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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스마트포인터를 인식하지 못하는 버그

회사에서 이미 작성된 C++ 클래스 멤버 함수를 사용하고 싶어서 호출을 했는데.. 컴파일러인지 링커인지가 도무지 말귀를 알아듣질 못하고 unreferenced external symbol 링크 에러를 내뱉곤 했다. 매크로 치환, namespace 그 어떤 문제도 없는데 왜?
더 골때리는 건.. 같은 코드가 Windows에서 Visual C++은 아무 문제 없이 빌드되고, 안드로이드의 NDK 빌드 환경에서만 저런다는 것이었다.

그 함수는 첫째 인자의 타입이 FOO const&이었는데, FOO는 스마트 포인터 std::shared_ptr<BAR>의 typedef였다.
스마트 포인터를 왜 value로 전달하지 않고 또 레퍼런스로 전달했는지, 그 이유는 모르겠다. 이 코드를 처음에 내가 작성한 게 아니니까..

그런데 문제는 저 스마트 포인터를 그냥 날포인터 BAR*로 바꿔 주니까 링크 에러 없이 빌드가 됐으며, 프로그램도 양 플랫폼 다 별 문제 없이 돌아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어느 경우건 -> 연산자를 쓰면 BAR 내용을 참조할 수 있으며, 몇몇 곳에서만 ptr 대신에 ptr.get()을 호출해 주면 됐다.

결국 이 문제의 원인은 안드로이드 쪽의 컴파일러 내지 링커의 버그이긴 한 것 같다. 하나만 고르라면 링커보다도 컴파일러의 문제인지도? 복잡한 type의 decoration string가 양쪽에서 서로 동일하게 생성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2. 변수에도 extern "C" 구분이 필요한가

C++ 코드에서 다른 C 소스 파일에 정의된(C 소스로부터 빌드된 obj, lib도 포함) 함수를 참조해서 호출하려면.. 그 함수의 prototype이 extern "C" 형태로 선언되어야 한다.
C++은 오버로딩이라는 게 존재하기 때문에 C와 달리 함수를 이름만으로 유일하게 식별할 수 없으며, 인자들의 개수와 타입들도 명칭 decoration에 다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이건 상식 중의 상식이다. 그렇기 때문에 C언어 방식으로 만들어진 라이브러리는 헤더 파일이 중복 include guard뿐만 아니라

#ifdef __cplusplus
extern "C" {
#endif

(.....)

#ifdef __cplusplus
}
#endif

이렇게 관례적으로 감싸져 있기도 하다. C++ 코드에서 인클루드 되더라도 여기 함수들은 C++이 아닌 C 방식으로 링크 하라고 말이다.

그런데.. 난 함수뿐만 아니라 전역 변수도 이런 decoration 방식이 차이가 존재하며, 서로 일치해야 한다는 걸 요 근래에야 처음으로 알게 됐다.
C++이 C 코드에서 선언된 전역 변수를 참조하려면.. 역시 extern "C" int Global_in_C_code; 이렇게 해 줘야 된다. extern "C"를 생략하면 링크 에러가 난다..;;

헐 왜 그렇지..?? 변수는 언어 문법 차원에서 decoration이 전혀 필요해 보이지 않는데..?? Visual C++만 그런가?

그러고 보니 Visual C++은 함수를 C++ 형태로 decoration을 할 때 인자뿐만 아니라 리턴 타입까지 그 함수의 prototype의 모든 정보를 써 넣는다.
함수의 리턴 타입은 오버로딩 변별 요소가 아니기 때문에 "굳이 써 넣을 필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리한다는 것이다.

그런 것처럼 그냥 completeness 차원에서.. 나중에 미래에 혹시 필요할지도 모르니까 변수도 C++ 방식에서는 자신의 type까지 다 꼼꼼히 써 넣는 게 아닐까? 나로서는 이렇게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예전에 C++에서는 const 전역 변수는 반드시 extern을 명시해 줘야 다른 번역 단위에서도 참조 가능해진다는 걸 알지 못해서 오랫동안 컴파일러/링커의 난독증을 의심하며 짜증 냈던 적이 있었는데.. 이것도 좀 비슷한 상황인 것 같다.

심지어 extern "C" 다음에 { }를 쳐서 C 방식의 외부 전역 변수 선언을 여러 개 하려면 중괄호 안에다가 extern을 또 써 줘야 된다. extern "C" { extern int x,y,z; } 처럼.

extern "C" { int x,y,z; }
이렇게 하면 x,y,z가 이 번역 단위 안에서 몸체가 직접 정의돼 버린다. 그렇기 때문에 unresolved symbol 대신, 명칭 중복 선언 충돌이라는 링크 에러가 날 수 있게 된다.

즉, 선언만 하고 마는 것은 중괄호와 함께 extern을 또 명시한 extern "C" { extern int x,y,z; } 이거 아니면..
그냥 extern "C" int x,y,z; 둘 중 한 형태라는 것이다. 어휴~ ㄲㄲㄲㄲ

3. 에러 안내

(1) 컴파일 에러는 컴파일러가 지적해 준 부분의 주변만 유심히 살펴보면 대체로 쉽게 해결 가능하다. 아주 복잡하게 꼬인 템플릿 코드에서 컴파일러가 뜬구름 잡는 난해한 소리만 늘어놓는다면 그건 상황이 다르지만, 그 정도로 극단적인 상황은 흔치 않다.
그 반면, 컴파일 에러보다 훨씬 더 무질서도가 높고 난해한 에러는 링커 에러일 것이다.

요즘 컴파일러는 명칭의 오타 때문에 에러가 나면 근처의 스펠링이 비슷한 변수· 함수를 제안까지 하면서 "혹시 이걸 의도하셨습니까?" / "혹시 뒤에 세미콜론을 빠뜨렸습니까?" 이런 안내를 할 정도로 똑똑해졌다.
링커도 "동일한 명칭이 C 방식으로는 존재하는데 혹시 extern "C"를 빠뜨렸습니까?" 정도의 유사 명칭 안내는 해 줘야 하지 않나 싶다.

(2) 아 하긴, C++ 템플릿은 그 자체만으로는 컴파일러가 문법 검사를 전혀 하지 않으며, 그 구조상 할 수도 없다.
템플릿에 인자가 주어져서 어떤 타입에 대한 실체가 생겼을 때에만 컴파일러가 그에 대한 코드를 생성할 수 있으며, 이때 비로소 문법 검사가 행해진다.

템플릿과 관련해서 발생하는 컴파일 에러는 뭔가.. 한 박자 다음에 발생한다는 점으로 인해 링커 에러처럼 더욱 난해한 구석이 있다.
템플릿 인자가 그 어떤 형태로 주어지더라도 무조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컴파일 에러는 템플릿 자체의 코드만 보고도 컴파일러가 먼저 딱 잡아낼 수도 있으면 좋겠다만.. C++ 컴파일러 업계에서 그런 건 아직 신경을 안 쓰는가 보다. 메타프로그래밍이란 건 아무래도 추상화 수준이 높고 매우 난해한 기술이기도 하니 말이다.

4. 버전이 올라가면서 달라지는 C++ 컴파일러 동작

cmake라고 플랫폼별로 파편화돼 있는 개발툴 프로젝트/빌드 스크립트를 한데 통합해 주는 프로그램이 있다.
이건 분명 현실에서의 난해하고 복잡한 문제를 단순화시키고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도구이겠지만.. 본인은 오픈소스나 크로스 플랫폼 같은 쪽으로는 인연이나 경험이 없다시피한 Windows 토박이에 Visual Studio 매니아이다 보니 얘를 다루는 게 참 난감하고 버겁게 느껴졌다.

회사에서 굉장한 구닥다리인 Visual Studio 2013을 오랫동안 쓰고 있어서 이걸 2019로 올리고, 플랫폼도 x86뿐만 아니라 x64도 추가하고 싶은데.. 그러려면 cmake 스크립트를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알 길이 없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cmake 자체도 버전업을 해야 했다. 그런데 VS가 2013이 없고 2019만 있을 때 발생하는 에러 메시지들이 그 근본 원인과는 전혀 관계 없는 엉뚱한 것들이어서 에러 메시지가 짚어 주는 부분만 뒤져서는 문제의 원인을 도무지 알 수 없었다.

cmake 따위 없이 Visual Studio 솔루션과 프로젝트 파일만 있었으면 이건 뭐 일도 아니었을 텐데 이런 것들이 cmake 스크립트가 좀 유연하지 못한 구석이 있는 것 같았다. 특정 Visual Studio 버전과 특정 타겟 아키텍처에 매인 비중이 크다. 뭐, 사실은 본인이 cmake 사용법을 잘 몰라서 삽질하는 것이겠지만..
cmake나 git 같은 빌드 관련 툴들은 학교에서 가르치기에는 너무 남사스럽고, 학원도 아니고.. 천상 스스로 독학하거나 직장에서 알음알음 배우는 수밖에 없나 모르겠다.

그리고 이렇게 컴파일러를 업글 하고 나면.. 기존 코드가 자잘하게 컴파일이 안 되는 부분이 꼭 발생하곤 한다. 그런 건 내 경험상.. C++이 갈수록 type safety가 강화되어서 더 까칠 엄격해지기 때문인 것 같다.
직장에서의 경험을 회고해 보자면, 이 클래스가 이 상태로는 vector, list, set 같은 컨테이너에 들어가지 않아서 에러가 나곤 했다. 2013에서는 됐는데 2019에서는 안 되는 것이다.

operator =의 인자가 T였던 것을 const T&로 바꾸고, 복사 생성자가 정의돼 있지 않던 것을 명시적으로 넣어 주고, 원래는 생성자에다가 U라는 타입 값을 넣으면 자동으로 형변환이 됐는데 이제는 되지 않아서 명시적으로 형변환을 하는 등.. 에러를 해결하는 방식이 다들 이런 식이었다.

Posted by 사무엘

2022/07/08 08:35 2022/07/08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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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숫자를 표현하는 방식

20세기 중반에 컴퓨터가 아직 진공관 기반으로 만들어지던 시절에는 전기식이 아닌 전자식으로 바뀐 것뿐만 아니라 10진법 대신 순수 2진법을 사용하기 시작한 게 큰 전환점으로 여겨진다. 그게 더 기계 지향적이고 직관적인 설계이기 때문이다.

이건 사람으로 치면 별도의 교육을 통해 암산 때 머릿속에서 아라비아 숫자 대신 주판알을 떠올리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아라비아 숫자는 문자로서 실용적인 기능도 겸하려다 보니, 숫자의 본질과 연산에 직관적으로 대응하는 체계가 아니기 때문이다.
심지어 주판법에는 선주법과 후주법이 모두 존재한다. 이건 컴퓨터에서 big/little endianness와 거의 동일한 개념인 것 같다.

2. 색공간과 실제 공간

우리가 사는 현실의 공간은 길이· 너비· 높이라는 xyz 세 축, 즉 3차원이라고 여겨진다.
그런데 우리에게 시각을 인지시켜 주는 색이라는 것도 어떤 형태로 축을 나누든.. RGB건 HSL이건 CMY건 결국 3개의 축으로 이뤄진다는 게 시사하는 바가 커 보인다.
가령, 색에서 hue라고 불리는 빨주노초~파남보 요소는 가시광선 파장의 차이라는 1차원 축으로 변별된다. 하지만 채도(S)와 명도(L)는 또 다른 차원의 변수라는 것이다.

컴퓨터의 그래픽 카드에서는 RGB 각 축에 대해 8비트의 정보량을 부여해서 총 2^24, 1600여 만 가지 색상을 제공하곤 하는데, 정작 1픽셀의 크기는 3바이트 24비트가 아니다. 컴퓨터가 처리하기 편한 단위인 4바이트 32비트 단위를 사용하며, 나머지 남는 8비트에다가는 픽셀의 알파 채널 정보를 넣곤 한다. 이건 여러 이미지를 부드럽게 합칠 때 활용된다.

알파 채널은 색깔을 나타내는 축 자체는 아니지만 색의 표현과 관계 있는 정보이다. 이걸 포함한 pixel format을 RGBA 구조라고 한다. 하지만 Windows의 GDI API는 1980년대에 개발되었으며, 픽셀에서 상위 8비트를 팔레트 등 독자적인 다른 용도로 이미 사용하다 보니 훗날 알파 채널을 제대로 지원하지 못하는 촌극이 벌어졌다. 그 역할은 GDI+ 등 후대의 API가 계승하게 됐다.

RGBA라는 개념은 물리학에서 XYZ 공간 세 축에다가 시간을 더한 XYZT 4차원과 뭔가 비슷하게 느껴진다.;; 그것도 기하학적 의미에서 정확한 4차원을 말하는 건 아니니 말이다. 하긴, 생각해 보니 3차원 컴퓨터그래픽에서는 픽셀마다 알파 채널이 아니라 Z buffer 값이 부가 정보로 들어가기도 한다.

3. 구 그리기

중고교 미술 시간에는 4B 연필 한 자루 들고 스케치북에다가 구를 그리는 데생(?) 실습을 해 보고.. 이과 나와서 컴공 전산을 전공한다면, 구 렌더링 정도는 C 코딩으로 저수준부터 뚝딱뚝딱 짜 봤으면 싶다.
둘이 매우 훌륭한 대조가 되리라 생각된다~! 후자의 경우, 구를 렌더링 하라고 openGL 셰이더 명령 한 줄 던져주고 끗~~이 아니라, 저 모든 픽셀의 RGB 값을 직접 계산해서 구하는 것을 말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본인이 직접 그리거나 생성한 그림이 아니니 오해하지 말 것! ㄲㄲㄲ)

이 픽셀이 구의 영역에 포함돼 있는지, 있다면 거리가 얼마나 되는지를 구의 방정식으로부터 구하고, 광원으로부터는 거리가 얼마나 되고 빛과 면이 접하는 각도가 어찌 되는지.. 최종적으로 밝기가 얼마가 돼야 하는지를 직접 공식 집어넣어서 계산으로 구한다는 뜻이다.

그림자까지 생각하면 일이 너무 어려워질지 모르니 필수가 아닌 옵션으로 남긴다만, 구 자체만이라도..;;
그럼 이 엄청난 계산을 실시간 애니메이션 수준으로 해내는 오늘날 PC와 폰의 그래픽 카드들이 얼마나 대단한 물건인지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이론 공부 잉여질 체험을 회사 취업한 뒤에 직장에서 할 수는 없을 것이고, 취업 목적 코딩 학원에서 할 수도 없을 것이다. 그러니 아직 학생일 때 학교에서 해야지...!!

4. AI

요즘 아시다시피 AI니 머신러닝이니 하는 분야가 아주 각광받고 있다. 현실에서의 문제의 목표와 input/output을 머신러닝 라이브러리가 이해하고 해결할 수 있는 형태로 변환하고, 데이터를 학습시키고 결과물을 얻는 건 확실히 학교에서 맛보기로나마 가르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자연어 처리라든가 영상에서 뭔가를 인식하기, ‘관련 추천 아이템 제시’ 같은 분야에서 요즘 AI들은 정말 눈부시게 똑똑해지고 기술이 발달해 있다.
개인적으로 좀 개발됐으면 하는 AI는 “문자열을 보고 폰트 종류 판별하기”, 그리고 “넓은 군중 사진을 보고는 여기에 사람이 몇 명이나 있나 추산하기”이다.

요즘은 AI를 통해 없는 정보를 유추해 내서 흑백 사진도 컬러로 얼추 복원하고, 흐릿한 영상을 선명하게 바꾸기도 한다. 그런 계산 능력이면 폰트 종류 유추는 말할 것도 없고, 이런 획이 요런 모양이었으니 다른 글자는 요런 모양이어야 하겠다는 것까지 유추를 못 할 이유가 없다. 그러면 한글이나 한자 같은 폰트를 만드는 일이 노가다가 줄어들고 한결 수월해질 것이다.

군중 사진에서 머릿수 카운트도.. 쉬울 것 같으면서도 은근히 어려울 수 있어 보인다. 하지만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일은 절대 아닐 것이다. 이를 응용하면 사진에 찍힌 쌀알이나 콩알 개수를 세게 할 수도 있다.

지금 Google 검색은 영어는 정말 사람 말을 알아듣고 인간의 두뇌 활동을 어느 정도 흉내 내는 경지에 도달해 있다. 경악스럽게 그지없다. 유튜브 동영상에서 영어 자막을 자동 생성하는 걸 보면.. 어지간한 음성은 다 정확하게 알아듣는다.

여주인공이 격투를 벌이는 어느 첩보 영화의 제목을 까맣게 잊어버려서 “2017 female spy movie”라고만 쳤는데.. 우와, 저것만 토대로 Atomic Blonde라는 영화를 딱 정확하게 알아 맞히려면 도대체 저 영화의 특성을 어디까지 다 파악하고 있어야 되는 걸까..?
정말 외계인을 고문하는 기업이 아닐 수 없다.

꼭 인텔처럼 컴퓨터의 하드웨어 근간인 반도체의 본좌가 아니어도, 마소처럼 소프트웨어의 근간인 운영체제를 꽉 독점하고 있지 않아도 된다. 그 위에서 돌아가는 소프트웨어 내지 웹 서비스 중에서도 억 소리 나는 기술을 개발할 것들이 저렇게 넘쳐난다.;;

5. 암호 해독과 번역

난해한 수수께끼 암호를 풀기 위해 과거에는 언어학자가 동원되었다. 뭐, 보이니치 문서라든가 롱고롱고 문자, 로제타석처럼 인간이 만든 난해 정보를 해독할 때야 당연히 해당 지역의 고대 언어를 아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현재의 군사 내지 보안 암호는 인간이 아닌 기계가 생성하다 보니 언어적인 요소가 전혀 동원되지 않으며, 오로지 수학자의 직관만이 필요하다. 2차 세계 대전 때 앨런 튜링이 독일군 에니그마 암호를 풀 때 딱히 독일어 지식이 쓰이지는 않은 것과 같은 이치이다.

기계번역도 이와 비슷한 맥락의 변화를 겪고 있다. 기계번역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입력 언어나 출력 언어의 전문가 내지 언어학자가 동원되지 않는다. 그냥 전산학자, 데이터 과학자, 머신 러닝 전문가가 동원된다.
취급하는 언어의 고유한 특성은 기계번역 시스템의 동작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 한편으로는 굉장히 섬뜩한 점이다. 기계가 자연어든 암호문이든 언어 데이터를 취급하는 방식 자체가 근본적으로 바뀐 것이다.

6. 다중 상속

객체지향 패러다임에서 다중 상속이라는 걸 생각해 보자. 클래스가 기반 클래스를 하나만 두는 게 평범하고 일반적이고 권장되는 반면, 얘는 좀 특수한 상황에서 "논란과 무리수를 감수하고라도 둘 이상 갖는 것"이라는 특성이 있다.

이걸 인생에다가 투영해 보면 좀 뜬금없는 얘기지만 일부다처...;; 내지 복수 국적과 비슷한 것 같다.
C++에서 다중 상속을 지원해 봤는데.. 이건 좀 아니다 싶었는지 후대의 객체지향 언어들은 생짜 다중 상속은 금지하고, 데이터 멤버가 없는 인터페이스에 대해서만 복수 구현을 허용했다. class A extends B implements C,D,E처럼 말인데.. 이건 일부일처다첩-_-;;;처럼 들린다.

우리나라는 조선은 말할 것도 없고 일제 시대와 대한민국 초기에 이르기까지 오랫동안.. 일부다처체는 아니지만 첩이라는 게 관행적으로 있었다.
그러다가 1960년대, 박 정희 때 사회 구조를 대대적으로 뜯어고치면서 공무원들부터 첩을 두는 게 금지되었고(있으면 직장에서 징계=_=), 완전한 일부일처제가 자리잡았다.

이게 대놓고 불륜을 조장한다기보다는.. 전근대 시절엔 지금처럼 미혼 여성이 혼자 돈 벌고 사회 생활을 하는 게 도저히 가능하거나 용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로 필요하기 때문에 작은 마누라라는 게 존재했었다.

이런 결혼 말고 복수 국적도.. 나라마다 허용되는 정도가 케바케이고 우리나라는 징병제 병역 때문에 더 민감한 측면이 있다. 자기 원래 국적을 유지한 채로 외국의 영주권을 취득할 수는 있지만 완전히 시민권, 국적을 취득하는 건 또 별개의 문제가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 대한민국 땅에 있을 때만은 한국 국적만 행사해야 한다는 각서를 쓴 뒤에 외국인의 복수 국적 취득을 허용한다.

국적 말고 이중학적, 이중인격 이런 건 명백하게 비정상일 것이다. =_=;;

Posted by 사무엘

2022/04/18 08:33 2022/04/18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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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dows 운영체제에서 제공하는 GUI용 컨트롤 중에는 애니메이션 컨트롤이라는 게 있다. 이것은 명령 버튼이나 에디트 컨트롤, 리스트 및 콤보 박스처럼 Windows 1.x 시절부터 있었던 완전 native가 아니고, 1990년대 중반에 운영체제가 32비트로 갈아 타던 95/NT 3.5 시기에 도입된 '공용 컨트롤'에 속한다. 즉, 도구모음줄, 리스트뷰 컨트롤, 트리 컨트롤, 진행 상황(progress) 표시 컨트롤, 슬라이더와 같은 급이다.

애니메이션 컨트롤은 컴퓨터가 무슨 작업을 하고 있을 때, 작업 중임을 간단한 '움짤'을 통해 사용자에게 시각적으로 피드백을 주는 역할을 한다. 즉, progress 컨트롤과 같이 쓰이는 경우가 많으며, 그 작업의 소요 시간이 굉장히 길거나 언제 끝날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일 때 애니메이션이 더욱 유용해진다.

게다가 애니메이션은 단순한 눈요기 이상으로 컴퓨터가 지금 내부적으로 하는 작업이 무슨 의미를 지니는지를 사용자에게 상징적으로 일깨워 주는 효과도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탐색기에서 파일을 복사 중일 때 종이가 이쪽 서류가방에서 저쪽 서류가방으로 날아가는 모습
  • 삭제 중일 때 종이가 날아가면서 인수분해-_-되는 모습
  • 다운로드 중일 때 지구본에서 사용자의 컴퓨터로 종이가 날아가는 모습
  • 디스크 조각 모음을 실행할 때, 흩어졌던 건물 블록들이 짠~ 다시 한데 조립되는 모습

등이 좋은 예이다.
Windows 8 이후로 등장한 그 뱅글뱅글 돌아가는 동그라미들, 슉~ 중앙에 나타났다가 다시 슉~ 사라지는 동그라미들도 당연히 애니메이션에 속한다. 단, 얘들은 내부 작업의 의미를 시각화하는 건 없고 그냥 기하학적인 눈요기가 전부라 하겠다.

그럼 이 애니메이션 컨트롤은 어떤 형식의 파일을 사용할까?
컴퓨터 GUI에는 복잡한 코덱으로 디코딩해야 하는 전문적인 멀티미디어 동영상 말고, 그보다 가벼운 '움짤' 애니메이션 데이터라는 카테고리가 존재한다. 자동차에다 비유하면 버스보다 작은 승합차 정도에 대응할 것 같다.

  • 전문 동영상에 비해 파일 구조가 훨씬 더 단순하고, 프레임 크기는 작은 편이다.
  • 16/256색 같은 저색상도 지원한다. 저색상은 각 프레임을 무손실 압축으로 저장한다.
  • 오디오는 지원하지 않는다. 그 대신 투명색· 알파 채널을 지원한다. 영화 같은 전문 동영상에서는 이런 개념이 반대로 전혀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카카오톡 이모티콘의 애니메이션이라든가 심지어 마우스 포인터의 애니메이션도 딱 이런 범주에 든다.
한때는 이런 움짤 저장용으로는 플래시(swf) 아니면 애니메이션 GIF가 널리 쓰였다. 그러나 플래시는 기능이 너무 많이 추가되면서 플레이어 런타임도 너무 무거워졌고.. 또 결정적으로 2010년대 중반부터는 완전히 퇴출됐다. gif야 뭐.. 256색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 구닥다리일 뿐이고..

1990년대엔 오토데스크 사에서 개발한 flc/ fli라는 파일 포맷도 전문 동영상이라기보다는 애니메이션에 가까운 물건이었다. 심지어 Windows 매체 재생기의 초창기 버전이 재생을 지원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얘 역시 개인적으로는 실제 파일을 본 적이 전혀에 가까이 없으며, 소리소문 없이 듣보잡으로 전락하며 묻혔다.;;

Windows에서는 *.ani라고 애니메이션이 들어간 마우스 포인터 파일도 지원하긴 했지만.. 얘는 일반적인 비트맵이 아니라 아이콘에 대한 애니메이션이다 보니 담을 수 있는 그림에 대한 제약이 크다.
그러니 아주 오랜 세월이 지난 2010년대가 돼서야 png에다가 애니메이션이 추가된 apng, 그리고 jpg의 대체제로 개발된 webp에다가도 애니메이션이 추가된 Animated WebP가 뒤늦게 각광받는 중이다.

하지만 Windows 애니메이션 공용 컨트롤은 처음 도입되었던 1990년대 중반 이후로 시간이 완전히 정지한 채 시대에 너무 뒤쳐져 있다. 저런 최신 기술들을 전혀 지원하지 않고 오로지 avi만 지원하는데.. 제~~~일 단순하고 원시적인 run-length (RLE) 방식으로 압축된 256색 이하의 색상 영상만을 받아들인다.

얘의 디코딩 난이도를 이미지 파일 포맷에다 비유하자면, GIF에도 못 미치고 지금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PCX급밖에 되지 않는다.
저색상 기반답게 color key 기반으로 투명색 처리도 지원하긴 하지만.. 그럴 거면 gif라도 좀 지원할 것이지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애니메이션 컨트롤은 왜 이렇게 허접하게 설계된 걸까? 전문적인 동영상 재생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게 아니며, 탐색기에 들어가는 자그마한 애니메이션을 재생할 정도로만 극도로 최소주의 최적화 정신에 입각하여 기능이 구현됐기 때문이다.

1994~95년이면 모자이크나 넷스케이프 같은 WWW 기반 그래픽 웹브라우저가 이제 막 만들어졌던 시절이고, 386~486에 램 겨우 4~8MB급 컴퓨터로는 JPG는커녕 GIF 디코더를 돌리는 것도 다소 부담스러웠었다. 또한 그림판조차 BMP와 PCX 이외의 파일 포맷은 읽고 쓰는 걸 지원하지 않았었는데 GIF를 운영체제의 공용 컨트롤이 지원할 거라고는 전혀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물론 그땐 그랬다 치지만 지금까지도 애니메이션 컨트롤이 너무 빈약한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하겠다. 그래서 이제는 탐색기 같은 운영체제 셸조차 애니메이션 컨트롤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 공용 컨트롤이란 게 원래는 셸에서 쓰던 물건을 보편적인 컴포넌트로 확장한 것이었는데 이건 참 아이러니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요즘이야 탐색기에서 파일을 복사할 때는 전송 속도 그래프가 종전의 애니메이션을 대신하고 있다. 하지만 저 그림에서 보듯, Vista인가 7까지만 해도, 뭔가 서류 갈은 게 복사본이 짠~ 생기는 걸 형상화한 애니메이션이 떴었다. 파일을 삭제할 때도 비슷한 컨셉의 애니메이션을 볼 수 있었다.

그런 것들은 딱 봐도 알겠지만 Windows 9x 시절 같은 16~256컬러 나부랭이의 단순한 애니메이션이 아니다. 그리고 그건 애니메이션 공용 컨트롤로 재생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파일 내용을 표시하는 제일 중요한 부분조차 Windows 7의 탐색기부터는 리스트뷰 컨트롤을 사용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단, Spy++로 확인해 보면, 트리 컨트롤은 여전히 사용하고 있음. 외형을 많이 마개조해서 말이다.
반대로 Visual Studio는 먼 옛날 6.0 시절부터 지금까지.. 프로젝트/리소스 view에서 트리 컨트롤을 사용한 적이 없었다. 단적인 예로 트리 구조에서 ctrl+클릭으로 multiple selection이 동작하는 건 공용 컨트롤에서 전혀 지원되지 않는 기능이다. 흥미로운 사실이다.)

이상이다.
Windows 95 이후로 지금은 셸의 GUI와 공용 컨트롤 사이의 격차가 너무 많이 벌어져 있다.
9x 시절엔 작업 표시줄(taskbar)에 표시되는 각종 프로그램들 제목이 '탭 컨트롤'로 구현돼 있었다는 거 아는 분 계시려나.. 하지만 얼마 못 가.. 아무리 늦게 잡아도 XP때부터는 뭐 없이 당연히 자체 구현으로 바뀌었다.

Windows 10부터는 절대 안 바뀔 것 같은 메모장도 큰 파일의 로딩 속도가 획기적으로 개선됐고, \n 같은 줄 바꿈 문자 처리도 개선됐다.
에디트 컨트롤 같은 그 극도의 고인물 썩은물 코드도 마소에서 마음만 먹으면 개선될 수 있다. 그런 것처럼 시대 추세의 변화에 따라 애니메이션 컨트롤도 좀 개선이 됐으면 좋겠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애니메이션 컨트롤과 관련된 기술적인 여담을 몇 가지 늘어놓으며 글을 맺도록 하겠다.

(1) 비트맵, 아이콘 따위는 응용 프로그램에서 자주 쓰이는 물건이다 보니 RT_BITMAP, RT_GROUP_ICON 같은 번호 기반의 표준 리소스 포맷도 있다. 그러나 애니메이션은 쓰이는 빈도가 압도적으로 낮다 보니 표준 리소스 포맷 번호가 제정돼 있지 않고, 그냥 "AVI"라는 포맷 문자열만 제정돼 있다. 거의 폰트(RT_FONT) 급으로 마이너하지 싶은데 말이다.

(2) 애니메이션 컨트롤은 전통적으로 백그라운드 스레드를 사용해서 애니메이션을 출력했는가 보다. 그리하지 않고 UI 스레드와 동일한 스레드에서 타이머만 사용해서 출력하게 하는 옵션은 ACS_TIMER라고 따로 있었는데..
Windows XP에서 도입된 공용 컨트롤 6에 들어간 애니메이션 컨트롤은 스레드 기능이 완전히 삭제되고 언제나 타이머 기반으로만 동작하게 됐다.

뭐, 애니메이션을 출력할 만한 상황이라면 작업은 어차피 백그라운드 스레드에서 진행되고 있을 것이고, UI 스레드는 당연히 살아 있어야 한다. UI 스레드가 응답 없이 block돼 있는데 애니메이션 컨트롤이 별도의 스레드로 혼자 살아서 UI 쪽에 접근하면.. 응답을 못 받고 같이 멎어 버리는 deadlock에 빠질 것이다.
애니메이션 컨트롤은 성능과 안정성 같은 요인을 감안해서 멀티스레드 기능을 빼 버린 것으로 보인다.

(3) progress 컨트롤은 공용 컨트롤 6 시절부터 marquee 애니메이션을 출력하는 기능이 추가됐다. 즉, 전체 작업량을 예측할 수 없어서 기약 없이 기다려야 할 때.. 프로그램이 작업 중이고 뻗지 않았다는 사실만 알려주는 뱅글뱅글 애니메이션 말이다.
요것만으로도 별도의 애니메이션 컨트롤을 사용해야 할 필요를 많이 줄여 주긴 했다. 완전히 대체해 버린 건 당연히 아니지만 말이다.

Posted by 사무엘

2022/04/04 08:35 2022/04/04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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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timestamp 기준, 그리고 달력 계산 문제

프로그래밍 언어 내지 운영체제 API에서 현재 시각과 관련된 정보를 얻는 함수는 다음과 같은 두 그룹으로 나뉜다.

  • 가변: 현재 프로그램이나 운영체제가 시작된 이래로 현재까지 경과한 시간을 밀리초나 그에 준하는 정밀한 단위로 되돌림. C언어의 clock() 함수, 또는 Windows API의 GetTickCount()가 이쪽에 속한다. 얘는 현재 날짜 시각을 얻는 용도가 아니라 그냥 짤막한 소요 시간 측정용이다.
  • 고정: 특정 고정 시점 이래로 현재까지 경과한 시간을 초 정도의 정밀도로 되돌림. C언어의 time() 함수가 대표적인 예이며 timestamp 저장용으로 쓰인다. 단, 고정 시점 기반이면서 정밀도도 초보다 더 높은 물건도 있다.
  • 날짜형: 애초에 출력 형식이 년-월-일-시-분-초가 따로 담긴 구조체이다. C언어에서는 time()의 결과값부터 구한 뒤에 gmtime이나 localtime을 호출해서 이렇게 변환해야 하지만, Windows API는 반대로 GetSystemTime/GetLocalTime을 이용해서 구조체부터 구한 뒤에 SystemTimeToFileTime을 호출하는 형태이다. 원론적으로는 C언어 방식의 순서가 더 자연스러울 것이다.

컴퓨터에서 특정 시각 timestamp를 저장하는 방식으로는 유닉스에서 유래된 "1970년 1월 1일 0시 이래로 경과한 초수"가 아주 널리 쓰인다.
하지만 그것 말고 NTP라고 네트워크 환경에서 통용되는 timestamp도 있는데, 얘는 10진법 계산의 편의를 염두에 둬서 그런지 1900년 1월 1일 0시가 기준이다. 두 timestamp는 70년이라는 격차가 존재하는 셈이다.

그런데 부호 있는 32비트 정수 자료형이 초 단위로 표현할 수 있는 기간, 즉 21억 5천만 초는 약 68년이어서 이 역시 공교롭게도 70년에 얼추 가깝다.
부호 있는 32비트 정수 기준으로 유닉스 timestamp는 2038년쯤에 overflow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반면, 부호 없는 32비트 정수 기준으로 NTP는 2036년쯤에 overflow되어 숫자가 리셋될 예정이다.

본인은 직장에서 유닉스 timestamp를 네트워크 timestamp로 변환하는 함수를 구현할 일이 있었다.
기존 timestamp에다가 1900년 1월 1일부터 1970년 1월 1일까지의 초수라는 상수를 더해 주기만 하면 되니, 난 그 상수는 엑셀을 띄워서 간단히 구해서 썼다. 엑셀도 1900년 1월 1일이 기준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날수를 더해 줬더니, 계산 결과가 미묘하게 맞지 않고 하루 정도 오차가 났다.
그리고 그 원인은 alas... 엑셀은 1900년을 평년이 아닌 윤년으로 간주하고 하루를 더 집어넣었기 때문이었다.

현행 그레고리 태양력은 4의 배수인 해가 윤년이어서 2월이 29일까지 존재하게 되지만, 100의 배수인 해는 400의 배수인 해만 윤년으로 인정하고 나머지는 평년으로 간주한다.
하지만 이런 예외가 먼 197, 80년대의 스프레드 시트 프로그램에서는 구현하기가 너무 복잡했던 모양이다.

더구나 서기 1900년은 어차피 컴퓨터가 발명된 해 기준으로는 까마득한 옛날이어서 실용적인 의미가 없으니.. 윤년은 "그냥 4년 주기"라는 율리우스 달력 로직만 구현했던가 보다. 그리고 엑셀 역시 1900년 2월 29일이 존재할 수 있는 '버그'까지 똑같이 기존 프로그램(= Lotus 1-2-3 따위)과 호환성을 보장하기 위해.. 동일한 로직을 일부러 구현했다.

엑셀이 이렇게 윤년을 잘못 계산하는 건 1900년 하나뿐이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미래의 서기 2100년이나 2200년은 평년으로 정확하게 계산하며, 2400년만을 윤년으로 계산한다.
이 동작이 영 껄끄러운지, 엑셀은 각 문서 파일에 대해 고급 옵션으로 "Use 1904 date system" 여부라는 걸 지정해 줄 수 있다. 논란의 여지가 있는 1900년이라는 걸 아예 삭제해 버리고 건너뛴 것 같은데.. 이러나 저러나 사용자에게는 큰 의미가 없고 널리 쓰이지는 않는 옵션으로 보인다.

어떤 경우건 엑셀에서 1899년 9월 18일 경인선 개통일을 날짜 타입으로 집어넣을 수는 없다. ㄲㄲㄲㄲㄲ 다른 날짜와 연계해서 연산을 할 수 없으며, 전화번호처럼 문자열로만 취급 가능할 뿐이다.

2. 핸들(포인터) 값을 대체하는 순서

GC가 없는 언어인 C++로 코딩을 하다 보면 각종 자원(메모리나 리소스, 객체)을 가리키는 포인터 및 핸들을 감싸는 wrapper 클래스를 만들 때가 많다.
그 클래스의 소멸자에는 if(_ptr) Free_Release_Close_Destroy(_ptr)처럼.. 핸들이 가리키는 자원을 해제하는 함수 호출이 들어가곤 한다. 그리고 객체 자체가 소멸되지는 않고 객체가 가리키는 핸들값만 바뀔 때도 기존 핸들에 대한 해제 작업이 자동으로 행해진다.

_ptr이라는 핸들 멤버를 갖고 있는 클래스에서 핸들값을 newVal로 변경하는 작업을 직관적으로 생각하면 다음과 같을 것이다. _ptr을 해제한 뒤 거기에다 바로 새 값을 대입하는 것이다.

if(_ptr && _ptr!=newVal) Free_Release_Close_Destroy(_ptr); //원래 핸들을 제거한 뒤
_ptr = newVal; //새걸로 대체

하지만 구조적으로 더 안전한 정석은 아래와 같이 임시 변수를 만들어서 두벌일을 좀 하는 것이다.

auto tmp = _ptr; _ptr = newVal; //새걸로 대체부터 한 뒤에
if(tmp && tmp!=newVal) Free_Release_Close_Destroy(tmp); //원래 핸들을 제거

핵심은 기존 핸들값을 다른 지역변수에다 옮긴 뒤, 자기 자신의 핸들을 먼저 새 값으로 바꿔 버리고, 지역변수에 대해서 해제 함수를 호출하는 것이다. 이거 무슨 swap 함수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이렇게 해 주면.. 자기 자신이 해제되고 있는 중에 멀티스레드 등 모종의 이유로 인해서 해제 메소드가 또 호출됐을 때, 해제가 중복으로 행해지는 걸 막을 수 있다. 왜냐하면 자기의 핸들값은 대외적으로 이미 NULL 같은 딴 값으로 바뀌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C++의 스마트 포인터만 해도 unique_ptr::reset 같은 함수의 몸체를 보면 저렇게 임시 변수 대입, 멤버 변수 대입, 임시 변수에 대한 release 순으로 구현돼 있다.
분야가 좀 다르지만.. 전기 철도에서 팬터그래프는 안전을 위해 언제나 진행 방향 기준으로 최대한 뒤에 장착되는 것과 비슷한 이치로 보인다.

3. 이분 검색의 변종

모든 원소에 임의 접근이 가능한 배열의 경우, 원소들이 정렬돼 있다면 특성 원소를 찾을 때 '이분 검색'이 가능해서 O(n)이 아니라 O(log n)의 시간 복잡도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비교를 한 번 할 때마다 후보군이 그거 하나만 없어지는 게 아니라 통째로 반토막이 나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렬된 배열에 대해서 원소 하나만 딱 정확하게 찾는 게 장땡이 아니고 다음과 같은 작업을 생각할 수 있다.

  • "1, 4, 8, 11" 같은 배열에서 5나 2, 10, 15 같은 새로운 원소를 삽입해 넣고 싶은데 어느 지점이 좋을까? (당연히 정렬된 상태 유지)
  • "1, 4, 8, 8, 8, 8, 11" 같은 배열에서 8이 정확하게 어느 오프셋부터 시작되어 어디에서 끝나는지 알고 싶다.

이런 것은 이분 검색의 변종이며, 이 역시 당연히 log n 시간 복잡도로 수행 가능하다. 정확한 이분 검색이 방정식이라면 이런 건 뭔가 부등식에 대응하는 것 같다. 날개셋 한글 입력기의 내부 동작에서도 종종 쓰이는 기능이다.

개인적으로는 타 비교 함수의 결과를 저런 용도대로 보정· 변조하는 2차 비교 콜백 함수를 만들어서 C의 bsearch 함수만으로 저런 기능을 구현했던 적이 있었다.
즉, 원래 사용하는 1차 비교 함수가 원소값이 동등하다는 0을 리턴했더라도, 바로 앞의 원소에 대해서 또 1차 비교를 했는데 걔가 또 0이라면.. 이 원소값에 대한 비교는 여전히 -1을 되돌리도록 보정하는 식이다. (탐색 지점을 앞으로 더 옮기게..)

그랬는데 C++에서는 사정이 더 좋아져서 이런 기본적인 동작은 algorithm이라는 라이브러리에 lower_bound, upper_bound, equal_range라고 내가 딱 원하던 함수들이 도입됐다. 포인터처럼 임의 접근이 가능한 iterator가 있다면 저 함수에다 바로 집어넣어 줄 수 있다.
하긴, 정렬도 qsort 하나뿐만 아니라 특별히 안정성 있는 stable_sort도 있고, 정렬되어 있는 두 컨테이너를 병합하는 함수도 있고.. 이런 것들이 algorithm의 섬세한 면모인 것 같다.

그런데 문제는 배열이 아닌 binary tree 형태로 정렬된 상태가 유지되는 컨테이너이다. set과 map..
얘들을 다룰 때 사용되는 iterator는 원소들의 임의 접근이 가능하지 않으며, 반대로 tree 노드의 좌우 이동 같은 게 iterator와 연계되지도 않는다.

물론 multiset도 아닌 이런 컨테이너에 equal_range이야 전혀 의미가 없을 것이고 새 원소 삽입 지점 같은 걸 찾아야 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들어있는 문자열 중에서 B로 시작하는 제일 첫 명칭은?" 같은 검색을 할 필요는 있다.
그렇기 때문에 set과 map에는 lower_bound와 upper_bound가 범용적인 함수가 아니라 클래스의 자기네 전용 멤버 함수로 구현되어 있다. 역시 C++ 라이브러리가 이런 걸 빠뜨리지는 않았고, 배열과 set/map에 대해서 대동소이한 형태로 동일 취지의 기능을 구현했다는 걸 뒤늦게나마 경험할 수 있었다.

Posted by 사무엘

2022/03/29 08:35 2022/03/29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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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컴퓨터라는 건 20세기 중후반에 “(1) 진공관 → (2) 트랜지스터  (3) IC 회로  (4) 그 이후 LSI/VLSI 집적회로”의 순으로 내부 부품이 고도화· 첨단화돼 왔다고 배웠다. 집적회로 안에 트랜지스터가 몇천, 몇만 개씩 들어있고 0의 개수가 뻥튀기됐다고 말이다.
이 덕분에 컴퓨터는 메모리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속도도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지면서 시공간이 워프 됐다. 그러면서 정작 자기 자신의 크기는 놀라울 정도로 작아져서 드디어 개인용 컴퓨터(PC)라는 것까지 존재할 수 있게 됐다.

더 세부적인 역사를 살펴보자면, 컴퓨터는 아직 1세대 시절에 “(1) 전동식이던 것이 완전 전자식으로 변모, (2) 10진법 대신 순수 2진법 기반, (3) 튜링 완전, (4) 프로그램 내장형”이라는 큰 격변을 거쳤다. 이에 대해서는 본인은 수 년 전에 글을 쓴 적이 있다.
특히 (3)을 통해 컴퓨터는 동적 메모리 접근과 능동적인 로직 구현, 즉 프로그래밍이란 게 가능해졌다. 그리고 (4)를 통해 메모리에 코드와 데이터가 모두 적재되고 소프트웨어라는 것이 존재할 수 있게 됐다.

그 다음으로 후대의 전자식 개인용 컴퓨터의 역사를 논할 때 적용할 수 있는 잣대는 바로.. CPU가 한 번에 취급하는 정보량의 단위 크기이다. 이것도 8, 16, 32, 64비트라는 네 단계로 구분할 수 있는데, 각 단계별로 정말 유의미한 변화가 있었다.
이 내역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라떼는 말이야 컴퓨터가.. 그땐 그랬지!” 소리가 절로 나올 것이다.

1. 8비트 (1980년대 초)

  • 기종간 파편화가 엄청 심했다.
  • 보통 모니터+본체, 또는 본체+키보드 일체형.
  • 아무것도 안 꽂고 켜면 롬 베이식이 들어있곤 했다.

8비트 컴은 화면 해상도가 너무 낮아서 한글 한자 표현이 난감했다. 한 화면 전체의 정보량이 겨우 64KB에 머물러 있었을 뿐만 아니라, 이 등급의 컴퓨터는 메모리로나 처리 속도로나 8*8 256자짜리 라틴 알파벳 외의 다른 문자를 취급하는 건 영 메롱이었다.
(일본이 1980년대에 다른 분야가 아니라 게임에서 온갖 창의적인 작품을 내놓으며 펄펄 날았던 이유 중 하나도.. 짐작 가능하다시피 업무용이 아니니 자국 문자 처리를 별로 신경 쓸 필요가 없는 분야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ㅡ,.ㅡ;; )

그리고 이때는 C 컴파일러조차 사치품이었다. 제품 가격으로나, 구동 요구 조건으로나, 생성된 코드의 성능으로나..
그러니 본격적인 프로그래밍을 위해서는 어셈블리어가 필수였다. 물론 이 시절 컴퓨터의 어셈블리어는 요즘 컴퓨터의 어셈블리어보다는 훨~~씬 더 단순하긴 했다.

8비트는 임베디드가 아니라 사람이 직접 다루는 개인용 컴터의 최소 마지노 선이나 다름없다고 하겠다.
그나마 얘는 1바이트의 정보량을 오늘날처럼 1옥텟과 동일한 8비트로 고정했다는 의의가 있었다. 더 옛날 컴퓨터들은 1바이트의 크기가 이보다 더 작고 들쭉날쭉이기도 했다~!

2. 16비트 (1980년대 말)

  • 뭔가 현대적인 컴퓨터 외형이 이때 갖춰졌다. 바이오스와 운영체제가 더 분명하게 분리됐다.
  • 모니터, 본체, 키보드가 모두 분리됐다. 그리고 테이프나 롬팩 대신 디스켓, 하드디스크.
  • 재귀적인 디렉터리 구조가 존재하는 파일 시스템.
  • IBM 호환 PC, 교육용 PC 등등 표준화 규격도 정착

과거 MS-DOS 2.0이 바로 CP/M에서 비롯됐던 8비트 잔재를 16비트로 확장한 것에 가까웠다. COM 대신 EXE, 재귀적인 디렉터리 구조 같은 것 말이다.

8비트에서 16비트로 넘어가고부터 모니터에 찍히는 글자의 크기부터가 확 작아지고 화면이 큼직해졌다. 640*480급의 고(?)해상도에서 14~16픽셀 크기의 글꼴이 지원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저해상도에서는 256색 이상 색깔을 더 많이 표현할 수 있게 됐고.. 물론 이를 실제로 구경하려면 그에 상응하는 비싼 그래픽 카드와 컬러 모니터도 필요했다.

3. 32비트 (1990년대 초중반)

주소 공간이 그럭저럭 꽤 넓어진 덕분에.. 이제야 현대적인 컴퓨터의 내부 구조를 좀 제대로 실현할 수 있게 됐다. 가상 메모리, 보호 모드, 선점형 멀티태스킹/멀티스레딩.. 그리고 80386은 가상 메모리 구현을 위한 메모리 주소 매핑을 CPU 차원에서 바로 지원하기 시작했다.
각종 메모리에서 지긋지긋한 64KB 제약이 없어지고, 이 제약을 우회하려는 온갖 지저분한 꼼수 기법들을 익힐 필요가 없어졌다. (메모리 모델, EMS, XMS 등등)

32비트는 아키텍처가 오랫동안 안정되어서 굉장히 장수한 시기이다. 80386 이후로 486, 펜티엄 시리즈 등의 여러 CPU들이 등장했지만 얘들은 전부 32비트였다.
80486부터 캐시 메모리가 첫 등장했으며, 부동소수점 보조 프로세서가 CPU에 내장되기 시작했지만, 이런 건 소프트웨어의 호환성에 영향을 주는 변화가 아니다. 286에서 동작하지 않는 386 32비트 전용 프로그램은 엄청 많지만, 486에서만 동작하고 386에서는 동작하지 않는 프로그램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이제 PC와 워크스테이션이라는 체급 구분이 서서히 없어졌다. 3D 그래픽 렌더링도 Windows나 mac에서 바로..

4. 64비트 (2000년대 중후반)

64비트는 그냥 4GB 제약이 없어진 32비트의 연장선에 가깝다. 이전의 32비트에서 컴퓨터의 근간이 다 완성된 거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PC에서 64비트는 멀티코어 패러다임과 비슷한 시기에 등장하고 보편화됐다. (인텔 Core2 Duo CPU) 그래서 32비트 전용 멀티코어나 64비트 싱글코어 CPU는 거의 존재감 없다.

이제는 슈퍼컴퓨터 전용 아키텍처라는 것도 없어졌다.
그런데.. 메인프레임은 Cray도 아니고 x86도 아니고.. 몇 비트짜리에 무슨 아키텍처와 어떤 특성을 가진 컴퓨터인지?? 난 잘 모르겠다.

옛날에는 억대의 슈퍼컴퓨터나 64비트 CPU를 썼지만, 지금은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스마트폰의 CPU조차 다 64비트이다. 작다고 해서 16비트/32비트 따위를 쓰지는 않음. 요즘은 경전철이라고 구닥다리 협궤를 쓰지는 않는 것과 비슷한 이치이다(철차륜).
이제 모바일은 모바일이지, 임베디드와는 영역이 많이 달라졌음을 뜻한다. 전광판이나 자판기 같은 것에 들어가는 8비트 임베디드 MCU는 철도에다 비유하면 탄광 안에다 부설한 미니 협궤에 대응할 것이다. 채굴한 광물을 실어 나르는 용도이지, 여객용이 아니다.

※ 여담

(1) 8비트 시절에 화면 해상도가 얼마나 낮았는지를 실감해 보자.. 터미널 콘솔 하나 얹기도 버거워 보이는 환경에서도 무려 GUI를 만든 용자가 있긴 했다. ㄷㄷㄷㄷ

사용자 삽입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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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ODORE 64에서 64란, CPU가 64비트...는 개뿔, 메모리가 64KB라는 뜻이었다. ㄷㄷㄷㄷㄷ

(2) 옛날에 펜티엄 CPU가 등장했을 때는 이게 64비트라고 말이 많았다. 하지만, 펜티엄이 64비트로 확장한 건 주메모리와 CPU 사이의 데이터 버스의 대역폭뿐이다. 명령 집합, 레지스터 같은 내부 구조와 실질적인 동작이 64비트 단위로 돌아가는 건 당연히 아니다. 반대로 옛날에 386 SX는 원가를 낮추기 위해 CPU만 32비트이고 데이터 버스는 16비트였다.

(3) Windows NT의 구버전은 DEC Alpha 같은 64비트 CPU를 지원했던 적이 있다. 하지만 운영체제 자체는 여전히 32비트 기준으로만 동작했기 때문에 64비트 성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마치 동시대의 Windows 3.x가 386/486에서도 16비트 코드 기준으로 동작했던 것과 비슷하게 말이다. (일부 멀티태스킹 기능을 제공할 때만 386 CPU 기능을 사용)

Posted by 사무엘

2022/01/29 08:34 2022/01/29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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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Dependency Walker

Dependency Walker라고.. Windows용 실행 파일에서 export 심벌과 import 심벌들을 재귀적으로 분석해서 모듈 간의 전체 의존 관계를 그래프 형태로 출력해 주는 굉장히 유용한 유틸리티가 있다. macOS나 리눅스 같은 타 OS에도 모듈 간 의존이라는 개념이 응당 있을 텐데, 타 OS용 실행 파일을 분석하는 프로그램도 좀 있었으면 좋겠다.

얘는 15년쯤 전, Windows Vista의 출시와 비슷한 시기에 마지막 버전이 나온 뒤부터는 원저자에 의한 개발과 유지 보수가 사실상 중단됐다. 뭐, 지금도 그럭저럭 쓸 만하긴 하지만 한 가지 문제가 있다.
Windows 7인지 8인지 10쯤부터는 모듈을 열어 보면 내부적으로 무한 루프에 빠져서 분석하는 데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리고 불필요한 정보가 너무 많이 걸려 나오는 경우가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자세한 속사정은 모르겠지만, 요즘 마소에서는 운영체제 API DLL들을 분야별로 최대한 잘게 쪼개고 있다. Windows 7에서는 kernel32.dll 하나가 제일 먼저 시범타로 쪼개졌었다. 가령 api-ms-win-core-heap, processthreads, memory, file 따위로 말이다.
그랬는데 요즘은 다른 dll들도 마찬가지이다. 레지스트리 API는 전통적으로 advapi32에 있었는데 그건 api-ms-win-core-registry로 가고, gdi32조차 ext-ms-win-gdi-draw, font, paint, path 등등으로 리모델링 됐다.

응용 프로그램들이야 과거와의 호환성을 위해 여전히 kernel32, gdi32 따위로 링크 되겠지만, 이 운영체제에 내장된 기본 프로그램들은 저런 잘게 쪼개진 dll을 직통으로 사용하는 형태로 빌드 된다.
쪼개진 dll들은 시스템 디렉터리에 있지도 않고, winsxs 아래로 도무지 정체를 알 수 없는 길고 복잡한 디렉터리 한구석에 처박히는데.. 딱히 매니페스트가 있지도 않아 보이구만 어떤 원리로 직통 연결되는지 나로서는 모르겠다.

내가 보아하니, Dependecy Walker가 어떤 PC에서는 이런 쪼개진 stub DLL을 모종의 이유로 인해 제대로 분석하지 못하는 것 같다. 거기서 loop cut을 못 하고 위의 스샷에서 표시된 바와 같이 무한 순환 오동작을 일으킨다.
차라리 그 파일을 찾지 못해서 넘어가는 것이면 다행인데, 이것도 100% 올바른 동작이 아닌 건 마찬가지이다.
이런 게 고쳐졌으면 하지만, 저 프로그램은 현재 버전업이 중단된 상태이다. 그렇기 때문에 모 오픈소스 진영에서는 Dependency Walker의 클론을 직접 만들고 있기도 하다.

참고로, 과거의 Windows 9x에서는 kernel32.dll이 원초적인 dll이었다. 즉, 심벌을 export만 하지, 자신은 실행 과정에서 다른 dll을 import 하는 것이 없었다.
그러나 오늘날의 Windows는 ntdll.dll이 원초적인 dll이다.

2. 32비트 프로그램에서 실행 중인 64비트 프로그램의 경로 얻기

GetModuleFileNameEx는 현재 컴퓨터에서 실행 중인 다른 프로세스, 혹은 거기 안에 같이 load된 dll의 전체 파일 경로를 얻어 오는 함수이다.
그런데 얘는 전통적으로 32비트 프로그램에서 64비트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정보를 요청하는 건 잘 되지 않는 것으로 유명했다.

그냥 단칼에 실행이 실패하는 것도 아니고, 경로를 되돌리기는 하는데 온전한 형태가 아니라 뒷부분이 짤린 일부만을 되돌렸다. 그리고 에러 코드도 ERROR_PARTIAL_COPY라고 당당히 되돌렸다.
32비트 프로그램이 64비트 프로세스의 주소 공간에 접근하는 게 기술적으로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그건 걔네들 사정일 뿐이다. 사용자 내지 프로그래머의 입장에서는 겨우 이런 간단한 정보 하나 온전히 얻으려고 IPC용 64비트 exe를 따로 만들어야 하나.. 멀쩡한 함수가 무용지물이니 우회 경로를 뚫느라 굉장한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그랬는데 오늘 우연히 이 함수를 호출해 보니 Windows 10의 20xx이후의 업데이트 버전에서는 이 문제가 해결된 것 같다. 32비트 프로그램에서 다른 32비트나 64비트 프로그램의 전체 경로를 얻는 것.. 반대로 64비트 프로그램에서 다른 32비트나 64비트 프로그램의 전체 경로를 얻는 것 모두 아무 문제 없다.
Windows 10 구버전이나 Windows 7, 8 같은 거 64비트 에디션이 있으면 같은 프로그램을 구동해서 결과를 확인하고 비교할 수 있겠다만.. 대조군을 구하지 못해서 그것까지 실험은 못 해 봤다.

옛날에는 도대체 무슨 한계 때문에 이 함수가 제대로 동작하지 않았는지, 그리고 지금은 무엇이 해결되었는지 이 함수와 관련된 사연을 좀 알고 싶다.
이 함수는 원래 psapi.dll에 있던 시스템 정보 조회용 부가 액세서리에 가까운 물건이었으나..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Windows 7 즈음부터 시작된 API 재배치 정리 작업 과정에서 kernel32의 세부 카테고리로 본진이 이동한 듯하다. 사실, GetModuleFileName이 있던 곳과 같은 곳에 있는 게 논리적으로 훨씬 더 타당하기도 하다.

이런 커널 API 말고 GDI 쪽에서도.. 옛날에 AlphaBlend처럼 Windows 98에서 처음 추가된 그러데이션 그리기 함수들은 msimg32.dll이라는 별도의 DLL에 들어가 있다가 Windows XP인지 Vista인지 그때쯤부터 gdi32로 자리를 옮긴 적이 있었다.
새로 추가된 함수가 이런 식으로 재분류되는 게 완전히 새로운 관행은 아니었던 셈이다.

3. 파일 대화상자의 동작과 current directory

Windows에서 제공하는 파일 열기/저장 공용 대화상자는 사용자가 선택한 파일이 있는 곳으로 프로그램의 current directory도 같이 바꿔 버린다.
그래서 어떤 프로그램에서 USB 메모리 안에 있는 파일을 열기 대화상자로 골라서 열고 나면, 그 파일을 닫은 뒤에도 계속해서 USB 메모리가 사용 중이라면서 안전하게 제거가 되지 않는 불상사가 벌어진다. 파일을 열었던 프로그램을 통째로 종료하거나, 열기 대화상자를 꺼내서 다른 드라이브에 있는 파일을 열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사실, 아주 극단적으로 특이하게 동작하는 물건이 아닌 이상, GUI 프로그램은 자기가 작업하는 파일의 절대 경로를 갖고 있다. 상대 경로를 통해 다른 파일을 참조한다 하더라도 기준이 되는 절대 경로가 따로 있지, 프로그램의 current directory 정보에 의존할 일은 없다. 게다가 current directory는 스레드가 아니라 프로세스마다 하나씩만 보관되는 정보이기 때문에 thread-safe 하지도 않다.

그러니 파일 대화상자가 굳이 저렇게 동작할 필요가 전혀 없어 보이는데도 current directory를 변경하는 이유는.. (1) 레거시 프로그램과의 호환도 있고.. (2) 그리고 다음에 파일 대화상자를 또 열 때 사용자가 마지막으로 선택했던 파일이 있는 곳을 current directory라는 수단을 통해 기억하고 공유하기 위해서이지 싶다.

도스 같은 명령 프롬프트 환경에서는 사용자의 타이핑 수고를 덜기 위해서 current directory라는 개념이 반드시 필요했으며, 그때는 아예 각 드라이브별로 current directory를 다 기억하고 있었을 정도였다. 지금 Windows 환경은 그 정도까지는 아니다.
그리고 어떤 프로그램은 불러들이는 문서 파일이 있는 디렉터리와 current directory가 동일하다는 게 보장돼야만 제대로 동작하는가 보다.

하지만 파일 대화상자도 OFN_NOCHANGEDIR라는 플래그가 있어서 사용자가 어느 파일을 선택하건 current directory를 건드리지 않게 하는 옵션 자체는 있다.
그리고 내부 동작도 바뀌어서 굳이 current directory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사용자가 마지막으로 파일을 선택했던 위치를 기억해서 보여준다.

그러니 오늘날 새로 개발되는 프로그램들은 파일 대화상자를 꺼낼 때 가능한 한 OFN_NOCHANGEDIR를 사용하는 게 좋을 것 같다.
또한, 이런 조치와는 별개로 current directory 때문에 USB 메모리가 안전하게 제거되지 않는 문제를 운영체제 차원에서도 좀 최소화해야 하지 않나 싶다.

이건 모니터를 2~3대 연결해서 컴퓨터를 잘 쓰다가 일부 모니터의 선을 뽑아 버린 것과 비슷한 상황이다. 이 경우, 운영체제에서는 없어진 모니터의 영역에 있던 프로그램 창들을 재주껏 다른 모니터로 잘 옮겨 줘야 한다. 그런 것처럼 USB 메모리가 뽑혔다면, 거기를 current directory로 참조하던 프로그램은 다른 디렉터리를 참조하도록 상태가 적절히 바뀌어야 할 것이다.

4. 그래픽 뷰어

끝으로, 이건 프로그래밍과 큰 관계 없이 특정 앱에만 해당되는 사항인데..
요즘 Windows 10에 기본 내장돼 있는 그래픽 뷰어 말이다. 오랫동안 사용해 본 내 경험에 따르면, 얘는 좀 불안정한 것 같다. 창을 여러 개 띄워 놓다 보면(5개 이상 여러 파일)..

  • 종종 뻗으면서 지금까지 띄웠던 창들이 한꺼번에 싹 없어진다.
  • 혼자 CPU를 잔뜩 소모하면서 노트북 PC를 열받게 하기도  한다.
  • 사진 파일을 더블 클릭했는데 프로그램이 실행만 되고 창이 뜨지 않고 먹통이 되기도 한다. "파일 시스템 오류 (-805305975)" 이러면서 아예 실행이 안 된다.

2004/2009대 버전으로 개인용 컴과 회사 컴에서 모두 동일한 현상이 발생하니, 이건 내 환경만이 문제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얘는 화면 표시에 그래픽 카드의 하드웨어 가속 기능을 적극 활용한다는 것이다. 뻗는 것도 여느 프로그램들 같은 메모리 버그 때문에 뻗는 게 아니며, 그래픽 카드 드라이버와의 충돌 내지 그쪽의 오류 때문에 뻗는다.

내 기억이 맞다면 Windows XP~7 사이의 기본 그래픽 뷰어는 256색 GIF에 대해서는 트루컬러 JPG와 달리 부드러운 확대/축소를 지원하지 않는다거나, GIF/APNG 애니메이션을 지원하지 않는다거나 하는 한계가 있었다.

지금 뷰어는 그런 한계가 다 없어지고 한 프로그램에서 사진과 동영상을 모두 취급할 수 있어서 기능 면에서는 제일 좋아졌다. 하지만 반대로 구버전에 비해서 안정성은 명백하게 떨어져 있는 게 아쉽다. 특히 앱이 실행되지 않기 시작하면 운영체제를 재시작/재로그인 하는 것 말고는 다른 해결책이 없다.

5. CPU 점유 문제

요즘 누구든지 컴퓨터나 폰을 다루면서 겪는 굉장히 성가신 문제 중 하나는.. 어떤 불필요한 프로세스/서비스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CPU 자원을 독식해서 기기가 갑자기 혼자 열받고 팬 돌아가고 배터리가 눈에 띄게 빨리 닳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스마트폰은 팬이 없구나~!

개인적으로는 이럴 때 CPU 도둑을 감지해서 “이놈이 지금 폭주 중인데 죽일까요?” 안내를 해 주는 유틸/툴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도스 시절로 치면 memmaker, 윈도 XP 시절에 잠깐 있었던 바탕화면 정리 마법사, 어지간한 악성코드 진단 유틸 같은 명목으로 말이다.

물론 어지간한 컴잘알이라면 이럴 때 작업 관리자를 띄워서 CPU 사용량이 높은 놈을 강제 종료시킬 것이다. 하지만 범인이 평범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서비스 같은 부류라면 뭐가 문제인지를 진단하기 어렵다.

본인의 과거 경험을 떠올려 보면 Windows Update와 관련된 서비스가 폭주한 적도 있었고, 크롬 브라우저가 쓸데없이 폭주한 적도 있었고.. 요 근래에는 WMI provider host인지 뭔지 하는 놈도 폭주해서 강제 종료시킨 적이 있었다.
자고로 업데이트는 CPU를 최하 우선순위로 받으면서 민폐를 절대 끼치지 않고 몰래 몰래 돌아가야 할 것이다. 사용자가 명시적으로 시키지 않은 작업이 저 따위로 돌아가는 건 어떤 경우든 디자인 결함이고 버그이지 않을까?

6. 프로그램 창의 떨림 현상

끝으로, 이건 프로그램이 뻗는 급의 치명적인 문제나 불편한 현상은 아니지만..
요즘 컴퓨터를 쓰면서 프로그램 창을 전환하다 보면, 아주 가끔씩 프로그램들이 non-client 영역(제목 표시줄, 메뉴 따위)이 수십 번 다시 그려지는지.. 수 초 동안 부르르 깜빡거리고 떨리는 경우가 있다.

이 역시 2004/2009급 Windows 10이 깔린 개인용과 회사용 컴퓨터에서 모두 목격하는 현상이다. 201x년대에는 딱히 본 적이 없었던 새로운 현상이다.
정확하게 어떤 조건 하에서 왜 발생하는지는 모르겠다.
내가 모르는 사이에 업데이트가 깔리면서 운영체제의 아랫단은 알게 모르게 많이 바뀌는데, 버그나 부작용도 슬그머니 들어갔다가 또 잠수함 패치되기도 하는 것 같다.

Posted by 사무엘

2022/01/23 08:34 2022/01/23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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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dows API에서 LoadLibrary는 말 그대로 실행 파일(exe/dll)을 현재 프로세스의 주소 공간에다 불러들여서 거기 있는 코드를 실행하거나 리소스를 추출하게 해 주는 함수이다.
그리고 얘의 심화 버전은 LoadLibraryEx이다. Ex 버전은 옵션을 추가로 받아서 절대 경로 없이 파일명만 주어졌을 때 디렉터리를 탐색하는 순서를 지정할 수 있고, 파일이 이미 load되어 있을 때 레퍼런스 카운트 변경 여부 같은 것도 수동 지정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옵션들은 현업에서 잘 쓰이지 않는다. 저 함수에서 실질적으로 자주 쓰이는 옵션은.. DLL에서 리소스를 추출할 준비만 하고, 코드를 실행할 준비--기준 주소 재배치, DllMain 함수 실행--는 생략해서 로딩 속도를 좀 더 향상시키는 LOAD_LIBRARY_AS_DATAFILE이다. 특히 x86, x64, ARM 같은 아키텍처를 불문하고 동일 DLL에 있는 리소스 데이터를 추출하려면 이 '간소화' 플래그를 반드시 지정해야 한다(다국어 UI 리소스 같은..).

그런데 문제는.. 이 DATAFILE 간소화 로딩이란 게, 과거에는 "리소스 추출에만 특화"이라는 자기 본연의 기능에도 모종의 이유로 인해 뭔가 2% 부족한 구석이 있었다는 것이다.

Windows 9x 시절에는 이 제약이 제일 심했다. 간소화 로딩된 DLL 핸들에 대해서는 (1) 리소스를 제일 저수준에서 탐색하는 EnumResourceLanguages/Names/Times 및 Enum/Find/LoadResource 계열 함수만 사용할 수 있었다. 이들보다 상위 계층에서 동작하는 Load*계열 함수들은(string, menu, bitmap, image 따위) 지원되지 않았다. 그러니 간소화 로딩의 활용성이 부족했으며, 여전히 기존 full(?) 방식 로딩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허나, 한편으로는 저 제약이 그렇게까지 본질적이고 치명적인 문제가 아니었다.
Windows 프로그램에서 리소스 전용 DLL을 사용하는 주 목적은 다국어 UI 제공.. 아니면 대화상자· 메뉴 같은 표준 리소스가 아니라 자기 자신만 사용하는 custom 데이터의 저장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표준 리소스들도 특정 언어에 속하는 놈을 지정하려면 "DLL 핸들 + 리소스 ID"만으로는 어차피 충분치 않다. FindResourceEx와 LoadResource의 결과값인 메모리 포인터를 줘야 하며, 함수도 LoadMenuIndirect, DialogBoxIndirect처럼 뒤에 indirect라는 단어가 붙은 '저수준 버전'을 써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리소스 추출용 간소화 방식으로 load한 DLL은 저수준 함수로만 다룰 수 있더라도 그럭저럭 사용할 만했다. 그런데 여기에는 다른 이상한, 자잘한 문제도 있었다.

DialogBoxIndirect 함수는 대화상자 리소스를 "모듈(인스턴스) 핸들 + 리소스 ID"가 아니라 대화상자 템플릿 포인터 하나로만 곧장 지정함에도 불구하고, 모듈 핸들을 여전히 인자로 받는다. 내부적으로 CreateWindowEx 함수를 호출할 때 모듈 핸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대화상자 자신, 그리고 내부의 child 컨트롤들 생성).

그런데 (2) 이때 리소스 추출 간소화 방식으로 load한 DLL의 핸들을 주면.. 구형 운영체제에서는 여러 문제들이 발생했다.
일단, 자기 자신이 내부적으로 사용하는 커스텀 컨트롤--표준 컨트롤이 아니고, CS_GLOBALCLASS 등록된 커스텀 컨트롤도 아닌 놈--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이건 CreateWindowEx 함수의 특성상 자연스러운 귀결이지만, 그 이상으로..

내 기억이 맞다면 대화상자의 배경색이 일반적인 회색이 아니라 흰색으로 바뀌고 좀 만지다 보면 프로그램이 뻗었다. Windows 9x뿐만 아니라 나름 NT 계열인 2000에서도 말이다.
그 이유는 딱히 알 수 없었다. 그저 경험적으로 이런 DLL 핸들을 집어넣어서는 안 된다고 날개셋 한글 입력기 소스의 주석에도 엄청 옛날에 적혀 있었다.

물론 이 역시 본질적이고 치명적인 문제는 아니다.
윈도우의 생성과 관련해서 전달하는 인스턴스/모듈 핸들은 그 윈도우의 클래스를 등록한 주체를 식별하는 용도이다. 애초부터 리소스가 전혀 아니라 코드와 관계가 있다. 그러니 여기는 애초에 리소스 추출 간소화 방식으로 load된 DLL이 들어갈 자리가 아니다. 그런 DLL을 집어넣은 것은 사실상 프로그래머의 실수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이쯤 되니 의문이 생긴다. 프로그래머가 아무리 실수할 수 있기로서니, 그걸 넘겨주면 단순히 custom 컨트롤이 생성되지 않는 것 이상으로 왜 다른 이상한 부작용까지 발생한 것일까? 차라리 깔끔하게 에러와 실패 처리를 하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DLL을 일반적인 방식으로 load하는 것과 datafile(리소스 특화 간소화) 방식으로 load하는 것은 내부적으로 무슨 차이가 있는 걸까?

오늘날의 32비트 및 64비트 Windows 환경에서는 DLL을 로딩한 결과 핸들(HMODULE / HINSTANCE)은 그 파일 내용을 가리키는 데이터 포인터와 거의 동급이라고 여겨진다. 파일을 memory-mapped file 형태로 통째로, 혹은 약간의 보정만 거쳐서 읽어들인 첫 지점이다. 쉽게 말해 그 핸들이 가리키는 메모리에는 EXE 파일 시그니처인 MZ부터 쭉 나온다는 것이다.

그리고 실행 파일은 메모리 주소가 언제나 64KB의 배수 단위로만 배당된다는 것도 이 바닥에서 프로그래밍 좀 한 사람들은 아실 것이다. 그 말인즉슨, 일반적으로 HMODULE 내지 HINSTANCE의 값은 64KB의 배수이며, 하위 word가 언제나 0이 된다는 뜻이다.
하지만 특수한 상황에서는 이런 조건을 만족하지 않는 핸들도 있을 수 있다.

(1) 먼저, 과거의 Windows 9x 환경에서는 16비트 프로그램에서 호출한 LoadLibrary의 리턴값이 대표적인 예이다. 얘들은 핸들의 크기 자체가 16비트밖에 안 되니 리턴값과 내부 의미 역시 32비트 프로그램과는 완전히 다른 형태여야 한다.
물론 이미 32비트 형태로 빌드된 프로그램이야 이런 거 신경 쓸 필요가 전혀 없으며, 16비트와 32비트 프로그램을 모두 한데 관리하는 운영체제의 관점에서나 구분이 필요하다.

(2) 그리고 LoadLibraryEx + datafile 방식으로 불러들인 dll 핸들도 형태가 약간 달라진다. 운영체제의 버전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일단 해당 DLL의 preferred base는 완전히 무시되며, 굳이 64KB라는 큼직한 단위로 주소가 배당되지 않는다.
결정적으로는 최하위 비트에 1이 추가돼서(= 홀수!!) 얘는 datafile 방식으로 생성되었다는 것을 나타낸다. 메모리 주소로서의 DLL 핸들은 하위 16비트에 어차피 유의미한 정보가 담겨 있지 않으니.. 그 잉여 공간에다 이런 정보를 보관한다는 뜻이다.

요컨대 HMODULE / HINSTANCE는 16비트 프로그램 또는 datafile 방식에 한해서는 64KB의 배수 단위인 깔끔한 포인터가 아니게 된다. 그런데 과거에는 운영체제 내부에서 이런 변칙적인 핸들을 취급하는 방식이 서로 충돌했던가 보다.

kernel32는 이 DLL이 datafile 방식으로 load되었다는 것을 식별하기 위해서 핸들값에다가 1을 추가했다. 하지만 user32의 대화상자 표시 함수는 datafile 방식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으며, 이 핸들값이 하위 16비트가 비영인 것을 보고는 이건 16비트 모듈이라고 인식해 버렸다. 그리고 16비트 프로그램과의 하위 호환을 위한 보정 처리를 수행했다.

그 보정 처리 중에는 대화상자 내부의 각 에디트 컨트롤들에 대해 고유한 데이터 세그먼트를 생성하는 것도 있었다.
아시다시피 에디트 컨트롤, 특히 multiline으로 동작하는 놈은 혼자서 수백, 수만 바이트에 달하는 텍스트를 저장할 수 있다. 모든 컨트롤들이 한 64KB 데이터 세그먼트를 공유할 게 아니라 각각이 고유한 세그먼트를 갖는 게 낫다. 이것을 대화상자 표시 함수가 내부적으로 해 줬다.

(그럼 이건 특별히 메모리가 많이 필요한 에디트 컨트롤에 대해서 고유한 스타일을 줘서 그 컨트롤이 알아서 처리하면 되지, 이런 걸 왜, 어떻게 상위 윈도우인 대화상자에서 처리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리고 그런 식이면 에디트 컨트롤뿐만 아니라 리스트나 콤보박스도 수천 개의 아이템을 추가하느라 메모리가 많이 필요할 때가 있을 텐데 걔네들은 어떻게 처리되는지도.. 개인적으로는 잘 모르겠다. ㄲㄲ)

어쨌든.. 대화상자를 생성할 때 datafile DLL의 핸들이 지정되면 저런 복잡한 이유로 인해 16비트 보정이 수행되는데.. 실제로 대화상자를 돌리는 이 프로그램은 16비트 프로그램이 아니다. 그래서 보정 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프로그램이 죽는 등 갖가지 오동작과 이상 현상이 발생한다고 한다. 그래서 그랬던 것이군~!! (☞ 더 자세한 설명)

대화상자에도 스타일이 있다. 하지만 이건 윈도우 스타일의 형태로 지정해 주는 게 아니고 DialogBox 계열 함수에다가 인자로 전하는 것도 아니며, 그냥 대화상자 리소스 템플릿에 박혀 들어가는 값일 뿐이다. 그러니 다른 스타일 플래그들에 비해 인지도가 매우 낮으며 프로그램 코드에서 볼 일이 없다시피하다.

이 대화상자가 다른 대화상자의 child로 들어갈 수 있음을 나타내는 DS_CONTROL, 용도가 좀 모호하긴 하지만 [?] 모양의 도움말 버튼을 우측 상단에다 표시하는 DS_CONTEXTHELP 같은 건.. 오늘날까지도 유효하다. 하지만 16비트 시절의 잔재이고 오늘날은 아무 의미 없는 플래그도 있다.

대표적으로 DS_3DLOOK은.. Windows 95/NT4부터는 대화상자들이 처음부터 기본적으로 버튼과 동일한 은색/회색이고 각종 테두리도 양각 음각 입체(?) 효과가 적용되어 나오므로 존재의 의미가 없어졌다.
그리고 DS_LOCALEDIT라는 놈이 있는데.. 얘는 자기 내부의 모든 에디트 컨트롤들이 고유한 데이터 세그먼트가 아니라 기본 제공되는 단일 64K 세그먼트를 공유하게 해서 메모리를 아끼는 플래그이다. 에디트 컨트롤에 많아야 수십~수백 자밖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게 보장되면 사용해 볼 만한 옵션이었다. 32비트 이후부터는 아무런 의미가 없어졌지만..

그리고 이렇게 DS_LOCALEDIT 옵션이 적용된 대화상자는 아까처럼 Windows 9x에서 datafile DLL 핸들을 지정해 주더라도 16비트 보정 처리가 행해지지 않기 때문에 오동작· 오류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한다.
물론 이 문제는 Windows NT 계열을 넘어 16비트 프로그램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64비트 운영체제의 관점에서는 더욱 무의미한 지나간 옛날 추억이 되었을 뿐이다.

16비트에서 32비트로 넘어갈 때는 16비트 환경에서도 far이니 huge니 하면서 어떻게든 16비트 코드에서 64KB를 초과하는 메모리 영역을 다루려고 애썼으며, 반대로 32비트 주소 공간에서 16비트 코드를 수용하고 실행하려고 온갖 발악을 했었다. 하지만 32비트와 64비트는 서로 완벽하게 격리된 채 공존할 뿐, 상대방 영역을 전혀 건드리지 않는다는 차이가 있다.

이상이다.
여담이지만 날개셋 한글 입력기의 소스를 뒤져 보니.. 어떤 DLL을 datafile 방식으로 읽어들인 상태에서는 그 DLL에 대해서 VerQueryValue 같은 버전 정보 확인 API도 제대로 동작하지 않았다는 주석이 적혀 있다. 그래서 버전 리소스를 수동으로 직접 파싱하는 방식으로 기능을 구현했다.
Windows Vista 이상 또는 심지어 9x 계열에서도 괜찮았으며 2000/XP에서만 문제가 발생했다고 하는데.. 이 역시 LoadLibraryEx 함수의 부작용이 아니었나 추측해 본다. 과거에 일반 로딩과 datafile 특화 로딩은 내부 동작이 여러 모로 차이가 컸던 모양이다.

Posted by 사무엘

2021/10/15 08:34 2021/10/15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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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dows에서 리스트뷰 컨트롤은 아이템 기반의 정보를 나열하는 용도로 굉장히 편리하고 유용한 물건이다. 본인은 수 년 전에 얘에 대해서 전문적으로 리뷰를 한 적도 있다. (☞ 이전 글 보기)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얘에 대해서 본인은 Windows 프로그래머로서 다음과 같은 점을 아쉽거나 의아하게 생각한다.

(1) 먼저, ‘작은 아이콘’ 모드라는 게 정체성이 너무 어정쩡 모호한 건 둘째치고라도, 아이템 배치와 관련된 제어가 제대로 안 된다는 것이다.
얘는 작은 아이콘의 옆에 텍스트가 한 줄 붙는다는 점에서는 목록 모드와 매우 비슷하다. 하지만 얘는 그래도 횡대와 종대 아무 방향으로나 align이 되고, group도 적용된다는 것이 목록 모드와의 차이점이다. 즉, 나름의 쓸모도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얘는 아이템의 간격 내지 폭을 어떻게 조절해야 할지 모르겠다.
LVM_SETICONSPACING은 큰 아이콘 모드의 간격이고 LVM_SETCOLUMNWIDTH는 목록 모드의 폭이고, LVM_SETTILEVIEWINFO는 타일 모드에서의 크기이다.
그런데 작은 아이콘 모드는 내가 아는 한 아무리 눈을 씻고 찾아 봐도 이런 API가 존재하지 않는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이템이 이렇게 제멋대로 막장으로 출력되는 걸 막을 길이 없더라.
내가 날개셋 제어판의 외부 모듈 목록에다가 ‘작은 아이콘’ 모드도 추가해 볼까 하다가 이걸 보고는 단념했다.

(2) 그리고 악명 높은 화면 잔상 버그 말이다.
check list를 건드렸을 때 선택 막대가 진해지는 문제는 이미 이전 글에서도 지적했던 바 있다.
스타일을 바꿔서 우회하는 방법도 있긴 하지만 완전한 해결책이 아니며, 원래는 그렇게 우회하지 않더라도 그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 Windows 10 이전에는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자세히 모드에서 칼럼의 폭을 조절해도 이렇게 해당 칼럼이 덧칠되는 문제가..)

게다가 ‘작은 아이콘’ 모드일 때는 아이템에다가 마우스를 가져가기만 해도 글자가 사라져 버리는 치명적인 문제가 존재한다.
이건 뭔가 내부 계산 로직이 대놓고 잘못된 거나 마찬가지이다. 마소에서도 자체적으로 작은 아이콘 모드를 쓰지를 않기 때문에 버그를 인지하지 못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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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dows는 내 컴퓨터 내지 탐색기 UI에서 전통적으로 리스트뷰 컨트롤을 사용해 왔다.
초창기 Windows 95/98은 이 컨트롤이 제공하는 ‘큰 아이콘, 작은 아이콘, 목록, 자세히’라는 네 가지 보기 모드를 그대로 제공했었다.
그러다가 2000/ME에서는 그림이나 문서의 내용 thumbnail이 표시되는 미리 보기 모드가 추가되어 5개가 되었다. 이건 기술적으로는 물론 ‘큰 아이콘’의 확장판이었다.

XP에서는 정체성이 어정쩡한 작은 아이콘 모드가 삭제되고, 제5의 모드인 ‘타일 모드’가 ‘큰 아이콘’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했다. 기존의 ‘큰 아이콘’은 그냥 ‘아이콘’으로 바뀌었고.. 그러니 전체 개수는 5개로 변함없었다. 원래 있던 작은 아이콘 모드는 마소에서도 완전히 버린 자식 취급하고 있는 게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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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 Vista/7 이후부터는 아이콘의 크기를 매우 다양하게 조절할 수 있게 되었다. 게다가 개념적으로 예전의 ‘작은 아이콘’에 해당하는 모드도 부활했다.
하지만 이건 리스트뷰 컨트롤이 제공하는 ‘작은 아이콘’으로 구현한 게 아니다. 내부적으로는 그냥 ‘타일 모드’에다가 아이콘만 작은 걸 준 게 아닐까..?? 작은 아이콘에서는 이렇게 길다란 아이템을 뒷부분을 생략해서 표시하는 게 가능하지 않다. 타일에서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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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굉장한 뒷북인 놀라운 사실이 있다.
무려 Windows 7부터는 운영체제의 탐색기와 파일 공용 대화상자에서 애초에 리스트뷰 공용 컨트롤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 일반인에게 스펙이 공개되지 않은 별개의 자체 구현 컨트롤을 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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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쩐지~~
(1) 원래 리스트뷰 컨트롤의 '목록' 모드는 이렇게 카테고리라고 해야 하나 그룹 분류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 목록 모드라는 것은 스크롤바가 세로가 아니라 가로로 난 것을 통해 알 수 있음..
탐색기의 저런 모양은 공용 컨트롤로는 구현 불가능하다. 또한, 저렇게 칼럼마다 폭이 유동적으로 다른 목록도 공용 컨트롤은 지원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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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아울러, '내용'이라는 이 특이한 보기 모드도 기존 리스트뷰 컨트롤로는 구현 불가능하다.
이런 걸 어떻게 구현했을지, 온통 owner draw 개조로 도배했을지 궁금했는데.. 답은 간단했구나. 그냥 자체 컨트롤을 만든 것이었다.;; 영문 위키백과에서도 Windows 7에서부터 바뀌거나 사라진 기능 중 하나로 다음과 같이 언급되어 있다.

An undocumented incompatible Item view control replaces the List view control used in Windows Explorer... The Item view also does not support custom positioning, custom ordering, or hyperlinks, which the Windows Vista list view did support.


아.. 옛날엔 Office 팀에서 파일 열기/저장 대화상자들 자체 제작해서 썼더니만, 그건 없어졌고 이젠 운영체제 셸 팀에서 뷰 컨트롤을 자체 제작해서 쓰기 시작했군...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Windows Vista와 7의 탐색기는 외형상 굉장히 비슷해 보인다.
그런데 "Hard Disk Drives / Devices with Removable Storage"라고 아이템을 분류해 놓은 카테고리 부분을 보자.
아이템들을 몽땅 숨기거나 펼칠 수 있는 삼각형 마커가 Vista는 오른쪽 끝에 있는 반면, 7과 그 이후(현재의 10까지 포함)부터는 왼쪽 끝에 있다. 왼쪽 끝에 있으니 무슨 트리 컨트롤을 다루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3) 마커가 왼쪽에 있을 뿐만 아니라 일반 아이템보다 글자 크기도 더 큰 건.. 내가 알기로 공용 컨트롤 리스트의 기본 옵션만 바꿔서 구현할 수 있지 않다. 비슷해 보여도 Vista는 리스트뷰 컨트롤을 썼지만 7부터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트리와 리스트뷰 컨트롤을 적당히 배합해서 '탐색기' 짝퉁을 만드는 게 Windows UI/셸 프로그램의 정석 코스로 통용되곤 했는데.. 이젠 100% 동일하게 동작하는 탐색기를 이런 식으로 만드는 건 근본적으로 불가능해졌다.

단, 바탕 화면은 그냥 아이콘들만 늘어놓으면 되니 지금도 여전히 기존 리스트뷰 컨트롤 기반이다.
결론을 내리자면.. 마소에서는 자기들도 리스트뷰 컨트롤의 한계를 인지했는지 탐색기에서 얘를 더는 사용하고 있지 않다. 작은 아이콘 모드의 활용성을 좀 강화하고, 목록 모드에서도 그룹 구분을 지원하고, 화면 잔상 버그들을 좀 고쳤으면 좋겠다.

Posted by 사무엘

2021/10/06 08:36 2021/10/06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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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코드를 읽으면서 신기하게 느꼈던 점들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요즘 C++은 변해도 너무 많이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것 같다. 뭔가 다른 언어에 있던 기능이 비슷한 형태로 그대로 도입되는 편이다.

1. final과 override

본인은 C++에 클래스에 뭔가 제약을 가하는 기능이 부족한 편이라고 볼멘소리를 늘어놓아 왔다. 어떤 클래스가 더 상속이 되지 않게 하기, 이 함수가 더 오버라이딩이 되지 않게 하기, 대입이나 복제가 되지 않게 하기 등...
하긴, 이런 불평은 나만 하는 게 아니며, 오히려 나보다 더 깐깐한 불편러 PL 순수주의 성향인 사람도 많다.

함수 차원에서 제약을 가하는 것은 요즘 C++에서는 = delete 문법이 생겨서 불편이 많이 해소됐다.
그런데 이것 말고도 C++에 final과 override라는 조건부 키워드도 드디어 추가되었다니 참 놀랍다.

class Parent final { }

요렇게 해 주면 Parent를 기반으로 삼는 파생 클래스를 만들 수 없다. class Child: public Parent {} 이런 걸 시도하면 에러가 난다.
한편,

class Parent {
public:
    virtual void foo() {}
};
class Child: public Parent {
public:
    void foo() override {}
};

여기서 override는 Child의 foo가 기반 클래스의 foo를 재정의한다는 것을 나타낸다. 이 표기는 당연히 전적으로 optional이기 때문에 하든 안 하든 컴파일러의 코드 생성과 프로그램의 실행에는 아무 영향을 주지 않는다.

단지, 기반 클래스에 저런 함수가 없는데도 파생 클래스의 함수에 override가 선언돼 있다면 컴파일러는 에러를 찍어 준다. 그러므로 저걸 집어넣으면 내가 함수의 스펠링이나 매개변수를 실수로 잘못 넣었는지 여부를 곧장 알 수 있다.
그리고..

void foo() final;

final을 집어넣으면 짐작하다시피 이 함수는 파생 클래스에서 오버라이딩을 할 수 없게 된다. override와 final을 동시에 지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멤버 함수의 선언 뒤에다가 뭔가 속성을 지정한다는 점에서 const와 비슷해 보인다. 허나, 다시 말하지만 얘들은 전적으로 컴파일 때의 편의를 제공하는 hint일 뿐이다. 코드의 생성 방식이나 심지어 명칭의 decoration에도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
const는 이거 지정 여부로 함수 오버로딩을 가능하게 하는 변별 요인이지만 override와 final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클래스 안에 함수의 선언부에다가만 지정하고 함수의 몸체 정의에다가는 생략도 가능하다. const는 그렇지 않다.

2. [[??]] 속성 지정자

함수의 선언에서 리턴 타입보다도 먼저 맨앞에 붙어 있는 [[nodiscard]] 이런 문구가 정체가 무엇인지 궁금해서 찾아 봤는데..
이 함수의 리턴값을 무시하지 않게 하는 자잘한 속성 지정자였다. 이 함수는 호출만 하고 리턴값을 무시하는 경우, 호출하는 쪽의 코드에다가 경고를 날리게 된다.

&를 두 개 써서 R-value 참조자라는 걸 추가했듯이, 여는 대괄호도 2개를 써서 저런 새로운 문법을 만든 것이다.
nodiscard 말고도 컴파일러의 최적화 전략에 단서를 제공하는 속성이 몇 가지 더 존재하며, C++ 언어의 버전이 올라가면서 아이템들이 추가되곤 했다.

함수의 선언에는 함수의 이름, 리턴 타입, 그리고 인자들 목록과 타입만 있는 줄 알았는데 그 사이에 calling convention 지정부터 시작해서 갖가지 추가적인 정보와 단서들을 지정하는 문법이 야금야금 도입돼 왔다.

extern "C"도 있고, 그리고 Visual C++이 전통적으로 사용한 방법은 __declspec(????)이다.
특히 deprecated는 [[]]와 __declspec()에 모두 존재해서 이제 기능이 완벽하게 겹치는 것 같다. 자기들이 필요하니까 마소에서 먼저 deprecated API를 지정하는 속성을 비표준 방식으로 추가했는데 그게 이제야 표준에도 도입된 셈이다.

그런데 C/C++은 태생적으로 함수를 선언할 때 function이나 그에 준하는 별도의 키워드를 두지 않았고, "리턴값 함수명(인자)"라는 문법 형태만으로 함수를 선언 및 정의할 수 있게 해 놓았다. 그러다 보니 그 사이에다 추가적인 정보를 집어넣는 문법이 좀 지저분해진 것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관점에 따라서는 아까 저 final, override 같은 힌트 속성도 [[]] 형태로 일관되게 넣을 수도 있어 보이지 않는가?

이런 부가 정보들을.. 단순히 경고만으로 끝나는 것, 컴파일 가능 여부에 영향을 주는 것(final), 코드의 생성 방식에 영향을 주는 것(호출 규약), 최적화 방식에 영향을 주는 것, C++ name mangling에 포함되는 것(const) 등으로 한데 분류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

3. Variadic macro

요즘 C/C++에서는 #define 매크로 함수도 마지막 인자에다가 ...를 줘서 가변 인자 형태로 만들 수 있다.

이게 없던 옛날에는 가변 인자를 받는 함수를 매크로 함수로 간단하게 치환할 수 없어서 그냥 이름만 치환하는 매크로 상수를 써야 했다. 그리고 매크로 상수로는 가변 인자의 앞에다가 추가적인 인자를 삽입해서 다른 함수를 호출하는 식의 응용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게 가능해졌다.

물론 가변 인자라는 건 근본적으로 C++의 이념과 그닥 어울리지 않는 물건이다. C++이 자체 제공하는 함수 오버로딩이나 default argument와 충돌하기 쉬우며, type-safety와 객체지향(특히 임시 객체에 대한 생성자/소멸자) 처리가 보장되지 않는다. 그러니 가변 인자로 주고받는 건 반드시 정수나 포인터 같은 단순 POD로 한정돼야 한다.

C++과 어울리는 물건이 아니다 보니 얘는 auto니 템플릿이니 하는 쪽에 관심이 온통 쏠려 있는 modern C++의 산물이 아니다. C99에서 맨 처음 도입됐던 것을 C++11이 나중에 같이 받아들인 것이다.
애초에 #define 전처리기도 C++보다는 꽤 C스러운 물건이다. 거기에 또 다른 C의 냄새가 풀풀 풍기는 ...이 잘 결합한 것 같다.

전처리기에는 ##이라는 연산자가 있어서 기존 명칭의 스펠링에다가 뭘 앞뒤로 붙여서 새로운 명칭을 만들게 해 준다.
그것처럼 가변 인자 매크로의 내부에는 가변 인자들 묶음을 한꺼번에 나타내는 __VA_ARGS__라는 특수한 매크로 상수가 정의되어서 사용 가능하다. 가변 인자 지원을 위해서 언어 문법이 확장이라면 확장된 셈이다.

사실, 이게 문법도 변형이 존재한다..

#define my_printf(a, ...)   printf(a, __VA_ARGS__) //A형
#define my_printf(a, args...)   printf(a, ##args ) //B형

지금은 A형이 표준인데 GNU C에서는 B형도 존재했는가 보다. Visual C++에서는 B형은 지원되지 않는다.

요즘 가변 인자가 활발하게 쓰이는 분야 중 하나는 printf 가변 인자 스타일로 문자열을 포매팅하는 디버그 로그 쪽일 것이다.
개발자가 잠깐 보고 마는 정보이니 문자열까지 쓸 것도 없이 간단히 char buff[256]으로 때워도 무관할 것이고 굳이 C++ string이나 stream을 쓸 필요가 없다. 더구나 이거야말로 디버그 빌드 여부냐에 따라 각종 조건부 컴파일과 전처리기 치환이 절실히 필요한 분야이니.. 가변 인자 매크로는 생각보다 개발 명분과 정당성이 풍부해 보인다.

추신:
글을 다 써 놓고 나중에 알고 보니 C++도 variadic macro와 비슷한 개념이 더 괴물 같은 형태로 템플릿에 이미 도입되었다.;; 이름하여 variadic template. template<typename... T> void foo(T.. args) {} 이러면 args가 __VA_ARGS__와 얼추 비슷한 argument pack 역할을 하게 된다.
이것 말고도 온갖 복잡한 용법이 많다. 이거 예시를 보이기 위해서 C++ 코드에다가 굳이 printf를 호출하려고 애쓰는 걸 보니 뭔가 느낌이 짠하다.

4. 현재의 함수 이름을 나타내는 매크로 상수

ANSI C에는 디버깅을 위해 __FILE__, __LINE__처럼 현재 컴파일 되는 파일 이름과 줄 번호로 유동적으로 치환되는 표준 매크로가 정의되어 있다. 이런 게 디버그 로그 내지 assert failure 매크로에서 즐겨 쓰인다.

그런데 현업에서는 이 뿐만 아니라 현재의 코드가 소속되어 있는 함수 이름 문자열을 나타내는 매크로도 쓰인다.
ANSI C 급의 원조 표준은 아니지만 #pragma once나 __super처럼 업계에서 오랫동안 사실상의 표준이나 마찬가지였던 물건이 있는데.. 바로 __func__이다.

얘는 C++11에서는 결국 정식 표준으로 등재되기도 했다. C++ 문법과 관계 있는 물건은 아니니 가변 인자 매크로처럼 C99에서 먼저 도입됐던 것이 추후 수용된 게 아닌가 싶다.
그리고 __FUNCTION__이라는 바리에이션도 __func__과 동일한 역할을 한다.

Posted by 사무엘

2021/08/12 08:33 2021/08/12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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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이 되니 마소 진영으로부터 신선한 소프트웨어 소식이 전해지는 게 좀 있다.
1위는 단연 Windows 11이다.
Windows 10 이후로 주 버전명을 불변으로 고정할 거라더니, 그 정책을 6년 만에 번복하게 됐다. (Windows 10이 처음 나온 게 2015년) 업데이트로 찔끔찔끔 제품을 바꿔 나가는 것에 한계를 느낀 모양이다.

새 버전은 이제 32비트 전용 CPU의 지원을 끊고 64비트로만 나올 예정이다. 이건 뭐.. 서버 제품군에서는 이미 10년도 더 전, Vista인가 7인가 그때부터 32비트의 지원을 끊은 상태이기 때문에 전혀 새삼스러울 게 없는 결정이다. 또한 가정용 개인용 PC도 램 크기가 4GB를 넘어간 지는 이미 10년 이상 전의 일이기는 마찬가지다.

이야 그러면 버전의 명명 방식도 번호(1~3) → 연도(9x, 20xx) → 브랜드명(XP, Vista)이다가 이제 다시 번호로 회귀하는 건가 싶다(7~11). 역시 역사는 돌고 돈다. 7~8 시절에는 커널 버전과 저 번호가 일치하지 않았었는데, 10부터는 커널 버전도 대외적인 버전 번호와 일치하게 됐다.

그리고 운영체제뿐만 아니라 개발툴인 Visual Studio도 말이다. 2019 이후로 3년째 16.9.x까지 마이너 업데이트만 계속하고 있어서 이제 쟤도 메이저 업데이트를 중단했나 싶었는데.. 그렇지는 않다. 2022가 나올 예정이라고 한다.
게다가 2022는 devenv.exe IDE가 드디어 100% 64비트 기반으로 만들어진다. 이것만으로도 메이저 업데이트의 명분은 충분하다고 하겠다.

아니 그럼 지금까지는 64비트가 아니었나? 응, 의외이지만 아니었다. xcode라든가 Android Studio 같은 타 개발툴과는 상황이 다르다.
마소의 제품 중에서도 운영체제인 Windows는 XP/Vista 때 이미 x64 에디션이 나왔고 Office도 10년도 더 전의 2010부터 x64 에디션이 나왔던 반면.. 정작 개발툴 IDE는 기술적인 난관 때문인지 64비트 포팅이 굉장히 늦었다.

물론 컴파일러야 x64 타겟은 네이티브와 32-64 크로스 모두 당연히 진작부터 제공됐다. 하지만 Visual Studio IDE 자체는 여전히 32비트 바이너리였다. 그렇기 때문에 수만 개의 소스 파일들로 구성된 방대한 프로젝트를 열고 소스 코드의 인텔리센스 데이터를 관리하는 것엔 아무래도 한계가 있었다.

그래도 신기한 건 이 32비트 IDE로도 64비트 바이너리의 디버깅까지 32비트의 것과 아무 차이 없이 자연스럽게 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원래 32비트 프로세스는 64비트 프로세스 주소 공간을 들여다보거나 훅킹 코드를 주입할 수 없다는 걸 생각하면 굉장히 신기한 일이다. Visual Studio IDE가 디버깅을 위한 64비트 호스트 프로그램을 별도로 구동하고, 얘가 32비트 IDE와 IPC(프로세스 간 통신)을 굉장히 정교하게 잘 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Visual Studio가 32비트 IDE로나마 64비트 개발과 디버깅을 정식으로 지원하기 시작한 건 무려 2005 버전부터였다.
그로부터 17년이나 뒤에야 IDE가 정식으로 64비트 기반으로 만들어지니.. 이때부터는 64비트 바이너리를 저런 별도의 디버깅 호스트 없이 IDE에서 직통으로 디버깅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젠 반대로 32비트 프로세스를 디버깅 할 때 디버깅 호스트를 따로 마련해야 할 듯) 취급 가능한 프로젝트의 규모가 64비트에 걸맞게 엄청 커지는 건 덤이고 말이다.

Visual C++에서 생성되는 Windows 프로젝트의 기본 configuration이 ANSI (1바이트 문자 집합) 대신 유니코드로 바뀐 첫 버전도 내 기억으로 2005이지 싶다. TCHAR이 char에서 wchar_t로 바뀌었듯, 프로그램들도 하나 둘 64비트로 포팅되면서 순수 32비트 프로그램은 갈수록 보기 어려워지는 게 느껴진다.

하긴, 과거 레거시의 압박이 훨씬 덜한 안드로이드나 iOS 같은 모바일 진영은 과거에 연연할 게 없으니 진작에 64비트로 다 갈아탔다.
요즘은 경전철이라고 해서 협궤를 쓰는 게 아니듯, 쬐끄만 스마트폰용 CPU조차도 다 64비트이다. 안드로이드와 iOS 모두, 32비트 앱의 지원은 PC보다도 더 일찍 진작에 다 끊었다.

Posted by 사무엘

2021/08/02 08:33 2021/08/02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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