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류와 교류가 바뀌는 전동차 사구간

※ 교류 전기

양 극, 즉 전류의 방향이 주기적으로 바뀌는 전기. 건전지는 +, -에 맞게 제대로 넣어야 하지만 콘센트 꽂을 때는 방향 같은 개념이 없는 게 이것 때문이죠.
교류 전기는 변압이 자유롭습니다. 전기 활용의 자유도를 직류보다 훨씬 더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변압기를 통해 고압 송전이 가능하고, 고압 송전이 가능하다는 말은 송전 손실을 줄일 수 있고 장거리 송전이 가능하다는 말입니다.

하지만 교류 전기는 그 특성상 송전선 부근에 전자파로 인한 유도 장애가 발생하여 취급이 까다로우며(지하에 매설된 인근 전선에 영향을 줄 수 있음), 전동차마다 제각기 별도의 변압 시설을 갖춰야 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노트북의 전원 어댑터뻘 되는.
여러 모로 교류는 지상의 장거리 철도에 적합합니다. 한국의 표준궤 전기철도는 60Hz 25000V짜리 교류 전기를 씁니다. 광역전철 전동차, 전기 기관차, KTX 포함.

※ 직류 전기

직류는 언제나 한 방향으로만 흐르는 단순한 전기입니다. 시내 지하철처럼 운행거리가 짧아서 송전 손실을 걱정할 필요가 별로 없고, 많은 열차가 조밀하게 운행하는 상황이라면,
대형 중앙 변압기 한 대가 미리 변압해 놓은 저전압을 보내 주는 게 시설 면에서도 값싸고 그 많은 전동차가 제각기 별도로 변압기를 갖출 필요도 없어서 좋습니다. 그래서 대도시 중전철형 지하철은 1500V 직류 전기를 표준으로 씁니다.

※ 수도권 전철의 주요 사구간

1호선 남영-서울역, 청량리-회기
직류와 교류 전기가 바뀌는 구간이어서 잠시 객실 내부의 불이 꺼집니다.
1호선은 10km가 채 안 되는 서울역-청량리 구간만 직류이고 나머지는 전부 지상 교류 구간이죠.

사실 분당선처럼 지하까지 전구간 교류로 만드는 노선까지 있는 마당에, 제 생각에 1호선은 아예 전구간 교류로 만드는 게 더 편했을 것 같기도 합니다. 1호선은 이미 천안에서 소요산까지 약 150km에 달하는 초장거리 노선이 됐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 거기까지는 기술이 안 됐었던 것 같습니다. 그것도 1호선이라 꽤 얕은 지하에 25000볼트짜리 고압선을 설치하는 건..;; ㅎㄷㄷ
이 지점에서는 전기만 바뀌는 게 아니라 잘 알다시피 코레일 구간과 서울 메트로 구간이 갈리기도 합니다.

4호선 남태령-선바위
1호선과는 달리 지하에 존재하는 사구간입니다. 역시 전기 종류가 바뀌고, 관할 구간과 통행 방향(좌측, 우측)까지 꽈배기굴로 바뀌는 유명한 지점입니다.

한편 1호선은 지하철도 좌측통행을 하고 있죠.
그 반면, 3호선은 90년대 말에 늦게 건설된 국철 일산선 구간이 지하철에 맞춰서 우측통행 직류 전기까지 같이 쓰기 때문에 사구간이 없습니다. 즉, 현재 전국에서 가장 ‘지하철’스러운 광역전철 구간이 일산선인 셈입니다.
1호선과 4호선에는 전기 종류가 다른 구간 때문에 교· 직류 겸용 전동차가 다닙니다. 겸용 전동차는 당연히 교류나 직류 전용 전동차보다 단가가 비쌉니다.

중앙선 용산-이촌
중앙선은 전구간 교류이긴 하지만 아마 상(phase)이 달라서 사구간이 존재한다고도 하고, 또 이 구간을 타 보셨다면 알겠지만 전차선을 설치할 수 없을 정도로 낮은 다리 아래를 통과하기 때문에 잠시 전기 공급이 중단됩니다.

Posted by 사무엘

2010/01/10 22:44 2010/01/10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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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간별 전철 배차간격 등급

평일 N/H 기준 배차간격.

A급 약 4분: 서울 지하철 1호선
B급 약 5~6분: 대부분의 서울 지하철 시내 간선 구간 (2~5, 7호선)
C급 약 6~8분: 서울 지하철 6· 8호선, 경인선-의정부 완행
D급 약 8~10분: 분당선, 일산선 대화 행

이제 여기부터는 슬슬 시각표를 확인하고 타야 정신건강에 좋겠죠.

E급 약 10~12분: 경부선 병점 완행, 5호선 상일동· 마천 지선, 과천· 안산선 안산 행, 7호선 장암 행, 2호선 성수· 신정 지선, 경인선 급행
F급 약 15분: 분당선 보정 행, 용산-덕소선
G급 약 20분: 경부선 천안 완행, 오이도 행
H급 약 30~40분: 소요산 행, KTX광명 셔틀
I급 약 1시간: 천안 급행

개인적으로 역마다 이런 정보가 표시되어 있는 노선도를 제각기 만들고 싶습니다.

- 깊이: 5호선이라면 마포, 영등포시장 같은 역은 색깔이 무지 진하고, 발산 같은 역은 옅음
- 승강장 구조: 섬식, 상대식, 2폼 3선식 등
- 구간별 평균 배차간격: 위의 두 요소가 그래프 상에서 vertex에 대한 속성이라면, 이건 edge에 대한 속성이겠죠. A, B급 구간은 아주 진하고 I로 갈수록 옅어집니다.

Posted by 사무엘

2010/01/10 22:21 2010/01/10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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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의 전기 시설

※ 전기 시설

교류 전기 원리의 발견은 오늘날과 같은 눈부신 전자기 문명을 만들어 낸 주역임이 틀림없습니다.
예전처럼 기껏해야 화학 전지로 몇 볼트짜리 저전압 전류나 일시적으로 장난감 수준으로 만들어 낸 게 아니라 운동 에너지로 마음껏 전류를 손쉽게 대량생산할 수 있고, 무엇보다도 변압을 손쉽게 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변압이 손쉽다는 말은 고압 송전이 가능하다는 말이고 그 말은 전력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장거리 송전이 가능해진다는 것입니다.

전기 에너지는 말 그대로 번개 같은 속도로 끊임없이 흘러가 버리며, 화학적인 방법으로 석유만치 충분한 에너지를 단시간에 많이 축적해 놓기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배터리 충전 시간은 주유 시간보다 훨씬 길며 축적량도 부족합니다. 전기 자동차가 실용화가 못 되고 있는 이유 중의 하나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전차선으로부터 실시간으로 계속 흐르고 있는 전기를 받아서 동력원으로 사용하는 것은 4대 교통수단(도로, 철도, 항공, 해운) 중 오로지 철도에만 충분히 승산이 있는 방식입니다. 또한 역으로 철도는 그야말로 전기 철도 기술이 개발됨으로써 제 물 만난 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수송 원가 낮고, 내연 기관보다 동력비 조절이 쉽고, 소음· 진동 적고... 특히 환기 시설이 열악한 지하철에서는 배기가스가 없는 전기 에너지가 선택의 여지가 없는 유일한 동력원입니다. 물론 전철은 초기 시설 투자 비용이 매우 높다는 단점은 존재하지요.

장거리 송전에 대한 유리함 때문에 일반적으로 간선 전기 철도는 교류 전기를 사용합니다. 이 경우 동력차는 초고압으로 송전된 전기를 자기 용도로 전압을 낮추는 변압기를 자체적으로 갖춰야 합니다. 컴퓨터에서 파워 서플라이어 같은 부품이 되겠네요.

그 반면, 단거리에서 열차들을 매우 촘촘하게 운행하는 지하철은 송전 손실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그냥 대형 변압기 하나가 만들어 낸 저전압 직류 전기를 바로 보냅니다. 이 경우 전동차들은 변압기를 제각기 갖출 필요가 없으니 경제적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
고압의 교류 전기는 흐르면서 자기장, 전자기파 등의 side effect를 만듭니다. 고압선 아래에 있으면 뭐 머리가 아프고 TV 화면이 왜곡되고 백혈병에 걸리고.. 말이 많습니다. 지하철에 설치된 교류 고압선은 통신선 같은 다른 도시 지하 기간망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여러 모로 직류보다 취급하기 까다로운 셈입니다. 하지만 이 정도는 기술적으로 극복이 가능합니다. 단지 사람이 문제될 뿐입니다.

※ 사례연구

노선이 주로 달리는 곳(지상/지하), 전동차의 전기 종류(교류/직류), 그리고 통행 방향(좌측/우측).

1. 지상,교류,좌측: 경인선, 경부선, 안산선, 경원선, 중앙선 (거의 모든 국철 수도권 광역전철)
2. 지하,교류,좌측: 분당선, 과천선
3. 지하,직류,좌측: 서울 지하철 1호선(서울역-청량리)
4. 지하,직류,우측: 서울 지하철 2-8호선 (거의 모든 서울 지하철), 일산선

제일 국철-_-스러운 성향이 1이고, 제일 지하철스러운 성향이 4입니다.
그리고 그 과도기에 있는 예외적인 경우가 2와 3, 그리고 국철임에도 시설이 완전히 지하철에 동화된 일산선입니다.

서울 지하철 1호선은 1과 3이 직결 운행하고, 4호선은 2와 4가 직결 운행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 마디로,
000
100
110
111
의 패턴이 발견되는 셈입니다.

우리나라의 전동차에도 이에 맞춰 교류 전용인 철도공사 전동차, 직류 전용인 지하철 전동차가 있고 교· 직류 겸용 전동차도 있습니다.
겸용 전동차가 단가가 더욱 비쌉니다.

* * * * * * * *

지하철은 하나하나 다 따지고 분석하고 뭔가 재미와 의미를 발견할 만한 "스펙"이 많아요.
승강장, 토목, 전동차, 모터, 전기, 배선 등등등등 ㄳ

Posted by 사무엘

2010/01/10 22:09 2010/01/10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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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이 건설되는 방식

※ 터널 건설

1. 개착식

보통 한 도시의 지하철의 첫 노선은 교통 수요가 많은 도심의 큰 도로를 따라 건설되는 게 정석입니다. 그래서 그 도로의 일부를 틀어막고 파내서 그 아래에다 콘크리트 상자를 넣어 길을 튼 뒤, 다시 도로를 복구합니다.

지하철을 처음 건설할 때는 이런 개착식이 여러 모로 쉽고 유리합니다. 건설 우선순위가 높은 노선인데다, 도로를 따라 만드니 건물에 영향 줄 일도 없습니다.
처음 만드는 노선이니까 이 방식으로 지상으로부터 좀 얕게 파도 되고, 건설 비용도 뒤의 터널식보다는 적게 듭니다. 물론 건설 기간 동안 지상 도로가 혼잡해지고 공사장의 소음 진동 때문에 분위기가 험악해지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 방식으로 건설된 터널은 단면을 보면 사각형 모양이 됩니다.

2. 터널식

지상으로부터 개착식으로 top-down approach가 불가능한 모든 구간은 선택의 여지 없이 터널식으로 건설됩니다.

- 지상 도로가 너무 좁아, 길 틀어막고 땅 파헤치기 곤란할 때
- 이미 완공된 기존 지하철 노선보다 아래로 새로이 길을 내야 할 때 (두 노선을 개착식으로 동시에 건설하는 게 아니라)
- 기존 건물 아래로 지나야 할 때 (7호선 남성-숭실대입구, 고속터미널-내방)
- 언덕처럼 고도가 높은 지표면으로부터 엄청 깊이 건설해야 할 때 (8호선 산성)
- 하저터널은 당근! (5호선 마포-여의나루)
그러니 1기 지하철보다 깊고, 더 열악한 곳도 지나고, 더 구불구불하고 지상에 길이 없는 곳도 새로이 길을 내야 한 2기 지하철은 터널식으로 건설한 구간이 1기 지하철보다 훨씬 더 많습니다.

터널식은 말 그대로 북한군 땅굴 파듯이 지하에서 드릴로 암반을 뚫으면서 전진하는 방식입니다. 건설 기간 동안 지상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지만 공사가 더욱 까다롭고 비용이 많이 듭니다. 작업 환경도 더 열악하죠.

이렇게 만들어진 터널은 드릴 모양대로 둥글게 됩니다. 커다란 타원 터널에 양 선로가 들어가는 경우도 있고, 아니면 좀더 건설 비용을 아끼기 위해 콧구멍 같은 단선 쌍굴이 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터널식으로 건설된 구간에는 섬식 승강장이 등장할 확률이 더 높습니다. 단선 쌍굴 모양 때문에 섬식이 되기도 하고, 애당초 개착식을 적용하지 못했을 정도로 지상 도로 폭이 좁아서 승강장 공간을 아끼기 위해 섬식을 선택한 경우가 모두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 사례연구

개착식으로 도로를 파헤치며 건설된 서울 지하철 1호선은 동아일보 본사와 같은 주요 건물의 아래를 피해 가느라 종각-시청 구간에 극심한 커브가 생겨, 열차 운행을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터널이 얕아서 주변 건물에 줄 수 있는 영향도 컸겠죠.

그러나 5호선은 2호선과 겹치는 강북 도심 구간에서 위아래로 지상의 길이 없는 곳도 꼬불꼬불 비집고 다닙니다. 덕분에 굴곡이 심하지만, 한편으로 깊고 터널식으로 건설됐기 때문에 건물 밑을 막 드나들 수 있습니다.

7호선 강남 구간은 고속터미널-내방, 남성-숭실대입구 구간이 길따라가 아니라 건물, 공원 밑을 관통합니다. 특히 자기 집 밑으로 지하철 공사가 진행된다고 하니까 관악 현대아파트 주민들의 극심한 반대로 인해, 7호선 강남 구간 개통이 매우 지연되게 됐습니다. 서울 시내에서 역간거리가 2km를 넘는 상당한 거리인데, 중간에는 1호선 동묘앞처럼 지상에 역을 만들고 싶어도 못 만듭니다.

Posted by 사무엘

2010/01/10 22:08 2010/01/10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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