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와 타 소행성의 충돌

우리가 사는 지구에 있었던 다음 굵직한 사건들을 생각해 보자.

  • 천문: 40억 년 이상 전, 달의 생성
  • 지질: 약 6500만 년 전, 중생대 백악기 말기의 대멸종 (K-Pg 멸종, 쉽게 말해 공룡 멸종)
  • 역사: 서기 1908년, 의문의 퉁구스카 대폭발

이들은 발생 시기와 규모가 서로 order of magnitude 급으로 큰 차이가 있다.
하지만 이들의 발생 원인은 모두.. "소행성과의 충돌"이 가장 유력한 정설로 여겨진다는 공통점이 있다! 신기하지 않은가? 단순 돌덩어리급을 넘어선 꽤 큰놈으로 말이다.

달이야 다른 별개의 천체가 우연히 지구로 끌려온 거라는 부부설이 유력했고, 공룡 멸종은 화산 폭발 같은 다른 이변의 가능성도 제기됐었다. 퉁구스카는 아예 외계인이나 혜성 충돌설까지 제기됐던 이변이고..
하지만, 여러 가설들 중 어느 것도 다른 가설들을 확실하게 부정시킬 수 있을 정도로 설득력이 높지 못했다. 그러니 모든 후보들이 제각각 여러 가능성 중 하나일 뿐이었다.

허나, 20세기 후반 이래로 현재는 지질 관찰을 통해 세 경우 모두 소행성 충돌설이 힘을 얻게 됐다. 소행성의 충돌을 가정해야만 설명 가능한 증거들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그런 증거 중에는 굉장히 가까운 2010년대에 와서야 발견된 것도 있다고 한다.

1. 달

달은 지구의 크기에 비해 이례적으로 굉장히 크고 무거운 위성이다. 이렇게 부담스럽고 버거운 천체가 처음엔 따로 놀다가 나중에 지구의 중력에 쓱 끌려와서 위성이 되기란 굉장히 어렵다. 부부설· 형제설 따위는 이런 점에서 설득력을 잃게 됐다. 달은 화성의 포보스· 데이모스 같은 돌덩어리와는 성격과 위상이 근본적으로 다른 물건임이 주지의 사실이다~!

더구나 아폴로 미션 때 얻어진 월석을 분석해 보니, 얘들도 지구 지각의 성분과 굉장히 비슷했다고 한다. 그런 성분에다가 충돌로 인한 고열 때문에 변성된 흔적만 있을 뿐..!!
여러 정황상 달은 기존 지구의 성분이 떨어져 나가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입증됐다.

그래서 현재는 '가이아'도 아니고 '테이아(Theia)'라는.. 화성과 얼추 비슷한 질량/무게의 소행성이 지구와 정면은 아니고 비스듬한 각도로 충돌했다는 가설이 그럭저럭 인정받고 있다.
그런 거대한 천체와 부딪혔으니 지구도 맨틀까지 드러날 정도로 충돌 지점이 깊게 파이고, 충돌 파편은 우주까지 치솟을 정도로 난리가 났다. 그걸로도 모자라서 자전 주기와 자전축까지 달라지게 됐다.

그 파편이 지구를 돌다가 차차 뭉쳐서 달이 되었을 거라는 게 이 시나리오이다. big bang이 아니라 big splash..
심지어는 이때 달이 2개 생겼다가 달끼리도 비스듬하게 충돌했다~! 현재의 달 뒷면의 울퉁불퉁한 표면이 그때의 충돌 흔적과 관계가 있을 거라고 한다.

2. 중생대 말 대멸종

평균 지름이 최소 10km 이상인 거대한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했다. 이로 인해 충격파는 말할 것도 없고 어지간한 화산 폭발 이상의 먼지가 지구 전체를 덮으면서 기후가 바뀌었으며, 이를 못 버틴 육상 동물들 상당수가 멸종해 버렸다고 여겨진다. 중생대 백악기와 신생대 팔레오기 사이의 지층에 이상할 정도로 이리듐이 많이 분포하며, 이는 강한 충격 때문에 암석이 순식간에 녹은 흔적이라는 것이 그 증거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학설도 거의 1980년대부터 떡밥으로 던져지긴 해 왔지만, "그렇다면 그 소행성은 정확하게 지구 어디에 떨어졌을까? 그 흔적을 지금 찾을 수 있을까?"에 오랫동안 말문이 막혀 있었다.
그러다가 멕시코, 아이티 같은 나라가 접해 있는 카리브 해 일대의 유카탄 반도에 거대한 크레이터가 발견되었고, 이건 단순 화산 활동이 아니라 외계 천체와의 충돌에 의한 흔적이라는 것이 입증되었다.

소행성이 깔끔하게 넓은 태평양· 대서양 바다 중심부에 떨어졌으면 거대한 쓰나미가 발생하고 해양 동물들이 몰살을 면치 못했겠지만 하늘이 먼지로 뒤덮이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허나, 소행성이 땅을 건드리는 바람에 간발의 차이로 여파가 더 커졌다.

달이 "처음부터 따로 생성됐다가 끌려왔느냐, 아니면 지구의 부위가 떨어져 나갔느냐"가 핵심 논점이라면, 이 대멸종은 "지구 내부의 화산이냐, 지구 외부로부터의 소행성 충돌이냐"가 논점이었던 셈이다.
그러고 보니 이런 대멸종뿐만 아니라 빙하기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원리나 원인이 현재까지 명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다. 전부 다 화산재인지 먼지인지가 하늘을 덮어서 햇볕이 못 들어왔기 때문인지..?? 그것밖에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

3. 퉁구스카 대폭발

얘는 위의 두 사건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근현대에 벌어진 사건이다. 애초에 인간의 목격담 증언까지 존재한다~! 하늘에서 커다란 불덩이가 떨어지다가 공중 폭발을 일으킨 게 빼박 명백했지만.. 그 당시에는 사건을 분석할 기술과 여력이 인류에게 부족했다.
더구나 관할 국가이던 제정 러시아도 상황이 메롱이었기 때문에 자기 영토 안에서 벌어진 사건의 진상을 제대로 규명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사건의 기괴함이 좀 더 과장 포장되었고, 음모론과 미스터리의 영역에 잠시 들어갔던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사건은 매우 매우 다행스럽게도 사람이 전혀 살지 않는 시베리아 깊은 숲 오지에서 발생했다. 덕분에 2150㎢ 면적에서 아름드리 나무가 8천만 그루 가까이 쓰러지고, 15km 남짓 떨어진 곳의 순록 1500여 마리가 열기에 폐사하고, 진동 때문에 수백 km 이상 떨어진 곳에서 열차가 뒤집히고 집 유리창이 깨진 와중에도.. 사상자는 전혀 발생하지 않았고 인명 피해가 전무했다.

퉁구스카 대폭발이 소행성과의 충돌이라고 깔끔하게 결론이 신속하게 나지 못했던 건 역시 증거 수집 능력 부족 때문이었다. 뭔가가 떨어지거나 폭발했으면 폭심지에 구덩이 크레이터가 생겨야 하고 운석 파편 같은 게 있어야 하는데, 그게 발견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평범한 소행성이 아니라 혜성이나 소형 블랙홀이 떨어졌다느니, 그냥 지표면의 메탄 가스가 대규모로 폭발했다느니.. 외계인이 탄 UFO가 폭발했다느니.. 의식의 흐름에 따라 온갖 희한한 떡밥들이 무려 1970년대까지도 던져졌었다.

그러나 지금은 지름 30~40m가량의 소행성이 지구의 중력에 이끌려서 떨어지다가 대기와의 마찰열로 인해 공중 폭발한 것으로 결론이 났으며, 파편도 발견되었다.
중생대 대멸종을 야기한 소행성에 비해서는 넘사벽 급으로 작지만, 그래도 이것만으로도 폭발 위력은 히로시마 원폭의 최소 수백 배는 됐을 것이라고 추측된다. 이런 게 대도시 한복판에 떨어졌으면.. 그야말로 도시나 국가가 깡그리 삭제되는 피바다 참극이 벌어졌을 것이다.

이상이다.
지질 차원에서의 대재앙이 화산이나 지진이라면, 천문 차원에서의 재앙은 태양풍이나 소행성 충돌 같은 부류이지 싶다. 각각 무슨 내란과 외환 정도에 대응하는 듯하다. 앞으로 지구와 소행성이 또 충돌할 일이 있을지 모르겠다..;;

원자력 사고에 대해 1~7인지 8인지 등급을 매기듯이, 천문학계에서도 '지구 접근 천체'들을 예의주시하면서 이들의 위험성을 나름 여러 단계로 분류하고 있다. 그 중 유명한 척도는 '토리노 척도'라는 것이다.

Posted by 사무엘

2022/02/11 08:35 2022/02/11 08:35
, , ,
Response
No Trackback , No Comment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1986

지구의 자기장

매일 아침마다 우리 머리 위로 떠오르는 태양은 인간이 사는 데 필요한 열과 빛만 곱게 쏴 주는 평범한 불덩어리가 아니다.
태양풍이라고 불리는 온갖 방사선과 전자기파 같은 흉악한 ray들도 쏴 대는데, 이게 전자기기들을 교란시키는 건 말할 것도 없고, 주변 천체에 그나마 붙으려 하는 가벼운 기체(대기)들을 쓸어내고 생명체도 죽게 만든다. 태양은 불덩어리뿐만 아니라 초대형 초강력 전자 레인지와 비슷하다고 생각해도 될 것이다. (가스 레인지와 전자 레인지의 성격을 모두..)

이는 항성이라는 게 애초에 나무나 석유를 태워서 불 때는 것 같은 평범한 방식으로 발열· 발광하는 물건이 아니기 때문이다. 태양풍에 비하면, 오존층 때문에 인지도가 높은 편인 자외선의 해로움 정도는 그냥 약과로 느껴질 정도이다.
태양풍을 어찌하지 않으면 지구는 아무리 온도가 적당하고 산소와 물이 있다고 해도 다 증발하고 날아가 버리며, 정도의 차이가 있을지언정 금성이나 화성처럼 생물이 살 수 없는 불모지 사막이 돼 버린다.

고체인 운석이야 대기와의 마찰열로 그럭저럭 걸러진다. 하지만 운석보다 더 미시적인 태양풍을 차단해서 지표면의 평안과 안녕을 보장해 주는 것은 다름아닌 지구의 자기장이다. 자기장이 일종의 실드를 형성해서 지구를 감싸 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지구의 자기장이란 건 생각보다 굉장히 대단하고 고마운 물건이다. 단순히 나침반 바늘을 돌려서 방향 파악에 도움을 주는 것을 훨씬 능가하며, 지구의 생명 존재와 관련해서 오존층보다도 기여하는 것이 훨씬 더 많다. 스타에다 비유하자면 태양풍은 베슬의 EMP+이레디 복합이고, 지구 자기장은 프로토스 실드와 비슷하다.

지구에 자기장이 생성될 수 있는 것은 지구의 깊숙한 중심부에 유체 형태의 고온 고압 금속 핵이 있고, 내핵과 외핵의 온도 차이로 인한 대류가 발생하고, 그 상태로 그럭저럭 지구가 자전도 해서 얼추 발전기가 돌아가는 것 같은 상황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천체의 자기력의 원천은 영구 자석이 아니라 일종의 전자석이며(다이나모 이론).. 지구의 자전은 지표면에서 낮과 밤을 만들고 물질을 순환시키는 것 말고도 밑바닥에서 이런 중대한 일까지 덩덜아 하는 셈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구가 자전을 멈춰 버리면 (1) 낮과 밤 구분이 엉망이 되고 (2) 기상과 기후도 싹 바뀌고, (3) 지금까지 원심력 때문에 적도 쪽에 몰려 있던 바닷물이 다시 남북의 고위도 지역으로 흘러가서 수위가 상승하고 저지대가 침수될 뿐만 아니라.. (4) 지구의 자기장까지 사라지게 된다.

그러면 지구도 태양풍을 직격으로 맞으면서 화성보다는 금성의 마이너 버전을 찍게 된다. 태양이 굳이 적색거성으로 부풀지 않아도, 지구 온난화가 악화되지 않아도 지금 정도의 거리와 태양의 위력만으로도 그렇게 될 수 있다는 점이 몹시 섬뜩하다.

하긴, 금성만 해도 지구보다 대기가 훨씬 더 짙으니 운석이 지표면까지 떨어질 걱정 따위는 안 해도 될 것이다. 하지만 금성은 모종의 이유로 인해 자전이 끔찍하게 느리다(자전 주기가 공전 주기보다도 더 긺..). 느린 정도를 넘어 자전 방향 자체가 반대이니, 이건 얘만 뭔가 자전 브레이킹-_- 같은 인위적인 조작이 가해져서 마이너스, 역방향 후진을 하는 거나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얘는 지구에 근접하는 스타일의 행성이 될 기회를 놓치고 표면이 태양풍에 탈탈 털렸으며, 그 와중에 화산 같은 지질 활동의 결과로 발생한 이산화탄소와 황산을 수습하지 못하고 끔찍한 온실효과 불지옥으로 전락했다.

지구는 그렇게 되지 않았다. 비교적 빠른 자전, 그리고 풍부한 자기장 덕분에 지질학적으로나 생물학적으로나 살아 있는 행성이 될 수 있었다. '선캄브리아'라는 까마득히 먼 옛날에 어떤 계기로 시아노박테리아의 활동 덕분에 대기 중에 산소의 농도가 크게 증가했다. 선캄브리아 시대는 한국사로 치면 마치 고조선만큼이나 기간은 길지만 너무 오래돼서 알 수 있는 게 별로 없는 기간이다만..
그 뒤로 지구와 금성의 상황이 달라진 것을 국사에다 비유하자면 남북 분단과 전쟁 이후에 남한과 북한의 상황이 달라진 것만큼이나 극단적이다.

우주 천체에서 생명체의 존재 가능 조건을 생각하 보면.. 크기, 무게, 온도, 대기 등 수많은 변수들이 하나라도 약간이라도 어긋나면 그냥 게임에서 사망 트랩 밟듯이 끝이다.
그러니 인간이 달에 나갈 때만 해도 물은 말할 것도 없고 숨 쉬는 산소까지.. 승무원 3명의 생존을 위해 필요한 모든 물자는 지구에서 100% 조달해 갔다. 양과 무게를 철~저하게 계산해서 말이다. 우주 현장(?)에서 조달 가능한 것이라고는 전혀 없었으며, 자그마한 사고라도 났다간 이 사람들은 그냥 "우주에서 다이"였다.

그러니.. 비록 직접적인 물증은 아니지만 그 너무 광활한 우주에서 딱 하나 지구 같은 행성이 생긴 것은.. 어떤 사람에게는 좀 불편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우연히 됐다고 볼 수 없고 신· 절대자의 의도와 설계에 의해 된 거라고 '심증상으로' 믿는 것은 누가 뭐라 할 수 없을 것이다.
사실, 복음 전하고 기독교를 변증할 때 "우연히 될 수 없다"라는 요지로 창조는 그냥 간접 증거로만 얘기하고 넘기고, 더 중요한 "예수 부활"이야말로 증언을 바탕으로 역사적인 팩트라고 얘기하면 된다.

여담..

(1) 지구 대기의 중간권을 넘어서 열권쯤부터 전리층이 시작되고, 밴 앨런 벨트는 거의 외기권쯤부터 시작되는가 싶다. 열권이면 이미 우주 발사체의 궤도도 포함된다. 서울-부산보다도 짧은 거리를 위로 수직 상승만 하면 단순 영공을 넘어 우주인데 그게 어렵다. 그만큼 지구의 중력을 벗어나는 게 어려운 일이다. (국제 우주 정거장이 지구를 돌 때마다 아래 국가들에다가 영공 통과료를 지불하지는 않음.. 애초에 항공 관제를 받을 수도 없다)

(2) N, S 중 한 극만 단독으로 갖고 있는 단극 자석, 혹은 자기홀극이 과연 존재하는지의 여부는 수학으로 치면 홀수 완전수의 존재 여부와 비슷한 느낌인 것 같다. 이론적으로 존재할 수 있고 존재 불가능이 증명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존재하기 위한 조건이 굉장히 까다로워 보인다.

(3) 전자석과 반도체는 어떤 특성을 조건부로(자성, 도체) 가지면서 일반 영구 자석이나 일반 도체보다 훨씬 더 유용하게 쓰인다는 공통점이 있다. 물론 전기 전자 공학의 학문적 난이도는 그에 비례해서 수직 상승했다.;;

Posted by 사무엘

2020/02/19 08:36 2020/02/19 08:36
, , , ,
Response
No Trackback , No Comment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1718

1. 바람과 방향

우리말에서 '남침'이란 남쪽"을" 침범/침략한다는 뜻이다. 글쎄, SVO형 언어인 중국어의 어순을 고려한다면 '침남'이라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지만, 한국어에서는 단어가 저렇게 형성됐다.
과거에 북괴가 한 짓이 남침이며, 여기서 '남'이 target, destination이다. 어휘력 문제인지 아니면 이념과 역사관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반도에서 이거 뜻을 분간할 줄 모르는 사람도 있대서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곤 했다.

그런데 바람의 방향을 말할 때 '남풍'은 남쪽으로 부는 바람이 아니라 남쪽으로부터 불어오는 바람이다. '남'이 source, origin이니 '남침'과는 사정이 다르다.
비슷한 맥락으로 편서풍은 서쪽에 있는 중국에서부터 불어서 반도에 황사와 미세먼지를 가져오는 바람을 말한다.

영어에서 "I'm coming!"을 "오는 중이야"가 아니라 "가는 중이야"라고 번역하고, 부정의문문의 대답일 때는 "Yes, I did"를 "아니, 했다니까"라고 번역하는 것처럼.. 혹시 방향별 바람의 명칭도 언어에 따라서 보정해서 번역해야 하는 경우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허나, 바람의 방향은 목적지가 아닌 출처를 따지는 게 인간의 보편적인 관습상 더 중요한가 보다. 바람은 수학의 벡터 같은 존재는 아닌 듯하다.

성경에서 제일 많이 나오는 바람은 동풍이다. 서풍은 출애굽기 이집트의 재앙에서 메뚜기 떼 처리용으로 딱 한 번만 나온다. (출 10:19) 서쪽 아프리카에 있는 이집트에서 들끓는 메뚜기들을 동쪽 홍해로 쓸어 넣으려면 서풍이 불어야 하니까 말이다.

그런데 이와 대조적으로, 홍해 경부 고속도로를 만든 바람은 동풍이었다고 나온다(출 14:21). 그 말인즉슨, 바닷물은 모세가 서 있는 방향에서 건너편으로 갈라진 게 아니라, 건너편에서 모세가 있는 쪽으로 역순으로 갈라졌다는 뜻이다. <십계>나 <이집트의 왕자> 같은 영화에서 묘사된 바와는 다르다. 이 점에 대해서는 본인이 예전에 이집트의 왕자를 분석하면서도 언급한 바 있다.

성경에서 이런 것만 쭉 살펴보면 "하나님은 특정 방향을 선호하신다"라고.. 그럴싸해 보이지만 논란의 여지도 있는 그런 패턴 내지 팩트를 발견할 수 있다. 특히 복음이 자연스럽게 전파되어 온 방향이 '동 → 서'(동풍)이며, 반대로 '서 → 동'은 뭔가 부자연스럽고 어색한 방향이라고 한다.

2. 천체들의 회전 방향

우주의 관점, 아니 더 정확히는 태양계의 관점에서 봤을 때 천체들의 주된 회전 방향은 '반시계 방향'이다. 태양계 행성들을 위에서 아래로, 북극 방향으로 내려다봤을 때 도는 방향이 반시계라는 뜻이다. 자전과 공전 모두 말이다.

  • 어떤 행성의 공전 방향은 그 공전 대상인 모성의 자전 방향과 대체로 동일하다. 그리고 자전 방향도 자신의 공전 방향과 대개 일치한다.
  • 그런데 태양은 반시계 방향으로 자전한다.

이런 재귀적인 논리 전개에 따라, 지구를 포함해 태양을 도는 모든 행성들은 반시계 방향으로 공전하며, 자전 방향도 대부분 반시계 방향이다. 지구를 도는 달도 마찬가지이다.
지구는 옆에서 적도를 봤을 때 바다와 대륙들이 서에서 동으로, 즉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돌면서 스크롤된다. 그리고 반대로 지표면에서 태양을 보면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지는 것처럼 보인다.

뭐, 예외는 금성(행성들 중 혼자 유일하게 자전 방향이 반대), 천왕성(자전축이 90도대여서 데굴데굴 구르는 형태로 공전), 그리고 해왕성의 위성인 트리톤(해왕성의 자전 방향과 반대인 역행 공전)이 있다. 하지만 그건 말 그대로 자그마한 예외 수준이다.

성경에 따르면 하나님이 좋아하시는 방향은 동에서 서(즉, 동풍의 방향)라고 여겨진다.
지구가 서에서 동으로 자전하고 있으니, 지구상의 어떤 물체를 동에서 서로 이동시키려면 신의 입장에서는 물체를 잠시 집어서 지구로부터 떼었다가 잠시 후에 제자리에 다시 놓아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렇게만 해도 인간 같은 미물이 보기에는 그 물체가 갑자기 공중에 떴다가 초고속 공간 워프를 한 것처럼 보일 것이다.

하지만 서에서 동으로 이동하려면 물체를 들었다가 지구의 자전 속도보다 더 앞선 지점에다가 놓아야 한다. 뭐, 하나님에게 너무 어려운 일이 있겠냐만, 그게 좀 더 번거롭다.
성경과 과학을 굳이 어거지로 조화시켜 보자면 이런 디테일의 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 ㅎㅎ

이렇듯, 교통에서 좌측· 우측통행만큼이나 시계· 반시계 회전 방향 문제는 무척 흥미롭다. 어째 시계는 또 그렇게 도는 것으로 자연스럽게 통용되었나 싶기도 한데..
한편으로 육상 트랙의 회전 방향은 반시계 방향이 세계 표준으로 정착해 있다.

과연 우리 태양계 밖의 다른 항성계 중에는 시계 방향이 주류인 물건이 있을까?
사실은 태양도 자기 천체들을 이끌고 우리 은하를 공전하고 있긴 한데, 거기를 도는 방향은 우리 은하의 북쪽에서 아래를 내려다봤을 때 반시계가 아닌 "시계 방향"이라고 한다.
다만, 이 태양의 공전은 그 스케일과 주기(수억 년에 1회!)가 정말 까마득할 정도로 방대하기 때문에 여느 행성의 공전과 같은 급으로 취급하기는 곤란하다. 저걸 도대체 어떻게 관측하고 알아 냈는지, 우리 은하의 중심부에는 도대체 무슨 거대한 중력원이 있는지가 궁금할 따름이다.

3. 지구와 달의 역학 구도

(1) 달처럼 자전 주기와 공전 주기가 동일하여 모성에서는 언제나 앞면만 보이는 위성을 동주기 자전 위성이라고 한다. 동주기 자전이라는 건 자전 방향과 공전 방향이 서로 일치한다는 것도 당연히 내포함을 알 수 있다.

지구의 위성인 달은 잘 알다시피 다른 행성들의 여느 위성과는 다른 특이한 점이 무척 많다. 유난히 큰 것, 지구에서의 겉보기 크기가 태양과 거의 같은 것 말이다. 다만, 자전과 공전 주기가 동일한 건 천체역학적으로 볼 때 긴 시간이 주어지면 다른 천체에서도 궁극적으로 도달 가능한 현상이다. 트리톤만 해도 동주기 자전 위성이며, 이것 자체는 달만의 유니크한 점이라고 보기 어렵다.

(2) 사실, 위성이 모성을 공전하면 위성뿐만 아니라 모성도 위성의 질량의 영향을 받아서 들썩거리게 된다. 위성과 모성 모두 둘의 질량 중심점(barycenter)을 축으로 돌게 되는데, 그 질량 중심이 어차피 모성의 내부에 있기 때문에 모성이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지구와 달의 질량 중심은 지구의 중심으로부터 4671k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고 한다. 지구의 반지름 6378km보다는 짧으니 여전히 지구의 내부이긴 하다. (☞ 관련 동영상)
그 반면 명왕성과 위성 카론의 경우, 크기와 질량이 어느 한 쪽이 압도적으로 크지 못하기 때문에 그 중심이 두 행성의 외부인 우주 공간에 존재한다. 이 때문에 이들은 상대방을 마주 보면서 빙글빙글 돌게 된다.

(3) 앞서 살펴봤다시피 지구와 달의 질량 중심은 지구의 내부에 있고.. 다음으로 지구와 달 사이의 공간에서 양 행성간의 인력이 동등해지는 중간점은 거의 9:1쯤 되는 지점에 있다. 지구에서 달까지의 거리가 약 384000km인데, 그 중점은 약 345000km라는 것이다. 이건 '라그랑주 점' 중 하나이기도 하다.

Posted by 사무엘

2019/02/21 19:31 2019/02/21 19:31
, ,
Response
No Trackback , No Comment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1589

지구는 둥글다 =_=;;

부산 광안리 해수욕장 해변에서 가까이서 본 광안대교와, (대략 1.2km 정도 떨어짐)
저 멀리 일본 쓰시마 섬의 한국 전망대에서 본 광안대교(대략 50km)는 외형상 서로 어떤 차이가 있을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일본 쪽에서 본 교량은 해수면 수평선의 아래로 푹 꺼지듯 내려앉아 있음이 명백하다.
굳이 이 사진 말고 어느 풍경 사진을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보더라도 마찬가지다.
단순히 원근법 때문에 작게 보이는 게 아니라는 건 교량 위 아래의 기둥 크기 비율을 고려하면 금방 알 수 있다. 망원경으로 보더라도 아래로 꺼진 건 명백하게 꺼진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게다가 광안리 해수욕장 해변은 말 그대로 해수면에 거의 근접하는 낮은 고도인 반면, 쓰시마 섬에 소재한 '한국 전망대'는 해발 70m에 달하는 언덕 위의 고지대이다! 그럼 상식적으로 광안대교가 밑동까지도 잘 보여야 정상일 것이다. 참고로 광안대교의 도로는 해발 45~50m 남짓 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런 차이가 왜 발생할까?
답은 하나, 지구는 둥글기 때문이다.
배가 저 멀리 사라질 때도 그냥 중앙의 소실점 근처에서 없어지는 게 아니라 수평선 아래로 내려앉듯이 사라지는데..
그 현상만 갖고는 flat earther들이 선뜻 수긍하질 않으니, 이럴 땐 일개 선박보다 훨씬 더 크고 확실한 증거인 광안대교 풍경을 제시해 보자.

이 문제 갖고 고민하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다. 특히 성경 믿고 신의 창조를 믿는다는 사람들이 말이다.
과학으로 검증이나 재현 불가능한 영역에 대해 믿음을 갖고 있다고 해서, "세계 지도가 평면이니까 지구도 평면이다" 수준의 유체이탈이나 마찬가지인 아무말을 지지해야 할 이유는 없다.

예수님 부활이 사실인 것만큼이나 아폴로 승무원들이 달에 다녀 온 것도 사실이고, 지구가 둥근 구인 것도 사실이다. 그건 창조· 진화라든가 성경의 무오성하고는 아무 관계 없다.
"땅의 원"(circle of the earth - 사 40:22)이 지구가 둥글다는 말이 아닌 것과 마찬가지로, "땅의 네 모퉁이"(four corners of the earth - 계 7:1)는 지구가 평면이라는 말이 아니다. 성경이 그 문맥에서 직접적으로 말하는 바는 그런 게 아니다.

그리고.. 세상을 너무 음모론 괴담스럽게 볼 필요 없다. 세상이 영적으로 아무리 악해도 멀쩡히 눈과 귀로 관찰 가능하고 재현 가능한 것을 호락호락 조작하고 사기를 치지는 않는다. 지구 모양을 갖고 사기를 쳐서 도대체 누가 무슨 이득을 얼마나 볼 수 있단 말인가?
내가 늘 하는 얘기가 있는데, 세상 다른 현상은 다 음모론적으로 접근한다 해도 최소한 (1) 전기차가 망한 것과 (2) 인간이 과거에 달이 간 적이 있는지, 갔다면 지금은 왜 달에 더 안/못(?) 가고 있느냐 하는 건 음모론이 개입할 여지가 전혀 없는 현상이다.

(1)은 무슨 석유 회사의 외압 로비 같은 거 전혀에 가깝게 없으며, 있다 해도 전기차 몰락의 주 요인이 결코 아니다. 그냥 전기차가 배터리의 무게와 가격, 항속 거리와 충전 시간이라는 고질적인 문제 때문에 기름차의 기술 발달을 따라가지 못해서 망했을 뿐이다. 전기차는 처음에 간단하게 만드는 게 기름차보다 쉬웠을 뿐이지 그 이후로는 실용화가 한계에 직면한 것이다. 디젤 엔진 기반의 대형 버스와 트레일러가 배터리 기반 전기차로 가능할까?? 21세기에도 어림도 없는 일이다.

(2) 역시.. 천문학적인 발사 비용 대비 효과가 없으니 더 안 보내는 것일 뿐이다. 허무하게 들리지만 현실에서 이것보다 더 합리적인 근거가 없다.
우주 관련 음모론을 제기하는 사람들은 꼭 미국 NASA만 세상 모든 정보를 움켜쥔 빅 브라더스 흑막인 것처럼 몰아가는 경향이 있다.. 도대체 왜 소련의 존재를 의식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미국 최대의 경쟁자요 어떻게든 미국의 행보에서 약점 잡을 것 찾느라 목숨을 걸었던 소련조차 미국이 달에 사람을 보냈던 걸 빼박 다 ㅇㅈ했구만.. 설마 미국과 소련이 나란히 같이 짜고 조작극을 벌였다고 믿으시는가? 애초에 NASA 자체가 소련의 스푸트니크 쇼크에 멘붕 하고서 미국이 허겁지겁 설립한 연구 기관일 뿐인데 말이다.

지금은 그 냉전이 끝났다. 컴퓨터가 처음으로 대중화되고 정보화 시대네 뭐네 말이 나오자 이번에는 666이 어떻고 모든 것이 컴퓨터에 의해 중앙 통제되고 정보 접근성으로 인한 신분 계층 차별이 일어나고 모든 사람들의 일거수일투족이 감시당하게 될 거라는 식으로 괴담이 왕창 나돌았다.
난 그 심정은 이해한다. 198, 90년대라면 나도 그런 쪽으로 부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2010년대의 뚜껑을 열어 보니 세상은 그렇게 막장으로 무식하고 폐쇄적이고 흉물스럽기보다는.. 훨씬 더 상업주의 자본주의적으로 돈의 논리를 따라 개방적으로 흘러가고 있다.
상상을 초월하는 엄청난 양의 기술과 정보들이 부자들의 전유물이 되기는커녕, 대중들에게 개방되고 무료로 내지 아주 저렴하게 풀렸다. CCTV, 블랙박스, 중앙집권 전산화 덕분에 치안, 행정과 금융이 정말 투명하고 깨끗해지고 신속· 공정해졌다.

남극과 달은 은폐는커녕 표면의 스트리트 뷰가 나도는 지경이다!
아폴로 우주선을 제어하던 컴퓨터 프로그램의 어셈블리어 소스가 github에 공개되어 있다. 설마 그게 다~~ 주작 조작이겠는가?

물론 그것들이 마냥 자선행위 차원에서 풀린 건 아니며, 그 투자 비용은 더 교묘한 방식과 다른 형태로 어떻게든 회수되긴 할 것이다. 좋은 취지로 만들어졌던 기술과 집중되었던 자본이 나중에는 인간성을 말살하는 쪽으로 얼마든지 악하게 쓰일 수 있으며, 그렇게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그 가능성은 본인도 인정한다.

하지만 그게 언제 어떤 형태로 구체적으로 실현될지 우리로서는 선뜻 추측할 수 있지 않다. 다만 한 가지, 그 엄청난 기술들이 대중들을 통제하여 고작 아폴로 계획 자작극이나 지구 평면이라는 엄청난 팩트(?)를 은폐하는 데 동원되어 쓰이고 있다고 믿는 건... 성경을 믿는 것보다 정말 엄청나게 더 큰 믿음을 필요로 하는 게 틀림없다.

고대 그리스의 에라토스테네스는 같은 날 같은 정오 시간대에 서로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 그림자 길이가 차이가 난다는 걸 발견하고는 그걸 토대로 지구의 둘레를 추측 계산해 내기까지 했다. 이 때는 성경의 구약과 신약 중간 시기이던.. 그야말로 엄청난 옛날이다. 기구 하나조차 띄울 여력이 안 되던 시절에 지구가 둥근 건 너무 당연한 귀결이고, 그 둘레를 오늘날의 측정값과 비교해 봐도 상당히 정확하게 알아맞힌 것이다.

컴퓨터, 우주선, 휴대전화를 경험하는 사람들이 지금으로부터 2천 몇 백 년 전의 사람보다도 통찰력이 뒤쳐져서야 되겠는가?
세상 자녀들이 빛의 자녀보다 더 지혜롭게 머리 잘 돌아가는 분야가 있다는 건 성경도 인정한 팩트이다(눅 16:8). 그걸 굳이 부인하려 애쓸 필요는 없다.

Posted by 사무엘

2018/06/07 08:33 2018/06/07 08:33
, , ,
Response
No Trackback , 3 Comments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1497

1.
이미 아시는 분도 있겠지만 본인은 과거에 수능을 안 쳤으며 군 자대 생활을 한 적이 없다. 모태신앙인 관계로 딱히 구원 순간에 대한 기억도 없고, 사소한 사항이다만 평생 안경을 쓴 적 역시 없다.
어지간한 사람들이 겪는 코스들을 많이 건너뛰었는데.. 이런 skip의 궁극의 완전체는 나중에 육신의 죽음조차도 경험하지 않고 건너뛰는 것이리라. 내가 아직 살아 있는 가까운 미래에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나서" 내가 바로 부활의 몸으로 변화된다면 그것만 한 꿀잼이 없을 것이다. (살전 5:16-17 등)

성경 스토리를 Doom 2 게임에다 비유하자면 IDDQD 치트키도 있고(무적. 욜 2:8 등), IDNOCLIP도 있고(닫힌 문 통과. 터미네이터 영화에도 나옴. 요 20:26) IDKFA(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 생략)도 있다. 심지어 순간이동 transform도 있다(행 8:39).
무적 모드를 god mode라고 부르는 거.. 일단 상당한 근거가 있는 셈이다.

그런데 결혼까지도 skip한 채로 변화될지는 모르겠다. 참고로 결혼도 이 세상에서 육신을 입은 삶이 끝난 뒤부터는 결코 할 수 없게 되는 일이다(마 22:30).

2.
무슨 손톱으로 칠판을 긁는 것처럼 음향 차원에서 끔찍한 소리 말고, 사람들이 정서 차원에서 천하에 제일 듣기 싫어하는 소리로는 잠에서 강제로 깨어야 하는 알람, 또는 군대 기상 나팔 소리 같은 부류를 1위로 꼽는다.
또한, 일본 사람들은 텔레비전에서 불시에 "띠링띠링~ 띠링띠링~" 하며 튀어나오는 긴급 지진 경보에 거의 트라우마가 있다고 본인은 들었다. 아무 존재감 없는 한국의 민방위 경보 내지, 오동작이 너무 잦아서 신뢰도가 양치기 소년 급이 돼 버린 건물 화재 경보 같은 것과는 급이 완전히 다르다. (저러다 진짜 불 나거나 전쟁 났을 때가 걱정된다)

비행기 조종사 한정으로는 "웽웽~ pull up!" 이러는 GPWS 경보음도 가히 저승사자의 음성이다. 누가 지금 비행기 기수를 올려야 한다는 걸 몰라서 안 올리는 줄 아나..;; 저 소리를 조종실에서 실제로 들은 뒤에 생존한 조종사는 세계를 통틀어도 별로 없다.

이런 점을 감안했을 때 예수님의 공중 재림을 알리는 나팔 소리는 많은 사람들에게 어떤 소리처럼 들릴까? (고전 15:51, 살전 5:16-17) "하나님의 나팔 소리 천지 진동할 때에"라는 찬송가를 기억해 보라.
이건 그야말로 2천 년에 가깝게 떡밥이었다. 예수님이 언제라도 오실 수 있다는 대비를 제대로 하고 사는 사람은 절대로 '시한부 종말론'처럼 개막장으로 살지 않는다. 그렇게 건전하게 살았던 사람이라면 하늘의 나팔 소리는 가장 반가운 소리가 될 것이다.
"난 하늘나라에서 예수님 얼굴을 제일 먼저 볼 거니까 이 세상에서는 맹인으로 살아도 괜찮아요" 급으로 살았던 사람이라면.. 더 말이 필요하지 않을 테고.

하지만 구원은 받았지만 "예수님은 어제나 오늘이나 아마 영원히 오지 않을 것이다" 이런 마인드로 살았던 사람이라면 갑작스러운 재림이 그야말로 충격과 공포가 될 것이고 저런 나팔 소리는 군대 기상 나팔이나 지진 경보음처럼 들리지 않을까 싶다.
사람이 언제 죽을지 모르고 예수님의 재림이 언제가 될지 모르는 건 인간의 입장에서는 불리한 정보 접근성이지만 그게 그나마 인간의 삶을 건전하게 유지시켜 준다.

3.
'별'이라고 하면 (1) 지구의 밤 하늘에서 볼 수 있는 반짝이는 작은 점들을 가리키지만 (2) 그냥 천체를 다 싸잡아 가리키기도 한다. 심지어 지구도 '초록별'이라고 하니까.
그래서 스스로 빛을 내는 별을 항성이라 하며, 그렇지 않은 별은 궤도를 도는 고체덩어리라는 점만 부각시켜서 행성이라고 한다. 일본식 한자어로는 '혹성'이라고도 했던 것 같다.
항성과 행성은 철도로 치면 마치 기관차와 객차의 관계와도 비슷해 보인다. 객차는 자기 동력이 없으니 기관차와 연결되어 끌려가기만 한다. 그것처럼 행성은 스스로 빛을 내는 게 아니라 다른 항성의 빛을 반사해서 빛나니까 말이다. (내가 생각해도 비유 대박이다~)

성경은 천체들을 논할 때 해, 달, 별(복수 개의 집합)이라는 세 그룹으로 분류해서 말한다. 이게 창세기부터 계시록까지 일관된 심상이요 진술 방식이다. 특히 해와 달은 서로 나타나는 시기만 다를 뿐 거의 동급의 대등한 관계로 즐겨 묘사된다.
6일 창조의 넷째 날 설명부터 시작해서(창 1:16) 요셉의 꿈에서도 해와 달과 별(창 37:9)이 등장하고, 욜 3:15과 마 24:29 같은 구절을 거쳐서 계 12:1에서도 해와 달과 별이다. 특히 계 12에 나오는 여인의 정체는 다른 듣보잡 이단 교주가 아니라 요셉의 꿈과 연결하여 그냥 유대인/이스라엘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게 성경을 성경으로 풀고 해석하는 좋은 예이다.

이런 관점에서 봤을 때, 성경에는 첫째 하늘· 둘째 하늘· 셋째 하늘이라는 개념은 있어도,
태양과 달은 실제 크기와 거리가 넘사벽급으로 차이가 있다는 것, 태양도 10파섹 거리에서 객관적으로 보면 4.8등성짜리 별이며 우주엔 태양보다 더 크고 밝은 항성도 있다는 것, 태양계에 금성이나 화성 같은 행성도 있다는 것.. 같은 정보는 성경으로부터 얻을 수 있지 않다. 애초에 성경이 인간에게 그런 정보를 주려고 기록된 책도 아니다.

물론 성경은 6일 창조라든가 인류의 역사, 레위기에 나오는 의학· 위생 관련 진술은 같은 건 문자적으로 정확하며 시대를 앞서간 기록이라는 것이 본인의 믿음이다.
허나, 성경 율법에는 살인자를 사형에 처하라는 보편적인 명령만 있는 게 아니라 오늘날 세속 관점에서는 영적 교훈 말고는 별다른 의미가 없고 적용 가능하지 않은 계명도 있다. 그런 것처럼 자연과학 쪽에도 성경의 진술이 의도적으로 세속 과학의 관점에서 차이를 보이는 부분 역시 응당 존재한다.

가령, 고래는 포유류이지만 요나서에서 '큰 물고기'라고 적어 놓았다(욘 1:17, 마 12:40).
하나님은 새끼를 낳는 고래라는 특이한 생물을 특별히 창조까지 하신 분인데 어류와 포유류를 구분할 줄 몰라서 고래를 '큰 물고기'라고 적어 놓으신 것일까? 그럴 리는 없잖아.
그냥 지느러미 달렸고 인간이 보기에 물고기처럼 생기기도 했으니 쓸데없이 이런 데에서 괜히 '문법 나치'처럼 굴 필요가 없이 저렇게 적어 놓은 것일 뿐이다.
그것처럼 천체에 대한 진술도 그냥 당대 인간이 편하게 읽으라고 해와 달과 별을 보이는 대로 심상과 예표를 부여해서 묘사했을 뿐이다.

성경이 지극히 지구 중심적으로 기록돼 있다는 것은 그만큼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우주 개발을 막지는 않지만 적극 권하지도 않는다는 심상이 담긴 것일 수도 있다. 예수님은 지구의 이스라엘 땅에 재림하시지 달이나 화성에 재림하시지는 않을 테니까. 본인은 개인적으로는 지구 외에 다른 공간에 지적 생명체가 존재할 거라고 믿지 않으며, 인간의 기술과 비용만으로 지구를 떠나 다른 행성에 정착해서 살 수 있을 거라고도 믿지 않는다. (뭐, 나와 다른 견해를 갖는 거야 얼마든지 자유이고, 시도 자체를 나쁘게 보지는 않지만)

어떻게 지구만이 달 같은 커다란 위성이 존재해서 인력을 주고받고 있으며, 내부에 액체 금속이 있는 채로 비교적 빠르게 자전과 공전을 해서 자기장도 발생하며, 끊임없이 물질이 순환하는 살아 있는 행성이 될 수 있었는지..
다른 행성은 아무리 돈과 시간을 투입해도 왜 테라포밍이 불가능할 수밖에 없는지, 지구는 밑에 지옥이라는 게 있기 때문에 다른 행성과 어떤 다른 특징이 있는지.. 굳이 창조 과학회 같은 단체가 있다면 그런 걸 규명해도 좋을 듯하다. 괜히 지구· 우주 나이 6천 년에만 매달려서 뻘짓 하지 말고 말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7/03/04 08:39 2017/03/04 08:39
, , , , ,
Response
No Trackback , No Comment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1331

기원에 대한 논의 외

* 예전에 이미 했던 말도 있겠지만 중요한 사항이니 다시 정리하겠다.

1. 언어의 기원

기원을 알기가 제일 난감한 분야이다. 화석이고 뭐고 물리적인 형태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문자 기록으로는 음운 계층에서의 통시적인 변화만을 추적할 수 있을 뿐, 그 문자의 저변이 되는 그 시절의 실제 음성 기록을 100% 정확하게 재현하는 건 불가능하다. 그 시절에 녹음기가 존재하지 않았으니 말이다.
하다못해 중세 국어에서 옛한글 자모의 음가조차도 여러 학자들의 추정만이 존재할 뿐 실제 발음이 딱 부러지게 어떠했는지는 알지 못한다.

음운뿐만이 아니라 형태· 어휘· 문법 쪽으로 간다 해도, 동물적인 꽥꽥 끼릭끼릭 의성 의태어로부터 추상적인 개념에다 복잡하고 재귀적인(안은 문장, 이어진 문장) 문법이 저절로 등장한다는 건 아무리 긴 시간이 흐른다 해도 실현 불가능이다. 그건 아메바로부터 원숭이를 거쳐서 사람이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만큼이나 불가능이다.

고대까지는 몰라도 중세급의 과거 언어는 현대의 언어보다 더 음운이 다양하고 복잡하면 복잡했지, 오늘날보다 더 단순한 구조는 아니었다는 게 통론이다. 한국어만 해도 과거에는 '여덟'에서 ㅂ이 실제로 발음되었고 받침 ㅎ도 발음되었고 자음이 두 개, 세 개씩 있는 등 지금보다 스케일이 더 컸으리라 여겨지고 있다. 언어는 시간이 흐를수록 이것저것 탈락하고 생략되고 중화되고 제약이 생기는 쪽으로 변하는데 그럼 처음에 그 복잡한 시스템은 언제 어떻게 갖춰질 수 있었겠는가? 통상적인 진화론과는 정반대 경향이 아닐 수 없다.

언어야말로 걍 GG 치고 신수설을 주장한대도 증명도 반증도 할 수 없는 가장 난감한 분야이다. 그냥 신앙· 신념의 영역일 뿐이다. 언어에서 기원은 언어학계에서도 불가지론으로 간주되며 더 구체적인 논의 대상이 아니다. 과학적인 방법론을 동원해서 연구할 거리 자체가 없다.

2. 생명의 기원

생명은 무생물로부터 저절로 생겨나지 않으며, 스스로 유전자 차원에서 더 고등한 종으로 바뀌지도 않는다. 이건 일단 인정하고 들어가자.
유기물· 단백질처럼 생명을 담는 껍데기 그릇을 일부 겨우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해서 거기에 생명이 생기는 것 역시 아니다. 다른 무생물 기계는 부품들의 상호 연결이 끊어지면 곧바로 작동이 멈춰 버리는 반면, 생명은 세포 단위로 쪼개도 각각의 단위들이 다 생명이 있어서 스스로 살려고 발버둥치고 노력한다는 매우 큰 차이가 있다.

생물과 무생물의 차이 중 이런 고증을 반영한 것이 스타크래프트에서 저그와 테란의 대미지 컨트롤 능력이 아닌가 한다. 저그는 건물과 유닛 공히 체력이 1만 남아도 아주 천천히라도 자동 회복되는 반면, 테란은 그런 게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사람 서플라이가 없는 건물은 체력을 2/3 이상 잃은 뒤부터는 스스로 파괴돼 버리기까지 한다.

이걸 인간이 도대체 어떻게 만들어 내겠는가? 지구 안에서는 빛도 산소도 없고 도저히 생명체가 존재할 수 없다고 여겨지는 척박한 수천 m 아래 초고압 해저에도 심해어가 존재하지만, 반대로 지구 밖의 광활한 우주에는 생명이란 게 일단은 전혀 없다는 것 역시 진지하게 생각할 점이다. 이건 뭔가 인위적인 현상이라고 보는 게 자연스럽다.

다음으로 연대기 문제로 넘어가면, "지금" 지구상에 존재하는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들은 할아버지에 할아버지를 거듭해서 거슬러 올라가면 6천여 년 전의 6일 창조에서 딱 끝난다고 일단 본인은 믿는다. 세속 역사에서도 인간의 문명이라는 건 천 자리 범위를 넘어서는 연도의 과거로는 절대로 가지 않는다.

단, 그 전의 엄청 옛날, 이전 세상에서도 생명체가 있긴 했다. 그러다 이전 세상이 멸망한 뒤 대부분의 품종은 원래 있던 종류대로 다시 창조되긴 했는데(after his kind), 다만 고래나 인간 같은 일부 종은 예전에 없었다가 6천 여 년 전에 새로 등장하기도 했다. 성경이 말하는 이전 세상의 멸망은 지질 시대에서 다루는 '대멸종'과 관계가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3. 지구의 기원

방사성 원소· 탄소 원소 측정법 등 다양하게 교차 검증되는 방법을 통해 지구의 나이는 수십억 년 정도 되었다고 여겨지고 있다. 인간이 달에 실제로 간 적이 없다고 믿는 아폴로 계획 음모론자들은 달 착륙 미션이 오로지 아폴로 11호밖에 없었던 것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젊은 지구 창조론자들은 지구의 나이를 측정하는 방법이 오로지 한두 가지 방법밖에 없는 것처럼 오해하는 경향이 있다.

하루는 우라늄 동위원소의 반감기를 이용해 지구의 나이를 측정하는데 이상하게 실험 진행이 잘 안 돼서 원인을 찾다 보니, 공기 중에 납의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높다는 것을 알게 됐으며, 이게 자동차의 배기가스 때문이라는 것까지도 알아냈다. 이런 과정에서 20세기 후반에 무연휘발유가 발명될 수 있었다. 납은 인체에 몹시 해로운 중금속이기 때문이다. 연대 측정법이라는 게 저런 사소한 변인까지도 찾아낼 정도로 정밀하니, 창조 과학회의 주장만치 그렇게 호락호락 허술한 체계가 아니라는 뜻이다.

인류 이전에도 죽음 자체는 지구상에 존재했다. 이전 세상은 물의 넘침으로 멸망했지만, 그 시절의 흔적은 화석이나 지층에 남아 있다고 본인은 믿는다. 노아의 홍수보다 훨씬 더 거대한 스케일로 말이다.

4. 우주의 기원

흔히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우주의 기원은 화석이나 지층 같은 '흔적'만으로 추론을 하는 게 아니다. 이 바닥은 수십억 년 전에 출발하여 수십억 광년 거리를 달려서 우리 눈에 도달하여 2차원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내는 빛을 망원경으로 직접 관측하면서 현상을 해석한다! 방법론이 다른 기원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그래서 "관측 가능한 우주"라는 개념이 있으며 대폭발설 내지 130억 년~200억 년 같은 계산이 나오는 것이다. (전산학에서 계산 가능한 문제, 과학에서 재연 가능한 현상, 철학에서 반증 가능한 명제처럼..)

이 연구 방법론이 근본적으로 부정되려면 (1) 예전에는 우주의 본질 자체가 지금과는 근본적으로 달라서 빛의 속도 자체가 지금과는 넘사벽급으로 달라질 수가 있어야 하거나, (2) 아니면 저 옛날 별빛의 모습이 실제 별빛이 아닌 페이크 가짜여야 한다. 허나 (1)은 과학적으로 가능성이 없으며, 과거라 해도 광속의 변화는 무시할 수 있는 아주 미미한 수준일 뿐이다.
그리고 (2)는 과연 하나님이 인간에게 자연 계시를 설마 그렇게까지 속임수를 동원해서 남기셨을까 하는 신학적인 문제를 일으킨다. 아무리 아담도 성년으로 창조됐고 닭과 달걀 중에 닭이 먼저라 해도, 저건 성년 창조설이라는 명목으로 실드 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다고 여겨진다.

덧붙이는 말

0.
기원과 관련된 기독교계와 세속 과학계의 논쟁은 가장 먼저 잘 알다시피 "2. 생명의 기원"에서 시작되었다. 언어의 기원은 양쪽 모두 근거가 부족하다 보니 별로 이슈가 되지도 않는 것 같고(걍 서로 믿고 싶은 대로 믿고 말자), 생명에 비해서는 지구나 우주의 기원은 비록 서로 전혀 무관한 건 아니지만 일단 부가적인 문제이다.
각각의 기원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갖고 있건, 일단 언어, 생명, 지구, 우주의 기원은 문제를 보는 관점이 다르고 연구하는 방법론이 서로 완전히 다른 분야라는 것을 인지해야 할 듯하다.

창조 과학회는 진화론만 반박하다가 "젊은 우주"를 주장하면서 생명 영역뿐만 아니라 지구와 우주 영역에까지 주변에 온통 적을 만들었다. 자기 학설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사이비 유사과학 취급을 받는 게 온통 진리를 일부러 거부하는 부패한 무신론자 학계의 음모 때문이라는데... 진실은? 과연 글쎄다.

이들은 6천 년 전 문자적인 24시간 6일을 사수한 것은 잘한 것이지만 성경과 과학에서 모두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병크로 인해서 오류를 저지른 것도 적지 않다. 결국은 이전 세상과 현 세상을 구분하고 6천 년 전 문자적인 6일 창조도 인정하되, 창 1:1-2 사이에 간극을 설정하는 것이 성경 교리도 문자적으로 정확하게 사수하고(특히 물과 어둠, 사탄 마귀의 기원) 세속 과학의 관찰과도 조화를 이루는 가장 훌륭한 방법이다. "젊은 생물(현 세상의), 오래 된 지구"인 것이다. 내가 보기엔 그것 말고는 답이 없다.

1.
성인 형태로 어제 갓 창조된 따끈한(?) 아담을 생각해 보자. 그는 덩치와 지능, 떡대만이 30대 청년이지 피부 표면은 가히 갓난아기처럼 뽀송뽀송하고 노화의 징조는 통상적인 30대 성인 수준으로도 전혀 발견되지 않았을 것이다. 활성 산소나 각종 해로운 찌꺼기 같은 것도 전혀 없었을 것이고 심지어 응가를 해도 우리와 같은 끔찍한 악취 없이 태변과 비슷한 분비물이 나왔을 것이다. (동안· 꽃미남· 미소년 이런 것과는 별개의 얘기임!) 그러니 생물학적 나이라는 것도 무슨 관점에서의 나이인지를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다.

게다가 결정적으로, 그는 30대 성년의 형태로 갓 창조됐다고 해서 자신이 직접 겪지도 않은 유년기, 10· 20대에 대한 기억을 갖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하나님께서 그런 것을 거짓으로 주입해 넣으셨을 이유가 없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주요 성품 중 하나는 결코 거짓말을 하지 않으시는 것이기 때문이다(딛 1:2).

비록 기술적으로야 가능은 하겠지만 하나님은 자신의 성품에 위배되는 일을 하지는 않으실 것이다. 그저 "오래 된 것처럼 보이게 창조를 하셨겠지"라고 기원에 대해 넘겨짚기 전에 이런 면모도 진지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 공장에서 갓 생산된 따끈한 새 자동차에 적산거리계만 한 10만~20만 km로 조작해 놨다고 해서 그 차가 진짜 오래 된 차인 것처럼 보일까?

2.
만화영화 라이온 킹의 대사가 문득 떠오른다. 거기에 나름 우주를 논하는 대화가 있기 때문이다.
심바· 품바· 티몬 일행이 거하게 저녁 식사를 한 뒤 풀밭에 누워서 밤하늘을 보고 있는데, 품바가 티몬에게 "야, 넌 저 밤하늘에 빛나는 점(별)들이 정체가 뭔지 궁금하지 않냐?" 라고 묻는다.
티몬은 자기는 답을 확실하게 알고 있기 때문에 궁금하지 않다고 의기양양하면서, 저것들은 시꺼먼 표면에 달라붙은 반딧불이라고 얘기한다. 휴.. 시골에서 반딧불이를 직접 본 사람이라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품바는 "아 그래? 난 저것들은 수십억 마일 이상 떨어진 곳에 있는 가스 불덩어리인줄 알았는데. (아니었구나)" 이렇게 얘기함.
품바의 말이 정답임에도 불구하고 티몬은 "ㄲㄲㄲ 넌 그냥 모든 게 가스인 것처럼 보이지?" 이렇게 면박을 준다. 이전의 하쿠나 마타타 씬을 보면 품바는 배 속에 가스가 가득찬 지독한 방귀쟁이여서 어린 시절부터 왕따를 당했다고 나오니까..;;

이 대화에서 심바는 어린 시절에 부친에게서 언뜻 들은 종교 주술적인 대답을 했는데(돌아가신 선왕들이 별이 돼서 우리를 지켜본다) 이건 완전히 가루가 되도록 폭풍처럼 까인다.
그런데 영화 전체를 보면, 티몬의 말은 실제로 맞아서 적중한 게 별로 없었다. 오버와 허세가 좀 쩌는 듯..

  • 처음에 사막 한복판에서 쓰러진 심바를 발견했을 때 "사자를 키우면 위험하니 얘를 데려가서는 안 된다" → 심바는 전혀 위험하지 않았으며 품바· 티몬 일행과 잘만 친한 사이가 됨
  • "저 별들은 반딧불이다" → 네버.
  • 극중에서 Can you feel the love tonight 노래가 끝나고 결말부. "심바와 날라가 서로 상봉했으니 우리 우정은 이제 끝장났다" 엉엉 ㅠㅠ → 그 뒤에도 전혀 끝장나지 않음.

콜?

Posted by 사무엘

2016/02/24 08:36 2016/02/24 08:36
, , , , , , , , , ,
Response
No Trackback , No Comment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1196

현재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도시는 볼리비아의 수도 라파스라고 한다. 해발 고도가 무려 3600m에 달해 우리나라의 백두산보다도 더 높다!
이 외에도 에콰도르, 콜롬비아 같은 나라들도 높은 고도를 자랑하는 곳이고,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시티 역시 고도가 2240m로, 한라산의 높이를 능가한다. 1968년에는 이곳에서 올림픽이 개최되었는데, 평지보다 산소가 부족해서 참가 선수들이 굉장히 힘들어했다고 한다. 하지만 대기가 그만큼 옅은 덕에 멀리/높이뛰기의 기록 수립에는 도움이 됐다는 말도 있다.

과학 상식에 따르면, 대류권에서는 높이 올라갈수록 기온이 조금씩 떨어지고, 물이 끓는 온도도 차츰 내려가서 고지대에서 지은 밥은 설익는 경향이 있다. 또한, 에베레스트 산 정상 정도 되는 곳에서 산소통 없이 돌아다니면, 발을 떼어 좀 걷기만 해도 100미터를 전력질주라도 한 것처럼 숨이 가빠 온다고 한다. 학창 시절 과학동아 잡지에서 읽은 내용이다.
히말라야 산맥의 그 높은 산중턱에서 조개껍데기 화석이 발견되기도 했다니 더욱 흥미로운 사실이다.

덧붙이자면, 현재 지구를 초월해 태양계의 행성들 내부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알려진 산은, 화성에 있는 올림푸스 산. 백두산처럼 칼데라가 있는 화산 지형인지라, 과거에 화산이었던 걸로 추정된다.
화성에는 지구처럼 물이 없으니 해발 고도 같은 개념은 없고 행성의 평균 반지름이던가 하는 기준의 차이로 산의 높이를 재는데, 저 산의 높이는 25km에 달해서 에베레스트 산의 3배에 필적한다. 게다가 산 전체가 차지하는 면적은 한반도의 그것에 맞먹는다고. (단, 면적이 면적인 만큼, 경사는 굉장히 완만해서 별도의 등산 테크닉이 필요 없을 정도라 함.)

지구 같았으면 활발한 지질 활동으로 인해 아예 산맥이 생겼을 텐데, 그러지는 못하고 화성이기 때문에 그냥 크고 아름다운 단일 산이 생기는 것으로 그친 거라고들 한다. (게다가 화성 자체의 반지름이 지구의 절반밖에 안 된다는 걸 감안한다면 얼마나 큰가?)

지구에서 높은 곳을 살펴보았으니 다음으로는 낮은 곳 차례이다.
먼저 네덜란드가 있다. 국토의 상당수가 간척지이며, 해수면보다 수~십수 m가량 낮은 곳이 많다. 이런 곳에 쓰나미라도 몰아쳤다간 정말... jot망일 듯.

이탈리아의 베네치아는 과거에 한메 타자 교사 게임의 배경으로 등장해서 우리나라에 널리 알려졌다. 툼레이더 2에서 레벨 2의 배경이기도 하고.. 거기 묘사되어 있듯이 그곳은 도시 전체가 수로로 연결되어 있어 배로만 이동 가능하고 자동차가 못 다닌다. 말 그대로 물의 도시. 하지만 주기적으로 폭우의 피해를 심심찮게 당하며, 도시가 매년 진짜로 차츰 가라앉고 있어서 걱정이라 한다.

일본의 칸사이 국제 공항도 비슷한 사정. 토지 보상 문제를 원천봉쇄하기 위해 오지게 고생해서 바다 위에 인공섬을 만들고 그 위에 공항을 만들었는데... 지반이 약해서 섬이 예상보다 꽤 빠른 속도로 가라앉고 있다고 한다. 일본 침몰이 아니라 칸사이 공항의 침몰. 이미 10미터가 넘게 가라앉았고 게다가 부위별로 가라앉는 속도가 다르기까지 하다. 덜덜;;; 이 때문에 이 공항은 건설 비용뿐만이 아니라 유지 보수 비용이 장난 아니게 들고 있으며, 세계에서 공항 이용료가 비싸기로 악명 높은 공항의 순위권을 지키고 있다.

이런 인간이 만든 간척지 말고, 진짜 순수하게 자연적으로 지구 중심부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 땅은 잘 알다시피 사해(dead sea) 일대이다. 그 해발 고도는 -421m이며, 인근의 여타 사막 지역과의 고도 차이는 7~800m나 된다. 해발보다 세계 무역 센터급 마천루의 높이만치 더 낮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우려나?
요르단 강에서 이곳으로 유입된 물은 증발만 할 뿐 밖으로 빠져나가질 못한다. 그렇잖아도 이곳은 엄청나게 더운 곳이다.

말이 나왔으니 사해 얘기를 좀 더 하자. 사해는 저런 지형적 특성으로 인해 무진장 짜다. 일반 바닷물의 소금 농도는 3.5% 남짓이어서 보통은 퍼센트(1/100)도 아닌 퍼밀(1/1000)로 측정하는 반면, 사해의 농도는 20%가 넘는다. 그것도 모자라서 녹지 못한 소금이 기둥을 이루고 있으며, 요즘 거기는 물의 유입량보다 증발량이 더 많아서 차츰 메마르고 있다고. 몇십 년 뒤엔 사해는 물이 다 증발하고 진짜 소금 뻘밭이 될지도 모른다.;;; ㅎㄷㄷㄷ;;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건 얼음이 아니라 소금 덩어리이다. -_-;;;

이곳에서 생명체 따윈 살지 못한다. 목 마르다고 바닷물을 마시다간 염분으로 인한 탈수 때문에 더 목 말라지고 죽듯이, 민물고기 따위가 여기 들어갔다간 그냥 즉사한다...;;

소금으로 인해 워낙 밀도가 높기 때문에, 여러분도 이미 잘 알다시피, 사해에서는 수영을 전혀 안 해도 사람 정도는 물에 그냥 둥둥 뜬다. 뭐, 그렇다고 해서 아예 물 위에서 서서 첨벙첨벙 걸을 수 있을 정도는 아니겠지만. (예수님의 기적은 신기하기 그지없다!)
사해 수면에 둥실둥실 떠서 한가롭게 책이나 신문을 읽는 아저씨 사진은 누구나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어렸을 때 물에다 계란을 넣어서 가라앉혔는데, 소금을 집어넣자 그게 떠오르는 실험을 한 기억이 난다.
그러고 보니, 초딩~중딩 시절엔 소금물의 농도와 관련된 수학 방정식 문제들이 본인을 무척 괴롭혔었다..;;
사해의 물은 민물보다 그만큼 더 단단(?)하고 끈끈하기 때문에, 민물에다 하듯이 다이빙을 하는 것도 위험하다고 한다.

다만, 사해는 소금뿐만이 아니라 온갖 지하자원의 보고이기도 해서 관광지 이상으로 그 가치가 높다. 인간의 활용 가능성에 관한 한 사해는 결코 죽은 바다가 아니라는 뜻.
통념과는 달리, 전세계에 유통되는 소금의 상당수는 암염으로부터 채취된 것이라고 한다. 염전 생산의 비중은 그리 크지 않다. 염전을 아무 바닷가 지형에서나 조성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비열이 그렇게도 높은 물을 대량으로 끓이거나 증발시키는 건 역시 쉬운 일이 아닌가 보다.

사해는 성경에도 응당 등장하며, salt sea라고 창세기부터 여호수아기에 이르기까지 여러 차례 언급되어 있다. 유황불 맞고 폭삭 망한 소돔과 고모라가 있던 곳이 여기라고들 한다(소금기둥으로 변한 롯의 아내-_-). 그리고 민수기를 보면 모세에게 반역하다가 산 채로 땅속 지옥으로 떨어져 버린 고라의 얘기가 나오는데, 그들이 있던 곳이 고증상 마침 해발 고도가 가장 낮고, 고로 지옥과도 가장 가까이 있는 이곳 부근이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산인 백두산 일대와, 세계의 지붕인 에베레스트 산 일대, 노아의 방주 떡밥이 나도는 아라랏 산 일대, 세계에서 가장 넓은 호수인 카스피 해 일대가 그런 것처럼 사해도 둘 이상의 나라의 국경을 접하고 있다. 백두산 관광을 북한이 아닌 중국을 통해 가듯, 관광객들은 사해 관광을 요르단을 경유해서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익사할 위험이 없다고 자기도 모르게 건너편까지 멀리 수영을 즐기는 관광객이 있는가 본데, 이는 무단 월경으로 오인당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우리나라 같은 반도 + 분단국 정서로는 이해하기 쉽지 않은 모습이다.

사해 얘기가 길어지긴 했다만, 고산 지대만큼이나 이런 저지대에 생태학적으로 다른 side effect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더 더워지긴 하겠지만, 어차피 해수면보다 1km가 넘게 심하게 낮은 육지가 존재하는 것도 아니니 뭐..
태양계에서 압력과 온도의 극단적인 예는 물론 금성 표면이겠지만, 지표면에는 그런 곳이 없다. 그런 금성은 오히려 성층권 이상의 높은 곳의 대기 온도와 압력이 지구의 대류권의 그것과 비슷하다고 하니 흥미롭다.

Summary:

1. 아주 어렸을 때 본인, 지금의 철덕의 수준에는 훨씬 못 미치지만 그래도 약간 지구과학덕 색깔을 좀 띤 적은 있었다. -_-;;
2. 홍해는 영어로 Red Sea이지만, 홍차는 red tea가 아니다. 어??
3. 민물고기를 직류 전동차, 바닷물고기를 교류 전동차에다 비유한 건 아무리 다시 생각해 봐도 참 적절한 비유 같다.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곳은 바로 절연 구간(dead section)!

Posted by 사무엘

2011/07/04 08:00 2011/07/04 08:00
, , ,
Response
No Trackback , 5 Comments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535

인구 수와 지구의 크기

현재 지구상의 인구는 60억을 넘어선 지 오래라고 한다. 뭐, 넉넉잡아서 70억이라고 치자.
지금으로부터 한 2, 30년 전엔 세계 인구가 50억을 넘어선 걸 갖고도 식량이 부족하네, 인구 조절을 해야 되네 하면서 온통 호들갑이었다.

그런데 이 70억 인구를 전부 한 명당 딱 1제곱미터(㎡)짜리 면적의 격자에다 꽉꽉 구겨 집어넣으면...;; (그것도 층을 만들지도 않고)
우리나라 일개 도 정도의 면적에도 다 들어간다! 전세계 인구가 그 좁은 한반도의 경상북도 안에 다 들어가고도 남는다면 믿어지는가?

거짓말이 아니다. 넓이는 2차원이다. 70억에다가 제곱근만 씌워도 겨우 8만~9만으로 숫자가 줄어든다.
1㎡라고 하니까 굉장히 좁게 느껴질지 모르겠다. 그러나 영화관이나 비행기 좌석은 말할 것도 없고 무궁화호 열차의 좌석 하나 면적조차도 1㎡가 안 된다. 앞뒤 간격이 83~85cm 남짓이다. 좌우 간격은 당연히 앞뒤 간격보다 좁다. 그러니 1㎡보다 작은 면적이다.

물론 그 인파만 해도 수십 km에 달하는 길이에 수천 ㎢의 면적에 달할 것이므로 70억 인구는 결코 만만한 양이 아니다. 그러나 그보다도 우리가 사는 지구는 비교할 수 없이 월등히 더 크고 넓다. 남아메리카가 중국이나 인도 같은 처지라면 그 대륙 한 곳에만도 지금보다 20~30억에 달하는 인구가 더 살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나이가 들면서 본인의 생각이 좀 바뀐 게 있다. 인구 문제, 식량 문제나 환경 문제 따위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치 심각하지 않으며, 진실은 우리의 예상과는 상당히 다른 곳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
그렇게도 자연을 짜내고 착취해 가면서 식량을 생산하는데, 인구가 너무 많아서 먹여 살리지 못하는 건 아닌 것 같다.
지구상에 수많은 사람들이 굶주리고 있는 건, 전적으로 생산된 식량이 분배가 안 되어서 그런 게 아닐까? 마치 제아무리 지하자원 많고 식량 생산도 많은 나라라도 정치가 막장이면 국민들이 굶주리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땅의 절대적인 면적이 좁은 게 절대, 절대로 아니다. 인간들이 스스로 옹기종기 모여 살고 좁게 사니까 좁은 것이고 그 때문에 부동산 집값 문제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된 것이다. 그와 마찬가지로 인간 때문에 환경이 좀 파괴되었기로서니, 지구가 겨우 그 정도 오염과 파괴 때문에 망하지는 않을 것이며 식량의 절대적인 생산량은 여전히 충분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인간이 자꾸 욕심을 부리니까 자원이 부족하고 에너지가 부족한 것이지, 농경 사회라면 이 지구상에 인구는 최소한 몇백억은 굶주리지 않고 살 수 있을 것이다. 본인은 나이가 들고 보니까 가족 계획, 인구 억제 같은 건 정말 부질없는 발상이고 좀 심하게 말하면 영적으로 굉장히 마귀적인 정책이라는 걸 느끼게 됐다. 결혼과 출산은 하나님조차도 간섭 안 하고 부부의 결정을 전적으로 존중해 주시는 영역이다!

뭐, 에너지 낭비하고 환경 마음껏 파괴해도 된다는 말은 아니지만, 본인은 지구가 겨우 인간의 뻘짓 때문에 그렇게도 호락호락 쉽게 파괴되고 멸망할 거라고는 믿지 않는다. 지구 온난화나 오존층 파괴 같은 것에 대해서도 그렇게까지 심하게 불안해하고 걱정하지 않는다. 인류가 망한다면 언제나 죄와 불의 때문에 망하지, 무슨 외계인의 침략이나 환경 오염 같은 불가항적이고 도덕적으로 아무 의미가 없는 외부적인 요인 때문에 허무하게 망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또한 인간은 미우나 고우나 지구 밖을 떠나 우주에서 살기란 불가능할 것이다. 스타크래프트 테란 같은 종족은 SF 소설에서나... ㅎㅎㅎ

끝으로, 성경과 결부지어 생각해 볼 만한 사항이 있다.
지금까지 독립된 인격체로 태어난 개개인의 사람은 총 몇 명일까? (성경대로라면 아담 이래로 지금까지)
제대로 살지도 못하고 낙태되거나 굶어죽은 아기들까지 합하면.. 몇 천억, 조 단위 정도는 되지 않을까 싶다.
요한계시록을 보면 새 예루살렘의 크기가 가로· 세로· 높이 공히 12000 스타디온이었다고 나온다. (계 21:16)
KJV에서 펄롱(furlong)이라고 번역된 이 단위는 1/8 마일로, 12000 스타디온은 약 2400km이다. 지구의 지름의 1/5이 좀 안 되는 크기 되겠다.

인류 역사상 구원받은 모든 신약 성도들. 뭐 사도 바울, 베드로, 주 기철 목사, 우리나라 초대 대통령, 그리고 이 홈페이지 주인장 등등이 전부 한데 모여 살게 될 천국 도시의 크기가 그렇게 설정되었다는 게 의미심장하지 않은지?
어떤 사람이 얼추 숫자놀음으로 계산해 보니 저건, 그 사람들이 전부 들어가 살고도 남는 공간이라고 하더라. 자세한 내막은 본인도 지식이 없지만, 2400km의 제곱이 아니라 세제곱임을 감안하면 정말 넉넉할 수도 있을 듯.

반대로 이 지구 밑에 자리잡고 있는 지옥도 아담 이래로 구원받지 못하고 죽은 최소한 수백억 이상의 사람들이 전부 들어가기에 충분하고도 남음이 있다고 한다.
게다가 성경에 따르면, 애초에 규격이 딱 명시된 새 예루살렘과는 달리 지옥은 크기가 가변이고 계속해서 확장되고 있다! (잠 27:20, 사 5:14) 흠좀무.

애초에 지옥은 마귀와 그를 따라 타락한 천사들을 집어넣으려고 만든 곳이지(마 25:41) 인간을 집어넣으려고 만든 게 아니다. 그런데 구원받지 못하고 죄 가운데 죽은 사람들이 자꾸 지옥으로 불청객으로 가니까 지옥은 어쩔 수 없이 계속 확장 공사가 진행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화산 폭발이 증가하는 게 지옥 확장 공사의 증거이며, 심지어 지구가 자꾸 더워지고 있는 이유가 이산화탄소 때문이 아니라 발 아래에 뜨거운 지옥이 자꾸 커지고 있어서라고 풀이하는 용자도 있다. 믿거나 말거나. 뭐, 성경대로라면 신이 노해서 천둥을 내린다는 해석도 틀린 말이 아니다.

이렇듯, 지구의 크기, 인간의 개체수와 차지하는 크기를 따져서 글로 정리해 보니 웬지 재미있다. 워낙 다양한 주제로 얘기가 나와서 카테고리 분류하기가 골치 아프구나.
예수님이 이 땅에 재림한 천년왕국 때는 지구상의 인구가 진짜로 앞서 예상했던 대로 몇백억 급으로 불어날 것이다. ^^

Posted by 사무엘

2010/08/04 08:20 2010/08/04 08:20
, ,
Response
No Trackback , 17 Comments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338

Gravity Wells 외

http://xkcd.com/681/
천문 과학에 대한 통찰력과 위트가 두루 엿보이는 정말 탁월한 그림.
지구를 탈출하여 달로 갈 때는 집채만 한 로켓과 어마어마한 양의 연료가 필요하지만, 달에서 지구로 귀환할 때는 아주 작은 비행체만 있어도 되는 이유가 이 그림 한 장으로 명쾌히 설명된다.

지구의 중력을 벗어나기란 그렇게도 어렵고 비용이 많이 든다.
그래서 로켓 부품의 재활용성을 최대화하기 위해 우주 왕복선이란 게 발명되었지만, 요즘 발사되는 우주 왕복선들은 그냥 지구 궤도만 돌다가 돌아온다.

학교에서 배우기를 지구의 탈출 속도는 초속 11.2km라고 한다. 이것은, 지표면에서 공을 초속 11.2km로 던져야만 그 공이 다시는 지구로 떨어지지 않는다는 뜻일 뿐, 공이 자체적으로 추력을 낼 수만 있다면 당연히 그보다 느려도 된다. 이렇게 지구를 탈출했더라도 태양을 탈출할 정도로 빠른 속도를 내지 못한다면 지구를 탈출한 물체는 궁극적으로는 태양을 빙글빙글 돌게 된다.

초속 11.2km만 해도 지표면에서는 상상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빠른 속도이며, 인간이 발명한 동력 기관만으로는 만들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우주 탐사선들은 인근 행성의 중력을 통해서 가속을 받는 방법으로 연료 없이 장시간 비행을 계속한다. 참고로, 보이저 내지 파이어니어 호처럼 태양계 밖으로 끊임없이 진행하고 있는 우주 탐사선들은 주행 속도가 초속 15~20km에 달하고 있다. 그 속도로도 목성형 행성들을 하나씩 통과하는 데 2~3년씩 걸리곤 했다.

지구상의 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 이동하는 게 목적인 일반 비행기와는 달리, 로켓은 오로지 위로 뜨는 것만이 목적이므로 비행기처럼 이착륙 따위는 당연히 존재하지 않는다. 항공기에는 내연 기관이 아니라 터보 프롭, 터보 팬, 램 제트 등 여러 가지 방식을 통해 공기로부터 추진력을 얻는 엔진이 존재하나, 지구의 중력을 탈출하여 공기가 없는 곳에서도 날기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로켓 방식이 유일하다. 과거에 로켓은 미사일 같은 무기로나 쓰여 왔으나 이 추진력을 지구를 탈출하는 데 써 보자는 생각을 체계적인 학문으로 처음 정립한 사람이 바로 20세기 초의 독일과 소련의 천재 과학자들이었다.

우주 왕복선은 일반적인 항공 역학을 이용하여 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전투기나 여객기 같은 날개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과거 SF 소설의 삽화에는 우주를 나는 비행기(?)에도 아주 폼나는 날개를 그려 놓곤 해 왔다.

끝으로 사진 추가.

http://ko.wikipedia.org/wiki/%ED%8C%8C%EC%9D%BC:Speed_of_light_from_Earth_to_Moon.gif
http://ko.wikipedia.org/wiki/%ED%8C%8C%EC%9D%BC:Mars_Moons_Orbit_distance_flipped.jpeg

화성의 위성과 지구의 달이 얼마나 극과 극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진이다.
일단 화성 자체가 반지름이 지구의 거의 절반에 불과할 정도로 작은 행성인데, 그 작은 화성을 저렇게 확대하고도 화성의 위성은 먼지 정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사실, 화성의 두 위성은 구 모양을 이루지도 못할 정도로, 위성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작은 돌덩어리일 뿐이다. (지름 10~20km대) 공전 주기도 대단히 짧고 화성으로부터 불과 1~2만 km대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참고로 지구의 정지 궤도가 3만 5천 km대이고, 포보스의 궤도는 지구로 치면 중궤도 정도 수준밖에 안 된다.

그 반면 달은? 크기가 그 큰 지구의 무려 1/4에 달하며(지름 약 3500km), 지구와도 무려 38만 km나 떨어져 있고 아주 서서히 지구로부터 멀어지고 있다. 지구 크기를 저렇게 줄여 놓아도 달도 선명하게 보이는 게 신기하지 않은지? 달은 정말 지구에게 어울리지 않는 인위적이고 비정상적으로 큰 위성임이 틀림없다.

Posted by 사무엘

2010/02/19 18:20 2010/02/19 18:20
, , , ,
Response
No Trackback , No Comment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191


블로그 이미지

그런즉 이제 애호박, 단호박, 늙은호박 이 셋은 항상 있으나, 그 중에 제일은 늙은호박이니라.

- 사무엘

Archives

Authors

  1. 사무엘

Calendar

«   2024/11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Site Stats

Total hits:
2955505
Today:
2414
Yesterday:
10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