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옛날에 폰 노이만(폰 노이만 구조라는 컴퓨터 근간을 닦은 사람)이라는 사람은 기계어로 직접 컴퓨터에다 코딩을 하는 기계어 매니아였다. 기계어가 너무 불편하다고 어느 제자가 어셈블리 비슷한 상위 계층 언어를 만들려 하자 “귀한 컴퓨터 자원으로 쓸데없는 짓이나 한다”고 그를 나무랐다.;;
이거 마치 희대의 저격수인 시모 하이하가 조준경 그딴 걸 왜 쓰냐고 나무란 것과 비슷한 맥락 같다.;;
 
그 반면, 데이크스트라(다익스트라. 그래프 탐색 알고리즘을 고안한 그 사람)는 어셈블리/기계어 같은 언어를 비생산적이고 삽질스럽다고 아주 강하게 디스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구조화 프로그래밍을 주장하면서 GOTO문을 배격한 사람이 기계스러운 BRANCH 따위가 난무하는 저급 언어를 좋아할 리가 없겠다.
 
둘 다 우주괴수급의 천재 수학자 및 전산학자이다만, 이런 식의 관점의 차이가 존재하는가 보다. 재미있는 일이다.
 
2.

밸브 코퍼레이션의 창립자 게이브 뉴웰 (카운터 스트라이크, 하프 라이프, 포탈 등의 게임 개발사)
페이스북의 창립자인 마크 주커버그 (나보다 더 어림..)
마이크로소프트의 창립자인 빌 게이츠 (설명 불필요)
 
억만장자 IT 기업인인 이들은 모두 하버드 대학 중퇴자라는 공통점이 있다. 다 미국인이기도 하고.

3.

개발자가 소프트웨어를 팔아서 먹고 살려면

(1) 관공서나 기업에서 구입하지 않을 수 없는 핵심적인 프로그램을 개발 (교육이나 업무 분야)
(2) 하드웨어에 같이 들어가는 프로그램을 개발해서 하드웨어와 함께 판매
(3) 온라인 게임 개발 (늘 서버 접속을 하기 때문에 이용료 징수 가능)
(4) 아니면 개인을 대상으로도 유료 판매가 가능한 유통 경로(앱스토어, 스마트폰 등)를 거치는 프로그램 개발

중 하나로는 가야 할 것 같다. 저 네 가지 말고 혹시 다른 방법이 있을까?

4.

내가 맥 OS에 매력을 느끼는 큰 이유 중 하나는.. 폰트 래스터라이저가 정말 짱이라는 점.
똑같은 글꼴을 화면에 찍어 내는 퀄리티가 서로 게임이 안 되는 수준이니...

사용자 삽입 이미지
위는 Windows, 아래는 맥이다.
Windows는 ClearType을 시키면 맑은 고딕처럼 전용 힌팅이 들어간 글꼴이 아니면 그냥 안티알리어싱이 없는 것보다 약간 나은 정도로만 찍히는 반면.
Mac은 힌팅이 없다시피한 글꼴도 Adobe Reader 이상의 퀄리티로 찍어 준다!

5.

그나저나 맥 OS는 Finder (윈도우로 치면 탐색기)에서 파일이나 디렉터리의 이름을 바꾸는 게 엔터이고, 실행하거나 여는 게 Cmd+아래라니 참 희한하다. 윈도우라면 이름 바꾸는 건 F2이고, 여는 게 응당 엔터인데 말이다.

6.

과거에 MS 오피스가 2003에서 2007로 버전업되었을 때 비주얼이 화려해지고 좋아진 기능이 분명 적지 않았지만, 내게는 굉장히 마음에 안 드는 변화도 있었다. 그것 중 하나는 파워포인트에서 '컬러 타자기' 애니메이션 효과가 굉장히 느려져서 랙이 심해지고 프레임 수가 감소한 것이었다. 글자가 말 그대로 타자기로 찍듯이 한 글자씩 천천히 나타나는 것 말이다. 그렇게 현란하거나 CPU의 부하가 심한 효과도 아니다.

그랬는데 2010을 나중에 써 보니, 마치 2003처럼 애니메이션이 다시 매끄러워져 있었다.
혹시 컴퓨터가 빨라지고 화면 해상도가 낮아져서 그런 게 아닌가 싶어서 컴퓨터를 바꿔서 확인해 보았다.
그랬더니 같은 1280*1024 화면이라도 역시 2010에서는 Core2 duo급 컴에서도 매끄럽게 나오는 반면, 2007에서는 쿼드코어 i5급 컴에서도 버벅거렸다.

그래서 이것은 소프트웨어적인 알고리즘 개선 덕분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 2007과 2010 사이엔 이런 차이도 존재하는가 보다.

7.

근래엔 <날개셋> 한글 입력기의 구성 파일들에 대해서 바이러스 및 악성 코드 진단 문의가 부쩍 늘었다. 그래서 그에 대한 개발자의 공식 입장을 내 홈페이지에다가도 게시할 필요를 느끼게 됐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당연히 “바이러스 아님”이다. 모든 프로그램들은 바이러스도, 안티바이러스(일명 백신)도 알지 못하는 100% 청정 컴퓨터에서 개발되며, 개발 환경에서 갓 빌드된 직후의 실행 파일들이 곧바로 설치 패키지로 포장된다. 바이러스 같은 게 들어갈 일이란 없다. 이 일 때문에 본인에게 문의하면 언제나 동일한 대답밖에 돌아올 게 없으며, 그 외에 더 할 말이 없음을 이 자리에서 밝히는 바이다.

더 근본적으로는 실행 파일과 MSI 패키지가 디지털 서명을 받지 못한 관계로, 웹브라우저부터가 빨간 경고와 함께 <날개셋> 프로그램의 다운로드를 저지(discourage)하는 것도 좀 아쉬운 점이다. 이건 훗날 프로그램이 더 나은 수익원과 배포 통로를 확보했을 때에나 해결 가능할 것 같다.

그래서 이 참에 아예 프로그램 다운로드 페이지에다가 설명을 써 놨다. “10년이 넘게 인생을 걸며 이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개선해 온 저를 믿으신다면, 그런 보안 경고들은 모두 무시하고 안심하고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문득 생각해 볼 문제: 비주얼 C++이나 그에 상응하는 개발툴이 설치된 컴퓨터를 자동으로 감지하여 프로그램이 링크될 때 쓰이는 C 라이브러리 같은 lib, obj 파일을 감염시키는 컴퓨터 바이러스 프로그램이 존재할까? 처음부터 바이러스에 감염된 프로그램이 생성되도록? -_-;;

Posted by 사무엘

2012/05/19 08:22 2012/05/19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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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라크넹 2012/05/19 15:49 # M/D Reply Permalink

    개발툴을 감염시켜 개발툴에서 생성되는 모든 코드에 자기 자신을 복제시키는 바이러스는 실제로 있습니다. 이를테면 2009년에 델파이 SysConst.pas 파일을 변경시키는 Win32.Induc 바이러스가 등장한 적이 있었습니다.
    http://www.securityfocus.com/brief/999

    그리고 이 가능성은 무려 *1982년*에 Ken Thompson이 제기한 적도 있죠. (Ken Thompson은 최근 작고한 Dennis Ritchie와 함께 유닉스 운영체제를 만든 장본인 중 하나입니다.)
    http://cm.bell-labs.com/who/ken/trust.html

  2. 백성 2012/05/19 22:59 # M/D Reply Permalink

    오히려 깨알같은 영광의 코레일. ㄲㄲㄲㄲ

  3. 사무엘 2012/05/19 23:59 # M/D Reply Permalink

    아라크넹: 그건 진짜 우물/상수도에다 독을 타는 거나 마찬가지인 테러 행위이니, 전산학의 선구자들에 의해 예견될 법도 하겠네요.;;

    백성: 영광의 캐리어보다는 영광의 코레일. ㄲㄲㄲㄲ

  4. Lyn 2012/05/22 00:07 # M/D Reply Permalink

    3-4. 는 결국게임으로 결론나는듯 ...

  5. Lyn 2012/05/22 00:08 # M/D Reply Permalink

    4번의 퀄리티 차이는 심하네요... 문제는 맑은고딕, 나눔고딕코딩 처럼 클리어타입에 최적화된 글꼴만 사용하다보니 맥에 가면 오히려 난감해지더라는 ㅡㅜ

    리눅스는 답이없고 (...)

    1. 사무엘 2012/05/22 10:02 # M/D Permalink

      1. 수익 기반에서 (1), (2)는 아무래도 자리가 한정돼 있고, 이미 만들어질 프로그램은 다 만들어졌다는 인식이 있지요. 결국 (3), (4)가 남는데, SNS나 게임 쪽으로 귀착되는 경향이 큽니다.

      2. 오죽했으면 워드 같은 MS 오피스 프로그램들도 글자 크기가 어느 정도 커진 뒤부터는 ClearType 대신 일반 Grayscale을 쓰겠어요? 자기들이 봐도 자기네 ClearType이 시원찮아 보여서 그랬겠죠. 그 반면 Grayscale은 작은 크기에서는 너무 뿌옇기 때문에 보기 안 좋고요.

      맥은 품질이 너무 뛰어납니다. 확대를 안 하면 ClearType인 줄도 몰랐거든요. 작은 크기뿐만 아니라 임의의 각도로 회전했을 때의 글자 렌더링도 왜곡이나 계단현상이 거의 눈에 안 띄고 정말 보기 좋습니다.

    2. Lyn 2012/05/22 14:10 # M/D Permalink

      맥이 자기네 힌팅 기술에 이름 붙인게 있나요>

    3. 사무엘 2012/05/22 17:18 # M/D Permalink

      그건 잘 모르겠네요.
      저기서 ClearType이라는 말은 단순한 회색톤(grayscale)이 아니라 LCD 화면의 구조에 맞춘 subpixel 렌더링 방식을 통틀어 일컫는 용어입니다. 그걸 MS에서는 클리어타입이라는 브랜드명을 붙이긴 했고요.

      그러고 보니 윈도우 7은 클리어타입 튜닝을 하는 기능이 있죠. 그 반면 맥은 LCD 모니터까지 하드웨어/OS 일체형이다 보니, 별도의 튜닝이 필요 없이 자기네 LCD에 딱 맞는 클리어타입 기능을 제공하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6. Lyn 2012/05/23 13:40 # M/D Reply Permalink

    클리어타입 튜닝을 하신 하는데... 눈이 품질이 안좋아서 어떤게 잘보이는건질 모르겠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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