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문제

본인 주변의 사람들의 가족 계획을 살펴보면 다음 다섯 카테고리 중 하나로 딱 떨어지는 것 같다. (1) 미혼이고 평생 독신 / (2) 결혼만 한 뒤 애는 없이 딩크 / (3) 자녀 1명 / (4) 자녀 2명 / (5) 자녀 3명
이거 무슨 -∞, 0, 1, 2, 3 같은 느낌인데.. 이혼· 사별했다거나, 자녀를 4명 이상 낳았다거나 하는 경우는 없다. 가장 많은 건 (3)번, 자녀1이다.

모두가 잘 아시다시피, 이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다른 나라들의 수준을 아득히 뛰어넘는 극심한 저출산 때문에 골머리를 썩고 있다. 합계 출산율이 몇 년 전에는 1.0 밑으로 내려갔고 0.9, 0.8을 거쳐서 지난 2022년 2사분기에는 0.75까지 떨어졌다고 한다.

그리고 급기야는 2021년을 기점으로 나라의 인구가 진짜로 감소하기 시작했다. 출산은 없는데 코로나 때문인지 사망이 그렇게도 많았다고 한다.
어느 지역은 상조업자들이 주문이 폭주해서 장례 하나 치르려면 몇 주를 대기해야 할 지경이 됐다나 어쨌다나.. 내 기억이 정확한지는 모르겠다만, 아무튼 나라가 전체 인구가 줄어들지 않고는 못 배기는 지경이 됐다.;;

지난 2020년 말이 건국 이래로 역사상 인구가 "제일" 많았던 최정점이었다. 대략 5184만이었다. 5200만의 코앞까지 갔는데.. 5200을 넘기지는 못하고 이제 감소하는 거다.
지금은 아주 서~~~서히 감소이지만, 그 뒤로 몇십 년 뒤엔 수습 불가능한 급격한 감소가 예상된다. 이민을 왕창 받아들인다거나, 한국으로 귀화하는 외국인이 폭증하는 그런 이변이 없는 한 말이다.

해방 이후로 남한 한정 2천만 남짓하던 인구가 거의 15년 주기로 1천만 명씩 증가해 왔는데, 1980년대 4천만에서 5천만이 되는 데는 30여 년이나 걸렸다.
2012년 6월에 5천만을 넘고 나서는 국내 등록 자동차 수 2천만 대 돌파가 2014년 말, 세계 이산화탄소 농도 400ppm 돌파가 2013~14년 사이.. 이런 기록이 뒤를 이었다. 그런데 2012년 이후로 10년이 채 되지 않아 인구 증가가 완전히 끝났다. 지금 이 나라는 성장 동력이 멈췄고 미래가 없고 아주 서~~서히 죽어 가고 있는 거다.;;

서울 인구는 지난 2016년에 이미 1천만 아래로 내려갔는데.. 남한 전체 인구는 10~20년쯤 뒤에 "5천만대 붕괴, 4천만대로 원상복귀" 이런 게 분명 대대적으로 보도될 것이다.
인도가 중국의 인구를 추월하는 동안 우리나라는 비슷한 시기에 다른 방면의 인구 기록을 찍는 중이다. 그러니 이 시대를 사는 한국인 여러분들은 역사적인 지금 이 순간을 잘 기억해 두시길 바란다.

나도 아직 여친만 있는 미혼인 주제에 더 할 말은 없다만, 도대체 뭐가 어디부터 잘못되고 틀어졌는지 갈피를 못 잡겠다. 너무 비싼 집값? 온통 싱글 비혼을 조장하는 분위기? 극심한 남녀 갈등? 비현실적으로 너무 높아진 눈높이? 이거 전부 다??

글쎄, 지금으로부터 50년쯤 전엔 울나라가 컬러 텔레비전조차 미풍양속을 해치고 빈부격차 불평등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다면서 나랏님이 수입이나 생산을 허락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지금은.. 개나 소나 혼자 유유자적하고 덕질 여행 여가를 즐기고 워라벨 즐기고, 돈 모아서 외국여행 가고 옷 사고 차 사는 거 보여주는 유튜브가 넘쳐난다. 드라마는 온통 상위 1% 이내의 연예인 재벌가 갑부들 전문직들의 일상밖에 안 나온다.
굳이 생생하게 보여줄 필요가 없는 영상 같은데 올컬러 디지털 4K 화질로 보여준다.;;

어째 이렇게 극과극일 수가 있을까..??
옛날에 도대체 돈 들여서 가족계획 같은 걸 왜 했나 모르겠다.. 했더라도 늦어도 박통 시절이 끝이다. 1980년대 5공 시절 초기에 즉시 완전히 폐지했어야 했다.

그 와중에 이렇게 남녀들 눈을 비현실적으로 높여 놓고 쓸데없는 남녀 갈등만 실컷 조장하고..
결혼과 출산, 육아를 사회적 예우가 없이 오로지 희생에 의무만 있는 개 호구 바보 병신 머저리 똘추짓, 남과 상대 비교 스트레스 유발자로 만들어 놓으면.. 출산율은 수직으로 곤두박질치는 게 당연한 수순이다.;;;;

우리나라가 지금까지 전쟁 폐허, 가난과 굶주림, 북괴의 안보 위협, 인구 대비 교통사고 사상자 1위, 쓰레기 배출 1위 등등 온갖 위험요소나 불명예들을 잘 극복해 왔는데 과연 저출산 1위까지도 극복해 낼까...?? 하~ 모르겠다. 이건 저런 것들하고는 성격이 좀 다른 문제여서 말이지..?
심지어는 1940년대에 대다수의 조선인들이 이제 자기가 일제로부터 해방되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것과 동급으로, 저출산 문제는 해결 불가능이고 이제 다 끝난 것처럼 보인다.

물론 오존층 파괴니 석유 고갈이니, 3차 세계 대전이니 온갖 극단적으로 비관적인 전망 관측들이 지금까지 그렇게 호락호락 적중하지도 않았었다. 벌써부터 심하게 걱정할 필요는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미래에 나라에서도 도저히 못 버텨서 언젠가는 지하철 노인 무임 폐지, 징벌적 독신세(!!), 현대판 고려장 등.. 과거에 상상하지 못했던 막장 정책이 나오고 기존 복지 시스템이 근본적으로 뒤엎어질 가능성은 매우 높다.

최소한 교권 붕괴를 견디다 못해 학교에서 무슨 배틀로얄이 시행될 가능성보다는 훨씬 더 현실성이 있다고 봐야 한다. 애를 낳고 싶게 만드는 당근 정책보다는 애 안 낳는 사람을 조지는 채찍 정책이 만들기가 더 쉬우니 말이다. -_-;;
그러니 그런 일이 실제로 발생했을 때 너무 놀라지는 않게 대비할 필요는 있지 않을까 싶다. 그렇게도 많이 다산(!!)한다는 무슬림 가정이 과연 우리나라 같은 집값과 물가에서도 왕창 숫자를 늘릴 수 있을까..??

뭐, 지금과 반대로 무작정 많이 낳던 옛날도 마냥 좋지만은 않았던 게..
그때는 여성 인권이나 장애인 인권이 지금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이 헬이었다. 여자가 애 못 낳는 건 이혼 사유였고 독신자나 이혼 돌싱인은 완전 사회적 죄인 취급이었다.
인간이 어떤 사회 문제를 해결하면 완전히 깔끔하게 해결하기보다는 반대편 극단의 또 다른 문제 부작용을 남기는 식인 경우도 많다. 사형 제도 폐지가 과거의 사형 제도 오남용과 동급으로 나쁘듯이 말이다.

Posted by 사무엘

2022/09/14 08:36 2022/09/14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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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ㅇㅇ 2022/09/18 01:07 # M/D Reply Permalink

    전철 무임 폐지는 반드시 되어야합니다 그거때메 적자가 엄청난건 잘 아실테고... 그 대머리는 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걸 한건지 참... 암튼 적자 해결을 위해서 빨리 없애야만 합니다 버스는 다 돈내고 타는데 전철만 공짜인건 아니죠...

    1. 사무엘 2022/09/18 05:15 # M/D Permalink

      그죠.. 그것도 지금으로서는 가족계획만큼이나 시대에 전혀 맞지 않는 정책이 돼 버렸는데.. 노인들 표 때문에 감히 건드리지 못하고 있죠.

      그 대머리 아저씨 때는 서울 지하철 "2"호선이 이제 겨우 완공됐던 시절이고, 환승 할인도 없고 지하철역들이 에스컬레이터가 쫙 깔린 것도 아니었으니..;;; =_=;;
      거동 불편한 노인들을 무임으로 유인해서 계단 오르내리게 해도 충분히 승산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2. 신세카이 2022/10/02 14:17 # M/D Reply Permalink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려면
    제가 생각하는 방안은
    선택과 집중을 해야한다고 봐요

    어차피 아이를 안 낳을 사람들은 과감하게 버리고
    독신이나 딩크족은 제외시키고

    아이를 한 명 낳을 가정은 두 명을 낳게
    두 명 낳을 가정은 세 명을 낳게 정책적으로 많은 혜택을 줘서
    유도해야 되지 않을까 하는데

    한 문화권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거기의 출산율이 2.1명이 되어야 하는데
    산업화가 완료된 어떤 국가도 출산율이 2.1명이 되지가 않아요
    이유는 결국 돈 문제인데
    농경 사회에서는 아이를 낳으면 농사지을 노동력이 늘어나는 거지만
    물론 그렇다고 해도 식량 생산의 한계 때문에
    인구수가 무한대로 기하급수적으로는 절대 늘어날 수가 없고
    산업화가 완료된 국가에서는
    아이를 키우는데 돈이 많이 들기 때문에
    간단히 말해서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도 아기를 많이 안 낳는 것이 돈은 재화는 한정적인데 양육비에 다 쏟아부으면
    골프를 못 치거든요
    자본주의 사회의 발달된 현대 문명을 즐길려면
    반드시 돈이 있어야 하는데
    멀 하든 항상 돈이 드는데

    아파트 청약 같은 거 자녀가 많으면 할당제로 우선 순위를 준다든지
    둘째부터는 대학 등록금 전액 지원이라든지
    개인의 입장에서 아이를 많이 낳는 게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도록
    시장경제 시스템이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개인의 합리적인 선택이 사회의 합리적인 선택으로 연결되게 만들어 준다는 건데
    공산주의 시스템이 망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개인의 합리적인 선택이 사회의 합리적인 선택으로 연결되지 못하거든요
    대학 조별과제가 반공 교육이라고 ㅎㅎ
    어차피 조별로 똑같이 점수를 받는다고 하면
    개인의 입장에서는 다른 팀원에게 떠넘기고 미루는 게 합리적이잖아요?

    아이를 많이 낳아 기르는 게
    개인의 입장에서도 이득이 되게 국가 정책적으로 유도해야
    선택과 집중을 해서
    그나마 아기를 낳을 가정에 더 많은 지원을 주는 방식으로 해야 될 거라고 봅니다

    1. 사무엘 2022/10/03 14:08 # M/D Permalink

      절대적 빈곤이 해소되는 것 이상으로 상대적 빈곤이 더해지고 있고,
      애 하나 키워서 기대되는 보상은 갈수록 줄어드는데, 거기에 드는 비용과 희생이 너무 커지고 사회적으로 그에 대한 예우와 보상도 없고.. 그 애 양육비 대신 다른 행복과 만족을 얻을 수단은 너무 많이 생기고 있고..
      지금 상황은 여러 모로 답이 없는 것 같습니다.

      “선택과 집중”이랑 같은 맥락일 텐데요, 제가 추가로 강조하고 싶은 건.. “없는 애를 새로 만들라고 들볶기 전에 이미 태어나서 자라고 있는 애라도 헛되이 날리지 말고 잘 키우자~~”입니다.

      일체의 인명 경시 풍조를 타파하고, 학교 폭력 군대부조리 같은 건 가해자를 반 죽여 놓고, 사형 집행도 당연히 하고요.
      요즘 인권 따지고 있는 건.. 피해자가 아니라 가해자 인권을 너무 많이 챙기고 있어서 핀트가 많이 어긋난 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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