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 1°의 정체

sin 1°는 어떤 무리수일까?

답부터 말하자면, sin 1도는 일반적인 통념과는 달리 초월수가 아니다. 이는 임의의 정수 각도도 마찬가지이다.
유한 번의 사칙연산과 거듭제곱/제곱근으로 표현 가능한 대수적 수라는 뜻이다. (사실, π나 e 같은 초월수도 사칙연산· 거듭제곱· 근호의 꼴로 나타낼 수 있다. 단지 그게 무한히 반복되는 급수의 형태가 될 뿐이지..)

삼각함수는 삼각형을 이루는 두 변의 각도가 이러할 때 변의 길이를 비율이 어떻게 되는지를 나타내는 함수이다. 기하학에서는 그야말로 필수 중의 필수 도구이지만, 대수적으로는 직관적이지 않은 굉장히 기괴한 특성을 많이 지닌다. 그래서 학교에서 수포자를 양산하는 원흉이기도 하다.

삼각함수에다 일반 자연수나 유리수를 집어넣으면, 지수나 로그함수와 마찬가지로 우리가 의미를 알 수 없는 괴랄한 초월수가 함수값으로 튀어나온다. 그러나 pi의 유리수 n배 내지 1/n배에 속하는 각도에 대해서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 이미 입력값인 pi부터가 대수적이지 않은 괴랄한 수여서 그런 게 아닐까 싶다.

먼저, 특수한 각도에 대해서는 함수값이 깔끔한 수 내지 심지어 유리수 범위로 떨어질 때가 있다. 특히 15 내지 30도 간격인 0, 30, 45, 60, 90도일 때 sin 값은 각각 sqrt(n)/2 (n은 0 이상 4 이하)로 딱 떨어진다. 가장 단순한 형태다.

여기에서 파생된 각, 다시 말해 레퍼런스 각의 n배나 절반, 1/3 따위에 해당하는 각은 위대하신 삼각함수의 덧셈 정리를 통해 cos/sin 값을 구할 수 있다. 덧셈 정리라는 게 당연히 대수적인 조작들만 있으므로 대수적인 수에 대수적인 조작을 하면 그 수도 대수적인 것은 당연지사. 정수 계수 대수방정식의 근이 될 수 있다.

그리고 15도 단위 계열뿐만 아니라 18도 단위에 계열에 대해서도 삼각함수는 비교적 간단한 형태의 값이 나온다. 세배각 공식이어서 원래는 3차 방정식을 풀어야 하지만 이 각도는 그나마 1차식과 2차식으로 인수분해되는 경우이기 때문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를 이용하면, 18도와 15도의 차인 sin 3도까지도 약간 복잡하지만 답이 나온다. (그림: 영문 위키백과)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하지만 정수 도에서 그나마 해피한 결과가 나오는 정밀도의 한계는 여기까지.
sin 1도 정도가 되면 유한한 사칙과 거듭제곱, 근호만으로 정확한 값을 묘사하는 게 불가능하지는 않으나 의미가 없어진다.
반복되는 패턴에 대한 매크로 치환을 하고도 항이 열몇 개에 달할 정도로, 정말 미치도록 복잡한 형태가 되기 때문이다.

3도 간격의 수로부터 1도 단위의 삼각함수 값을 구하려면 아까 18도의 경우처럼 각을 3등분을 해야 하는데 이제는 인수분해가 되지 않는다
얄짤없이 3차 방정식이 되며(삼각함수의 3배각 공식은 3차식!), 작도 불가능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복잡함이란 본질적으로 이런 데서 유래되는 게 아닌가 싶다. 그냥 내 감이 그렇다는 뜻.

3차 방정식의 근의 공식은... 2차 방정식의 그것하고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머리 터지게 복잡하다. 그래서 3차 방정식의 근인 sin 1도의 값도 끔찍하게 복잡한 형태로 산출되는 것이다.

* 끝으로 보너스.
arctan 1 + arctan 2 + arctan 3 = pi 임을 증명하시오.

arctan 1이야 45도의 특성상 pi/4가 되는 게 잘 알려져 있다만, 저런 관계는 도대체 어떻게 성립하는 걸까?
세 각도의 합이 180도라는 뜻이므로, 기울기가 1, 2, 3인 세 각은 일정 비율의 닮은 삼각형을 결정하는 각이 될 수 있음을 보이면 되겠다.

삼각형의 두 꼭지점의 각의 기울기(=탄젠트)가 x, y라면, 나머지 꼭지점의 각도는 기울기가 1/x인 각과 1/y인 각 두 개의 합으로 표현된다. (나머지 꼭지점에서 맞은편 변으로 수선을 내려 보면 직관적으로 이해됨)

그런데 삼각함수의 덧셈법칙에 따라
tan(a+b) = (tan(a)+tan(b)) / (1 - tan(a)*tan(b))
이므로.. 이 공식으로 두 탄젠트를 합성하면, 나머지 꼭지점의 탄젠트는

(y+x)/(x*y-1)로 표현될 수 있다.

x,y에 1,2를 넣으면 저 값은 3이 되고, 2,3을 넣으면 값은 1이, 1,3을 넣으면 값은 2가 된다. 사실, 식의 특성상 (x,y)->z만 성립하면 (x,z)->y와 (y,z)->x는 일일이 체크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성립하긴 한다.
따라서 어떤 경우든 기울기가 1, 2, 3인 세 각은 닮은 삼각형을 결정하는 각이며, 그 합은 삼각형의 내각의 합인 180도, 즉 pi임을 알 수 있다.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간단하게 증명하는 방법도 물론 있을 것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3/12/31 08:30 2013/12/31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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