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셋 한글 입력기 9.6이 나온 지 한 달 정도가 지났다.
이 블로그에서 날개셋 카테고리에 속하는 예전 글들을 읽어 보니 수 년 전.. 7.x, 8.x 시절에만 해도 이 프로그램에 그런 기능조차 아직 갖춰지지 않았었고 별 희한한 버그가 있었다니 큰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지금까지 참 먼 길을 갔고 그래도 소원의 대부분이 이제 이뤄졌다.

특히 9.6에서 새로 도입된 필기 인식 기능은 참 흥미롭다. 본인도 종종 꺼내서 이것저것 글자를 쓰면서 잘 갖고 놀고 있다. 물론 한글을 빠르게 입력하는 용도로는 고전적인 세벌식 자판만 한 물건이 없음이 틀림없다. 하지만 필기 인식은 아예 AI 기술이 접목된 기능이며, 운영체제의 기존 기능을 이런 식으로 날개셋 한글 입력기에다가 최초로 연결해 낸 것 역시 큰 의의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9.6 이후로도 한 달 만에 입력기를 또 소폭 업데이트 하게 됐다. 0.01 단위의 업데이트는 7.11 이래로 5년 만에 처음이다. 그리고 이 기회에 타자연습도 같이 버전업을 했다.
이제는 프로그램을 더 고칠 일이 정말 없으면 좋겠다.. 둘 모두 버전이 올라갔지만 타자연습은 API가 여전히 9.5 구버전과도 호환된다. 먼저 입력기의 변화 내역은 다음과 같다.

(1) 필기 인식 입력 도구에 마우스 포인터의 모양 및 동작과 관련하여 개선· 변경 사항이 좀 생긴 게 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이 달 말쯤에 프로그래밍 관련 글에서 추가적으로 다뤄질 것이다.

(2) 날개셋 한글 입력기는 단어 단위로 한글을 한자로 변환할 수 있으며, 한자를 탐색하는 방향을 앞 글자부터 뒤로 설정하는 옵션이 지난 8.x 버전에서부터 추가됐다. 그런데 이건 앞에서부터 탐색한 결과 최소한 2글자 이상의 한자어가 존재할 때에만 동작했다.
이제는 맨 앞 1글자 단독으로도 한자 변환이 가능하다면 뒤에서부터 탐색하는 게 아니라 여전히 앞에서부터 찾게 동작을 수정했다. 기존 MS-IME나 아래아한글이 동작하는 것과 동일하게 맞췄다.

(3) 설치 프로그램에서 "날개셋 한글 입력기를 기본 IME로 지정할까요?"라고 묻는 부분을 삭제했다. 어차피 Windows 2000~7 사이에서만 유효한 옵션이고, 오늘날 널리 보급된 10에서는 아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 '외부 모듈 관리' 페이지의 리모델링

날개셋 제어판 시스템 계층의 '외부 모듈 관리' 페이지를 싹 뜯어고쳤다. 3.0 이래로 거의 15년째 변함없이 리스트박스 기반의 요런 모양이던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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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리스트뷰 공용 컨트롤 기반으로 쌔끈하게 고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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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고치고 나니 너무 좋다. 이렇게 고칠 생각을 왜 지금까지 못 하고 있었나 모르겠다.
리스트뷰 컨트롤을 쓰니 탐색기 쓰듯이 IME 목록을 저렇게 다양한 형태로 표시할 수 있다.
IME들을 언어별로 딱 그룹을 나누었으며, 활성화되지 않은 IME도 뒤에 격리되어 표시되게 했다.

그리고 '정보'를 눌렀을 때 나타나던 것들도.. 온갖 GUID와 이상한 상수들은 개발자의 입장에서도 별 영양가나 의미가 없다고 여겨져서 빼 버리고 크게 간소화했다.
그냥 해당 바이너리의 전체 경로와 버전, 그리고 혹시 파워유저가 관련 레지스트리를 건드릴 때나 참고하라고 HKL 코드값과 클래스 ID, 프로필 ID 정도나 나오게 했다.

지금 선택된 입력기가 TSF 모듈인지 IME 모듈인지 같은 것은 '기술 정보' 내지 '자세히' 모드의 '비고'란에서나 간략하게 확인할 수 있다.
다만, 디폴트 입력기는 저렇게 '비고'란에다가만 '기본'이라고 달랑 써 놓는 게 아니라, 마치 프린터로 치면 '기본 프린터'처럼 기존 아이콘에다가 체크 무늬 오버레이 같은 걸 씌우는 방식으로 표시를 하고 싶긴 하다.

리스트뷰 컨트롤에 그룹을 지정하는 기능, 그리고 일명 tile view라고 불리는 제5의 보기 모드는 Windows XP 공용 컨트롤 6에서 도입된 가히 신의 한 수인 것 같다. 날개셋 한글 입력기에서 저 UI를 활용해 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 타자연습

입력기의 변화 사항은 이 정도이고, 다음으로 타자연습의 변화 사항을 소개하도록 하겠다.

1. 게임 배경 그림 개편

작년에는 날개셋 타자 게임에 체력과 실드 체계가 개편되었다. 그 뒤 이번에는 게임의 밸런스나 진행과는 무관하지만 중요도가 매우 높은 '시각적 요소'가 오랜만에 바뀌었다. 바로, 10수 년 동안 변함없이 유지되었던 전반부 레벨(3~6)들의 배경 그림이 바뀌고 제목도 바뀐 것이다.

레벨들의 예전 배경은 크게 그러데이션(전반부) 아니면 텍스처(후반부)로 구성되었는데, 전반부 그러데이션들은 하늘 컨셉을 너무 많이 우려먹은 게 사실이었다. 본인이 디자인을 알지 못하는 공돌이인 걸 감안하더라도 너무 촌스럽고 '성의가' 없어 보였다.

바꾼다고 해도 전용 텍스처를 사용하고 있는 후반부의 어려운 레벨들과 너무 위화감이 느껴져서도 안 되니, 여기 레벨들은 삼각형과 사각형이 동원된 간단한 기하학 무늬 위주로 배경을 바꿨다.
그래서 예전과 같은 단순 수평선 그러데이션을 사용하는 레벨은 맨 처음 1과 맨 마지막 12밖에 없게 했다. 이 정도면 단조로움이 많이 줄어들었을 것이다.

비주얼의 변화는 직접 확인해 보시라는 취지에서 스크린샷 첨부를 생략하겠다. 타자연습 페이지에는 레벨 3(새 제목: 에메랄드)이 어떻게 바뀌었는지가 나와 있다.
이 개편과 함께, 이번 버전부터는 256색 전체 화면 지원을 제외했다. 그리고 256색 지원을 위해 필요했던 번거로운 팔레트 처리 관련 루틴을 제거했다.

타자 게임을 처음으로 개발하던 2000년대 초에는 이 옵션이 필요했다. 속도가 1GHz가 채 안 되고 Windows 98/2000이나 그럭저럭 돌리던 컴은 비디오 카드도 덩달아 구닥다리인 경우가 많았다. 트루컬러 전체 화면에서는 게임 진행이 너무 느렸으며, 가상 머신에서 타자연습을 돌릴 때는 이게 지원되지 않기도 했다. 256색은 그런 성능 말고는 별다른 차이가 없다.

하지만 후대에 와서는 이건 전혀 필요하지 않은 옵션으로 전락했으며, 최신 컴퓨터에서는 아예 이 옵션을 일부러 숨기기까지 하는 지경이 됐다. 그래서 기왕 타자 게임의 배경 그래픽을 개편할 때 얘를 완전히 빼는 조치를 취했다.

2. 세벌식 글쇠배열 표시 유틸

아아.. 이건 지난 새 버전에서 같이 반영됐으면 좋았을 텐데 참 아쉽다만..
타자연습에 동봉돼 있는 세벌식 글쇠배열 표시 프로그램을 오랜만에 리마스터링(?)했다. '시작' 탭에서 '세벌식 글쇠배열' 버튼을 눌렀을 때 글쇠배열 창을 띄워 주는 그 프로그램 말이다.

타자연습의 주 개선 사항이 high DPI 지원 강화이었거늘, 타자연습과 함께 제공되는 이 유틸(3bfview)은 그거 대비가 전혀 돼 있지 않았다. 그래서 high DPI에서 실행하면 저해상도 픽셀이 강제로 확대되면서 얘는 내용이 뿌옇게 표시되곤 했다. 그걸 개선했다. 아래 그림에서 위와 아래의 차이를 주목하라.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실은 '세벌식 파워업' 프로그램에도 동일 기능이 있다. 타자연습에 들어있는 유틸은 파워업의 소스 코드를 기반으로 일부 기능만 따로 떼어내서 만들어진 것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제공되었던 물건은 2012년경 파워업을 기준으로 한번 업데이트 한 뒤, 6년째 업데이트 없이 그대로 쓰여 왔다. 글쇠배열 하나 달랑 띄워 주는 기능이 크게 바뀔 여지가 없긴 하지만, 그나마 high DPI 지원만은 반드시 손 봐야 하게 됐다.

Posted by 사무엘

2018/12/01 08:29 2018/12/01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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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즉 이제 애호박, 단호박, 늙은호박 이 셋은 항상 있으나, 그 중에 제일은 늙은호박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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