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선 구성 역

수도권 광역전철 분당선은 혼잡한 서울 시내와 분당 신도시를 지나지만 종종 한적한 곳도 지난다.

구룡은 서울 강남에서 잉여력 높기로 악명 높아서 '굴욕'이라고까지 불릴 정도인 역이다.
이매는 야탑과 서현 사이에 새로 생긴 역인데 출구 근처에 기본적으로 역세권이라 불릴 만한 업무· 상업 시설이 없으며, 길거리에 행인이 거의 안 보인다. 예전에 역이 괜히 없었던 게 아니다.

오늘은 그러한 역들 중의 하나로 '구성' 역을 살펴보겠다.
구성은 죽전 이남의 보정 다음에 등장하는 역으로, 서울-성남-용인을 잇는 대표적인 두 길인 경부 고속도로와 국가 지원 지방도 23호선--이 구간에서는 특별히 용구대로라는 이름으로도 불림--의 사이에 자리잡아 있다. 신분당선 청계산입구 역과 더불어 지하철 출입구에서 경부 고속도로를 곧장 볼 수 있는 얼마 안 되는 역이기도 하다.

고속도로가 코앞에 보인다는 건 그만큼 역도 한적한 곳에 있다는 뜻이다. 청계산입구 역과 같은 맥락이다.
주변의 분당선 역들이 여느 지하철들처럼 다 용구대로를 따라 만들어진 것과는 달리, 구성 역은 용구대로를 한 블록쯤 벗어나서 용구대로와 고속도로의 중간의 어정쩡한 지점에 자리잡고 있다. 역 주변에 보이는 건 자그마한 개천, 한적한 들판이다.

역이 그렇게 만들어진 이유는 선형 때문이다. 자동차 도로만 따라 남쪽으로 내려갈 경우 교차로에서 급곡선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일부 단거리 마을버스만이 일부러 대로에서 벗어나 구성 역 출입구 근처까지 들어갔다가 나오지, 간선 버스들은 그냥 용구대로만 달리면서 구성 역을 비껴 가 버린다.

구성 역은 비록 대로에서의 접근성을 희생했지만 이 때문에 여느 분당선의 역답지 않게 주변이 아주 전원적이며, 공간이 넉넉하여 공영 주차장 같은 시설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이 역은 생긴 지 얼마 안 된 관계로 다음, 네이버, 구글 등의 지도의 항공 사진들은 다 2013년 7월 현재까지도 역 주변의 실제 모습이 아니라 그냥 허허벌판만을 표시하고 있다. 하긴, 2010년 말에 생긴 신경주 역조차도 항공 사진에서 주변이 제대로 표시되기 시작한 건 정말 얼마 안 됐다.

그래서 궁금해졌다. 본인은 구성 역으로 직접 답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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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역에서 내린 후 1번이나 2번 출구로 나가면 이런 지하 마당이 이용객을 반긴다. 고도상으로는 지하여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야 완전한 지상이 나오지만, 이곳은 하늘 위가 완전히 뚫려 있다. 분위기가 이색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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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으로 나오면 옆엔 좁은 도로가 뚫려 있고, 저 건너편에는 넓은 부지를 이용한 공영 주차장이 있다. 주차장 너머로는 그냥 들판이며, 더 건너편은 경부 고속도로이다.
공간이 넉넉한 덕분에 주차장 이용료는 어지간한 상업용 건물보다는 저렴한 편이다. 하루 종일 주차해도 6000원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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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라면 역의 좌우로 나 있는 도로로 빙 둘러서 다리를 건너야 옆의 용구대로로 진입할 수 있다. 그러나 사람은 그냥 센터에 있는 샛길을 이용해서 대로로 가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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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 역 바로 옆에는 신기하게도 역세권 버프를 받은 절이 하나 있다. <전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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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역과 대로 사이에는 이런 게 있더라.
포장도 되지 않은 이런 공터는 이미 무료 주차장으로 널리 이용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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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의 용구대로는 차들로 몸살을 앓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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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화가인 용구대로 주변과는 달리, 구성 역 주변은 정말 한가롭고 전원적이었다.
구성 역은 공간이 넉넉하고 부지에 여유가 있는 덕분에 훗날 고심도 급행 전철(GTX) 같은 철도가 건설될 때 환승역으로 성장할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구성 역 주변이 언제까지 이렇게 한가할지는 모르겠는데 앞으로도 발전 가능성을 좀 지켜봐야겠다.

Posted by 사무엘

2013/07/31 08:32 2013/07/31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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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선 1차 개통 구간 탐방기

성남에 있는 분당은 고양시 일산과 더불어 1기 신도시의 양 축을 구상하고 있는 신도시이며, 수도권 전철 분당선은 분당과 서울 사이의 연계를 위해 만들어진 광역전철이다.

분당선은 여타 광역전철들과는 달리 연계하는 서울 지하철이 없기 때문에 독자적인 노선명과 노선색을 쓰고 있으며, 교류 전기를 씀에도 불구하고 전구간이 지하이기 때문에 마치 코레일만의 지하철 같은 위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도 독특한 점이다. 주변이 굳이 지하화를 해야 할 정도로 크게 개발되어 있던 것도 아닌데 지하로 건설된 이유는 인근의 서울 공항으로 인한 보안 때문이었다는 설이 있다.

이 분당선은 1994년 9월 1일에 수서-오리 구간이 최초로 개통했다. 그 당시엔 훗날 개통한 서울 지하철 5호선을 능가하는 시끄러운 전동차 주행 소음 때문에 악명이 높았지만 지금은 예전보다 많이 개선된 상황이다. 아주 오래 전부터 왕십리에서 수원까지 연결되는 방대한 광역전철으로 확장될 것을 염두에 두고 있었지만, 보다시피 공사의 진척은 한없이 늦다. 지난 10월에 드디어 북쪽 끝인 왕십리 구간이 완공되었으나 수원과의 연결은 언제쯤?
한편, 승강장은 10량 기준으로 만들어졌지만 아직 전동차는 6량으로만 다니고 있으며, 앞으로도 궁극적으로는 8량까지밖에 증결하지 않을 계획이라 한다.

이렇듯, 철덕의 입장에서 분당선은 할 말이 참 많은 노선임이 틀림없다.
긴 시간 간격을 두고 분당선이 상당히 많이 길어져 온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가장 먼저 개통한 1차 구간이 역사적으로 가장 분당선스러운 옛날 추억을 많이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이 글은 분당선에서 가장 먼저 개통한 수서-오리 구간에 대한 종합 명세이다.

수서
서울 지하철 3호선이 서울 2기 지하철 사업의 일환으로 남쪽으로 연장되던 1993년 말에, 3호선의 종점으로 먼저 개통했다. 그리고 그 이듬해에 분당선이 개통하면서 여기와의 환승역이 되었다. 환승은 개념환승 급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심한 막장환승도 아닌 정도. 마치 1호선 청량리 역처럼 3호선 승강장은 환승 통로에서 계단을 도로 올라가야 나온다.
한때는 이 역이 3호선과 분당선 모두의 종점이었지만, 지금은 둘 다 노선이 연장되어 모두 단순 통과역으로 바뀌었다.

복정
서울 지하철 8호선 1차 구간이 개통한 1996년 11월에 8호선과 분당선 역이 동시에 개통한 환승역이다. 두 노선의 승강장은 상하로 정확하게 포개지는 일체형으로 건설된 덕분에, 계단 하나만 오르면 간편하게 환승이 된다. 게다가 이 역은 8호선과 분당선 모두 유일한 섬식 승강장이라는 특징까지 갖추고 있다. 교외 지대이기 때문에 역 주변은 한산한 편이며 버스 환승 센터와 거대한 유료 주차장이 있다.

그렇잖아도 분당선 수서-복정과 다음 역인 복정-가천대는 역간 거리가 꽤 길다. 전자는 직선 거리만 무려 3km에 달하고 후자도 2km가 넘는다. 서울에서 성남으로 넘어가는 교외 지대는 딱히 역세권이 없는 그린벨트이며, 특히 수서-복정 사이는 탄천과 수서 차량 기지를 관통하기 때문에 지상화를 할 수도, 중간에 역을 만들 수도 전혀 없다. 그러니 복정 역이 아직 개통하기 전이던 1994~1996년 사이의 2년 남짓한 시간 동안 분당선 전동차는 수서에서 경원대(현 가천대) 역까지 5km가 넘는 거리를 무정차 쾌속 질주를 했었다. 3호선 일산선의 원당-삼송보다도 더 긴 간격임!

수서가 서울 메트로 냄새가 난다면, 복정은 8호선답게 철저하게 도철 냄새가 난다. 분당선 승강장으로 가려면 8호선 승강장을 반드시 거쳐서 내려가야 하며, 그 승강장 외의 다른 시설(출입구 안내판 같은)에서는 코레일체를 전혀 찾을 수 없다. 대합실에는 8호선 전동차의 위치 안내만 나와 있고, 분당선 전동차의 위치 안내는 없다.

가천대
드디어 서울을 벗어나 성남 대로에 자리잡은 첫 역이다. 원래는 경원대 역이었지만 최근에 학교명이 바뀌면서 역명도 바뀌었다.
역의 한쪽에는 가천 대학교가 있지만 반대편에는 분당-수서 고속화도로, 서울 외곽 순환 고속도로가 성남 대로와 한데 바싹 붙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쪽엔 숲과 고가 도로밖에 안 보이며 딱히 역세권이 없다. 지하철 통로와 가천대 입구는 마치 한양 대학교처럼 연결되어 있다.

여담이지만, 인근의 동서울 대학은 딱 복정과 가천대 역의 중간에 있으며, 지역도 서울을 딱 벗어난 직후이다.

태평
온통 붉은 벽돌 인테리어로 도배되어 있는 게 인상적인 역이다. 그리고 모란 고개 때문에 주변의 역들보다 지대가 높은 편.
가천대와 태평 역엔 2012년 9월 현재까지 스크린도어가 없다. 그뿐만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선로 중앙의 기둥엔, 1994년 분당선 첫 개통 당시의 역 번호와 로마자 표기법의 흔적이 담긴 옛날 역명판이 여전히 남아 있다. 일부러 남겨 두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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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

복정에 이어 또 다른 지하철 8호선과의 환승역이며, 8호선의 종점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역은 분당선의 개통과 함께 분당선 역이 먼저 영업을 시작하다가 8호선 역이 추후에 개통했다. 도철의 역무 시설만 존재하는 복정과는 달리, 모란은 두 역 사이의 환승 거리도 긴 편이며 도철과 코레일의 역무 시설이 완전히 분리되어 존재한다. 또한 복정은 분당선이 8호선의 아래로 지나는 반면, 이 역은 8호선이 분당선의 아래로 지난다는 차이도 있다.
그리고 요금 정책의 차이 때문에 분당선 모란 역에서는 서울 전용 정기권을 쓸 수 없지만, 8호선 모란 역에서는 그걸 쓸 수 있다.

태평-모란은 간격이 900m가 채 되지 않으며, 분당선 1차 구간으로 계획되었던 역들 중에는 역간 거리가 가장 짧다. 8호선과의 환승과, 모란 시장 같은 지리적 중요성 때문에 부득이 이동성을 희생하고 역을 또 만든 티가 난다. 과거에(2004년 이전) 성남 시외버스 터미널이 이곳에 있었으며, 지금도 그 지점에 시외버스 정류소가 있다.

야탑
다른 역들과는 달리, 지상 출입구로 나가면 시원스러운 광장이 있어서 좋다. 그리고 모란과 야탑 정도 오면 분당선이 좀 얕아졌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한다. 내가 어디서 듣기로, 분당은 실제로 살짝 저지대라고도 함.
현재 성남의 종합 버스 터미널은 이 역 근처에 자리잡은 복합 상업 건물의 지하에 들어서 있다. 지하철역 대합실에서 터미널로 바로 연결되어 들어가는 통로가 한동안 만들기만 해 놓고 개방은 안 되어 있었으나, 2011년 무렵에 드디어 개방되었다.

태평과 야탑 역은 대합실 층에 열차 위치 안내 표지판이 없어서 불편하다. 사실, 복정도 8호선 말고 분당선 노선은 마찬가지이지만 말이다.

모란-야탑은 역시 2.3km에 달하는 장거리이다. 중간에 외곽 순환 고속도로 진출입로와 분당-수서 고속화도로의 진출입로가 있으며, 성남 시청 신청사 및 아직 개발되지 않은 벌판도 지난다. 만약 여기까지 개발되어 복잡한 시가지가 조성된다면 모란-야탑 사이에도 미래에 역이 하나 생길지도 모르겠다.

이매
2004년에 개통한 역으로, 지하철에서 초기 계획에 없었다가 두 역 사이에 역이 새로 삽입된 사례로는 국내 최초이다(복정은 늦게 개통했지만 그래도 계획이라도 돼 있었음). 마치 KTX 울산 역처럼 말이다. 이 역에 이어 2005년엔 1호선 동묘앞과 2호선 용두 역이 동일한 사례로 곧장 뒤를 이었다.
물론 야탑과 서현 사이는 3km가 넘는 장거리이긴 하지만, 이매 역은 개통 후에도 양 옆의 역보다 이용객 수가 여전히 매우 적다. 그래서 그런지 스크린도어도 역시 없다.
21세기에 개통한 역이지만 이 역도 승강장 크기는 8량이 아닌 10량 기준으로 만들어졌다. 사실, 주민들의 요구로 인해 공사는 1990년대 중후반에 꽤 일찍 시작했고 단지 개통이 늦어진 것일 뿐이기 때문이다.

이 역은 출입구가 역의 양 끝으로 무척 치우쳐서 존재하여 서로 가장 멀리 떨어진 번호의 출입구 사이의 거리가 300미터에 달한다. 왜냐하면 중앙엔 역 주변으로 공원이나 아파트 담장만 있기 때문에 전철에서 내린 후에 갈 곳이 없어서이다. 그래서 최대한 아파트 입구나 마을 어귀 쪽으로 출입구를 내려다 보니 앞뒤로 멀어진 것이다. 분당선의 개통 초기에 이 자리에 역이 괜히 없었던 게 아니다.

그리고 이런 이유로 인해 이매 역은 분당선에서 유일하게 반대편 승강장 횡단이 안 되는 역이 되었다. 반대편 승강장 횡단이 가능하려면 게이트를 열차 진행 방향과 수직으로 만들어서 앞뒤를 막아야 하는데, 이매 역은 출입구가 앞뒤 극단에 있다 보니 앞뒤로 게이트를 둘 수 없고 부득이 평행하게 게이트를 만들게 되어, 승강장 횡단이 막히게 된 것이다.
이매 역은 부역명이 성남 아트 센터이지만, 거기와 전혀 가깝지 않다. 오히려 야탑에서 가나 이매에서 가나 거리가 별 차이가 없다. ㄲㄲ

서현, 수내
이 두 역은 성남 대로에서 살짝 벗어나 있다는 것, 그리고 민자역사로 조성되어서 역 출입구 전체가 백화점 건물 내부로 쏙 들어가 버린 매우 특이한 형태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래서 지하철역의 출구 번호와, 각 출구에서 가장 가까운 백화점의 출입구 번호가 달라서 초행자가 혼동하기 딱 좋다.
광역전철이든 일반열차든 선로가 어차피 지상에 있는 철도역이 민자역사가 된 경우야 적지 않지만, 이미 지하철의 형태로 고유한 출입구 체계를 갖춘 역이 민자역사로 덮인 경우는 희귀하다.

정자
경부 고속도로 서울 톨게이트가 바로 옆에 있다는 점, 신분당선과의 환승역이 되었다는 점으로 인해 유명세를 타고 있는 역이다. 예전에는 이 지역을 궁내동이라고 불렀던 것 같은데 행정 구역이 바뀐 것 같다.
이 역과 다음 역인 미금 사이는 1.8km 정도로 긴 편이다. 그리고 이 두 역 사이에 신분당선 연결선도 있으며, 두 역 사이 지점에 그 이름도 유명한 NHN 본사가 있다.

미금, 오
내려 본 적이 없어서 이 두 역에 대해서는 내가 정보가 제일 부족하다.
다만, 오리의 경우 국내 최초의 지하 쌍섬식 승강장이어서 유명하다는 점 정도는 알고 있다. 그 후 지하에 쌍섬식 승강장은 완급 결합 운행을 본격화한 서울 지하철 9호선 때 여럿 더 생기긴 했다.

Posted by 사무엘

2012/11/13 08:27 2012/11/13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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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선 연장 개통

신분당선이 개통한 지 딱 두 달 뒤, 구(舊) 분당선도 보정 아래로 세 역--구성, 신갈, 기흥--이 연장 개통했다. 분당선이 이제 거의 민속촌 근처까지 내려갔다.

분당선!
노 태우 정권 시절에 건설된 1기 신도시 중 하나인 성남시 분당구를 서울과 잇기 위해 건설된 광역전철이다.
직통 운행하는 여타 지하철이 없이 100% 코레일 관할인데 지상이 없는 100% 지하 구간이고, 생긴 건 지하철처럼 생겼으면서 직류가 아닌 교류 전기를 쓴다는 점에서 옛날부터 굉장히 이색적인 전철 노선이었다.

맨 처음에 1994년에 수서-오리 구간이 개통한 게 원조이다. 그러던 것이 2003년에 서울 시내의 수서-선릉이 개통하였고, 200x년대 중후반엔 오리 이남으로 죽전과 보정 역이 찔끔 개통했다. 그리고 보정은 차량 기지 내부에 있는 임시역이었다.

그 후 1994년으로부터 무려 17년이 지난 2011년에 그나마 연장다운 연장이 이뤄졌다. 이거 뭐 김 일성이 죽은 해에 1차 구간이 개통하고, 그의 아들이 죽은 해에 또 이렇게 대규모 연장 구간이 개통한 건 그냥 우연의 일치일 것이다. 우연이고말고. ㄲㄲㄲㄲ

임시 보정 역은 진짜배기 지하 보정 역으로 이설되었고, 이제 분당선의 지상역은 죽전 역만 유일하게 남게 되었다. 하지만 분당선의 북쪽 말단으로 계획되어 있는 왕십리 역은 지상에 중앙선과 나란히 만들어질 예정임. 죽전 역은 분당선의 20세기 구간(수서까지만)과 21세기 구간을 가르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죽전은 보정보다도 나중에 개통한 역인데 어째 존재감이 커졌다.

직통 운행을 하는 전철 노선 구간에 무려 17년의 간극이 존재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뭐, 전철 1호선은 워낙 역사가 길고, 또 지상이니까 제외한다 치지만 지하철은 1기 지하철과 3기 지하철이 공존하는 3호선(수서-오금) 내지 앞으로 개통할 7호선 연장 구간에서나 그 정도 간극을 체험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일까? 분당선은 오리 이북과 보정 이남은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
분당선은 개통 초기부터 시끄러운 소음철로 악명을 떨쳤다. 그나마 지금은 노력을 해서 옛날보다 많이 감소한 것이다.
20세기 구간은 장대 레일도 아니어서 레일의 덜컹거림과 터널 소음이 다 들리는 반면, 21세기에 개통한 신규 구간은 조용함 그 자체이다. 타 보면 차이를 바로 느낄 수 있다. 철덕이라면 “분당선이 이렇게 조용하다니! 오래 살고 볼 일이야” 소리가 절로 나오게 된다.

그뿐만이 아니라 경의선이나 중앙선에서나 볼 수 있던 컬러 모니터(단순 저색상 LED가 아니라) 달린 최신형 동글이 전동차가 이제 분당선에도 활약하기 시작했다. 다만 이를 위해 기존 중앙선 전동차가 8량이던 게 소리소문 없이 6량으로 더 줄어든 것 역시 감안할 점임. 분당선도 20세기 구간은 역들이 아예 10량 기준으로 맞춰져 있었지만 21세기 구간은 많아야 8량 기준으로 만들어져 있다.

20세기의 코레일 광역전철들은 특히 지하 구간의 경우 승강장 벽면에 벽화(?)가 많은 편이었는데(과천선, 일산선 구간 등을 보라) 요즘 개통하는 역들은 그런 건 없고 그냥 평이한 코레일체+석재 인테리어이다. 기존 지하철 인테리어도 아니고, 9호선 같은 서울 디자인 가이드라인도 아니고, 그렇다고 신분당선 같은 파격적인 디자인은 더욱 아니다.
경춘선· 경의선에서 보던 그런 느낌이 분당선의 지하 구간에서 그대로 재연됐다고 생각하면 정확하다.

한때 오리 역은 수도권 전철의 지하 구간에 있는 국내 유일의 쌍섬식 역으로 유명했다. 하지만 지금은 남쪽 종점인 기흥 역도 쌍섬식이다. 분당선은 아래로 계속 더 연장될 것이기 때문에 이 역도 2폼 3섬식으로는 안 하고 아예 쌍섬식으로 만든 듯하다. 그러니 이 역을 보면서 옛날에 분당선의 남쪽 종점이 오리 역이던 시절을 생각해도 좋을 것 같다.

분당선에 부분적이나마 급행 전동차가 다닐지는 미지수이다. 철도 동호계에서 유명한 떡밥이다. 하지만 선릉 이북의 서울 시내 구간은 도로가 비좁은 관계로 대피선(= 쌍섬식급 승강장)이 확실하게 없을 것으로 보이니 아쉽다. 전통적으로 지상 도로도 횡축보다는 종축이 좁기도 하고 말이다.
참고로 신분당선은 역 자체가 적을 뿐이지 딱히 완급 운행은 없으며 운행 계통은 단순하다. 완급 결합까지 다 무인 운전으로 해낸다면 운영 시스템이 칭송받아도 좋을 듯하다.

분당선의 남쪽 연장 구간은 신분당선의 승객을 늘리는 데도 일조할 것이고, 또 용인 경전철과의 연계도 해내는 여러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하지만 후자는 흑역사화의 위기에 처해서 문제이다..

마지막으로 여담이다만, 이 분당선 연장 개통 때문에 어차피 노선도가 업데이트되어야 할 타이밍에 맞춰, 경원대 역이 드디어 가천대 역으로 개명되었다. 경원 대학교가 가천 대학교 경원 캠퍼스로 통합되었기 때문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2/01/03 19:27 2012/01/03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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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역전철 백과 사전

우리나라 수도권에 지하철 말고 코레일이 운영하는 광역전철 노선은 아래와 같은 10개가 있다.
광역전철은 색깔별 노선이 뚜렷한 지하철에 비해서 존재감이 그렇게 크게 부각되어 오지 못한 것 같다. (유아독존이던 분당선은 예외)

1. 경인선
- 성격: 클래식. 이미 있던 철도를 복선전철화해서 광역전철로 만들었다는 뜻이다. (구로-인천 1974)
- 일반열차와 병행 운행? 아니요. 바다 앞에서 끝나는 짧은 노선이기 때문에 전철이 일반열차를 전구간 완전히 대체했다. 일부 부정기 무궁화호가 다니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2복선을 일단 전동차가 완급 결합 운행으로 제각기 따로 사용한다. (전국 유일)
- 운행 계통: 서울역-청량리를 운행하는 서울 지하철 1호선의 남쪽과 직결하여, 수도권 전철 1호선에 완전히 편입했다. 행선지는 인천/동인천(급행) 단일.
- 비고: 출퇴근 시간이면 2복선으로도 수송 수요를 도저히 감당할 수 없어서 난리인 혼잡 노선.

2. 경부선
- 성격: 클래식. (구로-수원 1974, 병점 2003, 천안 2005, 신창 2008)
- 일반열차와 병행 운행? 예. 부산까지의 거리가 400km를 넘고 호남· 전라· 장항선이 경부선에서 분기하기 때문에, 전구간이 광역전철로 바뀔 수도 없고 일반열차도 없어지 않는다. 일반열차와 전동차가 2복선 선로를 하나씩 사용한다.
- 운행 계통: 수도권 전철 1호선의 남쪽과 직결한다. 워낙 거리가 길다 보니 행선지는 병점, 천안, 신창, 광명 등 여러 계통이 존재한다. 병점보다 더 남쪽에서 출발하는 경부선 열차는 청량리 이북 경원선 구간을 운행하지 않는다.
- 비고: 일반열차도 워낙 미치도록 많이 지나는 곳이다 보니 전철 공급이 부족하다. 경인선과 더불어 상시 급행이 다니고는 있으나 선로 용량 부족으로 인해 고작 1시간에 1대 꼴이다.

3. 중앙선
- 성격: 클래식. (회기-덕소 2005, 용문 2009)
- 일반열차와 병행 운행? 예. 경부선과 마찬가지로 굉장한 장거리이기 때문에 간선 기능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아직 겨우 복선이기 때문에 전동차와 일반열차가 많이 다닐 수 없다.
- 운행 계통: 덕소 행과 용문 행이 번갈아가며 다닌다. 앞으로 경의선과의 직결이 점쳐지고 있다. 요즘 전철 노선도를 보면 중앙-경의-경춘선이 동일한 옥색으로 표기되어 있다.
- 비고: 중앙선은 경부선이 한 3~40년에 겪었던 발전을 이제야 겪으면서 봄이 찾아오고 있다. 물론 중앙선의 중요도가 대도시만 골라서 지나는 경부선에 비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이제는 최소한 전구간 복선 전철화는 좀 돼야지?

4. 경원선
- 성격: 클래식. (청량리-성북 1974, 의정부 1986, 소요산 2006)
- 일반열차와 병행 운행? 아니요. 남북 분단 때문에 노선 길이가 길지 않으며 거의 모든 구간에 전동차만 다닌다. 그런데 북쪽 말단의 소수 구간은 또 CDC 같은 특수한 통근형 일반열차가 다니고 있어서 매우 독특하며, 이 점에서는 아래의 경의선도 마찬가지이다.
- 운행 계통: 수도권 전철 1호선의 북쪽과 직결한다. 성북, 의정부, 동두천, 소요산 행이 존재한다. 경원선에서 출발한 전동차는 수원이 아닌 인천 방면으로만 간다.

5. 경의선
- 성격: 클래식. (서울-DMC-문산 2009)
- 일반열차와 병행 운행? 아니요. 경원선과 마찬가지로 남북 분단의 영향을 받았다. 평양, 서울, 부산이 한데 연결되었다면 경의선은 2복선으로도 모자랄 국가 간선 철도가 됐을 텐데.
- 운행 계통: 경원선과는 달리 경의선은 운행을 마친 일반열차들의 기지 입출고 트래픽 때문에 수십 년 동안이나 광역전철화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지금도 대부분의 전동차는 DMC까지만 운행하고, 서울까지 깊숙이 들어오는 열차는 한 시간에 한 대만 다니는 기묘한 운행 계통을 물려받았다. 경원선이 먼저 수도권 전철 1호선과 손을 잡아 버렸기 때문에, 경의선은 앞으로 경유지를 용산으로 옮겨서 중앙선 쪽으로 직결이 시도되고 있다.

※ 서울 역은 지하철 1· 4호선을 타는 곳뿐만이 아니라 경의선 전철을 타는 곳, 그리고 서울-천안 급행을 타는 곳이 다 제각기 다른 승강장이다. 흥미롭다. 결국 서울 역 플랫폼의 최동단 아니면 최서단 위치이다.

6. 경춘선
- 성격: 클래식 (상봉-춘천 2010)
- 일반열차와 병행 운행? 아니요. 경춘선 전철은 통근형 디젤 동차가 아니라 기관차형 무궁화호를 완전히 대체했다는 점에서 다른 클래식 광역전철과는 사뭇 다른 내력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일반열차나 마찬가지인 좌석형 특급 열차가 투입될 것이기 때문에 답변은 X라기보다는 세모에 더 가깝다.
- 운행 계통: 기존 중앙선 광역전철에서 분기하여 독립 운행한다. 평면 교차 지장과 선로 용량 부족으로 인해, 경춘선 열차가 중앙선과 직결하지 못하고 서울 시내로부터 더욱 외곽에서 착발하게 된 것은 아쉬운 점이다.
- 시설의 특이점: 경인선처럼 짧지도 않고, 경부· 중앙선처럼 길지도 않고, 경의· 경원선 같은 특색도 없고 신설 전철도 아니던 독특한 철도가 드디어 가장 늦게 광역전철로 거듭났다.

7. 분당선
- 성격: 지하 신설 (수서-오리 1994, 수서-선릉 2003, 오리-보정 2004 등...)
- 일반열차와 병행 운행? 아니요
- 운행 계통: 선릉-죽전/보정 독립 운행. 분당선은 클래식한 철도가 전혀 없는 서울 동남부에 홀로 건설된 광역전철이다 보니 위상이 굉장히 특이하다. 직결 운행하는 지하철 노선이 없고 직결 운행하는 광역전철도 아직 없으며, 죽전 이남을 제외하면 전구간 지하이고 번호가 아닌 별도의 노선명에다가 노란색이라는 분명한 색깔까지 갖고 있다 보니 광역전철이라기보다는 별도의 지하철 노선 같은 이미지가 굉장히 강하다.
- 시설의 특이점: 굳이 힘들게 지하화할 필요 없이 안산선처럼 지상으로 건설할 수도 있었지만, 인근의 서울 공항의 보안을 위해 지하로 건설되었다는 소문이 전해진다. 승강장이 10량 기준으로 건설되었으나 10량 편성 열차가 운행되지는 않을 것 같다.
- 비고: 분당선은 남북으로 끊임없이 연장되고 있다. 앞으로 북쪽 서울로는 왕십리와 만나고, 남쪽으로는 수원과 만나서 분당선이라고만 부르기에는 아까운 거대한 수도권 순환선이 될 것이다.
그러니 일반열차를 안 굴리기엔 아까운 노선이 될 공산이 크다. 이렇게 분당선의 네트워크 효과가 커지다 보면 지금과 같은 분당선만의 고립성과 노란 개성은 희석될 것으로 보인다.

8. 과천선
- 성격: 지하 신설 (사당-금정 1993)
- 일반열차와 병행 운행? 아니요
- 운행 계통: 수도권 전철 4호선 남쪽과 직결한다. 사당 행보다 열차가 뜸하다.
- 시설의 특이점: 분당선하고 여러 면에서 비슷하다. VVVF 전동차, 콘크리트 노반이 첫 도입되고 지하 구간의 교류 전기 시설이 첫 시도되던 때였다. 이때가 기술 발전의 과도기였기 때문에 열차의 구동음도 크고 주행 소음도 커서 전철이 시끄럽다고 욕 많이 얻어먹던 시절이었다. 과천선과 4호선의 연결을 위해 절연 구간도 모자라서 아예 통행 방향까지 바뀌는 남태령-선바위 꽈배기굴까지 생긴 사례는 유명하다.

9. 안산선
- 성격: 지상 신설. 안산 신도시가 개발됨에 따라 원래 경부선의 지선 성격으로 계획되었다. (금정-안산 1988, 안산-오이도 2000)
- 일반열차와 병행 운행? 아니요
- 운행 계통: 수도권 전철 4호선 남쪽의 과천선과 직결한다. 안산 행과 오이도 행이 나뉘어 다닌다.
- 시설의 특이점: 도시 개발과 동시에 전철을 굳이 비싼 지하가 아닌 지상 고가 형태로 잘 건설한 사례이다. 안산선과 과천선이 연결되면서 4호선은 서로 다른 시기에 건설된 광역전철 둘을 연달아 직결하는 유일한 노선이 되었다. 한대앞 역부터는 수인선과 노선을 공유한다.

10. 일산선
- 성격: 지하 신설 (지축-대화 1996)
- 일반열차와 병행 운행? 아니요
- 운행 계통: 수도권 전철 3호선의 북쪽과 직결한다. 전동차는 대화까지 일산선을 다니는 열차와 그렇지 않은 열차 반반이 다닌다.
- 시설의 특이점: 서울 지하철과 동일한 직류· 우측통행을 따르는 유일한 광역전철이다. 수도권 전철 1호선은 지하철까지 광역전철을 따라 좌측통행인 반면(그래도 전기는 직류), 3호선은 반대로 광역전철이, 먼저 건설된 지하철의 스펙을 따라 주고 있다는 뜻이다. 남태령-선바위 병크를 경험한 정부 당국이 일산선을 건설하던 당시에 미리 시정을 명령한 덕분에, 꽈배기굴 같은 참사가 벌어지지는 않았다.
- 비고: 일산선은 중간 구간에 지상-지하 짬뽕이 많다는 게 인상적이다. 경의선과 비슷한 선형을 갖추고 있으나, 원당-삼송 쪽 굴곡 때문에 경쟁력이 뒤떨어진다.
일산선은 서울 2기 지하철 계획과는 관계없이 건설되었다. 오히려 2기 지하철들과 같은 타이밍 때 연장된 구간은 분당선과의 연장을 위해 건설된 양재-수서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1/01/03 08:36 2011/01/03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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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선 trivia

1. 환승역

분당선은 서울 지하철 3호선과 8호선하고 굉장히 비슷한 패턴으로 만난다.
모두 두 번 마주치기 때문에 3호선은 도곡과 수서, 8호선은 복정과 모란 이렇게 짝을 이루는데, 전자는 도곡과 복정을 A형, 수서와 모란을 B형이라고 묶을 수 있다.

A형과 B형 사이에 다른 노선 환승역은 존재하지 않는다. A~B 사이의 역 간격도 매우 비슷하다. (도곡-수서 4, 복정-모란 3 정거장)
A형은 B형보다 더 북쪽에 있다. B형은 둘 다 노선의 시종착역이다. B 역과 남쪽 인근역은 역간 거리가 굉장히 길다. (수서-복정과 모란-야탑 모두)

또한 A형은 모두 계단 하나만 오르내리면 될 정도로 환승 거리가 무척 짧은 반면, B형은 T 내지 L자형이고 환승 거리가 굉장히 길다. 그래서 A형은 환승 거리가 짧고 그 반면 B형은 여타 노선 환승 시 시발역에서 앉아서 갈 수 있다는 장점이 존재하는데, 이는 한 역에만 환승객이 몰리지 말라고 일부러 이렇게 설계한 거 같기도 하다.
A형역은 분당선이 섬식 승강장으로 타 노선의 밑으로 지난다는 공통점도 추가로 지닌다.

2. 소음

한때 분당선은 서울 지하철 5호선과 마찬가지로 시끄럽기로 악명 높았다. 분당선을 타다가 8호선으로 환승을 해 보면 분당선 전동차의 주행 소음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개통 초기에는 너무 시끄러워서 옆 사람과 대화도 제대로 못 할 정도였다고 한다. 지금은 그나마 옛날에 비해서는 정말 많이 조용해진 것이다.

왜 시끄러울까? 분당선이 건설되던 90년대 중반은 한국에 VVVF 전동차가 처음으로 도입되던 시절이었고, 자갈 노반이 콘크리트 노반으로 처음으로 대체되던 시절이었다. 유지 보수가 더 용이한 기술이 도입된 대신에 VVVF 차량은 쵸퍼/저항 차량보다 더 시끄러웠고, 콘크리트 노반은 자갈 노반보다 소음 흡수가 안 되고 더 시끄러웠다. 즉, 지하철 기술의 변천 과정에서 나타난 과도기적인 현상이었던 것이다.

3. 야탑 역의 연결 통로

분당선 야탑 역의 인근에는 성남 종합 버스 터미널이 있다. 2003~04년 무렵에 증축· 이전한 것인데, 지하철 역과 더욱 가까워지고 백화점· 영화관과 건물을 통합한 데다 버스 승강장을 지하에 배치하여 공간을 매우 효율적으로 활용했다. 밖에서 보면 버스 터미널이라고는 도저히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앞으로 여러 신도시들에 세워지는 종합 터미널이 이런 스타일을 따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며, 대구도 동대구 역과 고속버스 터미널을 통합한 신청사를 이렇게 깔끔하게 잘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대구는 그 정도 규모의 대도시가 통합 고속버스 터미널도 없이, 버스 회사별로 터미널이 쪼개져 있으니 말이다. -_- 사실 요즘은 고속과 시외버스의 구분 역시 점차 없어지는 추세이기도 하다.

아무튼,
야탑 역과 야탑 버스 터미널은 거리가 매우 가깝고 더구나 버스 매표소와 승강장은 같은 지하에 있기까지 하다. 그런데 이 둘은 지하로 연결되어 있지 않아 동선이 불편하다. 4번 출구로 나가서 횡단보도까지 한 번 건넌 후, 다시 지하로 내려가야 터미널을 이용할 수 있었던 것이다.
사실 통로를 건설하지 않은 건 아니었는데 상권이라든가 여러 정치적인 문제 때문에 개통을 못 하고 있었던 거라고 한다.

그러던 것이 지난 1월 18일부터 통로를 재개방했다니 무척 반가운 일이다. 마치 서울 역 급행 지상 승강장으로 가는 통로를 이용하는 느낌일 것 같다.
야탑뿐만 아니라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변 역도 동서울 터미널로 바로 들어가는 지하 통로가 있었으면 좋겠다. 강변 역은 역시 도로 중앙에 섬처럼 있어서 지상 횡단보도를 건너야 밖으로 나갈 수 있는데 여기는 사람이나 자동차들이나 교통량이 많아 굉장히 혼잡하다. 인근의 테크노마트하고 강변 역은 지하로 연결되어 있는 반면, 동서울 터미널과는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0/01/30 00:13 2010/01/30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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