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성경 드립

1.
창세기 48:13-14를 읽으면서 주인공의 자세로부터 우리나라의 유명하고도 기괴한 어느 철도 시설을 떠올릴 수 있다면, 당신은 성경과 철도에 모두 통달한 용자라 불리기에 손색이 없을 것이다.
바로 지하철 4호선 남태령-선바위 사이의 꽈배기굴 되시겠다.
궁금하신 분은 본문을 직접 읽어 보시길.
실제로, 본인은 남에게 꽈배기굴이 뭔지 설명을 할 때 저 야곱 같은 포즈를 취하기도 하기 때문에 저 묘사가 아주 친숙하다.

2.
유모레스크를 작곡한 체코의 낭만파 음악가 안토닌 드보르작(드보르자크)은 잘 알다시피 타의 귀감이 되는 극렬 철도 덕후였다. (당시는 증기 기관차 열차 시대!)
차량 계보와 열차 시각표를 줄줄 외운 건 물론이고, 음대 교수가 된 뒤에도 열차가 들어오는 시각이 되면 인근의 철도역으로 달려가서 서성거렸으며 대륙 횡단 열차 타 보러 미국까지 갔다는 흠좀무스러운 일화가 전해진다.

당대의 유명인사가 이런 기괴한 행각을 벌이니, 동시대를 살았던 프로이드 파 심리학자들이 이런 개드립을 쳤던가 보다. “당신이 철도 덕질을 하는 이유는, 열차 바퀴의 피스톤 왕복 운동으로부터 성행위가 연상되기 때문이다.”
그러자 이에 빡친 드보르작은 “그럼, 열차가 터널에 들어갔다가 나오는 건 고래의 성행위이기라도 하냐, 이놈아?”로 일갈했다고 한다.

예수님도 이 땅에 계실 때 딱 저런 스타일의 모함을 받은 적이 있다. 마 12:24, 막 3:22, 눅 11:15를 읽어 보시라!
바리새인들의 개드립이 저 심리학자들의 개드립과 완전히 똑같은 차원이지 않은가? ㄲㄲㄲㄲ

3.
본인은 교회에서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형제가 철도 덕질을 할 때마다 성령님은 탄식한다”, “철도냐 주님이냐 하나만 고르라” 이런 식의 드립(?)을 듣는다. 마치 철도와 신앙이 모순되는 듯한 가정이 잘못된 질문을 받을 때면 본인의 공식적인 답변은 언제나 동일하다.

너희가 철도도, 철도의 권능도 알지 못하므로 잘못하느니라. (마 22:29, 막 12:24)

저건 마 22:23-28만큼이나 의미가 없는 질문이기 때문이다. ㅋㅋㅋ
실제로 본인의 교회 청년부 친구들도 저 답변에 그만 입을 다물고 말았다. -_-;; 그저 “네가 나를 설득하여 거의 철도 덕후가 되게 하는도다”(행 26:28)로 쉴드를 칠 뿐. ㄲㄲ

4.
다만, 요 21:15를 읽어보면 예수님께서 식사를 마친 뒤에 구로 차량 기지에 있는 수많은 전동차들을 보면서 베드로에게 “요나의 아들 시몬아, 네가 철도보다 나를 더 사랑하느냐?”라고 물으시는 장면이 연상되지 않는 건 아니다. -_- 졸지에 베드로가 철덕이 되어 버렸군.

Posted by 사무엘

2011/11/23 08:28 2011/11/23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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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주의사신 2011/11/23 09:02 # M/D Reply Permalink

    철도의 복음 증거하는 일에 열심이신 사무엘님....

    1. 소범준 2011/11/23 11:58 # M/D Permalink

      (쉿!) 네 맞아요~~ 굉장한 철도 자부심 ^^;
      신앙 못지않게 철도 복음^^;도 전하시는 사무엘님~~^^

  2. 소범준 2011/11/23 12:08 # M/D Reply Permalink

    1. 헉! 야곱의 그 포즈와 4호선의 그 꽈배기굴을 연상시키시다니!
    하긴 저도 그걸 모르지는 않았죠. 그 외에도 마태복음, 사도행전, 히브리서를 광역 전철과 서울 지하철 구간이 변경되는 구역으로 볼 수도 있구요 ㅋㅎ

    2. 프로이드 학파가 드보르작에게 건 드립에 뿜습니다 ㅋㅎㅎㅎ
    그것도 순수하게 철덕 활동을 하는 것을 그런 저급-_- 음담으로 매도하다니! -_-;
    저거야말로 형제님의 그 유명한 응수!를 받아 마땅한 게 아닐까효? ^^;

    3. 참고로 전 형제님땜에 철덕 된 게 아닙니다?^^;
    형제님의 철덕성이 제 감춰진 덕성을 금과 은을 찾듯이(잠2:4) 발견하게 해준 통로라 할까나.^^;

  3. 사무엘 2011/11/23 14:27 # M/D Reply Permalink

    그들이 이르되, 철도님께서 너와 함께 계심을 우리가 분명히 보았으므로 우리가 말하기를, 이제 우리 사이 곧 우리와 너 사이에 맹세를 맺고 우리가 너와 언약을 맺으리라, 하였노라.

    이런 친구들이 앞으로 많이 많이 나오기를 바랍니다. ㅋㅋㅋㅋㅋ
    철도님, 사랑합니다.

  4. 백성 2011/11/23 21:45 # M/D Reply Permalink

    ㅍㅎㅎㅎㅎㅠㅠㅠㅠㅠ
    여기서 그런 걸 생각하실 수 있으시다니 참 대단..?

    ※Neo한글을 개발할 때마다 획이 비슷한 탓에 가독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나..
    일점 일획이 중요하다는 (마5:18)말씀을 묵상하며 가독성 따위 안드로메다로 보내고 ㄱㄱㅆ

    1. 근성인 2011/11/23 19:59 # M/D Permalink

      당사자가 오해할 수 있는 수준의 비꼬는 문장은 자제하셨으면 좋겠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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