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우 API로 다른 프로그램을 "실행", 즉 기술적으로 말하면 프로세스를 생성할 때 쓰는 함수는 크게 다음과 같다.

WinExec, LoadModule, CreateProcess, ShellExecute

어느 것을 사용하더라도 다음과 같은 정보를 받는 란은 꼭 존재한다:
실행 파일 이름, 명령인자, 그리고 메인 윈도우를 표시할 디폴트 방식(SW_SHOW 등).

즉, 윈도우 운영체제는 GUI 기반이라는 특성상 프로그램 메인 윈도우를 기본적으로 최대화하여 실행하라, 창을 숨겨 놓고 실행하라는 식의 지시를 내릴 수 있다. 이런 정보들은 WinMain 함수의 매개변수로 고스란히 그대로 전달된다. 물론 응용 프로그램이 그걸 무시하면 어쩔 수 없지만.

앞의 W..., L... 두 함수는 매개변수가 매우 단순한 편해서 쓰기는 편하나, 16비트 API 시절의 잔재로 치부되어 유니코드 버전조차 존재하지 않으며, 사용이 비추(discourage)되고 있다.

CreateProcess가 32비트 이상급 윈도우 API에서 표준으로 통용되는 가장 원초적인 프로그램 실행 함수이다. 그 대신 받아들이는 매개변수가 무진장 많으며 쓰기가 좀 어렵다. 여기에 대해서는 뒤에서 다시 좀 다루기로 하겠다.

끝으로 ShellExecute는 그 이름이 암시하듯, 커널 계층이 아닌 쉘이라는 꽤 상위 계층에서 구현된 함수로 단순히 파일을 실행하는 게 아니라 인터넷 URL을 기본 웹 브라우저에서 열거나 텍스트 파일을 메모장에서 여는 일도 다 담당한다. 동작 자체도 "open", "print" 등 아예 명령 문자열로 지정할 수 있다. 즉, 쓰임이 훨씬 더 포괄적이다. 이 함수도 EXE를 실행할 때는, 내부적으로 어차피 CreateProcess를 응당 호출한다.

C...는 리턴값이 프로그램의 실행 성공 여부를 나타내는 BOOL 형태인 반면, 나머지 세 함수들은 값이 약간 특이하다. 32보다 큰 정수를 되돌리면 성공을 뜻하고 그렇지 않으면 실패라는 뜻이다.
왜 이렇게 되었냐 하면 이 legacy 함수들은 원래 리턴값이 "인스턴스/모듈 핸들"이었으며 32 이하의 핸들값은 에러를 나타내는 값으로 의미가 예정되었었기 때문이다. 일종의 과거 잔재이다.

오늘날 윈도우 프로그래밍에서 HINSTANCE라고 부르는 핸들은, 과거에는 프로세스 ID와 비슷한 개념이었다. 이 핸들은 자신이 실행한 파일을 식별하는 정보도 있었던지라 동일 EXE를 중복 실행한 것을 WinMain 함수와 함께 넘어온 hPrevInstance로 분간할 수 있었다. 또한 EXE를 실행하여 생긴 인스턴스 핸들과, 그 EXE 안에서 DLL를 읽어들임으로써 이를 식별하는 모듈 핸들(HMODULE)도 별개의 존재였다.

하지만 32비트로 넘어오면서 운영체제의 메모리/파일 관리 모델이 완전히 바뀌었고 오늘날은 HINSTANCE와 HMODULE의 구분이 완전히 없어졌다. 단순히 프로세스 메모리 공간에 맵핑되어 있는 파일 이미지를 가리키는 포인터일 뿐이다. 메모리 영역 overlap에 따른 재배치만 일어나지 않는다면, 해당 DLL/EXE의 preferred base가 그대로 핸들값이 되는 것이다. 인스턴스 핸들이 이렇게 특정 프로세스 안의 주소 공간을 가리키는 포인터가 되는 바람에(national), 이제 이 핸들로 여러 프로세스들을 식별(international)하는 것은 불가능해졌다.

CreateProcess는 사용자가 보내준 파일 + 명령행 사이에다 null 문자를 잠시 삽입하여 토큰화를 했다가, 함수 실행이 끝난 후 문자열을 원래대로 되돌려 준다. C 언어의 strtok 함수를 떠올리면 된다. 이런 이유로 인해 명령행을 넘겨주는 포인터 영역이 read-only const여서는 안 되며 쓰기가 가능해야 한다. (물론 윈도우 NT 계열 운영체제에서 W 버전이 아닌 A 버전을 호출하면 어차피 쓰기 가능한 메모리 버퍼로 인코딩 변환이 일어나기 때문에 read-only 메모리를 넘겨줘도 문제될 건 없다.)

프로그램을 실행할 때는 이 프로그램에다 기본으로 넘겨 줄 각종 환경 변수, 콘솔 프로그램인 경우 표준 입출력 스트림의 핸들, 디버그 실행 여부 등 갖가지 고급 정보를 넘겨줄 수 있으며,
프로그램이 실행되었을 경우 생성된 프로세스의 핸들과 ID 등도 돌려받게 된다. 가령, 이 프로그램이 실행이 완전히 끝날 때까지 내가 기다려야 할 때 이 핸들에 대해 WaitForSingleObject를 호출하고 있으면 된다는 뜻이다. 단, 이 핸들을 Close하는 것도 우리 책임이다.

불필요하게 높은 계층에 자리잡고 있는 ShellExecute 대신, 커널 계층에 있는 CreateProcess를 좀더 간편하게 활용하기 위해 본인은 이 함수를 클래스로 감싸서 쓰고 있다. OpenFileName, TaskDialogIndirect (윈도우 비스타) 같은 복잡한 대화상자 UI 함수만큼이나 CreateProcess도

- 각종 디폴트 argument나 구조체들 챙기기
- 소멸자에서는 결과물로 받은 핸들들 닫아 주기
- 커맨드 라인을 알아서 자체 버퍼에다 생성하고, 필요한 경우 매개변수 전체를 따옴표로 싸 주기
- 이 프로그램의 실행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는 멤버 함수도 추가.

같은 자질구레한 일을 클래스로 감싸 놓으니, 프로그램 실행하기가 한결 편리하다.

Posted by 사무엘

2010/01/11 00:42 2010/01/11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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