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얼 C++ IDE (정확히는 비주얼 스튜디오)에는 간단하게나마 위지윅 HTML 에디터가 내장되어 있다. 다만, 입력하는 내용에 따라 프로그램이 생성해 주는 HTML 코드가 굉장히 지저분한 편이어서(여백, 정렬 상태 등~) 본인은 이를 즐겨 사용하지는 않는다.

물론, 언어별로 IDE가 따로 놀던 비주얼 C++ 6의 IDE에는 HTML 편집기가 없었으며, 웹 편집은 비주얼 InterDev라는 프로그램이 따로 담당하고 있었다. 그 대신 비주얼 C++ 6은 OLE 기술을 이용하여 심지어 MS 오피스 문서를 자기 IDE 내부에다 가져와서 편집하는 기능이 있었다! 물론 MS 오피스가 설치되어 있는 경우에 한해서.

File-New 대화상자를 보면 맨 오른쪽 탭에 MS 오피스(워드, 엑셀 등) 문서를 만드는 항목이 있었지만,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은 아주 드물었을 것이고, 그 기능을 이용하거나 그렇게 OLE 친화적인 업무용 프로그램을 만드는 사람도 거의 없었다. 그래서 비주얼 스튜디오에서도 이후 닷넷부터는 그런 잉여 기능이 제외됐다. 내 기억이 맞다면 딱 하나, MS 오피스에 이어 아래아한글 2002가 그렇게 문서를 만드는 기능을 지원했다.

비주얼 스튜디오 닷넷은 잘 알다시피 모든 언어들의 IDE가 Microsoft Development Environment라는 이름으로 한데 통합했으며, 그래서 한 프로그램으로 소스 코드, 텍스트, 웹 문서 등을 모두 한데 만들 수 있게 되었다. 비주얼 스튜디오가 제공하는 웹 에디터는 아주 초보적인 수준이었다. 그냥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제공하는 에디팅 엔진을 그대로 차용했다.

본인은 비주얼 스튜디오가 제공하는 웹 에디터는 ‘진하게’를 왜 b가 아닌 strong 태그로 표현하고, ‘이탤릭’을 왜 I가 아닌 em으로 표현하는지 의아해했다. 200x년대에 사용하던 나모 웹에디터와 FrontPage는 b, I를 썼기 때문이다. 기능이 동일하면 더 짧은 표현이 좋기 때문에.. ㄲㄲ

물론 그 이유는 웹 표준의 개정 때문이다. HTML은 워드 프로세서 문서처럼 글자 비주얼이 아니라 문서의 논리적인 구조와 의미를 표현하는 용도로 유지하기 위해서 물리적인 비주얼을 표현하는 방식을 CSS 위주로 바꾼 것이다.

글씨체를 바꿨을 때 태그가 생성되는 방식은, 놀랍게도 비주얼 스튜디오의 버전마다 서로 다 다르다.
2003까지는 그냥 대놓고 <font face="무슨체"> 였다.
2005는 <span style="font-family:무슨체">가 되었다.
2008은? 아예 head 태그 내부에 그 서체를 지정하는 새로운 스타일이 등록되고 <span class="style1">이 생성된다.

똑같은 운영체제와 똑같은 IE 버전 하에서도 서로 다르게 동작하는 걸 보니, 이건 전적으로 비주얼 스튜디오의 버전별 차이로 보인다.

여기까지만 분석을 하고 말려고 했는데...
비주얼 스튜디오 2008은 웹 에디터가 뭔가 바뀌었다. 지금까지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2003과 2005가 단순히 IE 기반인 것에 비해,
2008은 위지윅 에디터(소스 편집이 아닌 디자인 모드)의 윈도우의 클래스 이름이 FrontPageEditorDocumentView. 다시 말해 MS 오피스 2003 이후로 개발이 중단된 FrontPage의 에디팅 엔진을 얹었다는 뜻 되겠다! ㄷㄷㄷ;;;

덕분에, 2008 이전의 비주얼 스튜디오(VS) 내장 웹 에디터는 디자인 모드 아니면 소스 편집 모드 이렇게 두 가지 모드만 제공하였으나, 2008은 FrontPage처럼 한 화면에서 디자인과 소스를 한꺼번에 보고 편집하는 분할 모드도 같이 지원한다. 그리고 FrontPage처럼 태그 단위로 텍스트를 한꺼번에 선택하고 속성을 지정하는 정교한 편집 기능도 지원한다. 단순한 IE 기반 엔진만으로는 구현할 수 없는 기능임.

그런데 그런 것만 바뀐 게 아니라, VS 2008의 웹 에디터는 진하게/이탤릭 태그도 과거의 FrontPage처럼 b, i로 되돌아갔다. 이런?
VS 2010은 어떤지 모르겠다. 듣기로는 소스 코드 에디터도 완전히 새로 다시 짰다고 하니 또 바뀐 게 있겠지.

그래서 지금부터는 FrontPage 얘기를 좀 하겠다.
FrontPage는 여타 회사에서 개발되던 웹 에디터를 마이크로소프트가 인수하여 90년대 후반부터 개발을 시작했다. 그래서 초창기 버전에는 윈도우의 클래스 이름이라든가 생성된 HTML 코드의 generator 메타태그에 원래 회사의 이름 이니셜 같은 걸 찾을 수 있었다고 한다.

HTML 태그는 아무나 만지는 물건이 아니다 보니 웹 에디터 역시 워드, 엑셀 같은 전국민 필수품은 아니며, 아웃룩처럼 업무용 필수품도 아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이게 액세스라든가 비주얼 스튜디오 급의 전문 개발자 영역도 아니다 보니, 이런 프로그램이 차지하는 위상은 무척 어중간했다.

다이어그램을 그리는 프로그램으로 윈도우 3.x 시절부터 명성을 떨쳤는데 나중에 역시 MS에게 인수된 비지오(Visio)와 비슷한 위상 같다. FrontPage는 MS 오피스 제품군의 정식 멤버는 아니었지만 어째 오피스 XP 및 2003과는 동일한 타이밍에 버전업을 거쳤다.

FrontPage는 XP와 2003의 동작 방식이 서로 굉장히 달랐다. XP는 모든 html 코드를 자기 컨벤션대로(줄당 문자 수, 들여쓰기 등) 무조건 깔끔하게 정리하는 기능이 있었고, 심지어 html 코드 최적화 기능까지 있었다. 이게 잘 동작할 때는 무척 유용하지만, 자기가 이해하지 못하는 태그를 제멋대로 고쳐 버리기까지 해서 믿음직하지는 못했다.

그러던 것이 2003에 와서는 정책이 정반대로 바뀌어서, 이미 만들어진 코드는 최대한 건드리지 않고 수정된 부분에 대해서만 최소한의 변경만 가하는 방식이 되었다. 이것도 좋긴 하지만, 수정을 거듭하다 보면 앞서 말했듯이 코드가 무척 지저분해져서 싫다. 그리고 <li>, <ol>처럼 목록을 표현하는 태그에서 여닫기 처리를 제대로 못 하는 경우가 많다.

마치 휴대전화의 카메라 기능이 발전하면서 기존 디지털 카메라들은 아예 DSLR 같은 더 전문적인 영역으로 경쟁 구도가 바뀌었듯, 오늘날은 블로그가 발달하고 웹에서 바로 위지윅 html 에디터 내장 게시판을 쓰는 시대가 됐다. 로컬 환경에서 html 에디터를 쓸 일이 무척 줄었다.

그래서 FrontPage는 2003 버전을 끝으로, 더 전문적인 웹 디자인 솔루션인 MS Expression Studio에게 자리를 내어 주고 개발이 중단되었다. 그리고 그 FrontPage의 엔진이 비주얼 스튜디오의 2008에 전해져 오는 모양이다. ㅋㅋ

본인은 FrontPage를 내 홈페이지 편집과 프로그램 도움말 제작용으로 지금까지도 애용 중이다.
오히려 지금까지 Expression Studio를 쓰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그나저나 요즘 드림위버는 살아 있나?

Summary:
1. 위지윅 웹 에디터로 각종 아기자기한 클립아트를 넣으면서 자기 홈페이지를 만들던 시절이 그립다. ㅋㅋ
2. 여러분은 html 편집을 무엇으로 하십니까?

Posted by 사무엘

2011/04/22 18:46 2011/04/22 18:46
, , , ,
Response
No Trackback , 4 Comments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500

이 달의 각종 잡설

1.
요즘 컴파일러는 참 똑똑하긴 하다.
release 빌드로 만든 exe/dll을 우연히 디버거로 들여다봤는데, 예상보다 함수 인라이닝을 상당히 더 적극적으로 해 놓은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심지어는 static 라이브러리 안에 들어있고(즉, 템플릿처럼 컴파일 때 매번 함수 몸체가 include되는 것도 아니고, 링크할 때가 돼야 정체가 알려지는...;;)
statement가 4~5개 정도 있던 함수도 함수 몸체 전체가 인라이닝되어 호출되는 곳에 일일이 포함되어 있었다. 인라이닝될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않았던 함수인데 말이다. 또한 FM대로 하는 전통적인 C/C++의 컴파일-링크 구조로 볼 때에도 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러니까 exe/dll 사이즈가 꽤 커졌겠구나 싶었다.
사실, 요즘 컴파일러들은 단순히 '빠르게 최적화'를 넘어서 번역 단위(translation unit), 쉽게 말해 오브젝트 파일의 경계를 넘나드는 전역 최적화라든가 심지어 프로파일 기반 최적화 기법도 제공하고 있다.
그런 것까지 동원해서 변태적인 튜닝을 하고 나면 코드의 크기가 대체로 더 커진다. 그렇게 커지는 건 대체로 인라이닝 때문이다.

그나저나, 개발 중인 ngs3.dll (날개셋 한글 입력기 커널)의 600KB 돌파 경축~~ ㅋㅋ

2.
그러고 보니, 웹에서 그림을 실제 크기와는 다르게 확대/축소해서 표시할 때 안티앨리어싱을 하기 시작한 게 IE8부터이구나!
8이 7에 비해서 바뀐 게 뭐가 있는지 도통 궁금했는데 아주 중요한 게 하나 개선됐다.
왜 진작에 이렇게 조치를 안 취했는지 모르겠다. 훨씬 더 보기 좋다.
예전에는 IE에서 축소된 그림은 보기가 굉장히 흉측했었다. 8 쓰다가 다시 7을 써 보니까 바로 티가 난다. 집 컴도 인터넷 뱅킹만 이상 없이 되면 8로 업글을 할 텐데.. 아직 7 쓰고 있다.

한편, 모 웹사이트는 표 안에 <tr><p></tr>라는, 문법에 어긋나는 HTML 코드가 들어있었다.
지금까지 IE는 이런 웹사이트도 그냥 알아서 봐 주고 제대로 표시해 줬다.
그러나 여타 브라우저라든가 IE8에서는 이 표의 레이아웃이 깨진다. '호환성 보기' 옵션을 켜야만 옛날처럼 보인다.

IE가 ActiveX 말고도 지금까지 무엇 때문에 욕 얻어먹었는지를 짐작케 하는 대목 같다.
특히 구닥다리 IE6은 오늘날 최소한 개인용 컴퓨터 환경에서는 거의 다 사라지지 않았나 싶다.
이제 아직까지 IE6이 쓰이는 곳은, 개인의 권한으로 웹브라우저를 바꿀 수 없는 피씨방, 공공장소의 컴퓨터밖에 없지 싶다. 그런 곳에는 아직도 IE6이 널렸으며, 이제 IE6 퇴출 캠페인은 개인 사용자가 아니라 그런 공공장소를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해야 할 것 같다. ^^;;

3.
연세대는 정문에 들어서면 쭉 큰길이 나 있고 중앙 지점에서 Y자로 길이 두 갈래로 갈라진다. 그런데 남쪽의 정문, 남서쪽의 쪽문, 그리고 북동쪽의 동문, 북쪽에 있는 기숙사 구도는 카이스트의 지리 구조와 무척 비슷해서 동질감이 느껴졌다.
월요일이 아니라 언제나 3월 1일이나 9월 1일 이후에 개강하는 것도 카이스트와 동일하다.

재미있는 차이점을 말하자면, 교시라는 개념이 있고 수업 시간이 무조건 n시간 단위로 떨어진다는 것. 카이스트는 딱히 교시가 없고 3학점짜리 학부 수업이라면 90분씩 두 번도 한다. 그러나 연대는 1시간과 2시간 이런 식이다. 그런 체계는 학부 시절에 보지 못했다.
또한 연대에서는 여러 식당에서 밥을 먹어 봤지만, 메뉴 자체가 여러 종류가 있어서 그것만 고를 수 있지 카이스트의 학부 식당처럼 반찬을 내가 일일이 골라서 선택한 반찬별로 돈을 내는 식당은 못 봤다.

Posted by 사무엘

2010/10/12 17:15 2010/10/12 17:15
, ,
Response
No Trackback , 8 Comments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390

1. IE-only 사이트들

세상엔 아직도 크롬/파폭 같은 비 IE 브라우저에서는 웹사이트 레이아웃이 깨진다거나, 특히 플래시 메뉴 같은 걸 클릭해도 반응이 없는 안습한 웹사이트가 적지 않다.
사실은 플래시가 아닌 메뉴 중에도 비 IE에서는 동작하지 않는 게 있다.
이런 건 주로 무슨 표준을 안 지키고 뭘 잘못 만들어서 그런 건지 개인적으로 굉장히 궁금하다.
ActiveX 같은 걸 쓴 것도 아니고 순전히 자바스크립트 같은 다른 계층의 문제일 것이다. 네이티브 코드를 실행 안 하면 절대 안 되는 상황도 아니며, 코드를 약간만 수정해 주면 의외로 금방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어 보이는데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2. 이런 메뉴 디자인은 최악

그리고 이건 브라우저 호환성 문제는 아니고 웹 디자인과 관련된 다른 얘기.
마우스로 어떤 메뉴를 가리키고 있으면 하부 메뉴가 아래에 뜨고, 그 하부 메뉴를 클릭했을 때 다른 웹페이지가 뜨는 구조인 플래시 메뉴를 생각해 보자. 우리에게 아주 익숙하다. 그런데, 하부 메뉴가 세로가 아니라 주 메뉴와 같은 형태인 가로로 길쭉하게 나타나는 사이트가 많다. 가령,

[ 회사소개 ] | 제품소개 | 커뮤니티 | 사이트맵
회사는  / CEO 소개 / CI 소개 / 조직 구성 / 찾아오시는 길

같은 식.
그런데 굉장히 불편할 때가 언제냐 하면,
마우스 포인터가 { 회사는 ... 찾아오시는 길 } 이라는 하부 메뉴 영역의 위나 아래로 조금만 벗어나도 그 하부 메뉴가 싹 사라져 버릴 때 말이다. -_-++++++;;;

자, [회사소개]를 가리켰다가 저 끝의 [찾아오시는 길]을 선택하는 게 아주 고역이 아닐 수 없다. 차라리 세로로 길쭉해서 하부 메뉴가 가로와 세로로 모두 충분히 공간이 있다면 모를까 저건 좀...;;;
[조직 구성]까지 갔다가 실수로 마우스 포인터를 아래로 옮기면 하부 메뉴가 사라져 버리고, 그럼 다시 [회사소개]를 가리키러 마우스 포인터를 옮기는 삽질을 해야 한다.
그런 메뉴는 좀 하루빨리 시정됐으면 좋겠다.

3. ActiveX

인터넷 세계에서 평생까임권을 획득한 존재이다. 물론 ActiveX의 존재라든가 취지 자체가 악의 축이라고 몰아붙이는 건 좀 억울한 면, 오해가 있는 면도 있다.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인터넷 상으로 동영상 하나 보려고 해도, 아니면 게시판용 위지윅 HTML 에디터를 좀 붙이려고 해도 온갖 듣보잡 ActiveX 없이는 안 됐었다.
동영상이야 플래시가 2005년쯤부터 완전히 접수해서 여타 플레이어들을 발라 버린 덕분에 게임이 끝났다. 사실은 플래시 자체도 ActiveX이지만 이 녀석은 쓰임이 워낙 범용적이고 전세계 PC에 널리 퍼진지라 예외로 인정되는 인터넷 필수 구성 요소가 되었을 뿐이다.

그 반면 HTML 에디터는 무척 놀랍다. 블로그의 등장과 이것 때문에 평범한 양민이 HTML 코딩으로 홈페이지 만들 일이 완전히 없어졌으며, 덕분에 로컬 환경에서 네이티브로 동작하는 웹에디터는 떡실신하고 만 것이다. 간단한 HTML 위지윅 에디터는 심지어 비주얼 스튜디오 같은 개발툴조차 내장하고 있다. 그러니 기존 웹에디터는 아예 웹사이트 관리자 아니면 HTML 기반 도움말 저작도구로 더 전문적으로 변모하지 않으면 안 되게 구도가 바뀌었다.
요즘은 게시판 하나 만들려고 해도 HTML 에디터는 필수이다. 그런 점에서 그냥 plain text 입력 폼만 덩그러니 뜨는 제로보드 4는 엄청 캐안습 구닥다리이다.

웹에서 돌아가는 위지윅 HTML 에디터가 정착해 가던 과도기에는 이랬다. 그나마 조금 배려를 했다는 사이트는 IE에서는 full feature 위지윅 에디터가 뜨고, 여타 브라우저에서는 그냥 plain text만 입력할 수 있는 에디터가 떴었다. 본인의 주 메일 계정인 드림위즈의 이메일 작성 UI가 한 2, 3년 전까진 딱 그랬었다. plain text only -> IE만 위지윅 에디터 -> 다 위지윅 에디터의 식으로 발전하여 요즘은 어디서나 위지윅 에디터 제공.

요즘은 저렇게 동영상에, 위지윅 에디터에, 어지간한 암호화까지 웹 표준이 커버하는 분야가 크게 늘어난 덕분에 웹 상으로 굳이 네이티브 코드를 소환할 일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인터넷 상으로 내 컴퓨터 시스템 정보를 표시해 준다거나, 진짜로 키보드 드라이버 차원의 보안을 구현한다거나, 설치되어 있는 소프트웨어 정보를 레지스트리 정보를 통해 파악한다거나.. 그 정도가 아니라면 말이다.

2000년에 처음 개발된 <날개셋> 한글 입력기 1.x는 무려 ActiveX로 만들어졌었다! -_-;;;
아직 정식 인스톨러 패키지도 없던 시절에 도스창에서 regsvr32 해 주고 <날개셋> 편집기를 구동해서 세벌식 모아치기를 쓰던 시절을 기억하거나 겪어 본 분이 독자 중에 얼마나 있을까? ㅋㅋㅋㅋ
그때 본인은 <날개셋> 자체 에디트 컨트롤을 ActiveX로 만들면 비주얼 베이직이나 심지어 웹브라우저에서도 그대로 연동 가능하다고 해서 그냥 시범삼아 그 테크닉을 써 본 것이다. 그때는 아직 인터넷 상으로 ActiveX 컨트롤 자체를 보기 힘들었고 그게 지금처럼 악의 축으로 문제되기도 전이었다. 오픈웹 운동 나부랭이 따위도 없었다. 그랬는데... 세월 참 많이도 흘렀다.
그러다 2.0부터는 그냥 일반 윈도우 컨트롤로 바뀜.

4. 운영체제 재설치

본인은 가상 머신이 아닌 실제로 사용하는 개인용 컴퓨터의 운영체제를 마지막으로 재설치한 건... 무려 2007년 초쯤이다. 3년이 넘게 윈도우 설치 화면을 볼 일이 없이 지냈으며 앞으로도 당분간 볼 일이 없을 것이다. 본인 노트북은 꽤 오래 전부터 CD롬 드라이브가 고장났으나, 이것도 쓸 일이 없으니 고칠 일도 없었다. 요즘 컴퓨터는 아예 USB 메모리로도 부팅 가능하다고 하는데,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부팅이 가능하려면 파일 시스템 차원에서 프로그램 파일이 아주 특수하게 기록되어 있어야 하지 않나? 어떻게 그게 가능한지 궁금하다.

마지막으로 윈도우를 재설치하던 3년 반 전에는 XP를 쓰고 있었는데, 그때는 운영체제가 확실하게 맛이 가 있었다. 딱히 악성 코드나 바이러스에 걸린 것도 아니었는데 언제부턴가 제어판의 일부 구성 요소가 제대로 안 나오고, 뭔가 전반적인 성능이 떨어진 느낌이 들고.. 내가 아무리 컴퓨터 유지 보수를 귀찮아하는 게으른 타입이라 해도 이건 인간적으로 OS를 정말 재설치해야 한다는 신호라는 느낌이 팍팍 들었다. 그래서 하드를 포맷해 버렸다.

하지만 점점 운영체제의 자가 관리 능력이 향상되면서 하드를 포맷하고 운영체제를 재설치해야 할 일은 줄어들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아직 비스타를 3년이 넘게 써 보지는 못했으나, 굉장히 안정적이라는 건 느낀다.
다만, 각종 업데이트와 패치를 설치하면서 디스크 용량이 줄어드는 건 어쩔 수 없는 듯.
윈도우를 새로 설치하면 그때까지 누적되어 있던 온갖 업데이트, 서비스 팩들도 다 원점으로 돌아가니 안습이다. 업데이트 내역만 쉽게 export/import하는 방법이 있었으면 좋겠다.

Posted by 사무엘

2010/07/27 08:37 2010/07/27 08:37
, , , , ,
Response
No Trackback , 9 Comments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331

1.
지난 5월 말, 석가탄신일 연휴 때 고향에 가서 부모님께서 쓰시는 컴퓨터를 여러 군데 손 봤다. XP 정도나 돌릴 수 있는 구형 컴퓨터이다. 내가 없는 사이에 컴퓨터 A/S를 받아서 하드를 포맷하고 운영체제를 새로 설치했다고 하던데, 파일 시스템이 웬 생뚱맞게 FAT32로 되어 있어서 당장 NTFS로 바꿨다.

그리고 드디어 IE7을 설치했다. 부모님의 반응은 “서울 컴퓨터와 같은 인터페이스이구나”였다. 내가 있는 곳에서는 XP가 없고 비스타만 있기 때문이다. 탭을 지원하고 메뉴가 기본적으로 숨어 있는 IE7의 외형과, 그렇지 않은 IE6의 외형은 부모님이 보시기에도 차이가 명백했던 것이다.

때가 2010년인데 IE8이 아닌 IE7을 선택한 이유는 짐작하다시피 병맛 같은 국내 사이트 때문이다. 교사가 쓰는 컴퓨터에다 NEIS가 안 돌아가는 브라우저를 설치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본인 역시 IE8을 비스타 64비트에서 한번 설치해 봤다가 국민 은행 뱅킹이 에러 메시지도 없이 그냥 전혀 동작하지 않는 걸 보고, 혼비백산하여 곧바로 IE7로 복귀해야만 했다. 본인의 개인 노트북에만 IE8을 설치해 쓰는 중이다.

IE8이 IE7보다 그렇게도 가벼워지고 성능이 향상되고 ACID 지수도 올라갔다고 하는데 본인은 거기까지는 잘 모르겠다. 그저 탭의 윗부분 색깔이 colorful해졌다는 차이밖에 안 보인다. 세월이 흐르면서 본인은 얼리 어답터 기질은 다 죽어서 업데이트 같은 걸 귀찮아하는 타입. O<-<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지금까지 서울 각지에서 이용해 본 PC방들은 어쩜 이리도 한결같이 IE6을 쓰고 있으니 과연 충격과 공포이다. 각종 통계에 잡히는 IE6 사용자들의 상당수가 PC방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윈도우 XP sp3이면 어차피 IE8까지 돈도 안 들이고 업그레이드 가능한데 왜 이런 투자에 인색한 걸까?

여기서 IE의 역사를 좀 살펴보자. 1은 가히 듣보잡이고, 2는 윈도우 95 번들로 제공된 최초의, 그러나 정말 빈약한 버전이었다.
3은 드디어 넷스케이프 3과 맞장뜨기 시작한 버전인데, 넷스케이프의 플러그 인에 대응하여 ActiveX를 최초로 내장했다. IE3은 MS가 개발한 프로그램 중 전무후무하게 toolbar에 텍스처가 존재했으며, 마우스가 가리키고 있는 버튼에만 윤곽이 나타나는 소위 flat 스타일 toolbar를 최초로 도입한 프로그램이었을 것이다. 나름 산뜻한 외형을 지향했다는 뜻.

오늘날의 IE의 근간이 잡힌 건 4부터이다. HTML 도움말, 액티브 데스크톱 같은 갖가지 기술이 이때 첫 도입됐다. 5에서는 complex script, global IME 등 다국어 처리 능력이 크게 강화된 걸로 기억하며, 무려 윈도우 3.x를 지원한 마지막 버전이다. 그 이후의 버전에 대해서는 설명을 생략하겠다.

윈도우 XP와 같은 시기에 출시된 IE6이 수 년간 엄청 장수하고 독점적인 지위를 누리면서, MS에서는 이제 IE 팀을 해체할까 하는 생각까지 했다고 하는데 흠좀무. 그러던 차에 2004년 가을을 생생히 기억한다. 모질라 재단에서 파이어폭스라는 획기적인 브라우저를 내놓으면서 현재까지 IE의 독점 구도를 크게 무마하는 데 성공했다. 오늘날은 잘 알다시피 구글 크롬까지 빠른 속도를 강점으로 승부 중이다.

2.
오늘날처럼 블로그나 트위터 같은 게 생기기 전, 너도 나도 나모 웹에디터 같은 프로그램으로 아기자기한 홈페이지 만들던 시절이 있었다. 딱 그런 옛날 스타일 홈페이지를 보면 감회가 새롭다. 애니메이션 gif, 아주 초보적인 수준의 플래시, 그리고 테크노트나 제로보드 기반 게시판들. 본인이 학창 시절 때 몇몇 선생님들이 만든 홈페이지가 아직도 그런 스타일이다. 옛날 생각이 난다.

본인이 인터넷이란 걸 처음 접한 게 1997년 말이다. 내가 저장해 놓은 적이 없는 새로운 글과 그림이 화면으로 쏟아져 나오는 게 이리도 신기할 수 없었다. 그때 조선일보던가 MBC던가.. 국내 언론사들은 웬 VivoActive player라는 듣보잡 ActiveX로 동영상도 보여주곤 했다. 물론 지금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열악한 화질이었지만 말이다. 그때는 RealAudio/Video도 있었으나, 컴퓨터와 네트워크 속도의 향상 덕분에 이내 mp3 등에 캐발리고 말았다. 그리고 얼마 안 가 넷스케이프도 IE에 완전히 발린다.

3.
맥 OS에는 애플에서 자체 개발한 사파리라는 브라우저가 기본 내장되어 있다. 비록 사파리는 크로스 플랫폼 프로그램이기는 하지만, 윈도우에서는 별 재미를 못 보고 있는 모양이다. <날개셋> 한글 입력기도 그렇게 윈도우, 맥, 리눅스를 다 날아다니는 프로그램이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나저나 맥 OS 클래식은 9까지만 해도 메모리 보호와 선점형 멀티태스킹조차 지원되지 않았다니 대체 뭐야... 90년대 말까지 쓰이던 운영체제가 기술적으로는 그 허접한 윈도우 3.1과 다를 바가 없었다는 말인지? CPU가 16비트였는지 32비트였는지? PC 쪽과는 역사가 너무 다르니 그저 궁금할 따름이다. 어렸을 때부터 본인에게 매킨토시에 대한 이미지는, 전자 출판과 복잡한 그래픽 작업처럼 PC하고는 가히 넘사벽인 최고급, 최고가 컴퓨터였기 때문이다.

아울러 맥 OS X에는 그림판뻘 되는 간단한 그래픽 편집기를 내장하지 않고 있다는 것에도 깜짝 놀랐다. 워드패드와 메모장 둘의 역할을 훌륭하게 해 내는 TextEdit는 있지만 그림판에 대응하는 프로그램은 없다니... =_=

Posted by 사무엘

2010/06/18 08:55 2010/06/18 08:55
, ,
Response
No Trackback , No Comment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298


블로그 이미지

그런즉 이제 애호박, 단호박, 늙은호박 이 셋은 항상 있으나, 그 중에 제일은 늙은호박이니라.

- 사무엘

Archives

Authors

  1. 사무엘

Calendar

«   2024/12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Site Stats

Total hits:
3049918
Today:
938
Yesterday:
21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