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의와 타의의 경계 문제

고의가 아니라 몰라서 잘못한 것, 속아서 잘못한 것은 전적으로 무죄일까? 이에 대한 성경적인 관점은 무엇일까?

1.
롬 4:15에 따르면 성경은 죄형법정주의를 지지한다.
그리고 누군가가 법을 어겼어도 정~~~~말 악의가 전혀 없이 순도 100%의 순진무구 무지 때문이었다면? 그 법이나 규칙에 대해 숙지할 기회가 단 1도 없었거나 법을 도저히 지킬 수 없는 상황이었다면? 하나님이라도 그건 그 사람의 여건을 감안하신다. 무죄 또는 책임 면제로 인정해 주신다.

창세기 20장에서 이 여자가 유부녀인 줄 진짜 몰랐다고 항변했던 아비멜렉이 좋은 예이다. 이건 간음이 죄인 것 자체는 알되, 적용 대상을 몰랐던 경우이긴 하다만..
그리고 아예 선악 분별력 자체가 없는 아기도 이 범주에 들기 때문에 죄에 대한 책임이 부과되지 않는다.

허나.. 현실에서 이단에 빠지는 사람들이 정말 전적으로 무과실인 경우는..?? 안타깝지만 별로 없을 가능성이 높다.
자기도 진리에 관심이 없고 하나님의 진짜 성품에 관심이 없고..
반대로 이단들을 보니 뽀대 나고 내 육신적인 욕망을 채워 줄 수 있어 보이고.. 이런저런 이상하고 불순한 동기가 '결합'해서 자발적으로 더 이상한 데에 빠지는 것도 기여를 한다는 것이다.

모든 무지가 100% 전적으로 무죄이고 오로지 선량한 피해자밖에 없는 거라면..
성경에 하나님이 강한 미혹을 보내신다, 파라오의 마음을 더욱 강퍅하게 만드신다~~ 거짓을 믿게 만든다.. 이런 말이 쓰여 있어서는 안 된다. 아니, 에덴 동산 시절에서부터 하나님이 뱀 따위 이브에게 얼씬도 못 하게 봉쇄를 했어야 했다.

모든 마약 중독자가 100% 오로지 강제로 납치 당해서 주사기를 강제로 꽂혀서 생겨난 거라면 그 사람들은 그냥 치료만 받으면 되는 피해자일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서 마약 사범은 환자이면서 한편으로 범죄자이지, 마냥 심신미약 우대를 받는 게 절대 아니다.
이런 불편하고 안타까운 진실은 "언뜻 보기에 착하고 불쌍해 보이기까지는 하는 사람이 왜 지옥에 가느냐~~?" "성경에 왜 미혹을 보낸다는 구절이 있느냐?" 하는 의문에 대한 답을 구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현실에서 이단에 빠져서 돈· 시간을 잔뜩 날린 사람들을 우리가 마치 욥의 친구마냥 판단하고 정죄하고 2차 가해를 해서는 안 될 것이다. 무죄가 아니라는 말은 우리 인간이 아니라 종합적인 판단자인 하나님의 입장에서 그렇다는 것이니 말이다.

2.
성경의 열왕기상 13장에는 "속은 건 변명이 되지 않는다"라는 교훈이 담긴 유명한 이야기가 하나 실려 있다.

솔로몬 이후 이스라엘 북왕국은 왕이 대놓고 금송아지를 만들어 세우면서 우상 숭배와 타락으로 폭주하고 있었다. 이때 남쪽 유다 왕국에서 무명의 젊은 '하나님의 사람' 선지자가 일어나서 북왕국 왕을 용감하게 책망하고, 이적과 표적을 행했다.
그는 임무 수행 과정에서 누구로부터 그 어떤 향응이나 접대를 받지 말고, 먹지도 마시지도 말며, 임무 완수 후엔 뒤도 돌아보지 말고 딴 길로 신속히 귀환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그런데 이 소문을 들은 북왕국의 어느 늙은 선지자는 이 사람이 너무 반갑고 부럽기도 해서 꼭 만나보고 싶었나 보다.
그래서 임무를 마치고 귀환 중이던 저 선지자를 찾아가서는 선의의 거짓말까지 해서 접대와 교제를 베풀었다. "아~ 나도 선지자입니다. 같은 업계 종사자~ 내가 꿈 속에서 하나님 말씀을 받았다니까요? 당신 만나서 접대하라고?"

처음에는 오로지 하나님의 말씀대로 단호하게 FM대로만 행동하던 그 사람은 "나도 하나님 말씀을 받았다니까요?" 이 한 마디에 최소한의 확인 기도도 없이 낚여 버렸다. (어 하나님, 왜 완전히 상반된 지시를 다른 사람에게 또 내리셨습니까? 저 사람 말은 사실입니까?)
사실, 일체의 사람과 마주치지 말고 현장에서 최대한 빨리 이탈하고 무슨 저격수마냥 바람처럼 사라졌어야 했는데.. 완전히 귀환하고 나서 실컷 먹고 마셔도 됐는데 현장 근처에서 퍼질러 앉아 쉰 것이 화근이었다.

결국 그는 얼마 못 가 하나님이 보낸 사자(lion! messenger 아님)의 공격을 받아서 죽었다. 사자는 그 사람을 목을 물어서 딱 죽이기만 했지, 그 이상 시체에는 전혀 손대지 않았으며 잡아먹지도 않고 얌전히 앉아 있었다. 심지어 고인이 타고 가던 자동차.. 아니-_- 나귀도 건드리지 않았다. 이건 평범한 배고픈 야생 사자의 사냥이 아니었다.

하나님 말씀을 사칭하여 속인 늙은 선지자가 죽은 게 아니라, 속은 사람이 죽었다.
그렇다고 해서 늙은 선지자도 잘못이 없는 건 절대 아님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예레미야서 28장에서는 버젓이 주, 여호와의 이름을 팔아서 거짓 예언을 주작해서 선포하던 '하나냐'라는 사람이 두 달 만에 벌 받아서 밥숟가락 놓았으니 말이다.

뭐, 열왕기상에는.. "나 좀 때려 봐" 이 부탁을 안 들었다고, 그 벌로 사자에게 물려 죽은 사람도 나온다(왕상 20:36). 다만, 이건 평범한 사적인 부탁이 아니라 "주의 이름으로" 행해진 명령을 거절한 것이고, 하나님 말씀을 거역한 것으로 간주됐기 때문이다. 엘리사를 조롱하던 초글링들 수십 명이 곰의 공격을 받아서 학살당한 것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3.
성경 다음으로 세상 얘기..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1997년에 화성시의 어느 해안 초소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
파릇파릇한 소위 소초장이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이상한 사람한테 감쪽같이 속았다. 그 사람이 자기 부대의 상관인 줄 알고 K2 소총을 실탄 수십 발과 함께 넘겨줘 버렸다!!

이 정도면 어지간한 보이스피싱 범죄를 능가하는 막장 사건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그 사람은 국군 군복 차림에다, 그 당시 디자인이 바뀐 지 얼마 되지도 않았던 새 계급장을 달고 있었고(소령!!), 이 부대의 행보관이 누군지도 알았다.
그 사람은 그렇게 총을 들고 나가서는 지금까지 영원히 증발 상태이다. 현재로서는 그놈은 아마 북괴 간첩이었을 거라고 추측할 뿐이다.

상급 부대에서 누구를 불쑥 보내서 부대를 시찰시킬 거면 언제쯤이라고 언질을 미리 준다. 불시에 들이닥쳐서 부대 기강을 점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특히 밤에는.. 보안뿐만 아니라 아군 팀킬을 막기 위해서라도 최소한의 정보는 줘야 한다.
더구나 저런 신분의 지휘관이 운전병이나 부관 하나 없이 단독으로 총 들고, 군용차도 아닌 민간 승용차를 타고 돌아다닌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니 상급 부대에서 이 사람을 보낸 게 진짜 맞는지 좀 의심해서 확인 전화 한 통이라도 넣어 봤으면.. 병이나 부사관 중에 누구라도 소초장한테 그렇게 건의라도 했으면 좋았을 텐데..
결국 뒤늦게야 부대가 다 뒤집혔고 난리가 났지만 저 사람과 총은 못 찾았다. 겨우 탄피 하나 잃어버린 정도가 아니라, 총과 실탄 탄창이 통째로 사라졌으니..

소초장은 너무 큰 사고를 친 관계로 구속되고 군사재판에 회부됐다. 그래도 대법원까지 간 형사 재판에서는 최종 무죄가 나왔다. 피고가 고의나 과실이 아니라 정말 최선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불가항적으로 속을 수밖에 없는 것에 속아서 총을 넘겨 준 거라는 정황이 참작됐기 때문이다. (과연?)
하지만 그 사람은 장기 복무는 물 건너갔지 싶다. 임관을 어느 코스로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상이다.
아무쪼록 성경에 기록된 사건과 세상에서 있었던 사건이 나란히 오버랩된다.
세상 법은 갈수록 피의자에게 유리해지고 옛날처럼 엄하게 집행하지 않고, 결과가 아니라 의도와 과정을 많이 참작하고 잔혹한 형벌도 안 내리는 추세이다. 그러나 그런다고 해서 우리가 하나님 앞에서 받을 판정과 책임이 없어지는 건 아닐 것이다.

* 여담

(1) 예전에도 했던 말이지만.. 난 위조· 가짜 신분증에 속아서 미성년자한테 술을 판매한 가게를 처벌하려거든 그 미성년자부터 더 강하게 처벌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음주운전 교통사고가 나면 그 운전자의 동승자 내지 마지막으로 술을 판매한 식당· 가게도 반드시 책임을 물었으면 좋겠다. 귀가할 때 누가 운전하는지를 꼼꼼하게 확인하지 않은 죄 말이다.

(2) 30여 년 전, 지존파에게 붙잡혔던 어떤 여성 피해자는 걔네들 명령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중소기업 사장 부부의 살해에 가담 당했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런 걸로 살인 공범 기소는 당연히 되지 않았다.
허나, 포로 학대나 민간인 학살 같은 끔찍한 전쟁 범죄를 저질렀던 군인들이 기소돼서는 "난 명령에 따랐을 뿐이다" 이렇게 변명하는 건 무조건 타의 100%라고 보기 어려울 것 같다. 정말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어쩔 수 없이 까라면 깠던 것인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할 것이다.

Posted by 사무엘

2024/06/16 19:35 2024/06/16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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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타이타닉 호 침몰 사고(1912년 4월)로부터 딱 25년 뒤인 1937년 5월엔.. 그 이름도 유명한 힌덴부르크 비행선의 화재· 추락 사고가 났다. 둘 다 출발 후 3일인가 4일 정도 지나서 사고가 났다. 특히 후자는 목적지인 뉴욕까지 완전히 다 와서 착륙 직전이었다.

증기선과 비행선이라니.. 오늘날--적어도 20세기 후반부터--에는 한물 간 느린 물건이 저 시절엔 장거리 대륙 횡단 여행용으로 현역이었다는 게 흥미롭다.
둘 다 엄청 거대하기도 했다. 타이타닉이 길이가 거의 270m인데, 힌덴부르크도 무려 245m에 달했다고 한다.

비행선이 아니라 비행기인 에어버스 A380이나 보잉 747 등은 그냥 70m 남짓이다. 힌덴부르크의 길이의 1/3이 채 되지 않으며, 명함도 내밀 수 없다.
물론 배수량이 50000톤이 넘는 타이타닉과 달리, 힌덴부르크 기체의 최대 이륙 가능 중량은 232톤에 불과했다. 덩치는 저렇게 육중하지만 실제 무게는 오늘날의 대형 비행기보다 가벼웠던 셈이다. 그도 그럴 것이 선박은 물에만 뜨면 되지만 비행선은 아예 공기 중에서도 떠야 했으니 말이다.

공통점 말고 차이점을 더 살펴보면.. 타이타닉 호는 영국 소속이었던 반면, 힌덴부르크 호는 히 총통 휘하의 나치 독일 소속이었다.
그리고 타이타닉 때는 탑승자가 2200여 명 중 1/3 정도밖에 살아남지 못한 반면, 후자 때는 반대로 탑승자 97명 중1/3 정도만 희생되고 나머지는 살아남았다. 탑승자가 100명이 채 안 됐었고 그냥 옛날 콩코드와 비슷했다;;

2.
일반적인 비행기들은 끊임없이 빠르게 움직여야만 양력을 얻을 수 있는 반면, 비행선이나 헬리콥터나 인공위성(정지궤도)은 공중에 뜬 채로 가만히 있을 수 있다. 떠 있는 방식이 서로 극과 극으로 다르지만 말이다. ㄲㄲㄲㄲㄲ
비행선은 오늘날의 양력 기반 비행기와는 비행 원리가 완전히 다른 관계로, 사고가 나도 비행기보다는 훨씬 덜 위험했다.
일단 화재의 규모부터. 저 거대한 몸뚱아리에다가 헬륨이 아닌 수소를 집어넣었으니 엄청난 불바다 생지옥이 펼쳐졌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비행선 안의 수소는 부력 생성용의 가벼운 몸빵일 뿐, 내연기관 구동용 연료가 아니다! 수소를 초저온에 액화시키거나 압축해서 꽉꽉 구겨넣은 게 아니었다는 걸 생각해 보자. 저 때는 그런 기술 자체가 없었다.
그래서 화재라기보다는 가스 폭발에 가깝게 한번 쾅 화염이 치솟은 뒤엔.. 불은 생각보다 금방 꺼지고 없어졌다.

오히려 오늘날 최신 배터리 기술이 접목되어 만들어진 전기차들이 한번 불이 나면 불이 지독하게 안 꺼져서 골칫거리이다. 그 작은 몸체에서 열과 불길이 끝도 없이 솟아오르기 때문에 엄청난 비열을 자랑하는 물조차 열기를 견디지 못하고 불을 끄는 게 아니라 자기가 몽땅 증발해 버린댄다.
그래서 불 끄는 데 물이 수만 리터가 필요하다는 거다. 비행선의 수소 탱크도 위험물이긴 하지만 저 정도로 에너지가 밀집된 위험물은 아니었다.

끝으로.. 힌덴부르크의 경우, 공중도 아니고 다 도착해서 하강과 주기(!!!) 거의 직전까지 가서 원인 불명의 화재가 발생했다. 수소가 빠져나가고 부력을 상실할 때도 생각보다 천천히 사뿐히 내려앉았다.
출입문 쪽이 바닥을 향하게 내려앉는 바람에 거기 있던 사람들이 탈출을 못 하고 죽긴 했다. 하지만 이것도 다 화재로 인한 사망이지, 추락 충격으로 인한 사망은 전혀 아니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3.
힌덴부르크가 미국에 다 와서 사뿐히 내려앉는 최후의 모습이 일단 영화 필름 기록으로 남아 있다. 여러 방송사에서 촬영을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불꽃이 튀고 화재가 발생하는 결정적인 순간엔 하필 아무도 촬영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제일 중요한 그 모습은 참 안타깝지만 기록이 없다!! 폭발 사고가 나는 모습이 생생히 촬영된 챌린저 우주왕복선과는 상황이 달랐다. (☞ 당시 기록 영상. 2:53~54 사이)

오늘날 전해지는 최후 모습을 보면.. 둥실둥실 기지로 내려가다가 (중간 생략) 갑자기 불길에 휩싸인 채 기우뚱 상태..로 화면이 바뀐다. 눈부신 화염으로 인한 광량차 때문에 하늘 배경은 갑자기 저녁처럼 어두워져 있고 말이다.

1975년에는 나치에 반대하는 유대인 공작원이 힌덴부르크 안에다가 몰래 폭탄을 심었다는 음모론을 넣어서 '힌덴부르크'라는 영화가 만들어지긴 했다.
그러나 음모론은 음모론일 뿐.. 도대체 어디서 불이 갑자기 왜 났는지.. 힌덴부르크의 사고 원인은 결국 정확하게 밝혀내지 못하고 공식적으로 '불명'으로 처리됐다.

저 당시에 사람이 타는 비행선에 위험한 수소가 잔뜩 들어있었던 이유를 아는 분들은 이미 아실 것이다. 안전한 헬륨은 수소보다 더 비싸기도 하고, 결정적으로 그 당시 미국이 적성국인 나치 독일에다가는 헬륨을 수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국은 어찌나 물자가 풍부했는지 독일을 상대로는 헬륨을 안 팔고, 일본을 상대로는 석유를 안 팔아서 추축국들을 똥줄 타게 만들었다. 참 흥미로운 점이다.

여담이지만.. 옛날에 이토 히로부미가 하얼빈 역에서 안 중근 의사에게 저격 당했을 때 말이다. 이건 중요한 행사이니 러시아에서 전 과정을 영화 필름으로 녹화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영상을 일본에서 입수해서는 이토가 총 맞는 장면은 완전히 폐기하고 없애 버렸다고 한다. 그래서 이토의 최후 영상도 이미 쓰러져서 실려가는 장면만 녹화됐지, 안 중근이 나오고 저격 당하는 장면은 현재 전해지지 않는다. 이건 마치 힌덴부르크 비행선의 최후와 비슷한 구석이 느껴진다.

4.
저렇게 갑자기 불길에 휩싸여 추락하는 힌덴부르크의 모습을 보고 어느 기자가 너무 멘붕해서 "Oh the humanity!!" 무슨 세상 종말 인류 멸망급의 감탄사를 내뱉었다. Doom Comics에도 나오는 대사인데 그게 이 힌덴부르크 사고에서 유래됐구나!!!!!!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내가 몸소 이 지옥의 괴물들을 무찔러 주면 뭘하나~ 지구가 이미 방사능에 오염돼 버렸는걸.. 그럼 우리 아이와 아이의 아이들은 어떻게 살아야 하나? 오~ 인류여!!! (oh the humanity!!)"
이런 미친 병맛 중2병 쩌는 개드립 대사가 있다~~~ ㅠㅠㅠㅠㅠㅠㅠ

5.
비행선의 비행 원리와 관련하여 혹시 이런 생각이 들지 않으려나 모르겠다.
탱크 안에다가 수소나 헬륨 따위를 넣을 게 아니라, 공기를 싹 빼내서 아무 물질도 없는 진공으로 만들어 버리면 어떨까? 진공 비행선은 만들 수만 있다면 수소 비행선보다도 더 가볍고, 폭발 위험도 없지 않겠느냐 말이다.

옛날 사람들도 그런 생각을 진작부터 했었다. 그러나 이건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 지구의 대기압이라는 게 진공을 호락호락 용납하지 않기 때문이다.
힌덴부르크 같은 거대한 비행선이 내부가 진공이면.. 대기압에 짓눌려 금세 짜부러져 버린다.
그리고 그 압력을 버틸 정도로 튼튼한 진공 탱크는 두꺼운 금속 재질이 필수이며.. 그러면 너무 무거워져서 어차피 비행선 역할을 할 수 없게 된다. 뭔가 영구기관 같은 딜레마에 빠진다~!

비록 비행선이 오늘날 같은 정교한 엔진이 탑재된 물건은 아니지만, 저걸 만드는 것도 말처럼 쉽지는 않다는 걸 알 수 있다.
옛날에 마찰이라는 물리 현상을 모르던 시절엔 사람들이 자연이 물체가 움직이는 걸 싫어한다고 생각했다.
그것처럼 대기압이라는 걸 모르던 시절에는 사람들이 자연이 진공을 싫어한다, 진공을 만드는 건 자연의 이치를 거스르는 거라고 생각했을 법도 하다.;;

Posted by 사무엘

2024/06/14 08:35 2024/06/14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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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게임을 개발하는 프로그래머는 클라이언트 내지 서버 개발자로 역할이 크게 나뉜다.

사용자가 자기 머신에(PC 내지 폰) 직접 설치해서 구동하는 그 exe / apk야 클라 개발자의 작품이다.
현란한 그래픽을 구현하고, 같은 하드웨어에서 화면 프레임 수를 늘리려고 고생하는 애들 역시 클라 개발자이다.
그러나 수많은 사용자들을 동시에 수용하고 계정 정보를 관리하고, 이것들이 해킹당하지 않게 보호하고, 클라가 뿌릴 게임 내부 상태를 전해 주는 건.. 서버 및 서버 개발자의 몫이다.

클라 프로그램이 뻗는 건 그 사용자만의 문제이지만, 서버가 뻗는다면....;;;; 뭐 그렇다.
조금 어설프게 비유하자면 클라는 또박또박 보도를 하는 뉴스 앵커이지만, 서버는 뉴스 대본을 생성하고 보도 순서와 분량을 정하는 보도국뻘 된다.

그런데 데스크톱이나 모바일 '앱' 말고 웹 개발로 가면.. 프런트 엔드와 백 엔드라는 계층 구분이 있다.
웹 프로그램은 머신에 설치되는 게 아니라 웹브라우저 화면에서 바로 구동된다. 그렇기 때문에 개념적으로는 클라라는 게 없고 서버 프로그램만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거기서도 계층 구분이 있다. 사용자한테 보이는 부분, 더 기술적으로는 js html css처럼 서버로부터 받기는 했지만 사용자의 웹브라우저에서 구동되고 사용자가 소스를 직접 볼 수 있는 부분은 프런트 엔드이다.
그 반면, 저런 html을 생성하는 프로그램이라든가 DB처럼.. 진짜로 서버에서만 돌아가고 사용자가 코드를 볼 수 없는 부분은 백 엔드라고 불린다.

프런트 엔드 웹 개발자는 웹 '디자이너'와 영역이 겹치며 같이 작업하게 될 수 있다.
그러나 백 엔드는 디자이너와의 접점이 없으며, 그 대신 Java, C#, 심지어 C++처럼 머신 종속적인 데스크톱용 프로그래밍 언어와 접점이 있을 수 있다. (사용하는 프레임워크가 무엇이냐에 따라)

글쎄, php는 딱히 기계 종속적이지 않으면서 백 엔드 개발에 최적화된 언어인 듯하다.
JavaScript야 웹 개발계의 유니코드요 세계공용어로 등극했으며, 프런트와 백에서 모두 쓰이고 있다.

원래 컴퓨터 업계에서 '프런트/백 엔드' 이런 말은 컴파일러에서 주로 쓰이던 용어였다. 구문 해석해서 parse tree 내지 IR(중간 표현)을 생성하는 게 프런트이고, 이걸로부터 실제 머신 코드를 생성하고 최적화도 하는 게 백이었는데.. 2000년대 이후부터는 웹 개발에서의 계층을 구분할 때도 저런 용어가 쓰이게 된 것이다.

1990년대.. 웹의 초창기에는 웹만을 위한 프로그래밍이라는 개념이 아주 희박했다. 프런트/백의 엄밀한 구분도 없었고 온갖 비표준 파편화 기술들이 난립했었다.
프런트 엔드에 속하는 건 사용자가 폼에 입력한 값이 올바른지 로컬에서 체크해서 에러 메시지 띄우는 수준의 아주 간단한 코드?? 이런 코드는 html 코드의 주석 안에 자그맣게 짱박혀 있곤 했다.;; html이라는 문서가 main이지, 이런 코드는 약간의 동적 요소만 가미해 줄 뿐, 조연에 지나지 않았다.

하긴, html 자체를 동적으로 생성하는 기술을 공부해서 DB 만지고 게시판 같은 거 자작하는 게 지금으로 치면 백 엔드 개발이었겠다. CGI 역시 백 엔드의 범주에 드는 초창기 기술일 테고. =_=;; 옛날 제로보드 스킨은 일종의 프런트 엔드 개발이었겠다. ㄲㄲㄲ
플래시니 Java 애플릿 같은 건 물론 프런트이고, 지금의 관점에서는 특정 기업 솔루션에 종속적인 비표준 기술이 됐다.

프런트 엔드에서 돌아가는 웹 프로그램 코드는 특정 기계어로 컴파일되지는 않는다. 무슨 C/C++ 프로그램처럼 저수준 메모리 문제나 보안 문제 같은 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만약 특정 JavaScript 코드를 실행함으로써 메모리· 보안 문제가 발생한다면 그건 그 브라우저에 내장된 js 엔진의 버그이지, js 코드의 버그라고 여겨지지는 않는다. 문제 있는 js 코드는 다른 부작용 없이 깔끔하게 실행이 거부되고 에러 메시지와 함께 튕기기만 돼야 할 테니 말이다.

그 대신 그 코드는 보통 난독화 처리가 돼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코드가 노출돼 있다고 해서 사용자가 그 코드를 읽어서 뭔가 로직을 파악하기는 매우 난감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웹 프로그래밍에서 보안의 최대 관심사는 buffer overrun 같은 부류가 아니라.. 신뢰할 수 없는 임의의 외부 문자열이 코드나 태그, SQL 따위로 인식되어 실행되지 않게 하기 위주인 것 같다. C로 치면 % format 문자열에다가 동적 생성된 외부 문자열을 공급하지 말라는 것과 비슷하다.

문득 드는 생각은.. 웹 개발을 위한 전용 IDE가 있을까?
옛날에 나모나 드림위버, FrontPage 같은 위지윅 html 에디터가 있었고.. Visual Studio 6 시절엔 Visual InterDev라고 비베 냄새가 나는 웹 개발 IDE가 있긴 했다. 하지만 그런 건 2000년대 중반 이후로 유행이 지나고 한물 갔다. 심지어 마소에서 Expression Studio라고 새로 만들던 웹 개발 저작도구도 2010년대 초반에 개발이 중단됐다.

웹은 과연 IDE의 무덤인지.. 개발에 이클립스 내지 Visual Studio Code 같은 범용적인 에디터/IDE만 쓰이는 것 같다.

※ 비유 개드립

  • "웹 디자인 - 웹 프런트 엔드 개발 - 웹 백 엔드 개발"은 뭔가 "장갑차 - 전차 - 자주포" 순으로 성향이 바뀐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ㄲㄲㄲㄲㄲㄲ
  • 프런트 엔드에서 css / js / html라는 역할 구분 세분화는 입법 사법 행정 삼권분립과 비슷한 느낌이 든다.
  • PC용 앱은 일반 봉지 라면, 모바일 앱은 컵라면 사발면.. 그리고 웹사이트를 구동하는 프로그램은 식당 납품용으로 대량 판매하는 라면 사리 내지 스프와 비슷하게 느껴진다.
  • 웹 개발이나 컴파일러뿐이겠는가. 인공위성은 프런트 엔드, 발사체는 백 엔드 기술인 것 같고.. 자동차에서도 주행과 관련은 없지만 탑승자가 대면하고 사용하는 부품들은 프런트요, 엔진룸 안에서 차량을 굴리는 데 기여하는 부품은 백에 대응하는 듯.. 이런 식의 구분은 다른 여러 분야에도 존재한다.

※ 모바일 관련

mobile이라는 말이 원래는 물리적인 이동, 교통과 관련된 단어였다. 미술 조형물 모빌이라든가, automobile 자동차처럼 말이다. 하지만 지금은 스마트폰 관련 '통신' 뉘앙스가 더 짙어졌다.
그리고 우리말은 참 희한하게도 '모빌'은 통상적인 의미, '모바일'은 통신 의미로 분화됐다. 마치 '도트/닷', '네트/넷'의 뉘앙스 변화와 비슷한 재미있는 현상이다.
'통신사'가 지금이야 SK 텔레콤 같은 게 먼저 떠오르지만 원래 연합뉴스 같은 언론사 용어였다는 것도 생각해 보자.

Posted by 사무엘

2024/06/11 19:35 2024/06/11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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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포스코(포항 제철) 1고로: 1973 ~ 2021 (48년)

1960년대 말, 울나라에서 그 깜냥에 제철소를 만들겠다니 말도 안 된다면서 선진국 금융기관들에서는 울나라에 돈을 빌려 주지 않았다. (보나마나 실패할 것이고, 빌려준 돈은 떼일 것이다) 그래서 울나라에서는 어쩔 수 없이.. 갓 수교를 맺은 일본으로부터 일제 시대 착취 피해자 배상 명분으로 받았던 보상금과 차관을 슬쩍 전용해서 제철소의 건설에다 투입했다.

그러니 포항 제철 박 태준 초대 회장은 기공식 때 "우린 조상님들 피값으로 제철소를 만든다. 감히 실패한다면 다같이 우향우 해서 쪼기 영일만 바닷물에 뛰어내려서 죽어서 속죄하자" 이렇게 결의했었다.
1973년 6월 9일, 이렇게 만들어진 고로에서 시뻘건 쇳물이 쏟아져 나오자 박 회장과 측근들은 만세 부르고 부둥켜안고 울고불고 난리가 났다.

한국 철강 협회에서는 6월 9일을 '철의 날'이라고 자체적으로 기리는 기념일로 정했다. 고속도로를 만든 다음에 제철소, 제철소도 만든 그 다음에야 자동차 공장과 조선소가 만들어질 수 있었다. 엄청난 고온에서 불순물 없이 품질 좋고 단단한 철을 저렴하게 많이 뽑아내는 건 첨단 기술이 필요한 일이다.

바로 그 제1고로가 수명이 한참 다해서 지난 2021년 12월 29일에 종풍식을 하고 폐쇄됐다.
참고로 용광로는 마치 냉동실이나 원자로처럼 일부러 끄고 대대적인 정비를 할 때를 제외하면 중간에 가동이 절대로 중단돼서는 안 되는 크리티컬한 물건이다. 뜨거운 쇳물이 24시간 내내 흐르고 있어야지, 그게 아무 준비 없이 식어서 굳어 버리면.. 고로에 엉겨붙어서 장비가 다 망가지기 때문이다.

포스코 측에서는 이 1고로를 보존하고 활용해서 철강 박물관 같은 걸 만들려는가 보다. 마땅히 그리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상수도 제1정수장이 지금 수도 박물관으로 바뀐 것과 비슷한 활용이다.

2. 고리 원자력 발전소 원자로 1호기: 1978 ~ 2017 (39년)

포항제철은 만드는 데 3년이 걸렸지만, 울나라 최초의 원자력 발전소는 더 어려워서 그런지 6년이나 걸렸다. 1972년부터 박통의 8대 유신 시절 내내 만들어서 1978년 4월 말에야 상업 운전이 시작됐다.

원자력 같은 어려운 전문 분야는 박통의 공만이 전부가 아니었다. 원자력이라든가 항공· 우주 쪽은 일찍이 1950년대 후반, 할배 때부터 외국 유학파 공돌이들을 국비장학생 명목으로 육성했기 때문이다. 그 가난하던 시절에 나랏돈을 근근이 쪼개서 말이다.

그랬기 때문에 나중에 박통 시절에 "부디 귀국해서 우리나라를 위해서 일해 주시오~" 이렇게 읍소할 한국인 엘리트 공돌이들이 있을 수 있었다.
내가 아는 건 여기까지.. 고리 원전의 건설에도 경부 고속도로나 포항제철, 현대차, 삼양 라면 같은 일화가 전해지는 게 더 있는지 궁금하다.

원자로는 가동을 중단한다고 다가 아니다. 완전히 폐쇄하고 해체하는 데만 10수 년씩 걸린다. 더구나 잔여 시설을 박물관으로 개조하는 것도 좀.. 곤란할 것이다. =_=;;
고리 다음으로 월성 원자력 발전소 1호기의 생애는 1983 ~ 2018이었다. 그 시절 뭉 머시기 정권의 탈원전 기조에 희생되어 실제 성능과 안정성 대비 무리해서 일찍 퇴역하게 됐다고 난 알고 있다.

3. 고가도로들

다음으로 교통 인프라 차례다.
대도시는 길거리에 차가 너무 많이 다니다 보니 차선과 중앙선을 긋고, 폭을 넓혀서 차로를 늘리고, 교차로에는 신호등을 설치하고.. 그걸로도 모자라서 신호 대기가 없는 입체 교차 고가도로를 만드는 게 상징처럼 됐다.
옛날엔 그랬다. 우리나라는 박통 시절에 이걸 집중적으로 많이 만들었다.

시내 도로뿐만 아니라 고속도로도 옛날에 산을 꼬불꼬불 타넘던 걸 터널과 고가를 남발하면서 곧게 뻗은 길로 다시 만들곤 했다. 그러면 예전의 길은 국도나 지방도로 격하되었다.
하지만 반대로 너무 노후하고 붕괴 위험이 커지고, 굳이 유지 보수할 명분이 사라진 고가 도로는 나중에 도로 철거되기도 했다. 당장 떠오르는 것만 열거해도 이 정도이다.

  • 아현(1968-2014)
  • 청계(1976-2003)
  • 서울 역(1969-2015)
  • 서대문(1971-2015)

요즘은 옛날보다는 친환경, 보행자 위주 교통 인프라를 추구하고 있기는 하다. 그래도 예전엔 저런 것들이 조국 근대화 흔적이고 상징이었다.

그나저나.. 이웃 일본에서는 1950~60년대에 수도 고속도로라는 걸 온통 고가도로로 도배하면서 만들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 시설이 온통 낡고 노후화해서 대대적으로 보수를 해야 하는데 그게 돈이 한두 푼 드는 일이 아니어서 그럴 엄두를 못 낸다고 한다.
재정이 부족하니 장기적으로 고속도로 톨비 징수를 폐지하려는 계획도 완전히 물 건너갔다. 이런 것도 참 문제이다.;;

4. 서울 지하철 일명 초저항: 1974 ~ 2004 (30년)

끝으로, 이건 건물이나 시설이 아니라 차량이지만.. 우리나라에서 역사상 최초로 운행되었던 지하철 전동차는 아주 의미심장한 역사 유물이다.

전방에 출입문이 있고 단면이 식빵처럼 생긴 바로 그 차량. 운영 회사에 따라 파랑(철도청) 또는 빨강(지하철 공사)으로 나뉘었던 차량이다. 동호인 용어로는 '초저항'(초기 저항)이라고 한다.
얘는 1986년까지 여러 차례에 걸쳐 도입되었다. 초기 도입분은 일본 히타치 사에서 생산했지만, 그 뒤로 한국과 일본의 여러 기업이 이 차량의 생산에 개입했다.

얘는 1호선뿐만 아니라 2호선(지하철 공사)과 안산선(철도청)에서도 활약했었다. 하지만 현재는 '개조 저항'이라고 정말 극소수 낡은 차량의 일부 객차 짬뽕 편성에서나 이 차량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그거 말고 오리지날 식빵 모양을 유지하던 그 차량은 2004년경에 다 퇴역해서 지금은 없다.

코레일과 서울 메트로 모두 이 차량을 소중하게 생각해서 자기 방식대로 한 량씩 보존해 놓고는 있다. (철도박물관 vs 신정 차량기지)

Posted by 사무엘

2024/06/09 08:35 2024/06/09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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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무법자와 범죄자

“우리는 무법자(outlaw)이지 범죄자(criminal)가 아니다.”라고 자기는 아예 법 따위에 매이지 않는다는 걸 ㅂㅅ 같지만 멋있게(?) 표현한 말이 있다.
하지만 인간은 일반적으로 법이란 게 없이는 통제가 안 되고 사회를 유지할 수 없는 존재이다. 로마서 13장에 나오는 “위의 권위에 복종하라”는 단순히 악법도 법이니 닥치고 '까라면 까' 차원에서 하는 말이 아니다.
성경적으로 대놓고 잘못된 법은 어기더라도 그 법을 집행하는 권위를 일단 인정하고 처벌이라도 감내하라는 얘기이다.

그 어떤 악한, 심지어 북괴 같은 막장 국가라고 해도 법이 대놓고 "이 세상은 어차피 약육강식이다. 마음껏 도둑질하고 약탈해도 좋다, 길거리에서 아무 여자나 마음껏 강간해라" 이렇게 돼 있지는 않기 때문이다. 물론 그 윗대가리 통치자 내지 그 주변 가족, 친지가 빽 믿고 내로남불로 저런 짓을 교묘하게 저지를 가능성이 높겠지만, 그건 우리가 신경 쓸 필요 없는 사항이다.

법이라는 게 상당수가 (1) 정당한 위법(사형 집행, 전쟁터에서 적군 죽이기, 정당방위), (2) 정당하지 않지만 고의성도 없는 위법(과실치사), (3) 고의적인 악행(살인), 거기에다 추가로 (4) 스스로 옳다고 믿고 고의로 악행(신념형..).. 이런 걸 변별하는 시스템인 것 같다.

2. 연계 범죄

한번 죄를 짓고 나면 그걸 은폐하고 유지하기 위해서, 혹은 그걸로 궁극적인 이익을 얻기 위해서 다른 죄도 덩달아 왕창 짓게 되는 경우가 있다.
가령, 위조지폐를 만드는 애들은 그걸로 물건을 직접 사서 이득을 보는 게 아니다. 즉, 5만 원짜리 위폐로 5만 원짜리 물건을 사지 않는다!!
보통은 500원짜리 껌을 5만 원짜리 위폐로 결제하고, 거스름돈 49500원을 챙겨서 이득을 본다. 아니면 택시를 불러서 기본요금 거리만 가고는 비슷한 수법을 구사하거나.

이 짓은 통화위조죄에다가 사기죄까지 추가시킨다. 위폐를 받은 사람이 당하는 손해는 비슷하거나 동일하지만, 피의자의 죄질은 후자가 더 나쁘게 평가된다.
그것처럼.. 사람을 죽이면 살인죄인데, 살인은 보통 그걸로 그대로 끝나지 않는다. 증거를 인멸하려고 시체를 어디 숨긴다거나 심지어 토막낸다거나 훼손하면.. 이것도 전부 다 별개의 죄로 추가된다.
사람 죽이고 나서 그 상태 그대로 자수하거나 체포돼야만 살인죄 하나에만 걸린다. 법이 그렇게 돼 있다.;;

3. 화폐 위조와 화폐 훼손

위조지폐의 경우, 저렇게 통화위조나 사기죄뿐만 아니라 저작권법 위반으로도 형량을 늘릴 수 있다. 한국 은행이 지폐 도안 디자인에다가 칼같은 저작권을 걸어 놨기 때문이다. 으음~~ 영화· 음반이나 폰트뿐만 아니라 현금 비주얼도 문화 컨텐츠인 건가 싶다.

그런데 고액권 지폐 말고 동전은 원가 비용 대비 액면가가 워낙 낮아졌기 때문에 처지가 반대가 됐다. 10원짜리는 아예 녹여 버려서 금속값을 챙기는 게 남는 장사가 됐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저런 짓을 하다가 최초로 적발된 사람이 있었는데, 그 당시에는 동전을 녹여서 파는 행위를 죄로 규정하고 처벌하는 법이란 게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때는 그걸 그냥 '폐기물관리법 위반' 명목으로 아주 가벼운 꿀밤 수준의 처벌만 할 수 있었다고 한다. 화폐 훼손을 금지하는 법은 내 기억으로 2011년쯤에야 새로 제정됐다.

4. 지능 범죄

법이라는 걸 잘 살펴보면 어떤 죄는 가족끼리 저질렀다거나, 합의가 잘 됐다거나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형벌을 감경한다(반의사불벌죄).
그러나 어떤 죄는 가족끼리 저질러졌으면 오히려 가중 처벌한다. 그리고 단순히 형벌만 센 게 아니라 색출 자체를 다른 죄보다 더 악랄하게 하는 게 있다.

가령, 예비 음모 미수까지 몽땅 처벌한다거나, 정황· 의도를 거의 고려하지 않고 그냥 걸리면 그 결과만으로 무조건 처벌한다거나, 수사기관 측에서 함정 미끼까지 던지는 것 말이다. 마약이나 대규모 위조지폐, 산업스파이 같은 지능범죄에 대한 수사가 이런 식으로 진행되는 편이다. 냉정하게 보자면 "무죄 추정의 원칙"이 좀 무시된다.
옛날에는 이와 관련하여 중한 죄에 대해서는 불고지죄(알고도 신고하지 않은 죄)나 연좌제(죄인의 가족· 친지까지) 같은 것까지 있었다. 고문은 말할 것도 없고.. 하지만 현대에 와서는 그건 너무 미개하고 잔혹하다고 여겨져서 없어지는 추세이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는 '기회 제공'까지는 지능범죄를 적발하기 위한 정당한 수사 기법으로 쓰인다. 그러나 대놓고 범죄 저지르라고 꼬드기는 '범의 유발'은 인정하지 않는다.
성경적으로는 볼 때 하나님이 인간을 시험하는 범위도 딱 거기까지이다. 이미 마음을 악하게 먹은 사람에게 더 기회를 주고 결과적으로 더 강퍅하게 만들기는 하지만.. 아예 대놓고 무조건 죄 지으라고 인간의 자유의지를 씹으면서 로봇 조종하듯이 조작하는 것은 아니다.

보다시피 우리나라 사법은 경찰이 형사 피의자를 잡은 뒤에 검찰이 넘겨받아서 기소하는 형태이다. 그런데 경찰만으로 물리력이 부족한 지경이 되면 군대가 투입되게 되고, 경찰만으로 수사력 정보력이 부족해지면 그 건은 국정원 같은 첩보기관..;;까지 나서서 공조하게 된다. 그런 관계이다.

5. 생명 윤리

우리나라는 무의미한 연명 치료를 중단하는 소극적인 안락사까지만 인정하며, 그 이상으로 더 선 넘는 적극적인 안락사는 인정하지 않는다. 이건 어지간한 노인들로 하여금 "나 같은 건 어서 나가 죽어 줘야 자식들이 편안해하겠지" 이런 무언의 압박 분위기를 조장할 수 있기 때문에 굉장히 민감한 문제이다.

그런데.. 이런 극심한 저출산 시국에 앞으로 젊은 세대들이 그 많은 노인들을 도저히 부양할 수 없고, 자식 없는 홀애비 홀애미가 넘쳐나고, 복지 비용을 감당 못 해서 나라 살림이 파탄나는 지경이 반드시 올 것이다.
그렇다고 인간들이 옛날처럼 고려장을 대놓고 벌일 수는 없으니 방법은 하나.. "존엄하고 품위 있게 죽는 것이 모두에게 이익" 운운하면서 소극적인 안락사는 적극 장려하고 권장하게 되지 싶다. 지금 노인들에게 운전 면허 반납을 장려하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는 뜻이다.

그 밖에 우리나라는 산모의 생명이 위험해진다거나, 강간으로 인한 임신, 태아에게 극악한 유전병· 장애가 있는 경우 등 아주 소수의 극단적인 상황에 한해서만 낙태를 허용한다. (모자보건법) 그런데 내가 알기로 지금은 낙태죄 자체가 없어졌기 때문에 저 조항 자체가 별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다.
이혼이나 파양도 각종 사기 결혼· 입양으로부터 선의의 피해자를 구제하기 위한 수준으로만 규정돼 있다. 세상법이 성경 율법보다는 세부 디테일이 더 규정돼 있어야 하니까.. 가령, 중범죄 전과를 사전에 알리지 않은 것도 이혼 사유이다.

6. 나머지

(1) 공문서 위조, 통화 위조 같은 죄는 너무 당연한 말이지만 우리나라 자국 것만으로 한정이다. 딴 외국의 공문서는 한국 법의 관점에서는 다 사문서일 뿐이다. 이건 마치 다변수 함수에서 x로 편미분을 하면 y z 다른 변수들은 다 그냥 상수 취급일 뿐인 것과 비슷한 패턴인 것 같다. ㄲㄲㄲㄲㄲ

(2) 예전에 일반사면과 특별사면은 집합에서 조건제시법과 원소나열법의 차이와 같다고 얘기했던 바 있다.
성경에서 말하는 '예정'도 개념적으로는 일반사면과 비슷하다. 조건제시이지, 원소나열이 아니다. 구원받는 사람이 하나님의 자녀가 되기로 예정됐다는 차원일 뿐, "특정 누구누구는 구원받기로 예정됐다, 지옥 자식 마귀 자식으로 처음부터 예정됐다"라고 생각해서는 심히 곤란하다. 하나님의 예정은 read-only operation이다.

(3) 우리나라는 사형 제도가 사문화돼 버렸고, 휴전도 사문화됐다. 통일 지향...?? 이건 헌법 차원에서 규정하는 이념이다만 이것도 이제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한 사문이 된 것 같다.
하다못해 이북 북괴조차 "남조선 괴뢰"라는 멸칭을 안 쓰고 우리나라를 무려 "대한민국"이라고 불러 주는 게.. 단순히 울나라를 존중해서가 아니라 그냥 남남으로 생까려는 의도가 더 크니까 말이다. 욕쟁이 할머니가 정감(?) 있게 "이거나 쳐먹어 이 썩을놈아!" 이러다가 갑자기 정색을 하고 "고객님, 왜 이러십니까" 하는 걸 생각해 보시라. ㄲㄲㄲㄲㄲ

※ 행정부와 사법부의 관계

  • 법무부(法務部)는 사법부(司法府)가 아닌 행정부(行政府) 관할이다. 부의 한자도 다른 것에서 알 수 있듯, 府는 部보다 더 큰 집합이다.
  • 어느 범죄자에게 사형을 선고하고 판결을 내리는 건 사법부의 판사이지만, 그걸 실제로 집행하라고 법무부장관에게 명령을 내리는 건.. 행정부의 수장인 대통령이다.
  • 비슷한 맥락에서, 범죄자들에게 징역을 때리는 건 사법부의 판사이다. 그러나 도중에 가석방이나 사면을 내리는 곳은 행정부 계층이다.

성경을 보면, 율법 같은 성문법이나 말씀 계시가 완성되지 않았던 옛날에는 하나님의 직접 개입이 잦았다. 이방인의 꿈에 나타나서 불륜· 간음을 저지하기도 하셨고(창세기의 아비멜렉), 민수기 같은 책을 보면 "이럴 땐 어떡할까요?" / "그럴 땐 이렇게 해라. 이걸 관례로 정착시켜라" 이런 패턴이 종종 나온다.

그것처럼.. 오늘날도 어떤 규칙이나 절차가 법으로 정식 제정되기 전엔 행정부 차원에서 긴급조치나 긴급명령이 먼저 발동된다. 그게 국회를 통해 정식 입법되고 나면 기존 명령은 폐지된다.
예를 들어 그 유명한 금융실명제만 해도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대통령 긴급재정경제명령(1993)"이던 것이 훗날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1997)"이라고 바뀌었다.

말이 나왔으니 사회 제도 중에서 '긴급'이 들어가는 것들을 더 살펴보면 이렇다.

  • 긴급자동차: 출동 중인 구급차나 소방차, 용의자를 쫓고 있는 경찰차가 대표적이다. 각종 교통법규 위반이 어느 선까지는 허용되며, 딴 차들로부터 양보도 보장받는다.
  • 긴급통화: 112 119 신고는 공중전화에서 돈 안 넣고도 할 수 있고, 개통되지 않은 휴대폰으로도 할 수 있다.
    119 신고는 우리 쪽에서 전화를 끊어도 통화가 끊기지 않는다;; 112 신고는 문자로도 넣을 수 있고, 급박한 상황에서 "짜장면 좀 배달해 주세요"라고 암호· 은어를 써도 신고로 접수될 정도로 민감하다. 그 말인즉슨, 긴급통화로 인정되는 이런 번호로는 장난전화를 더욱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한다.
  • 긴급피난: 남을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는 상황에서 도저히 어쩔 수 없어서 남을 해친 것.. 아 이건 정당방위에 더 가깝고, 긴급피난은 남이 자기를 해치지 않았는데도 내가 먼저 사고를 친 것에 해당된다. 차량 급발진 때문에 남의 집 답벼락을 부쉈거나, 슈퍼 급똥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여자 화장실에 들어갔거나.. 어쨌든 둘 다 위법행위의 조각사유로 인정된다.
  • 긴급체포: 이건 경찰이 아닌 일반인이 구사할 일은 없는 용어이다만.. 암튼 중대한 범죄 현행범이나 용의자를 발견해서 무조건 당장 잡아야 할 때 '선체포 후영장' 차원에서 허용되고 시전된다.

※ 군대 식으로 법 적용하기

휴버대 같은 야쿠자 미화물을 보니 야쿠자(+ 그에 준하는 조폭들도 마찬가지)들은 체면에 살고 체면에 죽는 집단이라고 그런다.
현실의 군대는 명령에 살고 명령에 죽는 집단이다. 그래서..

(1) 병사들이 밥 먹는 것은 단순히 공짜인 정도를 넘어, 전투력 유지를 위한 급양 명령의 수행이다. 즉, 이건 의무이니 정당한 사유 없는 무단결식은 징계감이다.
군대는 병사에게 그 어떤 벌이나 불이익을 주더라도 밥을 굶기는 건 절대 없다. 휴가를 짜를지언정 영내에서 식사를 짜르지는 않는다! 밥 굶기는 건 아동학대 같은 데서나 존재한다.

(2) 사관학교에는 자퇴가 없다. 다니다가 못 견뎌서 때려치우고 나오는 것도 먼저 요청을 한 뒤에 '퇴교 명령'을 받아서 나갈 뿐이다. 퇴교가 군대에서 그 생도에게 내리는 마지막 명령인 셈이다.
이렇게 나간 사람은 앞으로 장교는 그 어떤 임관 코스로도 영원히 다시 될 수 없다. 미필 퇴교자는 병이나 부사관으로 군생활을 다시 시작한다.

(3) 1년 6개월 이상의 금고· 징역 실형을 선고받은 심각한 범죄자는 군대에서도 안 받아 주고 전시근로역으로 처분시킨다.
그러나 그 죄목 자체가 병역기피(병역법 제86조) 쪽이라면 저런 열외에 해당되지 않는다! 빵 살고 나와서는 여전히 신검 다시 받아야 한다. 울나라 법이 그 정도로 허술한 바보는 아니다.

전과자가 돼서라도 군대를 안 가고 싶거들랑 병역기피가 아니라 다른 흉악범죄(?)를 확실하게 저지르거나 배째라 병역거부를(86조가 아닌 제88조) 시전해야 한다. 그러나 요즘이야 3년짜리 대체복무 제도가 생겼으니 이것 때문에 전과자 될 일은 많이 없어졌다.

(4) 일단 입영은 했지만 그 뒤에 실종된 탈영병들한테는 말이다. 다들 잘 알다시피 나라에서 3년인가 간격으로 3군 참모총장 명의로 어서 자수하고 복귀하라는 명령을 꾸준히 내린다. 그래서 탈영죄의 공소시효(10년)가 끝나더라도 다음엔 명령 불복종죄를 물을 수 있다. 그걸 빌미로 장기 탈영병을 40대 후반의 아재가 될 때까지 군법 위반 범죄자로 만들고, 합법적으로 계~~~속 뒤끝 부리며 압박할 수 있다.;;;

법조인들 중에는 공소시효를 꼼수로 회피하면서 사람을 저렇게 들볶는 게 법리상 문제가 있다고 보는 사람이 있다. 허나, 그런 식으로 따지자면 병사들의 낮은 임금도 현행 근로기준법과 맞지 않고(지금은 굉장히 많이 오르긴 했지만), 군인은 민간인과 성격이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징병제 국가에서 특례가 적용돼야 한다고 보는 관점도 있다.;;

아~ 그래서 결혼 선호 우선순위 2등이 군인이라는 개드립도 있는 거구나. 1등은 당연히 민간인 ㄲㄲㄲㄲㄲ
이륜차에 대한 취급이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애매한 면모가 많은 것처럼, 군인이 받는 법적 취급도 그런 구석이 있는 것 같다.

(5) 전에 한번 했던 말일 텐데.. 나는 마 11:11 "하늘의 왕국에서 가장 작은 자라도 그 위대하다는 침례자 요한보다도 더 큰 자다"라는 구절을.. 이렇게 풀이한다.
율법 대신에 군법을 대입해서 말이다. 전자의 요한은 그야말로 광나는 전투화에 A급 전투복 입은 S급 울트라 모범병사요, 모든 간부들이 탐내면서 제발 군대에서 말뚝 박기만을 바라는 인재이다. 허나, 후자의 쬐끄레기는 그냥 전역한 민간인.. 즉, 이건 신분의 차이를 나타낸다.

민간인이라도 군인처럼 일찍 일어나고 규칙적으로 각 잡고 살고 치약으로 깔끔하게 살면 좋다.
그러나 민간인한테 저렇게 살지 않으면 잡혀가서 '군사재판'에 회부된다고 야바위를 치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ㅎㅎ

Posted by 사무엘

2024/06/06 08:35 2024/06/06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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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거대한 실행 파일

전통적으로 Windows 운영체제가 깔린 PC에서 볼 수 있는 엄청 큰 DLL 중 하나는.. 마소 Office 제품들이 사용하는 공용 라이브러리인 mso.dll 이다.
Program Files\Common Files\microsoft shared\OFFICExx 디렉터리에 있는 파일인데, 20여 년 전에 이미 크기가 10수 MB가 됐고, Office 2013의 64비트 버전 기준으로 36MB를 넘었다.

저 파일은 리소스나 데이터가 별로 없고, 대부분이 순수하게 코드만으로 저 크기이다.
오피스의 경우, 리소스들은 언어별로 별도의 리소스로 분리가 잘 돼 있기 때문이다.

그 뒤, 요즘은 웹 브라우저의 렌더링 엔진이 왕창 거대한 단일 DLL 자리를 차지하는 편이다.
Windows의 system 디렉터리에 있는 mshtml.dll 도 64비트 기준 20MB를 넘는다. 얘는 Internet Explorer 브라우저의 Trident 엔진 파일인데.. IE는 요즘 죽었으니까 제끼고.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을 크롬 브라우저의 코어 엔진인 chrome.dll은 거의 220MB에 달한다.
이게 내가 현재까지 알고 있는 제일 큰 DLL이다. 파일에서 적어도 3/4 가까이는 코드가 차지하고 있는 DLL 중에서 말이다.
그도 그럴 것이 요즘 웹 브라우저 엔진은 단순히 HTML을 파싱하는 문서 렌더러가 절대 아니고... 거의 독자적인 운영체제, 가상 머신, 프로그래밍 언어 런타임 급이 됐기 때문이다. 미치도록 거대할 수밖에 없다.

Visual Studio Code도 주 실행 파일인 code.exe가 160MB가 넘으니 엄청 큰 편이다. 얘도 파일 안을 들여다보면 무식한 리소스빨이 아니며, 전체의 3/4 가까이는 순수 기계어 실행 코드이다. 심지어 1년쯤 전엔 150MB대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업데이트를 거듭하면서 더 커졌다~!
그에 비해 내 한글 입력기는 코어 dll이 딱 1MB가 될까말까이다.;; 거기에다 기본 플러그 인 로딩까지 하면 1.5MB 정도 된다.;;

2. 버전 넘버링

마소의 Visual Studio와 Office는 Windows와 더불어 마소를 먹여 살리는 핵심 제품이다.
그런데 얘들은 2010년대 중반, Windows 10 무렵부터 버전을 크게 올리지 않고 깨작깨작 소수점 둘째 자리만 건드리는 게 관행이 됐다. 겉으로 크게 표시되는 연도 버전 말고, 내부의 번호 버전 말이다.

VS는 2015부터, Office는 2016부터 16.x 버전이 유지되고 있다. 그나마 VS는 2022가 출시되면서 번호가 17.x로 올라가긴 했지만, _MSC_VER의 값은 여전히 19xx대 고정이다.
뭐, Windows 역시 10부터 내부 파일들의 버전 역시 10.x 고정이긴 하다. 얘는 10을 끝으로 새 버전 브랜드를 더 만들지 않을 것처럼 얘기했다가 결국 11, 12를 내면서 입장을 번복하게 됐는데.. 그래도 11도 겉으로만 그럴 뿐, 내부 번호는 여전히 10이다.

10년 넘게, 거의 20년 가까이 1.0도 아니고 0.x대 버전을 유지하고 있는 건 DOSBox 내지 putty 정도인 것 같다.
그 반면, 웹브라우저 쪽은 크롬이 주 버전 번호를 팍팍 올리는 관행을 만들었다. 얘는 버전이 12도 아니고 이미 12x을 넘어섰다. 무려 백 자리..

Java의 경우, 한때 1.3, 1.4 이렇게 번호를 올리다가 2010년대부턴가 그냥 7, 8, 9로 넘버링 방식을 바꿨다. 주 번호를 계속 1로 유지하는 게 별 의미가 없다고 판단한 듯하다.
애플 진영도 macOS X이라고 해서 한때 10.1, 10.2, 10.3 ... 이러다가 나중에는 11, 12, ..., 14.x로 주 번호를 올리기 시작했다. Windows와 macOS 모두 버전의 주 번호에서 10을 떼어냈는데.. 내 한글 입력기는 언제쯤 10을 졸업할지? =_=;;

3. UI 트렌드

(1) 소프트웨어에서 자신의 종합적인 옵션/preference를 설정하는 명령이 있는 메뉴는? 보통은 '도구' 메뉴의 맨 끄트머리에 있는 게 관행인데, (마소 UI 디자인 가이드라인) 이게 약간 케바케 성향이 있는 것 같다. 크로스 플랫폼 제품 중에는 편집이나 심지어 파일 메뉴에 배치된 경우도 있다.

Windows 3.1 시절 옛날에는 아예 '옵션'이라는 메뉴가 따로 있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관행은 95의 도입과 함께 거의 사라졌다. 수십-수백 개에 달하는 옵션들을 지정하는 단일 대화상자가 탭이나 웹페이지 형태로 거대하게 바뀌었을 뿐.
옛날에 아래아한글 2.0은 1.5x 이후로 기능 추가와 구조 변화가 워낙 많았던 제품인지라, 새로 추가된 옵션들이 '선택사항 - 기타'의 부메뉴로 중구난방으로 쭈루룩 달렸던 게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다.;;;

(2) 데스크톱 프로그램이건, 웹사이트건.. '다크 모드'를 제공하는 게 요즘 완전 유행이 됐다.
글쎄, Windows에서 이거 전신은 '고대비 검정'이 아닐까 싶은데.. 이건 사용자 취향보다는 장애인 접근성이나 특수한 디스플레이 환경을 고려한 기능이었다.
아울러, 아이콘들의 디자인이 알록달록 대신 단촐해지면서 그림보다는 픽토그램에 더 가까워진다. 표현 형태도 벡터 폰트에 더 가까워졌다.

(3) SNS가 발달하면서 어디서나 사람 언급은 @, 키워드 태그는 #.. 이게 관행이 됐다.
이모지에다 별도의 문자 코드를 배당한다니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가 싶었다만.. 이제는 게시글에 대한 피드백(좋아요, 놀라워요, 화나요 등등)조차도 거의 국제 표준을 제정해도 될 것 같다. 정말 2, 30년 전에 ICQ니 msn 메신저니, 네이트온 쓰던 시절에는 상상도 못 했던 관행이 생겼다.

(4) 리눅스 셸이 GNOME이냐 KDE냐 하는 건, 통신사를 SKT 쓰냐 KT 쓰냐 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ㄲㄲㄲㄲ
개인적으로는 우분투+GNOME 말고 딴 건 접해 보지 못했다. 우분투가 대세인 듯..

(5) 어떤 컴퓨터를 원격으로 접속해서 사용하는 방법이란 게 전통적으로 (1) 명령 프롬프트(터미널), (2) 파일 시스템(FTP)으로 나뉘는 편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컴터 성능과 네트워크 속도의 향상 덕분에 GUI 셸, 데스크톱을 통째로 가져와서 원격으로 쓰기도 한다. 이를 구현하는 프로토콜은 표준으로 채택된 게 있는지, 아니면 제품별로 다 찢어져 있는지 궁금하다.
이건 '텍' 같은 전산 조판 언어로 코딩하듯이 문서를 만들던 게, 그냥 GUI 위지윅 워드 프로세서로 바뀐 거나 마찬가지다.

(6) 크롬 브라우저에 있는 adblock 애드인은 단순히 웹사이트 한구석에 붙은 구글 광고만 차단하는 줄 알았더니만.. 유튜브의 짜증나는 6초~15초짜리 광고들까지 몽땅 차단 박고 스킵시켜 주는구나.. 오오~ 매우 놀랍다.
그런데 유튜브의 엔지니어들도 바보가 아닐 것이고 광고주의 자기들 밥줄을 끊는 짓은 단속하지 않을까..?? 창과 방패의 싸움이 계속될 듯하다.
유튜브를 exploit하는 두 가지 방법이 광고 차단이랑 동영상 다운로드인 셈이다.

4.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요즘은 소프트웨어의 보안 취약점 내지, 이를 이용해 증식하는 악성 코드가 야기하는 문제가 심각하다. 특히 랜섬웨어한테 자기 컴터나 심지어 직장 업무용 컴터가 털렸다는 소식은 본인조차 주변 지인으로부터 심심찮게 들었을 정도이다. 교통사고로 지인 누구가 다쳤다는 소식에 근접할 정도로 꽤 가까워지고 흔해졌다.

마소에서 보안, 보안 노래를 부르면서 모든 사용자에게 보안 업데이트를 끄지도 못하는 반강제로 주입시키고, 심지어 정품 인증에 실패한 불법 복제 Windows에다가도 보안 업데이트만은 무료로 꼬박꼬박 시켜 주는 건 다 이유가 있다.
악성 코드한테 털려서 좀비가 된 컴터는 다른 멀쩡한 컴터한테도 해를 끼치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가 단순히 기능 추가나 자기 동작 차원의 버그 수정만 필요하다면 업데이트를 이렇게 귀찮을 정도로 강요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지금은 보안 업데이트가 인간한테 주요 전염병 백신과 비슷한 존재가 돼 버렸지 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Windows 업데이트는 너무 과한 구석이 있다. 악성 코드가 아니라 업데이트 서비스 네놈이 평소에 컴터 CPU를 과도하게 잡아먹고, 긴급히 컴터를 쓰고 싶은 상황에서도 세월아 네월아 재부팅을 강요한다.
그래서 요즘은 Windows를 부팅시켜 놓고 몇 주~몇 달째 계속 부팅 상태를 유지하며 켜 놓는 게(완전히 끄지 않고 절전 모드 전환도 포함) 사실상 불가능하다. 업데이트 설치 핑계로 지들이 제멋대로 재부팅을 해 버리기 때문이다.

옛날에 Windows 9x 시절이야 운영체제가 불안정하고, 16비트 영역의 메모리 리소스가 고갈됐기 때문에 컴을 오래 켜 놓을 수 없었다. 그때는 재부팅 정도가 아니라 운영체제 재설치까지 주기적으로 해야 했을 정도였다.
지금이야 그런 미개한 요인들이 당연히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컴을 오래 켜 놓지 못한다는 거다. 이게 말이나 되냐?

5. 터미널 환경에서의 동작

개발자? 프로그래머?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암튼 이 바닥 종사하는 사람은 일반인들보다는 컴퓨터에서 GUI가 아니라 '명령 프롬프트'를 다룰 일이 더 많다.
Windows의 명령 프롬프트는 말할 것도 없고 PowerShell, Visual Studio Code, putty, Windows Terminal, 리눅스의 명령 프롬프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터미널을 쓰다 보면..

화면에 뜬 텍스트를 블록 잡고 복사하는 간단한 조작을 좀 하고 싶은데 키보드나 마우스 동작이 미묘하게 서로 달라서 불편을 겪곤 한다.
putty는 우클릭만으로 명령어 붙여넣기가 되는 반면, 어떤 데서는 그게 휠 클릭이고 우클릭은 일반적인 컨텍스트 메뉴 표시이다.

어떤 곳에서는 블록을 잡고 나서 Ctrl+C로 복사를 시키는 반면, 어떤 데서는 그랬다가는 실행 중지 Ctrl+C가 곧이곧대로 전달된다. 한 프로그램의 단축키와 동작에 익숙해졌는데 딴 프로그램에서는 그게 통하지 않아서 개인적으로 혼란스러웠다. =_=;;
개인적으로는 터미널의 GUI 차원에서 특정 문자열이 등장했을 때 highlight 시키는 기능, 그리고 구획을 나눠서 clear을 시키면 최신 구획의 텍스트만 다 날리는 기능 같은 게 있었으면 좋겠다.

터미널은 컴퓨터에 접근해서 뭔가 조작을 하는 제일 저렴하고 효율적인 방법임이 틀림없다. 이거 아니면 파일 시스템만 다루는 FTP.. 하지만 요즘은 컴터 성능과 네트워크 속도가 받쳐주다 보니 아예 원격 데스크톱 GUI 화면을 통째로 쏴 주는 가상화도 가능해졌고, 이게 터미널과 FTP 기능까지 상당 부분 흡수한 상태이다. 인터넷이 괜히 WWW가 닥치고 짱이 된 게 아니듯이 말이다.

6. 나머지 불편하거나 궁금한 거

(1) 10여 년 전, Windows 7쯤이었나? SSD 하드라는 게 처음 도입됐을 때 말이다. 하드디스크가 통째로 램 드라이브로 바뀌는 거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부팅 속도가 획기적으로 빨라져서 신기하다고 난리였다.
그러나 Windows 10이니 11이니 하는 지금은..?? C 드라이브에 다들 SSD를 쓰고 있는 세상인데도 부팅 시간이 옛날에 재래식 하드로 Windows XP나 7을 부팅하는 것과 비슷하게 느껴진다.

디스크 속도가 올라간 것 이상으로 Windows도 더 무거워지고 이것저것 불러들이는 게 많아졌기 때문일 것이다. 에휴~
옛날에 디지털 카메라가 싸구려 기종이라도 폰카보다 좋은 게 물리적인 zoom 기능 말고도.. 부담 없이 끄고 켜는 게 가능하고 부팅이 아주 신속하게 된다는 것이었다. 디카에는 컴퓨터가 들어있긴 하지만 '범용 컴퓨터'가 들어있는 건 아니었기 때문이다.;;

(2) Windows 10/11의 시작 메뉴에서 검색란에다가 타이핑을 했는데 원하는 프로그램 검색이 안 되고 멀뚱멀뚱 있는 버그 말이다. 정말 악명 높지 않았는가?
글쎄, 내가 완전 최신 버전을 쓰고 있지는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설마 아직까지 그 버그를 달고 다니지는 않으리라 추측한다.
이건 개인적으로 Win10의 사용 경험을 크게 악화시킨 버그였다. 사용자가 현실에서 엄청 자주 사용하게 될 기능이 이 따위로 동작하다니, 품질 관리를 도대체 어떻게 한 건지?

(3) Windows 8 시절부터 전통적으로 전해 내려오던 메트로 앱 '메일'이 요 근래에는 New Outlook으로 몰래, 쓰윽 대체된 듯하다. 수십 년 전에 있었던 Outlook Express의 후신이 등장한 것 같다만.. 개인적으로는 내가 관심 없고 사용하지 않는 프로그램이 제멋대로 설치되는 건 비호감이다. 이건 그놈의 보안하고도 아무 관련 없는 사항이지 않은가.

그리고 마소에서도 화상 회의 앱에 관심이 생겼는지 Microsoft Teams라는 걸 만들었는가 보다. 내가 실행하지도 않은 녀석이 제멋대로 깔려서 CPU를 잡아먹고 있길래 바로 강제 종료하고 제거해 버렸다.
악성코드를 빌미로 지들이 악성코드처럼 구는 거는 난 절대 용납 못 한다.

(4) 이건 PC가 아니라 잠시 스마트폰 얘기이다만.. 사용자가 입력하는 텍스트를 자동 완성 내지 오타 교정한답시고 사용자가 진짜로 의도한 문자열까지 제멋대로 바꿔 버리는 거 말이다. 아이폰이 여전히 악명 높은가 보다.
주변에서 이렇게 의도하지 않은 오타를 내는 사람을 많이 봤고, 나도 아이폰 쓰던 시절엔 이것 때문에 난감한 일을 몇 번 겪어 봤다.

난 내가 입력한 텍스트에는 내가 직접 책임을 지고 싶어서.. 마소 워드가 기본 제공하는 자동 고침 기능조차도 오지랖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이다. (대소문자, 줄표 등등~~) 자동 고침을 할 거면 그걸 철회하고 사용자의 원래 텍스트로 되돌리는 UI라도 주변에 눈에 띄게 넣든가.. 아이폰은 내 기억으로 그런 게 없었다.

(5) 어느 컴퓨터에나 프로그램 설치/제거 리스트를 보면.. 서버 개발자도 아닌 엔드 유저한테 MS SQL server는 누가 언제 왜 잔뜩 설치하는지 모르겠다. 도대체 어디에 쓰이는 물건인 걸까..??? 최신 버전도 아니고 그냥 2008인데 말이다.
옛날 win7 시절에는 '실버라이트'라는 제품도 슬그머니 깔리곤 했는데 그건 망했기 때문에 요즘은 눈에 띄지 않는다.

(6) Visual Studio라든가 아래아한글 같은 프로그램은 자체적인 설치 관리자 내지 업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제품이다. 그런데 뭔가 새 마이너 버전이 나와서 업데이트를 찍으면.. 업데이터 자기 자신부터 업데이트 되는 경우가 엄청 잦다. 그냥 심심하면 업데이트 된다.
업데이터는.. 일관된 체계로 버전 체크를 하고 새 패키지를 다운로드하고 파일 복사, 덮어쓰기, 삭제하는 기능이 전부일 텐데.. 한번 잘 만들어 놓고 나면 고칠 일이 거의 없을 텐데?? 내부적으로 뭐가 그렇게 자주 바뀔 게 있는지 개인적으로 매우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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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무엘

2024/06/03 08:35 2024/06/03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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