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196, 70년대에 인간을 달에 보내기 위해서 폰 브라운의 영도력으로 새턴 V라는 왕창 크고 아름다운 로켓을 만들었던 동안, 소련에서는 세르게이 코룔로프의 휘하에서 N1이라는 이름의 로켓을 만들었다.
그랬는데 1969년에 미국에서 아폴로 11호 미션을 먼저 성공시키자, 소련에서는 2등은 별 의미가 없다면서 유인 달 착륙 계획을 취소했다. 패배를 깔끔히 인정했다.

사실, 그 당시 소련은 그렇잖아도 미국과는 달리 로켓 엔진의 고출력 대형화를 달성하지 못해서 기술적으로 매우 고전하던 중이었다. 자동차로 치면 휘발유 엔진은 디젤 엔진만치 실린더 하나의 배기량을 무한히 키우지 못하는 것처럼 말이다.
무작정 공간을 크게 만들어서 무식하게 연료를 한꺼번에 많이 폭발시킨다고 장땡이 아니다. 그럴수록 연소 효율이나 폭발 압력 관리 같은 난관이 커진다.

미국의 새턴 V는 맨 아래에 가장 큰 출력을 내야 하는 1단 로켓이 저렇게 딱 5개의 큼직한 엔진으로 구성돼 있었다. 분출구 크기와 주변의 사람 크기를 비교해 보라. 각각의 엔진이 얼마나 거대한지를 알 수 있다. 저게 평범한 기술로 구현 가능한 게 아니었다는 얘기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 반면, 소련의 N1은 자그마한 엔진이 무려 30개나 다발로 달려 있었다. 단수도 새턴은 3단이지만 N1은 4단으로 한 단계 더 많았다. 밑바닥이 무슨 자동차 휠처럼 생겼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새턴 V는 가장자리에 엔진이 4개 있고 중앙에 하나가 더 있는 형태인데, N1은 가장자리에 엔진이 24개 있고 중앙에 엔진이 추가로 정육각형 꼭지점 모양으로 달려 있으니.. 공교롭게도 딱 6배수 관계이다.

그런데 같은 동력을 공급하는 용도로 힘의 원천이 지나치게 많으면 제어가 너무 힘들어진다. 10기통을 훌쩍 넘어가는 스포츠카 엔진이라든가, 1km 이상의 긴 열차에서 3대 이상의 기관차가 동시에 가속하는 경우를 생각해 보라.

하물며 로켓 엔진은 자동차나 비행기 엔진보다 더 많은 연료를 더 짧은 시간 동안 급격하게 태워 없애야 한다. 그만큼 더 위험하다. 연료와 공기를 그 많은 엔진에다가 균등하게 공급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엔진들 중 한 곳에라도 예기치 못한 문제가 생겼을 때 뒷감당을 할 수가 없었다.

이 때문에 N1 로켓은 1969년부터 시작해서 수 년에 걸쳐 네 번이나 발사 시도를 했지만, 모두 폭발 사고가 나고 실패로 끝났다. 이건 나로 호 같은 자그마한 로켓도 아니고, 인간을 달에 보내는 수준의 초대형 로켓이다. 그러니 한번 실패할 때마다 등유와 액체 수소 등등 연료만 생각해도.. 허공에 날리는 비용과 손해가 장난이 아니었다. 발사대까지 불바다에 휘말려 다 날려먹었을 정도였다.

그에 반해 새턴 V는 발사 실패가 전무하고 언제나 100% 성공이었으니.. 참 대조적이다. 저 로켓의 1단 밑바닥 모양이 마치 냉전 시절 미국과 소련의 운명의 차이를 보는 것 같다.

물론 세르게이 코룔로프도 천재였으며, 미국 같은 자금빨과 지원이 있어서 기술을 꾸준히 개선했으면 새턴 V에 필적하는 로켓을 만들 수 있었을 것이다. 실제로 달 착륙용 로켓 이후로 1980년대의 우주왕복선 계열로 와서는 후속작 에네르기아 로켓이 과거 N1 로켓의 한계를 모두 극복하였으며, 소유스 로켓은 100% 무사고 성공 기록을 자랑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옛날에 달 착륙 경쟁을 하던 시절에는 소련이 아직 그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

우주로 날아가는 로켓은 수평으로 달리거나 굴러가면서 내기도 어려운 엄청난 고속 가속을... 중력을 정면으로 180도 거스른 위쪽으로 올라가면서 구현한다는 게 정말 보통일이 아니다. 그러니 수백~수천 톤에 달하는 연료를 겨우 몇 분 만에 다 태워 없애 버린다.

수 톤 남짓한 payload를 지구 저궤도에 띄우고 우주로 보내기 위해서 이만한 연료가 필요한데, 그 연료 자체의 무게 때문에 또 엄청난 양의 연료가 추가되고.. 이런 걸 다 감안하며 계산해 보니 결국 저 거대한 로켓이 필요해진 것이다. 나라에서 세금을 걷으려면 원래 필요하던 돈뿐만 아니라 세금을 걷는 데 드는 비용까지 다 감안해서 세금을 걷어야 하듯이 말이다.

그리고 저런 난관을 해결하고 대형 고출력 엔진만 만든다고 해서 일이 다 끝나는 것도 아니다.
로켓은 총알처럼 강선을 타고 고속으로 뱅글뱅글 돌면서 날아가는 게 아니고, 무슨 비행기 같은 조향 장치(rudder)가 있지도 않은데.. 진행 방향이 어긋나기가 정말 쉬워 보이지 않는가? 그거 방향이 어긋나면.. 비행기가 실속에 빠지듯이 로켓은 최악의 경우 땅으로 꼬라박아 버릴 수도 있다.

이런 거 저런 거 다 따져 보면.. 지금 같은 컴퓨터도 없던 반세기 전에 천체 운동 궤도를 계산하고 로켓의 모든 내부 구조를 설계한 우주 개발 공돌이들이 얼마나 대단한 천재들이었는지 실감할 수 있다. 또한 우주왕복선은 탐사선을 등에 업은 기형적인 자세로도 수직-수평으로 방향을 잡고 제대로 날아가는 게 정말 보통일이 아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미국에는 베르너 폰 브라운(1912-1977), 소련에는 세르게이 코롤료프(1906-1966)가 있었고.. 중국에는 첸쉐썬(1911-2009) 같은 사람이 있었다. 천재 한 명이 나라의 항공 우주 기술을 다 이끌다시피했다. 우리나라...는 몰라도 일본에도 또 그런 엘리트가 분명 있을 텐데 싶다.

참고로 브라운의 경우, 정말 진성 우주덕으로서 인간을 달도 모자라서 화성에까지 보내고 싶어했는데.. 아폴로 17호 이후로 우주 개발 관련 예산이 모조리 짤리는 바람에 몹시 상심하고 안타까워했다고 한다. 뭐, 천조국도 예산이 무한정 있는 건 아니니 어쩔 수 없었을 것이다. 화성까지 가는 건 현재 기술도 편도로만 최하 반 년이 넘게 걸리는데.. 거기에 사람을 보내면 그 동안 뭐 먹고 어떻게 살며 귀환은 어떻게 할지 문제가 너무 어렵긴 하겠다..;;

* 보너스: 영화 옥토버 스카이

마침 10월이 되기도 했으니 저런 로켓과 관련하여 본인이 감명깊게 접한 옛날 영화가 하나 떠오른다. 바로 옥토버 스카이.. October Sky (1999)이다.
이건 Homer Hickam(1943~)이라는 미국의 실존 인물과 그의 친구들의 학창 시절 행적을 다룬 영화로, 아폴로 13과 더불어 본인의 favorite 투톱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는 그냥 탄광촌 깡촌에서 그저 그런 아이로 살고 있었는데.. 1957년 소련의 스푸트니크 인공위성 발사 소식을 계기로 로켓에 완전히 미치고 꽂혀 버려서 로버트 고다드의 후예처럼 살기 시작했다.

그는 아버지와 주변 사람들의 만류, 미친놈 취급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불철주야 로켓 연구만 하다가..
1960년, 고등학교 재학 시절에 지금 인텔 ISEF의 전신인 전미 과학 전람회(NSF)에 자기 로켓을 출품했다. 그리고 추진체 분야에서 당당히 1등을 차지했다.

본인도 먼 옛날에 ISEF의 허접 참가자였다. 그러니 저 장면에서 더욱 콧등 찡함이 느껴진다. (1960년은 인텔 사는 아직 없던 시절..)
그리고 저 소년이 쏘아올린 작은 로켓은 훗날 우주왕복선으로 바뀐다...;;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영화 결말부를 한번 보시라.

Homer Hickam은 그 대회 입상실적 덕분에 버지니아 공대를 특채로 들어갔다. 대학 졸업 후에는 장교로 임관하여 월남전에 참전했으며, 전역 후에는 NASA에 들어가서 각종 연구 개발과 우주왕복선 승무원 양성에 관여했다고 한다.
일본 최초의 우주인이며 옛날에 <생명 그 영원한 신비> 다큐 진행자로 잘 알려진 모리 마모루도 그때 저 사람을 만났었다는 얘기다!

저런 괴짜들, 덕후들이 자기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다는 게 미국의 진정한 저력이다. ㅜㅜ
1960년대에 인디애나 주, 인디애나폴리스라 하면.. 난 지금까지 실비아 라이컨스 아동 학대치사 범죄 사건(An American Crime 영화) 정도밖에 몰랐는데, 저 때 과학 전람회가 열린 곳도 인디애나폴리스이다. 시간과 공간 배경이 비슷하다.

그런데 왜 영화 제목이 뜬금없이 '10월 하늘'이냐 하면.. Rocket Boys의 단어 anagram을 의도했기 때문이다.
나도 Looking for you가 아니었으면 항공우주덕으로 기울었을 텐데.. 음악 때문에 철덕으로 방향이 고정돼 버렸다.;;

Posted by 사무엘

2018/10/02 08:30 2018/10/02 08:30
, , ,
Response
No Trackback , No Comment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1538

Trackback URL : http://moogi.new21.org/tc/trackback/1538

Leave a comment

먼 옛날 인간을 달에 보냈다가 성공적으로 귀환시킨 새턴 V(5호) 로켓은 일체형이 아니라 세 단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얘는 높이? 길이?가 110미터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크기를 자랑하며, 인간이 역사상 개발한 가장 고출력 고성능 유인 이동 수단이었다.

이 로켓은 플로리다 주에 위치한 케네디 우주 센터에서 발사되었으며, 사령 본부는 거기서 좀 떨어진 텍사스 주의 휴스턴에 있었다. 둘 다 적도에 최대한 가까운 미국 남부인 것은 동일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1단 로켓: 발사 직후 딱 2분 반 동안 2천 톤의 연료를 몽땅 태우고 뿜으면서 기체를 고도 68km, 시속 9921km까지 도달시켰다. 발사 카운트다운이 0으로 떨어질 때까지 가만히 있는 건 아니며, 그보다 수 초 전부터 미리 점화된다.
  • 2단 로켓: 1단의 뒤를 이어 6분 동안 기체를 고도 176km, 시속 25182(초속 7)km로 가속시켰다.

참고로 우주왕복선의 고체 연료 부스터가 분리되는 때가 마하 4 + 고도 46km정도이고, 다음으로 액체 연료 탱크가 분리되는 때가 마하 23 + 고도 110km쯤이다. 지구 저고도까지만 가는 우주왕복선보다야, 새턴 로켓이 스케일이 더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저 정도 크기의 로켓이 발사되면 그야말로 반경 수 km 이내에서 지축이 흔들리는 게 느껴지며, 전쟁이 나거나 유전이 폭발했나 싶을 정도로 거대한 화염과 연기가 발사대 주변을 뒤덮는다. 그 거대한 폭발이 철저하게 제어되고 통제된 방향으로만 발생하기 때문에 로켓이 우주로 날아가는 거지, 안 그랬으면 그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서 그저 불바다+폭죽밖에 남는 게 없을 것이다.

자동차든, 비행기든, 로켓이든.. 모든 교통수단들은 처음 출발하기가 제일 어려우며 이때 연료 소모도 많다.
로켓은 자동차처럼 구르면서 정지 마찰력을 극복하는 것은 없지만, 기체가 제일 무거운 상태에서 지구의 중력뿐만 아니라 공기 저항까지 극복해야 하니 고충이 크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연료가 줄어들면서 기체가 가벼워지고, 공기압도 줄어들기 때문에 로켓은 점점 더 힘이 붙는다.

이런 이유로 인해 1단 로켓이 출력이 압도적으로 가장 강하다. 1단 로켓으로 제일 강하게 가속을 받을 때는 조종사가 거의 4G까지 경험한다고 한다. 1단만 등유(케로신)를 사용하고, 2단과 3단은 수소(액체) 기반이니 모두 액체 연료라는 공통점이 있다. 또한, 1단이 부피 대비 연료가 훨씬 더 무겁다

물론 산화제로는 모두 액체 산소를 사용한다. 연료를 많이 태워서 큰 힘을 내려면 연료를 많이 주입하는 것뿐만 아니라 산소를 충분히 공급해 주는 것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것 때문에 자동차만 해도 공기를 꾸역꾸역 많이 주입해서 엔진 성능을 향상시키려고 터보차저를 달며, 대형 여객기는 10km 남짓한 순항 고도보다 높이 올라가면 공기가 부족해서 헥헥거리기 시작한다. 하물며 우주를 날아가는 로켓은 산소를 직접 조달해야 한다.

액체 수소에 액체 산소.. 액체 연료 로켓은 내용물이 굉장히 차갑다(...). 한여름에 차가운 음료를 꺼내 놓으면 컵 주변에 이슬이 맺히듯.. 이 로켓도 연료와 산화제를 주입하고 나면 표면에 서리와 얼음덩이 같은 게 송글송글 맺히곤 했다.

2단 로켓이 분리되어 떨어질 때, 지금까지 로켓의 맨 꼭대기에 달려 있던 자그마한 비상 탈출용 로켓(launch escape system)도 같이 떨어져 나간다. 이제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얘는 이건 전투기의 사출좌석처럼 비상 상황에서 자기 아래에 승무원이 탄 캡슐(사령선)만 따로 로켓 본체로부터 분리하고 탈출과 낙하를 시켜 준다. (그래도 다행히도 역대 아폴로 계획에서 이 탈출용 로켓이 실제로 승무원들을 구조하는 데 쓰인 적은 전무했다.)

총에서 발사된 총알은 안정된 궤도를 유지하며 날아가기 위해서 스스로 뱅글뱅글 돈다. 그리고 총의 총열은 단순히 총알의 진로만 유지해 주는 게 아니라, 총알이 그렇게 회전하면서 나아가게 하려고 안쪽 표면에 나선 모양의 홈이 파져 있다. 이걸 강선이라고 하는데, 그 좁고 긴 총열에 강선을 새겨 넣는 게 엄청난 기술이 필요한 어려운 일이었다.

그런데 로켓은 그렇게 돌면서 나아가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발사 중에 진로가 어긋나지 않도록 자세를 제어하는 게 더욱 중요하다.
처음에 발사될 때는 비교적 느리게 수직 상승하기 때문에 우리가 실감을 잘 못 하지만, 로켓은 육지에서 보이지 않을 정도로 높이 오른 뒤부터는 우리가 상상하기 어려운 정말 빠른 속도로 날아간다. 그리고 나중에는 수직이 아니라 수평으로 기울어지기도 한다.

달에 가는 로켓이라고 해서 무작정 눈에 보이는 저 달을 향하여 앞? 위?만 보고 직선 지름길(?)로 나아가는 게 아니다. 지구는 자전을 하고 있고 달도 지구를 공전하니, 달이 있는 쪽만 보고 나아가는 건 애초에 직선 운동이 되지도 않는다. 그리고 그렇게 무데뽀로 지구를 빠져나가는 데에는 연료가 너무 많이 소모된다.

달로 가는 로켓이라 하더라도 일단은 지구 궤도에 진입하여 지구를 1.5~2바퀴 돈 뒤(3단 로켓의 엔진도 끄고), 거기서 적절한 타이밍에 엔진을 재점화한다. 원 궤도가 긴 타원 궤도가 되게 살짝 가속을 함으로써 지구로부터 자연스럽게 멀어진다. 그러다가 달에 가까워지면 자연스럽게 달의 인력에 끌려가는 것이다.

이 과업을 위한 추진력을 공급하는 것이 바로 마지막 3단 로켓이다. 기체는 2단 로켓이 올려 준 고도보다 약간만 더 올라가서 188km 남짓, 일명 parking orbit에 해당하는 고도에서 이제는 수평으로 가속하는 데 힘쓴다. 200km가 채 되지 않고 우주 정거장보다도 낮은 고도이니 여기서 지구를 한없이 많이 돌고 있을 수는 없다. 하지만 고작 한두 바퀴 남짓만 돌다가 더 가속해서 달로 가니까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1단과 2단 로켓은 연료를 다 소모한 뒤에 지구로 추락하지만, 3단 로켓은 다 쓰고 나면 우주 공간에 버려진다. 태양을 도는 궤도로 끌려 가거나, 아니면 달에 충돌하는 등 알아서 잘 사라져 줬으면 좋겠지만, 모든 3단 로켓이 그렇게 처분되지는 않은 듯하다.

2002년에는 지름 수십 m 남짓한 정체불명의 물체가 지구를 도는 것이 어느 아마추어 천문가에 의해 관측되어 J00E2E이라는 이름이 붙기까지 했는데, 이건 알고 보니 1969년에 발사된 아폴로 12호에서 떨어져 나온 3단 로켓 몸체였다. 태양 궤도로 끌려가는가 싶다가 도로 지구의 인력에 이끌려 와서 우주 쓰레기로 전락한 것이다.

아무튼 3단 로켓이 분리됨으로써 로켓은 이제 아무것도 없고 아폴로 우주선만 남게 된다. 로켓이 1~3단 세 파트로 나뉘었던 것처럼 우주선도 역시 사령선, 기계선, 착륙선(달 착륙선)이라는 세 파트로 나뉜다. 그리고 엄밀히 말하면 이들 우주선도 추진력이 있으니 소형 로켓이다.

로켓의 진행 방향이 →라고 가정할 때 사령선은 ▷ 요런 원뿔 모양이며, 기계선도 대충 요렇게 분출 노즐이 끝에 달린 원통 ▶□ 모양이다. 문맥에 따라서는 기계선도 사령선의 일부라고 보기도 한다. ▶□▷처럼..

로켓의 발사 당시에 파트들은 "3단 로켓 → 착륙선(◎) → 기계선(▶□) → 사령선(▷) → (2단 로켓과 함께 떨어져 나가고 없는 탈출 로켓)"의 순으로 배열돼 있다. 달 탐사선은 처음에는 외부에 노출되지 않고 로켓의 내부에 감춰져 있다.
그런데 3단 로켓이 분리되고 아폴로 우주선이 활동을 시작할 때는 기계선과 사령선이 앞으로 나가서 180도 "유턴"을 한 뒤.. 달 착륙선과 사령선을 ◎◁□◀ 이렇게 전방에다 연결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상태로 아폴로 우주선은 달을 뱅뱅 돌다가 달 착륙선을 다시 분리시켜서 말 그대로 달에다 착륙시켰다. 승무원 3명 중 2명은 그렇게 달에 발을 디디고, 1명은 사령선에 남았다. 사령선에 남은 사람은 비록 달의 땅을 밟지는 못하지만 혼자서 달 뒷면을 구경하면서, 그 동안(뭐 한 번에 50분 남짓이었다고는 하는데)은 지구와도 통신이 끊기고 세상에서 제일 철저한 고독을 경험할 수 있었다.

달이야 대기가 없으니 지구 같은 대기권 진입 걱정은 안 해도 된다. 달 표면으로 자유 낙하하다가 연료 역추진으로 추락 속도를 낮춰서 땅에 살며시 내려앉았다.

달 착륙선은 또 하부와 상부로 나뉘는데, 하부는 다리가 네 개 달려 있고 다시 달에서 출발할 때의 발사대 역할을 했다. 달을 떠날 때는 착륙선의 상부만이 이륙해서 달을 한두 바퀴 돌다가, 대략 110km 고도에 있는 사령선과 합체(도킹)했다. 달을 떠나서 사령선이 있는 상공까지만 가는 건 아예 모든 준비를 갖추고 지구를 떠나는 것보다는 비교할 수 없이 훨씬 더 쉬운 일이었다.

그리고 인간이 마지막으로 달에 다녀 왔던 아폴로 17호에서는, 달에다 두고 온 월면차에다가 카메라를 설치한 덕분에 달 착륙선이 이륙하는 모습을 3인칭 시점으로 촬영할 수 있었다. 17호는 유일하게 밤에 발사된 달 탐사 미션이며, 아프리카 대륙 모습이 나온 '푸른 구슬' 사진을 찍은 그 미션이기도 하다.

달 착륙선이 사령선과 다시 합체하는 건 아폴로 계획 전체를 통틀어서 매우 위험하고 아슬아슬한 도박이었다. 이걸 실패하면 달에 갔던 승무원 2명은 달에서 질식하고 굶어 죽게 되고, 사령선에 남았던 1명만 혼자 지구로 돌아오는 상상도 하기 끔찍한 비극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승무원을 사령선에 무사히 진입시키고 나면, 달 착륙선은 연료도 떨어졌고 더 쓸 일이 없기 때문에 다시 버려져서 달 표면으로 서서히 추락했다. 사령선은 지구 방향으로 가속을 해서 달의 궤도를 이탈하고, 지구의 인력에 이끌려서 지구로 돌아가게 된다.

아폴로 미션들 중 13호의 경우, 기계선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 때문에 달 착륙은 못 했지만 그래도 달을 멀리서 한 바퀴 돌기만 하고 모든 승무원이 지구로 무사히 살아서 돌아왔다. 얘는 달 착륙선을 버리지 못하고 부득이하게 지구에 도로 갖고 오게 됐다. 허나, 달에 무사히 다녀오고 착륙선을 버리기까지 한 뒤에 그런 사고가 나서 기계선이 무용지물이 됐다면.. 승무원들은 착륙선의 기능을 이용할 수(추력, 산소 공급..) 없었을 것이며 지구로 살아서 돌아올 수도 없었을 것이다.

끝으로, 이제 우주 여행의 최종 관문인 지구 대기권 재진입이 남아 있다. 아폴로 우주선은 초속 1.2km로 비행하면서 그야말로 쇠가 녹는 2000도 이상의 마찰열을 견뎌야 했다. 비록 각도는 매우 완만하지만 그야말로 총알보다 더 빠른 속도이다.
그리고 재진입 타이밍 때 사령선은 드디어 기계선과도 빠이빠이 한다. 기계선은 사령선과 같은 열차폐막의 보호 없이 대기권에서 불타 없어진다.

재돌입을 무사히 마친 사령선은 낙하산을 펴고 바다에 떨어진다. 얘는 우주왕복선과 달리 딱딱한 육지에 착륙할 수 없다. 달에 착륙할 때와는 달리 충격 완화를 위한 역추진 장치 같은 게 없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기계선이 없이 사령선은 단독으로 아무 동력이 없으며, 활강 능력도 없다.

사령선이 망망대해의 어디쯤에 떨어질 걸로 예상되는지는 사령선의 모든 궤적을 추적 중인 본부에서 컴퓨터로 다 계산해서 파악해 놓는다. 그래서 그 지점에 군함과 헬기를 대기시켜 놨다가 승무원들을 구조하고 데리고 온다.

이상.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여서 수천 톤에 달하는 로켓을 쏴서 사람 세 명을 달에 보냈는데 이것저것 다 떼어내고 최종적으로 돌아오는 건 저 사령선 캡슐 하나뿐이다. 아래 사진에서 꼭대기의 비상 탈출용 로켓 바로 아래의 흰 원뿔 말이다.
총알만 해도 화약과 탄피를 빼고 실제로 목표물에 박히는 탄두는 총알 전체의 크기에 비해 아주 작긴 하다. 하지만 비율이 저 로켓만치 터무니없이 작지는 않다...;;

참고로 저 높은 로켓의 꼭대기 사령선에 승무원들이 처음 탑승할 때는.. 옆의 발사대에 설치된 엘리베이터를 타고 위로 올라간 뒤, 발사대와 로켓 사이에 설치된 탑승교를 건너서 안으로 들어간다. 누워 있던 길다란 로켓을 기립시키는 것도 보통일은 아니겠다만...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인간이 지구 중력을 탈출했다가 돌아오는 게 얼마나 끔찍하게 어려운 일인지, 그리고 오로지 체제 경쟁에서 승리하겠다는 목표 하나로 그 모든 난간을 뚫고 1960년대의 과학 기술만으로 그 일을 이뤄 낸 미국의 공돌이들이 그저 경이롭게 보일 따름이다.

새턴 로켓과 아폴로 우주선이 무게를 줄이기 위해 이것저것 부품을 많이 떼내서 버리는데, 3단 로켓과 달 착륙선은 폐기 장소가 좀 애매한 구석이 있다. 초기에는 그냥 해당 궤도(주로 달)에 방치한 뒤에 스스로 서서히 추락하게 했지만, 나중에는 우주 쓰레기를 만들 여지를 없애기 위해 잔여 연료로 확실하게 궤도를 벗어나고 달 표면에 신속하게 추락시키는 쪽으로 처분 방식을 바꿨다.

새턴 V 로켓의 1단 엔진은 미국 내부에서도 기술자의 명맥이 끊기는 바람에, 전해지는 설계도 도면만으로는 후대의 엔지니어들이 동일한 물건을 만들 수 없는 지경이라고 한다. 21세기에 눈부시게 발달한 반도체 내지 전자 공학 기술만으로는 커버가 안 되는 고유한 노하우가 또 있는가 보다. 그래서 자기네 선배 직원(또는 협력업체 직원)이 옛날에 만들었던 부품을 정밀 촬영을 하고 reverse engineering을 해서 기술을 재현해 내려고 애쓰는가 보다.

우주에서는 인간이 생존하는 데 필요한 산소, 물 같은 물질을 지속적으로 보급받을 길이 전무하니.. 인간은 지구에서 챙겨 온 보급 물자에만 의존해서 임무를 수행해야 했다. (뭐, 물이야 수소 연료를 산화시킨 부산물을 활용하기도 했지만..)
그리고 전세계 최고의 엘리트 공돌이들이 만들어 낸 치밀한 계획이 우주 현장에서 조금이라도 들어맞지 않거나 제대로 실행되지 않고 틀어졌다면.. 우주에 나갔던 그 사람들은 그대로 죽음을 면할 수 없었다. 그만큼 우주는 인간에게 친화적인 공간이 아닌 것이다.

세상에는 이런 달 여행 방법을 그 옛날에 처음으로 생각해 내고 실행에 옮긴 사람도 있는데.. 잘 알지도 못하고서 이게 자작극이고 주작이라고 무식하게 생각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미국의 적국이요 막강한 경쟁자였고, 대등한 우주 개발 기술이 있던 소련이 tolerant, weak, helpless해서 미국의 달 착륙을 인정하고 축하한 게 아니었다. NASA의 음모론 이러는 사람들치고 소련을 계산에 같이 넣어서 생각하는 사람을 난 지금까지 전혀 보지 못했다.

그런데 지난 1995년에 영화 <아폴로 13>이 개봉했던 시절, 미국 본토 내부에서도 영화를 실컷 잘 봐 놓고는 이게 현실과는 전혀 무관한 흔한 SF물인 줄로만 안 사람들이 제법 있었다고 한다. (☞ 이 링크에서 Silly comments on Apollo 13 검색..) "저게 현실에서 일어났으면 사람들 다 죽었겠지? / 우주에서 저런 일이 일어났으면 우주왕복선을 날려서 승무원들을 구출하지 그래?" 이랬다나 어쨌다나.. orz

Posted by 사무엘

2018/07/06 08:30 2018/07/06 08:30
,
Response
No Trackback , No Comment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1508

Trackback URL : http://moogi.new21.org/tc/trackback/1508

Leave a comment

천체의 운동 관련 여러 생각들

우리는 뉴턴 고전역학을 통해 질량을 가진 두 물체는 서로 끌어당기며, 천체의 운동이라는 것도 그 끌어당기는 힘에다가 초기의 운동 방향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3차원 공간에서 원뿔곡선 궤도를 그리는 것이라고 알고 있다. 단적인 예로 인공위성은 지구를 향해 한없이 추락하고 있는 물체일 뿐이다.

어떤 행성의 크기는 자신이 주변의 모행성이나 항성을 공전하면서 그리는 궤도의 크기에 비해 매우 작다. 단적인 예로 지구와 달 사이의 최단 직선 경로에다가 그 큰 목성과 토성을 포함해 태양계의 타 행성들이 모두 일렬로 늘어설 수 있을 정도이다. 그렇기 때문에 천체의 궤도 운동에 대해 기술하고 계산할 때는 그 천체가 완전한 구인 것도 모자라서 그냥 점이라고 간주하기도 한다.

그러나 모행성과 위성의 질량 서열이 그 정도로 일방적이고 압도적이지 않을 때는 어느 한쪽을 완전히 무시하는 게 가능하지 않다. 위성이 모행성을 돌면 사실은 모행성도 위성의 중력의 영향을 받아서 조금은 휘청이고 들썩이며, 가상의 질량중심을 축으로 해서 빙글빙글 돌게 된다.

모행성이 위성보다 압도적으로 더 무겁다면야 그 질량중심이 모행성의 실제 중심에서 거의 벗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둘의 질량이 서로 대등하고 호각인 지경이 되면 질량중심은 아예 두 천체 사이의 외부에 있게 되며, 둘은 상대방을 마주보며 빙글빙글 도는 이중 행성 체계를 형성한다. 태양으로부터 저 멀리 떨어진 명왕성이 위성 카론과 이런 관계인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 뒤 양 행성은 궁극적으로 자전 주기와 공전 주기가 같아져서 상대방의 한 면만 보게 된다.

지구의 자연위성인 달은 모행성의 규모에 비해 이례적으로 굉장히 크다. 그래서인지 거리도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구를 통째로 들썩이게는 못해도 암석보다 훨씬 가벼운 유체인 물 정도는 인력으로 끌어올려서 기조력을 일으킨다. 태풍이 분 것도 아닌데 달의 근접만으로 해수면의 높이가 바뀌고 어디 저지대가 침수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는 게 개인적으로 굉장히 신기하게 느껴졌다.

지구는 타 행성과는 달리 '살아 있는 행성'으로 여겨진다. 단순히 생명이 존재하고 표면에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하기 때문만이 아니다. 끊임없이 화산이나 지진 같은 지질 현상이 발생하고, 공기와 물이 순환하고 물질도 생명과 소멸을 반복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게 신의 창조와 개입 덕분이라고 믿어 버리면 더 할 말이 없지만, 지구와 같은 급은 아니어도 폭풍 같은 단순 기상 현상 자체만 따지자면 금성이나 목성처럼 성경이 언급하지 않는 다른 행성에도 존재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도대체 무슨 힘으로 저 많고 무거운 물이 끝도 없이 움직이고 파도가 치는 걸까? 과학의 영역에서 답을 구하자면, 지금까지 얘기가 나왔듯이 (1) 지구의 자전, (2) 달의 기조력, 그리고 (3) 땅과 바닷물의 엄청난 비열 차이 덕분이다. 물은 비열이 굉장히 높으며, 지구는 자전 속도가 비교적 빨라서 행성 차원에서 자기장이 존재할 정도이니 이것 역시 굉장한 축복이다. (금성은 여기서 탈락해서 완전 안습 낭패로..)

뭐, 파도에 대해서도 "주께서 경계를 정하사 물들이 넘어가지 못하게 하시며 그것들이 다시 돌아와 땅을 덮지 못하게 하셨나이다." 같은 성경 말씀이 있긴 하다(시 104:9). 쓰나미는 저 잠금장치가 일시적으로 해제된 상황이라고 봐야 할 듯하다.

황해는 시간대별로 물이 들어왔다가 빠져서 수위가 가변적인 게 동해에서는 발견할 수 없는 현상이고 참 흥미롭다. 전기로 치면 주기적으로 전압이 변하는 교류 전기와 비슷한 구석이 있어 보인다.

지구 안 사정 얘기가 좀 길어졌는데, 다시 천체 운동 얘기로 돌아오면..
모행성과 위성 사이에는 천체물리학적으로 이런 게 있다.
어떤 위성이 공전하던 힘이 부족해져서 모행성과 계속해서 가까워지고 추락하게 됐다고 치자. 혹은 그냥 모행성의 중력에 어떤 돌덩어리가 이끌려 들어왔다고 치자.

그게 크기가 아주 작은 돌덩어리나 인간이 만든 탐사선 정도의 크기에 불과하고 모행성이 지구처럼 대기라도 있다면, 걔는 빠르게 끌려오다가 대기와의 마찰만으로 타서 없어진다. 그러나 걔가 크기가 굉장히 큰.. 지름이 수백~수천 km 이상 되어 어느 정도 자체적인 중력을 가질 정도가 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1/n 같은 반비례 함수라는 건 n이 충분히 큰 값이면 그냥 0에 근접하는 아주 작은 값이고 n-1이나 n+1이나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n이 작아지고 0에 근접할수록 함수값은 급격히 커진다. 하물며 만유인력은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하니 그 증가폭이 더욱 커진다.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저렇게 적당하게 큰 천체는 자체 중력보다 더 큰 인력을 지닌 큰 모행성과 급격히 가까워질 경우, 모행성을 향하고 있는 가까운 면이 받는 인력과(배), 그렇지 않은 먼 쪽(등)이 받는 인력조차도 급격한 차이가 나게 된다.
그 결과 끌려오는 천체는 점점 더 납작해지며, 더 버티지 못하는 경우 말 그대로 오체분시되고 박살이 나 버린다. 모행성과 직접적으로 충돌하기도 전에 이미 이런 현상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볼록 렌즈 거울에서 얼굴이 이상하게 왜곡되어 비춰 보이는 걸 생각해 보자. 그런데 실제 사람 얼굴을 그렇게 잡아당기고 늘어뜨렸다가는 무슨 꼴 나겠는가? 천체가 그렇게 되는 셈이다. 제아무리 금속 덩어리, 돌덩어리라고 해도 버틸 수 없다.
부서진 천체의 파편들은 모행성을 공전하는 방향으로 일말의 힘을 받고 있던 상태이기 때문에, 그래도 모행성 내부로 곧장 추락하지 않고 부스러기들이 그냥 모행성의 고리로 남기도 한다. 행성의 조건 중 하나인 "자기 중력만으로 온전한 구형을 이루고, 자기 궤도에 있는 다른 모든 천체들을 밀어내거나 흡수할 수 있을 것"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어떤 특성을 가진 모행성과 위성이 있을 때, 이 위성이 안 부서지고 버틸 수 있는 최저 궤도 크기를 일컫는 '로슈 한계'라는 게 있다. 그리고 그걸 구하는 복잡한 공식도 있다. 모행성과 위성의 반지름과 밀도가 모두 동원되며, 대학 전공 과목 수준의 어려운 식이다. 이 글을 쓰는 본인도 솔직히 말해서 실감이 잘 안 간다.

다시 말하지만 이건 지름 수십~수백 m짜리 운석이 지구와 충돌하네 마네 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거시적인 얘기이다. 인력의 편차 때문에 으스러지고 부서지는 게 가능할 정도로 큰 위성이 지구로 접근했다면, 지구 역시 자전축이나 공전 궤도가 조금이나마 휘청거리고 해수면이 미쳐 날뛰는 등 대이변이 일어날 것이다. 한가롭게 우주쇼나 볼 수 있는 처지는 아니게 되는 게 확실하다.

이상. 오늘은 개그만화 보기 좋은 날 종말편과 관계 있는 얘기를 하게 됐다. 이 분야 관련 잡생각들을 전부 내뱉고 글을 맺자면 다음과 같다.

1.
궤도역학이라는 건 정말 신기하다. 어떻게 flyby라는 걸 생각해 내고 지구에서 달로 가는 법, 내행성이나 외행성으로 가는 법을 만들어 내는 걸까..?
궤도라는 단어부터도 철도 용어로는 railway이지만 천문 용어로는 orbit이다. 번역된 한자어만 보면 마치 다의어 같은 느낌이 들지만 영어 어원상의 관점에서 보면 동음이의어로 봐야 하지 않나 싶다. 우리말에서 화력이 열력도 되고 무기의 위력(firepower)이 모두 되는 것처럼 말이다.

2.
현실에서 지구가 둥글다는 걸 실감하기란 쉽지 않다. 딴 천체에 비쳐진 지구의 그림자라도 보지 않는 한 말이다.
배가 해변에서 몇 km나 떨어져 있으면 수평선 아래로 내려가는 것처럼 보이게 될까? 날씨가 맑으면 부산 동남부의 바닷가에서 일본 쓰시마 섬까지가 보인다는데, 그 정도 거리이면 상대편이 자기보다 아래에 있다는 걸 인지할 수 있을까?

베트남· 캄보디아 여행을 갔을 때 느낀 건데 위도가 몇 도 내려가면 날씨가 왜 이렇게 더워질 수밖에 없는지(단위 시간과 면적당 태양에 노출되는 열량의 차이) 삼각함수와 구면기하학 지식을 동원해서 계산해 보고 싶을 정도였다.

3.
신의 창조를 주장하는 쪽에서는 우주의 신묘막측함과 정교한 질서를 강조하는 편이긴 한데, 이 우주가 영원무궁토록 한 치의 오차 없이 기계 톱니바퀴마냥 정교하게 돌아가고 있는 건 또 아니다.
달은 매년 수 cm씩 지구로부터 조금씩 멀어지고 있으며, 화성의 위성 중 포보스는 화성으로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다. 로슈 한계에 걸려서 사전 붕괴할지, 아니면 땅까지 떨어져서 충돌할지는 잘 모르겠다.

한편으로 지구의 자전은 조금씩 느려지고 있다. 다른 이유들도 있거니와, 솔직히 인간이 풍력· 파력 같은 에너지를 막 끌어다 쓰기만 해도 그럴수록 지구의 자전은 새 발의 피만큼이나마 느려질 수밖에 없지, 빨라질 일은 없을 것이다.

4.
흔히 오해하기 쉬운데 천문학으로서 궤도역학과, 아예 로켓 공학은 서로 같은 목표를 공유하는 듯하지만 엄연히 완전히 다른 학문 분야이다.
천문학자가 더 고성능 로켓 엔진을 만드는 방법을 알 수는 없으며, 로켓 공학자도 자기 업무에 필요한 수준 이상으로 복잡한 천체 운동을 예측하거나, 우주 탐사선의 진로 전략을 산출하지는 못한다.

5.
로켓 공학자라면 엔진 출력과 발사체의 중량 분배, 자세 제어 같은 것에 목숨을 걸어야 할 텐데..
흔히 엔진의 성능을 나타내는 단위는 일률(마력)이다. 1마력은 질량 75kg짜리 물체를 9.8m/s^2 중력을 거슬러서 1m/s의 속도로 들어올리는 것을 말한다.

이건 물체를 중력을 거슬러서 들어올리는 힘을 가리키니 엘리베이터 모터의 출력은 기술하기가 제일 직관적일 것 같다.
어지간한 엘리베이터들의 주행 속도는 보통 초속 3~4m인 듯하고.. 승객의 무게, 객실과 와이어의 무게 이런 것들을 더하면 내 건물에 달린 엘리베이터 전동기의 최대 출력을 얼추 산출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아 하긴, 옛날에는 우주 엘리베이터 같은 것도 SF에서 제안되기도 했었지.

6.
컴퓨터쟁이들에게 1970년 1월 1일은 일명 유닉스 에폭(epoch)이라고 불린다. 그로부터 20년 전인 1950년 1월 1일이 방사성 원소 측정법의 발견으로 인해 지질학 원년이라 불리는 것과 비슷한 이치인데, 1970년 저 비스무리한 시기에 C 언어와 유닉스 같은 게 개발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항공 우주 분야의 리즈 시절도 이 유닉스 원년과 얼추 비슷한 시기인 게 너무 신기하다. 인간이 한창 달에 갔다 오고 콩코드가 날아다니고 보잉 747이 개발된 게 다 저 때이기 때문이다. 정작 컴퓨터계엔 인텔 마이크로프로세서조차 아직 없던 시절에..!

7.
인공위성들 중에서는 적도 위도에서 지구의 자전 속도와 동일한 속도로 지구를 도는.. 그래서 언제나 동일한 지표면만 보고 있는 '정지 위성'이란 게 있다. 이런 속도로 안정되게 떠 있는 게 가능하려면 위성의 고도가 거의 36000km, 즉, 지구에서 달 까지 거리의 1/10에 가까울 정도로 굉장히 높아야 한다. 그만큼 띄우기도 어렵다. 현실에서는 겨우 몇백 km만 위로 올라가도 우주라고 일컬어지는데도 말이다.
저 최적 고도가 어떻게 산출되었는지 과정이 궁금하다.

8.
이렇게 어떤 기계류가 우주에서 지구 궤도를 돌다가 힘의 균형을 잃어서 서서히 지구로 떨어지거나, 심지어 인간에 의한 통제력을 상실한 채 혼자 빙글빙글 돌게 되면 우주 쓰레기가 된다. 우주 쓰레기는 지구 중력을 탈출하는 속력에 "준하는" 엄청난 운동 에너지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부딪쳤다간 지상에서 비행기의 조류 충돌을 훨씬 능가하는 참사를 야기한다.

이런 우주 쓰레기와 비스무리한 것을 지상에서 찾자면, 달리는 자동차의 바퀴에서 튀어오른 돌조각· 쇳조각 같은 쓰레기가 아닐까 한다. 도로가 잘 포장되고 정리되어 있지 않으면 이런 것 때문에 맞은편 차선의 차량이나 뒷차가 봉변을 당하며, 앞차 운전자는 멀쩡히 잘 가던 중에 졸지에 교통사고 가해자 누명을 뒤집어쓰게 된다.
사람이 발로 땅을 질질 끌고 차 봐야 사실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데, 그에 반해 자동차 바퀴와 그에 대응하는 땅의 접지력이 얼마나 큰지를 실감할 수 있다.

Posted by 사무엘

2017/08/14 08:31 2017/08/14 08:31
, , ,
Response
No Trackback , No Comment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1393

Trackback URL : http://moogi.new21.org/tc/trackback/1393

Leave a comment

1.
이미 아시는 분도 있겠지만 본인은 과거에 수능을 안 쳤으며 군 자대 생활을 한 적이 없다. 모태신앙인 관계로 딱히 구원 순간에 대한 기억도 없고, 사소한 사항이다만 평생 안경을 쓴 적 역시 없다.
어지간한 사람들이 겪는 코스들을 많이 건너뛰었는데.. 이런 skip의 궁극의 완전체는 나중에 육신의 죽음조차도 경험하지 않고 건너뛰는 것이리라. 내가 아직 살아 있는 가까운 미래에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나서" 내가 바로 부활의 몸으로 변화된다면 그것만 한 꿀잼이 없을 것이다. (살전 5:16-17 등)

성경 스토리를 Doom 2 게임에다 비유하자면 IDDQD 치트키도 있고(무적. 욜 2:8 등), IDNOCLIP도 있고(닫힌 문 통과. 터미네이터 영화에도 나옴. 요 20:26) IDKFA(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 생략)도 있다. 심지어 순간이동 transform도 있다(행 8:39).
무적 모드를 god mode라고 부르는 거.. 일단 상당한 근거가 있는 셈이다.

그런데 결혼까지도 skip한 채로 변화될지는 모르겠다. 참고로 결혼도 이 세상에서 육신을 입은 삶이 끝난 뒤부터는 결코 할 수 없게 되는 일이다(마 22:30).

2.
무슨 손톱으로 칠판을 긁는 것처럼 음향 차원에서 끔찍한 소리 말고, 사람들이 정서 차원에서 천하에 제일 듣기 싫어하는 소리로는 잠에서 강제로 깨어야 하는 알람, 또는 군대 기상 나팔 소리 같은 부류를 1위로 꼽는다.
또한, 일본 사람들은 텔레비전에서 불시에 "띠링띠링~ 띠링띠링~" 하며 튀어나오는 긴급 지진 경보에 거의 트라우마가 있다고 본인은 들었다. 아무 존재감 없는 한국의 민방위 경보 내지, 오동작이 너무 잦아서 신뢰도가 양치기 소년 급이 돼 버린 건물 화재 경보 같은 것과는 급이 완전히 다르다. (저러다 진짜 불 나거나 전쟁 났을 때가 걱정된다)

비행기 조종사 한정으로는 "웽웽~ pull up!" 이러는 GPWS 경보음도 가히 저승사자의 음성이다. 누가 지금 비행기 기수를 올려야 한다는 걸 몰라서 안 올리는 줄 아나..;; 저 소리를 조종실에서 실제로 들은 뒤에 생존한 조종사는 세계를 통틀어도 별로 없다.

이런 점을 감안했을 때 예수님의 공중 재림을 알리는 나팔 소리는 많은 사람들에게 어떤 소리처럼 들릴까? (고전 15:51, 살전 5:16-17) "하나님의 나팔 소리 천지 진동할 때에"라는 찬송가를 기억해 보라.
이건 그야말로 2천 년에 가깝게 떡밥이었다. 예수님이 언제라도 오실 수 있다는 대비를 제대로 하고 사는 사람은 절대로 '시한부 종말론'처럼 개막장으로 살지 않는다. 그렇게 건전하게 살았던 사람이라면 하늘의 나팔 소리는 가장 반가운 소리가 될 것이다.
"난 하늘나라에서 예수님 얼굴을 제일 먼저 볼 거니까 이 세상에서는 맹인으로 살아도 괜찮아요" 급으로 살았던 사람이라면.. 더 말이 필요하지 않을 테고.

하지만 구원은 받았지만 "예수님은 어제나 오늘이나 아마 영원히 오지 않을 것이다" 이런 마인드로 살았던 사람이라면 갑작스러운 재림이 그야말로 충격과 공포가 될 것이고 저런 나팔 소리는 군대 기상 나팔이나 지진 경보음처럼 들리지 않을까 싶다.
사람이 언제 죽을지 모르고 예수님의 재림이 언제가 될지 모르는 건 인간의 입장에서는 불리한 정보 접근성이지만 그게 그나마 인간의 삶을 건전하게 유지시켜 준다.

3.
'별'이라고 하면 (1) 지구의 밤 하늘에서 볼 수 있는 반짝이는 작은 점들을 가리키지만 (2) 그냥 천체를 다 싸잡아 가리키기도 한다. 심지어 지구도 '초록별'이라고 하니까.
그래서 스스로 빛을 내는 별을 항성이라 하며, 그렇지 않은 별은 궤도를 도는 고체덩어리라는 점만 부각시켜서 행성이라고 한다. 일본식 한자어로는 '혹성'이라고도 했던 것 같다.
항성과 행성은 철도로 치면 마치 기관차와 객차의 관계와도 비슷해 보인다. 객차는 자기 동력이 없으니 기관차와 연결되어 끌려가기만 한다. 그것처럼 행성은 스스로 빛을 내는 게 아니라 다른 항성의 빛을 반사해서 빛나니까 말이다. (내가 생각해도 비유 대박이다~)

성경은 천체들을 논할 때 해, 달, 별(복수 개의 집합)이라는 세 그룹으로 분류해서 말한다. 이게 창세기부터 계시록까지 일관된 심상이요 진술 방식이다. 특히 해와 달은 서로 나타나는 시기만 다를 뿐 거의 동급의 대등한 관계로 즐겨 묘사된다.
6일 창조의 넷째 날 설명부터 시작해서(창 1:16) 요셉의 꿈에서도 해와 달과 별(창 37:9)이 등장하고, 욜 3:15과 마 24:29 같은 구절을 거쳐서 계 12:1에서도 해와 달과 별이다. 특히 계 12에 나오는 여인의 정체는 다른 듣보잡 이단 교주가 아니라 요셉의 꿈과 연결하여 그냥 유대인/이스라엘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게 성경을 성경으로 풀고 해석하는 좋은 예이다.

이런 관점에서 봤을 때, 성경에는 첫째 하늘· 둘째 하늘· 셋째 하늘이라는 개념은 있어도,
태양과 달은 실제 크기와 거리가 넘사벽급으로 차이가 있다는 것, 태양도 10파섹 거리에서 객관적으로 보면 4.8등성짜리 별이며 우주엔 태양보다 더 크고 밝은 항성도 있다는 것, 태양계에 금성이나 화성 같은 행성도 있다는 것.. 같은 정보는 성경으로부터 얻을 수 있지 않다. 애초에 성경이 인간에게 그런 정보를 주려고 기록된 책도 아니다.

물론 성경은 6일 창조라든가 인류의 역사, 레위기에 나오는 의학· 위생 관련 진술은 같은 건 문자적으로 정확하며 시대를 앞서간 기록이라는 것이 본인의 믿음이다.
허나, 성경 율법에는 살인자를 사형에 처하라는 보편적인 명령만 있는 게 아니라 오늘날 세속 관점에서는 영적 교훈 말고는 별다른 의미가 없고 적용 가능하지 않은 계명도 있다. 그런 것처럼 자연과학 쪽에도 성경의 진술이 의도적으로 세속 과학의 관점에서 차이를 보이는 부분 역시 응당 존재한다.

가령, 고래는 포유류이지만 요나서에서 '큰 물고기'라고 적어 놓았다(욘 1:17, 마 12:40).
하나님은 새끼를 낳는 고래라는 특이한 생물을 특별히 창조까지 하신 분인데 어류와 포유류를 구분할 줄 몰라서 고래를 '큰 물고기'라고 적어 놓으신 것일까? 그럴 리는 없잖아.
그냥 지느러미 달렸고 인간이 보기에 물고기처럼 생기기도 했으니 쓸데없이 이런 데에서 괜히 '문법 나치'처럼 굴 필요가 없이 저렇게 적어 놓은 것일 뿐이다.
그것처럼 천체에 대한 진술도 그냥 당대 인간이 편하게 읽으라고 해와 달과 별을 보이는 대로 심상과 예표를 부여해서 묘사했을 뿐이다.

성경이 지극히 지구 중심적으로 기록돼 있다는 것은 그만큼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우주 개발을 막지는 않지만 적극 권하지도 않는다는 심상이 담긴 것일 수도 있다. 예수님은 지구의 이스라엘 땅에 재림하시지 달이나 화성에 재림하시지는 않을 테니까. 본인은 개인적으로는 지구 외에 다른 공간에 지적 생명체가 존재할 거라고 믿지 않으며, 인간의 기술과 비용만으로 지구를 떠나 다른 행성에 정착해서 살 수 있을 거라고도 믿지 않는다. (뭐, 나와 다른 견해를 갖는 거야 얼마든지 자유이고, 시도 자체를 나쁘게 보지는 않지만)

어떻게 지구만이 달 같은 커다란 위성이 존재해서 인력을 주고받고 있으며, 내부에 액체 금속이 있는 채로 비교적 빠르게 자전과 공전을 해서 자기장도 발생하며, 끊임없이 물질이 순환하는 살아 있는 행성이 될 수 있었는지..
다른 행성은 아무리 돈과 시간을 투입해도 왜 테라포밍이 불가능할 수밖에 없는지, 지구는 밑에 지옥이라는 게 있기 때문에 다른 행성과 어떤 다른 특징이 있는지.. 굳이 창조 과학회 같은 단체가 있다면 그런 걸 규명해도 좋을 듯하다. 괜히 지구· 우주 나이 6천 년에만 매달려서 뻘짓 하지 말고 말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7/03/04 08:39 2017/03/04 08:39
, , , , ,
Response
No Trackback , No Comment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1331

Trackback URL : http://moogi.new21.org/tc/trackback/1331

Leave a comment

아폴로 계획과 달 탐사 이야기

* 옛날 2012년에 썼던 글을 리메이크 한 것이다. 월면차와 도킹 관련 내용을 새로 추가했다.

1. 인간이 달에 가기까지

콩코드 여객기가 날아다니고 인간이 달에 갔다 오던 1970년대는 그야말로 항공 우주덕을 꿈꾸는 과학도가 많이도 생겼을 것 같은 시기이다. 이제 조금만 더 있으면 인간이 달뿐만이 아니라 화성도 정복하고 우주 식민지를 개척할 것 같은 희망에 부풀지 않았었을까 싶다. 비록 내가 태어나기도 전이지만 본인은 이 시절을 어느 정도 동경까지 하고 있다.

아시아 최초의 우주인인 일본의 모리 마모루 박사는 그 당시에 만화영화 아톰을 보면서 과학자의 길을 꿈꾸었으며, 세계적인 우주론 전문가로 손꼽히는 천문학자인 연세대 이 영욱 교수도 어렸을 때 비슷한 체험을 하고 아폴로 계획의 성과에 감화도 받으면서 이 분야의 진로를 선택했다.

이 교수는 “초등학교 2학년 때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하는 것을 봤다. 그 뒤 천문과 우주에 빠져 매일 하늘을 바라보게 됐다”면서 “초등학교 5학년 때는 우주에서 쏟아지는 유성우(流星雨)를 본다고 3시간 동안 집 마당에 서있기도 했다. 마침 아폴로 달착륙 때 해설을 통해 ‘아폴로 박사’로 유명해진 고(故) 조경철 박사도 연세대 교수였다. 그렇게 연세대와 인연을 맺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 링크 클릭)

모리 박사는 13세이던 1961년 옛 소련의 유리 가가린이 인류 최초로 우주로 나가는 것을 보고 우주인이 되겠다는 꿈을 꿨다고 한다. 그래서 무엇보다 어린 시절의 꿈이 중요하다고 믿고 있다. (☞ 링크 클릭)


이제 막 통신 위성을 통한 TV 중계 기술이 개발되어 1964년의 도쿄 올림픽이 역사상 최초로 지구 반대편으로 생방송 중계된 올림픽으로 기록되던 시절이었는데, 그로부터 겨우 5년 남짓한 시간 만에 인류는 달 착륙 모습을 라이브로 중계하는 데 성공할 줄이야! 대단하지 않은가?

물론 성경은 바벨 탑(창 11:4)이라든가 루시퍼의 반역(사 14:13)에서 볼 수 있듯, 하늘로 자꾸 오르려는 인간의 욕망을 부정적으로 디스하는 경향이 있다. 하늘이 인간에게는 금단의 영역이라는 심상은, 그리스 신화의 이카루스 이야기에도 반영되어 있는 듯하다.

그러나 순수하게 미지의 영역을 개척하기 위해 과학 기술을 개발하는 것 자체는 딱히 선악 대립 구도가 없는 이념 중립적 영역이라 하겠다. 아폴로 8호 승무원은 달을 돌면서 오죽했으면 감격에 겨운 나머지 1968년 크리스마스 이브를 기념하여 창세기 1장을 낭독하기도 했다. 바로 이런 광경을 보면서!

사용자 삽입 이미지

참고로 아폴로 8호는 새턴 V 로켓으로 유인 우주 비행을 최초로 시도하는 것이었으며, 아예 지구 궤도를 벗어나서 달의 궤도까지 가는 것도 완전 최초였던 미션이었다. 달 착륙선만 빼고 각종 위험한 모험은 다 하고 왔다. 오히려 그 다음 9호는 달까지 가지는 않고 지구 궤도에 머물면서 달 착륙선과 우주복의 안정성을 시험했다.

구소련은 1950년대 말에 세계 최초로 인공위성을 쏴서(= 대륙간 탄도 미사일 발사 기술까지 인증) 스푸트니크 쇼크를 일으키며 미국을 도발했다. 하지만 미국이 작정하고 NASA를 만들고 쇼미더머니를 치면서 이 분야를 무섭게 추격하자 10여 년 만에 전세는 역전되었다.

소련은 달에 무인 탐사선을 보내서 달 뒷면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겼고, 달 표면까지 내려가서 월석을 채취해 오는 것까지는 성공했다. 그러나 달 표면에 사람을 착륙시키는 것까지는 차마 달성을 못 했고 천조국 미국이 대신 해냈다.

한때는(19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 갑자기 ‘달 착륙 구라설 / 아폴로 계획 자작극 음모론’이 인터넷에 나돌았다. 무슨 사진 모양이 이상하고 그림자 모양이 이상하다는 둥. 그 당시 기술로 우주선이 밴 앨런 벨트를 살아서 통과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둥. 그리고 그때 달에 착륙했다가 다시 출발은 어떻게 했겠냐는 둥.

그러나 이것은 우주 개발 역사와 달 탐사 우주선의 메커니즘 디테일도 제대로 모르는 비전문가의 무지의 소치이다.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은 갑자기 툭 튀어나온 게 아니라 점진적인 연습과 리허설을 거듭한 끝에 이뤄진 과업이다.

  • 아폴로 8호와 9호를 거쳐서 10호 때는 드디어 착륙선을 내려서 승무원이 달 표면 고도 10km대까지만 내려갔다가 도로 되돌아와서 사령선에 합류했다. 그 당시 착륙선은 기술적으로 달에 착륙까지는 가능했지만 거기서 재이륙을 아직 할 수 없었다고 한다. 그러니 최종 단계인 그것만 빼고 달에 갔다가 돌아오는 리허설을 다 수행했다. 10호 미션 도중엔 그 유명한 "이 똥이 누구 똥이냐"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 그 후 아폴로 11~17호 중 13호만 빼고 미국은 무려 여섯 차례나 인간을 달에 성공적으로 착륙시켰다가 귀환시켰다. 13호는 중간에 발생한 문제로 인해 착륙은 포기하고, 달 궤도를 멀찍이 삥 돌기만 한 후 지구로 귀환했다. 그래도 목숨 부지하고 돌아온 것만 해도 어디냐. 13호의 승무원은 인류 역사상 지구에서 제일 멀리까지 나갔다가 돌아온 사람이 되었다.
  • 사령선은 달의 궤도를 가까이서 빙빙 돌고 있고, 여기서 착륙선을 별도로 내려 보내서 착륙한다. 승무원 3명 중 1명은 모선인 사령선에 남아 있고, 2명만 달 표면을 밟게 된다. 사령관은 혼자 달을 빙빙 돌면서 고독스럽게 사령선을 지킨다. 어두컴컴한 달 뒷면을 도는 동안은 다른 승무원 내지 지구 기지와도 통신이 전면 두절된다.
  • 수 차례의 달 탐사가 진행되면서 인간이 달에다 남겨 놓고 온 흔적들도 많다. 가령, 착륙선의 발사대와 발사 흔적도 그렇고 아폴로 11호는 레이저 반사경을 달 표면에다 놔 두고 돌아왔으며, 이건 지금까지도 지구에서 달까지의 거리를 측정할 때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 아폴로 11호 때는, 미션 완료 후 착륙선이 다시 발사되어 올라가면서 발생한 배기가스의 강한 후폭풍 때문에, 인근에 꽂아 놨던 성조기가 쓸려 날아갔다. 어이쿠.. 그래서 그 뒤의 아폴로 미션 때는 성조기는 착륙선보다 최소 30m 이상 충분히 멀리 떨어진 곳에다 꽂게 되었다. 달 표면은 생각보다 딱딱해서 깃발을 꽂기가 힘들었다고 함.

이런 디테일을 모두 제대로 알기나 하고서 음모론, 자작극을 주장하는 사람을 난 못 봤다.
내가 기독교 식으로 좀 강한 비유를 동원하자면, 인간이 달에 갔다 왔다는 건 예수님의 부활이 사실인 것만큼이나 확실한 사실이다. 마치 예수님의 부활을 부인하고 안 믿으려면 무수한 역사적 사실들을 부정해야 하듯, 달 착륙도 증거가 의혹보다 월등히 더 많다.

만약 NASA의 달 착륙이 진짜로 자작극이라면 미국의 모든 첩보 기관들은 그 진실을 알고 있는 전세계 수많은 대학과 연구소, 기업들을 입 막고 매수하는 일에 대부분의 예산과 정보력을 쏟아붓고 있을 것이다. 정말이다. 성경의 마 28:12-13이랑 완전 똑같은 상황인 것이다.

그러나 그와는 반대로, 요즘 NASA는 달 내부에서 아폴로 11호의 착륙 지점 같은 역사적으로 너무나 유서 깊은 장소를 있는 그대로 영구 보존하고, 훗날 이곳을 찾는 타국의 달 탐사선이 이를 훼손하지 못하게 하는 법적 장치를 마련하려 하는 중이다.
다음은 역대 아폴로 계획 착륙선들이 달 표면에 착륙한 지점을 한데 나타낸 것이다. 무슨 사격 훈련 후에 표적지에 찍힌 탄착군을 보는 것 같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2. 월면차

인간이 만들어 낸 전기차 중에 가장 독특한 임무를 수행한 물건은 월면차이지 싶다.
달은 공기가 없으니 기름으로 달리는 내연기관 차량을 운용할 수 없으며, 그렇다고 산소를 연료와 함께 섞어서 폭발 추진을 시키는 로켓을 만드는 것도 아니니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월면차는 아폴로 계획 11~17호 미션 중에서 15회 때부터 총 세 차례 투입되었다.
이게 없던 시절엔 기껏 쒜빠지게 고생해서 달에 갔는데.. 너무 힘들어서 승무원들이 좀 멀리까지 주변 지역 탐사를 하기가 어려웠다.
온갖 생존 장비들이 달린 우주복은 무게가 100수십 kg이 훌쩍 넘어갔기 때문이다. 그나마 중력이 1/6인 달이니까 부담이 군인의 '완전군장' 수준으로 줄어들었지, 지구였으면 자력으로 들고 일어서지도 못한다. 그 상태로 월석을 채취까지 하면 중량 부담이 얼마나 더 커졌을까?

월면차는 달에 간 우주비행사들의 기동성을 크게 올려 줬다. 같은 거리를 더 빠르게 가고도 산소 소모량은 1/3 수준으로 줄여 줬다! 달에 두 명이 내려갔으니 월면차 역시 두 명이 모두 같이 탈 수 있었다. 개인 월면차 두 대를 제각기 끌고 다닌 건 아님. 지구에서 테스트할 때보다 더 펄펄 날아다녔다는 것도 두 말하면 잔소리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한없이 멀리 가지는 못했다. 혹시 월면차가 중간에 퍼지더라도 차를 버리고 착륙선이 있는 곳으로 걸어서 돌아올 수 있게, 착륙 지점으로부터 반경 6km 이내까지만 돌아다니게 FM에 명시를 했다고 한다. 달에는 보험사 긴급출동 같은 것도 있을 리 없으니까..!

월면차의 주행 장면은 달 착륙이 사실임을 매우 강력하게 입증하는 흥미롭고 감격스러운 영상이다. 저거 대수롭지 않아 보여도 지구에서 자연스럽게 만들 수 있는 영상이 아니다.
진공이니 (1) 바퀴가 튀긴 흙먼지조차도 연기를 형성하지 않고 마치 물보라처럼 착착 가라앉는다. (2) 차 속도 대비 흙먼지는 꽤 높고 큼직하게 생기며 지구보다 느린 속도로 가라앉는다. 그런데 사람의 동작은 슬로우 모션이 아님.

지구에서 CG 없이 1970년대의 아날로그 기술만으로 저런 걸 치밀하게 주작할 수 있었을까? 그럴 수 없다는 것이다.
차라리 아예 무중력이어서 사람이 둥둥 떠다니는 건 와이어 써서 어설프게나마 만들었겠지만, 흙먼지가 저렇게 천천히 떨어지는 걸 어떻게 구현하겠는가? 훨씬 더 어렵다.

그 월면차들은 지구로 귀환할 때 회수한 게 아니라 전부 달에 버려져 있다..;; (오오~) 아예 월면차에다가 카메라를 장착한 뒤, 인근의 착륙선이 도로 하늘로 올라가는 장면을 촬영하기도 했다. 이건 월면차의 투입과 동시에 시도했던 것이지만, 카메라를 지구에서 원격 조종해야 하니 꽤 어려운 작업이었다고 한다. 마지막 17호 때에야 간신히 성공했다. 아폴로 17호 때 촬영한 둥근 지구 사진(아프리카 대륙이 나온)만큼이나 아주 유명한 과업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월면차를 두고 온 대신 아폴로 승무원들은 월석을 더 싣고 왔다. 월석은 지구의 사막이나 극지방에 있는 돌멩이는 물론이고 공기와의 마찰을 경험한 운석과도 성분이 다르고 유니크하다는 것이 알려져 있다.

3. 도킹과 재진입

달에 처음 갈 때는 어마어마한 지구 중력을 탈출하기 위해 인류가 발명한 가장 대형+고성능 로켓이 투입된다. 이름하여 새턴 V. 얘는 높이가 110미터, 연료 만재 중량이 3000톤에 달하며, 1단 엔진의 출력은 1억 6천만 마력이 넘는다!

지구의 중력뿐만이 아니라 공기의 저항까지 극복하면서 위로 올라가야 하고 하중은 기계선과 착륙선· 연료의 무게까지 전부 감안해야 하니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런 로켓 한번 쏘는 데는 가히 천문학적인 액수의 돈이 든다. 이걸로 달까지 가는데 3~4일 정도 걸린다.

하지만 달 착륙선이 지구로 귀환하기 위해 이륙할 때는 차 떼고 포 떼고 아주 작은 로켓이 발사된다. 일차적으로는 달이 대기가 없고 중력이 작은 덕분이며, 또한 얘는 달을 돌고 있는 사령선이 있는 고도에만 도달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하늘로 오르기만 하면 장땡인 게 아니다. 달의 공중에서 착륙선과 사령선이 정확하게 한 지점에서 만나서 도킹 합체하는 게 얼마나 어려울지 상상이 가는가?
착륙선은 처음엔 수직 상승을 하다가 점점 수평으로 속도를 내야 하고, 그렇게 사령선과 상대 속도를 비슷하게 맞췄다가 착 합체를 해야 한다.

비행기로 치면 공중 급유, 혹은 지상으로 치면 말이나 오토바이를 탄 채로 옆에서 달리는 다른 자동차나 열차에 옮겨 타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뭐 하나 삐끗 했다간 끝장이다. 그러니 아폴로 11호 이전 미션들이 달 궤도 진입 및 착륙선 분리와 합체를 차근차근 조심스레 리허설을 해야 했다.

달에서 도킹에 실패했다간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 하면.. 달에 착륙했던 두 승무원은 달을 빠져나가는 데 실패하고 거기서 죽어 버리고, 사령선 선장만 혼자 돌아오는 참극이 벌어진다. 이건 어찌 보면 '깔끔하게 전원 사망'보다도 당사자에게 더 큰 트라우마를 안기지 않겠는가?

그것도 달 표면에 단번에 추락사 같은 부류라면 모르겠는데, 달 표면에 당장 생존은 한 채로 버려진다면 더 골치 아파진다. 그들은 굶어 죽거나, 아니 그 전에 산소가 먼저 고갈될 것이니 천천히 질식사한다.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서 청산가리 독약이라도 미리 챙겨 가지 않았다면 말이다. 아니, 이 사람들은 독약은 몰라도 최소한 유서는 미리 써 놓고 달에 갔다 왔지 싶다.

지구에서 이들에게 뭔가 도와 줄 수 있는 건 이제 없다. 그냥 통신을 끊고 미국 대통령은 "평화를 갈망하며 미지의 세계를 찾아갔던 영웅은 이제 그곳에서 평화롭게 영면하는 운명을 맞이하게 됐습니다. 그러나 인류의 도전은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유족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합니다. ㅠㅠ" 이런 담화문이나 발표하고 세계는 그냥 초상집 분위기가 됐을 것이다.
그리고 먼 미래에 남극에서 로버트 스콧의 시신, 에베레스트 산에서 조지 맬러리의 시신을 발견하듯이, 후속 발사된 발사된 유인 또는 무인 달 탐사선이 아폴로 우주선 승무원의 시신을 찾아낸 게 보도되거나 할 것이다.

뭐, 합류를 성공적으로 했다 하더라도, 그 다음으로 공기가 없던 곳에서 있는 곳으로 들어가는 재진입도 묘기가 따로 없다. 속도를 낮춰서 천천히 발사의 역순으로 90도 강하하는 게 가장 이상적이지만, 재돌입할 때는 우주선에 아무 연료도 남아 있지 않다. 즉, 동력이 없이 지구의 중력에 그대로 끌려 들어오면서, 컬럼비아 우주왕복선 꼴, 유성 불쏘시개 꼴도 나지 않아야 한다는 게 큰 딜레마이다. 그래서 재돌입이 어렵고 위험하다.

이런 걸 생각하면 인간이 우주로 나간다는 건 정말 유리몸을 가진 캐릭터를 조종하는 아케이드 퍼즐 게임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뭐 하나 잘못되어서 경로를 이탈하거나 트랩을 툭 건드리면 즉사다. 칼날 위로 외줄타기를 하는 거나 다름없다. 게임 오버인데 현실은 게임이 아니다.

이 와중에 그 우주 개발 시대 동안 그래도 지구 바깥에서 사람이 사고로 죽어서 시신이 우주로 유실된 게 없다는 건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공중에서 사망 사고가 발생한 것도 다 지구에서 시신이 수습됐으니까.

아폴로 13호의 경우, 지구 중력은 완전히 벗어난 뒤에 달 착륙을 얼마 남기지 않았을 때 문제가 터진 게 정말 기적적인 천만다행이었다. 이미 사령선과 착륙선이 분리되어 달 착륙이 시작됐거나, 아예 지구 중력을 벗어나기도 전이거나, 지구 대기권 재진입 도중이거나.. 뭐 그랬으면 그 당시 귀환을 위해 동원되었던 테크닉의 대부분이 적용 불가능했을 것이고 승무원들이 살아서 돌아오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필 13공포증을 극복하긴커녕 오히려 더 증폭시킨 미션이 돼 버린 건 안타까운 일이다)

50년 전의 기계· 전자 기술로 달까지 사람을 보내고 오는 기술을 개발했던 미국, 그리고 그에 준하는 기술을 보유했던 구소련이 정말 대단하고 경이롭게 보인다. 이런 기술과 오늘날의 인터넷· 통신 기술이 세상에 공존하지 않는다는 게 뭔가 어색하게 느껴질 정도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6/11/19 08:30 2016/11/19 08:30
, , , , , ,
Response
No Trackback , No Comment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1296

Trackback URL : http://moogi.new21.org/tc/trackback/1296

Leave a comment

1. 미래의 후손이 보라고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라는 옛 말이 있다. 비록 인간은 개인 단위로는 수명이 유한하지만, 기록을 남길 수 있기 때문에 존재가 잊혀지지 않을 수 있다. 또한 이런 기록 덕분에 인간은 과거 선조들의 경험을 전수받고 동일한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며, 지식과 정보를 축적할 수가 있다.

조선 시대의 실록은 굉장히 값진 문화 유산이다. 오늘날은 컴퓨터가 발명되고 반도체 기반의 초소형 고밀도 기억장치가 등장한 덕분에 예전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엄청난 문자 및 멀티미디어 정보를 기록으로 남길 수 있다.
단, 여기에 저장된 정보는 접근을 위해서 역시나 복잡한 컴퓨터 장비가 필요하며 열과 자성, 충격, 습기 같은 물리적인 악재에 취약하다. 충분히 백업을 하지 않으면 삽시간에 몽땅 소실될 위험도 있다.

비록 비효율적이고 저장 밀도도 안습하지만, 수백· 수천 년을 버티고 살아남은 정보 저장 매체는 결국 돌판이나 종이책이었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그 반면, 수백 년 전의 인류가 사용한 플로피 디스크 내지 자기 테이프가 발견되었다면 후손들은 과연 해독이 가능할까?

뭐 아무튼, 굳이 정보뿐만이 아니라도 인간은 "지금 이 순간에 우리는 이런 걸 향유하며 살았다"라는 기록을 남기기 위해, 종종 '타임캡슐'이라는 걸 만들어서 매립해 왔다. 한 시대를 대표하고 추억이 될 만한 물건들을 커다란 통에다가 넣어서 밀봉하고 땅 속에 파묻어 둔다. 그 뒤 지금으로부터 수십~수백 년 뒤에 개봉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1994년에 서울시에서 서울 도읍 600주년을 기념해서 타임캡슐을 제작한 것이 유명하다. 다른 건 모르겠고 아래아한글 2.5 패키지가 포함된 것이 본인의 기억에 생생하게 남아 있다. 요즘이야  플랫폼이 Windows로 넘어가면서 아래아한글의 점유율이 그 시절 만하지 않은데 나중에 그 2.5 패키지를 보면 감회가 새로울 것 같다.
요 캡슐은 남산 한옥 마을 인근의 타임캡슐 광장에 매립돼 있다. 설정상의 개봉 예정일은 600에다가 400을 더해서 1000이 되는 무려 2394년. 그런데 미래의 서울시장이나 대통령이 수틀려서 자기 권한으로 그냥 조기 개봉해 버려도 할 말은 없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것 말고도 여러 기관과 단체에서 이것저것 타임캡슐을 만들어 묻은 게 의외로 굉장히 많다는 걸 본인은 처음 알았다. 이런 용도의 캡슐을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업체가 있을 정도이니 자세한 건 여기를 참고하면 되겠다.

타임캡슐은 뭔가 킬로그램 원기 내지 인간의 냉동보존 같은 느낌이 드는데, 꼭 그 정도까지는 아니어도 공기와 습기를 완벽하게 차단한 채로 보존이 잘 돼야 한다. 안 그러면 보관된 물건들은 수백 년 뒤에 낡고 썩는 바람에 후손들은 쓰레기밖에 건질 수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케네디 대통령 시절에 매립된 모 타임캡슐을 겨우 50여 년 뒤에 조기 개봉했는데, 캡슐이 습기를 제대로 차단하지 못한 바람에 매장품이 이미 다 폐품으로 전락한 사례도 있었다.

2. 외계인(?)이 보라고

자, 그럼 후손들이 보는 타임캡슐만 있느냐 하면 그렇지 않다. 성격이 위의 것과는 좀 다르지만 일종의 우주 스케일인 타임캡슐(?)도 있다.
1972년과 1973년에 발사된 외행성 탐사선인 파이어니어 10호와 11호는 혹시 마주칠지 모르는 외계인에게 인간의 존재를 소개하기 위해서 요런 그림이 그려진 동판이 장착되었다. 유명한 그림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 시절에 이런 것까지 생각할 만한 사람은 외계인 덕후 과학자인 칼 세이건밖에 없다. ㄲㄲㄲㄲㄲ)

일단 외계인이 보는 게 목적이니 인간의 언어와 문자는 전혀 동원되지 않았다. 이런 점에서는 GUI 운영체제에서 우리가 흔히 접하는 아이콘과도 비슷한 컨셉이 된다.
당장 보아하니 이 탐사선이 어디서 왔는지를 태양계와 지구를 통해 표현했고, 이걸 만든 주체인 호모 사피엔스를 그림으로 묘사했다. 옷을 그려 넣으면 옷까지 신체의 일부라고 외계인이 오해(!)할 수 있다고 판단하여, 부득이 사람을 알몸 형태로 그렸다.
그것 말고 다른 의미도 있는데 귀찮아서 검색은 생략한다.

굳이 비주얼한 것 말고 다른 인위적인 의미를 외계인에게 전달하는 방법은 그야말로 우주 공통인 수학· 과학 원리를 동원하는 것밖에 없다는 결론이 도출됐다. 그래서 영화 <컨택트>에서도 전파 신호가 2 3 5 7 11 13 같은 소수 수열 주기로 오는 걸 인지하고는 주인공이 "이건 누군가가 인위적으로 발생시킨 신호야. 노이즈가 아냐!"라고 흥분· 감탄하는 장면이 나온다. 수학이 문자이고 물리학이 언어가 되는 셈이다. "같은 우주에서 살고 있다면 이들도 같은 물리 법칙을 발견했을 것이고 우리의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파이어니어 이후, 1977년에 발사된 보이저 1호와 2호는 가히 외행성 탐사선의 끝판왕인데, 얘는 아예 축음기와 음반이 들어갔다. 보존성을 높이기 위해서 금칠까지 한 엄청 비싼 음반이다.
이 음반에는 파도와 바람 같은 자연의 소리, 시대별 주요 음악, 세계 55개 언어로 발성한 인삿말(한국어도 포함) 등이 수록되었으며 음반 뒷면에는 파이어니어 금속판과 동일하지는 않지만 다른 상징적인 그림도 그려졌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렇게 외행성 탐사선에 실린 물건은 기껏 지구의 땅 속에 묻힌 타임캡슐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이 먼 미래를 상정하고 만들어졌다. 물론 이걸 누군가가 실제로 발견하고 읽어 줄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다. 저건 지구의 타임캡슐과는 달리, 사실상 그냥 상징적인 퍼포먼스일 뿐이라고 봐야 한다.

가까운 별이나 행성 하나까지 가는 데도 거리가 기본이 광년급이다. 외계인의 존재 가능성을 차치하고라도 그 우주에서 좁쌀, 먼지보다도 작은 탐사선을 누가 발견한다는 기약이 있을까? 차라리 태평양 망망대해에서 유리병에다 구조 요청 쪽지를 넣고 밀봉 후 병을 흘려보내는 게 훨씬 더 희망적이다.

그래도 인간이 이런 식으로 땅 속과 우주로, 서로 다른 방식과 목적으로 미래에 누군가가 보라고 자신의 족적을 남긴 내역이 있다는 게 흥미롭다.
뭐, 성경적으로야 우주 공간에 지구 말고 다른 곳에 지적 생명체가 있을 가능성이란 없을 것이고 거기에 너무 집착하는 건 별로 권장할 만한 행동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혹시 아는가. 기독교를 변증할 때도 "인간이 아직 밝혀내지 못한 무수히 넓은 영역 안에 하나님이 전혀 존재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되십니까?" 이런 말을 하는데, 같은 논리로 "인간이 아직 탐사하지 못한 무한히 광대한 우주 안에 인간 말고 다른 지적 생명체가 전혀 없을 거라고 생각되십니까?" 이건 종교색을 떠나 자연을 탐구하는 관점에서만 보면 충분히 가질 수 있는 의문이니까 말이다.

지금으로부터 10여 년 전엔 만화가 박 무직 씨가 그린 <호텔>이라는 만화가 꽤 히트 쳤다. 거기서는 인류가 지구 온난화를 극복하지 못하고 멸망하기 전에, 거대한 '호텔'을 지어서 자신의 유전자를 보존해서 남긴다. 그걸 까마득히 먼 미래에 외계에서 온 지구인의 후손(?)이 발견한다. 뭔가 지구 버전과 우주 버전을 합친 느낌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6/10/03 19:35 2016/10/03 19:35
,
Response
No Trackback , No Comment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1279

Trackback URL : http://moogi.new21.org/tc/trackback/1279

Leave a comment

1. 초음속 자동차

예전에 한번 하이브리드 교통수단에 대해 논하면서 초음속 자동차 얘기를 꺼낸 적이 있었다. 저 바닥도 이제 시속 1000km를 훌쩍 넘어 서양권의 상징인 시속 1000마일을 추구하는 경지에 가 있다. (☞ 전투기 엔진에 티타늄 바퀴.. 초음속車, 시속 1609km 돌파하라)

시속 200~400 정도까지를 내는 통상적인 스포츠카 슈퍼카도 아니고 초음속 자동차 정도까지 되면 실용적인 관점에서야 당연히 돈지랄의 극치일 뿐일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소수(프라임)를 발견한다거나 원주율을 몇백억 자리까지 더 구한다거나, 액체 질소까지 동원한 극한의 오버클럭질로 컴터 속도를 8GHz가 넘게 끌어올린다거나, 멀쩡한 코드를 마개조해서 난잡한 코드 경연대회(IOCCC) 출품 작품을 만드는 것처럼.. 그냥 그 분야의 지적 호기심과 기술의 극한을 추구하는 연구라는 것에 의의를 둬야 한다.

차는 적당하게 빠르게 달려서 맞바람을 맞으면 일반적으로는 아주 좋다.
사람만 시원한 게 아니라 엔진도 라디에이터를 통해 그렇게 바람을 쐬어 줘야만 냉각이 될 수 있다. 기본적으로는 냉각수를 사용하는 수랭식이지만, 그 냉각수를 식히는 데는 이런 공랭식 메커니즘이 기여하는 게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아무리 추운 겨울이라 해도 자동차가 엔진 공회전을 너무 오래 하고 있으면 위험한 이유는.. 그런 맞바람에 의한 라디에이터 냉각 효과가 없는 상태에서 엔진이 계속 돌아가며 열을 받기 때문이다. 단순히 연료 절약이나 배기가스 환경 차원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그런데 땅에서 차량이 상상을 초월하게 얼마나 빠르게 움직여야 도대체 '공기와의 마찰열'을 걱정해야 할 지경이 되고, 심지어 타이어가 구름 마찰력조차 감당을 못 해서 타 버리는 처지가 되는지 나로서는 실감이 안 간다.
콩코드 정도로 날면 성층권에서도 공기와의 접촉 부분이 섭씨 몇백 도대로 올라간다고 그러고, 무슨 재돌입하는 우주왕복선쯤 되면 공기와의 마찰열이 심각한 수준이 된다고는 하는데, 어쨌든 어느 것이든 감이 안 잡히긴 마찬가지이다.

저런 초음속 차량은 엄청난 가감속 거리 때문에 자동차 회사 연구소 안의 도로에서도 테스트를 할 수 없으며, 미국이나 호주 같은 넓은 대륙 안에 있는 사막에서 최하 30km에 가까운 직선 코스를 만들어야 한다. 하긴, 소닉 붐 소음 문제도 있으니 비행기는 바다 위에서만 초음속 비행이 가능할 것이고 자동차의 초음속 주행 가능 장소는 먼 사막 아니면 답이 없겠다.
아니면 아예 지하로 내려가든가. 육상 교통수단이 일말의 실용성을 유지하면서 저렇게 초음속으로 달리려면 진공 튜브 속을 달리는 궤도 기반 대중 교통수단으로 가야 하지 싶다.

오로지 찰나의 순간이나마 최고 속도만을 최대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초음속 자동차는 피스톤 회전 엔진이 아니라 제트/로켓 엔진 기반이며, 정지 상태에서 대략 55초 정도면 최고 시속 1609km에 도달한다고 한다. 같이 참고할 만한 비교 대상은 다음과 같다.

  • 나로 호는 발사 54초 만에 음속을 넘어섰다. 물론 얘는 수평 주행이 아니라 중력을 정면으로 거스른 수직 상승부터 시작한다는 게 감안할 점이다.
  • 한편, 프랑스의 슈퍼카 '부가티 베이론'은 1000마력짜리 엔진으로 정지 상태에서 최고 시속 400km까지 55초가 걸린다고 한다.

부가티 베이론은 시속 400이 55초니까 4로 나눠서 제로백은 13초냐 하면.. 그건 당연히 전혀 아니다.
얘는 제로백은 무슨 오토바이가 튀어나가듯이 단 2.9초 만에 달성된다. 200km/h가 7.3초, 300km/h가 16.7초여서 속도가 증가할수록 추가적인 가속은 기하급수적으로 느려지고 힘들어진다. 공기 저항과 엔진의 역학적 한계 때문에 경제 속도와는 갈수록 멀어지는 셈이다.

준중형급의 일반 양산형 승용차는 연비 따윈 안드로메다로 보내고 젖먹던 힘까지 다해서 액셀러레이터를 끝까지 밟아야 제로백이 10초대에 나올까 말까다. 그런데 작용/반작용 비행기 엔진도 아니고 피스톤 왕복 엔진만으로 그 커다란 차체가 3초 이내에 시속 100에 도달하는 건 가히 사기적인 성능이 아닐 수 없다. 아예 비행기 엔진을 표방하는 초음속 자동차라면 운전자는 처음엔 거의 누운 자세로 있어야 하며, 출발인지 발사인지 직후엔 무슨 전투기 급가동 때처럼 몇 G의 가속도에 피가 한쪽으로 쏠리는 걸 견디야 한다.

부가티 베이론의 경우, 시속 400km 상태로 30분을 달리면 믿거나 말거나 타이어가 홀랑 타 버린다고 한다. 고속 주행에 최적화돼서 비행기 랜딩기어급으로 무진장 비싼 전용 타이어를 써도 그런다. 하지만 시속 400km 상태로 15분을 달리면 연료가 먼저 바닥나 버리기 때문에 타이어가 타는 걸 실제로 볼 일은 없다고 한다.;;;

초음속 자동차야 고무 타이어로는 아예 택도 없고, 티타늄이라고 100% 금속 재질인 타이어를 쓴다고 한다.
시속 500~600km를 넘어서는 시점부터는 고무 타이어가 마찰열을 버티지를 못하는데, 사실은 쇠바퀴로 쇠 레일 위를 달리는 철도 차량도 비슷한 속도 영역에서 비슷한 원천적인 한계가 존재한다. 자동차와는 달리 마찰 때문에 바퀴가 타 버리는 걱정은 할 필요가 없지만, 그 반대가 문제다. 마찰이 너무 작은지라 바퀴가 레일 위를 미끄러지고 혼자 헛돌아 버리기 때문에, 더 가속을 할 수 없다.

그러니 궤도 교통수단이 그 이상 속도를 내는 건 아예 지상에서 살짝 뜨는 자기 부상 열차 쪽을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그건 철저히 통제를 받으면서 지상에서 정~말 조금만 미묘하게 뜨는 걸 말한다.
도로를 달리는 초음속 자동차는 공기 저항을 최소화하는 한편으로, 고속 주행 중에 차체가 떠 버리지 않게 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비행기처럼 아예 이륙을 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뜨면 조향이 안 되고 차를 통제할 수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끝으로, 초음속 자동차는 제동도 여느 자동차처럼 디스크/드럼 방식 브레이크로 하는 게 아니다. 초음속을 달성한 후엔 최대한 어서 감속하고 안전하게 정지해야만 테스트 도로에서 오버런으로 인한 대형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그래서 후방으로 낙하산까지 펴면서 별 짓을 다 해야 한다. 여러 모로 통상적인 자동차의 개발 방법론이 통하지 않으며, 공중에 뜨지만 않을 뿐 비행기나 다름없다는 걸 알 수 있다.

왕복 엔진에 고무 타이어를 쓰는 자동차가 그냥 몇백 m 깊이까지만 들어갔다가 나오는 일반적인 잠수함이라면, 초음속 자동차는 경제성을 희생하고라도 1만 미터 아래의 해구 밑바닥까지 내려갈 수 있게.. 작고 둥글고 단단하게 아주 극단적으로 특수하게 설계된 잠수정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겠다.
그런 잠수정은 내려갈 때는 추를 달고 내려갔다가 뜰 때는 그걸 버리고 와야 한다. 그리고 너무 강한 압력을 버텨야 하는 관계로 유리창도 못 만든다. 초음속 자동차가 최고 속도를 찍었다가 금세 낙하산 펴고 허겁지겁 감속을 해야 하듯, 저것도 정말로 내려갔다가 허겁지겁 올라오는 것 자체에만 의미가 있다.

2. 비행기의 실속

그럼 다음으로는 진짜 비행기 얘기이다.
지난 2013년에는 아프가니스탄에서 공군 기지를 출발한 보잉 747 기반의 미국 화물기가 추락 사고가 난 적이 있었다.
비행기는 이륙하여 잘 상승하나 싶었는데 얼마 못 가 실속에 빠져 공중에 멍하니 있더니만 그대로 땅으로 곤두박질쳐 버렸다. 추락 지점엔 대폭발이 발생했고, 승무원 7인은 안타깝지만 전원 끔살을 면치 못했다. 이 추락 과정은 주변을 주행하던 자동차의 블랙박스에 고스란히 녹화되어 기록으로 남았다.

이 비행기에 도대체 무슨 문제가 발생할 것일까?
녹화 영상을 본 전문가들은 비행기가 아마 테러 공격을 의식해서(아프가니스탄임) 고각으로 무리하게 급상승을 시도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것 자체는 블랙박스 영상만 보고 판단 가능한 사항이다.

그런데 이 비행기에는 장갑차가 몇 대 적재돼 있었서 굉장히 무거운 상태이기도 했다고 한다.
인제 와서는 확인을 할 방법이 없고 동의하지 않는 사람도 있지만, 급상승 중에 장갑차를 고정하던 장치가 풀려서 화물들이 와르르 구르고 무게중심이 엉망이 된 게 아닐까 하는 추측도 있다. 이 정도로 비정상적인 상황이 아니고서야 비행기가 저렇게 어처구니없게 땅으로 떨어질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거 무슨 세월호 침몰과 비슷한 과정인 것 같았다.
급상승은 배로 치면 급선회, 급변침이다. 세월호는 그걸 시도하다가 짐들이 와장창 굴러서 한데 쏠렸으며, 이 때문에 배 전체가 기울고 급기야 벌러덩 나자빠져 침몰해 버렸다.

저 화물기도 급상승으로 인해 화물 쏠림 → 기우뚱 → 실속 → 추락이라면 정말 세월호와 비슷한 방식으로 최후를 맞이한 것이다. 기계 자체의 결함이나 외부 피격이 아니라 스스로 잘못된 조작으로 인해 파멸을 맞이했다는 점에서는 말이다.

비행기와 배는 땅 위를 굴러가는 게 아니라 유체 위 또는 속을 주행하는 물건이니 무게 배분과 중심 잡기에 특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특히 고정익 비행기는 한번 자세가 잘못돼서 양력을 잃었으면 무슨 자동차마냥 액셀을 밟아서 엔진 출력만 낸다고 해서 바로 다시 뜰 수 있는 게 아니다. 충분히 하강하면서 공기를 타고 속도를 얻어야 다시 뜰 수 있다. 그럴 만한 충분한 고도가 없으면 그냥 추락.;;
그러니 비행이 참 어려운 것 같다. 뭐, 헬리콥터는 고정익은 아니지만 고정익보다 더 불안하고 위험하면 위험했지 사정이 나은 건 절대 아닐 테고.

3. 우주로 가는 방법

물체를 단순히 양력을 이용해서 잠깐 공중에 띄우는 게 아니라, 아예 지구 대기권 밖의 우주로 보내려면 로켓 말고는 사실 답이 없다. 자동차와는 비교가 안 되는 엄청난 양의 연료를 싣고 그걸 순식간에 다 태워 버려야만 그런 힘이 나올 수 있다.
다만, 비행기 이전에 비행선이라는 게 있었듯이 옛날에는 로켓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우주에 가는 것도 특히 쥘 베른의 SF 소설 같은 데서 종종 소개되곤 했다. 하긴 그때는 화성의 외계인이 지구로 쳐들어 온다는 <우주 전쟁>이라는 소설도 있었고, 금성 정도면 극지방에 충분히 사람이 건너가서 살 만하겠다고 상상하기도 했으니 말이다.

(1) 대포: 초고성능 초대형 대포를 쏴서 물체를 처음부터 지구 탈출 속도를 능가하는 가속도를 줘서 날려 보낸다. 이 대포야말로 둠 코믹에 나오는 BFG(X나게 큰 총포)여야 할 것이다. 제랄드 불 박사가 이 방식의 끝판왕인 space gun이라는 걸 발명해서 부분적으로 성공도 했다.

우주 대포는 복잡한 로켓 엔진이 필요하지 않으며 방대한 양의 연료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게 큰 매력이다. 실제로 우주로 나가는 로켓들은 부피와 무게에서 십중팔구가 연료가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발사 직후에 안에 있는 모든 것을 짜부러뜨리는 살인적인 G는 뭐 어찌할 수가 없다. 그러니 인간 같은 생명체는 원천적으로 탑승 불가이며, 무생물이라 해도 실을 수 있는 물체의 크기와 무게는 어마어마한 제한을 받게 된다.

(2) 엘리베이터: 아예 저 높은 하늘 끝 우주까지 바벨 탑처럼 근성으로 우주 사다리 + 엘리베이터를 만들자는 발상이다. 하지만 잘 알다시피 그런 구조물을 만들기가 대단히 어려우며, 건설 중 또는 운용 중에 사고가 났을 때의 위험성이 너무 치명적이다. 아울러 저 위험성에 비해서는 작은 단점이겠지만, 우주로 나가는 속도가 너무 느리다는 것도 문제가 된다.

인간이 하늘을 날아서 우주로 나간다는 건 지금으로부터 150년쯤 전에는 여전히 실현 불가능한 꿈의 영역이라고 여겨졌다. 당대의 쟁쟁한 물리학자 석학이 "공기보다 밀도가 높은 기계 기반의 비행체란 존재 불가능하다"라고 대놓고 그랬을 정도이다.
그러니 어차피 불가능한 일인데 이와 관련해서 그 무슨 현실성 없고 황당한 상상인들 못 했겠는가?

그 시절에는 현실성으로 따지자면 로켓이나 우주 대포나 우주 엘리베이터나 다 그 나물에 그 밥으로, 동등한 SF의 영역에 있었다.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오늘날 가히 우주 기술의 근간으로 정착한 액체 로켓 기술(by 로버트 고다드)마저도 진가를 인정받지 못하고 병맛 취급받았다는 걸 기억할 필요가 있다. 그만치 답이 없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기술이 발달하면서 최종 승자는 로켓으로 굳어졌다. 엘리베이터 같은 시설물이 없어도 되고 그것보다 상승 속도가 빠르고, 그렇다고 우주 대포만치 강한 G를 야기하지도 않으려면 결국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힘을 발사체가 직접 갖추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6/04/03 08:39 2016/04/03 08:39
, , ,
Response
No Trackback , No Comment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1210

Trackback URL : http://moogi.new21.org/tc/trackback/1210

Leave a comment

기원에 대한 논의 외

* 예전에 이미 했던 말도 있겠지만 중요한 사항이니 다시 정리하겠다.

1. 언어의 기원

기원을 알기가 제일 난감한 분야이다. 화석이고 뭐고 물리적인 형태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문자 기록으로는 음운 계층에서의 통시적인 변화만을 추적할 수 있을 뿐, 그 문자의 저변이 되는 그 시절의 실제 음성 기록을 100% 정확하게 재현하는 건 불가능하다. 그 시절에 녹음기가 존재하지 않았으니 말이다.
하다못해 중세 국어에서 옛한글 자모의 음가조차도 여러 학자들의 추정만이 존재할 뿐 실제 발음이 딱 부러지게 어떠했는지는 알지 못한다.

음운뿐만이 아니라 형태· 어휘· 문법 쪽으로 간다 해도, 동물적인 꽥꽥 끼릭끼릭 의성 의태어로부터 추상적인 개념에다 복잡하고 재귀적인(안은 문장, 이어진 문장) 문법이 저절로 등장한다는 건 아무리 긴 시간이 흐른다 해도 실현 불가능이다. 그건 아메바로부터 원숭이를 거쳐서 사람이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만큼이나 불가능이다.

고대까지는 몰라도 중세급의 과거 언어는 현대의 언어보다 더 음운이 다양하고 복잡하면 복잡했지, 오늘날보다 더 단순한 구조는 아니었다는 게 통론이다. 한국어만 해도 과거에는 '여덟'에서 ㅂ이 실제로 발음되었고 받침 ㅎ도 발음되었고 자음이 두 개, 세 개씩 있는 등 지금보다 스케일이 더 컸으리라 여겨지고 있다. 언어는 시간이 흐를수록 이것저것 탈락하고 생략되고 중화되고 제약이 생기는 쪽으로 변하는데 그럼 처음에 그 복잡한 시스템은 언제 어떻게 갖춰질 수 있었겠는가? 통상적인 진화론과는 정반대 경향이 아닐 수 없다.

언어야말로 걍 GG 치고 신수설을 주장한대도 증명도 반증도 할 수 없는 가장 난감한 분야이다. 그냥 신앙· 신념의 영역일 뿐이다. 언어에서 기원은 언어학계에서도 불가지론으로 간주되며 더 구체적인 논의 대상이 아니다. 과학적인 방법론을 동원해서 연구할 거리 자체가 없다.

2. 생명의 기원

생명은 무생물로부터 저절로 생겨나지 않으며, 스스로 유전자 차원에서 더 고등한 종으로 바뀌지도 않는다. 이건 일단 인정하고 들어가자.
유기물· 단백질처럼 생명을 담는 껍데기 그릇을 일부 겨우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해서 거기에 생명이 생기는 것 역시 아니다. 다른 무생물 기계는 부품들의 상호 연결이 끊어지면 곧바로 작동이 멈춰 버리는 반면, 생명은 세포 단위로 쪼개도 각각의 단위들이 다 생명이 있어서 스스로 살려고 발버둥치고 노력한다는 매우 큰 차이가 있다.

생물과 무생물의 차이 중 이런 고증을 반영한 것이 스타크래프트에서 저그와 테란의 대미지 컨트롤 능력이 아닌가 한다. 저그는 건물과 유닛 공히 체력이 1만 남아도 아주 천천히라도 자동 회복되는 반면, 테란은 그런 게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사람 서플라이가 없는 건물은 체력을 2/3 이상 잃은 뒤부터는 스스로 파괴돼 버리기까지 한다.

이걸 인간이 도대체 어떻게 만들어 내겠는가? 지구 안에서는 빛도 산소도 없고 도저히 생명체가 존재할 수 없다고 여겨지는 척박한 수천 m 아래 초고압 해저에도 심해어가 존재하지만, 반대로 지구 밖의 광활한 우주에는 생명이란 게 일단은 전혀 없다는 것 역시 진지하게 생각할 점이다. 이건 뭔가 인위적인 현상이라고 보는 게 자연스럽다.

다음으로 연대기 문제로 넘어가면, "지금" 지구상에 존재하는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들은 할아버지에 할아버지를 거듭해서 거슬러 올라가면 6천여 년 전의 6일 창조에서 딱 끝난다고 일단 본인은 믿는다. 세속 역사에서도 인간의 문명이라는 건 천 자리 범위를 넘어서는 연도의 과거로는 절대로 가지 않는다.

단, 그 전의 엄청 옛날, 이전 세상에서도 생명체가 있긴 했다. 그러다 이전 세상이 멸망한 뒤 대부분의 품종은 원래 있던 종류대로 다시 창조되긴 했는데(after his kind), 다만 고래나 인간 같은 일부 종은 예전에 없었다가 6천 여 년 전에 새로 등장하기도 했다. 성경이 말하는 이전 세상의 멸망은 지질 시대에서 다루는 '대멸종'과 관계가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3. 지구의 기원

방사성 원소· 탄소 원소 측정법 등 다양하게 교차 검증되는 방법을 통해 지구의 나이는 수십억 년 정도 되었다고 여겨지고 있다. 인간이 달에 실제로 간 적이 없다고 믿는 아폴로 계획 음모론자들은 달 착륙 미션이 오로지 아폴로 11호밖에 없었던 것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젊은 지구 창조론자들은 지구의 나이를 측정하는 방법이 오로지 한두 가지 방법밖에 없는 것처럼 오해하는 경향이 있다.

하루는 우라늄 동위원소의 반감기를 이용해 지구의 나이를 측정하는데 이상하게 실험 진행이 잘 안 돼서 원인을 찾다 보니, 공기 중에 납의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높다는 것을 알게 됐으며, 이게 자동차의 배기가스 때문이라는 것까지도 알아냈다. 이런 과정에서 20세기 후반에 무연휘발유가 발명될 수 있었다. 납은 인체에 몹시 해로운 중금속이기 때문이다. 연대 측정법이라는 게 저런 사소한 변인까지도 찾아낼 정도로 정밀하니, 창조 과학회의 주장만치 그렇게 호락호락 허술한 체계가 아니라는 뜻이다.

인류 이전에도 죽음 자체는 지구상에 존재했다. 이전 세상은 물의 넘침으로 멸망했지만, 그 시절의 흔적은 화석이나 지층에 남아 있다고 본인은 믿는다. 노아의 홍수보다 훨씬 더 거대한 스케일로 말이다.

4. 우주의 기원

흔히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우주의 기원은 화석이나 지층 같은 '흔적'만으로 추론을 하는 게 아니다. 이 바닥은 수십억 년 전에 출발하여 수십억 광년 거리를 달려서 우리 눈에 도달하여 2차원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내는 빛을 망원경으로 직접 관측하면서 현상을 해석한다! 방법론이 다른 기원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그래서 "관측 가능한 우주"라는 개념이 있으며 대폭발설 내지 130억 년~200억 년 같은 계산이 나오는 것이다. (전산학에서 계산 가능한 문제, 과학에서 재연 가능한 현상, 철학에서 반증 가능한 명제처럼..)

이 연구 방법론이 근본적으로 부정되려면 (1) 예전에는 우주의 본질 자체가 지금과는 근본적으로 달라서 빛의 속도 자체가 지금과는 넘사벽급으로 달라질 수가 있어야 하거나, (2) 아니면 저 옛날 별빛의 모습이 실제 별빛이 아닌 페이크 가짜여야 한다. 허나 (1)은 과학적으로 가능성이 없으며, 과거라 해도 광속의 변화는 무시할 수 있는 아주 미미한 수준일 뿐이다.
그리고 (2)는 과연 하나님이 인간에게 자연 계시를 설마 그렇게까지 속임수를 동원해서 남기셨을까 하는 신학적인 문제를 일으킨다. 아무리 아담도 성년으로 창조됐고 닭과 달걀 중에 닭이 먼저라 해도, 저건 성년 창조설이라는 명목으로 실드 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다고 여겨진다.

덧붙이는 말

0.
기원과 관련된 기독교계와 세속 과학계의 논쟁은 가장 먼저 잘 알다시피 "2. 생명의 기원"에서 시작되었다. 언어의 기원은 양쪽 모두 근거가 부족하다 보니 별로 이슈가 되지도 않는 것 같고(걍 서로 믿고 싶은 대로 믿고 말자), 생명에 비해서는 지구나 우주의 기원은 비록 서로 전혀 무관한 건 아니지만 일단 부가적인 문제이다.
각각의 기원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갖고 있건, 일단 언어, 생명, 지구, 우주의 기원은 문제를 보는 관점이 다르고 연구하는 방법론이 서로 완전히 다른 분야라는 것을 인지해야 할 듯하다.

창조 과학회는 진화론만 반박하다가 "젊은 우주"를 주장하면서 생명 영역뿐만 아니라 지구와 우주 영역에까지 주변에 온통 적을 만들었다. 자기 학설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사이비 유사과학 취급을 받는 게 온통 진리를 일부러 거부하는 부패한 무신론자 학계의 음모 때문이라는데... 진실은? 과연 글쎄다.

이들은 6천 년 전 문자적인 24시간 6일을 사수한 것은 잘한 것이지만 성경과 과학에서 모두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병크로 인해서 오류를 저지른 것도 적지 않다. 결국은 이전 세상과 현 세상을 구분하고 6천 년 전 문자적인 6일 창조도 인정하되, 창 1:1-2 사이에 간극을 설정하는 것이 성경 교리도 문자적으로 정확하게 사수하고(특히 물과 어둠, 사탄 마귀의 기원) 세속 과학의 관찰과도 조화를 이루는 가장 훌륭한 방법이다. "젊은 생물(현 세상의), 오래 된 지구"인 것이다. 내가 보기엔 그것 말고는 답이 없다.

1.
성인 형태로 어제 갓 창조된 따끈한(?) 아담을 생각해 보자. 그는 덩치와 지능, 떡대만이 30대 청년이지 피부 표면은 가히 갓난아기처럼 뽀송뽀송하고 노화의 징조는 통상적인 30대 성인 수준으로도 전혀 발견되지 않았을 것이다. 활성 산소나 각종 해로운 찌꺼기 같은 것도 전혀 없었을 것이고 심지어 응가를 해도 우리와 같은 끔찍한 악취 없이 태변과 비슷한 분비물이 나왔을 것이다. (동안· 꽃미남· 미소년 이런 것과는 별개의 얘기임!) 그러니 생물학적 나이라는 것도 무슨 관점에서의 나이인지를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다.

게다가 결정적으로, 그는 30대 성년의 형태로 갓 창조됐다고 해서 자신이 직접 겪지도 않은 유년기, 10· 20대에 대한 기억을 갖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하나님께서 그런 것을 거짓으로 주입해 넣으셨을 이유가 없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주요 성품 중 하나는 결코 거짓말을 하지 않으시는 것이기 때문이다(딛 1:2).

비록 기술적으로야 가능은 하겠지만 하나님은 자신의 성품에 위배되는 일을 하지는 않으실 것이다. 그저 "오래 된 것처럼 보이게 창조를 하셨겠지"라고 기원에 대해 넘겨짚기 전에 이런 면모도 진지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 공장에서 갓 생산된 따끈한 새 자동차에 적산거리계만 한 10만~20만 km로 조작해 놨다고 해서 그 차가 진짜 오래 된 차인 것처럼 보일까?

2.
만화영화 라이온 킹의 대사가 문득 떠오른다. 거기에 나름 우주를 논하는 대화가 있기 때문이다.
심바· 품바· 티몬 일행이 거하게 저녁 식사를 한 뒤 풀밭에 누워서 밤하늘을 보고 있는데, 품바가 티몬에게 "야, 넌 저 밤하늘에 빛나는 점(별)들이 정체가 뭔지 궁금하지 않냐?" 라고 묻는다.
티몬은 자기는 답을 확실하게 알고 있기 때문에 궁금하지 않다고 의기양양하면서, 저것들은 시꺼먼 표면에 달라붙은 반딧불이라고 얘기한다. 휴.. 시골에서 반딧불이를 직접 본 사람이라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품바는 "아 그래? 난 저것들은 수십억 마일 이상 떨어진 곳에 있는 가스 불덩어리인줄 알았는데. (아니었구나)" 이렇게 얘기함.
품바의 말이 정답임에도 불구하고 티몬은 "ㄲㄲㄲ 넌 그냥 모든 게 가스인 것처럼 보이지?" 이렇게 면박을 준다. 이전의 하쿠나 마타타 씬을 보면 품바는 배 속에 가스가 가득찬 지독한 방귀쟁이여서 어린 시절부터 왕따를 당했다고 나오니까..;;

이 대화에서 심바는 어린 시절에 부친에게서 언뜻 들은 종교 주술적인 대답을 했는데(돌아가신 선왕들이 별이 돼서 우리를 지켜본다) 이건 완전히 가루가 되도록 폭풍처럼 까인다.
그런데 영화 전체를 보면, 티몬의 말은 실제로 맞아서 적중한 게 별로 없었다. 오버와 허세가 좀 쩌는 듯..

  • 처음에 사막 한복판에서 쓰러진 심바를 발견했을 때 "사자를 키우면 위험하니 얘를 데려가서는 안 된다" → 심바는 전혀 위험하지 않았으며 품바· 티몬 일행과 잘만 친한 사이가 됨
  • "저 별들은 반딧불이다" → 네버.
  • 극중에서 Can you feel the love tonight 노래가 끝나고 결말부. "심바와 날라가 서로 상봉했으니 우리 우정은 이제 끝장났다" 엉엉 ㅠㅠ → 그 뒤에도 전혀 끝장나지 않음.

콜?

Posted by 사무엘

2016/02/24 08:36 2016/02/24 08:36
, , , , , , , , , ,
Response
No Trackback , No Comment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1196

Trackback URL : http://moogi.new21.org/tc/trackback/1196

Leave a comment

뉴 허라이즌스 호, 명왕성 접근

지난 7월 14일, 인류는 드디어 "명왕성과 카론의 모습을 실제 컬러 사진으로 볼 수 있는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 관련 링크)

사용자 삽입 이미지

와 세상에~!! 우주덕 천문학 덕후라면 저 사진 보고 감격에 눈물이 줄줄 흐르지 않을까 싶다.
이미 위키백과와 각종 인터넷 사이트들은 지금까지 상상도 아니면 작은 점으로만 존재하던 명왕성 그림/사진들을 죄다 레알 표면 사진으로 업데이트한 지 오래이다.

내가 대학 졸업한 지 얼마 안 되어 병특 회사에 다니고 <날개셋> 한글 입력기 버전이 3.x 후반대이던 2006년 1월, 뉴 허라이즌스 호가 발사되던 시절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리고 그게 우주 공간에서 총알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무려 9년 반을 날아간 뒤에야 인제 명왕성에 그럭저럭 도착했다. 욕봤다. 몇 년 전에는 "쟤는 아직도 토성과 천왕성 사이의 방대한 허허벌판을 열나게 뺑이 치며 날아가고 있겠구나!"하고 생각했더랬다.

뉴 허라이즌스 호가 있는 곳은 여기서는 빛이나 전파로도 가는 데 거의 5시간 반이나 걸린다. 그리고 지난 14일 저녁에 명왕성을 제일 가까이 통과했다.
명왕성에 무슨 착륙을 한다거나 하는 건 아니기 때문에, 인증샷 찍고 제대로 관측과 탐사를 할 수 있는 시간은 단 몇 시간에 불과함.

뉴 허라이즌스는 1970년대의 작품인 보이저 1, 2와 파이어니어 10, 11에 이어 21세기에 오랜만에 발사된 외행성 탐사선이다.
옛날에 보이저 2호는 때마침 외행성들이 쭉 늘어선 시기에 발사를 잘 한 덕분에, 명왕성은 말고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천왕성과 해왕성의 근접 사진을 유일하게 전해 줄 수 있었다. 토성에서 천왕성, 천왕성에서 해왕성까지 가는 데 2, 3년씩 걸렸다. 그만큼 거기는 공간이 방대하다.

그 뒤, 명왕성은 나름 유일하게 미국인이 발견한 태양계 행성이라고 해서 미국에서 애착을 많이 가졌다.
하지만 해왕성 이후로 거기는 뭔가 행성다운 행성이 없고, 명왕성은 너무 작았다. 더구나 유사 궤도에 명왕성과 비슷하게 생긴 왜소행성들이 연달아 발견되면서 명왕성은 행성 지위를 잃게 됐다. 그렇게 결정된 게 하필 뉴 허라이즌스가 발사된 지 얼마 안 된 2006년 8월인 것도 참 절묘하다. 그래서...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입시명문 사립정글고>라는 웹툰에서는 명왕성이라는 이름의 학생이 저렇게 멘붕해서 열폭· 자폭하는 장면도 나왔다. =_=;;

한편, 킹 제임스 성경 신자라면 친숙할 라킨의 <세대적 진리>라는 책에도 행성들이 늘어선 태양계 그림이 있다. 그런데 거기에는 해왕성까지만 있고 명왕성이 없다.
그 이유는 그 책 자체가 명왕성이 발견되기 전에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명왕성은 1930년, 1차 세계 대전도 끝나고 대공황 이러던 시절에 클라이드 톰보라는 천문학자에 의해 발견됐다. 아마 은하의 생성 방식도 성운설이 대세이던 시절이었을 게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본인의 모교 고등학교에는 천문 동아리가 있었는데 이름이 POP (명왕성 너머의 행성)였다. 지금도 같은 이름으로 잘 돌아가고 있는지 모르겠다.

태양계에서 태양이 전체 물질들의 질량의 99%를 넘게 차지하는 중력 끝판왕인 것은 사실이지만, 한편으로 그 중력이 내는 인력은 거리의 '제곱'에 비례해서 급격하게 곤두박질치기도 한다.
해왕성보다도 더 먼 거리에 설마 단독 궤도를 가질 정도로 충분히 무거운 행성이 또 존재할 수 있을까? 행성이 딱 8개가 있다는 건 마치 정다면체가 딱 5개 있다는 것과 비슷하게 들린다.

그리고 끝으로.. 명왕성의 '명'은 한자가 '어두울 명'(冥)이다.
'사다'와 '팔다'가 형성자로 같은 '매'이고 '주다'와 '받다'가 역시 형성자로 같은 '수'인데 '밝다'와 '어둡다'까지 같은 '명'이라니 본인은 한자 내지 중국어가 참 이상한 문자와 언어라는 생각을 오랫동안 했다. 저런 반의어의 소리가 동일해도 될 정도로 중국어는 성조가 음운 변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큰 것 같다. 물론 한국어에서는 '어둡다'라는 한자어는 '암'(暗)이 더 많이 쓰이긴 하지만 말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5/07/18 08:32 2015/07/18 08:32
, , ,
Response
No Trackback , 5 Comments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1117

Trackback URL : http://moogi.new21.org/tc/trackback/1117

Comments List

  1. Lyn 2015/07/20 03:09 # M/D Reply Permalink

    대학생 주제에 세라복 입으니까 ...

    1. 사무엘 2015/07/20 09:18 # M/D Permalink

      애초에 저 정글고 애들은 고3인데 그 이듬해에도 졸업을 안 하더군요. ㅋㅋㅋㅋ

  2. 김재주 2015/07/22 15:16 # M/D Reply Permalink

    현대 북경어에서도 明과 冥의 음은 성조까지 동일합니다. 둘은 컨텍스트를 통해서 구분해야 합니다. 공교롭게도 서로 반의어라서 구분할 수 없는 문장도 만들 수 있겠죠;

    물론 원래 그랬을리는 없고, 상고 중국어나 중기 중국어 재구음을 보면 두 글자의 음이 달랐습니다. 현대 북경어에서 음이 하도 극심하게 변한 나머지 같아진 것이죠. 다만 한국이나 일본에서도 두 글자가 동음 반의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옛날에도 거의 비슷했을 가능성은 있을 것 같네요.


    한자의 옛 음은 다음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starling.rinet.ru/cgi-bin/query.cgi?basename=\data\china\bigchina&root=config&morpho=0

    1. 사무엘 2015/07/22 19:00 # M/D Permalink

      한국어로 치면 '내', '네' I you 같은 (사실상의) 동음반의어가 돼 버린 거나 마찬가지 같습니다. ㄷㄷㄷ

  3. 미니와 2015/09/04 18:09 # M/D Reply Permalink

    어제부터 날씨가 선선해요 그쵸...

Leave a comment

대변 처리 관련 이야기 외

1. 하수도 시설

사람이 사는 환경에서 배설물의 처리는 생각보다 굉장히 골치 아프면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문제이다.

오늘날과 같은 위생적인 상하수도 인프라가 없던 시절엔 정말 말도 못 할 정도로 상황이 열악했다. 건물들로 가득한 도시에서는 농촌과는 달리 퇴비로 활용할 수도 없으니, 오물을 그냥 바로 길거리에다 버렸다고 한다. 그럼 길거리는 대변 썩는 냄새로 진동하고 온갖 해충과 불결한 동물들이 들끓었으니 전염병이 돌기도 딱 좋았다. 길거리에서 똥을 안 밟으려고 하이힐이 만들어졌고, 구린내를 가리려고 향수가 발명되었다니 그 시절을 생각하면 무섭기까지 하다.

닥치고 기름 끼얹고 불태워 버리면 악취는 좀 줄어들지 않으려나 싶지만, 갓 배출된 대변은 수분이 상당히 많은 물질이어서 소각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또한 매번 그렇게 처분하기엔 비용도 많이 들고 이산화탄소-_- 배출 측면에서도 별로 좋을 것 같지 않다.

잘은 모르겠지만 다른 동물보다도 사람의 X이 유난히 더 독하고 구리다고 어디서 들은 것 같다. 성경에서도 이 점이 감안되어, 에스겔이 징징대자 하나님이 인분 대신 소똥을 말려서 연료로 쓰라고 대체제를 제안하신 장면이 나오는 게 아닐까? (겔 4:12-15)
또한 같은 인분이어도 요즘은 경제적으로 풍요로워지면서 육식 섭취가 늘면서 단백질 때문에 더 구려지기도 하지 않았나 싶다. 지금 이 문단에 나오는 말들은 다 개인적인 추측임을 밝힌다.

우리나라도 조선 구한말 때 한양에 인구가 크게 늘었을 때는 인구 대비 도시 기반 시설이 너무 열악했던 관계로 길거리에 굴러다니는 오물이 심각한 수준이었다고 한다. 조선이 미개하고 일제에 의해 망해도 할 말 없는 개막장이었다는 것을 강조하는 진영에서는 이런 사진도 제시하는 모양이다. 길바닥에 굴러다니는 붉은 원이 전부 X이라고 한다. 노면전차가 다닐 정도로 사대문 안의 최대 번화가인데도!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리고 21세기까지 지구상에 존속하고 있는 최악의 생지옥인 북한에서는 다른 깡촌도 아니고 평양의 상류층 아파트에서까지 안습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에 한번 얘기한 바 있다.
수돗물과 전기, 가스 따위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서 겨울에 이불 뒤집어쓰고 냉방으로 지내는 건 차라리 양반. 수십 층 위에서 노인들은 집 밖으로 나오질 못하고(계단!), 게다가 수세식 변기도 물을 내릴 수가 없어서 신문지 위에다 응가를 본 뒤 오물을 밤에 몰래 베란다에서 아래로 투척한다.

그런 짓을 하지 말라고 감시를 해도 주변에 남조선처럼 가로등 불빛이 있나, CCTV가 있나, 그 암흑천지 속에서 누가 몰래 갑자기 투척하는 걸 잡아 내는 건 불가능하다. 그게 크기가 아주 큰 것도 아니고..
그러니 매일 아파트 근처 바닥에 철퍼덕 떨어진 똥을 치우는 사람들이 고역이라고 한다. 심지어는 밤에 길을 지나가다가 똥벼락을 맞는 사람도 있다. 밤에는 아파트 근처에는 접근을 안 하는 게 상책이다.

우리나라는 그 정도까지 막장은 아니지만 철도 차량이 1980년대까지만 해도 대소변이 그대로 선로 밖으로 떨어져 나가는 '비산식 화장실' 객차가 다니곤 했다. 물론 지금은 그런 미개한 객차는 전국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춘 지 20년 가까이 됐지만 말이다.

2. 극지와 험지, 특수한 직업

이런 상하수도 시설과는 별개로, 직업적으로 제때에 화장실에 갈 수가 없는 사람들이 있다. 가장 가깝게는 화장실이 없는 교통수단을 운전하는 택시/버스 운전사나 지하철 기관사이다. 지하철 기관사의 경우, 정말 급할 때는 소변 정도는 섬식 승강장역에 정차했을 때 승강장 쪽이 아닌 벽 쪽 문을 열고 몰래 처리하기도 했다고 한다.

여객기가 아닌 전투기 조종사는 장시간 임무를 수행해야 할 경우 별 수 없다. 기저귀를 챙긴다고 한다.

성경에도 지금으로 치면 야전에서 싸우는 육군 보병에게 적용되는 말이 있다. 필드에서 볼일을 보고 나면 삽으로 흙을 파서 오물을 잘~ 덮어서 은폐를 하라고(신 23:12-14) 말이다. 마치 옷을 입어서 신체의 부끄러운 곳을 가리듯, 더러운 배설물도 안 보이게 잘 가려 놓으면 하나님이 전쟁 중에 복을 주실 거라고까지 약속했다. 의외로 이런 시시콜콜한 얘기가 모세 율법에 기록돼 있다.

옛날에 아문센과 스콧 시절에는 어떠했는지 모르겠지만, 남극 조약까지 다 체결된 지금 남극을 탐험하는 팀은 사람이 안 사는 곳이라고 해서 주변에 무단 방뇨· 방변을 해서는 안 된다. 모든 인원의 배설물은 고이 회수해서 정화 처리를 한 후, 남극의 밖에다 버려야 한다. 쓰레기는 말할 것도 없고 인체의 생리 현상으로도 주변을 오염시키지 않아야 한다는 국제 협정이 맺어져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 달 포함 우주에 갔다 온 사람들도 자기 배설물을 감히 지구 밖으로 방출하지 않았다. 단, 이와 관련해서 황당하지만 마냥 웃을 수만도 없는 안습한 사건이 1969년 5월 말에 발사된 아폴로 10호 미션 때 있었다.

아폴로 10호는 달에 최초로 착륙을 한 11호의 직전 미션이었다. 달의 궤도에 진입하여 사령선과 착륙선이 분리를 하고, 착륙선이 달 표면 기준 15.6km 고도의 상공까지 내려갔다가 도로 사령선으로 합류한 뒤 지구로 돌아왔다.

달 탐사 우주선은 우주 정거장이 아니며, 화장실을 따로 만들 공간이 없다. 사람이 재량껏 엉덩이에다 봉지를 요강 삼아서 오물을 잘 담아야 한다.; 그런데... 사령선 안에서 누군가가 대변을 보는데 뒷처리를 제대로 못 한 모양이었다. 그래서 주인을 알 수 없는 똥이 그 좁은 우주선 안의 무중력 공간에서 둥둥 떠 다니는 참극(...ㅠ.ㅠ)이 벌어졌다!

승무원들 3명이 모두 자기가 싼 똥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대화 내용이 고스란히 녹음되고 문서로 기록됐고=_=;;, 그게 수십년 뒤에 비밀이 풀려서 일반인에게까지 공개됐다. 예기치 않게 실수로 초대형 민폐를 끼친 당사자만이 그 똥이 누구 똥인지에 대한 진실을 죽을 때까지 혼자 간직하다 갈 것이다. =_=;;;

사용자 삽입 이미지

착륙선의 분리는 없이 최초로 달을 돌고 오는 것까지 성공했던 아폴로 8호 미션(1968년 크리스마스) 때는.. 창세기 1장 낭독 애드립이 있었다. 그 뒤 10호 미션 때는 저런 똥 해프닝이 있었다는 점이 흥미롭다.

3. 저격수 비유

본인은 예전에 군대에서의 전문직인 전투기 조종사와 저격수를 비교하는 글을 쓴 적이 있었다.
저격수의 경우 총만 기가 막히게 잘 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다. 혼자 몰래 잠입해서 임무를 수행한다는 특성상 간첩, 무장공비, 공작원과 같은 성격도 지닌다.

이런 배경으로 인해 저격수는 수풀 속에서 위장을 한 후 목표물이 나타날 때까지 꼼짝도 안 하고 근성으로 기다리는 훈련을 한다. 공작원이 적진에서 비트를 파고 잠복하는 것과 비슷하다. 위장을 잘 하면 적군들이 자기 위를 밟고 지나가기도 한다.
그런데 그 긴 시간 동안 정말로 꼼짝도 안 하고 있을까? 밥과 물은 안 먹는다 쳐도 대소변은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지난 2011년 9월에는 MBC 시사매거진 2580에서 저격수 특수부대를 취재한 적이 있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저격수: 위장을 한 채로 표적이 나타날 때까지 3박 4일 동안 한 자리에서 꼼짝도 안 하고 견뎌 본 적이 있습니다.
기자: 생리현상 같은 건 어떻게 해결해야 합니까?
저격수: 그게 가장 힘든 부분인데, 최대한 자제를 하며... 정말 어려울 경우에는... 어쩔 수 없습니다. 어떤 경우든 절대 움직이지 않고 해결하고 있습니다.


이런 게 인생이고 현실이며 실전이다. 현실의 전쟁은 스타크래프트가 아니며 저런 임무에도 간지 나고 아름다운 모습만 있는 게 아니다.
머뭇머뭇 쭈뼛거리면서 "정말 어려울 경우에는... 어쩔 수 없습니다..."라고 대답하는 저격수의 속사정은 무엇일까?

별 수 없다. 도저히 어쩔 수 없으면 결국은 바지에다 싼다는 얘기다.
그런 것까지 대비해서 저격수 훈련 중에 기저귀까지 미리 지급해 주는지는 난 모르겠지만, 결국 대놓고 직접 얘기를 안 할 뿐이지 뻔한 결말인 것이다.

자기 입으로 직접 말하기는 민망하지만, 직접 말 안 해도 결국 그 말이 그 말인 사례는.. 성경에도 많다.

  • 가인은 누구와 결혼했는가? (여동생 중 하나와 결혼했다. 그 시절엔 근친 결혼이 이상한 짓이 아니었으니까.)
  • 함은 술 취해 잠든 아버지 노아에게 무슨 짓을 했는가? (검열삭제를 했다)
  • 입다는 자기 딸에게 결국 무슨 행동을 했는가? (결국 딸을 이삭 죽이듯이 죽였다)
  • 6일 창조가 있기 전에 이전 세상에 무슨 일이 있었는가? (물의 넘침으로 멸망했다)
  • 노아의 홍수 이전에 하나님의 아들들이 사람의 딸에게 무슨 짓을 했는가? (유전자가 교란된 반신반인 괴생명체가 태어나게 되는 짓을 함)
  • 민수기 24장과 25장 사이에 발람이 무슨 짓을 했는가?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비열한 방법으로 하나님의 성품을 역이용해 이스라엘 백성들을 실족시켰다)

"에이, 저 멋진 정예 군인인 저격수가 바지에 똥을 쌀 리가 없어. 저건 문자적인 배설물이 아닐 거야, / 문자적인 3박 4일이 아닐 거야" 이런 반응을 할 게 아니라면, 성경에 기록된 엄연한 사건을 문자적으로 믿지 못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하나님의 입장에서도 민망해서 굳이 일일이 디테일을 기록할 필요가 없고 정황상 안 봐도 뻔하니 간접적으로 기록을 해 놓은 것이다.

이상. 성경을 읽고 내용을 믿는 태도에 대해서 얘기하기 위해서 먼저 똥 얘기부터 장황하게 늘어놓게 되었다. ^^

Posted by 사무엘

2015/07/04 08:28 2015/07/04 08:28
, , , , ,
Response
No Trackback , a comment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1112

Trackback URL : http://moogi.new21.org/tc/trackback/1112

Comments List

  1. 사무엘 2016/02/05 15:13 # M/D Reply Permalink

    마라톤 급똥: 이 글과 관련된 보충 자료이긴 한데, 장면이 참 웃프다.;;
    http://m.todayhumor.co.kr/view.php?table=humorbest&no=491655
    하긴, 2시간이 넘게 이어지는 그 힘든 마라톤 경기 중에 주최 측에서 선수들에게 식수를 보충해 주긴 해도 간이 화장실이 있다는 얘기는 못 들었다.

    자주 보는 장면은 아니지만 실제로 저런 불상사를 겪은 선수가 지나가면, 물론 관객들은 박수를 치면서 진지하게 격려를 해 준다. 그게 매너이기도 하고.
    그나저나 이말년의 이니셜 M도 승자가 저렇게 되는 걸로 끝난다. =_=;;

Leave a comment

블로그 이미지

철도를 명절 때에나 떠오르는 4대 교통수단 중 하나로만 아는 것은, 예수님을 사대성인· 성인군자 중 하나로만 아는 것과 같다.

- 사무엘

Archives

Authors

  1. 사무엘

Calendar

«   2018/12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Site Stats

Total hits:
1073454
Today:
439
Yesterday:
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