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에서 대괄호 [ ]는 일단 배열과 관련이 있는 문자이다.
타입을 선언하는 문맥에서 a[...]라고 하면 a가 배열임을 나타내고 선언한다. [] 안에는 배열의 크기를 나타내는 정수 상수(= 컴파일 타임 때 바로 값이 결정되는)만이 올 수 있다.
그 반면 값을 계산하는 문맥에서 a[...]는 일단은 배열이나 포인터를 역참조하는 *(a+...)와 동치가 되기 때문에, 상수가 아닌 임의의 변수값이 들어올 수 있다. 게다가 C++에서는 []를 연산자로서 오버로드도 할 수 있으므로 정수가 아닌 다른 타입의 값이 들어오는 게 가능하다.

그럼 속에 아무것도 없이 말 그대로 []만 달랑 오는 건 언제 가능할까?
일단 값을 계산하는 실행 문맥에서는 전혀 가능하지 않다. 함수 호출이 아닌 일반 수식에서 일반 괄호가 ()요렇게만 달랑 올 수가 없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또한 인자가 전혀 없는 형태로 [] 연산자 함수를 오버로딩 하는 것도 안 된다.
얘가 쓰이는 가장 유용하고 편리하고 직관적인 상황은, 이니셜라이저로부터 크기를 자동으로 유추할 수 있는 배열을 선언하여 곧장 초기화할 때이다.

char pt[] = "Hello"; //null 문자까지 합해서 6이라는 크기가 자동으로 유추됨.
static const int samp[] = {1, 5, 7, 8}; //4라는 크기가 자동으로 유추됨.

이 정도야 []는 명백하게 배열을 나타내며, 그 의미를 충분히 납득할 수 있다. 헷갈릴 게 없다.
그리고 지역변수 말고 다른 번역 단위에 있는 배열을 요런 게 있다고 선언만 해 놓는 문맥일 때도 구체적인 크기가 생략된 arr[] 같은 구문이 올 수 있다. 이 경우 클래스로 치면 forward 선언과 얼추 비슷한 역할을 한다. 배열을 참조하는 코드를 생성할 수는 있지만 sizeof 연산자는 쓸 수 없게 된다. 온전한 배열은 아니지만 포인터도 아니기 때문에 여기에 다른 임의의 주소를 대입할 수는 없다.

그런데 []는 일부 제한된 문맥과 범위에서는 그냥 포인터를 나타낼 때도 있다. 이거 다시 보니 굉장히 요물스럽게 느껴진다.

void foo(char ptr[]);
void foo(char *p);

위와 아래의 함수 선언은 완전히 동치이다. 그렇기 때문에 저 두 쌍으로는 함수 오버로딩을 할 수 없다.
이게 요물스럽게 느껴지는 이유는, (1) 첫째, 함수의 인자에서만 사용 가능한 문법이기 때문이다.
일반 변수를 선언할 때야 char ptr[]은 포인터가 아니라 배열로 인식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니셜라이저 없이 저렇게만 달랑 써 놓으면 크기를 알 수 없다고 컴파일 에러가 난다.
그에 반해 함수 인자에서는 배열을 선언하거나 초기화 따위 할 일이 없으니 ptr[]은 *p와 동일하게 인식된다.

우리는 프로그램으로부터 명령 인자를 받기 위해 main 함수로부터 argc, argv 인자를 살펴본다. 그런데 정말 이상한 건 argv는 거의 언제나 관행적으로 *argv[]라고 선언해 놓고 써 왔다는 것이다. 이건 알고 보면 **argv와 본질적으로 완전히 동치일 뿐인데도 말이다. 하지만 *argv[]와 **argv는 왠지 느낌상 서로 동일해 보이지가 않는다.

함수 인자와는 달리 리턴값은 char *bar()만 가능하지 char []bar 이렇게 쓸 수 없다. 함수 인자 말고는 리턴값이나 지역 변수 선언, 형변환 연산자, typedef 등 타입을 명시하는 그 어떤 문맥에서도 []를 저런 식으로 쓰는 건 문법적으로 가능하지 않다.

(2) 둘째, []는 그렇다고 해서 함수 인자이기만 하면 *와 완전히 등가 교환이 가능한 것도 아니다.
[]의 지원 범위는 오로지 1중 포인터 한정이다. 2중 포인터인 char **a를 a[][] 따위로 대체할 수는 없으며 오로지 한 단계만 *a[]로 대체할 수 있을 뿐이다. 한 단계 포인터를 대체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C++의 참조자 &를 살짝 닮은 것 같기도 하다.

그럼 함수 인자에서는 왜 저걸 예외적으로 가능하게 해 놓은 것일까?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C/C++은 배열은 함수 인자로 전달할 때 값이 새로 복제되는 게 아니라, 언제나 주소(= 포인터) 형태로만 전달한다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서 저렇게 한 게 아닌가 싶다. N차원 배열은 언제나 N-1차원 배열의 1중 포인터가 된단 얘기다. 다차원 배열을 선언해서 함수로 전달하는 상황을 생각해 보자.

int table[][2][4]={
    {{1,2,3,4}, {3,4,5,6}}, {{2,6,2,3}, {5,6,3,4}}, {{1,}, {2,}}
};

foo(table);

사실 C/C++은 엄밀히 말하면 다차원 배열이라는 것도 없고 그저 '배열의 배열'이 있을 뿐이다.
2*4 배열의 배열을 선언한다는 건 생략할 수 없고, 유일하게 생략할 수 있는 건 제일 겉에 있는 최종 원소의 개수(저기서는 3)이다.
이런 3차원 배열을 인자로 받는 함수는 프로토타입을 어떻게 만들면 좋을까?

void foo(int a[][2][4]);

table은 함수의 인자로 전달할 때는 그대로 2*4 배열의 포인터가 되고, 그걸 함수 인자로 표현하는 걸 배열 변수를 선언할 때와 동일하게 [][2][4]로 할 수가 있다. 함수 인자에서 []의 의미는 바로 여기에 있다고 보는 게 타당할 것이다. 함수 인자에서도 [] 안에 숫자를 생략할 수 있는 건 제일 겉의 차원수 하나뿐이다.

위의 함수의 인자는 개념적으로 아래와 완전히 동일하다. *(a+2)와 a[2]가 동일한 것만큼이나 서로 동일하다.

void Fune(int (*a)[2][4]);

a[][2][4]를 사용하지 않았으면 그냥 포인터나 다중 포인터가 아니라 '배열의 포인터'를 표현하기 위해 저렇게 괄호를 쳐야 했을 텐데 [] 표기는 괄호가 또 들어갈 필요를 없애 주고 표현을 간결하게 만들어 준다.
배열 선언 table[][2][4]에서는 []는 원소 개수가 이니셜라이저에 명시돼 있다는 뜻이고, 함수 인자 a[][2][4]에서는 이게 포인터라는 뜻이라니..;;

이건 무슨 최신 C++ 기능도 아니고 C의 완전 기초 필수 아이템인데도... 본인조차 []의 의미와 용도에 대해서 제대로 진지하게 생각을 안 했던 것 같다. 신기하기 그지없다.

Posted by 사무엘

2016/02/04 08:27 2016/02/04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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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yn 2016/02/04 09:04 # M/D Reply Permalink

    요즘은 Capture 없음을 나타내기도 ...

    1. 사무엘 2016/02/04 09:38 # M/D Permalink

      람다에서는 []에다 ->까지 완전 환골탈태했지요.

      원래는 a[b]는 *(a+b) 와 동치, a->b 는 (*a).b와 동치여서 각각 배열· 구조체를 포인터를 접목시킨 문법입니다만 람다에서는 전혀 무관한 의미로... =_=;;;

  2. 경헌 2016/02/04 10:27 # M/D Reply Permalink

    어쩌면 그냥 * 와 같은거니 [] 는 신경쓰지 말아라! 하고 결론을 내릴 수도 있겠네요..

    저도 헷갈릴까봐 항상 그냥 포인터를 써 왔었는데, 잘 정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1. 사무엘 2016/02/04 22:20 # M/D Permalink

      네, 저도 동의합니다. 최종 타입이 포인터를 의미한다면 언제나 *만 쓰는 게 덜 헷갈릴 것 같습니다. []는 배열이라는 고정된 의미와 용도가 있으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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