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울대 김 빛내리 교수라고 우리나라에서 미생물학 내지 bio-informatics 분야의 최고의 전문가가 계신다. 최종 학력은 옥스퍼드 대학 박사. 대외적으로 쓰는 영어식 이름은 Narry Kim이라고 한다. (오옷) 연구실 이름은 “RNA 생물학 연구실”.

이분은 외국의 저명한 일류 학술지에 수시로 논문을 냈으며 한국의 촉망 받는 여성 과학자로 이미 여러 번 선정되고 상도 받고 언론도 탔다. 진짜 이름값 하는 인생을 살았다. 허나 본인은 생물학에 완전 문외한인 관계로, 이분 소개는 예전에 이 광근 교수 같은 분을 소개할 때만치 자세하고 정확하게는 못 한다는 점을 양해 바란다. ^^

본인의 지인 중엔 대학원에 진학하여 생물학 쪽으로 공부를 계속하는 친구가 있다. 얘기를 나누다가 내가 먼저 김 빛내리 교수 얘기를 꺼내자 걔도 “어, 너도 그분이 누군지 아는구나.” 하고 반가워했다. ^^

비슷한 예로, 본인의 동창 중에는 정말 학창 시절 내내 수학과 물리만 파면서 살던 덕후로, 과학고와 카이스트의 설립 취지에 가장 부합하며 사는 놈이 하나 있었다. 걔에게는 “잘은 모르겠지만 네 연구 분야가 그럼 이 휘소 박사가 파던 분야하고 비슷한 거냐?”라고 거들먹거려 주니까 걔 역시 반가워하더라.

2.

난 강 용석 씨가 한창 안 철수 씨를 때리는 글을 블로그에다 올릴 때 그의 글을 통해서 김 교수에 대해서 처음으로 듣게 됐다. 세상에 그런 엄청난 연구 업적을 남긴 사람도 그 긴 시간 강사 생활을 거쳐서 힘겹게 교수에 임용되고 그 짬밥에 아직도 조교수· 부교수 급인데, 안 철수 부부에게 주어진 서울대 정교수 특혜는 해도 해도 너무한 사기 수준이라고 말이다.

본인 역시 안 철수 씨가 머리와 노력을 겸비한 의학도 출신의 엄친아 수재이고 왕년의 컴덕후 겸 훌륭한 기업인· 경영자인 것은 응당 인정한다. 하지만 교수 세계에서 그 정도로 급격한 진급이 합당할 정도로 ‘세계적인 석학’이라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안 씨가 허접해서가 아니라 학계에는 유명세만 안 탔을 뿐이지 안 씨보다 더한 우주괴수들도 많기 때문이다. 빌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가 ‘석학’은 아니잖아?

뭐, 강 용석 씨 자신도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스펙과 프로필을 자랑하는 똘똘이 수재이며 한때는 시사와 관련하여 굉장히 통렬하고 날카롭고 속 시원한 글을 많이 올리긴 했다. 하지만 좀 싸가지 없는 말투와 교만과 오만방자함 때문에 지금은 다시 버로우 탄 듯하다. 조금만 고개를 숙일 줄 아는 안목이 아쉬웠다. 지금까지 실패를 모르고 빳빳하게만 살아 와서인 걸까.

3.

김 빛내리 교수 말고 본인이나 평범한 한국인들이 아는 유명한 여성 과학기술인으로는 역시 윤 송이 씨가 있다. 학력은 잘 알다시피 서울 과학고에 카이스트를 거쳐 MIT 박사이다. 모교로 돌아와 교수의 길을 갈 법도 한 진정한 엄친딸이지만, 이분은 그냥 곧바로 기업체로 간 경우이다. 사실 윤 씨는 일단 진로 자체가 과학자보다는 공학자에 훨씬 더 가깝기도 했고 말이다. 그리고 어차피 억만장자가 됐을 터이니 굳이 교수 자리가 아쉬울 필요도 없다.

윤 송이 씨의 여동생인 윤 하얀 씨는 언니의 명성에 너무 가려져서 조명을 못 받았을 뿐이지 역시 만만찮은 천재로, 하버드 대학에 진학하여 과학자의 길을 갔다고 알려져 있다. 분야는 생물학. 뭐, 본인이 고등학교를 다니던 때만 해도 선배나 동기 중에 남매가 나란히 동일한 과학고에 입학하는 흠좀무스러운 형제· 남매가 있긴 했다.

윤 씨와 달리 김 교수가 과학고 출신이 아닌 이유는, 그 시절에 아직 주변에 과학고가 없었기 때문이라 한다. 김 교수는 1969년생. 서울 과학고가 1989년 개교이니, 그 시절엔 한국의 과학고 1호인 경기 과학고밖에 없었다. 윤 송이 박사가 1975년생이고 아마 서울 과학고의 초창기 졸업생이지 싶다.

4.

김 빛내리 교수와 상당히 비슷한 이름이 옛날에는 범죄의 안타까운 희생자의 이름으로 등장한 적이 있다. 바로 1997년의 ‘박 초롱초롱빛나리 양 유괴· 살해 사건’인데 기억하는 분 있는가? (자동사와 타동사의 차이밖에 없다.) 언론에서는 편의상 줄여서 ‘박 나리’ 양이라고 일컫기도 했다.

이 사건은 피해자가 특이하게 긴 이름을 갖고 있고, 또 가해자는 겨우 20대 후반의 면식범 임산부였기 때문에 국민들에게 끼친 충격이 굉장히 컸다. 가해자의 남편은 경찰에게 체포되어 끌려가는 아내에게 거의 멘탈 붕괴 상태로 “○○야, 설마 네가 이런 끔찍한 짓을 저질렀을 리가 없지? 제발 아니라고 얘기해 줘!”라고 절규하기도 했다.

못 말리는 된장녀 기질과 과시욕, 외국 유학을 갔지만 적응 못 하고 다시 돌아온 것, 입만 열면 횡설수설 거짓말, 자기 잘못은 인정 안 하고 끊임없는 변명 등을 보아하니, 본인은 가해자인 전 현주 씨의 모습이 21세기를 풍미한 희대의 또라이 사기꾼인 신 정아 씨하고 굉장히 닮았다는 생각을 했다. 비록 겉으로 드러나는 범죄 내역은 성격이 차이가 있지만, 둘 다 비슷한 종류의 정신병 기질이 아닌가 싶다.

법조인들이 보기에도 전 씨는 죄질이 매우 나빠 보였고, 그래서 엄벌이랍시고 무기징역이 선고되었다. 8살짜리 딸을 잃은 유가족들은 형량이 너무 가볍다고 분노했다. 그래도 가석방이나 사면 따위 없이 전 씨는 지금까지도 40이 넘은 나이로 교도소 복역 중이라고 한다. 그녀의 남편은 당연히 이혼을 했으며, 그때 그녀에게서 태어난 아기는 진작에 외국으로 입양되었다. 쩝~
(애초에 저 여자, 결혼은 어떻게 했는지가 궁금하다. 온갖 감언이설로 자기 처지를 속이고 남자를 속였지 싶다.)


김 빛내리 교수로 얘기를 시작했는데 정작 이분 자체에 대한 얘기는 별로 못 하고 같이 덩달아 떠오르는 주변 지식 얘기만 잔뜩 늘어놓게 됐다. ^^
참고로 한글 학회 직원 중에도 ‘김 한빛나리’ 선생님이 계신데, 이분은 남성임.

Posted by 사무엘

2012/05/29 08:40 2012/05/29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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