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미 아시는 분도 있겠지만 본인은 과거에 수능을 안 쳤으며 군 자대 생활을 한 적이 없다. 모태신앙인 관계로 딱히 구원 순간에 대한 기억도 없고, 사소한 사항이다만 평생 안경을 쓴 적 역시 없다.
어지간한 사람들이 겪는 코스들을 많이 건너뛰었는데.. 이런 skip의 궁극의 완전체는 나중에 육신의 죽음조차도 경험하지 않고 건너뛰는 것이리라. 내가 아직 살아 있는 가까운 미래에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나서" 내가 바로 부활의 몸으로 변화된다면 그것만 한 꿀잼이 없을 것이다. (살전 5:16-17 등)

성경 스토리를 Doom 2 게임에다 비유하자면 IDDQD 치트키도 있고(무적. 욜 2:8 등), IDNOCLIP도 있고(닫힌 문 통과. 터미네이터 영화에도 나옴. 요 20:26) IDKFA(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 생략)도 있다. 심지어 순간이동 transform도 있다(행 8:39).
무적 모드를 god mode라고 부르는 거.. 일단 상당한 근거가 있는 셈이다.

그런데 결혼까지도 skip한 채로 변화될지는 모르겠다. 참고로 결혼도 이 세상에서 육신을 입은 삶이 끝난 뒤부터는 결코 할 수 없게 되는 일이다(마 22:30).

2.
무슨 손톱으로 칠판을 긁는 것처럼 음향 차원에서 끔찍한 소리 말고, 사람들이 정서 차원에서 천하에 제일 듣기 싫어하는 소리로는 잠에서 강제로 깨어야 하는 알람, 또는 군대 기상 나팔 소리 같은 부류를 1위로 꼽는다.
또한, 일본 사람들은 텔레비전에서 불시에 "띠링띠링~ 띠링띠링~" 하며 튀어나오는 긴급 지진 경보에 거의 트라우마가 있다고 본인은 들었다. 아무 존재감 없는 한국의 민방위 경보 내지, 오동작이 너무 잦아서 신뢰도가 양치기 소년 급이 돼 버린 건물 화재 경보 같은 것과는 급이 완전히 다르다. (저러다 진짜 불 나거나 전쟁 났을 때가 걱정된다)

비행기 조종사 한정으로는 "웽웽~ pull up!" 이러는 GPWS 경보음도 가히 저승사자의 음성이다. 누가 지금 비행기 기수를 올려야 한다는 걸 몰라서 안 올리는 줄 아나..;; 저 소리를 조종실에서 실제로 들은 뒤에 생존한 조종사는 세계를 통틀어도 별로 없다.

이런 점을 감안했을 때 예수님의 공중 재림을 알리는 나팔 소리는 많은 사람들에게 어떤 소리처럼 들릴까? (고전 15:51, 살전 5:16-17) "하나님의 나팔 소리 천지 진동할 때에"라는 찬송가를 기억해 보라.
이건 그야말로 2천 년에 가깝게 떡밥이었다. 예수님이 언제라도 오실 수 있다는 대비를 제대로 하고 사는 사람은 절대로 '시한부 종말론'처럼 개막장으로 살지 않는다. 그렇게 건전하게 살았던 사람이라면 하늘의 나팔 소리는 가장 반가운 소리가 될 것이다.
"난 하늘나라에서 예수님 얼굴을 제일 먼저 볼 거니까 이 세상에서는 맹인으로 살아도 괜찮아요" 급으로 살았던 사람이라면.. 더 말이 필요하지 않을 테고.

하지만 구원은 받았지만 "예수님은 어제나 오늘이나 아마 영원히 오지 않을 것이다" 이런 마인드로 살았던 사람이라면 갑작스러운 재림이 그야말로 충격과 공포가 될 것이고 저런 나팔 소리는 군대 기상 나팔이나 지진 경보음처럼 들리지 않을까 싶다.
사람이 언제 죽을지 모르고 예수님의 재림이 언제가 될지 모르는 건 인간의 입장에서는 불리한 정보 접근성이지만 그게 그나마 인간의 삶을 건전하게 유지시켜 준다.

3.
'별'이라고 하면 (1) 지구의 밤 하늘에서 볼 수 있는 반짝이는 작은 점들을 가리키지만 (2) 그냥 천체를 다 싸잡아 가리키기도 한다. 심지어 지구도 '초록별'이라고 하니까.
그래서 스스로 빛을 내는 별을 항성이라 하며, 그렇지 않은 별은 궤도를 도는 고체덩어리라는 점만 부각시켜서 행성이라고 한다. 일본식 한자어로는 '혹성'이라고도 했던 것 같다.
항성과 행성은 철도로 치면 마치 기관차와 객차의 관계와도 비슷해 보인다. 객차는 자기 동력이 없으니 기관차와 연결되어 끌려가기만 한다. 그것처럼 행성은 스스로 빛을 내는 게 아니라 다른 항성의 빛을 반사해서 빛나니까 말이다. (내가 생각해도 비유 대박이다~)

성경은 천체들을 논할 때 해, 달, 별(복수 개의 집합)이라는 세 그룹으로 분류해서 말한다. 이게 창세기부터 계시록까지 일관된 심상이요 진술 방식이다. 특히 해와 달은 서로 나타나는 시기만 다를 뿐 거의 동급의 대등한 관계로 즐겨 묘사된다.
6일 창조의 넷째 날 설명부터 시작해서(창 1:16) 요셉의 꿈에서도 해와 달과 별(창 37:9)이 등장하고, 욜 3:15과 마 24:29 같은 구절을 거쳐서 계 12:1에서도 해와 달과 별이다. 특히 계 12에 나오는 여인의 정체는 다른 듣보잡 이단 교주가 아니라 요셉의 꿈과 연결하여 그냥 유대인/이스라엘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게 성경을 성경으로 풀고 해석하는 좋은 예이다.

이런 관점에서 봤을 때, 성경에는 첫째 하늘· 둘째 하늘· 셋째 하늘이라는 개념은 있어도,
태양과 달은 실제 크기와 거리가 넘사벽급으로 차이가 있다는 것, 태양도 10파섹 거리에서 객관적으로 보면 4.8등성짜리 별이며 우주엔 태양보다 더 크고 밝은 항성도 있다는 것, 태양계에 금성이나 화성 같은 행성도 있다는 것.. 같은 정보는 성경으로부터 얻을 수 있지 않다. 애초에 성경이 인간에게 그런 정보를 주려고 기록된 책도 아니다.

물론 성경은 6일 창조라든가 인류의 역사, 레위기에 나오는 의학· 위생 관련 진술은 같은 건 문자적으로 정확하며 시대를 앞서간 기록이라는 것이 본인의 믿음이다.
허나, 성경 율법에는 살인자를 사형에 처하라는 보편적인 명령만 있는 게 아니라 오늘날 세속 관점에서는 영적 교훈 말고는 별다른 의미가 없고 적용 가능하지 않은 계명도 있다. 그런 것처럼 자연과학 쪽에도 성경의 진술이 의도적으로 세속 과학의 관점에서 차이를 보이는 부분 역시 응당 존재한다.

가령, 고래는 포유류이지만 요나서에서 '큰 물고기'라고 적어 놓았다(욘 1:17, 마 12:40).
하나님은 새끼를 낳는 고래라는 특이한 생물을 특별히 창조까지 하신 분인데 어류와 포유류를 구분할 줄 몰라서 고래를 '큰 물고기'라고 적어 놓으신 것일까? 그럴 리는 없잖아.
그냥 지느러미 달렸고 인간이 보기에 물고기처럼 생기기도 했으니 쓸데없이 이런 데에서 괜히 '문법 나치'처럼 굴 필요가 없이 저렇게 적어 놓은 것일 뿐이다.
그것처럼 천체에 대한 진술도 그냥 당대 인간이 편하게 읽으라고 해와 달과 별을 보이는 대로 심상과 예표를 부여해서 묘사했을 뿐이다.

성경이 지극히 지구 중심적으로 기록돼 있다는 것은 그만큼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우주 개발을 막지는 않지만 적극 권하지도 않는다는 심상이 담긴 것일 수도 있다. 예수님은 지구의 이스라엘 땅에 재림하시지 달이나 화성에 재림하시지는 않을 테니까. 본인은 개인적으로는 지구 외에 다른 공간에 지적 생명체가 존재할 거라고 믿지 않으며, 인간의 기술과 비용만으로 지구를 떠나 다른 행성에 정착해서 살 수 있을 거라고도 믿지 않는다. (뭐, 나와 다른 견해를 갖는 거야 얼마든지 자유이고, 시도 자체를 나쁘게 보지는 않지만)

어떻게 지구만이 달 같은 커다란 위성이 존재해서 인력을 주고받고 있으며, 내부에 액체 금속이 있는 채로 비교적 빠르게 자전과 공전을 해서 자기장도 발생하며, 끊임없이 물질이 순환하는 살아 있는 행성이 될 수 있었는지..
다른 행성은 아무리 돈과 시간을 투입해도 왜 테라포밍이 불가능할 수밖에 없는지, 지구는 밑에 지옥이라는 게 있기 때문에 다른 행성과 어떤 다른 특징이 있는지.. 굳이 창조 과학회 같은 단체가 있다면 그런 걸 규명해도 좋을 듯하다. 괜히 지구· 우주 나이 6천 년에만 매달려서 뻘짓 하지 말고 말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7/03/04 08:39 2017/03/04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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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에서 다루는 거의 모든 정보들이 전산화, 디지털화되고 통신 기술도 눈부시게 발달한 2010년대 오늘날까지.. 여전히 손글씨 내지 하드카피 같은 원시적인(?) 방법론이 유효한 분야를 찾아보면 먼저 이게 떠오른다.
(1) 유서/유언장 내지 (2) 투표/개표.

유언장이야 이미 죽고 없는 사람의 필적이 맞다는 genuineness를 보장하기 위해 자필 실물만을 법적으로 인정한다.  또한 유언장 말고 육성 유언도 조작이 너무 쉬운 디지털 음원보다는 구닥다리 아날로그 카세트 테이프에 녹음된 것이 비슷한 맥락에서 법적으로 더 신뢰받는다고 한다.

저 분야는 그렇다 치지만, 최첨단 정보화 시대에 정치인 투표쯤은.. 전국 어디서나 간단히 인터넷 내지 터치스크린 클릭으로 짠 해치우고 개표 결과는 투표 마감 땡과 함께 곧장 나와야 할 것 같지 않나? 하지만 그렇지는 않다. 전산화에도 뭔가 금단의 영역이 있다.
이들은 위조· 조작 가능성을 원천봉쇄하기 위해 여전히 보수적인 방법론이 사용된다는 공통점이 있다. 가까운 미래에 이 관행이 바뀔 것 같지는 않다.

마치 과거에 킹 제임스 성경을 만들 때 서로 으르렁대던 청교도 학자와 성공회 학자들이 매의 눈으로 감시하고 교차검증을 해서 둘 다 동의하는 좋은 번역본이 나왔듯이, 선거 개표도 각 정당에서 뽑힌 대표 참관인들이 각각의 표에 대해서 개표 결과에 눈으로 수긍을 하고 동의하고 교차 검증이 돼야 다음 표의 개표가 진행된다.

성경이 필사되는 과정, 수능 문제가 출제되는 과정처럼 투명성과 공정성, 정확성을 입증하는 절차가 결코 호락호락 허술하지 않다. 그나저나 비록 아날로그 매체이긴 하다만 잉크 묻힐 필요 없이 종이에 닿기만 하면 깔끔하게 마킹이 되는 그.. 투표소에서만 볼 수 있는 특수 도장은 어떻게 만드는지 참 신기하긴 하더라.

그 다음으로..
(3) 도박이나 추첨: 요즘은 로또 당첨 번호 추첨 같은 걸 어떻게 진행하나 모르겠는데, 본인이 어렸을 때는 주택 은행 복권의 당첨 번호 추첨을 TV에서 생중계했던 것 같다. 예쁘게 차려입은 진행요원 아가씨들이 100, 10, 1 등 자릿수별로 서 있고.. "쏘세요!" 신호와 함께 주사위를 던지던가 다트를 쏘던가 해서 그렇게 번호를 무작위하게 추출했다. 이런 식으로 진행하는 게 제일 뒤끝 없고 공정하긴 했는가 보다.

(4) 요즘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 무인화가 가장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분야는 단순 접객 서빙과 요금 수납, 그리고 교통수단의 조종이지 싶다. 교통수단 중에서는 제일 안정적인 육상 궤도 교통수단이 무인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 중이다.

(5) 열차 승차권은 인터넷과 스마트폰 앱을 이용한 예매가 완전히 일상화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추석과 설에 확실하게 열차를 타기 위해서는 오늘날까지도 역에 발품 팔아 찾아가서 줄 서서 '오프라인 방식'으로 표를 사야 한다.

모든 열차 좌석을 인터넷 예매로 팔지는 않기 때문이다. 인터넷으로 예매 가능한 좌석 수의 전체 비율은 생각보다 낮다. 컴맹 세대 내지 사정상 인터넷에 접근할 수 없는 계층을 배려한 것도 있고, 또 원격으로 표를 너무 쉽게 지름으로써 잠재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암표와 예약 부도(일명 '노쇼') 같은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서이다.

(6) 국내의 고속도로 톨게이트들은 신용카드 내지 티머니 결제가 가능하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하이패스가 없다면 반드시 현금을 준비해야 한다.
언뜻 보기에 굉장히 원시적이고 미개해 보이는 관행인데.. 수많은 자동차들이 24시간 끊임없이 드나드는 곳에서 외부 카드 회사와 통신이 이뤄져야 하는 시스템은 신뢰성 문제 차원에서 채택하지 않은 거라고 한다. 하이패스야 자기들이 운용하는 시스템이니까 내부 통신만 이뤄질 것이고.

궁극적으로는 고속도로도 주차권 없이 모든 차량의 출입이 100% 자동 인식되는 주차 시스템처럼 바뀌어야 하는데 문제는 고속도로는 단순 건물이나 캠퍼스 안의 주차 시설과는 넘사벽급으로 규모가 크다는 점이다. 365일 24시간 신뢰성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7) 고속도로 말고 강원랜드 같은 도박장도 카드 결제가 되지 않는다. 거기는 건전한(?) 금융거래를 하는 곳이 아닌 관계로, 법적으로 카드 긁는 게 금지돼 있다. 돈을 쓸 거면 노름꾼들에게 늘 현금박치기를 강요시켜서 피 같은 내 돈이 실물로 없어지는 게 직접 눈으로 보이고 실감나게 하는 것이... 도박장들의 소득 규모를 손쉽게 파악하고 탈세를 방지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고 도박 중독자들이 판돈을 카드로 확 지른다고 생각해 보라. 도박이 아닌 일반적인 지름신 영접만으로도 일부 경제 관념 없는 사람들이 카드빚 때문에 죽네 사네 할 정도인데 저건 얼마나 끔찍한 비극을 부르겠는가?

Posted by 사무엘

2017/03/01 19:31 2017/03/01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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