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 횡단 철도

시베리아 횡단 철도. (Trans-Siberian Rilway)
러시아의 모스크바와 블라디보스토크를 잇는 이 철도는, 단일 정부가 건설한 단일 노선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길고 아름다운 규모를 자랑하는 철도이다. (아래 그림에서 빨간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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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선 길이는 무려 9334km로, 지구를 1/3바퀴 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샌프란시스코를 출발한 지 얼마 안 된 서울 행 비행기에 ‘도착지까지의 거리’가 9058km라고 찍혀 있는 사진을 첨부한다.
미국에서 한국까지 비행기가 아니라 철도를 이용해서 간다고 생각해 보라. ㅎㄷㄷㄷ;;
미국 갔다 오면서 별 의미 없이 찍어 놓은 사진이, 이럴 때 유용한 삽화 자료로 쓰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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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딱히 철덕이 아닌 사람에게도 시베리아 횡단 철도 시승은 유럽 여행의 성배 중 하나로 잘 알려져 있다.
물론 실제로 타고 나서는 너무 지겹다고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도 있지만 말이다.

이 철도는 이미 19세기 중반에 건설의 필요성이 논의되었으며 19세기 말에 건설이 시작되어 전구간은 1916년에 개통했다고 한다. 문헌에 따라서는 1905년에 이미 주요 구간이 완공됐다고도 나온다.
지금은 9000km가 넘는 전구간이 복선 전철이다. 복선화는 1937년에 완료되었으며, 전철화 공사는 1929년에 시작되어 무려 2002년에야 100% 끝났다고 한다.

그 긴 구간에 일일이 전차선과 전신주를 설치하는 건 보통 일이 아니다. 게다가 겨울에 시베리아가 좀 춥나..(영하 5, 60도까지!)? 그래도 한 열차가 중간 급유를 할 필요 없이 빛의 속도로 나아가는 전기만 받아서 달리면 쭉 달리면 되니까 운영면에서는 매우 편해졌다고 볼 수 있겠다.
20세기 초에 개통, 1930~40년대에 복선화, 21세기 초에 전철화 완료라는 점에서는 어째 한국의 경부선과 시기적으로 연혁이 비슷한 셈이다.

종점에서 종점까지 주파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꼬박 1주일. 비행기가 비슷한 거리를 15시간 만에 주파하는 것과 비교된다만, 시베리아 철도는 고속철이지도 않고, 운임 역시 비행기보다야 1/n 이하로 훨씬 싸기 때문에 이용객이 많다. (비록 외국인 관광객은 자국민만치 싸게 탈 수는 없지만 말이다.)
객실은 식당, 세면대가 갖춰졌으며 4인 1실처럼 일종의 움직이는 여관 컨셉으로 마련돼 있다. 우리나라에도 옛날에는 침대차가 있었지만 지금은 열차의 속도 향상으로 인해 없어져 있다.

시베리아는 워낙 불모지이다 보니, 그 엄청나게 긴 영업 거리에 비해서 역은 60여 개로 적은 편이다. 참고로 서울 지하철 2~5호선 같은 메이저 지하철 노선이 역 수가 이미 4~50개이다.

이 철도의 유명하고 중요한 특징 중 하나로는 선로가 광궤라는 것이다. 여러 정치적인 이유로 그 당시에는 광궤로 건설되었지만 이것이 오늘날은 국가간 철도 직결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되어 있다. 옛날에는 서로 싸우고 식민지를 쟁탈하느라 바빴지, 오늘날만치 국가간의 협력을 중요시하는 구도가 아니었으니까.

블라디보스토크는 한국의 경원선 철도와의 직결 떡밥이 나돌고 있으나, 결국은 상이한 궤간으로 인해 열차를 갈아타야 한다. 러시아는 광궤, 북한 포함 한국은 표준궤, 그리고 일본은 협궤.. 흠좀.
열차의 직결이 이뤄지려면 궤간뿐만이 아니라, 요즘 그렇게도 친환경적이라고 찬사를 받고 있는 전철의 경우, 전기 규격과 집전 방식까지 통일이 되어야 한다. 이런 것들이 국제 열차 직결 운행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철도역 안에 CIQ 구역과 세관, 면세점, 출입국 심사대가 생기고 열차 승객이 차내에서 입국 신고서를 작성하는 날이 올 수 있을까?
도로는 남한의 경부 고속도로를 포함해서 ‘아시안 하이웨이 n호선’ 같은 게 국제적으로 제안돼 있기도 하다(비록 현실은 시궁창이지만). 철도라고 그런 걸 만들지 말라는 법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Oh Glory Korail 노래에도 3절 가사가 “대륙 넘어 세계로 달려간다, 내일의 꿈을 여는 희망의 철도”이다. ^^;;

그나저나,
- 중국이나 미국에도 비슷한 대륙 횡단 철도가 있을 텐데.
- 칠레는 최대 폭이 200km 남짓밖에 안 되는 반면 길이가 4300km에 달하는 길쭉한 1차원 국가이다 보니;; 그 모양 따라 간선 철도만 하나 놓으면 국가 기간망 완성이겠다. ㄲㄲㄲㄲ 아마 전구간 최하 2복선으로, 수도권엔 3복선으로 만들어야 할 듯.

끝으로, 궤간 하니까 생각나는 얘기.
커다란 기계류를 만드는데, 부품을 철도로 운반할 수 있게 하기 위해 크기· 폭이나 무게가 어쩔 수 없이 제약이 가해지는 경우가 역사적으로 있었다. 미국에서 우주 왕복선을 공장에서 발사할 때도 그랬고, 아예 협궤를 쓰는 일본은 이 제약 때문에 90식 전차 같은 자위대 무기는 아주 ㅂㅅ같이 만들어지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철도가 최초로 발명된 영국과 철도 얼리어답터 국가인 일본은 궤간 때문에 19세기 중· 후반에 골치를 많이 썩었던 게 사실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1/01/28 07:45 2011/01/28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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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박상빈 2011/01/28 08:39 # M/D Reply Permalink

    아시는지 모르겠는데, 전세계 철로를 아는대로 정리해놓은 사이트가 있더라구요. http://seat61.com
    북한 가는 열차가 있는게 눈에 뜨입니다.

    1. 사무엘 2011/01/28 09:51 # M/D Permalink

      “서울에서 부산까지 시내버스만으로 가기”처럼, “세계 각국을 철도만 이용해서 가기”라...! 흥미롭네요.
      우리나라에서 세계구 철덕이 배출되려면 역시 통일이 돼야 합니다. =_=

  2. 주의사신 2011/01/28 08:59 # M/D Reply Permalink

    1. 시베리아 횡단철도가 저렇게 긴 것일 줄은 몰랐네요.

    2. 천년 왕국 때 예루살렘에 경배하러 오는 모든 사람을 위해 전 세계로 뻗어나가는 철도 계획을 해 놓으시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저것보다 한 3배쯤 길게 해도 될 것 같습니다. (전 세계를 철도로 연결하는 것도?) 어차피 그 때는 모든 것이 파괴된 상황이라, 하위 호환성 같은 것은 고려할 필요가 없으니 편하겠네요.

    기획안이 완성되면 예수님께 결제 받아야겠죠?

    3. 과학 동아에서 본 것인데, 판 구조론에서처럼 지구 상의 판들이 계속 움직이다 보면 다시 대륙들이 지구 한 바퀴 돌아서 하나로 합쳐지면, 한반도가 세상의 중심이 되는 날이 온다는군요. 과학자들이 좋아하는 몇천만년 후라고 합니다...

    1. 사무엘 2011/01/28 09:51 # M/D Permalink

      가히 까무러칠 정도의 길이이죠.
      “앞으로 앞으로 ... 지구는 둥그니까 자꾸 자꾸 나가면”(동요)을 철도로 실현해 보고 싶습니다.

      천년왕국 교리에 대해 잘 아시네요.
      예루살렘 공항과 성전을 연결하는 지하철 정도는 당연히 저도 이미 구상했지요. 생각만 해도 즐겁습니다.
      천년왕국 시절엔 그 전의 전세계 대도시 폐허 잔재들은... 진짜 “옛날에는 이랬다” 급의 관광지 유적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노아의 방주가 아직 남아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것도 만약 있다면, 천년왕국 때 세계 관광 코스로 개발되겠죠? ㅋ

    2. 주의사신 2011/01/28 16:52 # M/D Permalink

      제가 알기로는 노아의 방주가 남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라랏산이 터키 국경이라 사람이 마음대로 못 올라가는 곳이라서 쉽게 확인하기는 어렵지요.

      빙하속에 갖혀 있는데, 지진에 의해서인가 반으로 잘린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3. 사무엘 2011/01/29 09:26 # M/D Permalink

      Google Earth에서도 방주의 모습이 잡혔네, 안 잡혔네 하는 논란이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저는 단순히 '가재는 게 편, 팔은 안으로 굽는다' 차원에서 방주가 보존돼 있길 바라긴 합니다만.. 그게 제 신앙의 근간은 아닙니다. 남아 있으면 어떻고 없으면 또 어떻겠어요. 성경이 당장 잘 보존돼 있는걸 뭐.. ^^

  3. 김기윤 2011/01/28 15:25 # M/D Reply Permalink

    "광궤" 라는게 존재하는지는 처음알았습니다. 다만, '궤' 자가 들어가있고, '표준궤' 와 '협궤' 를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에 광궤를 바로 올바르게 추리할 수 있었습니다. (..)


    궤간 하니까 생각나는데, 로코모션이라는 게임에서도 협궤/표준궤가 둘 다 있습니다. 다만 호환이 안된다는 것 때문에 왠만하면 표준궤로 합니다. ..... 다만 문제는 표준궤는 등산을 잘 못한다는것..때문에 협궤를 쓰기는 씁니다. 게임에서조차 플레이어 물먹이는 궤간 비호환 문제.. ㄲㄲ

    1. 사무엘 2011/01/29 09:27 # M/D Permalink

      협궤가 있는데 광궤가 없을 리가 없겠죠? 물론 시베리아 철도는 1524mm로, 표준궤와는 10cm도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에 사진으로 보기엔 그냥 표준궤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덩치가 작은 협궤 열차가 등판능력은 약간이나마 더 뛰어날 수도 있죠.

    2. 김기윤 2011/01/30 01:28 # M/D Permalink

      협궤열차가 등판능력이 강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가, Rock Rail.........이었나? (정확한 명칭을 까먹음) 어쨋든 해당 게임에서는 협궤 한정으로 등산 전용 톱니바퀴 모양의 추가레일과 바퀴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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