지만 본인은 얘는 Windows 95가 실제로 사용되던 시절에 PC에서 찾아서 들어 보지 못했다.

저거 이후로 마소의 제품에서 이스터 에그 재생 중에 그럴싸한 음악이 나온 경우는 Visual Basic 5~6의 이스터 에그가 유일했던 듯하다. 공교롭게도 저 이스터 에그도 파란 창공을 배경으로 정육면체 상자 4개가 뱅글뱅글 돌아가고 그 배경 위로 개발자 명단이 스크롤 되어 올라간다.

물론 이스터 에그라는 것도 2002년 이후로는 마소의 제품에서는 싹 자취를 감춰서 볼 수 없게 됐지만 말이다.
우리나라 지하철에다 비유하자면, 처음에 인테리어가 좀 독특하게 꾸며졌던 역들이 모두 안전을 이유로 스크린도어로 뒤덮이고 불연재 재질로 교체되어 미관이 예전보다 안 좋게 바뀐 것과 비슷해 보인다. 뭐 아무튼..

Windows NT 4라든가 98~ME 사이에서는 전자 악기 기반의 시작음들이 많이 쓰였으며 특히 chimes, chord, ding 같은 메시지 비프음도 다시 만들어졌다. 이것들은 다른 아티스트들의 작품이다.

그러다가 Windows XP는 프로그램의 시청각 요소가 완전히 쇄신했다. 이제 PC의 속도와 메모리가 충분해진 덕분에 9x 계열 커널이 수명을 다할 때가 됐고, 그리고 64비트와 멀티코어 CPU도 등장하다 보니 하드웨어가 큰 변화를 겪을 시기였다. 이 시기에 맞춰 마소에서는 OOBE (out-of-box experience)라는 말까지 만들어 내면서 새 운영체제로 '사용자에게 새롭고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자'에 목숨을 걸었다. 굳이 Windows 2002 대신 XP라는 브랜드명까지 만들면서 말이다.

일단 피아노 소리 위주인 시작음, 비프음들은 다 Bill Brown이라는 작곡가가 작곡하고 오케스트라를 동원해서 연주했다. 그리고 (1) Tour를 실행했을 때 나오는 고퀄의 배경 음악들도 이 사람의 작품이다. 시퍼런 Luna 테마와 풀밭 사진뿐만 아니라 음악도 Windows XP를 뭔가 종합 예술 작품 같은 인상을 심어 주는 요인이다.

사실, Windows XP는 애초에 설치를 하다가 작업이 마무리되고 비디오/사운드 카드가 자동으로 잡히고 나면 간단한 애니메이션과 함께 (2) 몽환적인 분위기의 intro 음악이 나온다. 길이도 무려 5분 24초나 된다. 이걸 듣고서 강렬한 인상을 받은 사람이 많았을 것이다.

그런데 이 유명한 음악의 작곡자는 의외로 Bill Brown이 아니며, 정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다. 인터넷 상으로는 Brian Eno가 작곡했다는 말이 많지만 저 사람은 공식적으로는 Windows 95 로고송 이후로 딱히 마소와 다시 작곡과 관련된 계약을 맺은 내역이 없다.

Susan Ciani라는 미국의 여성 작곡자를 지목하는 곳도 있으나, 이 역시 정확한 출처나 근거가 부족하다. 이 곡은 Windows XP의 정체성 그 자체로서 Tour 음악과 쌍벽을 이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작곡자가 공식적으로 미상인 것이 무척 미심쩍게 여겨진다.

그 뒤, Windows Vista부터 도입된 "따단 따단" 그 4개 음표짜리 전자음 멜로디는 Robert Fripp이라는 사람이 작곡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때 이후로 마소에서는 운영체제의 음악에 큰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
옛날에는 사용자가 선택한 테마에 따라 GUI의 색상과 글꼴, 각종 사운드가 싹 달라지게 하는 게 유행이었고 애초에 Windows와 Office, Visual Studio 제품들도 버전이 바뀔 때마다 프로그램 외형과 색상도 같이 바뀌던 시절이 있었거늘, 그마저도 2010년대 이후로는 약발이 다한 모양이다.

시작음처럼 운영체제나 프로그램의 구동과 함께 연주되는 음악 말고.. Windows\media 디렉터리에 예제로 제공되는 음악들도 버전별로 바뀌어 왔다.
Windows 3.1 시절에는 canyon과 passport라는 이름의 mid 파일이 있었다. 95와 그 이후까지 존속했는지는 기억이 확실치 않다.

98/2000쯤에는 '엘리제를 위하여'를 포함해 뜬금없이 클래식 음악의 미디 파일이 갑자기 쭈욱 추가되었던 걸로 본인은 기억하는데, 후대 버전에서는 몽땅 다시 사라졌다.
그 대신 ME와 XP에서는 그 당시의 최신 외국 가요 음반에서 발취한 샘플 wma 한두 곡이 잠시 들어갔다. 미디로는 town, flourish, onestop이 들어가서 오늘날 Windows 10에까지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특히 onestop의 경우 마치 음악계의 the quick brown fox jumps over the lazy dog처럼.. 미디에 정의되어 있는 모든 악기들을 일부러 모두 동원하는 형태로 만들어졌으며, 구간별로 분위기가 오락가락 하면서 굉장히 괴랄한 흐름과 중독성을 자랑한다.
뭔가 RPG 게임의 BGM 같기도 하고.. "이 음악 들으니 문득 집 앞 편의점까지 희망찬 모험을 떠나고 싶어졌어!" 뭐 이런 말이 나올 정도라고 한다..;;

Posted by 사무엘

2018/03/31 08:34 2018/03/31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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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 교숙 (1924-): 우리나라의 상징 BGM들

이런 엄청난 분이 계신다는 것을 최근에야 인터넷을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알게 됐다. 요즘 인터넷은 정말 대단하긴 하다. 지금 존재하는 모든 유· 무형의 사물들에 대해 그 창조주(?)와 기원과 내력에 대해 알 수 있다.
에디슨 같은 질문덕후가 21세기를 살았으면 무슨 짓을 하며 살다가 뭐가 됐을지 궁금해진다.

아무튼, 저분은 우리나라 국민의례 BGM을 있게 한 분이다. 해군 군악대장 출신으로, 국기에 대한 맹세/경례 BGM을 작곡했으며 “빰빠라 빰빠라 밤~”으로 시작하는 그 장성 경례곡도 작곡했다. 그게 정확하게 언제인지는 잘 모르겠다.
지난 2007년에 국기에 대한 맹세 본문이 약간 수정된 바 있지만 BGM은 여전히 그대로이다. 고칠 필요가 없으니까.

확인은 못 해 봤지만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 BGM도 정황상 저분 작품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해 본다. 이 묵념은 국민의례를 완전 진지하게 full scale로 할 때만 실시하기 때문에 BGM 역시 자주 들을 수 있지는 않다. 우리나라 근현대 수난기의 양대 비극이 각각 일제 강점기와 북괴(특히 6· 25)이니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은 각각 전자와 후자를 대표하는 셈이다.

아무튼. 저분이 아직 살아 계신다면 90이 넘은 고령인데, 최근 근황은 잘 모르겠다. 다만, 먼 옛날에 저분에게서 직접 음악을 배운 적이 있는 분의 회고록이 전해진다.

곁다리: 짤막한 멜로디

2~3분 이상 길이에 기승전결(?) 형식을 갖춘 노래나 악곡이 아니라 ‘딩동댕!’ 같은 짤막한 멜로디 말이다. “만나면 좋은 친구” 방송국 시그널송이나 초인종 벨소리.
글에다 비유하면 산문이나 운문도 아니고 짤막한 포스터 표어와 비슷한 위상일 것이다. 그림에다 비유하면 커다란 그림이 아니라 16*16, 32*32 크기의 아이콘 정도.

이렇게 극도로 제한된 시공간에다가 최대한 임팩트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게 곡을 쓰는 건 보통일이 아닐 것 같다.
장성 경례곡을 좀 만들어 달라/보라는 의뢰를 받았거나 학교 수업 과제를 받았다면 독자 여러분은 어떻게 하시겠는가? 길어야 30초 남짓한 시간 동안 무슨 심상을 표현하도록 콩나물을 오선지에다 그려 넣을까?

더 나아가 초인종 BGM은 어쩌다가 하필 “엘리제를 위하여”로 온통 물갈이가 됐을까? 그 곡이 초인종 BGM으로서 도대체 무엇이 좋아서? 장성 경례곡을 듣다 보니 이런 의문도 강하게 든다.

단, 저것들 말고 군대 기상 나팔 BGM은 딱히 작곡자가 전해지지 않는 것 같다. 외국 군대에서도 오래 전부터 나돌던 멜로디가 적당히 변형되었다.

2. 김 희조 (1920-2001): 국민체조

이분은 육군 군악대장 출신이다. MBC 기자 출신인 여자분과는 당연히 동명이인.
지금은 학교에서 자취를 감췄다지만 "국민체조" BGM과 “잘 살아 보세”가 바로 이분의 작품이다. 그렇다면 자매품인 “국군 도수체조” BGM도 같은 출처이지 싶다.

본인은 먼 옛날에 잉여짓 차원에서 국민체조 BGM의 주선율을 오선지에 받아써 본 적이 있다. 진작부터 머릿속 장기 기억에 영구보존된 곡이니 검색해서 다시 안 들어도 얼마든지 채보 가능하다.
기본에 충실한 박자이면서도 최소한의 기교는 다 동원된 것 같았다. 음표는 2분에서 16분음표까지 다 나오고 점 4, 8분음표도 쓰인다. 임시 조표도 나오고 당김음(등배 운동), 스타카토(당연히 뜀뛰기에서), 셋잇단음표(전주에서)도 한 번씩 나온다.

템포 변화가 잦은 편이다. 가령, 전주에서는 ♩=108가량이지만, 체조가 시작되고부터는 ♩=88 정도로 느려진다. 뜀뛰기에서는 ♩=112~120 정도로 평소보다 25% 이상 템포가 빨라지다가, 마지막 숨쉬기에서는 ♩=60~70대까지 떨어진다.
모든 체조를 한 번씩만 했을 때(뜀뛰기 후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는 게 아니라 팔다리 운동으로 진입) 전주에서부터 숨쉬기 끝까지 음악의 러닝 타임은 우연의 일치인지 딱 2분 30초가 나왔던 걸로 기억한다. 이런 것도 다 계산해서 작곡한 건지? 처음으로 한번 되돌아가서 풀 세트로 하면 4분 50초 정도 걸린다.

참고로, 국민체조의 BGM 말고 체조 동작 자체를 고안하고 구령을 녹음한 사람은 당연히 음악인이 아닌 체육인이다. 전 경희대 교수인 유 근림 씨로 알려져 있다.

3. MBC 창작 동요제

이제 분위기를 바꿔서 오랜만에 동요 얘기를 좀 꺼내 보겠다.
<새싹들이다>. 1983년 제1회 MBC 창작 동요제 대상 수상작인 것, 작사 작곡자가 '좌'씨인 건 알고 있었는데, 제주도민의 작품인 건 처음 알았다. 전문적인 음악가가 아니라 현직 교사의 작품이다.
저 애도 참 목소리 예쁘고 노래 잘 부른다. 1972년생 정도일 텐데 지금은 어디서 뭘 하고 있을까?

개인적으로 저거랑 제일 비슷한 풍의 다른 곡은 <어린이 노래>(하늘 향해 두 팔 벌린 나무들 같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래도 그거보다 더 나중에 작곡된 <새싹들이다>가 더 훨씬 더 밝고 명랑한 분위기이다.
미디, 신시사이저, 컴퓨터 반주 같은 일체의 디지털스러운 흔적 없이, 완전 클래식으로 오케스트라 꾸며서 반주하는 것도 지금 보니 굉~장히 인상적이다. 영상에다 비유하면 CG 없는 아날로그 특수효과만으로 구성됐다는 뜻이다.

이거 다음 1984년도 대상 수상작인 <노을>은... 나 초딩 시절, 컴퓨터 학원에서 GWBASIC 배우던 시절에 들은 적이 있다.
그 당시 매주 금요일은 학원에서 다른 수업이 없고 그냥 원장님이 만든 음악 재생 프로그램을 있는 그대로 쳐서 실행되는 거 검사만 받고 나면 오락(게임)을 할 수 있었다.
그때 입력해서 들었던 곡 두 개가 지금까지 기억에 남아 있는 게 하나는 MBC 드라마 <질투> 오프닝이랑, 알고 보니 노을이었다.
다시 말해 난 저 두 곡은 텔레비전에서 처음 들은 게 아니라 PLAY문 코드를 통해서 PC 스피커로 난생 처음으로 들었다.

MBC 창작 동요제는 의외로 오래, 2010년 20몇 회차까지 계속되긴 했다. 그러나 얘는 그 성격상 순수성이 오래 유지되기가 도저히 어려웠다.
21세기부터는 출품되는 곡이 점점 더 동요답지 않게 기교가 심해지고 가요풍으로 바뀌고, 출연하는 애들의 의상만 쓸데없이 고퀄로 올라가고, 후원 협찬 줄어드는 등..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2010년대에 들어와서는 폐지됐다. 어찌 보면 미스코리아와 비슷한 과정을 거치며 위상이 추락했다.

Posted by 사무엘

2017/10/01 08:32 2017/10/01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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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무엘 2017/11/13 19:51 # M/D Reply Permalink

    참고로, 이 교숙 예비역 해군 소령 군악대장은 2017년 7월 22일 작고했다고 한다. 이 소식을 뒤늦게 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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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영창 피아노 CF

"온 세상에 울리는 맑고 고운 소리~" (☞ 영창 피아노)
영창 피아노는 어째 군대의 징계 시설과 이름이 같은 바람에 이상한 개드립에 동원되기도 하는 브랜드이지만, 한 30년쯤 전부터 CM송 하나를 기막히게 만들어 퍼뜨린 덕분에 경쟁사인 삼익 피아노에는 없는 독자적인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다.
1989~90년대 그 옛날에 소리와 영상으로 온몸으로 '자연의 소리' 컨셉을 CF에다 담으려고 참 애 많이 썼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영창 피아노는 한때는 무려 빈 소년 합창단을 초빙해서 CF를 찍기도 했다.
미국 NASA가 상업 우주 여행을 주선하지 않은 것만큼이나(러시아와는 달리. 하지만 앞으로는 NASA도 조만간 할 예정이라 함) 빈 소년 합창단도 원래는 상업 광고 따위에는 협조를 안 하는 고매한 단체이다. 하지만 그 당시 영창에서 피아노를 기증해 주기도 하고 어째 거래가 잘 성사되어서 자국도 아닌 동아시아 메이커 피아노의 CF에 출연하게 됐다.

원조 CF에서 피아노를 치는 소녀는 본인과 비슷한 또래의 '염 선희'라는 아이인데, 프로필과 스펙이 꽤 엄청난 사람이다. 저 나이 때 피아노 콩쿠르에서 입상해서 CF 모델로 뽑혔다. 그리고 아마 집도 꽤 잘사는 듯.
원래 음대에 가서 피아노까지 전공하고 싶었지만 손목 건강 문제 때문에 꿈을 접고, 미국으로 유학을 가서는.. 웬 뜬금없는 컴퓨터공학과를 선택했다.

하지만 대학에 입학하고 타지에서 부모 간섭에서 벗어난 지 몇 달이 채 되지 않아 스타크래프트에 파묻혀서 온게임넷 게임 자키를 하더니 숫제 한국으로 돌아와 여성 프로게이머로 활동했다. 한때는 같은 여자이고 특별히 미녀 게이머라고 이름을 날리던 서 지수와도 대결을 했을 정도였다.
재능도 재능이지만 처음엔 음대를 지망했다가 미국으로 대학 학부 유학(대학원 유학도 아니고)을 가고, 그 뒤에도 진로를 저렇게 뜬금없이 마구 바꾸는 건 집안이 경제적으로 받쳐 주지 않으면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라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그런데 손목 부상 때문에 피아노를 접었으면서 왜 피아노 이상으로 손목을 혹사시키는 직업인 프로게어머를 선택했는지는 궁금한 점이다. 외국어도 영어 중국어 스페인어 다 구사하는 엄친딸이라는데 어문 쪽 진로를 선택해도 됐을걸.
그녀는 프로게이머를 오래 하지는 못하고 2년 남짓 있다가 2005년경에 역시 손목 건강 문제 때문에 은퇴했다. 그 뒤로 이 "영창 피아노 CF 출신의 프로게이머"는 온라인 상으로 근황이 전해지는 게 없다. 아무튼 특이한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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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영창 CF 얘기로 돌아온다.
우리가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저 CF에서 염 선희는 피아노를 치는 컨셉 연기만 했다는 점이다. 노래까지 저 애 목소리인 건 물론 아니며, 노래를 부르는 것처럼 보이는 장면은 립싱크라는 걸 화면을 조금만 보면 알 수 있다. 좀 앳된 느낌이 있지만 저 목소리는 진짜 아동이 아니라 성우나 전문 가수의 목소리이다.

영창 CF 노래를 부른 사람은 '신 해옥' 씨라고 수백, 수천 곡에 달하는 CM송과 만화 주제가를 부른 경력이 있는 '얼굴 없는’ 가수이다.
얼굴 없는 가수라 하니까 딱 그 직업을 배경으로 다루는 <미녀는 괴로워> 영화라든가 풀빵닷컴 박분자도 생각나네.
이분의 대표작으로 내 기억에 남아 있는 건 1990년대 MBC <그림 명작동화> (꿈길에 들었던 꿈길에 놀았던..)의 주제가이다. 영창 피아노 노래와는 달리 저건 꽤 가요풍으로 불렀다.

2. 사이버 가수

아담, 류시아, 사이다. 지금으로부터 무려 18~20년 가까이 전, 본인이 중딩~고딩이던 시절에 우리나라에서 만들었던 '사이버 아이돌' 가수 캐릭터이다. (☞ 링크 1, 링크 2)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일본에서 세계 최초의 사이버 가수라는 '다테 쿄코'를 데뷔시킨 것에 착안해서, 그리고 또 그 당시에 <툼 레이더> 게임과 함께 주인공 '라라 크로프트'가 전세계에서 초대박을 친 것에 영향을 받아서 국내에서도 사이버 캐릭터를 만들려는 시도가 있었다. 1990년대 후반엔 그게 트렌드였다.

<세상엔 없는 사람> 노래와 뮤직비디오를 내가 어째 이렇게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나 옛날 기억을 더 추적해 보니..
아, 그 시절에 정품을 구입했던 거원 제트오디오 CD에 아담의 탄생, 주제곡 등 주요 뮤비 동영상 파일들이 들어있었다. 난 그걸 여러 번 감상했었다.

'아담'을 개발한 '아담소프트'는 3차원 CG 분야에서는 나름 잔뼈 굵고 기술 있는 IT기업이었다. 창업자가 카이스트 출신이었던가..?
당시에는 <마이크로소프트웨어>와 더불어 <프로그램세계>라는 프로그래밍 관련 잡지가 발간되고 있었는데, 본인은 거기서 아담소프트 소속의 엔지니어가 칼럼을 기고한 것을 본 적도 있다. 글쓴이의 이메일이 도메인이 adamsoft.com이었다.

아담 말고 여성인 류시아와 사이다는 제각기 다른 회사에서 개발한 모델이다. 류시아는 루시퍼+메시야의 합성어를 의도하기도 했다니 거 참..;;
왜 한 회사에서 여러 명을 만든 게 아니냐 하면, 일개 벤처/스타트업 기업으로서 모델 하나만 감당하기에도 자본과 기술이 벅찼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면 될 듯하다.

사이버 가수는 처음 등장했을 때는 워낙 신기하니까 언론으로부터 주목도 많이 받았다. 하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인해 이게 오래 흥행하지는 못했다.
일단 CG 기술이 실사를 따라가기에 한계가 있었다. 그리고 캐릭터가 그렇게 충분히 잘생기거나 예쁘지 않았다.
이런 와중에 실존 인물이 아닌 가상 캐릭터가 무슨 영화나 게임 캐릭터처럼 액션도 없이 예능만으로 팬심을 사는 건 한계가 있었다.

오늘날까지 살아 있는 그나마 성공한 사이버 캐릭터인 라라 크로프트의 경우도, 말총머리 + 핫팬츠 + 쌍권총 같은 외형 특징을 본따서 홍보대사(?)를 모델 겸 체조 선수 출신의 실존 인물로 몇 기째 뽑아 왔을 정도이다. 영화도 당연히 안젤리나 졸리 같은 걸출한 실존 인물이 연기했고. (그나마도 리부트작이 나온 뒤부터는 기존 컨셉을 싹 갈아엎었다.) 어쨌든 오늘날까지도 어떤 형태로든 실존 인물이 없어서는 안 된다는 거다.

게다가, 1990년대 말 그 시절엔 CG를 만드는 것도 생각보다 굉장히 어려운 일었다고 한다. 시간과 비용이 억소리나게, 그냥 유명 실존 가수를 부르는 것 만만찮게 많이 들었다. 그냥 모션 캡처만 간단히 하면 장땡이 아니었던 듯하다.
어디 쇼 프로에 가상으로 출연시키려 해도 로봇 같은 엉성하고 경직된 모션을 보일 수는 없으니 1시간 분량의 동작과 입술 움직임을 아주 정교하게 만들어야 하는데 가히 억대의 돈이 깨졌다고 한다. 하지만 그 사이버 연예인이 음반 판매나 CF 촬영을 통해 그 이상으로 끊임없이 돈을 벌어 줄 능력이 있었느냐? 물론 그렇지 못했다.

아담소프트는 현란한 3D 그래픽 기술로 차라리 온라인 게임을 만드는 게 나았을지도 몰랐다. 리니지야말로 그 시절에 만들어진 게임인데 아직까지도 '린저씨'가 있을 정도이며, 개발사인 NC소프트 역시 건재하니까 말이다.

이 사이버 가수의 노래를 실제로 불러 주는 사람은.. 설마 보이스웨어-_-를 쓰는 건 아니고 역시나 얼굴 없는 가수를 고용한다. 사이버 가수의 신비주의를 책임지는 중요한 사람인 만큼 계약 기간 동안 자기 정체를 절~~~~~대로 대외적으로 까발려서는 안 된다고 단단히 약속을 한다.
하지만 사이버 가수의 개발사들이 이미 10몇 년 전에 망하고 다~ 지나간 일이 되니, 이제는 그 가수가 당당히 정체를 드러내는 지경까지 됐다. 다 지나고 보니 허무하기도 하다.

어디에서 유래되었는지 출처는 모르겠다만, "Video killed the radio star"라는 문구가 있다. 물론 자동차 운전사 같은 업종도 있으니 라디오가 싹 망하고 비디오에 몽땅 흡수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도 어지간한 매체에서 비주얼을 이길 장사는 별로 없으며, 영화/드라마 배우와는 달리 성우나 연극 배우는 대우가 한 등급 낮은 게 현실이다. (재연 배우는 얼굴도 있고 엑스트라 단역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처지가 좀 안습하다만..)

가수 업계에서는 CM 송, 만화 주제가 같은 걸 부르는 '얼굴 없는 가수'가 바로 그런 2류 등급에 속하는 것 같다. 그 사람들이 사회에 기여하는 바로 결코 작지 않지만 아무래도 대우가 인기 걸그룹에 비할 바는 못 된다.
그나저나 요즘은 걸그룹 트렌드에 밀려서 옛날과는 달리 여성 솔로조차도 찾기가 쉽지 않은 듯하다. 그 와중에 웬 트로트 <백세인생>(못 간다고 전해라...)의 갑작스러운 히트와 대박은 <참아 주세요>(뱀이다~ 개구리다~)에 이어 참 신선하고 이색적으로 느껴진다.;; 이런 식으로 중· 노년이 돼서야 인생에 리즈 시절이 뒤늦게 시작되는 사람도 있는 모양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6/04/06 08:33 2016/04/06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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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쟁이쟁이 2016/04/20 15:39 # M/D Reply Permalink

    ㅎㅎ 블로그는 꾸준히 보고 있는데 간만에(거의 처음으로..??!) 한마디 할 수 있는 주제네요. 광고홍보학과 교수님 한 분이 저 영창피아노 CF를 만드신 분이셨죠. 사실 제 세대만 하더라도 이 CF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는지라 같이 개론 수업 듣던 14학번 새내기들은 영창피아노 자체도 모르지만... 이렇게 종종 회자되는 글을 보면 충분히 자부심 가지실만한 작품이긴 했나봅니다. 참고로 '꼭 가고싶습니다'를 필두로 박카스 CF도 오래 하신 분이시라 수강평가에는 -박카스박카스박카스 영창피아노영창피아노...'가 도배되어 있었는데 실제로 들어보니 그러하더군요. 남는게 박카스와 영창피아노..^^ 피아노 치는 소녀의 생애는 찬란하네요. 언제 한번 굴렁쇠소년처럼 추억의 스타로 나와줬으면 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1. 사무엘 2016/04/20 20:02 # M/D Permalink

      이곳을 꾸준히 찾아 주셔서 고맙습니다. ^^
      광고홍보학 전공이라면 더 옛날에 쓴 CF 열전 이야기도 공감이 가실 듯합니다. http://moogi.new21.org/tc/1191
      그리고 검색을 해 보니 그 교수님은 성함 이니셜이 ㄱㅇㅊ이어 보이는데 맞나요? 박카스와 영창 피아노가 그분의 특종 운이 들어간 작품인 듯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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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MBC 뉴스데스크

나무위키를 돌아다니다가 거의 성지순례 급의 진귀한 동영상을 발견했다. 바로, 역대 MBC 뉴스데스크 오프닝 화면의 역사이다.

본인은 1981년에 제정되어서 87년까지 쓰였다고 하는 BGM을 기억한다.
현란한 신시사이저 소리를 배경으로 굵직한 "시~솔 ... !@#!!@# .. (옥타브 up) 솔 솔라 시~솔~" 쿠우우웅~~ 멜로디가 깔리는 게 아주 인상적이었다. 30년 전 그 옛날에는 고전과 현대 음악을 두루 섭렵한 방송 기획자가 심혈을 기울여 선곡한, 아주 참신한 음향 효과였지 싶다. 곡명은 구스타브 홀스트의 Jupiter, the Bringer of Jollity의 도입부를 또 일본에서 리메이크한 곡이라고 한다.

물론, 본인이 TV에서 저걸 직접 본 건 거의 유치원을 갈까말까 하던 꼬마 시절이었으며, 선사시대(내가 직접 남긴 기록이나 기억이 없는)에서 역사시대로 옮겨간 직후였다. 1988년부터 음악이 딴 걸로 바뀌었다고 하니 올림픽을 하기도 전에 교체됐다. 난 그렇게 일찍 바뀐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만.. 그래도 1987년 7월에 새마을호 전후동력 디젤 동차가 투입됐던 시절엔 아직 이 시그널송이 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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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바뀐 지 10년이 넘었지만, 저 MBC 영문 서체는 아직 기억하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영문 서체는 Banco라는 기성 서체이지만 '뉴스데스크'라는 한글은 영문 서체의 느낌을 보고 손으로 획을 그려 만든 일종의 캘리그래피?로고타입?에 가까워 보인다. 한글까지 포함된 완전한 문화방송체 서체는 90년대에 가서야 나중에 개발된다.

그리고 옛날에는 이유는 모르겠지만, 뉴스의 시그널송이 끝난 뒤에 광고 리스트가 뜨는 동안은.. 웬일인지 무슨 기계가 탈탈탈탈~ 돌아가는 소리가 나왔다. 윤전기를 돌리는 소리라고 하는데 그땐 왜 그런 소리를 넣었을까? 1990년대가 넘어서야 탈탈탈 소리 대신에 그때도 BGM이 나오게 바뀌었다. 그리고 광고 리스트도 세로쓰기가 아닌 가로쓰기 형태로 바뀌었다.

1980년대 아니랄까봐, 그때는 반드시 대머리 대통령의 근황부터 먼저 전하는 땡전뉴스 관행이 KBS와 MBC에 공히 있었던 듯하다. 그것도 모자라서 하도 '한편 이 순자 여사께서는...'이 관용구로 많이 등장하다 보니, 대통령 영부인의 호가 '한편'이라는 개드립도 나돌았다.

그때는 강 성구 앵커도 종종 보이는데... 맞다. 1988년 8월에 "귓속에 도청장치가 있습니다 여러분!"이라는 희대의 엽기적인 방송 사고를 경험한 그 앵커이다. 그 사람은 훗날 MBC 사장에 국회의원까지 역임하면서 굉장히 승승장구하고 성공했으나.. 2013년엔 음주운전과 식당 주인 폭행으로 물의를 빚기도 했다.

2. 만화영화 주제가들

다음으로 만화 주제가도 빼놓을 수 없다. 옛날에는 성우에 대해서 글을 썼었는데 내용을 더 보강하겠다. 먼저, 요술 공주 밍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버지가 작곡하고 딸이 불렀구나(당시 10~11살).;;; 과연 음악 가문이다.
하긴, 아버지는 억만장자 수학 교재 저자이고 딸은 서울대 수학과 교수인 집안도 있고,
아들은 로토스코핑으로 아케이드 게임을 만들고 아버지는 거기 들어갈 음악을 만든 집안도 있지. =_=;;

저건 내가 태어나기 거의 직전에 방영된 만화영화인지라, 본방을 직접 보는 건 불가능-_-했고 다른 경로로 주제가만 들어서 알고 있었다. 듣자하니 엔딩이 굉장히 충격적이었다는데.. (제작사에서 주인공인 밍키를 어이없게 죽여 버렸다고..)
주제가는 가수의 목소리가 참 곱고 노래 잘 부른다고 오래 전부터 생각을 했다. 곡도 동요스럽게 잘 만들었고.
그리고 밍키 주제가 같은 경우, 화음이 최하 3부 정도 있다. 가장 높은 화음은 원래 파트하고 같은 목소리가 아닌데 누가 같이 불렀나 하는 생각도 든다.

그랜다이저 역시 본방을 보지는 못한 엄청 옛날 작품이긴 하다만.. 이거 주제가도 남자 목소리에 같이 곁들어져 있는 여자아이 목소리는 역시 동일한 정 여진이다.
명랑하고 경쾌하고.. 가사를 좀 바꾸면 거의 군가로 불러도 될 것 같다.
가사가 "빠~ 빠빠빠. ... 태양을 향해라 용기를 마셔라" 이렇게 시작하는데.. '용기'(courage) 다음에 '마시다'(drink)라니, 참 독특 희한한 연어 관계이다. 저게 뭔 말인지 궁금해진다.

다음으로, 세월이 흘러 본인이 직접 본방을 본 적이 있는 만화영화를 몇 개 소개하겠다. 말괄량이 뱁스은비 까비의 옛날 옛적에는 가수가 모두 조 갑경이다.
전자는 동영상의 화질은 좀 개판이다만, 별로 신경쓸 것 없고 노래만 들으면 된다. 어차피 그 당시의 영상 자체를 보고 싶으면 유튜브에서 tiny toon adventures라고 영어 원판을 시청하는 게 훨씬 나을 테니까. 노래는 정말 귀엽고 깜찍하고, 동심을 마음껏 자극하는 창법으로 부른 게 느껴진다.
후자의 경우, 당시 KBS2 텔레비전에서 금요일 저녁에만 방영한 국산 애니 시리즈였는데, 덕분에 본인의 불금 엔터테인먼트를 책임지곤 했다. 노래 자체는 남녀 듀엣이기 때문에 남자 가수도 포함돼 있다.

미국 만화영화 중에는 미키마우스에다가 슈퍼맨을 합친 컨셉인 듯한 마이티마우스도 있었는데.. 국내에서는 MBC에서 1992년에 수입· 번역해서 방영을 했었다. 단선 선로에서 마주 보며 달려오는 열차를 마이티마우스가 양팔로 충돌을 막는 장면이 있는데.. 실제 열차의 속도와 무게를 생각한다면.. 정말 불가능 중의 불가능임. 미국 애니 특유의 극도의 과장 연출이 아니고서는 상상도 못 할 일이다. 저건 주제가를 익명의 어린이 제창으로 불렀다.

그리고 (신비한 바다의) 나디아까지만 얘기를 하고 글을 맺겠다. 나디아는 일본 문화 개방도 하기 전에 이례적으로 세계관이 좀 심오하고 스케일이 크고 매니악한 일본 애니가 방영된 경우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이거 주제가를 부른 가수는 윤 익희이다.

텔레비전에 UHF와 VHF 채널 다이얼 두 개가 있고, 화면과 소리로 white noise를 볼 수 있던 아날로그 시절, 광고 리스트가 무려 세로쓰기로 뜨던 시절이 갑자기 그리워진 다. ^^ 옛날에는 컴퓨터까지 갈 것도 없이 텔레비전만으로도 정말 최첨단 전자 기술이긴 했겠다.
아아~ 그리고 나도 작곡 스킬 좀!!! ㅜ.ㅜ 이런 음악을 만들어 내는 사람들이 참 대단하고 부럽다. 이미 있는 곡을 편곡만 하는 건 자동차로 치면 그냥 정비나 튜닝에 불과하지만, 작곡은 예전에 없던 새로운 자동차 모델을 개발하는 것과 같은 급일 테니 말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5/12/07 19:35 2015/12/07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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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임진섭 2015/12/08 21:09 # M/D Reply Permalink

    사무엘님은 작프(?) 스킬이 있으시잖습니까 (웃음)

    1. 사무엘 2015/12/08 23:29 # M/D Permalink

      그런데 세상엔 프로그래밍과 작곡에 모두 전문가인 괴수들도 있지요. ^^;;
      http://moogi.new21.org/tc/380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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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마디가 홀수 개만 있는 3박자 계열 곡

대표적인 예가 무엇이냐 하면 <예수 따라가며>(Trust and obey)에서 "..." 부분,
그리고 <구주를 생각만 해도>(Jesus, the very thought of thee)에서 "..." 부분,
<나 같은 죄인 살리신>(Amazing grace)에서 "..." 부분이다. 생각보다 예가 많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내가 적절한 용어를 몰라서 묶음 단위를 편의상 그냥 '단'이라고만 부르겠다.
대부분의 찬송가들은 못갖춘마디를 감안하더라도 한 절이 보통 기승전결 4개의 단으로 구성되고 각 단은 4개의 마디로 이뤄져서 총 16마디로 돼 있다.

그러나 위의 곡들은 무슨 이유인지 둘째 단은 마디가 4개가 아니라 3개만 있다.
그래서 마지막 마디를 한 마디만 부르고 곧장 다음 단으로 넘어가는 게 심리적으로 굉장히 불안하고 어색하다. 반주자도, 찬양 인도자도, 회중들도 여기서는 좀 멈칫 한다. 마디를 하나 더 추가하고 싶어진다.
실제로 <나 같은 죄인 살리신>의 경우, 21세기 새찬송가에서는 마디를 하나 더 추가해 버리기도 했다. 찬송가 편찬자들이 보기에도 홀수 마디는 너무 어색했는가 보다. 아래 두 악보를 대조해 보시라.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원곡의 작곡자는 무엇을 의도하고 둘째 단에는 마디를 홀수 개만 넣었는지 모르겠다.
이건 6박자 계열도 아니고(6/4 또는 6/8) 엄연히 3박자인데 굳이 마디 수를 반드시 짝수 개로 맞춰야만 할 필요는 없다는 식으로 반론이 혹시 있을지도 모르겠으나, 그래도 홀수 마디는 영 아닌 것 같다.

2. 못갖춘마디의 박자 구획

<날 위하여 십자가의>(How can I keep from singing)는 보다시피 '어찌 찬양 안 할까'라고 번역된 맨 마지막 단 가사가 원제목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찬송가들이 고유 제목 대신, 닥치고 가사 첫 줄을 곧 곡을 식별하는 제목으로 취급하는 게 관행이 돼 있다. 어차피 대부분의 찬송가들이 외국곡 번역이다 보니 원제목이 무엇인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르나, 국내 창작곡에 대해서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당신을 향한 노래>를 <아주 먼 옛날 하늘에서는>으로 바꿔서 적는다는 얘기니까 말이다.

뭐, 제목은 그렇고.. 내가 이 곡에 굉장히 불만인 것은, 박자가 굉장히 이상해지는 형태로 못갖춘마디의 구분이 되어 있다는 것이다.
찬송가 책들을 보면 얘는 다음 그림에서 A 형태로 기보되어 있다. 그러나 사람들이 실제로 부르면서 강약약 박자를 느끼는 건 B 형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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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말해 이 곡은 <사랑하는 주님 앞에 형제 자매 한 자리에>의 전반부 3/2박자 부분하고 리듬과 박자가 완전히 동일하다는 뜻이다. 못갖춘마디를 저렇게 적어야 할 이유는 하등 존재하지 않는다.
억지로 끼워 맞춰 보면 악보대로 박자를 맞추는 게 아주 불가능하지는 않으며, 한국어 번역 기준으로 기능어가 아닌 내용어에 강박이 더 걸리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멜로디의 흐름은 그 박자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그래서 애국가의 앞부분처럼 박자가 어색하고 연상거부가 심하다.

저렇게 우리나라 애국가 스타일로 박자가 아주 이상한 예가 하나 더 떠오른다. 바로 <예수가 거느리시니>(He leadeth me; O blessed thought)의 후렴 "주 날 항상 돌보시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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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약박이고 '날 항상 돌'이 '강 약 중강 약'이 들어가야 하지만, 실제 멜로디는 홀수 박자가 아니라 짝수 박자가 음높이가 높고 영락없이 강박이다. 그래서 쓰기는 A처럼 써졌지만 부르기는 B처럼 불러지며, 이 때문에 뒷부분에 박자는 자연스럽게 연결되지 않게 된다. 교회 다니는 분이라면 정말 그런지 한번 직접 불러 보시라.

찬송가도 가끔은 이렇게 비판적인 안목으로 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굳이 찬송가에만 국한되는 이야기는 아니겠지만, 외국곡의 가사를 번역할 때는 가능한 한 내용어는 강박에, 기능어는 약박에 배치해서 부르기 자연스럽고 쉽게 했으면 좋겠다.

* 잡설

1.
악보에서 스타카토 같은 꾸밈음 기호는 C/C++로 치면 매크로와 같은 구석이 있다고 본인은 옛날에 글을 쓴 적이 있었다. 음악 시간에 '적기' / '내기'라고 기보법을 배우는 건 영락없이
#define STACCATO(pitch, interval)  play(pitch, interval/2); pause(interval/2) 이런 꼴이니까 말이다.
그럼 페르마타(늘임표)는 C/C++로 치면 register나 inline와 비슷해 보인다. 늘이는 것이 권장 사항이지만 그래도 연주자의 재량껏 무시할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2.
군대에서 유격 훈련을 정신없이 받다 보면 <어머니의 마음>을 부르다가 후렴은 <스승의 은혜>로 넘어가기 쉽다고 한다. 둘은 동일한 3/4박자에 조와 분위기도 비슷한 편이다.
그런 것처럼 찬송가에도 분위기가 비슷하고 메들리로 엮기 좋은 pair가 몇 쌍 있다.

  • 내 죄 사함 받고서 → 내가 매일 기쁘게 순례의 길 행함은: 구원 + 성령 동행. 둘 다 경쾌하고 명랑하다.
  • 내 모든 시험 무거운 짐을 → 내 모든 소원 기도의 제목: 위로와 평안, 간구 쪽으로 좋은 조합이다.
  • 하나님 아버지 주신 책은 → 달고 오묘한 그 말씀: 성경 카테고리. 내가 교회 청년부 찬양 때 실제로 메들리를 시도하기도 했다. 작사· 작곡자가 동일하고 굉장히 좋은 조합임. (단, 전자곡은 극초반만 빼면 나머지 가사는 성경이라기보다는 구원 카테고리에 더 가까운 내용이다.)
  • 내 주의 보혈은 → 이 세상 험하고: 서로 다른 작곡자의 곡이지만 리듬과 멜로디가 아주 비슷하며, 구원에서 신뢰와 확신 카테고리로 주제가 잘 넘어간다.

3.
끝으로, 이건 멜로디가 아닌 가사 얘기이며, 번역도 아니라 영어 원가사 얘기이다.
찬송가 가사 중에는 영어로는 "예수님은 내 꺼"라는 표현이 있다. 그것도 옛날 클래식 찬송가에 말이다.

  • My Jesus, I love Thee, I know Thou art mine (내 주 되신 주를 참 사랑하고)
  • Blessed assurance, Jesus is mine! (예수로 나의 구주 삼고)

무슨 말인지는 충분히 이해하겠지만, 높임법이 존재하고 소유에 대한 개념이 보수적인 한국 및 한국어 문화로는 직역하기가 영 곤란한 대목이다. 사실, 성경적인 용례를 봐도 A is mine은 하나님이 "모든 혼은 내 것이다"(겔 18:4), "금과 은도 내 것이다"(학 2:8), "보복은 내 것이다"(롬 12:19), "첫 열매는 모두 내 것이다"(출 13:2)처럼 '갑'의 소유를 명시하는 게 전부이지.. 을이 갑을 보고 내 것이라고 말하는 경우는 찾을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어권에서 찬송가 가사를 Jesus is mine이라고 가끔 쓴 것은 다른 서정적인 의미가 있어서인지, 아니면 my Lord, my God, my savior, 심지어 my love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인지 본인으로 하여금 좀 생각을 하게 만든다. 하긴, 아 6:3가 있으니(나는 내 애인 것이고, 내 애인도 내 것이다) 이런 용례가 전혀 없는 건 아니다.

Posted by 사무엘

2015/11/25 08:36 2015/11/25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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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신세기 2015/11/28 17:54 # M/D Reply Permalink

    '아무 흠도 없고'도 3+3+4+3=13마디인 홀수 마디의 3박자 곡이지요.
    말씀해 주신 부분처럼 저도 이 노래는 4+4+4+4=16마디로 편곡하고 싶은 강한 열망을 느끼곤 합니다...
    올려주신 글이 정말 공감되네요.

    1. 사무엘 2015/11/28 19:07 # M/D Permalink

      "아무 흠도 없고"는 한술 더 뜬 구조군요 정말.. ㅠㅠ
      마디 수는 그렇고 박자도요, "부름 받아 나선 이 몸"은 흔한 기보 형태인 갖춘마디가 아니라 못갖춘마디가 더 정확한 기보라고 하죠. 찬송가가 아니라 다른 싸제(?) 복음성가나 악보집에서는 못갖춘마디로 적혀 있기도 합니다.
      다른 전문 반주자/기독교 음악 전문가분과 얘기를 나눠 보면 저런 것들에 대해 오래 전부터 문제 의식을 느끼고 계시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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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교회 청년부 찬양

본인이 다니는 진리 침례 교회에서는 오전 예배 때 평소엔 중· 장년층 위주로 구성된 찬양대가 설교 직전에 특별 찬양을 한다. 그러나 매월 넷째 주에는 청년부가 특별 찬양을 한다.

수 년 동안 청년부는 중· 장년부 찬양대 중 하나를 지휘하는 음대 유학파 출신의 전문가 자매님에게서 지휘를 덤으로 받았다. 그러던 것이 약 2~3년쯤 전부터 선곡을 청년부에서 독자적으로 하기 시작했고, 지금으로부터 1년쯤 전부터는 완전히 독립(?)을 했다. 외부 인사의 개입 없이 청년부 지체들의 재량만으로 완전히 독자적으로 선곡과 연습, 지휘까지 해서 매달 강단에 서게 되었다. 원래 계시던 지휘자분의 일신상의 이유가 있었고, 또 청년 중에도 작곡까지 할 줄 아는 걸출한 다른 음악 전문가가 등장한 덕분이었다.

독립을 앞두고 이미 이것저것 다양한 시도를 했다. 피아노와 플룻에 능숙하고 영어권 교회에서 사용하는 old-style 찬송가를 많이 아는 자매가 있어서 새로운 곡을 가사를 같이 번역해서 불러 보기도 했다. 한편, 작곡가인 그 형제는 우리 교회의 표어인 고후 13:8, 그리고 KJV 성경 공부 모토인 딤후 2:15 구절에다가 곡을 붙여 부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그래서 완전히 독립을 한 뒤부터는 본인과 그 작곡가 형제가 격월 교대로 친구들을 모아 놓고 선곡· 지휘를 하게 되었다. 그 형제도 매달 꼬박꼬박 청년부 찬양을 책임지는 건 부담스러워했고 격월 정도 간격이면 괜찮겠다고 동의를 했다. 사실, 청년부에서 피아노를 잘 치고 음악 쪽으로 재능이 있는 친구들은 중· 장년부 찬양 연습을 할 때 반주자로 동원되기도 하고 주일학교 어린이 찬양을 지휘하기도 한다. 즉, 청년부 자체의 일만 하는 게 아니라 위 아래 연령의 다른 부서로 지원 가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직분에 대한 부담감이 상대적으로 더 크다.

본인은 음대를 나온 것도 아니고 기악과 성악 어느 것도 전문적으로 깊게 배운 경험이 없다. 피아노는 다른 프로페셔널한 반주자들이 모두 부재 상태일 때 최하 우선순위로나 가끔 투입되는 "예비/스페어" 반주자 수준밖에 안 된다. 노래도 오로지 악보에 있는 대로 기계적으로 크고 정확하게 부를 줄만 알지 다른 기교나 감정 이입 테크닉, 성대 관리 같은 건 모른다. (그런데 내 경험상, 회중 찬양 인도는 그 정도만 돼도 할 만하긴 했다.. 지구력만 뛰어나면 되지 너무 잘 부를 필요는 없으니까. ㅎㅎ)

지난 1년 동안 본인 차례 때 우리 청년부가 부른 찬양은 다음과 같다.

1. 나의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리라

2014년 8월, 자체적으로 찬양을 준비한 첫 시간이었다. 이 때는 딴생각 할 것 없이 그냥 주찬양 6집에 있는 송 명희 작사· 최 덕신 작곡 CCM을 4성부 원곡 악보로 구해서 하나도 안 바꾸고 그대로 불렀다. 가사가 좋고(사랑과 고백 카테고리) 곡이 그리 어렵지 않고, 길이도 2분 50초 남짓으로 짧아서 모든 면에서 적절했다. 간주 중에는 악보에 있는 대로 플룻 연주를 넣었다. 첫 시도는 아주 성공적이었다.

2. CCM 메들리 (나의 사랑 나의 생명 + 우리는 한 알의 밀알이 되어서 + 보라 그 날이)

짤막한 노래들을 여럿 묶어서 멀티테마 메들리를 시도했다. 앞으로 또 다른 창의적인 메들리를 편성해서 부를 일이 있으면 좋겠다.
<나의 사랑 나의 생명>은 위에 여자 파트와 밑에 남자 파트가 돌림노래 하듯이 달라지는 노래이고, 이런 스타일의 곡이 <보라 그 날이>라고 하나 더 있음을 주목했다. 전자는 사랑과 고백이고 후자는 재림 내용이니, 중간에는 경쾌하고 뭔가 청년스러운 젊음과 열정, 헌신이 담긴 가사의 곡을 넣었다. 1곡과 2곡 사이에는 전주가 있지만, 2곡과 3곡은 전주 없이 곧바로 이어지게 했다. 그리고 각 곡의 권장 템포까지 미리 정해서 반주자에게 알려 줬다.

3. 주 임재 안에 늘 살아갈 동안 (Lord Jesus, I long in thy presence to live)

두 가지 이유로 인해 선곡했다. 첫째, 멜로디가 Away in a manger(그 어린 주 예수)라고 성탄 찬송곡과 동일하기 때문에 12월 말이던 당시 분위기와 "기분상" 잘 어울린다.
둘째, 곡과는 달리 가사는 지금의 내가 있기까지 주님의 임재를 회고하고 앞으로도 보호를 간구하는 내용으로, 이 역시 연말에 부르기에 적절하다.

성탄 찬송 Away in a manger는 같은 가사에 비슷한 분위기의 곡이 두 개가 존재한다. 그래서 우리 역시 곡의 시작, 중간, 끝에 두 곡을 적절히 섞어서 변화를 넣었으며, 중간에 조가 반음 올라가는 것도 악보를 일일이 따로 만들어서 시도해 봤다. 이렇게 비슷한 스타일로 편곡을 한 외국의 다른 성탄 찬양 음반에서 컨셉을 착안했다.

4. 말씀 찬송 메들리 (하나님 아버지 주신 책은 + 달고 오묘한 그 말씀 + 주 말씀 동산 안에는)

우리 교회가 특별히 킹 제임스 성경을 쓰는 교회이다 보니 특별히 이 분야를 공략할 필요가 있음을 느꼈다.
<하나님 아버지 주신 책은>과 <달고 오묘한 그 말씀>은 작사· 작곡자가 동일하고 조와 박자도 비슷하니 당연히 한데 엮었다. 다만, 전자는 1절 앞부분만 말씀과 비슷하고 나머지는 그냥 구원 카테고리에 가까운 가사이므로 전자를 앞에 넣고 후자가 뒤를 잇게 했다.

그 다음으로 무엇으로 뒤를 이을까 고민하다가, 침례교 찬송가를 참고해서 <주 말씀 동산 안에는>이라는 신곡을 넣었다.
중간 간주로 <신구약 성경 목록가>를 넣은 뒤 다음으로 <나의 사랑하는 책 비록 해어졌으나>를 부르는 것도 생각했으나, 여건상 실행되지 않았다.

5. CCM 메들리 (자기를 위하여 + 먼저 그의 나라와 의를 구하라)

복음서에 기록돼 있는 예수님 말씀, 특별히 역설의 진리를 담고 있는 말씀이 컨셉이었다. 찬양이라기보다는 영적 노래에 가깝고 찬송가가 아닌 CCM 스타일.
그래서 이번 메들리에 동원된 두 곡은 음악 구조가 아니라 가사의 유사성 때문에 선택됐다. 또한, 전반부는 "자기를 위해 높이는 자는 낮아질 것이요" 요런 진지한 내용으로 시작해서 후반부에서는 "하나님의 왕국을 먼저 구하라"뿐만 아니라 "구하라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 이렇게 분위기가 바뀌는 균형을 추구하기도 했다.

1곡은 주찬양 6집 앨범의 곡이다. 다음 2곡은 Karen Lafferty의 유명한 돌림노래이니 우리 역시 돌림노래 형태로 명랑하게 잘 불렀다. 단, 킹 제임스 성경에 따르면 마 6:33을 인용한 부분에서 he를 God로 바꿔 줘야 하는데 한국어로는 음절수를 도저히 감당할 수 없어서 안타까웠다.

6. 그 참혹한 십자가에

죄사함, 보혈, 십자가가 나오는 아주 베이직하고 클래식한 구원 찬송. 멜로디는 A A B A B A 패턴으로 정~말 단순하기 그지없고 쉽다. 그러나 가사는 그 이상으로 굉장한 고퀄이고 정확한 교리가 담겨 있고 애절하고 감동적이다.

가사를 살펴보면 누가복음을 인용하여 "십자가에서 구원받은 강도"가 2절에서 나오고, 보통 찬송가 책들은 요일 1:7을 참고 구절로 써 놓곤 했다. 그러나 나는 요 9:35-38의 맹인 이야기를 이 찬송과 특별히 연결하고 싶었다. 후렴에 "나 믿노라"가 나오니까. 그래서 간주 중에 이 구절을 형제 두 명이서 교독시켰다. "그가 이르되, [주]여, 내가 믿나이다, 하고 그분께 경배하니라."

아울러, 곡의 시작 부분('그 참혹한 십자가에')이 <찬양하라 내 영혼아>에서 '내 속에 있는 것들아' 부분과 멜로디· 박자가 비슷하기 때문에 본곡을 시작하기 전에 <찬양하라 내 영혼아>를 끼워 넣을까 생각도 했다.

7. 왕이 오신다

가장 최근에 불렀던 곡으로, 이번에는 재림· 소망 카테고리를 다뤘다.
이건 국내의 킹 제임스 독립 침례교회 진영에 있는 임 동선 목사님이 작사· 작곡한 창작곡이기 때문에 대외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는 않다. 씩씩한 분위기의 곡에 세 절의 가사가 지상· 공중 재림을 차례로 다루고, 다음 결론으로 세상의 끝이 오기 전까지 혼을 구원하는 일에 애쓰라는 권면으로 끝나서 좋았다. 가사가 다루는 타이밍이 뒤로 갈수록 미래에서 현재로 가까워지는 셈이다. 아울러, 후렴 가사가 계 22:20 "내가 반드시 속히 오리라"라는 약속으로 끝나는 것은 덤.

휴가를 떠나고 없는 인원이 많아서 참여자가 평소보다 적고 연습 시간도 부족했던지라 딱히 기교나 변화를 많이 넣지는 못했지만, 녹화된 걸 들어 보니 발성과 화음이 잘 배분되었고 들을 만했다.

.
.

다음 또는 다다음 달에는 어떤 곡을 부르게 될지는 현재로서는 나도 전혀 모른다. 리서치를 해 봐야 안다.
스타일은 클래식 찬송가, 국내외 CCM, 테마별 메들리 등이고,
소재는 찬양, 예수님, 구원, 십자가, 위로와 평안, 재림과 소망 등~~ 최대한 다양한 곡을 골고루 선곡하고 있다.
메들리도 가사를 중심으로 엮을 수 있고 곡의 스타일을 중심으로 엮을 수 있다.

내가 저런 곡들을 멋들어지게 손수 연주하거나 심지어 작곡을 하지는 못한다. 작곡? 정확하게는.. 하라면 한다. 단지 아무 감흥이 없이 박자와 화음만 맞는 멜로디 나열만 생성될 뿐 가성비가 전혀 수지맞지 않으니 안 하는 것이지. =_=;;

그러나 지난 5년이 넘는 세월 동안 회중 찬송 선곡과 인도를 하느라 찬송가 책 전체를 이 잡듯이 뒤지고 연구하다 보니.. 많은 기존 찬양곡들이 연관 검색이 되는 게 좋다. 성경을 성경으로 이것저것 대조하는 것만큼이나 찬양곡들도 이것저것 대조하고 분류하고 종합하는 건 흥미로운 일이다. 게다가 우리 교회에서 쓰는 찬송가 책엔 내가 아는 곡뿐만이 아니라 아직 미개척 상태인 곡들도 차고 넘친다. 현재로서는 가까운 미래에 선곡 아이디어가 고갈될 것 같지는 않다.

나는 개인적으로는 정확하게 언제 구원받았는지 전혀 알지 못하는 모태신앙이다. 하지만 지난 수 년 동안 내 마음에 맞는 애창곡은 수 년째 구원 카테고리에서 배출되었다. 하지만 다른 친구 중엔 위로와 평안, 신뢰와 확신 카테고리를 가장 좋아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리고 난 내 개인 취향과는 별개로, 공예배 때 다같이 부를 찬양곡은 앞서 얘기했듯이 최대한 골고루 균형 있게 선곡한다. 그러나 그렇게 해도 그 작곡가 형제는 자기 차례일 때는 역시나 내가 전혀 상상하지 못한 또 다른 스타일로 선곡을 하곤 했다. 그러니 음악의 세계는 참으로 심오하고 무궁무진함을 느꼈다. 자유도가 너무 높아서 컴퓨터가 사람을 도저히 따라가지 못하는 걸로 알려져 있는 게임인 바둑처럼.

음악이 인간의 심리와 정서에 많은 영향을 주는 물건이다. 찬양을 꼭 음악이라는 매체를 통해서만 하라는 법은 없지만 그래도 주로 쓰이는 매체가 음악인 것은 자연스러운 귀결이다. 좋은 음악, 영양가 있는 노래만 듣거나 부르고 지내기에도 인생은 너무 짧다. 본인은 이것을 이용해 감히 하나님을 찬양할 특권을 받고 그럴 자유가 있는 국가에서 살고 있는 것을 고맙게 생각한다.

그래서 다른 분야는 몰라도 찬양 내지 영적 노래는 그야말로 내 음악 감각과 재능, 성량을 총동원해서 최고의 예우를 해서 부른다. 식사 전에 감사 기도를 하는 것만큼이나 이런 찬양도 아무 데서나 아무 때나 할 수 있는 게 아니고, 가사 내용을 내가 진심으로 좋아하고 공감하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삶의 간증을 통해 이런 가사를 직접 쓰고 멜로디를 무에서 창조해 낸 사람도 있다. 그런데 하물며 줘도 못 먹는 사람은 되지 말아야지?

아무쪼록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좋은 찬양, 건전한 영적 노래들이 주님 오시는 그 날까지 많이 만들어지고 불리고 노하우가 전수되었으면 좋겠다. 저 북쪽 동네에 있는 지하 교회 성도들은 마음 놓고 찬송 한 곡 좀 불러 보는 게 소원이라고 그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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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무엘

2015/11/08 08:33 2015/11/08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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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황 + 컴퓨터 음악 이야기

올해 상반기는 박사 첫 학기 진학과 <날개셋> 한글 입력기 7.4 완성이라는 본인의 개인사와는 대조적으로, 분위기가 은근히 우울했다.
월드컵 축구 경기는 기대를 저버리는 졸전 끝에 별 재미를 못 봤고, 신촌 동성애 퍼레이드에다 어째 1993년에 벌어진 것과 비슷한 패턴의 사건· 사고가 두 건이나 벌어졌다. 세월호(1993년의 서해 페리호), 그리고 총기 난사+무장 탈영(1993년의 임 채성 무장 탈영 인질극) 말이다. 정치판에서 돌아가는 큼직한 사건들은 좌파와 우파 성향 모두에게 최악의 실망만을 안겼다.

뭐 어쨌거나.. 이번 학기에 본인은 아직 프로그램 개발에 더 전념하려고 수업은 2개만 들었다. 언어학 문법 수업은 배경 지식이 부족하다 보니 확실히 어려웠다. 그래도 다음 학기에 프로그래밍 언어와 관련된 수업을 들으면서 경험을 서로 대조해 보면, 자연어와 인공 프로그래밍 언어가 개념적으로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조명할 수 있을 것 같다.

다음으로 학기 초부터 기대했던 컴음악은 어려운 한편으로 재미있었다.
다른 학생들이 텀 프로젝트를 발표한 걸 보니 모바일 또는 웹으로 간단한 미디 음악 시퀀서를 만든 경우도 있고, 미디 데이터를 일정 규칙대로 변조하거나 climax를 찾는 알고리즘을 연구하기도 했다.
그 담당 교수님의 연구실에 들어가 있는 학생들은 여러 이미지와 여러 음악들을 분위기에 맞는 것끼리 서로 짝지어 주는 솔루션을 주로 내놓았다.

나도 처음에는 멜로디로부터 chord를 자동으로 매긴다거나 다른 감정 같은 의미를 읽어 내는 프로그램을 생각하고 있었으나.. 곧 단념했다. 그런 것도 없는 곡을 새로 만드는 것만큼이나 엄청 어렵고 창의적인 일이라는 걸 곧 인지했기 때문이다.

결국, 컴음악 시간에는 이 기회를 이용해 죽이 되건 밥이 되건 자동 작곡을 하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걸로 방향을 선회했다. 복잡한 요소들 싹 다 제끼고 오로지 초등학교 음악책에 나오는 동요 급의 간단하고 짤막한 단음 멜로디를 생성하는 것.

음악이라는 게 어느 정도는 무질서하고 무작위한 요소가 있지만, 그 뒤부터는 정말 인간의 언어만큼이나 극도로 예전 문맥에 의존적이고 체계와 질서가 있어야 한다. 그게 없이 그저 rand()의 결과대로 멜로디와 박자를 뿌리면 그건 음악이 되지 않고 아무 호소력이나 메시지, 시너지 효과가 안 나오는 횡설수설 노이즈밖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연구하면 할수록 음악도 마치 문장을 구문 분석하듯이 계층이 존재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각 마디 안의 음표들은 일정 chord 범위에 드는 한도에서 생성되는데, 그 chord가 바뀌는 규칙은 또 다른 상위 계층에 따라 정해지고, 그 계층의 상위 계층은 또??

맨 처음엔 박자를 재귀적으로 무작위 생성하는 것부터 해 봤다. 음색이 들어간 음악이 말 그대로 색, 컬러 그림이라면, 박자는.. 그냥 흑백 그림에 가깝다고 하겠다. 박자도 생각보다 가짓수가 많았으며, 취사선택을 잘 해야 했다.

2 1 1 2 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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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1 4
4 2 2
3 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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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1 1 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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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2 2
6 2
1 1 1 1 2 2
1 1 1 1 4

아주 공교롭게도, 마지막 두 박자는.. 바로 “노래 시작했다 노래 끝났다 / 그런 노래 없다 다시 불러라”의 박자와 동일하다.. ㅋㅋㅋㅋ 컴퓨터가 그런 박자도 만들어 냈다. 하지만 박자에다가 음색을 입히는 건 훨씬 더 어려운 일이었다.

처음엔 1도 화음에서 시작하고 끝은 언제나 '도'로 끝나고, 주어진 chord와 어긋나는 음은 약박에만 들어가게 하고,
같은 음 반복, 1도씩 증가, 1도씩 감소 같은 인위적인 규칙을 일정 확률로 준 결과, 노이즈보다는 듣기 좋은 멜로디가 종종 생성되었다. 아 물론, Looking for you나 Let it go 같은 퀄리티를 기대해서는 안 되지만..ㅎㅎ

텀 프로젝트를 발표한 후 교수님의 반응은 “(1) 마디별 코드 전환이 부드럽고 꽤 그럴싸하게 작곡이 잘 됐다. (2) 단, 당초 계획만치 참고문헌 내용이나 관련 기존 연구 성과가 반영되지 못한 것은 아쉬움”이었다.

내가 목표했던 퀄리티는 그냥 별 생각 없이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수준의 작곡이었다. 그런데 사람은 무작위로 흥얼거린다 해도 결국 예전에 자기가 들어서 기억하고 있는 음악을 변형하는 형태인 반면, 컴퓨터는 그런 경험 데이터가 없이 난수 생성만으로 음악을 만든다. 결국 컴퓨터도 사람에게 듣기 좋은 음악을 만들려면 모방이 필요하며 기존 음악 패턴에 대한 데이터가 아주 없어서는 안 될 것 같다.

이래저래 음악은 탁월한 수리 능력에다가 창의성까지 갖춘 괴수 천재들을 매혹시키기 충분한 분야이다. 리서치 과정에서 Musimathics라는 책을 참고했는데, 저자는 이건 뭐 수학, 전산학에 소리를 물리· 전자공학적으로 분석하는 것까지 완전 다 통달한 천재다. 전자공학의 푸리에 변환도 나오고, 작곡 방법론에서 난수 생성 얘기를 하는 데서는 ACM 논문까지 소개한다.

나 또한 딴 건 몰라도 음악의 위력에 대해서는 Looking for you와 관련하여 할 말이 무진장 많다. 이런 음악 한 곡도 지적 설계자의 치밀한 설계 없이는 만들어질 수 없는데 하물며 이 세상 만물이겠는가 하는 생각도 응당 들었다.

사실, 과거에 마소에서는 미래엔 이렇게 실시간으로 작· 편곡을 하여 분위기에 맞는 음악을 만들어 내는 게임이 등장할 걸로 예상하고 DirectX에다가 미디 기반의 DirectMusic이라는 컴포넌트도 만들었다. 1990년대 말이면 아직 소프트웨어 기반 미디 신시사이저도 흔치 않던 시절이어서.. 하지만 게임 음악 기술은 음표 신호 방식이 아닌 waveform 방식으로 대세가 완전히 바뀌었으며, DirectMusic도 개발이 중단된 흑역사로 전락했다. 아쉽다면 아쉬운 점이다.

다음은 여담이다.

1.
어떤 학생이 자기 결과물을 발표하고 시연하는 중이었는데, 파일을 기록했다는 영문 메시지가 writed라고 뜨고 있었다. 본인은 그걸 보면서 속으로 뿜었다. 우와, 정말 생각도 못 했던 단어다.
그런데 집에 돌아와서 내가 발표했던 PPT 자료를 다시 보니, 나도 ‘결론’을 Conclusition이라고 써 놔 있었다. ㅋㅋㅋㅋㅋ

다들 시간에 쫓기는 상태로, 혹은 밤샘 하고 나서 머리 가동률이 70% 이하로 떨어진 상태로 비몽사몽 발로 영작을 하다 보니 저런 오타들이 나왔는가 보다.

2.
본인은 작곡한 멜로디를 출력할 때 미디 API를 쓴 게 아니라, 과거 BASIC에 존재하던 PLAY문과 비슷한 기능을 하는 함수를 직접 만들어서 썼다. 지정된 음의 주파수에 해당하는 sine wave를 생성해서 오디오로 출력하는 것이다. 난생 처음으로 waveOut*** 어쩌구 하는 함수들을 직접 공부해서 써 봤다.

난 간단한 콘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게 목적이기 때문에 파일 재생 관련 통지를 그냥 callback 함수 호출로 받게 했는데... 뭐가 이상하게 꼬이면서 잘 되질 않았다.
한참을 디버깅 하다가 시간도 부족하고 설마 하는 심정으로 message-only 윈도우를 만들고 통지를 메시지로 받게 했더니.. 모든 문제가 싹 해결되었다. 메시지가 진리. 두 메커니즘의 차이가 뭔지는 잘 모르겠다.

그래픽 애니메이션 출력 때 더블 버퍼링을 하는 것만큼이나, 실시간으로 오디오 데이터를 보내는 것도 더블 버퍼링 기법이 쓰인다는 게 흥미롭다. 관련 코딩을 해 보신 분이라면 이미 잘 아실 것이다.
버퍼 A의 내용이 사운드 카드로 가서 재생되는 동안 미리 버퍼 B의 내용을 보내 놓고 기다리고, 다음으로 버퍼 B가 처리되었으면 다시 버퍼 A에다가 다음 내용을 보내는 것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4/07/05 08:36 2014/07/05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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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기윤 2014/07/06 09:49 # M/D Reply Permalink

    랜덤하게 작곡을 한다.....는거군요!? 흥미로운데요.

    1. 사무엘 2014/07/06 22:46 # M/D Permalink

      네, 컴을 통해 음악이라는 도구로 뭔가 무한한 가능성을 표현해 보려 했지요. ^^

  2. freev165 2014/10/11 10:40 # M/D Reply Permalink

    제가 이번학기 C언어로 하는 프로젝트 구상과 비슷한 점이 많은데
    (저는, real time으로 입력가능한 4rhythm(드럼,베이스,피아노,기타) machine을 만들려고 했었습니다.)

    하지만 애당초 계획과 달리 시간에 쫓기고
    진행하는 부분에 있어서 막히는 부분이 많이 있어서 이번학기에는 완성시키지 못하고 별도로 만들 계획을 하고 있는데요,

    이와 같은 프로그래밍을 하기 위해서는 어떤 내용을 공부해야하는지 조언 부탁드리겠습니다.

    1. 사무엘 2014/10/11 22:20 # M/D Permalink

      반갑습니다. 이곳을 찾아 주셔서 고맙습니다. ^^
      자동 작곡에 관심이 있으신가요? 아니면 단순히 사용자의 key 입력을 4중주 악기 연주로 바꾸는 프로그램인가요? 혹은 더 범용적인 미디 시퀀서? 혼자만 개인적으로 쓰는 프로그램인지 아니면 배포할 목적이 있는지?
      이런 것에 따라서 알아야 하는 것과 필요한 시간과 노력은 큰 폭으로 달라질 듯합니다.
      만들고자 하는 프로그램이 공략하는 목표가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정하고, 대상 플랫폼에서 지원하는 사운드 API를 알아야겠네요. 파일을 읽고 쓰려면 미디 파일 포맷에 대해서도 알고 관련 라이브러리를 찾아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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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Looking for You!

검색을 하다가 우연히 이런 사이트를 발견했다.

"곤시오페아"라고 하는 J-Fusion(일본식 퓨전 재즈) 음악 동호인 커뮤니티이다. 원래는 이 분야의 매니아인 어느 개인의 홈페이지였는데 방문자가 모이면서 자연스럽게 커뮤니티로 발전한 듯하다.

이 사람의 개인적인 주 관심사는 CASIOPEA와 T-SQUARE라는 두 그룹이라고 하지만, 일단 J-Fusion에 속하는 뮤지션들을 다 소개는 하고 있으며, MALTA도 응당 수록되어 있다.
그리고... 여기에 MALTA의 음반 Obsession에 대한 코멘트가 딱 한 건 실려 있었다!

[★★★★★] MALTA의 앨범 중 최대의 집념이 담긴 앨범
개인적으로 MALTA의 최고의 앨범을 꼽으라면 두말없이 이걸 꼽을 것입니다.

Obsession 이후의 작품들이나 심지어 이 앨범과 마찬가지로 GRP세션들이 참여했던 이전작과 비교해 봐도,
두 번 다신 이 정도의 음반이 나오리라 기대가 안 될 정도의 높은 완성도와 감성을 지닌 앨범이라 할 수 있습니다.

도시적인 우수가 배어 있는 Sentimental Morning, Step Closer, Not Yet(하비 메이슨 작),

팝 넘버로서 좀 빠른 템포의 경쾌한 Obsession, 따스함이 묻어나는 Reflections과 Time And Tide,

펑키한 느낌의 101 Freeway(돈 그루신 작)와 Lucky 7,

발라드 Sweet Dreams와 피노키오 주제가이기도 한 커버곡 When You Wish Upon A Star,

돈 그루신의 재즈적 감성이 가득찬 피아노 연주가 돋보이는, 가히 앨범의 베스트라고 할  수 있을 만한 Looking For You까지 버릴 곡이 없는 앨범입니다.

평소 MALTA의 가벼운 음악풍에 실망하신 분이라도 이것만큼은 적극 추천할 수 있습니다.
by 리스너(vintage1900), at 2012-08-27 오후 8:46:00


이 사람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뭘 좀 아시는 분이다~~!!
거 봐, MALTA가 발표한 음반들 중 역대 최고가 1988년작의 Obsession이고,
그 앨범에서 최고봉 베스트 곡이 Looking for you래잖아~!! ㅋㅋㅋㅋㅋㅋㅋㅋ 명불허전이다~!

철덕이 아니면 이런 마이너한 일본 재즈 음반을 아는 사람이 국내에 거의 없을 텐데.
철도가 아니라 진짜 음악 매니아여서 아는 거라면... 정말 만나서 인사 나누고 싶다.
글 쓰는 투를 봐서는 MALTA의 대부분의 음반을 이미 섭렵한 사람이다.
이런 음악을 알아 주는 사람이 있으면 기분이 좋다.

Looking for You의 작곡자 MALTA는 일본 사람이지만 이 사람은 버클리 음대 출신이며
이 앨범 작업은 미국에서 서양 사람들과 함께 행해졌다.
색소폰과 함께 병행해서 흘러나오는 신시사이저는 Larry Williams이고
어쿠스틱 피아노 및 키보드는 Don Grusin. 다들 영문 위키백과에 등재가 돼 있을 정도로 유명한 뮤지션들이다. 대단하다.

이런 음악을 새마을호 열차의 출발-종착 때 틀어 줘서 나를 철덕으로 만들어 버린 건, 과거 철도청의 치밀하고 교묘한 음모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다.

Posted by 사무엘

2013/10/17 08:16 2013/10/17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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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용태 2013/10/19 19:53 # M/D Reply Permalink

    ㅋㅋ 그와 더불어 오늘 인터넷을 떠돌고 있는 사진을 보면 스티브 바라캇이 내한공연 와서 대구가는 KTX 안에서 자신의 음악을 듣고 "내 곡이 나오네, 내가 오는걸 어떻게 알았지?" 이렇게 페이스북에 인증했다고 하더군요..

    80년대 -90년대 방송 시그널이 대체적으로 경음악 톤의 강렬한 신시사이저 음과 빠른 비트를 가진 곡들이 많았었는데(쿠스코, 야니 등등...) 그런 곡들보다 새마을호 출발-종착 곡이 Looking for You로 선정된 건 정말.. 누군진 몰라도 그 시대에 나왔던 음악들에 대한 내공이 출중했던 듯 합니다.

    1. 사무엘 2013/10/19 20:27 # M/D Permalink

      우와.. 바라캇 아저씨가 내한해 있구나. 사실 지난 여름에도 왔고 생각보다 자주 왔는가 봐요.
      자기가 만든 음악이 KTX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걸 들으면 무척 감회가 새롭겠습니다만, 어차피 다 원작자에게 로얄티 주고 상영하는 걸텐데 이미 알지도 않았을까 싶습니다. 어쨌든 새로운 정보를 알려 주셔서 고맙습니다. ^^;;

      하지만 다른 연주 음악들을 제치고 Looking for you는.. 정말 특이하고 우월한 곡이긴 합니다. 저같은 철덕이 한 명쯤 배출됐다 해도 이상할 일이 없을 겁니다. ㅋㅋㅋ

  2. 사무엘 2017/10/06 11:04 # M/D Reply Permalink

    세상에.. 얼마 전엔 곤시오페아 동호회 사람들이
    Looking for you를 실제로 연주했다~~~! 우와~~~~ 하트뿅뿅~
    철도와의 인연 없이 순수하게 음악 취향만으로 MALTA와 Looking for you를 알게 될 정도이면.. 그 취향 한번 정말 마이너 중의 마이너인 매니아 극치라고 봐야 할 텐데.. 아니, 알고 보면 저분들 역시 사실 철덕일 수도 있다.

    이분들도 정식 악보를 입수한 건 아니고, 대충 들은 대로 따라 연주를 한 것으로 보인다. 재즈라는 장르 자체가 즉흥 연주의 비중이 크기도 하고..
    기회가 된다면 이런 분들과는 내가 채보해 놓은 악보를 공유하고 싶다.
    https://www.youtube.com/watch?v=tCGmq2GRwtY (1분 20초 이후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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