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북쪽에 북한산 일대가 거대한 산들의 군집을 형성하고 있다면, 서울의 남쪽에는 관악산 내지 청계산 일대가 군집일 것이다. 지금까지 여러 산들을 올랐는데 서울 서남부 지역에 있는 산들에 대한 탐사는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예전에 회사 사람들과 함께 과천 쪽에서 관악산을 올라 봤고 경부 고속도로/신분당선 일대에서 청계산을 올라 봤다. 그래서 이번에는 전에 갔던 경로와는 달리, 과천에서 청계산 방면 등산로를 혼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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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 4호선의 과천선 구간에 있는 대공원 역에서 내렸다. 평일 이른 아침이어서 주차장은 텅 비어 있었다. 여기 주변도 전반적으로 다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특히 저 건너편에 관악산이 선명히 보였다. 하지만 이 사진의 전방이 내가 산을 오르려는 방향이다.

참고로 서울랜드는 서울 대공원의 하부에 속한 시설이다. 둘이 완전 별개이거나 동치인 관계가 아니다. 서울 대공원은 동물원도 있고 시에서 관리하는 좀 public한 시설이지만, 서울랜드는 사기업 관할이라는 차이가 있다. 다만, 테마 놀이공원으로서 서울랜드는 접근성은 롯데월드에 밀리고, 시설의 퀄리티는 용인의 에버랜드에 밀리고 있는 게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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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로는 전반적으로 이런 분위기였다. 산을 한두 번 올라 보는 것도 아니고 분위기가 익숙하다. 단, 계절이 바뀌니 주변이 온통 초록색이 돼 있었다. 날씨도 맑고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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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근처에 상수도나 군사 시설이 있는 건 아니지만, 산림 보존과 동물원 경계 구분을 위해 전반적으로 철조망이 쳐져 있었다. 하지만 모든 철조망이 관리가 잘 돼 있지는 않아서 무단 월담이 가능한 곳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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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드디어 정상에 도달했다. 이제 한 300~500m대 산들은 많이 올라 보니 어느 정도 오르면 되겠다는 감이 오며, 마을 뒷산 같은 친근함(?)이 느껴진다.

단, 이 글의 복잡한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 이 산은 봉우리 이름이 좀 혼동의 여지가 있다. 여기는 엄밀히 말하면 청계산의 권역에 속한다고 보기는 어렵고 청계산보다 더 남서쪽에 있는 봉우리이다. 지도에 따라서는 '매봉산'이라고도 표기되어 있다.
여기서 능선을 타고 청계산의 진짜 정상 근처인 국사봉, 이수봉, 매봉 등으로 갈 수도 있긴 하지만 거기까지는 몇 km 정도 떨어져 있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거기 정상도 이름이 '매봉'이라고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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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산의 진짜 정상을 매봉이라고 부르는 문맥에서는 내가 오른 이 봉우리는 '응봉'이라고 불러서 구분하는 것 같다.
'매봉산'을 '청계산 매봉'이라고 적어 놓은 건 초행자에게는 여러 모로 굉장한 혼동을 줄 텐데 이름이 왜 이런 식으로 붙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산에 봉우리 이름은 고유명사라기보다는 보통명사에 가까워서 어차피 동명이봉이 엄청 많다. '깔딱고개도' 그렇고 말이다. 아무튼 이런 점을 감안해서 저기가 어딘지에 대해 혼동이 없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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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서는 관악산 쪽으로는 거대한 철탑과 송전선들이 늘어서 있었다. 다른 산들에서는 지금까지 보지 못한 광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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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지도로만 봐 온 '문원동 마을'이다. 서울의 평창동만큼이나 산 중턱에 홀로 자리잡은 특이한 형태의 마을인데, 이런 마을이 언제 왜 어쩌다가 조성됐는지 무척 궁금하다. 이런 거 지리 공부를 하는 게 등산의 묘미인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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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오른쪽을 보면서 줌을 당기면 과천 저수지와 서울 경마 공원이 보인다. 그리고 그 위로 저 멀리 흐릿하게 보이는 산은 바로 우면산이다.

저기도 기회가 되면 오르고 싶은 생각이 있으나.. 안 그래도 낮은 산인데 정상까지 갈 수가 없으며(군사 시설 때문), 예전에 근처의 구룡산과 대모산을 오른 적이 있다는 점으로 인해 우선순위가 좀 밀려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곧 가 볼 생각이다. 도심 근처의 산인 것치고는 숲이 아주 울창하게 잘 보존돼 있고, 또 그 자그마한 산 속에 지뢰 매설 구역까지 있다니 도대체 어떻게 생겨 먹었는지 궁금하기도 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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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을 오른 뒤에는 동쪽으로 더 가서 청계산의 더 높은 봉우리로 갈 수도 있었다. 동쪽으로 계속 가면 경부 고속도로 근처의 청계산 등산로로 하산하게 된다.
그렇게 과천과 서울/성남 사이를 산길로 횡단하고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시간 관계상 본인은 그쪽으로 가지 않았다. 그 대신 더 남서쪽의 인덕원 방면으로 하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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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산과 청계산 일대의 묘미는.. 여기가 김포 공항에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민항기 항로 근처라는 점이다. 그래서 머리 위로 김포 공항을 향해 날아가는 비행기를 몇 분 간격으로 볼 수 있다.
여기보다 더 동쪽으로 서울을 벗어난 하남· 분당 같은 데서는 비행기를 볼 수 없다. 판교 테크노밸리 일대도 서울 공항과 가깝다는 점 때문에 종종 군용 수송기가 날아다니는 건 보이지만, 민항기는 보이지 않는다. 서울 공항이 민간 공항으로 개항하지 않는 한 말이다.

본인은 이 점을 처음부터 고려하고 예상한 상태에서 산을 올랐으며, 이번 등산에서 설정한 미션 중 하나가 '비행기 사진 촬영'이었다.
하지만 산 속에서는 나무들 때문에 하늘이 가려져서 비행기 사진을 찍기가 생각보다 어려웠다. 평소에 궁금했던 점인데, 이런 이유로 인해 역으로 항공 사진 지도로 등산로 따위를 찾는 것도 거의 불가능하겠다는 사실에 수긍이 갔다.

위의 사진은 물론 서로 다른 시각에 지나간 두 비행기의 사진을 합성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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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덕원 쪽으로 가면 지금 한창 아파트가 지어지고 있는 '숲속마을 포일2지구'에 도달하게 되는데, 난 중간에 나타난 갈림길에서 다른 길을 선택하여 '옥박골'이라는 의왕시 청계동 소재의 전원마을에 도착했다. 산기슭에 자리잡은 집들은 다들 참 개성 넘치고 예뻤다. 나도 이런 데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여기서 조금만 걸어 나가니 큰길과 버스 정류장이 나오고, 버스는 응당 인덕원 역으로 가는 놈이 있었다. 이걸 타고 오늘의 여행을 잘 마쳤다.

Posted by 사무엘

2016/07/04 08:33 2016/07/04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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