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중앙선 6· 8량 혼합 편성

요 근래엔 수도권 전철 중앙선에 눈이 휘둥그레질 만한 광경이 펼쳐졌다.
지난달 말부터 수도권 전철에서 보기 드물게 전동차의 6· 8량 편성 혼합 운행이 시작된 것이다. 전광판에는 다음에 오는 열차의 행선지와 더불어 편성 규모까지 같이 표시되기 시작했다.
옛날엔 부산 지하철 1호선이 혼합 운행을 한 적이 있었다. 지금은 모든 전동차가 8량으로 바뀐 지 이미 오래이지만 말이다.

원래 수도권 전철 중앙선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국철은 수도권 전철 1호선과 대등한 위상으로 간주되어, 이와 동일한 10량 편성이었다. 비록 일반열차 트래픽 + 건널목 + 합류 지점에서의 선로 용량 같은 여러 제약 때문에 배차는 뜸했지만 말이다.
그러던 것이 중앙선으로 독립하고 얼마 안 되어 8량 1편성으로 규모가 줄었다. 그러면서 보상 조치라고 코레일에서는 열차의 배차 간격을 눈꼽만치 약간 줄여 줬다.

8량까지는 그나마 봐 줄 만하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중앙선이 잉여력이 너무 충만하다고 생각되는 구간이나 시간대도 없지는 않다.
그런데 이젠 8량으로도 모자라 아예 6량으로 줄어 버렸다. 이것은 누가 봐도 명확한 병크였다. 차가 그렇게 자주 다니지도 않는 노선이 예전보다 반토막에 가깝게 수송력이 줄어든 건 우리나라의 전철 역사상 유례를 찾기 어렵다. 표면적인 이유는 수인선 전철 개통을 앞두고 전동차가 부족해서라고 한다.

서울 지하철 1호선은 1974년에 6량으로 개통했다가 8량을 거쳐 이미 1980년대부터 10량으로 증결되었는데, 중앙선은 시계가 거꾸로 갔다.
이 전철 중앙선은 앞으로 경의선과도 직결될 예정인데, 경의선도 8량이다. 중앙선에서 추가로 뻗어 나가는 형태인 경춘선도 8량이다. 그런데 이들을 이으면서 비록 번화가만 아닐 뿐 한강을 따라 서울 시내를 깊숙히 지나는 중앙선이 겨우 6량이라는 게 어디 말이나 되는 소리인가?

중앙선은 경춘선과도 연계되면서 특히 주말 오후엔 극심한 혼잡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직접 타 보면 알 수 있다. 전철은 사람들로 콩나물 시루처럼 터져 나가는데, 아래의 동부 간선 도로는 별로 안 막히고 자동차들이 쌩쌩 달리고 있는 걸 보노라면 전철을 탄 게 후회가 될 정도였다.

결국 코레일은 6· 8량 혼합이라는 결단을 내리게 되었다.
하지만 본인의 개인적인 생각은 중앙선은 헷갈릴 것 없이 다시 전량 8편성으로 어서 되돌아와야 한다. 중앙선과 직결· 접속하는 광역전철들이 전부 8량일 뿐만 아니라 앞으로는 분당선까지 왕십리 역까지 올라와서 왕십리와 만나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니 중앙선은 앞으로 더욱 터져나가게 된다. 분당선도 지금은 전량 6편성이지만 조만간 중앙선과 만날 예정이고 또 수원까지 내려가서 수인선과도 만나게 되면, 8량 증결이 불가피할 것이다. 그러면 중앙선은 두 말할 나위도 없다. (참고로 분당선 초기 구간은 아예 10량 길이를 염두에 두고 역이 만들어졌었다!)

올여름에 개통하는 수인선은 당장은 6량으로 운행을 시작한다. 수인선은 일부 구간을 4호선 안산선과 공유하나, 들리는 말에 따르면, 안산선 전동차가 수인선 구간까지 연장되거나 수인선 전동차가 안산선 구간을 운행할 계획은 없는 듯하다. 전철 운행이라는 건 가능한 한 직결 운행을 염두에 두고 계획을 수립해야 할 텐데 이건 그리 좋은 생각이라 보기 어렵다. 수인선의 개통 구간이 길어지면 운행 거리도 길어지고 전동차도 더욱 증결될 것이다.

2. 여타 서울 지하철

하긴, 옛날에 1호선 신도림 역은 승강장이 승객들로 터져 나갈 때 승강장을 열차 길이보다 훨씬 더 길쭉하게 만들어서 열차를 번갈아가며 하나는 앞쪽 끝에, 다른 하나는 뒤쪽 끝에 세워서 승객을 분산시키려 시도한 적이 있었다. 신도림 역이 유난히도 긴 이유가 이 때문이다.

그러나 나가야 하는 곳이 정해져 있는데 이는 조삼모사 미봉책에 불과했었다. 1호선이 결국 건너편에 상행 승강장을 하나 더 만들었듯이 2호선 신도림 역도 평소에는 잘 쓰이지 않는 입· 출고 열차용 승강장을 활용하여 승강장의 혼잡을 낮추려 노력 중이다.

지하철 9호선은 내가 탈 일이 없어서 잘은 모르겠지만, 정말 장사가 잘 되고 있는 걸로 안다. 특히 급행은 완전 대박이어서 차량을 추가 도입하고 배차를 더 줄인 적도 있다. 얘도 슬슬 6량 증결을 할 때도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서울 지하철 7호선은 잘 알다시피 서울 2기 지하철인 도철 5~8호선 중에서 서울 바깥으로 꽤 이례적인 장거리 연장을 하게 되는 노선이다. 코레일 광역전철과의 직결도 아니면서 말이다.
물론 8호선은 성남 시가지 쪽으로 가지만 노선 자체가 단거리이고 선형이 구부정하기 때문에 7호선과는 사정이 사뭇 다르다.

코레일이나 서울 메트로의 관할 노선은 서울 지하철 정기권이 칼같이 서울 내부까지만 적용된다.
그러나 도철의 관할 노선은 지역에 관계없이 서울 정기권을 쓸 수 있다. 지금 7호선은 광명 시내를 살짝 경유하며 8호선은 성남 시내를 지나지만, 거기서도 서울 정기권이 통용된다. 그래서 같은 역임에도 불구하고 분당선 모란 역에서는 서울 정기권을 쓸 수 없지만 8호선 모란 역에서는 쓸 수 있는 미묘한 차이까지 있다.

그렇다면 7호선의 부천-인천 연장 구간에서까지 서울 정기권을 쓸 수 있게 될까? 이것은 도철의 관할 구간이 길어지고 광역화하면 한 번쯤 생각해 봐야 할 문제가 될 것이다.
현 시설에서 열차 편성을 증결하거나 급행을 운행하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이렇게 노선이 길어지고 차내 혼잡도가 늘면 배차간격이라도 더 줄여야 할 것이고 말이다.

도철 지하철은 코레일 광역전철과의 환승에 인색한 편이었다. 그런데 7호선 상봉(경춘/중앙)이 환승역이 되고 7호선 강남구청(분당선)과 6호선도 경춘선과의 환승역이 생길 예정이니 이것도 참 오래 살고 볼 일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2/06/30 08:28 2012/06/30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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