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말씀이 계시니라. ...” (요 1:1)
우주 만물을 창조하신 하나님은 왜 하필 자신을 '말씀'이라고 성경에서 계시하셨을까?
인간의 언어라는 건 자연과학의 영역인 우주, 지구, 생명체 세포 같은 것 만만찮게 참 신기한 물건이 아닐 수 없다.
문자는 수천 년 전에 인간이 발명했지만 문자의 기록 대상인 그 언어 자체는 어디에서 유래되었는지 생명 자체의 기원만큼이나 정말 “아무도 모른다.”
생명의 기원에 대해서 창조 아니면 진화밖에 답이 없듯이,
언어의 기원에 대해서도 신수설 아니면 인위적인 발명설밖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더구나 언어는 화석이 있는 것도 아니고 방사성 원소 연대 측정 기술이 있는 것도 아니니.. 진짜로 뭐 과학적인 방법론을 동원하여 연구할 여지 자체가 없다.
게다가 언어의 우열이나 기원을 함부로 가리는 건 정치적으로도 꽤 민감한 영역이기도 하다.
이 분야에 검증 불가능한 추측과 낭설들이 하도 많이 떠돌다 보니, 언어학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익히 잘 알듯, 먼 옛날 1866년에 파리 언어학회가 아예 공개적으로 이 분야는 불가지론의 영역이라고 못을 박아 버렸다.
언어의 기원에 대한 연구 같은 건 금지하고, 이 분야의 논문은 무조건 거절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난 무생물에서 생물이 우연히 생겨날 수 없고 원숭이가 아무리 긴 시간이 흘러도 사람으로 진화할 수 없다고 믿는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동물의 울음과 사람의 말은 넘사벽 급으로 서로 다르다.
겨우 몸짓, 손짓, 맘마, 빠빠, 쭈쭈, 끙끙에서...
촘스키 계층으로도 다 설명을 못 하는 그런 재귀적이고 복잡한 언어 문법이 점진적으로 생성되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상한 날랄랄따따따 방언이 질서를 갖춘 정상적인 인간의 언어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ㅎㅎ
이건 내가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한다는 뜻이지, 언어의 기원과 관련해서 나와 견해가 다른 사람을 디스한다거나 논쟁하겠다는 의도는 아니다.
NOTES
1. 한국어는 언어 계통상 고립어로 간주되고 있다. 우랄 알타이 어족 떡밥은 약발이 다한 지 오래이고, 주변에 유사한 언어를 도무지 찾을 수 없는 굉장히 특이한 언어라는 뜻이다.
일본어와 더불어 고립어치고는 그래도 사용자가 많은 축에 드는 언어이고, 또 영어권 사람이 배우기 몹시 어려운 언어로 분류되어 있다.
2. 우리말에는 '말'의 높임말로 '말씀'이라는 아주 좋은 말이 있어서 성경 용어로도 즐겨 쓰인다.
다만, “교장 선생님 말씀이 계시겠습니다.”는 잘 알다시피 높임법이 어긋난 문장이다. 말씀이 '계실' 수 있는 문맥은 요한복음 1:1과 요한일서 1:1 정도밖에 없을 것이다.
Posted by 사무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