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과거 2010년대 초에는 제로보드 4를 쓰지 말자, IE6을 쓰지 말자, ActiveX를 퇴출시키자 이런 운동이 벌어졌다. 그때는 같은 PC 안에서 Windows에 종속되지 말고 맥, 리눅스까지 잘 지원하는 웹 표준을 지키자는 게 아젠다였다.

그러다가 2010년대 중반부터는 구시대 관행들이 추가적으로 없어지는 게 눈에 띈다. 웹 상으로 주민 등록 번호 13자리 전체를 수집하는 게 금지되었으며, 기술적으로는 영원불변할 것만 같던 플래시마저 웹에서 퇴출 수순을 밟고 있다. 이건 PC 운영체제 간의 연동이 아니라, PC와 모바일이라는 상이한 플랫폼 간의 연동이 아젠다이다. (플래시 없이 현란한 광고 애니메이션은 어째 만드나 싶다.)

사실, 기술과 이론만 따지자면야 모바일에서도 플래시를 지원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플래시는 근본적으로 현란한 벡터 애니메이션을 출력하려고 만들어진 물건이니 설계 이념이 딱히 화면 작고 전력 소비에 민감한 모바일과는 친화적이지 않다. 기기와 무관한 접근성의 보장이라는 웹 표준과도 어울리지 않는다.

더구나 플래시도 따지고 보면 그 본질은 3rd-party plug in이고 IE의 용어로 표현하자면 ActiveX의 일종이긴 했다. 플래시를 집어넣을 때 쓰는 태그가 여느 ActiveX 컨트롤을 집어넣을 때 사용하는 태그와 다를 바 없다. 다만, 얘는 독보적으로 너무 유명하고 널리 쓰이다 보니 타 ActiveX와는 지위가 다른 예외적인 물건으로 취급되어 왔을 뿐이다.

그러니, 좀 웹 표준을 어겨도 PC에서는 큰 문제가 되지 않던 것이 완전히 차원이 다른 컴퓨팅 환경인 모바일에서는 더욱 부각되게 되었다. 거기에다 보안 문제도 불거지고, 또 모종의 이유로 인해 아이폰 제조사인 애플과 플래시의 제조사인 어도비가 사이가 나빠지는 악재까지 겹치면서 플래시는 인터넷에서 퇴물로 전락했다. 급속도로 몰락의 길을 가게 됐다.

플래시가 독자적으로 제공하던 고급 기능들은 그냥 웹브라우저가 직통으로 지원하는 HTML5 표준으로 몽땅 이동했다. 인터랙티브하게 싹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웹사이트 메뉴, 인터랙티브한 게임, 간단한 이미지 편집 등등이 몽땅 말이다.
Chrome 브라우저의 경우 플래시는 자동 실행은 개뿔 물 건너 갔으며, 사용자가 수동으로 켜 줘야만 실행되는 legacy가 됐다. 음.. 예전에 흑역사로 사라졌던 MS Office의 길잡이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웹 환경이 이렇게 변할 줄이야..

2.
인터넷 IPv4 주소 고갈과 주소 할당 중단은(이미 2011년의 일임!) 마치 유니코드에서 BMP 영역의 고갈과 비슷한 성격의 현상 같다.
결국 요즘 사람들은 대부분 공유기를 사용해서 인터넷을 하고 고정 IP라는 개념이 사실상 없어졌는데,
공인 IP와 사설 IP가 따로 노는 것 때문에 계층이 좀 헷갈리고 복잡해지고 골치 아파진 것도 있다. 이건 마치 분당선 서현 역이 지하철 출구 번호(안)와 백화점 출구 번호(밖)가 서로 완전히 따로 놀아서 위치 식별이 어려운 것과 비슷한 양상이다.

초기에 설계되었던 공인 IP 주소 영역들을 보면 class A~C 이런 거 말고도 공유기를 위한 영역을 따로 떼어 놓은 게 있는데.. 이게 유니코드로 치면 UTF-16에 존재하는 surrogate와 개념상 정확하게 일치한다. (처음엔 유니코드에 UCS2만 있었지 UTF-16 같은 게 있지는 않았듯이, IP 주소도 처음부터 공유기 영역에 있지는 않았었다.)
아니, 애초에 유니코드가 없던 시절에 지원 글자 수를 늘리려고 사용하던 multibyte, lead byte, tail byte 따위와도 비슷한 개념이라 볼 수 있다.
또는 16비트 시절의 far pointer하고도 비슷하고 말이다.

결국 32비트, 64비트, IPv6처럼 본질적으로 더 우월하고 넉넉하고 나은 것, 완전한 것이 오기 전에 컴퓨터에서 불완전한 것으로 임시땜빵을 하는 방법은 분야를 불문하고 방법론이 다 비슷해 보인다~!

3.
예전에 PC에서는 ICQ, MSN, 그리고 국내 한정으로 네이트온 같은 온라인 메신저가 있었다. 얘들은 시대가 시대이다 보니 PC 전용이었는데, 2010년대 들어서는 다들 망하고 스카이프만이 MS에 인수되어 살아 있는 듯하다.
2010년대에는 카카오톡이 스마트폰 앱과 PC 통합으로 메신저 시장을 사실상 평정했다. PC는 사람이 기계가 있는 곳으로 가서 기계의 전원을 넣어야만 쓸 수 있는 반면, 스마트폰은 365일 24시간 내내 켜져 있으며 사람이 늘 들고 다닌다. 이런 결정적인 차이로 인해 카카오톡은 과거의 메신저와는 달리, 자기 상태를 표시하는 기능이 없다~! (available, away, out to lunch 같은)

카카오톡은 PC용이 있기 때문에 PC와 모바일을 지원한다.
한편, SNS 웹사이트로 출발한 페이스북도 메신저 기능이 있으니, 모바일과 '웹'을 지원하는 셈이다.
예전에 잠시 있었던 Google Talk은 PC용 프로그램, 모바일용 앱에다가 gmail 같은 Google 계열 사이트에서 실시간 대화도 지원하여 드물게 PC, 모바일, 웹을 모두 커버했던 걸로 기억한다.
이렇게 애플리케이션들이 실행 양상이 다양해지고 있는 게 흥미롭다.

그리고 2010년대부터는 웹 자체도 사용자 상호작용과 반응성이 워낙 좋아진 관계로 PC용 네이티브 프로그램까지는 몰라도 모바일 앱의 정체성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
물론 기기의 물리적인 기능에 아주 특화된 기능이라든가 방대한 게임 같은 건 모바일 기기에서 직통으로 돌아가는 프로그램이 필요하겠지만, 단순 서버와의 교신과 정보 공유, 조회, 열람이 목적이면 웹 페이지와 자바스크립트 자체를 그냥 기계와 운영체제를 초월한 통합 GUI 플랫폼으로 쓰지 말라는 법이 없게 되는 셈이다.

순수 웹 애플리케이션은 서버 주소만 알려주면 앱스토어 심사 같은 것도 필요 없고 곧장 배포가 가능하다. 웹 전체를 검열하는 빅 브라더 같은 건 세상에 존재하지 않으니 말이다.
그러나 웹을 기반으로 안드로이드와 iOS를 모두 통합하고, 부분적으로 각 모바일 플랫폼에 종속적인 코드를 끌어다 쓸 수 있는 형태인 '하이브리드' 앱이 있다. 그리고 그런 걸 만들어 주는 프레임워크도 있다. qt가 PC에서 Windows/리눅스/macOS 통합이라면, 아이오닉 같은 모바일 프레임워크는 안드로이드/iOS 통합인 셈이다.

'아이오닉'은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이름이기도 한데 컴퓨터에서도 나름 하이브리드 모바일 프레임워크의 이름이구나(비록 영어 철자는 차이가 있지만). 디스크와 드럼(브레이크 vs 메모리 기술), 엑셀(자동차 이름 vs 스프레드시트 이름)처럼 들린다.

4.
웹은 기계와 CPU 아키텍처에 구애받지 않는 정말 universal한 프로그래밍 환경이다. 그 누구도 처음에 상상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인터넷에서 다른 형태의 프로토콜로 제공되는 서비스들도 거의 다 웹이 몽땅 독식해 버렸다. 글과 그림과 하이퍼링크만 있는 문서에 불과하던 웹은 한 2, 30년쯤 전의 옛날 얘기이고, 지금은 이게 그냥 인터넷의 알파와 오메가요, 문서와 코드의 짬뽕인 광활한 프로그래밍 환경이다. 그러니 웹 프로그래밍을 하나 잘 공부해 놓으면 그야말로 모든 기계에서 똑같은 결과가 나오는 프로그래밍 스킬을 얻게 된다.

웹이 그런 공룡 같은 거대한 환경으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브라우저, 언어 등 각종 규격들이 찢어졌다가 표준화된 과정도 살펴보면 참으로 격세지감이 느껴지는 한편으로, 인간 사는 바닥은 어디든 다 정치와 밥그릇 싸움, 돈지랄이 있구나 하는 병맛스러움이 느껴진다.

HTML4의 지저분함을 참다못해 1990년대 말에 엄격한 XHTML이 제정되었지만, 결국 망하고 HTML5가 다시 옛날 관행 기반에서 제정된 건.. 1990년대 말에 IA64가 너무 과격한 변화를 추구하다가 망하고 기존 x86 호환성을 유지한 amd64로 64비트 컴퓨팅의 판도가 기운 것과 비슷해 보인다. 시기도 서로 비슷한 편이다.

또한 Windows 10이 2015년 가을에 나온 첫 판이 지금까지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게 절대 아니듯, HTML5도 보아하니 한번 정하고 영원히 고정이 아니라 찔끔찔끔 계속 뭔가 추가되고 있긴 한 모양이다. 그렇기 때문에 전통적인 ACID 테스트 말고 또 2017년 현재까지 만점을 받은 브라우저가 전혀 없는 다른 HTML5 점수 테스트 사이트도 있다.

한편으로 HTML4 이래로 무려 15년 가까이 뒤에야 HTML5가 제정되고 HTML이 급격히 발전하고 있는 건 C++98 내지 C++03 이후로 C++이 2000년대에 정체돼 있다가.. C++1x 이후로 C++이 함수형 패러다임도 받아들이고 네이티브 코드 생성 언어가 갑자기 약 빤 듯이 발전하고 있는 양상과 비슷해 보인다.

웹이 MS Office 문서라면 자바스크립트는 VBA 매크로와도 같은 물건이다. 그리고 내가 HTML, CSS, JS를 삼권분립과 비슷한 구도라고도 비유한 바 있다. 게임 개발에다 비유해도 기획자, 디자이너, 개발자에 착착 잘 대응하는 것 같다.
아 그래..! 옛날에는 이런 스크립트 자체가 단일화되지 않아서 HTML 주석 안에다가 스크립트 코드를 몰래 집어넣어야 했다. 마치 프레임만큼이나 "이 웹페이지를 제대로 표시하려면 자바스크립트를 지원하는 브라우저가 필요합니다" 이런 말이 출력되도록 참 기괴하게 HTML 문서를 작성했었다. 이거 도대체 언젯적 얘기냐..;;

또한, 웹 프로그래밍에 스크립트는 클라이언트 쪽만 있는 게 아니라 서버 쪽도 있다. 클라이언트는 처리가 빠른 대신 대외적으로 프로그램 소스 코드가 몽땅 공개돼야 한다. (뭐, 난독화는 가능하지만) 서버 쪽은 소스가 노출되지 않지만 데이터 입출력에 서버와 네트워크 트래픽을 감수해야 한다. 이것도 컴퓨터 한 대에서만 돌아가는 프로그램을 만들 때에는 고려할 필요가 없는 흥미로운 면모이다.

이런 와중에 마소는 20여 년 전 1990년대 중반에 Bob이라든가 MSN 이런 거 만들면서 좀 삽질을 했었다. Windows 95를 만들어서 개인용 PC의 운영체제는 자기 뜻대로 세계정복을 했지만, 인터넷까지 자기 서비스만으로 호락호락 세계를 정복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던 건 큰 오판이었다. 그래서 잘 알다시피 IE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운영체제에다 끼워넣어서 웹 브라우저의 전면무료화 관행을 정착시켜 버리기도 했다. 하지만 IE 자체는 경쟁 브라우저와 모바일 환경 때문에 세계정복까지는 이루지 못했다.

또한 마소는 2000년대 말에 와서는 PC에 너무 안주하고 모바일 환경에 대해서도 대수롭지 않게 예상하다가 스마트폰 플랫폼의 주도권을 안드로이드와 iOS에 완전히 뺏겨 버렸다. 그 시기에 LG전자가 피처폰에 안주하다가 지금 같은 처지가 된 것과 비슷한 실수이다.
그런데 2000년대 중후반엔 나조차도 솔직히 말해 사고의 구조가 "그냥 디카 쓰면 되지 폰에다가 카메라를 왜 얹어?" 이러던 수준이었다. 어지간한 전문가라도 스마트폰이 이렇게 뜨고, 그 스마트폰 OS를 오픈소스로 전세계에 뿌려 버리는 괴수 용자 대인배가 등장할 거라고는 예상할 수 없었다.

즉, <미래로 가는 길> 같은 베스트셀러 책을 이미 1990년대 중반에 썼던 천하의 빌 게이츠조차도 웹과 모바일에 대한 전망이 다 적중하지는 못했다. 뭐, "손가락 끝으로 모든 정보를" 같은 큰 그림이야 물론 적중했지만, 그런 기술이 언제나 자기가 원하는 형태로 보급되고 마소 주도적으로 이뤄지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그나저나, IA64 하니까 떠오르는데.. 소프트웨어 업계에서는 2000년 가을쯤 Windows ME와 아래아한글 워디안도 비슷하게 세기말의 흑역사 삽질을 좀 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Posted by 사무엘

2017/12/17 08:31 2017/12/17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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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IE-only 사이트들

세상엔 아직도 크롬/파폭 같은 비 IE 브라우저에서는 웹사이트 레이아웃이 깨진다거나, 특히 플래시 메뉴 같은 걸 클릭해도 반응이 없는 안습한 웹사이트가 적지 않다.
사실은 플래시가 아닌 메뉴 중에도 비 IE에서는 동작하지 않는 게 있다.
이런 건 주로 무슨 표준을 안 지키고 뭘 잘못 만들어서 그런 건지 개인적으로 굉장히 궁금하다.
ActiveX 같은 걸 쓴 것도 아니고 순전히 자바스크립트 같은 다른 계층의 문제일 것이다. 네이티브 코드를 실행 안 하면 절대 안 되는 상황도 아니며, 코드를 약간만 수정해 주면 의외로 금방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어 보이는데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2. 이런 메뉴 디자인은 최악

그리고 이건 브라우저 호환성 문제는 아니고 웹 디자인과 관련된 다른 얘기.
마우스로 어떤 메뉴를 가리키고 있으면 하부 메뉴가 아래에 뜨고, 그 하부 메뉴를 클릭했을 때 다른 웹페이지가 뜨는 구조인 플래시 메뉴를 생각해 보자. 우리에게 아주 익숙하다. 그런데, 하부 메뉴가 세로가 아니라 주 메뉴와 같은 형태인 가로로 길쭉하게 나타나는 사이트가 많다. 가령,

[ 회사소개 ] | 제품소개 | 커뮤니티 | 사이트맵
회사는  / CEO 소개 / CI 소개 / 조직 구성 / 찾아오시는 길

같은 식.
그런데 굉장히 불편할 때가 언제냐 하면,
마우스 포인터가 { 회사는 ... 찾아오시는 길 } 이라는 하부 메뉴 영역의 위나 아래로 조금만 벗어나도 그 하부 메뉴가 싹 사라져 버릴 때 말이다. -_-++++++;;;

자, [회사소개]를 가리켰다가 저 끝의 [찾아오시는 길]을 선택하는 게 아주 고역이 아닐 수 없다. 차라리 세로로 길쭉해서 하부 메뉴가 가로와 세로로 모두 충분히 공간이 있다면 모를까 저건 좀...;;;
[조직 구성]까지 갔다가 실수로 마우스 포인터를 아래로 옮기면 하부 메뉴가 사라져 버리고, 그럼 다시 [회사소개]를 가리키러 마우스 포인터를 옮기는 삽질을 해야 한다.
그런 메뉴는 좀 하루빨리 시정됐으면 좋겠다.

3. ActiveX

인터넷 세계에서 평생까임권을 획득한 존재이다. 물론 ActiveX의 존재라든가 취지 자체가 악의 축이라고 몰아붙이는 건 좀 억울한 면, 오해가 있는 면도 있다.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인터넷 상으로 동영상 하나 보려고 해도, 아니면 게시판용 위지윅 HTML 에디터를 좀 붙이려고 해도 온갖 듣보잡 ActiveX 없이는 안 됐었다.
동영상이야 플래시가 2005년쯤부터 완전히 접수해서 여타 플레이어들을 발라 버린 덕분에 게임이 끝났다. 사실은 플래시 자체도 ActiveX이지만 이 녀석은 쓰임이 워낙 범용적이고 전세계 PC에 널리 퍼진지라 예외로 인정되는 인터넷 필수 구성 요소가 되었을 뿐이다.

그 반면 HTML 에디터는 무척 놀랍다. 블로그의 등장과 이것 때문에 평범한 양민이 HTML 코딩으로 홈페이지 만들 일이 완전히 없어졌으며, 덕분에 로컬 환경에서 네이티브로 동작하는 웹에디터는 떡실신하고 만 것이다. 간단한 HTML 위지윅 에디터는 심지어 비주얼 스튜디오 같은 개발툴조차 내장하고 있다. 그러니 기존 웹에디터는 아예 웹사이트 관리자 아니면 HTML 기반 도움말 저작도구로 더 전문적으로 변모하지 않으면 안 되게 구도가 바뀌었다.
요즘은 게시판 하나 만들려고 해도 HTML 에디터는 필수이다. 그런 점에서 그냥 plain text 입력 폼만 덩그러니 뜨는 제로보드 4는 엄청 캐안습 구닥다리이다.

웹에서 돌아가는 위지윅 HTML 에디터가 정착해 가던 과도기에는 이랬다. 그나마 조금 배려를 했다는 사이트는 IE에서는 full feature 위지윅 에디터가 뜨고, 여타 브라우저에서는 그냥 plain text만 입력할 수 있는 에디터가 떴었다. 본인의 주 메일 계정인 드림위즈의 이메일 작성 UI가 한 2, 3년 전까진 딱 그랬었다. plain text only -> IE만 위지윅 에디터 -> 다 위지윅 에디터의 식으로 발전하여 요즘은 어디서나 위지윅 에디터 제공.

요즘은 저렇게 동영상에, 위지윅 에디터에, 어지간한 암호화까지 웹 표준이 커버하는 분야가 크게 늘어난 덕분에 웹 상으로 굳이 네이티브 코드를 소환할 일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인터넷 상으로 내 컴퓨터 시스템 정보를 표시해 준다거나, 진짜로 키보드 드라이버 차원의 보안을 구현한다거나, 설치되어 있는 소프트웨어 정보를 레지스트리 정보를 통해 파악한다거나.. 그 정도가 아니라면 말이다.

2000년에 처음 개발된 <날개셋> 한글 입력기 1.x는 무려 ActiveX로 만들어졌었다! -_-;;;
아직 정식 인스톨러 패키지도 없던 시절에 도스창에서 regsvr32 해 주고 <날개셋> 편집기를 구동해서 세벌식 모아치기를 쓰던 시절을 기억하거나 겪어 본 분이 독자 중에 얼마나 있을까? ㅋㅋㅋㅋ
그때 본인은 <날개셋> 자체 에디트 컨트롤을 ActiveX로 만들면 비주얼 베이직이나 심지어 웹브라우저에서도 그대로 연동 가능하다고 해서 그냥 시범삼아 그 테크닉을 써 본 것이다. 그때는 아직 인터넷 상으로 ActiveX 컨트롤 자체를 보기 힘들었고 그게 지금처럼 악의 축으로 문제되기도 전이었다. 오픈웹 운동 나부랭이 따위도 없었다. 그랬는데... 세월 참 많이도 흘렀다.
그러다 2.0부터는 그냥 일반 윈도우 컨트롤로 바뀜.

4. 운영체제 재설치

본인은 가상 머신이 아닌 실제로 사용하는 개인용 컴퓨터의 운영체제를 마지막으로 재설치한 건... 무려 2007년 초쯤이다. 3년이 넘게 윈도우 설치 화면을 볼 일이 없이 지냈으며 앞으로도 당분간 볼 일이 없을 것이다. 본인 노트북은 꽤 오래 전부터 CD롬 드라이브가 고장났으나, 이것도 쓸 일이 없으니 고칠 일도 없었다. 요즘 컴퓨터는 아예 USB 메모리로도 부팅 가능하다고 하는데,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부팅이 가능하려면 파일 시스템 차원에서 프로그램 파일이 아주 특수하게 기록되어 있어야 하지 않나? 어떻게 그게 가능한지 궁금하다.

마지막으로 윈도우를 재설치하던 3년 반 전에는 XP를 쓰고 있었는데, 그때는 운영체제가 확실하게 맛이 가 있었다. 딱히 악성 코드나 바이러스에 걸린 것도 아니었는데 언제부턴가 제어판의 일부 구성 요소가 제대로 안 나오고, 뭔가 전반적인 성능이 떨어진 느낌이 들고.. 내가 아무리 컴퓨터 유지 보수를 귀찮아하는 게으른 타입이라 해도 이건 인간적으로 OS를 정말 재설치해야 한다는 신호라는 느낌이 팍팍 들었다. 그래서 하드를 포맷해 버렸다.

하지만 점점 운영체제의 자가 관리 능력이 향상되면서 하드를 포맷하고 운영체제를 재설치해야 할 일은 줄어들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아직 비스타를 3년이 넘게 써 보지는 못했으나, 굉장히 안정적이라는 건 느낀다.
다만, 각종 업데이트와 패치를 설치하면서 디스크 용량이 줄어드는 건 어쩔 수 없는 듯.
윈도우를 새로 설치하면 그때까지 누적되어 있던 온갖 업데이트, 서비스 팩들도 다 원점으로 돌아가니 안습이다. 업데이트 내역만 쉽게 export/import하는 방법이 있었으면 좋겠다.

Posted by 사무엘

2010/07/27 08:37 2010/07/27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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