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위 수여식 (2012/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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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를 졸업한 지 어언 7년이 지난 뒤에야 후드가 걸쳐진 졸업 가운이라는 걸 입게 됐다. 주황색은 공학을 뜻한다. (학사용 졸업 가운은 후드가 없음.)

학사는 성적이 중요하니 최우등/우등 졸업이라는 게 있다. 박사는 시험 점수 따위를 초월하여 개개인이 이제 자기 분야에서 프로 연구자이니, 졸업자들이 모두 호명되고 학위 논문의 제목까지 유인물에 다 기재된다.
그 반면, 석사는 둘 중 어느 것에도 속하지 않는 콩라인이다.

태풍 직후, 날씨가 최강 좋았다. 맑고 파란 하늘 덕분에 사진 찍기는 최고의 날씨였다.
괜히 Y대 아니랄까봐, 학위수여식은 찬송가 제창과 성경 봉독으로 시작해서 축도로 끝났다.
혼자 예상한 것보다 좀 더 오버하듯이 씨익~ 웃어야 사진이 더 밝고 명랑한 표정으로 나온다는 걸 느꼈다.

내가 전형적인 내 학부 학교 출신들이 가지 않는 학교와 과로 대학원 진학을 하고, 남들은 박사까지 다 마칠 나이에 이제 겨우 석사를 마친 건 정말 어쩔 수 없는 귀결이다. 남들이 전혀 관심을 갖지 않는 분야에 없는 진로를 만들면서 가고 있어서..;;

Posted by 사무엘

2012/09/03 19:20 2012/09/03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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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라크넹 2012/09/03 22:49 # M/D Reply Permalink

    ㅊㅋㅊㅋ

    1. 사무엘 2012/09/04 06:17 # M/D Permalink

      ㄱㅅㄱㅅ!

  2. 겨울하늘 2012/09/05 10:04 # M/D Reply Permalink

    축하드립니다.^^

    1. 사무엘 2012/09/05 11:03 # M/D Permalink

      겨울하늘 님, 정말 오랜만이네요. 반갑고 감사합니다. ^^

  3. Lyn 2012/09/05 21:14 # M/D Reply Permalink

    축하드립니다. 너무 멋있네요

  4. 샘처럼 2012/09/05 21:24 # M/D Reply Permalink

    축하드립니다.

  5. 사무엘 2012/09/06 02:45 # M/D Reply Permalink

    Lyn: 박사는 '더' 멋있어요. (완장 같은 게 달린 파란 가운에, 빵모자 ㅋㅋㅋ)

    샘처럼: 축하 댓글 남겨 주셔서 감사합니다. ^^

  6. 삼각형 2012/09/08 14:14 # M/D Reply Permalink

    축하합니다.

    한글 관련 덕질이 학문적 분야로 빛을 바라셨군요.
    '덕질도 생산성 있게 쓸 수 있구나' 하는 희망을 보고 갑니다.

    1. 사무엘 2012/09/08 23:48 # M/D Permalink

      삼각형 님, 오랜만이 뵙네요. 반갑습니다. ^^
      그나마 제 연구가 속한다면 속한다고 볼 수 있는 독자적인 협동과정 코스를 개설한 대학이 이렇게 떡 있었던 덕분에 제게 이런 날이 찾아오는 게 가능했습니다.
      다만 박사 진학은 더욱 신중히 고민 중이랍니다.

  7. 근성인 2012/09/12 02:39 # M/D Reply Permalink

    아.. 너무 멋지다?

    1. 사무엘 2012/09/12 12:26 # M/D Permalink

      우와아아아앙?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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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김 우중(전 대우 그룹 회장) 씨는 경기고 출신인데 학창 시절에 좀 '놀아서' 서울대는 못 가고 연세대 상경과에 갔다고 한다.

2. 도올 김 용옥 박사(인문학자, 방송인)도 역시 학창 시절에 일탈도 하고 패싸움도 일삼을 정도로 좀 '놀았고', 특히 수학이 완전 바닥을 기는 바람에 서울대를 못 가고 고려대에 갔다고 한다.
보수적인 기독교 집안에서 형들은 다 KS(경기고-서울대) 라인에 교수가 돼 있는데 자기만 가문에서 학벌이 가장 안 좋아서 컴플렉스가 있었고 함. 그것이 훗날 그의 '학위 수집증' 기질에 영향을 준 것 같다.

3. 김 진우 교수(일리노이 주립대 언어학 명예교수, 연세대 석좌교수)는 학창 시절에 공부를 굉장히 잘 했고 원래 서울대 언어학과를 가고 싶어했다고 한다. 그러나 Catch Me If You Can 같은 영화가 나올 수 있을 정도로 교통· 통신이 열악하던 옛날에, 하나밖에 없던 서울대 지원서가 어이없는 이유(가정사 관련..)로 소실되는 바람에 서울대에 지원 자체를 못 하고 차선책으로 연세대 영문학과에 가게 됐다고.
그래도 그 덕분에 최 현배 박사도 만나고, 지금은 서울대 대신 연세대 라인 인맥에 합류. 이분은 모교인 연세대에도 언어학과를 개설하고 싶어하는 1人이시라 한다.

4. 오 준호 교수(KAIST 전자공학)는 우리나라 최고의 로봇 전문가이고, 사람들로 하여금 '카이스트' 하면 '휴보 로봇'이 떠오르게 만든 일등공신이다. 어릴적부터 기계 덕후였고 뼛속까지 공돌이였다. 당사자의 회고에 따르면, 공부에는 한동안 손을 놓고 지내다가 고등학교 때 수학에서 극한이라는 개념을 배우면서 공부에 순식간에 물미가 텄고, 교육과정을 다 따라잡았다고 한다. 흠좀무.
그러나 대학은 서울대 대신 연세대를 선택하게 되는데, 그 이유는 독일어를 도저히 못 해서였다고 한다. -_-;;

좀 노느라 서울대를 못 간 바람에(3은 제외) 대신 간 학교가 연세대· 고려대급이라니 오늘날의 수험생들에겐 참 경악스럽긴 하지만,
옛날에는 대학 진학률이 지금보다 훨씬 낮았고 지방 국립대의 위상도 높았으며, SKY 그룹 안에서도 학교간 지원자의 학력 격차가 지금보다 더했음을 감안할 필요는 있다. 오늘날처럼 재수· n수가 보편적으로 통용되던 시절은 더욱 아니었고.
당연한 말이지만, 기업인인 1을 제외한 2~4는 모두 석· 박사는 외국에서 마쳤다.

그리고 4번과 관련해서 생각나는 게 있는데, 외국에도 역사적으로 라틴어 때문에 학력 발목이 잡힌 유명인사가 꽤 있다는 점이다. 영국의 윈스턴 처칠이나, 프랑스의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처럼.

끝으로, 본인은...
학부는 당시 정보 올림피아드 입상 실적을 가장 많이 인정해 주던 곳으로 가고,
대학원은 적성에 맞는 과를 찾다 보니,

서울대하고는 둘 모두 인연이 없게 됐다. ㄲㄲ

Posted by 사무엘

2012/02/01 08:52 2012/02/01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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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소범준 2012/02/01 10:22 # M/D Reply Permalink

    헛!
    돌! 김용옥이 서울대를 나왔을 거라고 얼추 생각했었는데.. 놀랍네요. ;;
    그나저나 3번 김진우 교수의 경우는 정말로 서울대 나왔어야 할 판이었는데 넘흐 아쉽게 빗겨나갔고..

    형제님은 서울대 정통 판도하곤 완전 딴판의 길을 달리셨기에 카이스트로 Go Go!!
    하셨다고나 할까 ㅎㅎ

    1. 사무엘 2012/02/01 19:48 # M/D Permalink

      제 인생 행로의 본질을 정확히 간파하셨군요. 저는 그래서 그렇게 된 것이고.. -_-

      김 용옥 박사의 경우, 기독교· 성경에 대해서 말하는 건 우리 같은 바이블 빌리버의 관점에서는 완전히 배도한 자유주의자 급입니다만,
      세속 학자로서 정말 공부 많이 하고 거기에 좋은 머리까지 뒷받침된 노력형 인물이라는 건 자타가 공인하는 사실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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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사전, 이곳 학교 이야기

본인의 고등학교 시절에 해당하는 20세기 말에는 국어와 관련된 사건이 주변에 유난히 많이 일어났다. 이런 일련의 사건들이, 감수성 예민하던(?) 본인의 진로 결정에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끼쳤던 것 같다.

1999년에는 웬 뜬금없는 한자 병용 정책이 내려져서 한글 전용 지지 진영과 반대편 진영이 극심한 키배를 벌였고 서로 으르렁거리며 격렬하게 싸웠다. (그때 나도 혈기 넘치는 키보드 워리어 중 하나였다 ㄲㄲㄲㄲ) 지금 도로 표지판과 지하철 역명판에 한자가 병기된 건 이 시절의 산물이다.
사실, 소위 '한자파'들은 1998년에 전국 한자 교육 추진 총연합회라는 단체를 만들어 그때부터 이미 의기투합해 있었다. 그러고 보니 1998년에는 복 거일 씨의 영어 공용화 드립 때문에 시끄러웠다. 이 때가 뭐가 씌인 해이기라도 했는지?

그래도 1999년 3월 1일에는 그 보수적인 조선일보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를 따라 전면적으로 가로쓰기를 시행하고, 예전에 비해 한자를 크게 줄이기도 했다.
2000년에는 한글 로마자 표기법이 지금과 같은 형태로 바뀌었다.

운동 단체들만 시끌벅적했던 게 아니다.
1998년부터는 21세기 세종 계획이라는 게 정부 차원에서 10년간 추진되어, 한국어의 말뭉치 데이터를 구축하고 가공하고 이것으로부터 뭔가 의미 있는 실험 결과를 도출하는 연구가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시기에 출판사가 아닌 학술 연구소와 정부에서 각각 대형 국어 사전을 내놓았다. 전자는 바로 연세 한국어 사전(1998)이요, 후자는 그 이름도 유명한 국립 국어원의 표준 국어 대사전(1999)이다.

공교롭게도 이들의 첫 종이 사전은 둘 모두 두산동아에서 출판했다. 현재는 다들 개정판을 인터넷으로만 제공하고 종이 사전을 내지는 않는 듯.

연세대는 국어학에 관한 한 서울대와는 다른 독자적인 학풍을 형성하고 있다. 옛날에는 최 현배 파, 이 희승 파로 갈려서 교과서 용어조차 다를 정도로 서로 이질적이었지만 지금은 물론 그 정도는 아니고..;;
그래도 연세대가 좀 말뭉치 기반 언어 연구라든가 사전학, 비교 언어학처럼 언어학 중에서도 응용 분야를 더 좋아한다.

이런 맥락에서 연세대에서는 국문과 교수들과 관련 인사를 주축으로, 이미 1980년대 중반에 국어사전을 자체적으로 만들겠다는 선언을 했다. 옛날 조선어 학회 시절에 천신만고 끝에 발간된 <큰사전>의 정신과 사명감을 계승하겠다고 말이다. (당장 정신적 지주인 故 최 현배 박사가 연세대 교수!)

10년에 가까운 시간과 수백 명에 달하는 인원이 동원된 끝에, 1998년 한글날에 처음으로 연세 한국어 사전 초판이 발간되었다. 그리고 2000년 한글날에는 웹 기반 사전 서비스가 시작되었으며, 컨텐츠는 지금까지도 꾸준히 증보와 개정을 거듭하고 있다.;;

본인이 재학 중인 연세 대학교의 '언어 정보학' 협동 과정은 1990년대 말에 바로 이런 분위기에 편승하여 개설된 상당히 독보적인 학과이다. 사전 편찬실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 마침 국가에서도 세종 계획이다 뭐다 하면서 국어 정보학 분야에 종사할 인력을 원하고 있었으니까 말이다. 특히, 국어학과 컴퓨터 기술을 잘 융합할 수 있는 사람을!

나도 옛날에는 사전을 만든 국어학자들이 민족주의 정신이 투철한 독립 운동가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여기서 공부를 좀 해 보니, 저분들이 정말 똑똑한 수재였으며 이런 험난한 길을 안 갔으면 훨씬 더 돈 많이 벌고 성공했을 사람들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숙연해졌다.
내 홈페이지에 있는 석인 정 태진 선생의 일화를 읽어 보기 바란다.

그래서 이 학과에는 말뭉치 언어학 내지 사전 편찬과 관련된 수업이 필수로 등재되어 있다. 사전 편찬학 수업을 들으면서 사전 편찬과 성경 번역도 뭔가 비슷한 구석이 있다는 걸 느꼈다. 사전을 잘 만든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를 어렴풋이 느꼈으며, 사전 원고를 검증하는 도구(컴퓨터 프로그램)가 조금만 더 똑똑하면 지금보다 상당수의 번거로운 노가다 수작업을 줄이고 사전의 오류도 줄일 수 있겠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예를 들자면, 사전 뜻풀이에 정작 이 사전에 없는 어려운 어휘가 쓰인다거나, A라는 뜻풀이에 B 단어가 등장하고 B의 뜻풀이에 A 단어가 등장하는 순환 뜻풀이 같은 것. 일명 순환 참조가 되시겠다.

요즘은 사전 편찬자가 자기 언어 직감에 의지하여 뜻풀이와 예문을 작성하기보다는, 다량의 말뭉치를 분석하여 거기서 도출된 통계대로 용례와 뜻풀이를 추출하는 방법이 일반화되고 있다. 편찬자의 주관이 안 들어가고 객관적이라는 장점 하나는 확보할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연세 한국어 사전은 철저하게 이 방법을 활용하여 만들어진 게 특징이며 여타 사전들과 다른 점이라고 한다. 그런데 현행 표준어 규범까지 무시할 정도로 독자 노선을 간 줄은 몰랐다.

지금이야 드디어 '짜장면'이 복수 표준어가 되었다지만, 10년도 더 전에 나온 연세 한국어 사전은 '자장면'의 풀이가 “짜장면의 잘못”이라고 되어 있었다! 덜덜덜;;; 미래를 내다본 것일까? 개인적으로 굉장히 놀랐다.
당연히 국민 중에 '자장면'을 쓰는 사람은 전혀에 가깝게 없었을 것이고, 그 추세가 밑천인 말뭉치에도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어서 그런 풀이가 나왔지 싶다.

이런 식으로 연세 사전은 라이벌(?)인 표준 국어 대사전과는 정반대의 뜻풀이를 한 게 여럿 있었다.
'흉내 내다' 대신 '흉내내다'를 한 단어로 풀이하고, '-측(one's side)'을 의존명사로 보아 붙이는 용법을 지지하였다. 아래아한글의 맞춤법 검사기만 돌려 봐도 빨간 줄이 쳐질 단어이지만, 솔직히 '흉내 내다'는 무의식적으로 붙여서 써지는 경우가 더 많긴 하다.

옛날에 문법 용어를 두고 동사 vs 움직씨 같은 기싸움을 한 것을, 사전으로 무대를 옮겨서 하고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래도 국어 정보학 쪽으로 식견이 있는 일부 사람들은 이런 파격적인 시도를 한 연세 사전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기도 했다.

한편, 이에 반해 표준 국어 대사전은 정부 기관이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어 편찬했으니, 성경으로 치면 한국의 유일한 공역이라 할 수 있으며 여타 사전들과는 그 위상이 다르다.

하지만 이 사전은 이것대로 표제어 수 늘리느라 중국· 일본에서도 안 쓰는 이상한 한자어들을 잔뜩 덧붙였다고 비판 받고, 잘못된 풀이와 틀린 용법까지 무분별하게 다 실어서 책 두께를 부풀렸다고 욕 많이 얻어먹긴 마찬가지였다. 여기 국문과 대학원 재학생들 중에서도 표준 국어 대사전 좋아하는 분 별로 못 봤다. -_- 그래도 국립 국어원에서 만든 만큼 이건 표준어/맞춤법 규범을 어기지는 않는다.

21세기 세종 계획이 만료된 뒤, 이곳 언어 정보학 협동 과정은 한국어 교육 쪽과의 접목을 통해 경쟁력 확보를 시도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그쪽이 수요가 많고(한류 열풍 약빨이 오래 가야 할 텐데!), 사전 편찬은 언어 교육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말뭉치 같은 걸 접목할 수 있는 응용 분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전보다 '언어'에 비해 '정보'의 비중이 덜해진 건 사실이며 그건 나로서는 약간 아쉬운 점이다.

이런 와중에 본인은 진짜 두 분야를 완벽하게 섞은 연구를 하려고 이곳에 진학해 있다. 교수나 랩이 주도적으로 뭔가를 push해 넣는 게 아니라, 오히려 개인플레이 위주이고 혼자 알아서 덕질을 찾아서 할 수 있는 곳을 의도적으로 선택했다. 난 그런 곳이 낫다.
나는 더 빠른 하드웨어를 만들거나, 수학적으로 더 엄밀한 프로그래밍 언어를 개발하는 것보다는, 이를 이용해서 한국어와 한글 다루는 걸 더 멋있고 편리하게 만드는 응용 쪽이 아무래도 훨씬 더 잘 어울린다.

Posted by 사무엘

2011/10/18 19:31 2011/10/18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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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소범준 2011/10/20 12:36 # M/D Reply Permalink

    1. 석인 정태진 선생의 일화 잘 읽어보았습니다. 그런 분들의 숭고한 희생이 없었다면 우리가 지금 이 나라의 말을 당당하게 사용하고 있을지.... 또 우리말 사전을 편찬한 그 공로 또한 잊히지 않을 것입니다.

    2. 사전 편찬 = 성경 번역 : 동감입니다.
    사전은 사전대로 우리말 단어들의 용례를 올바로 조사하는 노력이 상당히 많이 들고, 성경은 성경대로 원어와 번역 언어를 비교하여 올바른 단어를 선정하고, 또한 문맥을 훼손하지 않고 원문 그대로 번역하는 과정이 까다롭기 때문에 또 힘들고... 마치 그리스도예수안에 분들이나 영어 킹-성경 번역자들이 겪었던 고초를 보는 것 같네요.

    3. 연세 사전은 아직 겪어본 적이 없고, 동아 사전은 초등학교 때 제 옆에 끼다시피 한 사전이었습니다.(연세 사전에 비하면) 동아 사전도 그다지 자세하게 나오지는 않더군요.

    1. 사무엘 2011/10/20 21:42 # M/D Permalink

      덧붙이자면, 저는 개인적으로는.. 사전이 오늘날의 언어 모습을 무조건 투영만 하진 말고, 어떤 건 잘잘못을 가리고 교정도 해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령 아무리 사람들이 구분 없이 혼용하고 있더라도 '다르다'와 '틀리다'는 반드시 구분해서 뜻풀이를 실어 준다거나, '째'와 '번째'를 구분하는 것 말이지요.
      그런데 그런 걸 판단하는 게 역시 사람 주관이 많이 개입하기 때문에 어디까지 선을 그을지를 판단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2. 비밀방문자 2014/12/03 13:49 # M/D Reply Permalink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1. 사무엘 2014/12/01 00:50 # M/D Permalink

      안녕하세요~!
      선생님 같은 내력이 있으신 분께서 누추한 제 블로그를 찾아 주셔서 정말 영광입니다. 반갑습니다. 또한 제 프로그램도 유용하게 사용하고 계신다니 기쁩니다.
      저도 한글이나 세벌식 글자판 같은 게 없었으면 그냥 평범한 여타 분야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지내거나 철도로 업종을 바꿨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10대 나이 때부터 시작한 본업을 지금도 버릴 수가 없고 지금까지 잊은 적이 없네요. ^^
      한글 학회 행사 같은 일이 있을 때 한번 뵐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여기에 올리는 제 댓글은 공개적으로 보이기 때문에 여기에다가는 이 정도로 인사를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3. 들꽃 주중식 2014/12/03 13:55 # M/D Reply Permalink

    사무엘 님께

    바로 답장을 주셨군요.
    고맙습니다.

    들꽃 주중식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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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진우 교수 (언어학자)

김 진우 교수는 한국보다 미국에서 더 유명한 언어학자로, 특히 음운론 분야에서 세계구급 권위자이다. 한국에서는 <언어>의 저자라고 말하면 그쪽 분야 전공자들은 알아듣지 싶다.
이분은 연세대 영문학과를 졸업한 뒤 1960년대 초에 미국에 건너가서 한국인 최초로 UCLA에서 언어학 박사 학위를 받으셨는데... 1964년 석사, 1966년 박사......;;; 뭐야 이거 무서워..;1)

그리고 1967년엔 곧장 일리노이 주립 대학교에 교수로 부임하여 미국에서 언어학을 가르쳤으며, 아예 언어학과 학과장까지 역임했다고 한다. 1982년엔 발행처는 모르겠지만 무슨 미국 인명 사전에 등재되기도 했다고. 도대체 무슨 연구를 하고 뭘 잘해야지 저렇게 될 수 있는지는 내게 묻지 말라..ㄷㄷㄷ;;

교수가 된 지 40년도 더 지난 지금 이분은 학계에서 가히 만렙 중의 만렙을 찍었다. 일리노이 대학 명예 교수에, 학부 모교인 연세대로부터도 “국내에서도 후학 좀 양성해 주삼” 거듭된 요청을 뿌리칠 수 없어 2007년부터 석좌 교수로 부임. 몸이 둘일 수가 없는 게 아쉬울 뿐이지 한국과 미국 어디에서도 와 달라는 곳이 쇄도하는 저명한 석학이 되었다.

서 남표 카이스트 총장과는 한 살 차이. 나이도 비슷하고 미국 유학 가서 대학 학과장을 역임한 교수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_=;;

본인은 이번 학기에 국어 음운론 연구를 들었는데 교수님이 왕년에 저 정도로 괴물이셨지는 미처 몰랐다..;;
내가 언어학 쪽으로 뭘 좀 알면 저런 유명한 교수님에게서 많은 걸 얻고 배워 갈 수 있을 텐데, 나의 그릇 크기가 못 따라간다. -_-;;
지금까지 내가 낸 과제물들을 보고 얼마나 민망해하셨을까? ㅠㅠㅠㅠㅠㅠㅠ

회식 자리에서 잠시 얘기를 나눠 본 바로는 김 진우 교수님은,
제임스 맥콜리 교수(시카고 대학 언어학)와 비슷한 연배이기도 하고, 그 사람과 개인적으로 아는 사이였다고 한다. “맥콜리 교수는 머리가 워낙 비상해서 언어학을 재미로 즐길 줄 아는 양반이었음”이라고 회고하심. 흠좀..;;;
그리고 본인에게 덧붙이기를 “오, 그나저나 자네가 맥콜리 교수를 어떻게 아나?” 이러더이다.

워싱턴 대학의 故 서 두수 교수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잘은 모르지만 미국에서 국어학· 한국학 가르치는 사람이다 보니 이름만 어렴풋이 들어 봤다고 말씀하셨다. 교수 세계는 엄청나게 좁고 좁은 바닥이다 보니 원래 서로 다 안다. ㅡ,.ㅡ;; 그분의 아드님이 그 이름도 유명한 카이스트 서 총장이라고 내가 얘기하자 그건 처음 들었다며 놀라셨다.

첫 수업 시간에 언어 현상에 대한 관찰, 가설 같은 걸 강조하실 때부터 알아봤지만, 이분은 사실 이공계 마인드도 투철해 보였다. 수학· 과학 같은 과목도, 좋고 싫고를 떠나서 학교 공부는 시험만 쳤다 하면 다 100점씩 맞았다네.. ㅠㅠ

의대를 생각하기도 했지만 외과 치료가 적성에 안 맞아서 진로를 바꾸셨다고 한다. 이공계 대학원을 갔으면 자기도 서 남표 같은 거창한 사람이 됐을 거라고 웃으셨지만... 선생님, 선생님은 이미 언어학에서도 충분히 넘사벽급 만렙을 찍어 계십니다.
하긴, 언어학 자체가 추상적인 계층으로 들어가면 다 수학, 논리학인 것도 사실이고.

역시 교수 될 사람은 떡잎부터 알아보는 건가 보다. ㅠㅠㅠ
허나, 이분의 고학 시절 회고록은 우리를 숙연하게 한다.

나는 경제, 사회, 정치적으로 불안정하고 억압적인 환경속에서 소년 시절을 보냈다.
일제 강점기, 2차 세계대전, 한국 전쟁 등 교육 환경도 열악했다.
그러나 나는 가난이 무지의 핑계가 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열심히 공부했다.

오늘의 풍요로운 환경을 활용하지 않는 학생들을 볼 때마다 나는 서글프고 안타깝다.
왜냐하면 나는 최상의 조건 속에서 단지 평범함만을 좇는다면 그건 죄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분, 학비 벌려고 백인들에게서 멸시 받으면서 접시 닦던 시절에는 '내가 미국까지 가서 이 짓을 왜 하고 있지? 그냥 돌아가서 한국에서 고등학교 영어 교사만 해도 충분한데' 이런 생각까지 하기도 했다고.2)
그때 학업을 때려치웠으면 오늘의 김 진우 교수는 있을 수 없었을 것이다.

서 남표 총장도 미국의 고등학교와 MIT 학부 시절에 자기 말마따나 호스로 물 쏟아붓듯이 밀려드는 학교 수업 물량 공세에 미칠 지경이었다고 한다. 물론 그 사람도 고학을 했으며, 그 당시엔 요즘 같은 자살 따윈 생각할 겨를조차 없을 정도로 바빴댄다.

이런 걸 생각하면 옛날과 지금의 환경을 어떻게 하면 좀 더 객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교통과 통신 기술의 발달, 정보 접근성의 평등, 물질적인 풍요 면에서는 과거보다 확실히, 월등히 더 좋아졌다. 이는 본인의 세대가 우리 부모 세대에 고마워해야 할 사항이다.

그러나 그런 사회 시스템이 갖춰진 대신에 신세대들이 치르고 있는 보이지 않는 대가도 있다.
과연 요즘 대학은 옛날 정도의 고학으로 학비 조달이 가능할까?
개천에서 용 날 수 있는 가능성이 옛날과 지금을 비교하면 과연 어떻게 될까?
“미국은 자녀 나이가 18세만 되면 부모가 경제 지원을 딱 끊어 버리는데, 한국은 무슨 부모가 결혼한 자녀의 집까지 마련해 줘야 하나? 나약한 것들..” 이렇게 생각하는 분이 있을지 모르겠는데, 과연 요즘 월급 모아서 집 사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어느 쪽 말도 일리가 있는 면도 있고, 어느 쪽 말도 좀 어폐가 섞인 비약도 있어 보인다. 그 중 어느 게 더 설득력이 있는지는 내 능력으로는 더 결론을 못 내리겠다.
본인 세대가 부모 세대보다야 고생을 모르고 편하게 자라고 나약한 면모가 있을 수는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기성세대가 까는 것만치 그렇게까지 개념 없고 구제불능도 분명 아니다. 그들도 다 자기 살 길 찾아서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으며, 정말 어지간히 어려울 때 자살하는 건 아니라는 걸 알아야 할 것이다. 아무리 찾아봐도 사회 구조적으로 답이 안 보이니까.. -_-;;

세대간의 갈등을 해소하고 사회 구조에 대한 괜한 피해· 비관 의식을 불식시키려면 이런 사회 구조에 대한 본질적인 고찰도 한번쯤 필요한 것 같다.

김 진우 교수 얘기하다가 갑자기 얘기가 옆길로 많이 샜네..;;
아무튼 저분은 천재에다 노력형... 뭐 더 말이 필요없는 타입 되시겠다. 그저 존경스러울 뿐.
나도 좀 불안한 진로를 가고 있고 학교와 회사 같이 하느라 힘들긴 하지만, 내가 정말로 도저히 못 견딜 정도로 힘든 상태인지는 다시 생각을 해 봐야겠다.


Notes:
1) 재미있게도, 분야만 다를 뿐 출신 학교가 거의 같은 동명이인이 존재한다. 연세대 경영학과 졸업 후 UCLA에서 경영학 석사, 그리고 나중에 카네기 멜론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가 된 김 진우 교수도 있다. 정말 헷갈리기 쉽겠다. -_-; 물론 경영학과 교수는 언어학 김 진우 교수보다는 훨씬 젊은 분이다.

2) 여담으로, 유학을 갔다 온 건 아니지만 카이스트에도 좀 비슷한 위상으로 신분을 바꾼 분이 계신다. 기초 필수 영어 과목과 교양 영문학을 가르치는 인문 사회 과학부의 이 수현 교수인데, 무려 15년 가까이나 중등학교 영어 교사로 재직하다가 홀연히 부산대 대학원에 진학하여 영문과 박사 학위를 받고 카이스트 교수로 부임..;; 지금은 역시 만렙 찍은 후 이미 명예교수가 되셨다. 그 나이에 교사에서 교수로 업글한다고 해서 돈· 시간 면에서는 그리 메리트가 없을 텐데 정말 공부 그 자체가 좋아서가 아니라면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것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1/06/17 19:18 2011/06/17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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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주의사신 2011/06/18 09:27 # M/D Reply Permalink

    세상에는 참 대단한 사람이 많이 있습니다.

    Lua 만드신 분(호베르토 이에루자림스키 - Roberto Ierusalimschy)은 1986년에 PUC-Rio에 정보학 학부에 입학하여 1990년에 정보학 박사를 따셨다는군요.


    김 교수님도 참 대단하신 분이시네요.

    1. 사무엘 2011/06/18 21:56 # M/D Permalink

      남들은 학부 졸업할 시간 동안 박사를... ㅡ,.ㅡ;;
      그 사람들은 자기 연구할 걸 열심히 해서 학위를 받은 거도 우리는 우리 할 일만 열심히 하면 되죠.
      그런 의미에서 저도... ㄲㄲ

      http://moogi.new21.org/tc/424 철도와 도로의 커브
      짤방 듬뿍 추가!
      위성 사진에다 원을 직접 그려서 대조까지 함으로써 경부 고속선의 회전 반경은 진짜 R7000임을 입증했습니다.
      신경주-울산 사이의 커브가 좀 급격하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딱 R7000이더군요.

      http://moogi.new21.org/tc/308 외갓질 가는 길목에 세워진 추모비
      현장에서 직접 찍은 묘지 사진도 추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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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를 떠난 교수들 외

본인이 학부를 졸업한 후, 카이스트는 서 남표 총장을 주축으로 하여 내부 시스템이 굉장히 많이 바뀌었다. 나 같은 학생에게 굉장히 불리하게 바뀐 제도도 꽤 되기 때문에, 병특도 휴학이 아니라 일찌감치 졸업을 해 버리고 간 것을 본인은 천만다행으로 생각한다. -_- (본인은 최 덕인· 홍 창선 원장에서 시작해서 러플린 총장으로 끝난 세대이다.)

본인의 전공인 전산학과의 경우, 시간이 흐르면서 그때 조교수였던 분이 부교수가 되고 부교수가 드디어 정교수로 진급해 있는 것을 홈페이지를 통해 보곤 했다. 또한 ICU가 진통 끝에 카이스트와 결국 합병되면서, 그쪽 인력의 유입으로 인해 예전에 못 보던 교수들 얼굴이 크게 늘었다. 정보통신부가 없어진 게 크게 작용했으리라.

200X년도에 스탠퍼드, MIT 등 굴지의 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곧장 카이스트로 온 젊은 신임 교수들을 보면 부럽기 그지없다.
하지만 이제는 교수가 돼도 정년 보장이 옛날만치 쉽지 않고, 주변에 온통 널린 게 천재들 뿐이니 연구 실적에 대한 스트레스도 만만찮을 것이다. 서 총장이 학생뿐만 아니라 교수들도 엄청 쪼아대고 있다는 소문은 익히 들었다.

그래서인지 어느 샌가 카이스트를 떠난 교수도 보인다.
얼마 전엔 우연히 졸업생 조회 웹사이트에서 본인의 이름을 검색해 봤다.
그랬는데, 본인의 학부 졸업 논문 지도교수였던 분이 지금은 카이스트 교수 명단에서 보이지 않았다.

뭐, 학부 졸업 논문은 진짜 형식적이었고, 교수님이 내 리포트를 읽어는 봤을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얼렁뚱땅 통과가 되긴 했다. 그래서 요즘은, 학부 수준에서는 졸논을 좀더 실무 위주인 현장 실습이나 졸업 프로젝트로 대체하는 게 카이스트를 비롯한 국내 대학들의 전산과의 추세이다.
처음에 본인의 지도교수는 다른 분이었는데, 나중에 졸논을 쓸 무렵에 여차여차 하다 보니 저 교수로 바뀌었다. 어째서 하필 그분으로 배정됐는지는 그 과정에 대해서는 지금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좀더 검색을 해 보니까, 그 교수님은 고려대로 전근을 가 계셨다. 오홋;;;
호기심에 옛날 교수들 검색을 더 해 봤는데, 굉장히 놀라운 결과를 발견했다.

성균관대에 전직 카이스트 교수가 네 명이나 있었기 때문이다. 2008~09년 무렵에 한꺼번에 저기로 간 것이었다. 본인은 학부 시절에 그 교수 4인 중 3인의 수업을 들은 적이 있다.

어이쿠, 게다가 이것도 나 혼자 뒷북이었다. 성균관 대학교는 스마트폰 열풍 속에서, (그리고 아마도 이 건희 본좌님의 입김으로) 소프트웨어학과를 신설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하드웨어인 반도체에 이어서 소프트웨어까지 특성화?? 본격 IT 대학으로 거듭나려는 듯. 그리고 그 과정에서 성대는 카이스트 전산학과 교수를 한꺼번에 네 명이나 스카웃해 갔으며, 이것은 이미 그 당시에도 큰 뉴스거리로 떠올랐다고 한다.

아마 대전 생활에 신물을 느꼈거나, 서 총장의 정책이 마음에 안 들거나, 반대로 성균관대의 파격적인 처우 제안에 끌렸거나... 그런 이유로 인해서 그분들이 전근 간 게 아닌가 싶다.

덧붙이는 말:

1.
본인은 군대를 현역으로 갔다 오지 않았고 병특 중에도 딱히 군대와 관련된 안 좋은 일을 겪은 적은 없기 때문에, 군대에 다시 끌려가는 꿈-_-;;; 같은 건 안 꾼다.
하지만 한때는 아래와 같은 판타지 같은 꿈도 자다가 몇 번 꾸긴 했다.
- <날개셋> 한글 입력기로 ISEF에 또 출전하는 꿈 (10년 도 더 전 일을..;; ㅋㅋㅋ)
- 병특을 마친 뒤에 카이스트로 3년 만에 복학하여 졸업 이수 요건 채우느라 고민하는 꿈 (아놔 나 3년 전에 졸업했어-_-)

2.
본인은 주임 교수가 국문과 소속인 협동 과정 대학원에 갔지만 학위 논문의 지도교수는 국문과가 아닌 컴퓨터과학과(전산과의 연세대 학과 명칭) 교수가 될 공산이 크다. 그래서 이곳의 교수들은 어떤 분이 있는지 틈틈이 찾아보고 있다. 본인의 코스와는 정반대로 학부는 연세대에서, 석· 박사를 카이스트에서 마친 교수가 한 분 계시는구나. 뭐 학번 차이는 본인과는 이미 까마득한 수준이지만 말이다.;;
내년부터는 국어학뿐만 아니라 컴퓨터과학과의 대학원 수업도 들을 예정이다. 본격 공학관에도 드나들게 되겠구나.

3.3.
그나저나 내 홈페이지 메인의 공개 사진을 바꿀 때가 되긴 했다. 공중파 TV에 출연한 화면이고, 분장도 아주 잘 돼 있는 데다 자막 내용-_-까지 여러 모로 아주 간지나는 모습이긴 하나.. 벌써 5년도 더 되어 너무 오래 됐고, 결정적으로 본인은 이제 카이스트 학생이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TV에 출연한 게, 2006년에 한글 관련 다큐에 출연한 게 마지막이니, 다음엔 철도 관련 다큐에서.. (ㅎㄷㄷㄷ) 자막은 당당하게 '연세대 언어정보학과'라고 말이다. 그런 화면이라도 하나 만들어야 할 듯.

그래도 대전과 카이스트도 언제까지나 내게 제 2의 고향과 같은 곳으로 남을 것이다. 일반 대학들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카이스트만의 그 학교 분위기와 프라이드(불이 꺼지지 않는 연구실-_-)는 개인적으로 참 좋아했다.

Posted by 사무엘

2010/10/19 09:39 2010/10/19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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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주의사신 2010/10/19 16:04 # M/D Reply Permalink

    저는 그 방송을 TV로 직접 봤습니다.

    옛날 그 사이트 돌아다니다가,

    "어, 그 분 사이트였네!"

    하고 놀랐던 기억이 나네요.

    1. 사무엘 2010/10/20 00:02 # M/D Permalink

      음, 저는 그 뉴스를 왜 못 봤는지 궁금합니다. ^^;;

    2. 주의사신 2010/10/20 08:03 # M/D Permalink

      제가 이야기한 방송은 스펀지 "세벌식" 방송을 의미합니다... 제 댓글을 다시 읽어보니 오해의 소지가 있네요...

      스펀지 그 방송 보면서 '세상에 그걸 두벌식과 세벌식을 다 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니'라는 생각을 해 봤던 기억이 납니다.

      어 오타났다 하는 기억도 나고요.

  2. Azurespace 2010/10/20 01:19 # M/D Reply Permalink

    제가 반도체과에서 소프트웨어를 주로 하는 학생 중 하나인데

    이러다 군대 다녀왔더니 소프트웨어 커리큘럼 싹 사라져 있는 것은 아닐지 걱정 중입니다.

  3. 다물 2010/10/20 10:30 # M/D Reply Permalink

    2006년에 나온 방송은 아래 연결에서 볼 수 있습니다.(3개인데 어디에 나온지는 안적겠습니다. 그래야 전부 보실테니)

    잘 보시면 용묵님 옆에 저도 있습니다.(1초나 되려나? 아마 이때가 직접 본건 처음인거 같네요)

    http://www.assembly.go.kr/brd/formation/last_pro_vw.jsp?programId=181

    참고로 연결된 곳은 국회방송이고 실제 방송은 아리랑TV하고 국회방송으로 나갔다고 들은거 같네요

  4. 사무엘 2010/10/20 18:32 # M/D Reply Permalink

    주의사신/다물: 언젠가 철도 음악을 채보한 사람이 있다~ 음악이 철도 매니아를 만들었다 ... 이런 걸로 스펀지나 '세상에 이런 일이' 프로 같은 데에 제가 출연하는 날이 올지도.. ㄲㄲㄲㄲ
    저는 세벌식과 두벌식 모두 손이 허용하는 최고 속도로 칠 수 있습니다. 병목 지점은 머리가 아니라 전적으로 체력과 손동작이라는 뜻. 아무 편견이나 차별 없이 진짜 공 병우 세벌식이 구조적으로 표준 두벌식보다 더 빠르고 치기 수월합니다. 그런데 그 공 병우 타자기는 세벌식이긴 하나 세벌식 최종 배열은 아니기 때문에, '대한민국' -> '기한맨둡'(이렇게 세벌식 최종 방식으로 쳐야 타자기 방식으로 '대한민국'이 찍힘)으로 글자를 바꿔 놓고 쳤던 게 묘기였죠.
    ^^

    Azurespace: 으음 설마 그럴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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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달의 각종 잡설

1.
요즘 컴파일러는 참 똑똑하긴 하다.
release 빌드로 만든 exe/dll을 우연히 디버거로 들여다봤는데, 예상보다 함수 인라이닝을 상당히 더 적극적으로 해 놓은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심지어는 static 라이브러리 안에 들어있고(즉, 템플릿처럼 컴파일 때 매번 함수 몸체가 include되는 것도 아니고, 링크할 때가 돼야 정체가 알려지는...;;)
statement가 4~5개 정도 있던 함수도 함수 몸체 전체가 인라이닝되어 호출되는 곳에 일일이 포함되어 있었다. 인라이닝될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않았던 함수인데 말이다. 또한 FM대로 하는 전통적인 C/C++의 컴파일-링크 구조로 볼 때에도 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러니까 exe/dll 사이즈가 꽤 커졌겠구나 싶었다.
사실, 요즘 컴파일러들은 단순히 '빠르게 최적화'를 넘어서 번역 단위(translation unit), 쉽게 말해 오브젝트 파일의 경계를 넘나드는 전역 최적화라든가 심지어 프로파일 기반 최적화 기법도 제공하고 있다.
그런 것까지 동원해서 변태적인 튜닝을 하고 나면 코드의 크기가 대체로 더 커진다. 그렇게 커지는 건 대체로 인라이닝 때문이다.

그나저나, 개발 중인 ngs3.dll (날개셋 한글 입력기 커널)의 600KB 돌파 경축~~ ㅋㅋ

2.
그러고 보니, 웹에서 그림을 실제 크기와는 다르게 확대/축소해서 표시할 때 안티앨리어싱을 하기 시작한 게 IE8부터이구나!
8이 7에 비해서 바뀐 게 뭐가 있는지 도통 궁금했는데 아주 중요한 게 하나 개선됐다.
왜 진작에 이렇게 조치를 안 취했는지 모르겠다. 훨씬 더 보기 좋다.
예전에는 IE에서 축소된 그림은 보기가 굉장히 흉측했었다. 8 쓰다가 다시 7을 써 보니까 바로 티가 난다. 집 컴도 인터넷 뱅킹만 이상 없이 되면 8로 업글을 할 텐데.. 아직 7 쓰고 있다.

한편, 모 웹사이트는 표 안에 <tr><p></tr>라는, 문법에 어긋나는 HTML 코드가 들어있었다.
지금까지 IE는 이런 웹사이트도 그냥 알아서 봐 주고 제대로 표시해 줬다.
그러나 여타 브라우저라든가 IE8에서는 이 표의 레이아웃이 깨진다. '호환성 보기' 옵션을 켜야만 옛날처럼 보인다.

IE가 ActiveX 말고도 지금까지 무엇 때문에 욕 얻어먹었는지를 짐작케 하는 대목 같다.
특히 구닥다리 IE6은 오늘날 최소한 개인용 컴퓨터 환경에서는 거의 다 사라지지 않았나 싶다.
이제 아직까지 IE6이 쓰이는 곳은, 개인의 권한으로 웹브라우저를 바꿀 수 없는 피씨방, 공공장소의 컴퓨터밖에 없지 싶다. 그런 곳에는 아직도 IE6이 널렸으며, 이제 IE6 퇴출 캠페인은 개인 사용자가 아니라 그런 공공장소를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해야 할 것 같다. ^^;;

3.
연세대는 정문에 들어서면 쭉 큰길이 나 있고 중앙 지점에서 Y자로 길이 두 갈래로 갈라진다. 그런데 남쪽의 정문, 남서쪽의 쪽문, 그리고 북동쪽의 동문, 북쪽에 있는 기숙사 구도는 카이스트의 지리 구조와 무척 비슷해서 동질감이 느껴졌다.
월요일이 아니라 언제나 3월 1일이나 9월 1일 이후에 개강하는 것도 카이스트와 동일하다.

재미있는 차이점을 말하자면, 교시라는 개념이 있고 수업 시간이 무조건 n시간 단위로 떨어진다는 것. 카이스트는 딱히 교시가 없고 3학점짜리 학부 수업이라면 90분씩 두 번도 한다. 그러나 연대는 1시간과 2시간 이런 식이다. 그런 체계는 학부 시절에 보지 못했다.
또한 연대에서는 여러 식당에서 밥을 먹어 봤지만, 메뉴 자체가 여러 종류가 있어서 그것만 고를 수 있지 카이스트의 학부 식당처럼 반찬을 내가 일일이 골라서 선택한 반찬별로 돈을 내는 식당은 못 봤다.

Posted by 사무엘

2010/10/12 17:15 2010/10/12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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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http://singleheart.myid.net/ 2010/10/12 18:32 # M/D Reply Permalink

    3. 저희 학교도 연대처럼 1시간과 2시간 같은 체제였다가 10년쯤 전에 75분 수업을 도입하고 n.5교시라는 개념을 만들었습니다. 말할 때는 주로 시간으로 얘기하지만 가끔 교시도 써요.
    카이스트 카페테리아는 예전에 가 봤습니다. 여기도 그런 식당이 서너 군데 있었는데 점점 줄어들어서 지금은 하나만 남았더군요. 참 좋은 제도인데 수익은 별로 안 나나 봅니다.

    1. 사무엘 2010/10/13 08:32 # M/D Permalink

      아하, 그렇군요. (오랜만입니다. ^^;;;)
      반찬을 일일이 고르는 방식은 금액 계산이 힘들고 반찬별 수요 예측이라든가 식당의 입장에서 뭔가 번거롭기도 해서 없어지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2. 김재주 2010/10/13 13:33 # M/D Reply Permalink

    날개셋이야 윈도 95까지 지원하는게 장점이니 적용할 수야 없겠지만 현대 컴파일러들은 아예 instruction set까지 선택할 수가 있죠. 펜티엄 4 이상에서 실행되는 명령어, i3 이상에서 실행되는 명령어 이런 식으로...

    이렇게 하면 그 인스트럭션들을 지원하지 않는 CPU에서는 실행조차 할 수 없지만, 지원하는 CPU에서는 속도가 크게 향상되죠.


    그래서 firefox 같은 오픈 소스 프로그램들은 자기가 직접 CPU에 맞게 다시 컴파일해서 쓰는 사람들도 있고요.

    1. 사무엘 2010/10/13 19:58 # M/D Permalink

      날개셋은 무슨 덩치 큰 업무용 프로그램이나 게임 부류가 아니고, 95 이후의 운영체제의 모든 문자 입력 계층을 마스터하여 운영체제 최하단에 밀착해서 돌아가는 기본 소프트웨어라는 특성상
      기괴할 정도의 범용성을 자랑합니다.
      하지만 64비트 바이너리와, 64비트 에디션에 같이 포함된 32비트 바이너리는.. 꽤 최신 CPU 기준으로 최적화해서 빌드해도 될 겁니다. ^^

  3. 맑아릿다 2010/10/14 01:36 # M/D Reply Permalink

    고대 교직원식당에서는 자기가 반찬 골라서 반찬별로 돈 내고 먹어요
    이것도 맛있겠다 저것도 맛있겠다 이러고 집었는데 전부 맛없어서 시ㅋ망ㅋ

    1. 사무엘 2010/10/14 11:57 # M/D Permalink

      ㅋㅋㅋㅋ 고려대 가 보셨군요.
      저도 학부 시절에 학술대회 참석하느라 간 적이 있는데 그게 벌써 7년 전 일..;;
      이곳 교직원 식당은 아예 식당 웨이터 식 아니면 자율 배식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어쨌든 반찬별로 돈 내는 방식은 아니었지요.

  4. 김수구 2010/10/15 18:55 # M/D Reply Permalink

    브라우저를 구글크롬으로 바꿔보았습니다.
    이유는 요즘 이상하게 느려지는데 무슨 버그 같아서요.

    크롬을 쓰니까 그 문제는 해결되었는데
    인터넷뱅킹이나 카드결제가 되지를 않는 군요... 쩌비....
    날개셋은 크롬에서도 잘 되는 것 같고요.

    1. 사무엘 2010/10/15 21:57 # M/D Permalink

      으악, 선생님을 정말 얼마 만에 여기서 뵙는지.. 반갑습니다. ^^;;;
      크롬은 IE보다 새 탭 열 때의 반응(Ctrl+T)과 첫 로딩이 확실히 빨라서 좋더군요.
      인터넷 뱅킹의 경우는 같은 IE조차도 7은 되는데 8이 안 되는 경우가 있어서 GG;;
      MS에서 만들지 않은 프로그램이 IME 쪽을 까다롭게 건드릴 일은 거의 없으니 제 입력기가 문제가 있지는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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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철도 생각

1. 대학원 생활과 철도

연세대 안에서 문과 대학에 속하는 위당관, 외솔관 같은 건물은 정문에서 꽤 멀리 떨어져 있다.
그런데 밖이 아주 조용할 때는, 정문 근처의 경의선 철길로 열차가 지나가는 소리가 어렴풋이 그 먼 곳까지도 들린다.
물론 새마을호나 KTX 같은 열차의 소리는 어림도 없고, 디젤 기관차 소리만 들을 수 있다.

지금까지 철도가 소음과 진동의 대명사라는 오명을 뒤집어쓴 게 이런 이미지 때문이었을 것이다.
하긴, 디젤이면 그나마 양반이지 증기 기관차 시절에는 열차가 지나가면서 주변에 끼치는 side effect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뿜어져나오는 연기가 아주 그냥..;;
"이 친구, 기차 화통이라도 삶아먹었나?"라는 말이 그냥 생긴 게 아니었다.

일산에서 통학하는 대학원 선배가 계셔서 그분께 "경의선 서울-수색 구간은 운행을 마친 일반열차들이 회송하는 경로이기 때문에 선로 용량이 부족해서 전철이 1시간에 1대꼴로밖에 못 다닙니다"라고 말씀드렸더니

자기는 그 사실을 처음 알았다고 놀라워하셨다. 열차가 왜 이렇게밖에 안 다니는지 궁금했고 불편했더랜다. 사실, 연세대 학생 중에도 자기 학교 정문 앞에 있는 철길이 경의선인 줄 모르는 사람이 꽤 있다. 서울이나 용산역에서 운행을 마친 여객열차들이 회송하는 경로라는 것도 다들 처음 듣는다는 반응.;;

언젠가 학교에서 경의선 열차로 서울 역에 간 후, 거기서 바로 열차를 타고 대전이나 경주로 가 보고 싶다. 그럴 일도 언젠가 분명 생기게 될 것이다. ^^

그나저나 연대 정도면 지하철 역에서 그렇게 멀지는 않아서 괜찮겠다고 생각했는데.. 부질없는 생각이다.
강의실이 정문에서도 워낙 멀어서.. 결국은 어차피 셔틀버스 타게 되더라. ㅋㅋㅋ 셔틀버스 타고 매일 독립문 구경하면서 등교한다.
학교 지리에 완전 새내기이던 시절에나 신촌 역에서 강의실까지 걸어 다니지, 지금 그 짓을 다시 하라면 최소한 혼자서는 못 할 것 같다.

끝으로, 좀 엉뚱한 상상.
(1) 내가 만약 지금 같은 과가 아니라 이공계 대학원 진학을 선택하고 (2) 카이스트나 서울대를 가지 않고 유학도 가지 않는다면,
내가 가게 됐을 가능성이 높은 곳은 단연 포항공대일 것이다. 서울도, 대전도 아니라면 고향과 가까우면서 가격 대 성능이 뛰어난 학교가 단연 저기였을 테니까 말이다. 집에서 CDC 타고 다니며 통학하거나 아니면 아예 운전을 하겠지.;;

하지만 둘 다 본인의 성향상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고, 또 지금은 KJV를 믿는 지역 교회가 필요하고 게다가 철덕 기질(우리나라에서 서울과 수도권만치 철도 교통이 발달한 곳은..;)까지 있다 보니 서울 밖으로 나갈 수가 없어지는 중이다.

2. 철도는 웰빙 고품질 교통수단

본인은 지금까지 강북, 강남, 심지어 분당에 이르기까지 집에서 10~25km 정도 떨어진 다양한 곳을 나름 출퇴근 경로로 왕래한 경험이 있다. 물론 어느 곳이든 주된 출퇴근 교통수단은 지하철이지만 아주 가끔 버스도 이용해 봤다.

버스와 지하철 중 더 빠른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이 지하철이다.
그런데 어느 정도 시간 차이가 나냐 하면, 지하철을 탔을 때 문에서 문까지 걸리는 전체 소요 시간과, 버스를 탔을 때 버스 안에서 순수하게 보내는 시간이 비슷하다. 즉, 버스를 타면 버스 정류장까지 가는 시간과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 버스에서 내려서 목적지까지 가는 데 걸리는 시간이 지하철을 탈 때에 비해 추가로 더 걸린다는 뜻이다.

그래도 버스는 일반적으로 지하철보다 훨씬 더 가까운 곳에서 타서 목적지에서도 더 가까운 곳에 내린다. 또한 계단을 오르내리는 게 없고, 지하철로는 한두 번 갈아타야 하지만 버스로는 한번에 가는 노선이 존재한다. 실제로 본인의 집에서는 논현을 경유하여 강남 역까지, 그리고 분당 야탑과 서현까지, 게다가 심지어 학교까지도 환승 없이 바로 가는 버스가 모두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도는 일반 도로 교통수단에 비해 우월하다.
빠르고 대량 수송이 가능하고 정시성이 뛰어난 것뿐만이 아니라, 일반 도로 교통보다 훨씬 더 쾌적하고 편한 여행이 가능하다.

철도는 불쾌한 진동, 급가속, 급제동, 급커브가 없어서 멀미를 사실상 전혀 겪지 않는다. 자동차 특유의 차냄새도 없다. 늘 강조하는 말이지만 열차 안에는 안전벨트라든가 구명용 조끼, 구토용 봉투 같은 게 존재하지 않는다!
달리는 버스 안에서는 어지러워서 노트북 작업이나 독서를 할 엄두를 못 내며, 그저 자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열차 안에서는 이동 중에 그런 지적 활동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만치 철도는 시쳇말로 "웰빙 고품질" 교통수단이라는 뜻이다. 철도는 정시성뿐만이 아니라, 탑승자를 덜 피곤하게 만든다는 점에서까지 사람의 시간을 아껴 준다. 도시 철도의 성격을 띠는 지하철은 정차가 굉장히 잦기 때문에 조금만 거리가 멀어지면 의외로 자동차에 비해 속도 메리트가 감소한다. 그러나 저런 편안함 덕분에 시간을 버는 면모도 생각해 봐야 된다는 뜻이다.

쾌적성 면에서는 철도와 비행기가 비슷하게 편하고, 버스와 배가 비슷하게 불편한 것 같다. 물론 비행기도 난기류 때문에 흔들릴 때는 가끔 멀미를 하지만, 버스나 배 수준의 빈도로 발생하는 건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육상 교통수단은 고체 매질과 마찰이 있고 선박도 액체 매질과의 마찰이 있지만, 비행기는 오로지 기체와의 마찰만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철도는 철과 철이 접한다는 특성상 매질과의 마찰이 아주 작으며, 완전히 떠서 달리는 자기 부상 열차는 마찰이 항공 수준과 동일하여 더욱 편안한 여행이 가능할 것이다. ^^;;

3. 열악한 철도 인프라

그런데 문제는 우리나라는 철도 투자에 지금까지 너무 인색했다는 것이다.
일제가 아니라 우리나라가 없던 여객 철도 노선을 완전히 새로 만든 게 얼마나 됐나? (기존선의 개량, 연결, 복선화 같은 거 말고)

가장 시급했던 영동· 태백선 같은 산업선이라든가 6,70년대에 경전선이나 만든 게 전부이다.
고속철은 '빠른 경부선'을 만든 것이나 마찬가지이니 신규 노선이 아니고, 공항 철도나 수도권 전철을 빼면.. 전무에 가깝다.

가령, 일제 강점기 때까지 철도가 없던 충청남도 공주에 철도가 생겨서 새마을호가 다니기 시작했다거나,
하남과 용인에 철도가 들어갔다거나, 대구와 광주가 철도로 연결됐다거나 한 적이 대한민국 역사상 없었다는 소리이다.
그러는 동안 고속도로만 가히 거미줄처럼 촘촘하게 구축되어 가고.;;

그러니 기름 한 방울 안 나는 이 나라에서 사람들이 오로지 자가용이나 고속버스만 생각하게 되고, 철도는 명절에나 생각나는 존재로 전락하고 말았다. 우리나라는 KTX라는 명칭 그 자체가 사실상 경부선이라는 노선과 한국형 떼제베라는 차량 계보를 대표하는 말이지만 일본은 신칸센의 노선과 차량 계보 규모가 가히..;; 이웃나라 일본에서의 철도에 대한 인식과 한국에서의 그것은 가히 넘사벽에 가까운 차이가 존재한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요즘이야 우리나라도 KTX에, KTX 산천에, 누리로에, 공항 철도처럼 다양한 철도 차량이 들어와서 다재다능한 전동차 맛을 보기 시작하는 중이지만 그 전에 우리나라의 철도 인프라는 가히 시간이 정지해 있는 것에 가까웠다. 재래식 기관차+객차 운영 방식은 이제 한계에 도달했고, 앞으로 기관차는 화물 아니면 침대차 같은 곳에서나 보게 되지 않을까 싶다.

Posted by 사무엘

2010/10/06 15:00 2010/10/0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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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다물 2010/10/06 18:51 # M/D Reply Permalink

    처음에 깔때 돈이 많이 드니 문제가 되겠죠.
    일단 깔리기만 하면 그 뒤로는 빠르고, 편리하고 공해 적고, 가격도 싸고(물론 처음에 깔때 나오는 이자 비용은 뺐습니다.)

    1. 사무엘 2010/10/07 12:11 # M/D Permalink

      그러니, 철도는 그만큼 높은 초기 투자비용 때문에 간선 위주로 부설하고, 도로 교통은 철도를 연계하는 보조 지선 위주로 구축하는 게 정석일 겁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간선 현실도 안습..;; 지방으로 갈수록 철도는 열악하기 그지없어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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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 이야기

이미 대문에도 올리고 몇 차례 알렸듯이, 본인은 연세 대학교 대학원에 입학하여 9월 1일부터 수업을 듣기 시작했다. 이쪽 근황에 대해서도 블로그에다 글을 남길 필요를 좀 느낀다.

※ 학교 얘기

보통 대학들은 표어(표어? 교훈?)에 라틴어나 한자 나열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 데에 즐겨 등장하는 '베리타스'(진리)라는 단어는 아예 차 이름으로까지 본격 등장해서 '제네시스'와 맞장 뜨는 중이다.
하지만 성균관대나 육사 같은 곳은 성향상 표어가 응당 한자(한자어도 아니고) 형태. 설마 육사 표어가 "veni, vidi, vici"(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 같은 라틴어 나부랭이이겠는가? ㅋㅋ

그런 학교들 중, 연세대는 기독교 계열 학교가 아니랄까봐, 표어로 간지나게 성경 구절을 쓰고 있다(요 8:32). 사실 성경 자체도 한때는 라틴어로 읽어야 간지 나던 시절이 있었지만, 연세대는 굳이 외국어를 쓰려면 그냥 NIV 성구로 대체하는 듯.

아울러 연세대의 상징 동물은 독수리이다.
딱히 성경적인 의미를 부여해서 독수리로 제정한 건 분명 아니라고 들었다만,
표어가 요한복음 구절이고 요한복음은 에스겔서에 나오는 네 생명체(마;사자, 막;황소, 눅;사람, 요;독수리) 중에 예수님의 신성을 의미하는 독수리와 관련이 있으니... 웬지 묘하게 연결이 잘 됨을 느낀다.
학교의 상징색은 감청색(군청색)이라고 하는데, 서울 지하철 1호선의 노선색과 일치한다. 어??

연세대와 라이벌 구도인 고려대의 상징이 크림슨색 + 호랑이인 건, 워낙 옛날부터 강렬하게 들었기 때문에, 고려대를 전혀 다니지 않고도 알고 있었다. "민족고대" ㅋㅋㅋㅋ 어디서 그런 인상을 받았는지는 의문이다. 하긴, 고려대는 아예 교표에까지 호랑이 그림이 있긴 하다.

※ 과 이야기

본인의 진학 컨셉은 완전 '짬뽕'이다. 문과와 이과 짬뽕. 이론과 실무 짬뽕..;;
계열이 정해져 있는 단과 대학원이 아니라, '언어 정보학'이라는 학과간 협동 과정을 선택했다. 잘 알다시피 국어학과 전산학 연계이다.
대학원은 자기가 공부할 걸 알아서 찾아서 연구하고 논문을 써야 하는 곳인 만큼, 학부와는 달리 학과간의 경계를 넘나드는 코스도 개설하고 있다. 학과간 협동 과정 말고 산학 협동 과정이란 것도 있다.

이공계 대학원에는 한 과 안에 각 교수들마다 자기 전문 분야에 맞게 운영하는 여러 랩(연구실)이 있다. 가령 전산학과 대학원을 예로 들어 보면 그 아래에 데이터베이스 연구실, 컴퓨터 아키텍처 연구실, 네트웍 연구실, 컴파일러 연구실, 컴퓨터그래픽 연구실 등이 있듯이 말이다.
학과간 협동 과정은 각 과들이 그렇게 특화된 연구실과 같은 위상을 지닌다. 언어 정보학, 비교 문학, 언어 병리학 등.

본인이 간 이 대학원은, 학부를 본인과 같은 경로로 거친 사람이 흔히 선택하는 진로는 아니다.
좀 의외로 들릴지도 모르지만, 진로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랩 생활 하는 이공계 대학원은 의도적으로 피했다.
난 논문 쓸 건 이미 다 생각해 놓고 있으며, 대학원에서 하는 공부는 그 연구 아이템에 대한 학문적인 근거와 권위를 부여하는 활동 정도로 하고 싶었다. 그래서 교수 프로젝트가 아닌 내 연구와 내 개인플레이가 main이 될 수 있는 곳을 골랐다.

나는 <날개셋> 한글 입력기를 혼자 만들 정도의 실력을 갖춘 프로그래머치고는 솔까말 의외로 수학이나 전산학이나 전자 공학 덕후가 아니다. 내가 그런 공돌이였다면 어쩌면 철도 공학 연구하러 갔을지도 모를 일.
그렇다고 해서 촘스키 같은 골수 언어학자 기질도 아니고... 난 그냥 우리말과 한글을 컴퓨터로 처리하는 기술을 연구하고 발전시키고 싶어서 이 길을 택했다.
논문 자격 시험도 알고리즘, 운영체제 같은 과목보다 말뭉치 분석, 형태론 같은 과목으로 응시하고 싶어서 말이지.. 그래도 여기는 논문 연구 분야에 따라서 공학 학위도 준다. ^^;;

※ 미래-_-

이공계 대학원은 맨날 랩에 출퇴근하면서 바쁜 대신에, 그래도 교수 밑에서 배우는 것도 많고 각종 기업 등 취업문도 넓은 편이다.
인문계 대학원은 도서관에 틀어박혀 책하고만 싸우면 되고 널널한 대신에, 알아서 부업 뛰면서 학비 벌어야 되고, 취업문 좁고, 잘못하면 평생 보따리 장수 신세를 못 면한다....... 라고

본인은 알고 있었으나, 꼭 그렇지도 않은 듯하다.
"국내" 대학원은 이공계도 열악하기는 마찬가지라고 들었다.
유학파와 국내파 차별이 꽤 심하며, 유학파가 아니면 교수나 대기업 채용에서 완전 국물도 없는 모양이다.

내가 가는 분야는 유학을 갈 필요가 없는 곳이긴 한데, 그만큼 취업문도 좁고 학계 분위기도 아주 폐쇄적일지도 모른다. 게다가 단과를 선택한 게 아니고 협동 과정이다 보니 위상이 어중간하고, 학계로 진출하는 길도 더 좁을지도. 뭐, 그런 고민은 2년쯤 뒤에 석사 마칠 즈음에 박사를 계속 할지, 한다면 어디서 할지를 고민하면서 같이 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석박사 정도 되면, 이제 대학 간판이나 학부 평점, 토익 점수, 해외 연수, 알바 같은 스펙 나부랭이에 연연하는 수준은 넘어서야 한다. 뭘 연구해서 학위를 받았으며 논문 주제가 무엇이냐, 무슨 교수 밑에서 무슨 학파-_-를 계승했나, 학계에서 무슨 활동을 했나가 main이 되어야 할 것이다.
여러 가지 알려진 '오답'들은 잘 피해서 최선을 다해 이 진로를 골랐는데, 이건 또 다른 오답이 아니라 정답이었으면 좋겠다. (현재로서는 정답일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나름 연세대에만 유일하게 존재하는 협동 과정인데 말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0/09/06 09:12 2010/09/06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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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부르심 2010/09/06 18:11 # M/D Reply Permalink

    학교 다니기 시작했구나. ^^ 같은 대학원생이지만 생활 패턴이 완전히 다르네~. 부럽다~.ㅋ

    1. 사무엘 2010/09/06 20:09 # M/D Permalink

      뭐 인문계 식으로 공부해서 이공계 식으로 논문을 쓰는 맞춤형 대학원이랄까..
      그래도 수학식만 없을 뿐이지 국어 문법도 만만찮게 복잡하고 어려워 보이더라.
      내 공부는 내가 알아서 잘 챙겨서 해야지. ^^;;

  2. 맑아릿다 2010/09/07 21:03 # M/D Reply Permalink

    잘 오셨어요:9 전산언어학 분야에선 연대 국어정보학 협동과정이 단연 독보적이니 잘 선택하셨다고 생각합니다. 이공계열 전공하고 그 대학원에 들어오는 학생이 많진 않아도 꽤 있다고 들었어요. 언어학 쪽이야말로 여러 가지 전공의 콤비네이션이 절실히 필요한 곳이지요.OTL 난 뭐지ㅠㅠㅠㅠㅠ

    오늘 말뭉치언어학연습 수강으로 바꿨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청강 허락할지 말지 고민이라고 하시다니 그런다고 내가 질 줄 아시는감ㅋㅋㅋ

    1. 사무엘 2010/09/07 23:18 # M/D Permalink

      저의 학부 모교야 모든 이공계 학생들의 선망의 대상으로 익히 알려져 있고, 거기에 제가 들어간 과정이 레전드-_- 수준이었습니다. (이 블로그의 9월 3일자 특집글 참고 ㄲㄲ) 즉, 그때는 HOW가 중요했죠.
      그러나 대학원은 사정이 다릅니다. 지금까지 쌓아 놓은 밑천이 많으니, 목표로 정한 학교에 들어가는 과정은 어려운 게 없었습니다. 그러나 어느 학교 무슨 과를 갈지 고르는 것 자체가 고역이었고 학부 때보다 훨씬 더 고민 많이 하고 애썼죠. 이제는 WHAT이 중요해진 셈입니다.

      낯선 학교로 진학했지만, 맑다 님 같은 학문의 동반자가 있어서 참 든든합니다. ^^;;
      한느님의 수업 수강에 성공하신 것 축하. ㅋㅋㅋㅋㅋㅋㅋㅋ
      내년에 대학원 가더라도 저랑 겨우 한 학기밖에 차이 안 날 텐데, 기회 되면 우리 과 사람들도 소개해 줄게요. 이미 언정원하고도 인연이 있으시니. ㅋㅋㅋ

  3. 나그네 2010/09/14 12:00 # M/D Reply Permalink

    저는 개인적으로 김 용묵님을 알고 지내지는 않지만 축하드립니다. 논문자료수집 천천히 하시면서 대학원 생활 잘 지내시길 바래요.

    1. 사무엘 2010/09/15 09:16 # M/D Permalink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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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를 명절 때에나 떠오르는 4대 교통수단 중 하나로만 아는 것은, 예수님을 사대성인· 성인군자 중 하나로만 아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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