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선 승강장, 승강장의 확장

서울 지하철을 포함해 수도권 전철역들 중, 승강장이 굉장히 심하게 굽은 곡선역으로는 무엇이 있을까?

가장 깊은 역이라든가 환승이 짧거나 긴 역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충분한 연구가 이뤄져 있다.
또한 역이 아니라 노선 중의 급커브 구간에 대해서도 1호선 시청-종각을 비롯해 이미 답이 다 나와 있다.
하지만 승강장이 자체가 커브 모양인 역에 대해서는 본인도 지금까지 충분히 생각을 안 해 본 것 같다.

일단 급커브 승강장은 서로 건설 시기가 다른 두 노선의 환승역에 생기는 경향이 짙다. 신길 역이 아주 좋은 예이다.
1호선과 5호선을 무리하게 만나게 하느라 5호선은 노선 자체가 상당한 굴곡이 생겼으며, 1호선은 원래 커브이고 켄트(열차의 회전 주행 시 발생하는 원심력을 상쇄하려고 선로 한쪽을 기울이는 것)마저 상당하던 선로 위에다 역을 만든 티가 농후하다. 두 노선 모두 승강장의 모양이 꽤 곡선이 되어 있다.

4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구 동대문운동장) 역은 딱 커브 위에 환승역이 지어지는 바람에, 서울 지하철에서 손꼽히는 급커브 승강장이 되었다. 이 점에서는 7호선 고속터미널 역도 비슷하다.

선로는 곡선이어도 직사각형 모양의 열차는 엿가락처럼 외형을 바꿀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곡선 승강장은 열차 출입문과의 간격이 벌어진다. 그만큼 승· 하차 과정에서 사고의 위험이 커진다. 이런 이유로 인해서 전철을 건설할 때 곡선역은 가능한 한 안 만들려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런 역이 아주 안 생길 수는 없다. 꼭 환승역만 곡선 승강장은 아니며, 지상의 도로가 굽었다면 그 아래의 역도 응당 곡선역이 된다. 5호선 아차산 역이 비환승역으로는 좋은 예이며, 5호선 김포공항 역도 역과 인근 선로가 모두 굉장히 급격한 커브이다.

사실 수도권 전철의 역사상 최악의 곡선 승강장 기록 보유자는 다름아닌 경원선(현재 운행 계통상으로는 중앙선) 옥수 역이었다고 한다.
경원선 자체야 역사가 매우 길지만 옥수 역은 서울 지하철 3호선과 함께 환승 목적으로 개통하여 역사가 짧다. 환승 목적으로 개통했다는 말은, 타 노선과의 환승 편의를 위해 원래 역을 만들려고 의도하지 않았던 지점에 역을 무리하게 만들었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앞에서 언급한 신길 역처럼 말이다.

일단 3호선 옥수 역도 신길 만만찮은 곡선 승강장이 되었다. 그런데 과거의 경원선 옥수 역은 3호선 역보다도 한술 더 떠서 열차 출입문과 승강장 사이의 거리가 무려 40cm에 달했다고 한다. 어린이 동반 승객은 어린이를 안고 풀쩍 뛰어넘어서 타야 했고 성인이라도 부주의했다간 그 간격 사이에 발이 쑥 빠져 버릴 수 있었다. 유모차나 휠체어로는 열차에 탈 수조차 없을 지경. 옛날 옥수 역 사진을 좀 보고 싶은데 인터넷 검색을 해도 잘 안 나온다.

게다가 옥수 역 근처를 보면 잘 알겠지만 주변은 온통 자동차 도로이다. 경원선 옥수 역의 위치가 인근 도로를 확장하는 데도 장애가 되었던 모양이다. 이런 몇 가지 이유로 인해서 1999년에는 3호선 역은 놔두고 경원선만 아예 선로를 남쪽으로 이설하면서 곡선을 완화하는 공사가 행해졌고, 이때 경원선 역도 예전보다 더 남쪽으로 옮겨졌다. 공사는 2001년에 끝났으며, 이로 인해 두 노선의 환승 거리는 좀더 길어졌다.
인근의 응봉 역도 좀 곡선이고 열차와 승강장 사이의 간격이 넓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지금 다시 사진을 보니까 그렇게 심한 곡선도 아니다.

이렇듯 지상은 그래도 지하 구간보다는 승강장의 이설· 확장이 쉬우며 심지어는 선로조차 이설이 가능하다. 승강장 확장을 예로 들어 보자. 과거에 섬식으로 건설되었던 승강장(선로 폼 선로)이 승객 증가로 인해 맞은편에 또 승강장이 생기는 수가 있는데(선로 폼 선로 폼), 1호선 신도림 역과 외대앞 역이 그 예이다. 일단 선로는 최대한 건드리지 않고 승강장을 확장하는 방법을 쓴 것이다.
그 반면 1호선 석계 역은 아예 선로까지 이설해 가면서 섬식 승강장 자체를 확장한 흠좀무스러운 내력도 있다(2004년 공사 완료). 상대식 승강장보다 확장을 하기 훨씬 더 어렵다.

섬식 승강장은 양 선로 사이로 승강장이 비집고 들어간다는 특징 때문에 그 자체가 노선에 살짝 곡선을 만들기도 한다. 6호선 응암이라든가 2호선 삼성 역이 그 예이다. 특히 삼성 역이 처음 건설되었던 1980년대에는 거기 일대는 가히 허허벌판이었다. 그런 곳에다가 그토록 크고 아름답기 그지없는 승강장을 만들어 놓았으니, 당시엔 예산 낭비라고 언론에서 대차게 깠다.
그러나 지금 삼성 역이 이용객 수에 비해서 너무 크다고 욕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며, 오히려 서울 시민들은 그 옛날에 오늘날의 서울의 형태를 결정해 버린 큼직한 2호선 순환선을 구상한 구 자춘 전 서울 시장의 선견지명을 칭송하는 단계가 되었다. (그러니, KTX 광명이나 천안아산 역도 오로지 지금만 내다보고서 예산 낭비라고 까기만 하지는 말고 좀더 기다려 보자.)

Posted by 사무엘

2010/06/30 08:30 2010/06/30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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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잡설

1.
요즘은 열차 안에서 카트를 끌고 돌아다니며 간식거리를 파는 영업 사원을 거의 찾을 수 없어져 있다. 옛날에는 소위 홍익회라는 곳에서 그런 영업을 했으나 철도청이 공기업으로 바뀐 뒤부터는 이미 진작부터 흑역사가 됐고, 지금은 장항선에서 시범 운영했던 카페 객차라는 게 전노선과 특히 새마을호로도 확대되어 예전의 영업 사원을 대체하고 있다. 즉, 이제는 뭘 먹고 싶으면 영업 사원이 오길 기다리는 게 아니라 우리가 카페 객차로 직접 가야 한다. 새마을호는 예전부터 식당칸이 있었으므로 용도 변경이 더욱 쉬웠을 것이다.

다만, KTX 내부에서는 카트를 끌고 커피 같은 걸 파는 영업 사원이 여전히 돌아다니는 걸로 알고 있다. KTX(산천 말고)는 구조적으로 카페 객차 나부랭이 따위는 못 만들며, 어차피 코레일은 모든 고급 인터페이스 투자를 이제 KTX에다가만 최우선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경춘선 열차에서는 여전히 예전의 클래식한 영업 사원을 볼 수 있다. 몇 달 후면 없어질 노선에다가 굳이 카페 객차를 편성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재래식 영업을 하는 것임. 경춘선 자체가 장항선만큼이나 여행· 관광 성격이 강한 노선인데 그런 영업 사원이 돌아다니니 더욱 운치가 난다.

2.
단선 비전철 철도는 길 자체에 대한 흔적이 주변에 가장 남기지 않는 교통수단이다. 쉽게 말해서 자동차 안에서 좌우를 살펴보면 맞은편 차선이 보이고 울타리나 가드레일 같은 도로 시설이 보인다. 그리고 복선 철도라면 맞은편 선로가 보일 것이고 전철인 경우 전력을 공급하는 전봇대도 시시때때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반선 비전철 선로를 달리는 열차 안에서는? 좌우를 아무리 살펴봐도 철도 시설과 관련된 걸 찾을 수 없다. 마치 비행기나 배에서 창밖을 보는 것처럼 우리 자신 말고는 아무것도 안 보인다. ^^ 철도는 차량의 폭은 버스보다 훨씬 더 크면서 선로가 차지하는 폭은 자동차 도로보다 훨씬 좁다. 궤도 위만 달린다는 특성상 공간을 매우 효율적으로 사용한다는 장점이 있다.

물론 전철의 경우, 전차선을 선로 위에다가 설치함으로써 거추장스러운 공중 전차선과 전봇대를 제거한 전철도 있긴 하나 우리나라에는 그런 게 없고 이제 경전철 같은 데서나 도입되는 중이다.

3.
"비내리는 호남선 남행 열차에"로 시작하는 유명한 트로트가 있다. 그런데 이 가사에서 호남선을 경부선으로 바꾼다면 어떻게 될까? 열차의 목적지가 목포가 아닌 부산으로 바뀐다면 노래의 뉘앙스도 확 달라질 것이다.

4.
이번엔 서울 지하철 얘기이다.
본인의 경험상, 서울 메트로는 수도권 전철을 운영하는 회사들 중에 지하철 질서/안전 수칙을 가장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는 곳이다. 이 점에서는 그저 행복 미소만 강조하는 SMRT(도철)와 분위기가 확실히 다르다.

야구나 축구에다 비유해서 "지하철에서 골키퍼처럼 다리 쩍 벌리고 앉는 것은 반칙입니다" 같은 식으로, (특히 서메는 야구 선수를 홍보 대사로 자주 위촉해서 쓰기도 했으므로)
최대한 딱딱하지 않게 재미있는 방법을 다 동원하고 있다. 옛날에는 지하철에 무질서하게 비집고 승차하려는 승객을 럭비 선수에다 비유한 UCC를 틀어 주기도 했다.
홍보하는 주제로는 "제발 문 닫힐 때 무리하게 타지 마세요", "우측 통행을 하세요", "보고 난 무료 일간지는 선반에다 놔두지 마세요", "혼잡한 열차에서 내릴 땐 전역에서부터 미리 준비를 해 주세요" 같은 게 있다.

다른 어느 교통수단보다도 승객에 대한 안전 교육과 질서 유지 협조 당부가 필요한 항공업계에서는 저런 트렌드를 도입하지 않으려나 궁금하다.... 라고 쓰려고 했는데 이미 당연히 그러고 있다. 안전 수칙 동영상을 어린애들까지 동원해서 최대한 재미있게, 안 따분하게 만들려고 노력 중이다. ^^;; http://hansfamily.kr/950 참고할 것.

Posted by 사무엘

2010/06/07 08:48 2010/06/07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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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통 이래로 단 한 번도 바뀌지 않았으리라 추정되는 서울 2기 지하철, 즉 SMRT(도철) 관할 5~8호선 역들의 승강장 안내 방송이 슬슬 개정되고 있는 듯하다.

역시, 스크린도어가 설치된 덕분에 열차의 진입이 승객에게 전혀 위험을 끼치지 않게 된 것이.. 방송에도 반영되었다.
‘때르르릉~’(상행), ‘땡땡땡땡’(하행) 경보음이 사라진 건 무척 충격적이다.
그리고 서울 메트로에 이어 SMRT도 드디어 “손님 여러분께서는 한 걸음 물러서 주시기 바랍니다” 멘트를 없앴다.

서울 메트로는 물러서라는 멘트가 그냥 “안전하게 승차하시기 바랍니다”로 대체된 반면,
도철은 “하차 승객부터 모두 내린 후에 승차하시기 바랍니다”라고.. 현재 9호선의 도착 안내 방송과 비슷한 레퍼토리를 도입했다.

또한, 한국어와 영어 공히 예전보다 더 고운 목소리로 바뀌었다. 성우가 누군지는 모르겠다.

Posted by 사무엘

2010/06/02 16:44 2010/06/02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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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잡설

1.
서동탄 역의 개통를 계기로 서울 지하철 1호선 서울 메트로 차 내부의 노선도가 크게 바뀐 것 같다.
그렇다. 1호선 S차 특유의 그 전구 인터페이스가 없어졌다. 지금까지 다닌 역과 지금 지나고 있는 구간이 전구 불빛으로 표시되는 노선도 말이다. 역 개통 이후로 그걸 지금까지 한 번도 못 봤다.

예전에 수원까지만 가던 열차가 그대로 병점으로 연장된 것과는 달리, 병점 행 열차는 대부분이 서동탄 행으로 연장되기는 했으나 다 그렇게 된 건 아니라고 들었다. 잘 알다시피 서동탄 역은 차량 기지 내부에 있는 역이다. 기지에서 바로 회차만 하는 게 아니라 진짜로 운행을 마치고서 쉬고 정비를 받으러 들어가는 열차는 병점에서 승객들을 다 하차시킨다. 마치 서울 지하철 2호선에서 가뭄에 콩 나듯이 평상시에 등장하는 신도림/성수 행 열차 같은 비율이 아닌가 생각된다.

2.
지난번에 나의 실수로 인해 바이러스 크리를 먹은 회사 컴 말이다.
레지스트리와 프로세스 관리자 등 기본적인 응급 처치를 하고 이제 겉보기로는 딱히 이상 증세가 보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 컴에다가 플래시 메모리를 꽂으면 거기 루트에 autorun.inf, 그리고 휴지통 디렉터리 아래에 Redmond.exe 등 이상한 파일이 묻어 나오기 시작한다.. 젠장, 바이러스가 여전히 완전히 소탕되지 않았고 흔적이 남아 있다.

그러면 이제 이놈의 바이러스 코드는 어떤 형태로 들어있는 것일까? svchost.exe가 로드해 있는 서비스들?
혹은 다른 미지의 EXE?? 훅킹을 통해 침투된 DLL?
그리고 어떻게 퇴치해야 하나? =_=;; 시스템 복원을 하면 될까? 운영체제 재설치라도 해야 하나? 흠 잘 모르겠다.

3.
구글이 근래에 IE6 장례식 캠페인을 한 데 이어, IE를 만든 MS에서조차도 이제 “IE6은 유통기한이 9년 경과한 우유--물론 이 말은 좀 과장과 어폐, 비약이 있지만--와 같으니 제발 쓰지 말라”고 적극 권고하는 중이다.

웹 표준이 지금처럼 성숙하고 발달하기 전에 편법을 써서라도 웹페이지 상에다 동영상과 MP3 재생을 꼭 하고 싶었고, 128비트 암호화와 인터넷 뱅킹을 하고 싶어서 도입한 게 ActiveX였다.
마치 오픈타입 표준 기술이 도입되기 전에 당장 편법으로라도 옛한글 처리를 하고 싶어서 한양PUA 같은 걸 만들었듯이 말이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나은 표준이 제정된 뒤부터는 예전 것은 완전 애물단지가 된 셈.
예전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때가 되면 예전 것을 청산을 잘 해야 하는데, 세상은 게으르고 나쁜 쪽으로 보수적으로 빠지는 경향이 있으니 그게 문제이다. PC방, 관공소 등엔 아직도 IE6 천지다. ^^;;
비주얼 C++ 6, 그리고 IE6은 버전이 6인 MS 제품이라는 공통점이 있는데, 너무 오랫동안 쓰이고 있는 구닥다리 퇴출 대상이 되었다는 공통점 또한 존재한다.

어쩌면 완성형 코드라든가, 윈도우 95의 어정쩡한 설계 철학, 그리고 심지어 우리나라 친일파 청산 문제도 이런 맥락으로 봐야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거의 한 세대 기간에 가까운 35년씩이나 일제의 점령을 받고 있던 민족이, 현실적으로 일본 경찰· 군 간부 출신을 이용 안 하고서 어떻게 북한 공산당이나 간첩들과 맞서 나라 치안을 유지할 수 있었겠는가? =_=;;)

4.
옛날에 한창 반미 감정이 최고조이던 시절에 어느 운동권 출신의 음악가(왕년에 무려.. 국가보안법 사범이다)가 f***ing USA라는 민중가요(?)를 작곡한 적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걸 개사를 좀 해야 하지 않나 싶다.
"숏트랙 경기를 보았나 깡패의 나라 f***ing USA 아직도 미국이 아름다운/정의로운 나라인가" 대신에
"천안함 사건을 보았나 양아치 나라 f***ing 북한 아직도 그들이 동족으로 보이는가 우리는 왜 할 말도 못 하는가 얼마나 더 당해야 정신을 차릴 건가" 라고 말이다.

"북한이 선하다고 믿어 주고 한없이 퍼 주기만 하면 언젠가는 개과천선 할 것이다.." 도대체 저런 말을 처음에 어떤 작자가 퍼뜨렸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김 대중 시절에 교전 수칙 저 따위로 만들었던 놈은.. 정말 쳐죽여야 하지 않는지? 여기에 대해서 아무도 의분하지 않으면서 지 만원, 조 갑제 같은 사람들만 수꼴이라고 욕하는 현 시국은 아무리 봐도 제정신이 아니다.

그런데.. 현 정권은 평소에 북한에 대해서 지금처럼 단호하게 나가던 성향이 절대 아니었는데, 갑자기 저렇게 대응을 하는 걸 보면, 선거를 의식해서 저러는 거라는 의혹도 부정하기는 힘들 것 같다. =_=;;;;

Posted by 사무엘

2010/05/22 09:13 2010/05/22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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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거리’ 로 끝나는 지하철 역

광명사거리(7),
단대오거리(8),
미아삼거리(4),
신대방삼거리(7),
신정네거리(2)

2호선 지선의 ‘신정네거리’만이 숫자가 한자어가 아닌 순우리말이다.
은근히 헷갈린다. ^^

Posted by 사무엘

2010/05/08 18:28 2010/05/08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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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크린도어

지금까지 전문 지하철 회사들에 비해 스크린도어 설치에 인색한 편이던 코레일도,
올해부터 전철 승강장 -- 그것도 분당선이나 과천선 같은 곳이 아닌 지상 승강장에 스크린도어를 설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용산과 가산디지털단지 역에 설치 중인 걸 확인했고, 경인선은 역시 이용객이 많아서인지 송내 등 상당수의 역이 이미 공사가 시작되어 있다.

앞으로 이런 지상 국철 구간 승강장에서 일반열차가 주행하는 걸 촬영하기도 더욱 힘들어질 것 같다.
지하 구간인 분당선· 과천선· 일산선엔 저런 거 언제 들어오려나?

일본은 전동차 운전실 모습까지 유리창으로 보여준다. 대부분의 역에 스크린도어 같은 건 없다. 누가 승강장 투신 자살이라도 하면, 사회에 민폐 끼친 책임을 지라고 유족에게 되려 벌금을 매긴다. 이런 일본과 한국은 철도 인프라도 다르지만 그 문화 내지 정서도 상당히 다르다. ^^;; (일본이 운임도 더 비싸고 승객을 더 자비심 없이 대하고 더 짐짝 취급한다. 단지 철도로 갈 수 있는 곳이 더 많고 정시성이 더 뛰어난 정도?)

스크린도어 관련 추가 잡설:
- 가까운 미래에 개통을 앞두고 있는 용인 경전철은 이례적으로 스크린도어가 설치되지 않는다. 어차피 차량이 레일 위를 달리는 1량짜리 버스 수준에 불과한지라 선로 추락 사고가 나도 차를 급정거로 세우기 쉬운 편이며, 그런 사고라도 나면 무인 통제실에서 신속하게 대처가 되기 때문이라 한다.

- 아무리 그래도 차량 기지 임시역에까지 값비싼 스크린도어를 설치해 주지는 않는다. (7호선 장암, 9호선 개화) 그런데 광주 지하철 1호선의 녹동 역은 현재 국내에서 유일한 로프 셔터(?)가 설치되어 있다. 평소에는 이게 마치 상가의 셔터처럼 내려와서 승객과 선로 사이를 차단하고 있다가 열차 문이 열리면 그게 스르륵 위로 올라간다. 그러므로 선로와 승강장 사이에 공기는 통하기 때문에 열차풍 차단 효과는 없지만, 어쨌든 선로 투신은 확실하게 방지 가능하며, 로프 사이에다 카메라를 집어넣어서 선로를 촬영하는 것도 가능하다. 꽤 저렴하고 실속 있는 선택이라는 생각이 든다.

※ 중국· 일본어 안내방송

최소한 2009년쯤부터 SMRT 도철 5~8호선의 안내 방송에 묘한 변화가 생겼다.
잘 알다시피 환승역이나 비환승이더라도 이용객이 많은 주요역에는 중국· 일본어 방송이 추가됐다.
그리고 시종착역 뿐만 아니라 환승역 방송 후에도 일부 노선은 '5678 서울 도시철도' CM송이 끝에 추가됐다. 이 사실 자체에 대해서는 본인이 예전에도 비슷한 글을 블로그에 남긴 적이 있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모든 노선에서 그러고 있지는 않다는 것.

(거의) 모든 환승역에서 중국어와 일본어 안내방송을 덩달아 하는 곳: 6, 7호선
5호선도 종로3가, 공덕, 광화문 등 주요역에서는 중국어와 일본어 방송을 하지만 왕십리 이후의 동쪽이나 여의도 이후의 서쪽에서는 하지 않는다. 하다못해 동대문역사문화공원 역에도 안 하며, 8호선에은 유일하게 그런 방송이 전혀 없다.

환승역 방송 후 "5678 서울 도시철도" 로고송이 나오는 곳: 7, 8호선
거 참 신기하지 않은지? 오로지 저 두 노선에서만 하고 있다.

따라서 이 두 방송을 모두 적극 실시하는 7호선이 안내방송 러닝 타임이 제일 길어져 있다.
본인은 시도 때도 없이 서는 지하철에서 일일이 4개 국어 방송이 다 나가는 거 별로 찬성은 안 한다. 역 안내 방송은 언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역명이라는 고유명사--특정 언어와 별 관계가 없는--가 더 중요한데 굳이 일일이 외국어 번역을 할 필요도 없는 것이고..
차라리 공항 철도가 4개 국어를 다 방송하는 건 말이 된다. 거기는 음성뿐만 아니라 LED 화면 자막까지 4개 국어로 해 주고 있으니 말이다. 더구나 역 간격도 일반 지하철보다는 훨씬 길기 때문에, 4개 국어 방송을 내보낼 시간적 여유도 되니 말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0/04/28 18:26 2010/04/28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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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새마을호 객실에서 Looking for you가 흘러나오는 장면을 객실 내부에서 몇 차례 동영상으로 촬영하여 유튜브에 공개. 촬영한 지 1년이 채 안 되어 Looking for you 음악은 없어지고 영상 서비스 자체가 폐지됨. 역사 기록!
( http://www.youtube.com/watch?v=8elu7pv1W6M )

2. Looking for you를 아예 채보하여 미디 파일로 만듦. 처음에 멜로디부터 채보한 뒤, 대충 비슷한 느낌이 나게 화음과 비트까지 집어넣음. mp3를 수십, 수백 번 듣고 어려운 반음계 멜로디가 많은 곳은 속도를 절반에서 1/3으로 줄여서 반복해서 들으면서 음표를 입력했다.
mp3와 미디를 동시에 재생해서 들으면서 템포도 일치하는 것을 확인함(분당 ♩=132). 다른 철도 매니아들마저 경악함
( http://moogi.new21.org/railroad/looking4u.mid )

3. 바람직한 새마을호 탑승 자세 독사진 촬영. 그 후 1년이 채 가기 전에 기내지 레일로드는 폐간됐으며, 1년 반쯤 뒤에는 영상 서비스가 없어져서 이어폰 꽂을 일도 없어짐.
( http://moogi.new21.org/railroad/chair.jpg )

위의 1~3은 국내의 어느 철도 매니아도 시도한 적이 없고 이제는 시도할 수도 없는 본인만의 독자적인 영역임.

4. 2005년, 상록수-한대앞 인근의 수인선 협궤 선로 촬영. 역시 그 후 1년이 채 지나기 전에 그 선로는 다 철거되고 없어졌다.
( http://moogi.new21.org/tc/125 )

5. 2006~07년 사이에 장항, 강원도 정선, 경부선 부산-대구 구간 등지에서 철도 여행을 하면서 천혜의 경치를 카메라에 담음.
( http://moogi.new21.org/tc/126 )

6. 서울 지하철 5호선 마곡 역을 개통 전과 개통 후에 역명판과 역 출입구 모습을 대조해서 촬영한 것도 역사 기록임. 전자는 2007년 10월에, 후자는 2008년 6월에 촬영했다.
특히 개통 전의 역명판은, 전동차가 캄캄한 마곡 역 승강장을 무정차 통과하고 있을 때 카메라를 전동차 창문 밖으로 아슬아슬하게 내려뜨려 놓고 매우 힘들게 찍은 것이다. 그런데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멋진 작품이 나왔다.
( http://moogi.new21.org/railroad/s5_magog.jpg <-- 달리는 전동차 안에서, 그것도 불도 안 켜진 승강장을 촬영한 것임
http://moogi.new21.org/railroad/seoulsubway_5.htm )

.....
그러고 보니 문득 든 생각.
옛날에는 서울을 출발한 하행 열차는 영등포 역에 정차할 때 ‘하차 승객’에 대한 방송은 나오지 않았었다. 즉, “두고 내리는 물건이 없는지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같은 멘트 말이다. 새마을/무궁화급 열차를 서울에서 타서 영등포에서 내리는 바보가 어디 있었겠는가? ㅋ
이 글에서 말하는 ‘옛날’이란 새마을호 최저 운임(=기본 운임)이 6700원이던 시절이다. 지금은 내 기억이 맞다면 거의 3, 4000원대로 내렸다.

가까운 미래에 현재 다니는 새마을호가 완전히 퇴역하고 사라진 뒤에는, 지금 새마을호-고속버스 위주인 본인의 교통수단 이용 양상이
누리로(단거리 여행에 아주 실속 있음), 자가용(오지로 갈 때, 짐이 많거나 인원이 많을 때. 나도 운전 좀 해야-_-), KTX(흠.. 돈지랄), 비행기(아주 가끔. 완벽한 돈지랄)
등으로 다변화할 것 같다.

Posted by 사무엘

2010/04/06 09:03 2010/04/06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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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천안에 갈 일이 생겨서 옳다구나 새마을호 열차편을 검색했다.
오전에 볼일이 있었기 때문에 아침 10시를 전후해서 천안에 도착하는 하행 새마을호를 검색했는데..

두 가지 사실에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KTX 개통 이후 새마을호가 매우 희귀해지긴 했지만 경부선 호남선 전라선 장항선을 모두 통틀어도 원하는 시간대의 열차가 도통 검색되지 않는 것에 일단 놀랐다.

그 후 나를 정말 경악시킨 것은 그 다음이었다.
사실은 비슷한 시간대에 새마을호가 두 대나 지나는데, 하필이면 이들은 모두 천안을 무정차 통과하는 열차였던 것이다. ㅎㄷㄷㄷ

목포/여수 행 복합 1101/1121
  용산 8:55, 평택 9:45, 천안 통과

마산 행 1031
  서울 8:25, 무려 수원 8:58 후 천안 통과

경부선을 출발하여 경부선이 아닌 다른 마이너 노선을 지나는 열차는, 수도권 경부선 구간에서는 일반 경부선 열차보다 정차를 덜 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열차 중에는 KTX 개통 후에도 천안 역을 무정차 통과한다거나 심지어 서대전-수원 직통인 열차도 간혹 있었다.

KTX가 개통하기 전에 새마을호의 명목상의 필수 정차역은 대전, 동대구뿐이었다. 사실 그 외에도 정차역이 많았지만 필수는 아니었던 것이다. 서울-부산 중간에 서는 역은 6~8개에 불과했다.
그러던 것이 KTX가 개통한 후 새마을호는 정차역이 크게 늘어났다. 일단 KTX 개통 전부터 상당수의 열차가 정차했던 영등포, 수원, 구미, 대구, 구포는 필수 정차역으로 추가됐다. 그 외에도 천안, 경산, 김천, 밀양 같은 역에도 대부분의 열차가 서기 시작하여 새마을호는 가히 옛날 무궁화호급으로 정차역이 늘었다.

KTX 개통 직후에는 서울-부산 시간이 5시간 20분에 육박했다가 그나마 지금은 5시간은 가까스로 안 넘기게 개선되었다. 그때 KTX는 대전 무정차 통과, 심지어 동대구 무정차 통과 열차조차 잠시 다니던 시절. 새마을호 2*1 특실만큼이나 한국 철도 역사상 전무후무한 순간이 아니었나 싶다.

어쨌거나.
결론은 천안은 비록 많은 열차가 서고 장항선이 분기하는 중요 환승역이기까지 하지만, 구미나 수원과는 달리 새마을호의 필수 정차역은 여전히 아니다.
내 생각에 천안은 육상 교통도 굉장히 잘 돼 있고 굳이 새마을/무궁화가 아니어도 KTX(비싸고 좀 외곽이긴 하지만)에, 누리로에, 전동차까지 별별 열차까지 이미 잘 다니고 있기 때문에 필수 정차역에서는 뺀 것 같다.

지금 찾아보니까 천안 통과 새마을호가 예상보다는 자주, 그래도 가뭄에 콩 나듯이 있다. KTX 개통 직후에는 거의 하루에 딱 한 번 심야 새마을호나 천안을 통과했던 걸로 기억한다.
그런데 언제부터 이렇게 아침에 천안 통과 열차가 생겨서 나를 당황하게 만들었는지 놀라울 따름이다.

1.
소비자들은 빠른 KTX와, 싸고 편안한 새마을호가 서로 대등하게 경쟁하길 원한다. 이렇게만 되면 사실 얼마나 좋겠는가?
하지만, 예전에도 본인이 글로 쓴 적이 있듯, 철도 경영자의 생각은 다르다. 사운을 걸고라도 KTX만으로 돈 벌어야 되고 나머지 모든 열차들은 KTX 연계용 내지, KTX가 안 다니는 간선에나 다니는 열차로 구도를 바꿔야 한다.

KTX와 새마을호가 동일하게 "서울 대전 대구 부산 찍고" 열차를 운행할 수는 없는 노릇이며,
인천 공항이 개항한 후에도 김포 공항에 유럽, 미주 노선을 제공할 수는 없는 노릇인 것이다.

물론.. 천문학적인 액수의 돈을 들여 새 선로를 깔고 새 열차를 들여왔으니 뽕을 뽑아야 한다는 심리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새마을호는 기름으로 달리고 KTX는 전기로 달리는지라 수송 원가가 서로 게임이 안 되는 것도 크게 작용한다.
본인 생각에, 새마을호가 전기로만 달렸어도 지금 같은 이 정도로 심각한 계륵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경부선 자체가 무려 2006년이 돼서야 전철화가 완료됐으니 현실은 시궁창.

2.
천안 역 하니까 생각난다. 천안 역은 경부선 남쪽으로 내려가는 경부· 호남· 전라선 일반열차를 취급하는 동부, 그리고 장항선하고 전동차를 취급하는 서부로 양분되어 있다. 그런데 서부 승강장의 경우 장항선 일반열차와 전동차 승강장이 그렇게 엄격하게 분리가 되어 있지 않아서 마음만 나쁘게 먹으면 전동차 무임 승차가 가능하다.

현재 또 비슷한 예로 서울 지하철 9호선과 공항 철도가 공용하는 승강장이 있다. 승강장을 어떤 구조로 만들까 고심한 끝에 결국은 별도의 승차 게이트를 만들지 않기로.. 쉽지만은 않을 결정을 내렸다. 지하철 9호선, 공철 일반열차, 공철 직통열차는 원칙상으로 운임 체계가 셋이 다 다른 열차인데도 말이다. ㄷㄷㄷ

아울러 최근에 또 새롭게 등장한 개념은 소프트 환승이다. 전철 역시 게이트를 나갔다가 다시 들어갈 때도 환승 적용이 일부 제한적으로 허용되기 시작했다.
신용산-용산 역을 게이트를 통과한 뒤에도 환승되게 해 달라고 사람들이 줄기차게 요구할 때는 아무 말도 없더니, 소프트 환승 자체는 기술적으로 아무 어려울 게 없음이 현재의 노량진(1, 9호선) 역과 서울(기존 지하철 vs 경의선) 역을 통해 입증되어 있다.

3.
추억의 서울 지하철 영화 <튜브> 영화 파일이나 DVD를 웃돈 주고라도 구하고 싶다.
스토리도 멋있고, 무엇보다도 스크린도어 설치 내지 내장재 교체 이전 시기의 서울 지하철의 역사 기록이 고스란히 담긴 영화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0/03/26 19:02 2010/03/26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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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운전사와 지하철 기관사

버스 운전(시내든 광역이든, 고속버스 말고 중간 정차가 잦은 노선)은 냄새 나고 멀미 나는 차 안에서 배기가스 마시면서 주변의 차들과 하루 종일 부대끼고, 개념 없이 운전하는 넘들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직업입니다. 물론 극단적인 예이고 요즘은 거의 근절됐긴 하지만, 승객의 운전기사 폭행까지 있었죠. 주변의 차들과 승객이 모두 기사에게 영향을 줍니다.

그럼 지하철은? 분위기가 버스와 완전히 정반대입니다. 차량 승차감은 일단 버스보다 월등히 좋습니다. 냄새나 멀미 없고 정체 없고, 배기가스도 없습니다. 철길엔 오로지 나밖에 없으며 기관사는 승객하고는 원천 분리되어 있습니다.
앞차가 빨리빨리 못 가서 신호 받고 서행하는 건 있겠지만, 그건 지상 도로의 신호 내지 정체와는 성격이 근본적으로 다르지요.

하지만 하루 종일 마주치는 시꺼먼 터널과 깜빡이는 불빛, 열차 특유의 시끄러운 소음은 사람의 눈과 귀와 정신의 건강에 절대로 좋지 않습니다. 버스 기사가 이해하지 못할 지하철 기관사만의 고충이죠. 그리고 지하도 매연은 없을지언정 이산화탄소 농도가 짙고, 먼지 때문에 공기가 안 좋기는 마찬가지.

또한 문을 닫으려는데 무리하게 가방 끼워서 타는 승객들은 지하철 기관사를 굉장히 애먹이는 요인입니다. 선로 투신 자살은 두말할 나위도 없고.
전철역 역이 너무 많아서 개집표기는 다 교체를 못 하고 보증금 제도로 갔으면서, 그래도 스크린도어는 그 많은 역에 어느샌가 용케도 다 설치해 버렸지요. 제발 자살 좀 하지 말라고... 제가 사는 집 근처의 지하철 역은 환승역이 아니고 그저 그런 평범한 역인데, 거기도 역사상 2004, 2007, 2008년에 총 세 번이나 투신 자살 사고가 났습니다. 이제는 그럴 일이 없겠죠.

스크린도어는 승객의 안전보다도 기관사가 스트레스 받지 말라고 설치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이제 이것 때문에 예전보다 정지 위치를 더 정확하게 맞춰야 하는 고충은 생겼겠지만 말입니다.

철도는 일단 조향이라는 개념이 없고 차선 바꾸기, 방어 운전 같은 개념도 없기 때문에 그 점에서는 도로 운전보다 쉽습니다. 운전 과정이 상당수 자동화되어 있고 사실 무인 운전도 가능합니다. 그러나 기관사 1인이 담당해야 하는 인원이 버스 한 대와는 비교가 안 되기 때문에, 요즘 대세인 '차장을 없애고 1인 승무'에 따르는 부담감이 무척 큽니다. 게다가 시각표를 반드시 맞춰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버스 운전사가 이해하기 힘들 것입니다.

또한 운전 중에도 기관사가 졸고 있지는 않은지, 비상시 대처 요령을 숙지하고 있는지 사령부로부터 불시에 점검 신호가 오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비도 늘 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지하철 기관사의 업무 부담과 스트레스는 우리가 상상하는 수준보다 훨씬 더하다고 합니다.

물론 사기업인 버스 회사와는 달리 훨씬 더 고도의 자본과 기술로 건설된 철도를 운영하는 지하철 회사는 공기업이고 복리후생도 더 좋을 것입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버스 운전사와 지하철 기관사 모두 열악한 환경에서 힘들게 일하면서 도시로 하여금 존재 가능하게 하는 직업이니만큼, 늘 이용하는 육상 대중교통도 눈여겨 보고 고마워하는 마음으로 이용하는 게 어떨까요?

Posted by 사무엘

2010/03/19 09:18 2010/03/19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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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도시철도

서울의 도시철도는 잘 알다시피 코레일 광역전철, 1기 지하철, 2기 지하철, 3기 지하철 정도로 나뉜다. 여기에다 앞으로 공항 철도도 서울로 더욱 가까이 진입하게 된다.

1기 지하철들은 연혁이 긴 덕분에 초기 전동차들은 모두 은퇴하고 일종의 ‘세대교체’까지 이루는 경지에 도달했다. 차량도 매우 다양하다.
이에 반해 2기 지하철들은 한국형 표준 대형 전동차 규격대로 디자인되어 외관이 일관성이 있다. 그 대신 VVVF 과도기에 도입되었다는 특성 때문에 전국 어느 철도에서도 찾을 수 없는 다이나믹한 구동음을 들을 수 있다. 즉, 보이는 것보다는 들리는 것이 사람을 더욱 즐겁게 한다.
3기 지하철들은 이제 중형 전동차의 표준 규격이 제정되고 지방 광역시에도 속속 지하철들이 개통하는 시기에 개통했다. 9호선 전동차는 폭만 조금 더 클 뿐 그 규격을 따르고 있으며, 이제는 구동음마저도 음높이의 차이가 있을 뿐 딱히 차이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게 대세이다.

이렇게 서울 지하철에는 나름 개성과 사연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들 철도는 모두 표준궤를 달리는 대형 중전철이라는 기본적인 공통점이 있다. 대형 중전철은 서울을 통과하지 않는 곳에서는 어디에서도 볼 수 없다.

그럼 우리나라 제 2위의 대도시인 부산은 어떨까?
비록 시설과 규모면에서 서울 수도권을 따를 수는 없으나, 나름대로 개성이 넘치고 재미있다.
특히 지하철은 서울처럼 ‘기’라는 묶음이 있는 게 아니라, 각각의 노선이 ‘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특색이 넘친다. 늦게 개통하는 노선일수록 규모가 더욱 작아지고 있다.
부산은 서울처럼 여러 지하철 노선이 동시에 건설된 적이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승역들은 전반적으로 환승 거리가 괜찮은 편이다. 최소한 잠실이나 신길 같은 막장환승은 없다.

- 부산 지하철 1호선: 중형 중전철 8량. 개통 시기가 서울 2호선과 비슷. 전국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특이한 3도어 전동차. 2010년 현재 전국에서 VVVF 차량이 전혀 없는 유일한 지하철.

- 부산 지하철 2호선: 중형 중전철 6량. 대구 1호선과 비슷한 시기이며 동일한 스펙. 기술적으로도 서울 2기 지하철 VVVF를 답습

- 부산 지하철 3호선: 중형 중전철 4량. 광주/대구 1호선과 비슷한 시기이며 동일한 스펙. 중형 전동차 표준안이 반영됨

- 부산 지하철 반송선: 처음엔 마치 3호선의 지선인 것처럼 계획되었다가 결국은 경전철로 전환. 시설면에서 기존 3호선과는 사실상 아무 관계가 없는 노선이 되었고 이게 사실상 4호선으로 확정되었다. 서울도 이제야 경전철 건설이 논의되고 있는데 꼭 그런 차원이라 하겠다.
고무 바퀴 차량이 다니며, 3호선보다도 많은 6량 1편성이 다닐 거라고 하니 뜻밖이다. 용인 경전철과는 달리 지하 구간도 존재한다.

- 김해 경전철: 전통적인 부산 관할의 도시 철도라기보다는, 서울로 치면 공항 철도나 9호선뻘 되는 위상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시내라기보다는 부산-김해간의 광역 기능을 담당하는 경전철인데, 반송선과는 완전히 다른 차량이다. 표준궤에 철 바퀴이고 그 상태로 덩치만 줄인 2량 1편성짜리 전철이다.
이 사업에서 지분을 70%나 차지하고 있는 기업은 다름 아닌 서울 메트로이다. 우리나라의 지하철 회사 중 최강의 경험과 자본을 자랑하는 이 회사는 이미 서울만의 지하철 회사 수준을 벗어난 지 오래 됐다.

타자기와 비슷한 형태의 키보드를 탑재하고 있던 데스크톱 컴퓨터뿐만이 아니라 요즘은 모바일 터치스크린 기기가 뜨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철도계도 전통적인 표준궤 철도 말고도 여러 형태의 경전철들이 등장하고 있는 느낌이다.
김해 경전철이 개통하면 이제 김해 공항에도 철도로 갈 수 있게 된다. 다만 KTX가 완전히 개통하면 국내선 승객이 크게 감소할 것을 우려하여 역은 국제선 청사 쪽에다 만든다고 한다. (김포공항 역처럼 중앙이 아니라)

끝으로,

- 울산-부산 동해남부선 광역전철: 서울은 무려 40년 전에 인천, 수원 가는 전철이 그것도 지하철과 직통으로 뚫렸는데 그동안 부산은 뭘 했나? 게다가 이미 지하철 2호선은 경부선과 선형이 겹치는 구간까지 있는데 말이다.
수도권으로 치면 응당 광역전철과 같은 위상이다. 동해남부선은 경주 쪽은 KTX 2차 구간 개통으로 인해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거칠 것이고, 울산과 부산도 광역전철 개통이 계획은 되어 있다. 하지만 언제 실현될지는 미지수. 철도계의 ‘듀크 뉴켐 포에버’가 되지 않길 바란다. 참고로 수도권에서는 수인선이 저런 떡밥으로 전락하고 있는 중이다. -_-;;

서울-수도권과 같은 철도 네트워크를 비수도권에서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Posted by 사무엘

2010/03/10 12:34 2010/03/10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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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즉 이제 애호박, 단호박, 늙은호박 이 셋은 항상 있으나, 그 중에 제일은 늙은호박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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