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특이한 시내버스

(1) 흔한 경우는 아니지만 어떤 시내버스 노선은.. 한번 다니면서 같은 지점으로 돌아오거나 심지어 같은 길을 같은 방향으로 또 경유하는 경우가 있다. 한 노선 갖고 여기저기 들쑤시는 굴곡 노선이기 때문에 그렇다.
이런 버스는 같은 번호이더라도 A 방향, B 방향을 잘 구분하면서 타야 된다.
서울에서는 동대문구 쪽에 2233과 2112, 그리고 성남 57 말이다.;; 지도 그림만 봐서는 저 노선의 필순을 도저히 떠올릴 수가 없다.; 단순하고 직관적인 지하철 노선을 이해하는 식으로 시내버스 노선을 이해하려 해서는 곤란한다.

(2) 2022년 이후, 서울에 노란 순환 버스는 01 딱 하나밖에 남지 않았다. 원래 버스 개편 당시엔 강남이나 여의도, 중구 도심 같은 곳을 짤막하게 도는 마을버스처럼 계획됐지만.. 그건 진짜 마을버스들의 역할로 넘어가고 색깔은 그냥 학원 학교 버스한테 넘어가면서 정체성이 너무 애매해졌다.
현재 유일한 순환버스 01은 그래도 남산 꼭대기와 청와대를 연결하는 굉장히 독특한 순환 노선이다.

서울 시내버스들 중에서는 파란색 110이 거의 유일하게 서울 강북을 ‘순환’하는 형태이다. 용산구 한남동에서 평창동, 정릉까지 간다.
노랑뿐만 아니라 빨강도 굉장히 보기 힘들다. 경기도 소속의 광역버스나 아예 중앙 정부 소속의 M 좌석버스가 있을 뿐, 서울 소속의 광역버스가 많을 리 없기 때문이다.

(3) 버스를 비교해 보면 아무래도 좌석형 시외/고속버스가 덩치가 제일 크고(길이 12m 이상), 입석형 시내버스는 그보다 약간 더 작다(11m급 에어로시티). 마을버스에서는 더 작은 8.5~9m급 차량이 투입되기도 하며, 아예 카운티 같은 중형 버스도 볼 수 있다.
그런데 성북 05는 현재까지 서울에서 아예 스타렉스 승합차가 투입되어 다니는 유일한 마을버스 노선이다. 노선 길이는 겨우 2.1km이고 차량 딱 한 대가 20분 간격으로 다닌다.
도대체 이런 애들 장난 같은 노선이 왜 필요한가 싶지만.. 저기 일대가 북한산 기슭이어서 골목길의 경사가 장난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셔틀버스에 가까운 마을 버스의 혜택을 입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굴린다.

2. 마을버스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마을버스는 버스라는 대중교통 중에서 스케일이 제일 작은 시스템이다. (시외 > 광역 > 도시형 시내 > 마을..)
그래서 그런지 기본요금도 도시형 시내(초록색 지선, 파란색 간선 포함)버스보다 싸고, 운영 시스템이 그런 시내버스와는 따로 노는 감이 좀 있다. 이런 자잘하고 영세한 버스들까지 몽땅 다 환승 할인이 되고 버스 위치 조회가 되게 하고, 준공영제에 끌어들인 건 정말 대단한 조치였던 것 같다.

마을버스는 대도시의 깊숙한 구석 주택 골목을 꼼꼼히 돌면서 승객을 모아서는.. 인근의 대로변과 지하철역을 연계한다. 얘 한 번만 타서 어디로 가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얘는 스케일이 더 큰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걸 돕는 역할을 한다.
마을버스의 유사품으로 이런 게 있다.

(1) 도심순환: 서울 버스 개편 때 '노랑 버스'로 계획했던 물건이다. 대도시 내부의 단거리 셔틀이라는 점은 마을버스와 비슷하지만, 주거 지역이 아니라 상업 업무 지역만을 돌아다닌다.
앞서 얘기했듯이, 지금은 남산-청와대 셔틀 말고는 이 버스가 모조리 사라지고 사문화돼 있어서 아쉽다. 사실, 노랑 버스는 햇병아리 어린애들을 태우는 학원· 학교 버스 이미지로 굳어졌기 때문에 색깔도 좀 논란의 여지가 있다.

(2) 농어촌버스: 운행 거리가 길고 관할 지역이 왕창 넓지만.. 여기는 인구와 수요가 너무 적기 때문에 영세하다. 시골 마을 어귀 곳곳을 돌면서 승객을 태워서 시장, 철도역, 시외버스 터미널, 관청 따위가 있는 중심부를 연결한다.
대도시와 비교해 보면.. 시골에는 마을버스 같은 세심한 물건 따위는 없으며, 농어촌버스가 간선버스 내지 지하철 역할을 하는 거나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정작 농어촌버스는 몇 시간에 한 대, 심지어 하루에 n번꼴로 운행되니 거의 시외버스 급의 배차이다.

이러니 시골은 대중교통이 열악하고 자가용이 필수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마을버스? 대도시에서도 적자가 심해서 난리인데 그런 게 시골에 있을 수가 없다. ㄲㄲㄲㄲㄲ
7, 80대 노인들이 교통사고를 많이 낸다면서 면허 반납을 유도한다 해도, 시골에서는 그게 현실적으로 매우 난감하다.

3. 서울 지하철역

(1) 대청 역은 서울 지하철 3호선과 분당선이 정확하게 수직으로 교차하는 곳이다. 하지만 주변에 이미 역이 너무 많다는 이유로 인해, 여기는 분당선은 역이 아예 만들어지지 않고 3호선 역만 있다.
둘 이상의 전철 노선이 환승 없이 지나치는 경우는 있지만, 역이 아예 대놓고 하나만 만들어진 경우는 좀 드문 것 같다. 아, 5호선 마장-답십리 사이에 2호선 신답이 환승되지 않는 것도 비슷한 사례일까?

대청 역 주변에는 탄천 물재생센터가 있다. 장한평 주변에 중랑 물재생센터가 있는 것과 비슷한 관계이다.
저기도 분당선 역을 3개씩이나 만들지 말고 2개로 줄이고(구룡-개포동-대모산), 그 대신 대청을 환승역으로 만들면 더 좋았을 것 같은데 아쉽다.

(2) 서울 지하철들은 지상 철교로 한강을 건넌 뒤에는 다시 터널로 들어가면서 아래로 내려간다. 아직 지상 구간인데 일부러 주변이 가려져 있지는 않는 편이다.
그런데 그렇지 않고 주변이 방음벽으로 가려져 있는 곳은 2호선 당산 철교를 지난 직후인 합정 역 근처가 거의 유일한 것 같다. 이 방음벽 때문에 선로 바로 옆에 있는 절두산 가톨릭 순교 성지는 거의 제대로 못 본다.

한편, 지하철 1호선을 타고 한강 철교를 건너서 강북에 진입한 거의 직후엔 차창 밖으로 거대한 기와집을 하나 보게 된다. 이거 정체도 개인적으로 오랫동안 궁금했는데.. 알고 보니 새남터 순교지. 이것도 가톨릭과 관계 있는 건물이었다.
하긴, 한강 철교 남단은 노량진이고 거기 근처엔 사육신묘가 있다. 어떤 형태로든 죽은 사람을 기리는 시설이 있다는 게 흥미롭다. 옛날에는 이렇게 한강 도성 바깥의 한강 근처까지만 가도 이미 서울을 벗어난 교외 깡촌이긴 했다. 사형장이 있고 무덤이 있었을 정도니까..

(3) 2호선에서 신설동은 서울 지하철 최초의 환승역인 데다 지하 유령 승강장의 존재 때문에 많이 유명하다.
걔 말고 역삼 역은 역사 내부에 최초로 에스컬레이터라는 게 설치된 역(!!)으로 유명하다. 그리고 안 그럴 것 같지만 역세권에 나름 민간 지도에 표시되지 않는 보안 시설이 들어서 있다. 물론 군부대나 교도소 같은 곳은 아니고, 한국 은행과 금융결제원이 1번 출구 바로 옆에 있다.

4. 고속도로 나들목과 철도역의 위상

각종 지방도나 국도의 이정표에서 무슨 시· 군까지 남은 거리(km 수)는.. 통상적으로 해당 지역의 시청· 군청까지의 거리라고 알려져 있다. 관청이 있는 곳이 해당 지역의 중심부이기도 하니까.
그러나 고속도로의 이정표에서 그 지역까지 남은 거리수는 당연히 그 지역 관청과는 아무 관계 없고 그냥 그 지역 이름을 딴 나들목까지의 거리일 뿐이다. 고속도로라는 건 그 지역의 중심부를 대놓고 관통하지도 않는다.

반세기 전에 경부 고속도로라는 걸 처음 만들던 시절엔 지역 공무원들도 이런 관념이 없었으니 "고속도로가 뭐야? 먹는 거야? 뭔지는 모르겠지만 나들목을 닥치고 우리 시내 중심부로 유치해야겠네!!" 이랬었다고 한다.
하긴, 철도역은 과거에는 저렇게 지역 중심부를 대놓고 지났지만 요즘은 다들 선로와 역사가 외곽으로 이설되면서 뭔가 고속도로 진출입로 같은 존재로 슬슬 바뀌어 가고 있다.

5. 길의 선형과 유래

(1) 지금 제1 수도권 순환 고속도로(100)라고 명명된 그 ‘외곽순환 고속도로’는 맨 처음에는 1991년 10월 31일, 동남부의 구리-판교 고속도로라는 명칭과 구간으로 시작했었다.
서울 지하철 2호선에서 맨 처음 개통된 구간은 동남부의 신설동-종합운동장이었다(1980년 10월 31일).
서울 지하철 5호선이 맨 처음 개통된 구간은 역시 동부 말단의 왕십리-상일동이었다(1995년 11월 15일).
모두들 뭔가 동질감이 느껴진다. 날짜도 비슷하고..!!

(2) 우리나라의 고속도로에서 중앙 버스 전용 차로가 시행된 건 경부 고속도로 신탄진-양재, 쉽게 말해 대전-서울 사이 구간이 최초이다. 1994년엔 명절에 시범 시행됐다가 1995년부터 전면 시행되었고 이때 파란 차선이라는 것도 처음 등장했다.
한편, 서울 시내에서 대중교통을 위한 중앙(측면이 아닌) 버스 전용 차로가 시행된 건 1996년 2월, 천호대로 신설동-광나루 구간이 최초이다. 해당 구간에 서울 지하철 5호선이 개통된 뒤, 파헤쳤던 길을 복구하면서 그 위에다 곧바로 중앙 버스 전용 차로를 아주 수월하게 만들었다.

(3) 전국의 고속도로 중에 단위 거리 당 건설비가 제일 높은 축에 드는 도로는 저 외곽순환 고속도로이다. 땅값이 너무 비싸서 토지 보상 비용이 많이 들고, 고가와 터널도 많이 만들어야 했기 때문이다.
그것처럼 서울 시내의 간선 도로 중에서 건설비가 제일 높았던 도로는 내부순환로이다. 기존 도로나 지형과의 접점이 없이 온통 고가도로로 때우고, 북악산을 뚫기까지 하면서 서울 북부에다가 정말 힘들게 길을 만든 것이기 때문이다. 어떤 곳은 고육지책으로 하천 위로 그대로 고가도로를 만들기도 했다.

물론 2010년대 이후엔 강남순환로라고 관악산을 몽땅 지하 터널로 통과하는 더 무시무시한 길이 생겼다. 고속도로에도 제2경인 고속도로의 동쪽 연장 구간이 청계산이고 관악산이고 몽땅 다 지하로 관통해 버리니, 비슷한 수준의 강적이 등장했다.

(4) 대구는 ‘동대구’ 역이 대구 역보다 더 크다는 것, 2010년대 이전에는 복합 버스 터미널이 없었다는 것, 그냥 평범하게 ‘대구’라는 이름이 붙은 고속도로 나들목이나 분기점이 없다는 것이 무척 특이하다.
철도 쪽이야 대구 역이 경부선 창립 멤버로 있었으니까 ‘동대구’라는 이름이 나중에 추가로 붙었겠지만, 근처의 고속도로 나들목도 ‘동’자가 붙은 이유는 뭘까? 아마 1969년, 경부 고속도로 대구-부산 구간이 한창 건설 중일 때 동대구 역도 같이 만들어졌기 때문에 똑같이 ‘동’자가 붙은 것 같다.
실제로 동대구 역은 1969년 7월에 완공됐고, 고속도로는 그 해 말에 완공됐다.

(5) 우리나라 고속도로 중에서 대놓고 ‘지선’이라는 말이 붙은 도로로 내게 개인적으로 익숙한 것은.. 호남 고속도로 지선 251, 그리고 중부내륙 고속도로 지선 451이다.
이것 말고 중앙 고속도로 지선 551, 서해안 고속도로 지선인 151도 있고.. 남해 고속도로는 짤막한 지선이 여러 개 있어서 번호를 102부터 104까지 차지하고 있다.
251은 대전에서 호남 고속도로로 가는 게 철도 대전선의 도로 버전인 것 같다. 451은 북쪽의 대구에서는 45가 아니라 근처의 중앙 고속도로 55와 훨씬 더 가까이 있는데.. 남쪽 기점에서는 실제로 45와 연결되고 있기 때문에 저런 번호가 붙었다.

고속도로 노선 번호가 정착된 지도 20년이 넘었는데 이제는 이 번호 체계도 너무 복잡해져 있다. 하지만 이름만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게 된 것도 사실이니, 번호가 아예 없는 것보다는 낫다. 고속도로도 그냥 국도처럼 아주 흔해 빠진 존재라고 생각해야 한다. 고속버스와 시외버스의 구분을 없애고 시스템을 다 통합하고.. 유인 톨게이트도 없애고, 통행료를 걷을 거면 그냥 다 하이패스 기반으로 바꾸고 말이다.

(6) 같은 도로에 상행과 하행이 멀찍이 떨어져 있고 심지어 고저 차이도 있다거나.. 반대로 같은 길의 복제판이(= 상· 하행 모두) 근처에 따로 있는 것.
둘 다 흔한 경우는 아닐 것이다. 둘 다 도로의 확장과 관련된 사연이 있어서 저렇게 됐다.
전자의 경우는 경부 고속도로 청주-남이 사이가 대표적이다. 수원 요금소는 상행과 하행이 분리되어 따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도로뿐만 아니라 경부선 철도도 일부 구간--특히 대구-부산 사이--은 상· 하행이 뚝 떨어진 경우가 있다.

후자의 경우는 제2 버전이 나란히 지나는 중부 고속도로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그리고 인천 공항 고속도로도 상· 하행 복층 구간이 짤막하게나마 존재한다..!

Posted by 사무엘

2024/01/29 08:35 2024/01/29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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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특'자가 붙은 광역 자치단체

언제부터인가 강원도가 그냥 도가 아니라 '특별자치도'로 바뀌었더라. 제주도(섬이 아니라 광역 자치단체으로서)가 2006년부터 특별자치도로 바뀐 것처럼 말이다.
하긴, 요즘 각종 지역들이 '특'자 타이틀을 붙이는 게 유행처럼 번지는 듯하다. 경기도의 수원, 용인, 고양과 경남 창원이 '특례시'로 바뀌었다. 워낙 덩치가 커져서 광역시로 바뀌어도 이상할 게 없긴 한데, 그래도 나라에서 광역시를 더 만들지는 않는 대신 다른 감투를 씌워 줬다.

특례시는 그냥 '시'와 무엇이 다른지는 잘 모르겠다. 특례시가 됐다고 해서 원래 소속된 도에서 이탈하는 건 아니라고 한다. 하물며 특별자치도는 또 뭔지?

우리나라는 지방자치를 한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지방보다는 중앙 정부의 입김이 월등히 더 강하다. 나라의 규모와 덩치가 너무 작아서 어설프게 지방 파편화보다는 중앙 집중이 더 효율적이기도 하고 말이다. 주 정부와 연방 정부가 완전 따로 노는 미국 같은 나라와는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이 와중에 그냥 시건 특례시건.. 그냥 도건 특별자치도건.. 특례나 특별자치가 무슨 의미를 갖는지 궁금하다.

기억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먼 옛날에 '광역시'의 예전 이름은 '직할시'였다. 부산이 1963년에 국내 최초로 직할시 1호 타이틀을 거머쥐었는데, '직할'이라는 말부터가 니들이 '직접 관할하라'라고 아주 지방자치를 표방하는 명칭이긴 했다.

2. 마지막

  • 아마 김 영삼 때부터이던가? 우리나라는 수도권 과밀화를 막기 위해 인서울에다가는 학부 과정 대학교를 더 신설하지 않는 것으로 방침을 정했다.
  • 울산(1997)을 마지막으로 새로운 광역시 승격과 추가는 더 없을 것이다. 안 그래도 이미 있는 인구도 줄어드는 와중에..;;
  • 서울은 9호선을 끝으로 중전철 지하철의 건설은 더 없을 것이다. 그 뒤에 생기는 건 다 광역전철급 아니면 경전철이다.
  • 어쩌면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중전철 지하철의 맥 자체가 대전 지하철 1호선 이후로 영원히 끊긴 건지도 모르겠다. 이젠 광역전철 아니면 경전철밖에 만들지 않으니 말이다.

3. 광역시들의 예외

  • 인천은 광역시들 중 유일하게 장거리 일반열차가 없다.
  • 대전은 유일하게 공항이 없다 (청주가 대신..)
  • 울산은 유일하게 지하철이 없다.
  • 광주는....;; 광역시들 중 혼자 유일하게 여러 쇼핑시설이나 인프라가 없다고 들었다.
  • (그 반면, 부산은 광역시들 중 유일하게 노면전차가 다녔던 이력이 있고.. 6· 25 때 임시 수도 역할까지 한 적이 있다.)

4. 군위의 대구 편입

한번은 "영천-상주 고속도로(301)가 대구를 지나다니 그게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야?"...;;; 라는 의문이 순간 들었는데
헐~ 아시다시피 군위군이 이제 경북에서 대구에 편입돼 들어갔다~~~
군위가 대구로 편입된 배후에는 공항 건설과 관련된 거래가 있었다고 한다.
대구 시내와 너무 가까워져서 민폐로 전락한 지금 대구 공항과 거기 공군 부대를 군위 정도 외곽으로 이전하려는가 보다.

이제 대구는 달성에 이어 군위까지 2개의 군을 위성(?)으로 갖게 됐다.
지금까지는 인천이 전국에서 유일하게 군을 2개 보유했는데(강화, 옹진), 대구도 그 반열에 올랐다.
부산에는 기장군이 있고, 울산에는 울주군이 있다.
대구와 인천은 1981년에 나란히 직할시로 승격된 광역시 동기(?)이기도 하다. 급이 비슷하다.

그 반면, 대전과 광주는 도시 규모가 비슷하고 직할시 승격 시기가 비슷하고, 지하철 개통 시기도 비슷하고, 군이 없다는 공통점까지 있으니 그렇게 둘이서 한데 묶을 수 있을 것 같다. (과거에 군이었던 곳이 자기네 '구'로 편입됐을 뿐. 유성구처럼)
대구와 인접해 있는 칠곡이랑, 아예 대구로 편입된 군위는 처지가 서로 어찌 달라질지 궁금하다.

5. 각종 보안· 제한 구역들

(1) 안양 박달산 기슭, 성남 서쪽 청계산 기슭, 동두천과 양주, 고양 등 서울의 남북으로 여러 군부대들이 있는 것이 주지의 사실인데.. 분당 이매동에 아주 인텔리전스한 군부대(777 사령부)가 있다는 게 굉장히 흥미롭다. 역시 옛날에 우연히 마주쳤던 심상찮은 건물 입구가 바로 거기였다. ^^

(2) 청와대가 현역에서 물러난 뒤로 대통령 집무실은 용산에 있고, 대통령 관저는 한남동 쪽의 모 언덕 한구석에 있구나. =_=;;; 청와대뿐만 아니라 방대한 용산 미군 기지 부지도 풀리는 건 시간 문제일 텐데.. 저기는 규모가 워낙 방대해서 정리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다. 그리고 서울 화력 발전소 부지도 풀리겠지?

(3) 파주 대성동뿐만 아니라 연천 횡천리, 철원 마현리 같은 다른 민통선 마을 주민들도 납세와 병역 의무가 면제인가? 난 그렇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애초에 대성동에 적용되는 특례나 제약 사항(통금, 8개월 이상 거주 의무 등)들은 무슨 법에 명시되어 있는지 근거 자체를 난 아직 모르겠다. 궁금하다.

(4) 하긴, 내 고향 경주는 상수원 보호도 아니고, 군사 시설 보호도 아니고 그린벨트도 아니고.. 도시형 국립공원이라는 초월적인 이유 때문에 건물 지을 때 고도 제한, 그리고 일부 지역은 전통 문화 보존 명목으로 반드시 기와집 의무 등..;;; 아주 특이한 개발 제약이 많이 걸렸다. 하지만 반대로 관광 도시 육성 명목으로 혜택과 지원을 받은 것도 있으니(일찌감치 야간 통금에서 열외, 새마을호 운행, 심지어 경부 고속도로 경유..ㅋㅋ) 무조건 손해를 본 건 아니었다.

(5) 우리나라엔.. 군부대나 상수도· 원자력 시설이 아니면서 그에 준하는 의외의 보안 시설이 하나 있다.
'백두대간 seed vault'라고 지하에 야생 식물들의 종자를 영구보존 해 놓은 기지인데.. 나름 SF 만화 '호텔'에서 묘사된 호텔 같은 느낌도 든다.
이건 전국에서 손꼽히는 오지인 봉화군에 무려 2015년에 조성됐다고 한다. 노르웨이와 더불어 세계에서 단 두 곳밖에 없는 시설인데 한짝이 우리나라에 만들어졌다니 참 대단한 일이다.

6. 나머지

(1) 강뿐만 아니라 산도 두 지역의 경계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북한산(서울-고양), 남한산(성남-광주), 아차산(서울-구리), 불암산(서울-남양주) 등. 그런데 내가 지금까지 본 산 중에서 가장 다양한 지역과 걸쳐 있는 산은 청계산이더라. 서울-성남-과천-의왕..

(2) 강원도, 그것도 북쪽 끝 전방에는 의외로 돼지에서 유래된 지명이 좀 있다. 양구 해안면(亥) 그리고 고성 현내면 저진리(猪). 우연인지 아니면 다른 사연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3) 의왕, 이천, 옥천은 뭔가 거대한 창고가 있는 물류 허브 지역이라는 인상이 강하다.
안양, 의왕 이렇게 묶으면 구치소/교도소가 있는 지역이라는 느낌이 든다.
이천, 평택은 군사 도시라는 인상이 강하다. 평택과 동두천은 미군 냄새가 아주 짙게 난다.

(4) 우리나라에서 제주 공항은 유일하게 국내선 면세점이 있다.
강원랜드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자국민도 출입 가능한 카지노이다.
저런 건 원래는 외국인에게만 혜택을 주려고 만든 시설인데, 특별자치도 안에는 예외적인 시설이 하나씩 있는가 보다. ㄲㄲㄲ

Posted by 사무엘

2024/01/26 19:35 2024/01/26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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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동차 배터리와 컴퓨터 스택 메모리

자동차의 배터리 방전과 컴퓨터 프로그램의 스택 오버플로는 서로 완전히 다른 분야이긴 하지만 공돌이의 심상 면에서 공통점이 느껴지는 것도 좀 있는 것 같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자동차는 엔진 효율이 크게 향상됐고 컴퓨터의 메모리도 동적 힙(heap)이야 넘사벽 급으로 용량이 뻥튀기 됐지만, 저것들은 용량이 획기적으로 크게 올라간 적이 없다. (특별히 그럴 필요가 없어서..)

그리고 저 둘은 남은 용량이나 고갈 징후를 미리 알려 주는 메커니즘도 딱히 존재하지 않는다.
자동차의 황산-납 배터리는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의 리튬이온 배터리처럼 용량이 몇 % 남았다고 알려주는 기능이 없다. 블랙박스도 배터리의 전력 용량이 감소하면서 전압도 같이 감소하는 걸 감지해서 간접적으로 꺼진다거나 할 뿐이다.

컴퓨터 프로그램의 스택 메모리도 지역변수의 주소를 이용해서 남은 용량을 아주 간접적으로 유추할 수 있고, 시스템 exception을 이용해서 일이 벌어졌을 때 스택 overflow를 감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식성 있는 일반적인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걸 일일이 체크하는 건 아주 비효율적이다. 이런 식으로 유사점이 있다.

2. TLS 슬롯

메모리와 관련하여 이렇게 아기자기하게 제약이 될 수 있는 게 본인이 보기엔 TLS 슬롯 공간이다.
사실, 한 사람이 만드는 프로그램이 수십~수백 종류의 코드가 동시에 실행되는 프로그램을 만들 일은 극히 드물겠지만, 문제는 내가 만들지 않은 프로그램(특히 DLL)들이 한 프로세스에 왕창 붙어서 실행될 때이다. 이런 코드들이 전부 TLS 슬롯을 하나씩만 요청하더라도 TLS 공간은 수십~수백 개씩 소모될 수 있다.

Windows 95 내지 NT 3.x시절에는 현실적으로 필요한 양과 그 당시 컴퓨터들의 평균적인 사양을 감안해서 스레드마다 TLS 슬롯이 64개씩 배당되었다. 이게 바로 TLS_MINIMUM_AVAILABLE라는 상수값의 의미이다. 역대 win32 환경 중에 TLS 슬롯이 제일 적었던 구현체가 제공했던 최소 개수가 64라는 뜻이다.

세월이 흐를수록 기본 제공되는 TLS 슬롯 수는 점차 늘어나서 Windows XP/2000부터는 64에다가 1024가 더해진 1088개라고 한다. 후대의 운영체제에서 슬롯 수가 이것보다 더 늘어났다는 얘기는 본인은 들어 보지 못했다. 힙 메모리처럼 엿가락처럼 한없이 더 늘어나야 할 필요는 없는 물건이기 때문이다.

스레드 단위로 전역적으로 공유돼야 하는 데이터가 많이 있거나 그 데이터의 길이가 들쭉날쭉 변한다면 별도의 heap 메모리를 할당하고 TLS 슬롯에다가는 포인터만 저장해야 한다. 즉, 응용 프로그램은 언제나 고정된 개수만의 슬롯을 사용하고, 슬롯 사용량을 최소화해야 한다.

내가 보기에 TLS가 꼭 필요한 때 중 하나는 사용하는 라이브러리가 너무 구닥다리여서 콜백 함수에 context 데이터를 넘겨주는 게 없어서 context 정보를 오로지 전역변수에 의지해야 할 때(+ 그런데 thread-safety가 보장돼야 할 때) 정도이다.
한 프로그램이 스레드 10개로 동작하건 100개로 동작하건 그건 소모되는 TLS 슬롯 개수와는 전혀 무관하다. 이건 그냥 실행되는 코드의 종류하고만 관계가 있다.

3. 복합 스레드 동기화

조금 부끄러운 얘기를 하자면.. 본인은 오래 전 학교의 컴공 운영체제 시간에 졸았는지, 아니면 다른 변고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만의 스레드 동기화 오브젝트를 새로 만든다는 개념 내지 필요성을 지금까지 별로 이해하지 못했다. 그냥 운영체제가 제공하는 critical section이나 뮤텍스, 세마포어만 쓰면 끝이지 않은가..?? 그랬는데 회사 코드를 들여다보면서 뒤늦게야 '아...!!' 현타 비스무리한 걸 경험하게 됐다.

평범한 데이터 컨테이너가 멀티스레드 동작에 대비하여 곳곳에 뮤텍스 기반의 lock이 걸려 있는데.. 데이터를 건드리는 set쪽뿐만 아니라 단순히 read만 하는 get 메소드들까지도 내부가 전부 동일한 lock이 일일이 걸려 있었다. 흠, 이건 read일 뿐인데 여러 스레드가 동시에 접근해도 상관없지 않나? 저건 불필요한 삽질 오버헤드 아닌가? 이 lock은 빼 버려도 되겠는데?

그런데 알고 보니 그 생각은 절반만 맞았다. reader만 있을 때는 여러 스레드들이 동시에 접근해도 괜찮지만, 한 스레드라도 write를 할 때는 다른 writer는 물론이고 reader들도 다 줄 서서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get 함수도 lock이 전혀 없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이렇게 정말 간단하고 범용적인 원리대로 lock의 종류를 구분하는 것이 운영체제 API로는 의외로 직통 구현돼 있지 않았다. 기존 동기화 오브젝트를 조합해서 사용자가 직접 구현해도 되며, 이런 복합 동기화는 읽기/쓰기 중 한쪽으로만 CPU가 너무 쏠리고 있을 때 분배를 어떻게 할지 같은 정책이 일방적으로 획일화 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도 C++ 라이브러리의 스레드/동기화 클래스 중에는 이런 "다수 reader/단일 writer" 동기화를 구현한 놈이 혹시 있는지 모르겠다. 이런 클래스는 그냥 lock와 unlock만 있는 게 아니라 lock이 lockForRead와 lockForWrite로 세분화된다.

이렇게 custom 동기화 오브젝트를 만들면 기존 운영체제 API만으로는 바로 구현 가능하지 않은 복합 동기화를 시전할 수 있다. reader와 writer가 여러 놈이 동시에 경합할 때, 그리고 read와 write의 소요 시간이 차이가 많이 날 때 어떤 원칙으로 CPU를 배분할지 같은 세부 원칙도 손수 정할 수 있다.

그리고 디버그 빌드에서는 각종 참고 정보를 알려주고 오류를 검출하는 기능도 넣을 수 있다. 현재 포커스를 잡은 스레드, 또는 대기 중인 스레드들을 얻어 온다거나..
lock을 건 스레드가 아직 실행 중인데 그 동기화 오브젝트가 소멸되는 건 잘못된 상황이므로 곧장 예외나 assertion failure를 날린다.

(이 글을 쓰고 나서 나중에 알게 된 사실: Windows Vista에서부터 Slim Reader/Writer (SRW) Lock이라는 게 도입됐다. 크리티컬 섹션처럼 동일 프로세스 안에서만 사용 가능한 대신.. reader lock과 writer lock을 구분해서 요청 가능한 작고 가벼운 동기화 오브젝트이다. 역시 범용성이 있으니 2000년대 이후에야 도입됐구나 싶다.)

그리고 디버깅에 제일 도움이 되는 정보는.. 아무래도 deadlock 감지일 것이다.
응답이 멎은 프로그램을 강제로 break시킨 뒤, 스레드들의 스택 상태를 추적하다 보면 memory leak보다는 쉽게 찾을 수 있겠지만 크고 복잡하고 스레드를 왕창 많이 만드는 프로그램에서 이런 걸 프로그램이 디버그 정보를 통해 자동으로 찾아주면 디버깅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물론 이 경우, 동기화 오브젝트가 락에 진입한 스레드들의 실행 정보를 일일이 관리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Posted by 사무엘

2024/01/24 08:35 2024/01/24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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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파일 포맷

(1) 음원 mp3, 동영상 mp4, 글꼴 ttf은 통상적으로 쓰이는 파일 포맷이다. 그런데 담겨 있는 정보와 기능, 역할은 거의 같으면서 웹에서만 주로 쓰이는 비주류 포맷이 좀 있는 것 같다. 이를테면 weba, webm, webp, woff(웹폰트=_=) 같은 거..
아, webp는 jpg보다 압축률이 더 좋고 jpg를 대체하는 사진 포맷이라고 들었다. 구글에서도 사용을 적극 권장할 정도라고 하던데.. 그래도 jpg의 압도적인 인지도를 넘어설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나저나.. mp3의 특허 로얄티를 피하기 위해서 오픈소스 진영에서 ogg를 만들기는 했는데 그건 요즘 살아 있는지 모르겠다. 마소에서 20여 년 전에 만들었던 독자 포맷인 wma/wmv는 이제는 완전히 듣보잡이 되고 도태한 듯하다.

(2) 요즘도 RAR이나 7zip 같은 압축 프로그램이 살아 있는지 모르겠다.
PC에서는 하드디스크 용량이 워낙 넘쳐나고, 일정 수준 이상부터는 압축 프로그램들의 데이터 압축률이 도찐개찐이다 보니.. 뭐 압축률이 1%, 0.5% 더 좋다는 건 별 의미가 없다. 그냥 64비트 지원, 파일명에 유니코드 지원, 압축할 때 멀티코어 지원.. 이런 것만 따지면 된다.

그리고 압축 파일 중에 zip은 생성하고 해제하는 게 소스가 완전히 공개되어서 운영체제에 다 포함되었다 보니, 이게 사실상 독점이나 마찬가지이다. 어지간해서는 다른 압축 유틸을 쓸 필요가 없어지는 셈이다.
다만, 유닉스 진영에서는 여러 파일을 한데 묶는 것과 이걸 압축하는 절차가 분리되어서 tar.gz / tgz라는 압축 포맷이 쓰인다. 그리고 이것 말고 bz /bz2라는 압축 포맷도 있다. 원래는 bz였지만 무슨 심각한 보안 결함 때문에 사용이 금지되고 bz2로 완전히 대체된 것 같다.

2. 명령 프롬프트

(1) Windows 명령 프롬프트에도 where에 해당하는 명령이 좀 있었으면 좋겠다고 오래 전부터 생각해 왔는데.. 요즘 win10 무렵에 드디어 도입된 것 같다..;; 이름만 적어 준 실행 파일이 PATH 환경변수에 지정된 수많은 디렉터리들 중에 어디에 있는지를 알려주는 기능 말이다. XP 때까지만 해도 확실하게 없었다.
PATH 설정이 꼬여서 동명이인 중 엉뚱한 프로그램이 실행되는 것의 해악은 C에서 #define, C++에서 using이 잘못 사용되어서 컴파일러가 난독증을 일으키는 것과 거의 동급이라 하겠다.
오늘날 환경변수라는 건 아무래도 컴파일러와 빌드 툴 같은 데서만 쓰이는 경향이 있는데, PATH는 다른 많은 환경변수들과 달리 문자열의 길이가 혼자 압도적으로 길다. 수백~수천 자에 달한다.

(2) Windows에도 한쪽 폴더 내용을 다른 쪽으로 무식하게 복사하는 게 아니라, '동기화'를 시키는 rsync 같은 명령이 있어야 할 것 같다.
크기나 날짜가 변한 파일만 복사하고, 반대로 목적지 쪽에만 있고 출발지 쪽에는 없는 파일은 삭제도 하고 말이다.
옛날에 도스 시절엔 backup이라는 외부 명령이 있었는데.. 이와 비슷한 일을 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파일을 지금 날짜로만 바꿔 주는 touch도.. 도스/Windows에는 이런 아기자기한 유틸이 은근히 부족하다.

(3) mkdir에 여러 단계의 디렉터리를 한꺼번에 생성하는 기능은 이제 추가된 것 같은데.. 새로 생성된 디렉터리로 바로 이동하는 옵션도 좀 있었으면 좋겠다. 114로 전화번호를 문의한 뒤, 그리로 바로 발신까지 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그리고 Windows 9x 시절에 잠깐 있었던 cd ..... (여러 단계의 상위 디렉터리로 한꺼번에 이동) 도 있어서 나쁘지 않았던 기능인데.. 좀 그립게 느껴진다.

(4) 하위 디렉터리를 깔끔하게 한번에 몽땅 지우는 명령이 유닉스는 rm -rf *.*이고, Windows에서는 del /s /q *.* 이다.
하지만 하위 디렉터리까지 깔끔하게 표시하는 명령은 상황이 다르다. 도스/Windows는 아주 간단하게 dir /s인 반면, 유닉스의 ls에는 비슷한 명령이 없어서 좀 아쉽다. 글쎄, 설계 취지가 다른 건가?
find라는 명령을 이용해서 다른 명령과 조합을 해야 하는데.. 영 직관적이지 못하다.

(5) 파일과 디렉터리들이 엄청 많이 주렁주렁 달린 부위를 지울 때는 탐색기 같은 GUI 환경에서 지우는 것보다, 이렇게 명령을 이용해서 조용히 지우는 게 속도가 월등히 더 빠르다. 진행 상황 같은 거 표시 안 해도 좋으니,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빠르게 지우는 명령이 GUI에도 좀 있었으면 좋겠다. 복사하고는 상황이 좀 다르다.

3. 문자

(1) 유니코드와 UTF-8 인코딩이 세상을 다 평정한 이 와중에.. 우리나라도 구닥다리 KS X 1003 규격은 폐기하고 \ 원화 기호를 역슬래시로 좀 되돌렸으면 좋겠다. 역슬래시를 자기네 화폐 기호로 사용하는 나라는 전세계에서 한국과 일본밖에 없다. 이건 정말 쓸데없는 짓이다.

(2) 도스와 Windows에서는 디렉터리 구분자가 \ 이고, 옵션을 나타내는 스위치는 / 이다.
그 반면, 유닉스 계열에서는 디렉터리 구분자가 / 이고, 옵션을 나타내는 스위치는 - 이다. 이런 쓸데없는 차이 때문에 같은 프로그램의 포팅도 더 어려워져 있다.

(3) 줄 바꿈 문자의 차이점도 아주 유명하다. \r\n이냐 \n이냐 이것 때문에 FTP에도 파일 주고받을 때 텍스트 모드와 바이너리 모드의 구분이 존재했었다.
단, \r 단독은 클래식 macOS에서만 쓰던 전설적인 방식인데, 클래식 macOS가 단종되고 없어지면서 이 표기 역시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4) 보아하니 Windows는 앞으로 시스템 기본 코드 페이지를 utf-8 65001로 바꾸려는 모양이다. 그리고 이렇게 했을 때 제대로 동작하지 못하는 레거시 프로그램은 시스템 로캘/코드 페이지를 기존 949나 932 따위로 인식되게 호환성 '샌드박스' 보정을 해서 실행시킬 예정이다. 예전에 AppLocale이 하던 일이 운영체제 차원에서 그대로 흡수된다.
..W 함수가 아니라 ..A 함수로도 유니코드 문자열을 주고받을 수 있다니.. 흥미롭다. utf-8 코드페이지를 지원하는지 여부는 고해상도 DPI를 제대로 인식하는지의 여부와 비슷한 척도가 될 듯하다.

4. MS Office

마소 오피스 제품들 나열이 서울 지하철 노선색하고 싱크로율이 은근히 높은 것 같다~!!
Word 1호선 군청, Excel 2호선 초록, PowerPoint 3호선 주황, Outlook 4호선 파랑
OneNote 5호선 보라, Access 8호선 분홍!!!!
6호선만 좀 삐끗하고, Publisher는 7호선과 완전히 같지는 않지만 비슷한 옥색이다. ㄲㄲㄲㄲㄲㄲㄲㄲ (경춘선, 경의중앙선)

사용자 삽입 이미지

- Outlook은 2010까지만 해도 아이콘 색깔이 노랑이었다. 그러다가 2013부터 색깔이 노랑의 보색이나 마찬가지인 파랑으로 급변경..
덕분에 서울 지하철 노선색과의 싱크로율이 크게 올라갔다. 설마.. 일부러 노린 건지? 우리나라 1000원 지폐가 분홍에서 파랑으로 바뀐 것과 같은 큰 변화이다.

- Excel은 수학 쪽으로 발전해서 지금처럼 IEE754 실수뿐만 아니라 임의의 자리수에 정확한 연산을 지원한다거나,
문자 처리 쪽으로 발전해서 위지윅을 지원하는 특별 버전이 존재하면 어떨까 싶다. 개발자의 입장에서는 당연이 뒷목 잡을 만한 사항일 것이다. -_-;;

5. 단축키

(1) Ctrl+C는 명령 환경과 GUI 환경에서 기능이 서로 굉장히 다른 단축키가 됐다. GUI에서는 평범한 복사 명령이지만 콘솔에서는 프로그램 실행 중단 명령이기 때문이다.
생각해 보니 macOS는 복사 단축키는 Ctrl이 아니라 Cmd+C이니 둘이 겹치지는 않는다. 마치 유닉스 셸은 프로그램 실행과 명령이 도스 프롬프트보다 더 엄격하게 구분돼 있는 것처럼 말이다.

(2) 예전에, 특히 도스에서 BASIC 프로그래밍 시절에는 ctrl+C뿐만 아니라 ctrl+pause/break가 중단 용도로 많이 통용됐었다. 하지만 그건 이제 쓸 일이 없는 듯.. 어떤 프로그램이 응답이 멎어도 시스템 전체가 멎는 일 자체가 없어졌고, 키보드 버퍼가 꽉 차서 삑삑대는 일도 없어졌으니 말이다.

(3) 사실, pause/break 키 자체가 완전히 잉여가 되긴 했다. 시스템 속성 페이지를 꺼내는 win+pause 정도나 쓰인다.
Windows에서는 ctrl+break가 ESC와 거의 동급으로 대화상자를 없애는(취소) 기능이 있다고 한다. 심지어 얘 용도로 VK_CANCEL이라는 전용 키코드까지 할당돼 있다고.. 이건 또 무슨 의미나 의도인지 모르겠다.

(4) 예전에 Windows 2000 이전의 NT 3/4 시절에는 부팅 이후에 ctrl+alt+del을 한번 누르고 나서 로그인 화면으로 진입하게 돼 있었다. 이건 도스 시절에 컴퓨터를 리셋 시키는 일종의 자폭 스위치였는데 저 절차는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뭔가 소프트웨어적으로 생성할 수 없는 key 조합으로 인증을 시행해서 매크로나 악성 코드를 걸러내는 게 아니었나 싶다. "밀어서 잠금 해제"처럼 말이다.

(5) 어지간한 GUI 환경에서 Ctrl+Z는 Undo를 의미하는 만국 공통 단축키로 정착했다. 허나, Undo를 도로 철회하는 Redo의 단축키는 의외로 여전히 파편화돼 있다. Ctrl+Y 아니면 Ctrl+Shift+Z로 말이다. 참 신기한 노릇이다.
마소 Windows 진영에서는 Ctrl+Y를 꿋꿋이 미는 듯하다. 그러나 맥 진영 등 다른 동네에서는 Ctrl+Shift+Z도 여전히 유효하다.

아래아한글의 경우, 다단계 undo 기능이 도입되기 전부터 Ctrl+Y가 caret 이후의 글자들을 몽땅 지우는 단축키로 쓰였기 때문에 자연히 Ctrl+Shift+Z를 선호하게 되었다.
그런데 실수로 Ctrl+Y를 누르면 undo 히스토리를 몽땅 날려서 redo를 앞으로 영원히 할 수 없어지는 동작이 행해진다니 거 참... 이것 때문에 낭패를 본 사람도 좀 있었다.
뭐, 본인은 한컴 사의 방침이나 정책이 마음에 안 드는 건 있지만 워드 프로세서로서 아래아한글은 아주 훌륭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단축키로 전광석화 같이 표를 편집하는 성능은 Word가 절대 범접할 수 없을 것이다.

6. pdf의 페이지 번호

워드 프로그램으로 출판물을 만들다 보면 종이에 인쇄되는 페이지 번호와, 실제로 인쇄될 때 순서상의 페이지 번호가 일치하지 않게 된다. 편의상 전자를 논리적인 쪽번호, 후자를 물리적인 쪽번호라고 구분하도록 하자.

물리적인 페이지는 그냥 직관적으로 1부터 N까지 번호가 순서대로 매겨져 있고 번호와 페이지가 일대일 대응한다. 그러나 논리적인 페이지는 같은 번호가 리셋되어 여러 번 쓰일 수 있고, 물리적인 번호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
마치 텍스트 파일의 실제 줄 번호와, 컴파일러의 에러 메시지에서 #line에 의해 보정되어 표시되는 줄 번호가 다를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내가 pdf 포맷을 잘은 모르지만 각 페이지마다 이런 논리적인 페이지 정보가 들어가는지는 모르겠다.
특정 페이지로 찾아갈 때 물리적인 번호와 논리적인 번호를 구분해서 인식시킬 수 있었으면 좋겠다.

7. 나머지..

(1) 2010년대 중후반에는 macOS도 10 (X), Windows도 10이더니만 2020년대부터는 다들 10 버전을 탈피했다.
Java가 1.3, 1.4 이렇게 버전을 매기다가 어느 때부터 1을 떼어내고 그냥 5, 6, 7 버전을 매기기 시작한 것처럼.. PC용 소프트웨어들이 버전을 대체로 큼직하게 매기기 시작했다.
그런데 Windows 11은 지금 생각해 봐도 10과 차이가 뭔지, 왜 갑자기 어설프게 동글동글한 비주얼을 도입했는지 모르겠고 개발 취지가 이해가 잘 안 된다. 레지스트리를 한참 뒤져보지 않으면 11인지 알기도 쉽지 않은데 말이다.

(2) 한 PC에서 오가는 네트워크 패킷을 몽땅 훔쳐보는 기능이 있고 Windows는 훅킹을 통해서 내부 메시지가 오가는 걸 들여다볼 수도 있는데.. 어떤 운영체제에선 프로세스별로 파일을 여닫는 내력을 좀 훔쳐보는 기능이 있으면 좋겠다.
현재 열려 있는 파일 핸들, 그리고 열려고 시도했지만 실패한 파일명도 전부 로깅을.. 이러면 어떤 프로그램의 내부 동작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은데.. 이런 기능은 딱히 없는가 보다.

(3) 컴퓨터를 끌 때 시작 메뉴에서 전원 버튼을 클릭하는 건 마우스를 움직여야 하고 번거롭고 불편하다.
그래서 본인은 바탕 화면에서 Alt+F4를 눌러서 시스템 종료 대화상자를 꺼내곤 하는데..
가끔은 '절전'을 눌러야 하는데 실수로 종료나 재시작을 눌러서 열어 놨던 창들을 다 날리는 삽질을 하곤 한다.
동작을 선택하는 UI가 콤보 박스가 아니라 옛날 Windows 95/98 시절처럼 라디오 버튼 UI였으면 좋겠다. 걔는 원하는 명령을 단축키로 확실하게 지정 가능하기라도 하니까.. 아니면 콤보 박스라도 조작이 좀 더딘 extended UI를 사용하든가..

(4) macOS의 Finder는 파일에 대해 복사만 되지, 오려두기는 왜 늘 disable돼 있나 모르겠다. 이거 은근히 불편하다. Windows 탐색기처럼 단축키로 파일 이동이 간편하게 됐으면 좋겠다.

Posted by 사무엘

2024/01/21 08:35 2024/01/21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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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방사선. 흔히 말하는 ‘화생방’ 중에서 ‘방’은 물리적인 타격이나 화학 약품, 세균· 바이러스와는 완전히 차원이 다른 방식으로 인간 신체를 파괴한다.
세포가 방사능을 잘못 맞으면 자신의 설계도인 DNA가 망가지는 바람에 회복이나 분열, 재생 능력을 상실한다. 그 세포들로 구성된 생체는 오늘만 살 수 있고 미래가 날아간 시한부 인생으로 전락한다. 총알 구멍이 뚫린 게 아니라, 그야말로 분자/원자 레벨의 구멍이 세포에 수억 개씩 숭숭 뚫려서 벌집이 된 것과 비슷하다.

인간이야 70~100년을 산다지만 인체를 구성하는 각각의 세포들은 수명이 훨씬 더 짧다. 혈액 속 적혈구는 수명이 4개월 정도밖에 안 되고, 피부 조직 세포라든가 백혈구는 한 달 남짓밖에 못 산다.
거시적으로 보면 인체에서는 1초 동안에도 수백만 개, 하루엔 수백억 개의 세포가 죽고 다시 태어난다. 끊임없이 세포 분열이 일어나서 죽은 세포를 내보내고 새 세포로 세대를 교체해야만 생체의 항상성이 유지되고 생명이 유지된다.

그런데 이게 안 되면 그 사람은 당장은 살아 있지만 이제 몸 여기저기가 탈 나고 썩으면서 고통스럽게 죽는 일만 남게 된다.
맑은 물이 끊임없이 흐르는 강이 아니라, 그냥 고인물 썩은물 웅덩이가 되는 것과 같다. 어떤 기계류가 지금 당장은 돌아가지만, 제조사와 서비스센터가 깡그리 망해 버려서 제품이 더 생산되지 않고 버전업도 되지 않으며, 기존 제품을 수리 받을 수도 없는 지경이 되는 것과 비슷하다. 섬뜩하지 않은가?

  • 그 지경이 되면 당장은 아무 병에 걸리지도 않은 것 같지만, 면역 체계가 무너지기 때문에 다른 합병증이 찾아오게 된다. 건강할 때는 아무 영향도 받지 않을 사소한 병도 이기지 못하고 훅 가 버린다. 흠, 이건 '에이즈'와 아주 비슷하네..
  • 또한, 방사선 피폭 증세는 '암'과도 결코 무관하지 않다. 어느 부위건 세포가 망가져서 정신줄 놓으면 얼마든지 악성 종양으로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백혈병은 구조적으로 혈액의 암이라고 여겨진다.
  • 인간이 비타민의 존재라는 걸 모르던 시절에는 비타민 C의 결핍증인 괴혈병도 거의 방사선 피폭 급의 무서운 괴질로 여겨졌지 싶다. 장기 조직이 제대로 형체 유지가 안 돼서 스물스물 뭉개지고, 잇몸에 피 나고 내출혈 발생하면서 죽으니까 말이다. (물론 오늘날이야 잇몸에 피 나는 건 99.9% 치주염 때문이지, 비타민 결핍증 때문은 전혀 아님..)

2.
지난 1999년 5월 20일엔 우리나라 대구에서 어떤 6살짜리 아이가 골목길에서 어느 괴한으로부터 얼굴에 황산 용액을 뒤집어쓰는 극악무도한 테러를 당했다.
그 아이는 전신 3도 화상에다 실명이라는 끔찍한 고통에 시달리다가, 딱 7주(49일) 만에 결국 패혈증이 도지면서 목숨을 잃었다. 더구나 정말 안타깝게도 이 사건은 범인을 못 잡고 영구미제 사건으로 귀결됐다. 이걸 계기로 우리나라는 살인죄에 대한 공소시효가 폐지되었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같은 해 9월 30일, 도카이 촌의 핵연료 가공 시설에서 방사능 누출 사고가 나서 현장에서 일하던 근로자 2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 중 가장 심하게 피폭 당한 '오우치 히사시'는.. 처음엔 제 발로 걸어서 입원할 정도로 멀쩡했지만 이미 염색체가 형체도 없이 사라진 상태였다.

그는 며칠 못 가 백혈구부터 싹 전멸해서 림프구가 소멸하고, 에이즈 환자처럼 면역력이란 게 없어졌다. 피부가 재생되지 않고 다 벗겨져서 이내 중화상 환자처럼 붕대를 칭칭 감아야 하게 됐다. 수건으로 피부를 문지르면 그냥 피부가 벗겨져 나왔다.;;
장기들도 형체가 유지되지 않아서 음식물 소화도 제대로 안 되고 여기저기서 탈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상황이 너무 절망적이니 의료진들조차도 "우리가 왜 이런 짓을 하고 있나, 차라리 깔끔하게 안락사 시켜 주는 게 더 나았으려나" 자괴감을 느낄 정도였다.

그들의 헌신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 사람은 끔찍한 고통에 시달리다가 투병 83일 만에 결국 심장이 멈추고 사망했다.
비슷한 시기에 한국과 일본에서 벌어진 황산 테러와 방사능 피폭.. 물론 전자는 범죄에 형사 사건이고 후자는 불의의 사고라는 차이는 있지만.. 피해자의 고통의 정도는 비슷한 구석이 있는 것 같다.

3.
1999년의 저 두 사건· 사고는 피해 규모가 개인 단위이다. 하지만 더 옛날 1980년대에는 집단 단위의 초대형 사고가 있었다.
원자력 분야에서는 1986년 4월 26일의 전설적인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폭발 사고를,
비원자력에서는 1984년 12월 2~3일, 인도에서 벌어졌던 보팔 가스 누출 사고를 꼽을 수 있겠다. 여기서도 수많은 사람들이 자다가 그냥 독가스 테러를 당한 거나 마찬가지였다. 피폭만 당하지 않았을 뿐, 정말 고통스럽게 죽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든다.
"체르노빌 주변은 방사능 때문에 사람이 앞으로 반영구적으로 살 수 없는 곳이 돼 버렸는데,
히로시마· 나가사키에서는 원폭 맞고 나서도 사람들이 다시 살고 있는 이유가 뭘까?"
꽤 그럴싸한 좋은 질문이지 않은가? 마치 "허블 우주 망원경으로 천왕성 해왕성 명왕성 사진을 찍어서 볼 수는 없는가?" 질문처럼 말이다. 내가 아는 한 그 답은 이러하다.

(1) 절대적인 방사능의 유출량부터 원자력 발전소가 일본 원폭보다 훨씬 더 많았다.
원폭은 단지 그걸 순식간에 훨씬 더 빨리, 짧고 굵게 반응시켰을 뿐이다.
자동차처럼 기름 수십 리터를 자그마한 실린더에서 수 시간 동안 서서히 폭발시키고 태우느냐, (원전)
아니면 유증기가 한꺼번에 폭발해서 순식간에 건물이 다 날아가 버리냐.. 그 차이일 뿐인 거다. (원폭)

사실 원폭은 방사능 자체 때문에 위험한 것보다는, 폭탄으로서 원자력을 등에 업고 발생한 살인적인 폭압과 고열이 훨씬 더 위험했던 것이다.
오죽했으면 겨우 4.5톤짜리 리틀 보이가 TNT 15000톤(15킬로톤) 급의 위력을 냈다고 여겨진다.

(2) 그리고 또 결정적인 차이.
원자폭탄들은 다들 지상 500~600미터. 어지간한 서울 주변 산들의 정상에 가까운 공중에서 터졌다. 그래서 방사성 물질들이 상당수가 바람과 비를 타고 흩어져 날아가기도 했다.
그러나 원전 폭발 사고들은 완전 지상에서 일어났고, 저런 일이 일어나지 못했다.

원전과 원폭은 이런 차이가 있다.
하긴, 핵 실험을 했던 곳도 마냥 방사능 오염 황무지로 영원히 방치되는 건 아니랜다. 비키니 섬의 경우, 핵실험 후 수십 년 뒤부터는 사람이 살 수 있게 됐다고 한다.

난 개인적으로 원자력 발전에 적극 찬성 소신이고,
옛날 일본에 원폭도 전쟁을 빨랑 끝내기 위해 잘 터뜨렸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전 정권의 탈원전 쑈를 매우 혐오한다.
지금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는 애초에 우리나라 쪽으로 가는 것도 아니구만 과거의 광우뻥과 다를 바 없는 반일팔이 선동이 매우 심하다고 생각한다.

Posted by 사무엘

2024/01/18 19:35 2024/01/18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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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의 음악 교과 교육과정을 살펴보면.. 초딩 시절부터 '음악 감상' 명목으로 여러 클래식이 소개되는 게 있다.
뭔가.. 악보를 보면서 실제로 부르는 동요 부류의 곡은 인게임 3D 영상이고, 음악 감상은 컷씬처럼 미리 렌더링된 더 고화질 동영상 같다는 생각을 본인은 오래 전부터 해 왔다. ㄲㄲㄲ
물론, 요즘은 컴터가 성능이 워낙 좋아져서 컷씬까지도 게임 엔진의 실시간 동영상으로 구현하는 경우가 늘었다지만 말이다.

30여 년 전, 본인이 초딩이었던 시절엔.. 이런 것들이 초등 레벨의 감상곡이었다.

  • 크시코스의 우편마차(1895년경): 아주 경쾌하고 무난하고 인지도도 높은 그 곡이다. 게임 BGM으로도 좋고, 작곡 취지를 감안하여 각종 열차의 출발 BGM으로도 적당해 보인다.
  • 라데츠키 행진곡(1848): 역시 너무 유명해져서 식상해졌다는 단점 하나만 빼면 승전 개선용 행진곡으로서 굉장한 고퀄이다.
  • 스케이터 왈츠(1882): 8비트 고전 게임 '남극 탐험'의 BGM으로 흘러나온 그 곡이다.
  • 헝가리 무곡 제5번(1870년대): 무곡인지 춤곡인지 우리말 번역이 좀 헷갈린다. 춤곡이라지만 3박자는 아니고 4박자 계열이다. ('젓가락 행진곡'도 제목과는 달리 왈츠풍의 3박자..)
  • 왕벌의 비행(1900): 벌들의 붕붕 소리를 현악기로 굉장히 재치 있게 묘사한 곡이다.
  • 페르시아의 시장에서(1920): 작곡자가 무슨 동기와 영감으로 이런 곡을 만들었나 의문이 드는 흥미로운 곡이다.

그 중 일부는 피아노 학원에서 소곡집 악보로 접하기도 했다.

이런 곡들도 처음엔 관현악 오케스트라용이다가 나중에 양손 피아노 연주 편곡 버전이 따로 나오는 편인데.. 이건 컴퓨터 프로그램에다 비유하자면 영락없이 포팅에 해당하는 셈이다. PC용이다가 모바일용, Windows용에 이어 mac용처럼 말이다. ㅡ,.ㅡ;;

그런데, 이런 곡들은 무슨 200년 이상 전(1800년대 초)의 옛날 곡은 아니고, 대체로 19세기 후반 ~ 20세기 초의 작품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클래식 중에서는 끝물에 해당하는 시기인데..
교회에서 부르는 찬송가들도 대부분 이 시기 곡이다. 이 벨 에포크 시절이 과학기술뿐만 아니라 예술도 엄청나게 발전한 시기였던 것 같다. 서양은 어째 과학 기술뿐만 아니라 예술까지 어째 이렇게 앞서가서 세계를 석권했던 걸까..?

그러다가 20세기 초중반, 특히 세계대전 전간기엔 뭔가 다다이즘 의식의 흐름, 정줄놓, 격식 파괴 형식 파괴 같은 트렌드가 문학, 음악, 미술 등에 골고루 팽배했던 것 같다. 그 전까지 주류이던 뭔가 고전주의? 이런 건 확실하게 끝났다.
문학계엔 그 이름도 유명한 이 상 같은 사람이 있었고, 음악에서 4분 33초로 유명한 존 케이지, 그리고 미술에서 아무렇게나 휘갈긴 추상화를 개척한 잭슨 폴록..

이 두 사람이 1912년생 동갑인 건 참 의미심장한 것 같다. (이 상도 1910년생으로 비슷한 연배이고)
이런 사람들에 대해 개인적으로 처음 접한 때는 초딩을 넘긴 중딩 시절이었다.
참혹한 1차 세계 대전을 겪으면서 인간성의 상실에 대해 너무 충격을 받아서 예술 트렌드가 바뀌어 버린 것일 수 있다. 거기에다 녹음기와 카메라의 등장도 영향을 줬지 싶다.

2차 대전까지 끝난 뒤의 예술 트렌드는 확실하게 '현대'라고 불린다. 그러니 음대에서도 클래식과 실용 음악의 구분이 따로 생기게 됐다.
단순히 음반 많이 팔고 빌보드 차트 진입을 노리는 상업적인 세속 음악이 아니고 클래식도 아닌 순수 예술(?)로서 현대 음악은.. 뭐랄까 음계도 기존 체계를 벗어나서 미분음을 넣고, 공연 중에 피아노 뚜껑을 닫거나 심지어 피아노를 때려 부수기도(!!) 하면서 더 추상적이고 새로운 시도를 하려고 안간힘을 쓰는가 보다.

아, 1970~80년대부터는 전자 악기라는 게 등장하면서 인간이 원하는 음색은 무엇이건 실물 없이 마음대로 합성해서 음악에다 집어넣는 게 가능해졌다. 이것도 과거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음악 트렌드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 (참고로 CG는 더 나중인 1990년대부터..)
이제는 미디 규격조차도 악기 구성이 너무 식상하고 낡아서 노래방 반주기 같은 데서나 볼 수 있는 레거시가 됐다고 하는데...

이상이다.
이렇게 시대가 바뀌고 문명의 이기 수준이 달라져도.. 인간의 보편적인 심성과 정서가 달라지지는 않는다. 그래서 세월 흐름을 타지 않고 살아남은 고전 명작이라는 게 문학에도 존재하고 음악· 미술에도 존재하는가 보다. 글쎄, 지금은 아직 너무 파격적이고 세월의 검증을 통과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문제작들 중에도 몇백 년 뒤에는 고전으로 기억되는 것이 있을 수 있겠지만 말이다.

고전 음악 중에서 아이들이 학교에서 제일 먼저 접하는 건 클래식의 끝물 정도 장르라는 것이 흥미롭다.
그때 접했던 클래식곡을 몇 개 더 소개하며 글을 맺도록 하겠다.

(1) the whistler and his dog (1913)
개 짖는 소리와 휘파람 소리가 나오는 곡. 오랫동안 곡명을 몰랐는데 끈질긴 검색을 통해서 출처를 알아냈다.
1990년대 초에 나우정밀 무선 전화기(휴대전화가 아니라ㅋㅋㅋㅋㅋ) '바텔'의 CF에서 콜리 강아지와 함께 BGM으로 흘러나와서 유명세를 탔었다.

(2) the syncopated clock (1945)
똑딱똑딱 시계 소리 나오는 유~~명한 곡이다. 다들 들어 보신 적이 있을 것이다.
악기 편성은 클래식 같은데 음악이 아닌 사운드 이펙트가 들어가기 시작한 게 20세기쯤인 것 같다.

(3) the waltzing cat (1950)
개 다음으로 고양이 울음소리가 나오는 3박자 왈츠풍의 곡이다. 처음엔 G장조이고 중간에 C장조 조옮김도 했다가 G로 돌아온다. 저 (1)과는 작곡자와 작곡 시기가 생각보다 많이 차이가 나는 별개의 곡이구나.
피아노 소곡집에 실려 있는 ‘고양이 춤’과도 무관하니 헷갈리지 마시라. 사실 그 곡은 애초에 작곡자나 정확한 제목이 몽땅 정체불명이다. ㄲㄲㄲㄲㄲ

(4) the three little pigs: who's afraid of the big bad wolf (1933)
얘는 월트 디즈니에서 1933년에 내놓은 ‘아기돼지 삼형제’ 애니메이션의 OST이며, 심지어 가사도 있다. 그런데 내가 기억하는 건 저 정도까지 옛날은 아니고 약간 현대적인 오케스트라 풍으로 편곡된 곡인데, 그건 유튜브를 아무리 뒤져도 음원을 못 찾겠다.

여기까지 글을 쓰고 말려고 했는데 말이다.
검색을 해 보니.. 난 “재미있게 놀자 vol 1: 0세에서 즐기는 명곡”이라는 1980년대 정체불명 컬렉션 음반을 들었던 기억을 지금까지 늘어놓고 있었다!! 곡들의 수록 순서를 보니 저게 틀림없다. (☞ 링크 1, 링크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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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가 정사각형 모양인 걸 보니 CD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고 LP 레코드이다. ㄷㄷㄷㄷㄷ 물론 카세트 테이프 에디션도 있긴 하다.
저게 “상쾌한 아침, 재미있게 놀자, 고요한 꿈나라로” 이렇게 나름 컬렉션이 있다. 다들 1900년대 곡인 걸 생각하면.. 막 옛날 클래식이 컨셉인 것도 아니다.
그런데 아무리 1980년대 상품이라지만 와, 글자 폰트를 보면 영락없이 북한 물건 같다.ㅠㅠ

Posted by 사무엘

2024/01/16 08:35 2024/01/16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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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셋 한글 입력기 10.65

0. 들어가는 말

날개셋 한글 입력기가 거의 7개월 만에 새 버전이 나왔다.
생각 같아서는 10.5 다음으로 꼭 10.7을 만들고 싶었지만, 변화량이 0.2를 올리기에는 충분하지 못해서 0.15만 올렸다. 그렇다고 0.1밖에 안 되는 건 또 아니기 때문에.. =_=;;
x.65라는 버전은 옛날에 3.65 (2006), 그리고 5.65 (2010) 이후로 세 번째이고 무려 14년 만의 일이다.

현재로서는 더 분발해서 오는 4월 말쯤에 10.9를 내놓고, 올해 말 11~12월쯤에 11.0으로 가는 게 목표이다. Windows나 맥이나 다 10 버전을 졸업하는 분위기인데. 내 입력기도 그렇게 될 듯하다. 2020년 이후로 10.x를 졸업하는 데는 4년 반이나 걸리게 됐다.
2020년대 들어서 슬럼프에 빠졌는지 프로그램 개발 속도가 너무 느려진 듯.. 슬럼프를 벗어야겠다.

개인적으로 이제 좀 오랜 마음의 짐을 벗은...은 개뿔, 또 다음 버전 만들어야지. 프로그램 큰 틀을 바꾸는 변화는 아니지만 이미 제공되고 있는 기능들의 완성도를 올리고 UI를 강화할 만한 작업들이 많이 남아 있다.

이번 새 버전에서 달라진 사항들에 대해서는 가장 먼저 지난 여름에 올렸던 개발 근황글부터 참고하시기 바란다. 그거 이후로 또 달라진 것은 다음과 같다.

1. 한글을 소리 나는 대로 필터의 기능 강화

날개셋 한글 입력기에는 '국밥 국력'을 '국빱 궁녁'으로 바꿔 주는 텍스트 필터가 있다. 이건 무려 20년 전 3.0 버전에서 처음으로 추가된 물건이다. 그리고 4.4 (2007)에서 "짙이 → 지티 - 지디, 지시, 진니, 지치"로 요약되는 4종류의 힌트가 도입되고는 큰 변화 없이 현재까지 15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먼저, 사용자에게는 아무 티가 안 나는 변화이겠지만.. 내부적으로 코드를 처음부터 다시 짜고 알고리즘을 재설계했다.
한글 낱자들이 난무하는 알고리즘들이 일체의 명칭 없이 숫자들이 하드코딩돼 있고, 음운 변화를 나타내는 테이블들도 중구난방이어서 보는 내가 화딱지가 날 것 같았다.
20년 전 대학 시절엔 내가 코딩 스타일이 이 정도로 개판이었나.. 그래도 명색이 컴공 전공이고 왕년에 올림피아드 입상도 했던 사람인데. =_=;;

본인은 장기적으로는 내 홈페이지에서 소스를 공개하고 있는 옛날 골동품 프로그램과 혼자 깨작거렸던 코드들을 github에다가 공개할 생각을 하고 있다.
하지만 공개하려고 옛날 코드를 다시 살펴보니.. 이건 뭐 대외 공개 가능한 퀄리티가 아니었다. 지금으로서는 상상도 못 하게 ugly한 코딩 컨벤션들을 어찌해야 하나 좀 고민된다.

아무튼, 저 필터 동작을 지금 내 눈높이를 만족하는 코딩으로 다시 구현했고, 이를 토대로 다음과 같은 동작도 더 추가했다.

(1) 4번 힌트에 비표준 자음 역행 동화를 추가했다. '신발'을 '심발'로, '벗기다'를 '벅기다'라고 발음하는 음운 변화 말이다. 한국어의 표준 발음으로 인정되지는 않지만 현실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으며, 한국어 외의 타 언어에서도 많이 발생한다.
4번 힌트는 구개음화 등 기존 1~3번 힌트가 담당하지 않는 여러 자잘한 음운 변화를 담당하고 있는데, 여기에다가 저 동작을 넣어도 논리적으로 충돌이 나지 않는다.

기존 힌트들은 뒷글자가 초성이 없을 때(ㅇ)의 변화와 관련이 있다. 그러나 이 자음 역행 동화는 뒷글자에 nontrivial한 초성이 있어서 그거 영향을 받아서 앞글자의 종성 발음이 바뀌는 현상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자리에다가 새로운 동작을 넣어도 된다.
사실, 이 동작은 1~2번 힌트에다가 추가해도 된다. 하지만 이건 비표준 발음인 걸 감안해서 약간 보조, 잉여에 가까운 4번에다가 넣었다. 어쨌든, 굳이 새로운 힌트 부호를 추가하지 않고 새로운 음운 변화를 빈 공간에다 넣었다는 게 핵심이다.

(2) 지금까지 힌트는 하나만 선택 가능하다. 그러나 새 버전에서는 사이소리를 나타내는 3번 힌트는 예외적으로 타 힌트와 같이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일례로 '싫증'. 아무 힌트가 없으면 '싫지'와 동급인 '실층'이 되어 버린다. 1번을 적용해서 '싫'을 '실'로 완전히 굳혀야 '실증'이 되고.. 여기에다 3번 힌트를 추가로 넣어야 '실쯩'으로 바뀐다.
'안기다'도 마찬가지다. 3번 힌트를 넣어야 '안끼다'가 되는데, 이 힌트는 이번에 추가된 4번 힌트와 동시 적용도 가능해야 한다. 그래야 '앙끼다'를 만들 수 있다.

2. 저장할 파일의 확장자 지정과 관련된 모호성을 해소

Windows에서 제공하는 파일명 지정 대화상자에는 기본 확장자라는 개념이 있다. 그래서 사용자가 일일이 확장자를 붙이지 않고 "내 문서"라고만 입력했다면 "내 문서.txt"라고 인식되게 되어 있다.

그런데 문제는 기본 확장자가 사용자가 의도하지 않는 방식으로 적용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듣보잡확장자.xxq" 이런 이름을 주면 "듣보잡확장자.xxq.txt" 이렇게 인식되어 버린다. 지금은 도스 시절과 달리, 파일 이름에 점이 2개 이상 마음대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기본 확장자를 무시하고 확장자가 아예 없는 파일을 만들고 싶을 때는 그냥 "확장자없음."이라고 파일 이름 뒤에 점만 찍는 게 도스 시절 이래로 여러 프로그램에서 관행이었다.
그런데 Windows에서는 이렇게 하면 "확장자없음..txt"라고 알아듣는다. -_-;; 그렇다고 기본 확장자 자체를 없애거나 옵션으로 처리하는 건 아닌 것 같고..

이 문제를 이번에 드디어 손 봤다. 해결한 방식은 간단하다.
접수된 파일명에 . 이 2개 이상 존재하는 경우, 마지막 확장자가 추가된 것이 진짜 맞는지를 묻게 했다. 이게 제일 깔끔한 해결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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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날개셋 편집기에서는 운영체제에서 인식하지 못하는 임의의 듣보잡 확장자 파일도 번거로운 오동작 없이 바로 만들 수 있다. 운영체제 파일 대화상자의 동작이 고쳐질 수는 없으니, 그걸 사용하는 응용 프로그램에다가 보정 로직을 넣는 것밖에 선택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3. 그 외

(1) 일상적으로 자주 겪을 일은 없겠지만.. 파일 저장이 100% 완전히 성공한 뒤에야 다음 작업이 진행되도록 했다.
창을 닫기 전에 저장 확인 질문이 떠서 '예'를 눌렀다면, 그 저장이 완전히 성공한 다음에 그 문서창이 닫히고 프로그램이 종료된다.
저장을 처음 하거나 '다른 이름으로 저장'을 눌렀다면, 그 저장이 완전히 성공한 다음에 그 파일 이름이 정식으로 반영된다.

지금까지는 중간에 오류가 발생해서 저장이 제대로 되지 않았더라도 일단 그 이름으로 파일이 생성되기만 했다면.. 무조건 성공으로 간주되었다. 저장 중에 딴 오류가 발생했더라도 다음 단계로 넘어갔기 때문에 사용자의 정보를 날려먹을 가능성이 있었다.

(2) 파일 전체 저장이 아니라 일부만 따로 저장하는 '블록 내용 저장'을 했는데 원래 편집 중인 파일의 날짜· 크기 스냅샷이 업데이트되던 버그를 수정했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는 원래 파일이 외부에 의해 건드려졌다고 오판 오동작이 발생했었다.

※ 과거 떡밥: 골동품 9x 계열에서의 안정성

요즘 세상에 가상 머신 만들어서 Windows 9x를 띄워 보는 레트로 레거시 덕후가 나만 있는 게 아니구나. ㄷㄷㄷㄷㄷ
지난달 말쯤엔 나무위키에 등재된 내 입력기의 소개에.. "Windows 95에서 IE 4~5 + Active desktop을 켠 환경에서 날개셋을 기본 IME로 지정해 놓으면 부팅 과정에서 운영체제가 뻗어 버린다" 이런 문구가 추가되었다. 무려 Word 97을 띄운 화면과 함께.

글쎄, IE 4와 Active desktop을 기본 내장 중인 Windows 98에서는 Active desktop을 켠 채로 내 입력기를 기본 IME로 지정하더라도 부팅에 아무 지장이 없다. 본인이 보유 중인 가상 머신에서 테스트를 해 보니 그렇다.
그러니 나무위키에 등재된 저 이슈는 일단 재연이 안 되고 지원도 어려울 듯하다. ^^

사실, Windows 95와 98은 똑같이 불안정한 9x 계열 커널이고, 한때는 95 + IE4 = 98일 뿐이라는 비아냥까지 많이 나돌았다. 하지만 기술적으로 보면 98은 바뀌고 향상되고 안정화된 게 생각보다 많았으며, 특히 IME 쪽은 더욱 그러했다.
일례로, 95의 경우 16비트 프로그램에서 날개셋은 사실상 못 쓴다고 보면 된다. 그나마 98/ME는 제어판 여는 것만 불안정하고 입력 기능은 사용 가능하다.

Windows installer 2.0 runtime을 받을 수 있는 곳 링크도 올려 놓을까 싶다.. =_=;; ㅋㅋㅋㅋ
암튼, 개발자와 사용자 간에 메일보다 더 개방된 방법으로 피드백을 주고받는 통로가 있긴 해야 할 것 같다.

※ 미래 떡밥: Windows 11 UI 적용

Windows 진영에서는 10여 년 전, Windows 8 시절부터 IME들의 아이콘 디자인 표준이 바뀌었다. 검은 테두리의 흰 사각형 배경에 단색으로 일종의 글자나 기호 모양으로 자기 IME를 표현하라는 게 골자이다. 그래서 마소의 한글 IME는 '한' 모양이고 일본어 IME는 원 안의 J 모양이다. 내 입력기 역시 10여 년 전의 6.8 버전부터 그 디자인을 적용했다.

이게 Windows 10까지도 그대로 이어져 왔는데.. 11에서는 조금 난감한 변화가 생겼다.
win+space를 눌러 보시라. 예전에는 스펙대로 흰 사각형 배경의 아이콘들이 쭉 떴는데 11부터는 흰 배경과 검은 테두리가 사라졌다. 어찌 된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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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기존 아이콘을 가공하거나(배경 제거-_-) 변조해서 만들어 낸 이미지가 아니다.
Windows 10과 11의 한국어/일본어 IME 프로그램을 바이너리 차원에서 비교도 해 보고 스펙을 검색도 해 봤지만.. 어떡해야 이렇게 11 스타일로 배경을 제거한 아이콘을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한 정보는 도무지 나오지 않았다.

내가 지금까지 알아낸 바로는 이건 IME 프로그램에서 조치를 취한 게 아니다. 그리고 저렇게 배경 없는 아이콘은 png나 ico가 아니라 폰트-_- 기반이다.
Windows 11에서는 간결한 fluent한 디자인을 표방하면서 각종 아이콘 내지 픽토그램들의 상당수가 폰트로 바뀌었다. 가령, 전원 버튼이라든가 앱/웹사이트의 종합 메뉴를 호출하는 햄버거 버튼, 배터리 용량 아이콘 따위 말이다. 오죽했으면 Segoe Fluent Icons라는 폰트도 생겨 있다.

그런데 정말 골때리는 건.. 저기서 '한', J 따위를 그리는 일명 '아이콘 폰트'는.. 해당 IME 프로그램에서 유래된 게 아니라는 것이다. IME가 아니라 운영체제 셸(QuickActions) 앱에 들어있다. 거기 내장된 폰트 하나에다 마소 한중일 IME들의 아이콘 글립이 모두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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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체제에서 무슨 근거로 마소 IME는 그런 폰트로 아이콘을 갈음하고, 타 3rd-party IME에 대해서는 원래대로 프로그램 리소스에 들어있는 아이콘을 출력하는지...?? 도저히 모르겠다. 최소한 IME가 사용하는 운영체제의 표준 API로 폰트 아이콘을 지정한 것 같지는 않다. 레지스트리? 설마 하드코딩으로 박았나? 3rd-party IME에서 저렇게 하는 방법은 내가 아는 한 전혀 공개돼 있지 않다.

아이콘뿐만 아니라 설정 페이지도 말이다. 데스크톱 UI 기반으로 원래부터 제공되던 기존 환경설정 기능 말고, '설정' 앱에서 UWP 기반으로 돌아가는 요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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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내가 지금까지 열나게 검색하고 디버깅한 바로는.. 이걸 담당하는 부분이 IME 프로그램에 있지 않다~!! SettingsHandlers-nt라는 모듈에 있다.
IME의 UI와 관련된 코드 및 리소스가 IME 프로그램에 있지 않고 운영체제에 하드코딩으로 박혀 있다는 말인지..
현재로서는 마소 IME는 또 문서화되지 않은 API나 프로토콜을 사용해서 자기들만 외형이 새끈하게 바뀌고 있다고밖에 여겨지지 않는다. 이게 개인적인 고민거리이다.

※ 타자연습 계획

끝으로.. 타자연습도 지금은 아니지만.. 정말 오랜만에 일단 올해 중 업데이트 계획이 있다. 이제는 드디어 타자연습도 버전을 4.0으로 올릴 생각이다. =_=;;

  • 로그인 하지 않아도 기본적으로 편집기에서 지정된 글꼴을 바로 따라가기 (내장 글꼴은 너무 빈약하니.. -_-)
  • 최근에 사용했던 연습글과 타자 위치 등을 기억하기
  • 세벌식 최종 자판에만 존재하는 참고표나 가운뎃점을 편의상 딴 걸로 바꾸는 옵션..
  • 게임은 꼭 단계가 바뀌지 않아도 같은 단계의 후반부로 갈수록 글자 떨어지는 속도를 다음 레벨에 근접하게 서서히 올리기

요런 것들 전부나 일부를 생각 중이다. 다 반영된다면.. 4.0 충분히 되겠다. 지금이 3.93이니까.
이 참에 연습글로 추가해 넣을 만한 최신 인터넷 밈이나 개드립이 있는지 모르겠다. 오징어 게임 대사라든가.. ㄲㄲㄲㄲ 이것도 모집한다.
이런 거 연습글이 반응이 아주 좋은가 보다.. ^^ 한쪽에는 성경이나 우리나라 근현대사 얘기가 있는데 한쪽에서는 "어둠에다크에서.." 연습글이 있다니 분위기가 완전 깬다.

Posted by 사무엘

2024/01/13 08:35 2024/01/13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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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연초 근황

2024년 새해가 그새 1주일이 넘게 지났다.
이웃 나라 일본에서는 어째 새해 첫날부터 큰 지진이 나서 국가 재난 수준의 피해를 입었고, 다음날엔 비행기끼리 충돌 사고가 났다. 거 참 잔혹한 2024년 스타트인 듯...

본인은 공교롭게도 작년 11월 8일, 12월 9일에 이어 1월 10일.. 아주 비슷한 간격으로 호박 얘기 근황 얘기를 늘어놓게 됐다. 일부러 날짜를 맞춘 건 아닌데 말이다.
사실, 요 며칠 전엔 날개셋 한글 입력기가 오랜만에 새 버전(10.65)이 완성돼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거 소개하는 글은 미리 써 놓은 딴 글과 순서가 좀 꼬이는 바람에 블로그에 곧바로 등록되지 못했다. 프로그램 얘기는 지금 이 근황글의 바로 다음에 올라올 예정이다.  ㄲㄲㄲㄲ

1. 캠핑

뭐니뭐니해도 겨울은 캠핑의 계절이다. 그리고 지난 2023년은 모처럼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이뤄져서 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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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엔 아무 징조가 없었고 새벽 2~3시까지도 눈· 비가 내릴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았는데..
자고 일어났더니 함박눈이 펑펑 내려 있었다. 쌓인 눈 때문에 텐트 천장이 아래로 짓눌렸을 정도였다. 세상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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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새해는 특별히 동네 뒷산 언덕 위에서 맞이했다.
캠핑을 하다 보면 난 텐트 안에서 멀쩡히 자고 일어나서 아침을 맞이했는데
노트북은 똑같이 침낭과 담요로 감쌌음에도 불구하고 배터리가 기절해서 새벽에 켜지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5도를 못 버티는구나. ㅠㅠ 실내로 이송해서 콘센트 꽂아서 CPR 하면 살아나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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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제일 최근엔 날개셋 새 버전 완성과 밤 최저 기온 -10도를 기념해서 또 캠핑을 했다.
충분히 무장을 하니 발가락조차 시리지 않고 정말 따뜻하고 좋았다. 아 좋다좋다좋다좋다!!!
대자연이 밤에 내 입을 돌아가게 만들려면 더 많이 노력해야 할 것 같다.
본인은 텐트 안에서 왜 불을 피우고 자다가 화재나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가 나는지 이해가 잘 안 된다.

성경 왕상 1:1이 떠오른다. 다윗 왕이 많이 늙고 나니 이불 덮어도 온기가 생기지 않더라..
난 정반대인데. 담요 침낭 패딩 뒤집어쓰고 나면 -15도에서도 1분 안에 열기가 가득 차서 그 상태로 잠도 자는데.
물론 나도 평생 영원히 그러지는 못할 것이다. 나이가 6 70 넘어서 열기가 예전 같지 않게 되고 심지어 없어지는 때가 온다면.. 본인 역시 저 말씀을 생각하면서 현타를 느낄 것 같다. ^^

2. 실내에서 키우는 호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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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부터는 호박을 밖에서 키우기가 곤란해진 관계로, 아직 상태가 좋은 덩굴 두세 포기를 공간이 허용하는 한계까지 집 창가로 옮겨서 계속 키워 봤다.
따뜻한 곳에서 며칠 놔둬 보니 얘들도 고마운지 한동안은 무럭무럭 잘 자라면서 줄기를 더 길게 뻗고, 꽃도 몇 송이 피웠다. 그걸 보는 나도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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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서울은 세계로 세계는 서울로"라는 슬로건이 있었고, "말은 제주도로 사람은 서울로"라는 속담이 있었다.
이걸 내 식대로 재해석하면 "겨울에 호박은 실내로, 사람은 산으로"가 될 것 같다. (산 또는 강, 텐트, 야외 등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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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압권은 지난 12월 20일쯤이었다. 한 줄기에서 꽃이 2송이나 나란히 폈다. ^^
이렇게 아침에 핀 호박꽃은 그대로 두면 보통은 당일 오후에 지고 시들어 버린다. 하지만 꺾어서 따로 밀봉해서 냉장고에 보관하면 꽃 형체가 2~3일 정도는 더 유지된다. 내 경험상, 주변 기온이 낮으면 꽃이 시드는 속도도 느려지더라.

이렇게 11~12월에 집에서 호박을 구경하니 좋긴 했지만.. 실내는 물과 기온을 제외한 다른 환경 여건들이 야외보다 열악했던 것 같다. 특히 빛과 통풍 말이다.
애들이 한동안 꽃을 여럿 피우고 새순도 뻗어나갔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몸집이 커지지 않고 꽃도 피지 않고 성장이 한계에 도달했다.

어떤 애는 잎에 흰가루병이 온통 도지고, 어떤 아이는 시꺼먼 진딧물이 퍼지면서 죽었다. 약을 치고 시꺼먼 점을 보이는 족족 제거해도 잎이 다 시들고 빠지는 걸 막을 수 없었다. ㅠㅠㅠ 잎이 다 시들어 빠져 버린 덩굴은 사망 판정을 받고 아쉽지만 제거됐다.

씨방 달린 암꽃도 11월과 12월 중순까지 덩굴 3개로부터 총 10개 가까이는 봤지만.. 단 하나도 암꽃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그대로 시들어 떨어졌다.
에휴~ 겨울에 호박의 생존을 넘어 열매까지 구경하는 건 무리이군. 뭐가 부족했던 건지..

11월에 바로 얼어죽었을 아이들 수명을 40~50일 정도 늘려 준 것에 의미를 둬야 할 것 같다.
그래서 현재는 덩굴 딱 한 곳에서 새순이 하나 돋고 있는 걸 지켜보고 있다. 얘라도 부디 잘 자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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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호박이 있던 빈 자리에다가는 다른 호박씨를 심었다. 씨야 늙은 호박을 하나 도축할 때마다 수백 개씩 얻으니 넘쳐난다.
내 경험상, 씨를 흙에다 파묻고 나서 1주일로는 부족하고 거의 10일에서 2주는 지나야 싹이 올라오는 것 같다. 생각보다 오래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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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이롭지 않은가? ^^ 호박 싹에 붙어 있는 씨앗 껍데기는 마치 탯줄 같다. 싹이 돋고 나서 1단계에서 4단계까지 되는 데 10일 정도 걸렸다.
2m가 넘게 길게 뻗은 호박 덩굴도 처음에는 다 저런 상태에서 시작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3. 호박 열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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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근황에서 누렇게 변해 간다고 자랑했던 그 500g짜리 미니 호박 말이다. 9월에 수분시켜서 10월 초에 딴 것을 방치하자 11월 하순쯤부터 색깔이 눈에 띄게 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12월 중순쯤엔 완전히 주황 내지 황토색으로 바뀌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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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지난 11월에 밖에서 사 왔던 시퍼런 호박도 두 달을 넘게 놔두자 꼭지 주변이 이렇게 변했다. 더 오래 놔두면 이 아이 역시 누렇게 늙은 호박으로 바뀔 것 같다.
얘들은 조만간 쪼개서 먹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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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은 본인이 지난 12월 사이에 사 먹은 호박들이다. 도축돼서 죽으로 바뀌었고 본인의 배 속에 들어갔다.
내 경험상 늙은 호박은 품질이 생각보다 복불복이다. 겉은 지저분해 보여도 내부는 아주 선명한 주황색이고, 축축하지만 싹이 터 버린 씨가 거의 없고 과육이 유난히 달고 맛있는 아이가 있다.
그 반대인 아이도 있고.. 그걸 구매하기 전에 미리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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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작년 12월 초쯤이었나, 길 가던 중에 우연히 발견한 풍경이다.
채소 트럭을 세워 놓고 장사하던 어떤 아저씨가 주변에다가 늙은 호박들을 쌓아서 저렇게 탑을 만들어 놓으셨다. 우와~~~ +_+ 아름답지 않은가?
호박 한 덩이 사고 싶었는데.. 그 당시 본인이 그럴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아쉬웠다. (저기가 집 근처도 아니고, 볼일 보러 이리저리 바쁘게 돌아다니던..)

늙은 호박은 도시의 엔드 유저가 직접 구매하는 경우가 드물다 보니.. 동네 채소 가게/소매점 수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건 딱 10~12월 사이뿐인 것 같다. 애호박이나 단호박은 1년 내내 구경 가능한 반면, 늙은 호박은 그렇지 않다.

이상이다.
본인은 컴퓨터도 좋고 철도도 좋고 한글 연구도 좋지만.. 2020년대부터는 특별히 자연의 정취에 푹 빠졌다. 특히 멧돼지와 호박에 제대로 꽂혔다. 현실에서 멧돼지는 라이브로 보는 게 곤란하니 호박이라도 대신..;;

호박은 크고 납작하고 쭈글쭈글하면서 누렇게 늙기까지 한다는 점에서 다른 채소· 과일과는 차원이 다른 매력이 있다. 세상의 어느 채소가 호박과 같겠나? 그것도 몰래 숨어서 스텔스 모드로 자라다가 뒤늦게 보물 캐듯이 열매가 발견되는 도박 같은 면모도 있다. 빠져들지 않을 수가 없다. ㅠㅠㅠㅠ

어디 열매뿐이겠는가? 털 돋은 꼬불꼬불 덩굴, 허연 힘줄이 난 잎, 노랗게 핀 꽃까지.. 생긴 게 그냥 다 예뻐 죽겠다.
시골에서 땅 사고 밭 일궈서 호박을 원없이 키워 보고 싶다~~ ^^ 호박은 한해살이이긴 한데, 24시간 365일 내내 빛과 물과 온도와 공기와 비료를 최적으로 공급해 주면 한없이 살까, 아니면 그래도 꽃 한번 잔뜩 폈다가 스스로 시들어 죽을까? 그것도 직접 확인해 보고 싶다.

뭐 그렇다고 내가 본업을 다 내팽개친 건 아니고.. 2024년엔 날개셋 한글 입력기가 11.0까지 갔으면 좋겠다. 오랜만에 타자연습도 업데이트 계획이 있다.

Posted by 사무엘

2024/01/10 19:35 2024/01/10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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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십 명 남짓한 사람들이 망망대해를 항해하다가 그만 배가 난파해서 어느 외딴 무인도에 단체로 상륙하게 됐다. 지금 같은 휴대폰이나 위성 전화, GPS 같은 건 없고, 본토와 연락도 끊겼다. 구조선은 언제 올지 모르고 기약이 없다.
결국 그들은 생존을 위해서 자기들 중에서 나름 지도자도 선출하고 거기 안에서 작은 사회를 꾸리게 됐다. 그럼 거기 내부에서 궁극적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건 현실에서 몇몇 사례가 있기도 했고, 소설· 영화의 좋은 소재이기도 하다. 둘을 합쳐서 실제로 있었던 일이 영화화되기도 했다.
"15소년 표류기"는 작가 특유의 해피엔딩 코드가 가미되어서 굉장히 교과서적이고 교훈적으로 훈훈한 결말이 나온 소설이다. 작가 '쥘 베른'은 19세기 말 서유럽의 과학기술 만능 낙관 벨 에포크 분위기에 편승해서 80일 동안 여객선과 열차만 타고서 세계일주를 하고, 해저 3만 리 탐험도 하고 심지어 달에도 가는 여행 SF 소설을 그 옛날에 집필했다. 그리고 덤으로 저렇게 무인도 불시착 소설도 지었다..;;

물론 시대가 시대이다 보니, 집단 리더를 뽑는 선거 부분에서 "모코는 흑인이어서 투표권이 없었다" 이런 인종차별적인 서술이 버젓이 들어가기도 했다. 그 소설에서 쟤는 견습 선원으로, 흑인일 뿐만 아니라 학생 도련님부터가 아니었다.;;
쌍팔년도 시절엔 원문의 저런 말이 곧이곧대로 번역돼 들어갔지만, 요즘은 얄짤없이 검열삭제이지 싶다. 요즘은 인어공주 흑인판이 나오고 콜롬버스나 세실 로즈 같은 침략자, 제국주의자, 인종차별주의자의 동상을 철거-_-까지 하는 시대이니까 말이다.

"15소년 표류기"(1888)가 나름 애들 동심을 지키는 작품이라면, "파리대왕"(1954)은 그 정반대다. 성경에 나오는 사탄의 이름 중 하나가 '바알세붑'인데, 그거 뜻이 lord of the flies라나 뭐라나.. 그야말로 인간 내면 본성을 까발리면서 현실 성악설을 입증하는 작품이라 하겠다.
중딩 시절에 파리대왕의 영화판을 학교에서 틀어 줘서 봤는데.. 15소년으로 치면 도니판 같은 애가 브리앙 같은 애(랄프?)의 위에서 돌덩이를 떨어뜨려서 맞히는 장면을 보고 꽤 충격 받았던 기억이 개인적으로 남아 있다. -_-;;

(1) 태평양 마리아나 제도에 '아나타한 섬'이라고 32제곱km 남짓한 작은 섬이 있었는데.. 태평양 전쟁 중에 졸지에 젊은 남자 31명이나 거기에 들어가서 지내게 됐다. (일본인)
그런데 거기에 젊은 미혼 여성이 딱 한 명. =_=;; 그래서 1945년부터 1951년까지 치정 때문으로 추정되는 변사 사건이 여럿 발생했다. 남자들이 한 명씩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진 거다. 특히 추락한 미군 폭격기의 잔해를 뒤지다 권총을 입수한 걸 계기로 분위기가 매우 험악해졌다.

남자들끼리만 죽이는 게 아니라 반대로 남자들이 짜고 여자를 해칠 수도 있었다. 결국은 견디다 못해 여자는 남자들 중 한 명만 골라서 결혼을 해 버리고, 권총은 다같이 보는 앞에서 잘게 부숴서 바다에 버리는 걸로 결판을 냈을 정도였다.
그나마 일말의 이성이 작용해서 다행이다만.. 그래도 전쟁이 진작에 다 끝난 와중에 섬을 떠나지도 않고 몇 년째 자기들끼리 도대체 무슨 삽질이었는지..;; 사람들 모인 데서 성비가 극단적으로 안 맞으니 세상에 이런 일도 벌어졌었다.

이 사건에서는 여자도 목숨의 위협을 느끼며 힘들게 살았던 피해자였고 이 때문에 평생 가는 트라우마가 생겼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레기 언론에서는 "혼자서 남자를 30명이나 거느리니까 어땠냐~ 좋았냐~?" 이러면서 '아나타한 여왕벌 사건' 이딴 식으로 제목을 뽑아 보도해서 당사자에게 2차 가해를 저질렀다.

(2) 영국의 탐험가 어니스트 섀클턴은 딱 1차 세계 대전 기간 동안에 남극 횡단 탐험을 떠났었는데.. 탔던 배(인듀어런스 호)가 얼음에 갇혔다가 파선· 침몰해 버렸다. 20여 명에 달하는 선원들은 남극 대륙 부근 엘리펀트 섬이라는 무인도에 도달했다.
섀클턴은 특공대 5명만 차출해서 작은 쪽배 하나를 타고, 거기서 1200km가 넘게 떨어진 사우스조지아 섬으로 가서 구조선을 몰고 오겠다고 약속하고는 항해를 떠났다. 1916년 4월부터 8월까지 4개월만 기다리고, 그때까지 자기가 안 오면 각자도생하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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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에 저런 목재 범선을..ㄷㄷㄷ 저런 허접하고 약한 배를 탔으니 배가 수면의 얼음을 못 버티고 박살난 거다. 그 뒤 구조 요청 선발대는 아래의 저런 '쪽배'를 탄 채 망망대해를 횡단해서 구조 요청을 성공적으로 해냈다.ㄷㄷㄷㄷ)

그랬는데 섀클턴은 불가능을 뚫고.. 진짜로 4개월 만에 기적적으로 돌아왔다! 남아서 기다리던 선원들도 최악의 절망적인 상황에서 거의 종교적인 수준으로 믿음과 소망을 갖고, "대장님은 언제든지 다시 오실 수 있다. 오늘이라도 다시 오실 거다. 언제든지 곧장 떠날 수 있게 채비하자" 이런 마인드로 살았다. 거의 예수님 재림을 소망하는 신자 이상으로..
"모두들 괜찮습니까?" / "네, 모두 안전하고 무사합니다! 바로 구조선 탑승 가능합니다!" 이건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드라마틱한 해피엔딩이었다.

(3) 그러나 먼 옛날, 1629년의 바타비아 호는 최악의 비극이었다. 그 전 해 10월에 암스테르담을 출발해서 희망봉을 돌고 인도네시아 바타비아까지 가려 했던 무역선이 난파했다. 그 작은 범선에 화물뿐만 아니라 사람도 승객+선원 합쳐서 300명이 넘게 탔었는데.. 이들은 오스트레일리아 대륙 서쪽의 어느 산호섬에 들어갔다.

여기서도 선장을 포함해 몇몇 간부들 10여 명은 구조를 요청하러 보트를 타고 바타비아로 따로 떠났다. 그런데 섬에 남아서 생존자들을 통솔하던 동인도 회사 간부 중에 '코르넬리스'라는 인간이 미친놈 싸이코패스였다. 그는 구조선 타고 귀국할 생각을 접었는지, 선장이 없는 동안 섬에서 정신줄 놓고 폭주하기 시작했다.

자기 패거리를 조직한 뒤, 식량을 절약한다는 명분으로 처음엔 노인이나 환자부터 죽이기 시작했다. 나중에는 식량이 부족하지 않아도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은 그냥 제멋대로 똘마니를 시켜서 유흥용으로 그냥 죽였다. 처음에는 규율 위반이라는 꼬투리라도 잡았지만 나중엔 그런 것도 없었다. 자기가 무소불위 절대권력이 됐다.
죽는 사람에게는 "너는 죽어도 싼 죄를 지었기 때문에 죽는다"라고 세뇌를 시키고, 똘마니들에게는 "쟤를 죽이지 않으면 니가 죽는다, 그리고 너도 나랑 공범이다. 빠져나갈 생각 마라" 이렇게 가스라이팅을 일삼았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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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에 나온 책이라는데.. 제목 등의 폰트와 표지 디자인은 무슨 오래된 1990년대 책 같다.. ^^ 근데 한눈에 봐도 전혀 커 보이지 않는 저런 돛단배에 화물을 싣고 승객이 300여 명이나 탔다니.. ㅠㅠㅠㅠ)

이렇게 무려 100명이 넘게 죽이던 광기어린 무법 학살극은 다행히 본토 본부로부터 구조대가 도착하면서 종지부를 찍었다. 3개월 남짓 뒤의 일이었다고 한다.
코르넬리스는 체포되었고 재판에서 당연히 유죄 판결을 받았다. 손발가락이 다 으스러지는 고문을 당하고 교수대에서 최후를 맞이하는 걸로 죄값을 치렀다.

Posted by 사무엘

2024/01/08 08:35 2024/01/08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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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들어가는 말

(1) 지리적으로는 땅이라는 건 암초 < 섬 < 대륙의 순으로 커진다. 암초와 섬의 경계는 엄밀히 정의하기가 약간 빡센 반면, 섬과 대륙은 '그린란드 -- 오세아니아' 이렇게 명확하게 구분된다.
가령, 독도는 인간이 경제 활동을 하며 생존할 수 없다는 점에서는 해양법적으로 섬이 아닌 암초라고 분류되지만, 그래도 그 주변의 영해 경계는 인정된다. 그 반면 이어도는 진짜로 섬이 절대 아니고 암초일 뿐이기 때문에 영토 분쟁이고 영해 경계고 뭐고가 없다.

(2) 섬 안에 거대한 호수가 있고 그 호수의 중앙에 또 섬(!!)이 있는 경우도 지구상에 몇 곳 있는가 보다. 그야말로 '섬 안의 섬'인 매우 흥미로운 사례인데, 마치 우주 천체에서 위성의 위성인 '손자 위성'과 비슷한 느낌이 든다.
물론 이중섬이나 손자 위성은 자연적으로 존재하기가 매우 어렵고 극히 드물다. 그나마 있는 그 이중섬은 너무 작아서 실제로는 그냥 암초라고 봐야 할 것이다.

(3) 우리나라는 아무래도 남해와 서해안에 섬이 많다. 동해는 깊고 해안선도 깔끔한 편이어서 성격이 좀 다르다.
그 중 세어도라는 섬은 강화도와 영종도 사이이고 본토 인천과도 바로 인접해 있다. 무인도라면 모를까, 유인이라면 다리가 놓여서 연결되거나, 아예 몽땅 간척되어 오이도나 월미도처럼 됐을 법도 한데.. 그런 일 없이 본토와 가까운 오지 취급을 받아 온 게 흥미롭다. (인근의 군사 시설 보안 때문이라는군..)
심지어 20세기 내내 전기가 안 들어오다가 1999년에야 발전기를 도입해서 저녁에만 잠깐 전기가 들어왔고.. 2007년에야 해저 케이블이 깔려 들어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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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울릉도에는 한동안 아스팔트 포장이란 게 없고 모든 길이 100% 시멘트 포장이었다고 한다. 거기까지 아스팔트 포장 롤러가 들어가질 못해서 그랬다고.. 물론 요즘은 울릉도 로드뷰를 보니까 아스팔트 길이 많이 눈에 띈다.
한편, 제주도에는 2010년대 말까지 도시가스란 게 없어서 모든 집이 100% LPG 까스통을 썼다. 그러다가 2019년인가 2020년부터 거기도 가스관이 연결돼서 편리한 도시가스가 공급되기 시작했다. 단, 그래도 천연가스 버스는 여전히 없다.

(5) 전기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울릉도는 크기는 작은데 본토에서 너무 멀리 떨어졌다 보니 전기를 현지 발전소에서 100% 자급자족한다. 자그마한 화력 발전소가 몇 군데 있다. 그런데 내연이라니?? 발전소는 보통은 연료 비용을 아끼기 위해 외연 기관인 증기 터빈을 쓸 텐데? 저기는 발전량이 작아서 자동차 발전기처럼 내연 기관 기반인가 보다. (시설이 더 단순하다는 장점..)
그 반면, 제주도는 송전선이 해저 케이블 형태로 본토와 연결돼 있어서 이리로 전기를 받는다. 해저 케이블을 설치할 만한 전력 수요가 충분히 있기 때문이다.

1. 바글바글 유인도

(1) 일본 본토의 남서쪽 맨 끝 나가사키의 바닷가에는 '하시마'라는 이름의 자그마한 섬이 있다. 길이 400m, 너비 150m, 면적 대략 6만 제곱m로, 제주도 마라도와 비교해도 넓이가 1/5밖에 안 되는 작은 섬이다. 그런데 적당히 길쭉하고 평평한 게 마치 선박 같은 인공물처럼 생겼는지, 그 이름도 유명한 '군함도'라는 별명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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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섬은 작지만 섬으로서는 특이하게도 해저 탄광과 연결되어서 석탄이 많이 생산됐는가 보다. 그래서 리즈 시절엔 여기에 무려 5천 명이나 바글바글 몰려서 살았다고 한다. 코딱지만 한 섬에 아슬아슬하게 고층 건물이 꽉꽉 들어서니 진짜 군함처럼 생기기는 했다.
저기서 사는 건 사생활이라는 게 없이 반쯤 죄수들 수형 생활이나 마찬가지였을 것 같은데..;; 안에 나름 소-중학교도 있고 이발소에 수영장도 있었다고 한다.

저기는 1970년대가 돼서야 그 많던 주민들이 모두 떠나고 무인도로 바뀌었다. 일본에서도 국가 정책 차원에서 석탄 산업을 접고 정리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영월· 태백 같은 강원도에나 탄광촌이 있는데, 저기는 저런 바닷가 섬에도 탄광촌이 있었던 셈이다. 폐허덕후들이 환장할 만한 곳인데.. 섬이어서 들어가기가 쉽지는 않겠다.;;

허나, 저기는 다들 아시다시피 과거 일제 시대에 한국인 노동자들을 강제 징용해서 갈아넣은 현장이기도 해서 논란이다. 물론 일본 측에서는 "모든 근로는 당사자가 자발적으로 자원해서 한 것이고, 회사에서는 근로에 대한 임금을 계약된 대로 따박따박 줬다. 근로 여건이 오늘날 대비 열악한 건 조선인이건 자국민이건 어차피 다 똑같았다"라고 반박한다. 이에 대해서는 이 글에서는 따로 더 길게 다루지 않겠다. 주제를 벗어나는 말이 길어질 테니까.;;

(2) 남아메리카 북서부 콜롬비아의 카리브 해 연안에는 '산타 크루즈 델 이슬로테'라고 길이 200m, 너비 120m 남짓.. 그 작은 일본 군함도보다도 더 작은 섬이 있다. 그런데 거기에 무려 120가구, 900명에 달하는 주민들이 현재까지도 그냥 눌러앉아 살고 있어서 세계에서 인구 밀도가 가장 높은 섬이라는 세계 기록을 수립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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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 말할 것도 없고 전기와 상하수도가 없으며 경찰, 병원 따위 없다. 저기는 서류상으로 법적으로는 무허가 판자촌 달동네여서 정부로부터 사회 인프라 지원이 없다고 한다.;;;
그런데 빈민들이 너무 많이 모여 살다 보니 식수가 부족하고.. 또 그 많은 사람들의 분뇨 같은 생활하수가 그대로 바다로 흘러드는 것도 문제이다.

저런 데서 사람이 어떻게 살 수 있는지 모르겠다. ㅠㅠ 그래도 인심 좋고 범죄도 없고 주민들이 어업을 생업으로 삼으며 근근이 사는가 보다.
저기는 우리나라에서 지리적으로 아주 멀리 떨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런 곳이 있다는 게 제법 많이 알려져 있다. 인터넷 유튜브 덕분인 듯..

2. 유명한 무인도

(1) 저렇게 마라도보다도 좁은 면적에 사람이 수백~수천 명씩 바글바글 몰려 사는 섬이 있는가 하면.. 반대편 극단으로 넓이가 수천~수만 제곱km에 달하는데도 사람이 전혀 살지 않는 섬도 있다. (참고로 제주도가 1846제곱km, 강화도가 302제곱km, 울릉도가 73제곱km 정도)
이런 넓은 무인도는 대체로 북극권에 있다. 너무 추워서 농사를 제대로 지을 수 없기 때문에 그 넓은 땅에 사람이 살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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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넓은 무인도는 캐나다의 '데번' 섬으로, 면적은 남한의 무려 절반이 넘는 55247제곱km이다. 이 넓은 황무지에다가 무슨 달이나 화성 세트를 짓고 뻥카를 쳐도 될 것 같다. ㄲㄲㄲㄲㄲㄲ
지도를 보면.. 세계에서 가장 넓은 섬이라는 그린란드도 저기 근처에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린란드도 인구가 극히 희박하고 사람들이 몰려 사는 시내만 빼면 나머지는 무인도나 다름없다. -_-;;;

더운 적도 부근에 저런 큰 섬이 있으면 사람이 살지 않을 리가 없을 것이다. 인도네시아나 솔로몬 제도 같은 곳을 생각해 보자.

(2) 지구상에서 대륙으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고립된 섬은 노르웨이령의 '부베 섬'이라고 한다. 아프리카의 서쪽, 남아메리카의 동쪽, 남극의 북쪽.. 어느 대륙으로부터도 2000km가 넘게 떨어져 있으며, 인근에 선박 항로가 존재하지 않는다. 여기도 당연히 무인도이다. 면적은 약 49제곱km로, 코딱지만 하게 작은 정도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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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으로부터 가장 외따로 고립된 섬이 태평양이 아니라 대서양 한가운데에 있는 이유는.. 오세아니아 대륙의 존재 때문이지 싶다.;;
교통 통신이 불편하던 과거엔 이런 외로운 섬이 죄를 지은 거물 VIP의 유배지로 쓰이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연산군(교동도), 서양사에서는 나폴레옹(세인트헬레나 섬)의 사례가 유명하다.

Posted by 사무엘

2024/01/05 19:35 2024/01/05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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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즉 이제 애호박, 단호박, 늙은호박 이 셋은 항상 있으나, 그 중에 제일은 늙은호박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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