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2월의 철도 무용담

친구들 만나러 가는 약속이 있어서 온수 행 전동차를 탔습니다.
자리가 생겨서 거기 앉아 노트북을 켜고, 하드디스크에 저장된 제 홈페이지의 철도 페이지를 읽기 시작했습니다. 외국인 기사 번역인 <한국의 특급열차 새마을호>, 그리고 서울 지하철 상식 페이지는 언제 봐도 가슴이 훈훈해짐을 느낍니다.

그런데 잠시 후 본인의 옆자리에 새치가 좀 많은 한 외국인 중년 남성이 앉았습니다. 그는 내 컴퓨터 화면을 좀 힐끔힐끔 쳐다보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더니 얼마 안 가 내게 Excuse me와 함께 말을 걸었습니다.

지금 정확한 영어 문장은 기억이 안 나지만, 대략 이런 대화였습니다.

“님 혹시 철도 업계 종사자나 관련 학과 전공자에요?”
“아니요, 저는 그냥 우리나라 철도/지하철 매니아랍니다. 여기 사진들도 다 제가 직접 찍은 거고요.”
“오, 참 뜻밖이네요. 나는 토목공학 전공해서 님이 보시는 화면에 좀 관심이 가더군요. 물론 여기서는 그냥 학원 영어 강사만 하고 있지만.”

그러고 나서 일사천리였습니다.
1기 지하철과 2기 지하철의 차이, 가장 깊은 역, 서로 좋아하는 서울 지하철 노선에 대해서 그냥 술술 프리토킹이 오갔습니다. 서울 지하철 시스템에 대해서 저한테 강의를 하라고 하면 한국어, 영어 불문하고 1시간을 얘기할 수 있겠습니다. ㄱㅅ!

“서울 지하철은 시설이 참 깔끔하고 좋더군요. 그나저나 님은 진짜 지하철 회사 취직해서 기관사 해도 되겠어요.”
“하하. 기회만 된다면요. ^^”

그 사람도 KTX는 타 봤다고 하더군요. 저는 그 전엔 새마을호가 정말 본좌였다고 소개하면서 저 외국인 신문 기사를 보여 줬습니다.

“이게 외국인이 한국의 새마을호를 타 보고 쓴 기사에요. 아주 귀한 자료여서 제가 오른쪽에다 한국어로 번역도 했죠.” http://moogi.new21.org/railroad/news.htm
“오~ 님은 철도뿐만 아니라 영어 스킬도 상당히 뛰어난 거 같습니다.”

한참을 얘기를 나눈 뒤, 그 사람은 건대입구 역에서 Bye~란 인사와 함께 내렸습니다. 아주 기분이 좋았습니다.
저는 심지어 우리 교회에 온 외국인 선교사하고 교제할 때도 여기 지하철 얘기를 빼놓지 않았습니다. 조금만 시간이 더 났으면 객실 음악 얘기까지 할 수도 있었겠지요!

영어로 꼭 얘기하지 않으면 입이 근질거려 견딜 수 없는 소재가 하나 생기면, 영어 공부 안 할 수가 없습니다. 이런 면에서 어학은 동기 부여가 아주 중요하다고 봅니다.

Posted by 사무엘

2010/01/23 01:19 2010/01/23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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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를 명절 때에나 떠오르는 4대 교통수단 중 하나로만 아는 것은, 예수님을 사대성인· 성인군자 중 하나로만 아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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