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elseif 키워드

프로그래밍 언어에 따라서는 else if를 한데 묶은 축약형인 elseif 또는 elif 키워드를 별도로 제공하는 경우가 있다.
베이직이나 파이썬, 그리고 프로그래밍 요소 중에 없는 게 없는 백과사전형 언어인 Ada에는 저게 있다.

하지만 파스칼, C/C++이나 그 파생형 언어들은 전통적으로 그게 없다. 굳이 그걸 또 제공할 필요 없이 기존 if/else만으로도 동일한 표현력과 계산 능력 자체는 낼 수 있으며,
또한 더 큰 이유로는, 이들 언어는 안 그래도 공백이나 줄바꿈에 구애를 받지 않는 freeform 문법이기 때문이다. 필요하다면 어차피 else if를 한 줄에 나란히 연달아 써도 elseif와 얼추 비슷한 비주얼을 만들 수 있다. (컴파일러의 구문 분석 스택은 복잡해지겠지만..) 베이직과 파이썬은 그렇지 않다.

elseif 축약형은 else 절에서 실행되는 구문이 다음 if 절에 '완전히' 포함되어 있을 때 유용하다.
원래는 else 다음에 소스 코드의 들여쓰기가 한 단계 증가해야 하지만 그렇게 하기는 귀찮고..
수평적인 들여쓰기 단계에서 여러 개의 if를 대등한 위상에서 마치 switch-case처럼 늘어놓고 싶을 때 elseif가 쓰인다.

이런 점에서 보면 elseif 축약은 if-else에 대해서 tail-cut recursion을 한 것과 개념적으로 유사하다.
함수 재귀호출 뒤에 또 다른 추가적인 계산이 없다면, 그런 단순 재귀호출 정도는 스택을 사용하지 않는(= 한 단계 깊이 들어가는) 단순 반복문으로 바꾸는 것 말이다.

사실 C/C++은 elseif 축약이라는 개념은 언어 자체엔 없고 전처리기에만 #elif라는 형태로 있다.
전처리기는 알다시피 freeform 문법이 아니기 때문에 elif 없이 else와 if를 동시에 표현하려면 얄짤없이 줄 수가 둘로 늘어나야 하니,
문법을 최대한 간단하게 만들고 싶어서 부득이 그런 지시자를 넣은 것 같다.

2. NULL 포인터와 0

하루는 통상적으로 사용하던 #define NULL을 0에서 nullptr로 바꾸고 날개셋 코드를 리빌드해 봤다. 그랬더니.. 생각지 못했던 곳에서 엽기적인 컴파일 에러가 떴다.

아니 내가 머리에 총 맞았었나.. 왜 bool 변수에다가 NULL을 대입할 생각을 했지? =_=;;
HRESULT 리턴값에다가 S_OK 대신에 return NULL을 해 놓은 건 도대체 뭔 조화냐.
그리고 그 정도는 애교고.. obj=NULL이 원래는 컴파일 에러가 났어야 했는데 잘못된 코드를 생성하며 지나쳐 버리는 경우가 있었다. 포인터를 별도의 클래스로 리팩터링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들어간 것이다.

그 클래스가 정수 하나를 인자로 받는 생성자가 있기 때문에 obj=Class(0)으로 자동으로 처리되고 넘어갔는데, 그 클래스는 독자적인 메모리 할당이 있으면서 대입 연산자 같은 것도 별도로 존재하지 않았다.
이런 일을 막으려고 C++엔 나중에 생성자에 explicit이라는 속성을 지정하는 키워드가 추가되었지만 그걸 사용하지 않는 레거시 코드를 어찌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아무튼 언어에서 type-safety를 강화하는 게 이렇게 중요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Windows 플랫폼 헤더 include에서 NULL의 definition이 nullptr로 바뀌는 날이 언제쯤 올까? 옛날에 16비트에서 32비트로 넘어갈 때는 핸들 타입에 대한 type-safety를 강화하면서 STRICT 상수가 도입된 적이 있었는데.

NULL은 C 시절에 (void *)0, 초창기 C++에서는 타입 오버로딩 때문에 불가피하게 그냥 0이다가 이제는 nullptr로 가장 안전하게 변모했다.
개인적으론, PSTR ptr = false; 도 컴파일러 차원에서 안 되게 좀 막았으면 좋겠으나.. 포인터에 0상수 대입은 뭐 어찌할 수 없는가 보다.

3. 자바의 문자열

자바(Java)로 코딩을 하다 보면 나처럼 C++ 사고방식에 머리가 완전히 굳은 사람의 관점에서 봤을 때 궁금하거나 불편하다고 느껴지는 점이 종종 발견된다.
int 같은 기본 자료형이 아니면 나머지는 모조리 클래스이다 보니 한 함수에서 데이터 참조용으로나 잠깐 사용하고 마는 int - string 쌍 같은 것도 못 만드는지? 그런 것도 죄다 새 클래스로 만들어서 new로 할당해야 하는지?

그리고 기본 자료형은 값으로만 전달할 수 있으니 int의 swap 함수조차 만들 수 없는 건 너무 불편하지 않은지?
인클루드가 없는데 자신 외의 다른 클래스에 존재하는 public static final int값이 switch case 상수로 들어오는 게 가능한지? 등등..

이와 관련되어 문자열은 역시 자바 언어에서 좀 어정쩡한 위치를 차지하며 특이하게 취급되는 물건이다.
얘는 일단 태생은 기본 자료형이 아닌 객체/클래스에 더 가깝다. 그래서 타입의 이름도 소문자가 아닌 대문자 S로 시작하며, 이 개체는 가리키는 게 없는 null 상태가 존재할 수 있다.

그러나 얘는 문자열 상수의 대입을 위해서 매번 new를 해 줘야 하는 건 또 아니다. 이건 예외적으로 취급되는 듯하다.
그럼 그냥 String a; 라고만 하면 얘는 길이가 0인 빈 문자열인가(""), 아니면 null인가? 그리고 지역 변수일 때와 클래스 멤버 변수일 때에도 그 정책이 동일한가? 뭐 직접 회사에서 프로그램을 짜 본 경험으로는 전자인 것 같긴 하다.

단, 자바의 문자열을 다룰 때는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자바 프로그래머라면 이미 잘 숙지하고 계시겠지만, 문자열의 값 비교를 ==로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equals라는 메소드를 써야 한다.
==를 쓰면? C/C++식으로 얘기하자면 문자열이 들어있는 메모리 포인터끼리의 비교가 돼 버린다. 애초에 포인터의 사용을 기피하고 다른 걸로 대체하는 컨셉의 언어에서, 이런 동작은 99% 이상의 경우는 프로그래머가 의도하는 결과가 아닐 것이다.

C++에서야 문자열 클래스에 == 연산자가 오버로딩되지 않은 경우가 없을 테니 언어가 왜 저렇게 만들어졌는지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자바는 연산자 오버로딩이란 게 없는 언어이며 String은 앞서 말했듯이 기본 자료형과 클래스 사이의 어중간한 위치를 차지하는 물건이기 때문에 이런 디자인의 차이가 발생한 듯하다. 자바는 안 그래도 걸핏하면 클래스 새로 만들고 get/set 등 다 메소드로 구문을 표현해야 하는 언어이니까.
오죽했으면 본인은 회사에서 자바 코드를 다루면서도 문자열 비교를 실수로 ==로 잘못 해서 발생한 버그를 발견하고 잡은 적도 있었다.

그나저나 유사 언어(?)인 스칼라, 자바스크립트 같은 언어들은 ==로 바로 문자열 비교가 가능했던 걸로 기억한다.

4. true iterator

파일을 열어서 거기에 있는 문자열을 한 줄씩 얻어 오는 함수(A), 그리고 각 문자열에 대해 출력을 하든 변형을 하든 일괄적인 다른 처리를 하는 함수(B)를 완전히 분리해서 별도로 작성했다고 치자. 혹은 한 디렉터리에 파일들을 서브디렉터리까지 빠짐없이 쭉 조회하는 함수(A)와, 그 찾은 파일에 대해서 삭제나 개명 같은 처리를 하는 함수(B) 구도로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런데 이 둘을 연계시켜서 같이 동작하게 하려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이럴 때 흔히 떠올릴 수 있는 방법은,
A 함수에다가 B 함수까지 인자로 줘서 호출을 한 뒤, A의 내부 처리 loop에서 B에 넘겨줄 데이터가 준비될 때마다 B를 callback으로 호출하는 것이다. B는 간단한 일반 함수 + context 데이터 형태가 될 수도 있고, 아니면 가상 함수를 포함한 인터페이스 포인터가 될 수도 있다.

데이터 순회를 하는 A 자체도 파일을 열고 닫거나 내부적으로 재귀호출을 하는 등 state가 존재하기 때문에 매번 함수 실행을 시켰다가 종료하기가 곤란한 경우, 상식적으로 A를 먼저 실행시킨 뒤에 A가 계속 실행되고 있는 중(= 상태도 계속 유지되고)에 그 내부에서 B를 호출하는 게 바람직한 게 사실이다.
물론, 반복문 loop을 B에다가 두고, 반대로 B에서 A를 callback 형태로 호출하는 것도 불가능한 건 아니다. 그런데 프로그래밍 언어에 따라서는 이런 B 중심적인 사고방식의 구현을 위해 좀 더 획기적인 기능을 제공하는 물건도 있다.

def func():
    for i in [1,5,3]:
        yield i

a=func()
print a.next()
print a.next()
print a.next() # 예상하셨겠지만 1, 5, 3 순서대로 출력

파이썬에는 함수에 return 말고 yield 문이 있다. 그러면 얘는 함수 실행이 중단되고 리턴값이 지정되기는 하는데..
다음에 그 함수를 실행하면(정확히는 next() 메소드 호출 때) 처음부터 다시 실행되는 게 아니라, 예전에 마지막으로 yield를 했던 곳 다음부터 계속 실행된다. 예전의 그 함수 호출 상태가 보존되어 있다는 뜻이다.

난 이걸 처음 보고서 옛날에 GWBASIC에 있던 READ, DATA, RESTORE 문과 비슷한 건가 싶었는데.. 저건 당연히 GWBASIC을 아득히 초월하는 고차원적인 기능이다. C++이었다면 별도의 클래스에다가 1, 5, 3 static 배열, 그리고 현재 어디까지 순회했는지를 가리키는 상태 인덱스 정도를 일일이 구현해야 했을 텐데 저 iterator는 그런 수고를 덜어 준다.

단순히 배열이 아니라 binary tree의 원소들을 prefix, infix, postfix 방식으로 순회한다고 생각해 보자.
순회하는 함수 내부에서 다른 콜백 함수를 호출하는 게 아니라 매번 원소를 발견할 때마다 리턴값을 되돌리는 형태라면..
구현하기가 굉장히 까다로울 것이다. 스택 메모리를 별도로 할당한 뒤에 재귀호출을 비재귀 형태로 일일이 구현해 주거나, 아니면 각 노드에다가 부모 노드의 포인터를 일일이 갖춰 줘야 할 것이다.

C++의 map 자료형도 내부적으로는 RB-tree 같은 자가균형 dynamic set 자료구조를 사용하는데, 이런 iterator의 구현을 위해서 편의상 각 노드에 부모 노드 포인터를 갖고 있는 걸로 본인은 알고 있다. RB-tree는 내부적으로 로직이 굉장히 복잡하고 까다로운 자료구조이긴 하지만, 그래도 부모 노드 없이도 구현이 불가능한 건 아닌데 말이다.
안 그랬으면 iterator가 자체적으로 스택을 멤버 변수로 갖거나, 최소한 메모리 할당· 해제를 위해 생성자나 소멸자까지 갖춰야 하는 복잡한 class가 돼야 했을 것이다. 어떤 경우든 포인터 하나와 비슷한 급인 lightweight 핸들이 될 수는 없다.

개인적으로는 지난 여름에 <날개셋> 한글 입력기 7.5에 들어가는 새로운 한글 입력 순서 재연 알고리즘을 구현할 때 비슷한 레벨의 iterator를 비재귀적으로 구현한 적이 있는지라, yield문의 의미가 더욱 절실히 와 닿는다.

Posted by 사무엘

2015/02/25 08:38 2015/02/25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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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재주 2015/02/25 19:34 # M/D Reply Permalink

    2번은... C++이 강한 타입 언어도 약한 타입 언어도 아닌 어정쩡한 위치를 갖고 있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 함수형 언어들이나 Rust 같은 언어에서는 얄짤없이 타입 미스매치 오류가 나버릴텐데 말이죠.

    3번은 JAVA와 거의 유사한 C#에서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데 말이죠. 얘는 C++ 프로그래머 입장에서 그냥 코드 모양 생긴거 보고 어, 이렇게 동작하나? 싶으면 거의 그렇게 동작합니다. 그러면서도 간결성과 안전한 Generic을 제공하는데, JAVA는 최신 버전에 이르러서도 그렇지가 못하죠. JAVA는 여러 곳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오픈소스 언어라는 점 때문일지.. 사실 현대 최신 객체지향 언어들을 보면 아예 int와 같은 기본 타입도 클래스를 가지고 있죠. (scala라던지 python이라던지 ruby라던지)

    1. 사무엘 2015/02/25 21:31 # M/D Permalink

      1. 언어 차원에서 true, false가 별도의 boolean형 리터럴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여전히 0, 1의 alias일 뿐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듯하지요.
      그나저나 C 시절에는 숫자는 정말 닥치고 무조건 int.. int 편중이 너무 심했었는데 그나마 C++에서 약간 보정이 됐습니다. (sizeof('a')같은..) 하지만 Windows API에서 BOOL이 int인 건 이제 와서 못 고치지요. ^^

      2. C#은 ref를 이용해서 아무 자료형이나 레퍼런스로 전달 가능하고 swap도 얼마든지 만들 수 있고 Java보다 더 깔끔하고 유연하긴 하지요. 하지만 회사에서 업무상 자바 코드를 계속 다뤄 보니까 얘가 그래도 C++과는 다른 무슨 철학을(그에 대한 호불호와는 별개로) 갖고 만들어진 언어인지는 대충 알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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