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ndows API에서 LoadLibrary는 잘 알다시피 자기 프로세스 공간에다가 다른 DLL을 추가로 매핑시키는 매우 중요한 함수이다. 코드 실행이 아니라 단순 리소스 추출만이 목적인 경우, EXE 내지 현재의 기계가 지원하지 않는 다른 아키텍처로 빌드된 모듈을 열 수도 있다.
Windows에서 어떤 모듈(EXE/DLL)은 타 모듈을 말 그대로 자신이 실행되는 로드타임(load-time) 때 곧장 불러와서 여타 DLL에 대한 함수 링킹을 할 수 있으며, 반대로 실행 중인 런타임(run-time) 때 동적으로 할 수도 있다.

로드타임 로딩은 간편하긴 하지만 모듈 파일 이름 이상으로 불러들이고자 하는 디렉터리 위치를 세밀하게 제어할 수 없다. 그리고 모듈이 단 하나라도 존재하지 않거나 해당 파일에 함수 심벌이 단 하나라도 존재하지 않으면 프로그램이 전혀 실행되지 않는다. 그런 예외 상황이 발생했을 때의 제어도 사용자가 전혀 할 수 없기 때문에 프로그램의 유연성 내지 융통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내 프로그램의 로드 자체가 실패해 버리니 말이다.

그래서 새 운영체제에 들어있는 API 함수를 쓰긴 하는데, 그 함수가 존재하는지 체크를 미리 해서 구형 운영체제와의 호환성도 유지하기 위해서는.. LoadLibrary와 GetProcAddress를 이용하는 런타임 로딩 기법을 써야 한다. 로드타임 로딩이라면 운영체제가 그 기능을 내부적으로 자동으로 제공해 줬을 텐데 런타임 로딩은 함수 포인터를 수동으로 관리해야 하니 좀 번거롭긴 하다.

이럴 때, 비주얼 C++ 6때부터 도입된 delay-loading은 로드타임 로딩과 런타임 로딩의 장점을 취합한 굉장히 괜찮은 대안이 될 수 있다. COM은 런타임 로딩을 규격화된 인터페이스라는 형태로 좀 더 깔끔하게 정형화한 바이너리 표준일 테고 말이다.

DLL을 불러올 때, LoadLibrary에다가 파일의 절대 경로를 주지 않고 파일 이름만 달랑 넘겨 주면 이 함수는 프로그램이 실행된 current 디렉터리, 프로그램이 존재하는 디렉터리, 운영체제의 시스템 디렉터리, PATH에 등록된 디렉터리 등 다양한 순서대로 파일을 탐색한다. 로드타임 로딩 때도 대상 DLL은 이런 순서대로 탐색된다.

이것은 프로그램의 동작에 유연성을 부여하고 한 DLL을 여러 프로그램들 사이에서 최대한 쉽게 공유가 되게 하기 위함이나, 오늘날에 와서는 이런 정책은 보안에 악영향을 끼치게 되었다. 이름만 같고 우선순위가 더 높은 디렉터리에 존재하는 악의적인 DLL이 잘못 선택되어 로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하위 호환성이 지켜지지 않는 시스템 DLL이 덮어써짐으로써 DLL hell 같은 고전적인 문제도 야기될 수 있다. 갈수록 난잡해지고 포화 상태로 치닫는 시스템 디렉터리는 큰 골칫덩어리이다.

LoadLibrary의 디렉터리 탐색 방식 자체를 바꿀 수는 없다. 그 방식에 의존하여 동작하는 수많은 기존 프로그램들과의 호환성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날 마소에서는, 새로 개발되는 프로그램에서는 LoadLibrary를 호출할 때 저런 알고리즘에 의존하지 말고 반드시 DLL의 전체 경로를 명시해 줄 것을 권고하고 있다. 또한, 전면 금지하는 건 불가능하겠지만, 운영체제의 시스템 디렉터리에다가는 가능한 한 자기 싸제 DLL을 집어넣지 말 것을 권고한다.

일례로, 예전에 qt 라이브러리를 DLL 링크한 프로그램을 돌려 봤다. 이 DLL은 운영체제의 시스템 디렉터리에 있는 것도 아니었는데 어떻게 DLL을 찾는지 궁금했는데... 에구, 그냥 PATH 지정이더라. 운영체제의 환경변수를 대놓고 바꿔 버리는 건 굉장히 안 좋은 방법인데 어쩔 수 없다. 이제 윈도 XP가 나온 지도 10년이 넘었으니 WinSXS 매니페스트 방식이라도 써야 하지 않나 싶다.

요컨대 Windows는 (1) 제3자 응용 프로그램이 자기끼리 공유하는 공용 DLL을 손쉽게 찾아 로딩하는 법, 그리고 (2) 운영체제의 시스템 DLL을 보안 문제 없이 간편히 로딩하는 법을 완전히 이원화하여 체계적으로 제공할 필요가 있다. 확장 버전인 LoadLibraryEx 함수에라도 그런 기능을 좀 추가할 수 없나 궁금하다.

(1)의 경우 아까도 말했듯이 delay-loading이나 WinSXS가 그럭저럭 해결책이다. 이게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윈도 XP부터는 SetDllDirectory 함수가 추가되긴 했으나, 이것은 로드타임 로딩을 제어할 수 없기 때문에 여전히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2)는 known DLL 리스트라는 게 레지스트리에 존재한다. 그래서 "kernel32", "user32" 같은 건 DLL계의 예약어(reserved word)처럼 돼서 주변에 kernel32.dll, user32.dll 같은 동일 명칭의 사칭 파일이 있다 해도 언제나 운영체제의 시스템 디렉터리에 있는 놈이 로딩된다는 게 보장된다.

그러나 개인적인 생각은 그걸 API 차원에서 좀 더 엄밀하게 했으면 좋겠다. 아까 말했듯이, API 하위 호환성 유지를 위해 운영체제의 시스템 DLL을 수동으로 로딩하는 경우는 빈번하게 존재한다. 그리고 운영체제가 버전업되면서 새로운 시스템 DLL이 앞으로 얼마나 더 추가될지 모른다. 그러니 오로지 시스템 DLL만 로딩하고 다른 싸제 DLL은 유사품이 있다 해도 거부하는 명령이 있었으면 좋겠다.

앗싸리 시스템 DLL까지 몽땅 시스템 디렉터리 전체 경로를 지정해 줘서 로딩시켜 보기도 했다. 그런데 이렇게 했더니 한 가지 복병에 걸리는 게 있다. 바로 comctl32.dll이다.
얘는 WinSXS 매니페스트로 넘어가서 길고 이상한 다른 디렉터리에 있는 놈이 로딩되기 때문이다. 이걸 무시하고 운영체제 시스템 디렉터리에 있는 놈을 로딩하면 TaskDialog처럼 공용 컨트롤 6.0 이상에서만 지원되는 기능들을 사용할 수 없다.

그러니 시스템 DLL은 경로 다 생략하고 그냥 "comctl32", "kernel32" 이렇게만 로딩하는 게 정답인 듯하다.
문득 스프레드 시트 프로그램인 엑셀이 생각난다. 엑셀은 구조적인 이유로 인해 이름이 동일하고 서로 다른 디렉터리에 존재하는 여러 파일을 동시에 열 수 없다. 수식에서 다른 워크시트 파일을 참조할 때 디렉터리 대신 오로지 파일 이름만을 토대로 탐색을 하기 때문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4/04/27 08:25 2014/04/27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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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특정 명칭(클래스, 함수, 변수 등등)의 선언지로 곧바로 찾아가기.
(1) 소스 코드에서 cursor나 마우스 포인터가 가리키고 있는 명칭에 대해서는 현재 소속되어 있는 클래스나 namespace 문맥을 감지하여 동작해야 하며, (2) 그냥 임의의 심벌을 타이핑하여 조회하는 기능도 있어야 한다. 둘 다 필요하다.

2. 디렉터리를 불문하고 프로젝트에 있는 특정 파일 이름을 곧바로 타이핑으로 조회하여 파일 열기. 시작하는 단어와 중간에 있는 단어가 모두 지원되어야 한다.

3. 그리고 명칭이 아닌 임의의 문자열을 검색하는 Find in files인데, 다음과 같은 범위에서 모두 가능할 것.
(a) 소스(=번역 단위)든 헤더든 프로젝트에 정식으로 등록돼 있는 파일
(b) 프로젝트에 정식으로 등록은 안 돼 있지만, 등록된 파일로부터 인클루드에 의해 한 번이라도 엮이는 파일들
(c) 프로젝트 파일이 하나라도 존재하는 디렉터리에 덩달아 있는 모든 소스 파일들

즉, 3은 파일 내부의 문자열 검색이고 2는 파일 이름 자체의 검색이다. 2의 경우 일단은 검색 도메인이 (a)만으로 한정이지만, 2도 (b)나 (c)가 옵션에 따라 지원된다면 금상첨화다.

Visual Studio IDE의 경우, 1은 진작부터 인텔리센스 엔진을 통해 지원되어 왔다. 그러나 2는 2012에 와서야 가능해졌으며, 3은 (a)만 가능하다. (c)를 하려면 결국 프로젝트 경로를 수동으로 직접 입력해야만 가능하여 매우 불편함. 프로젝트에 존재하지는 않지만 같은 디렉터리에 있는 파일들을 덩달아 찾아야 할 때도 있는데도 말이다.

물론 (b)는 소스 코드를 컴파일까지는 아니어도 전처리기 수준의 파싱은 해야 구현 가능하기 때문에, 좀 어려울지 모른다. #include를 제대로 처리하려면 프로젝트 차원의 인클루드 디렉터리 관리자가 있어야 하며, 조건부 컴파일뿐만 아니라 인클루드 대상 자체에 대해서도 매크로 상수 전개가 필요할 때가 있으니 말이다.

c/cpp 같은 소스 코드가 그 자체로 온전한 번역 단위를 구성하는 게 아니라, 다른 소스 코드에 또 인클루드되어 쓰이는 경우가 있다. 물론 프로젝트에 등록되지 않은 채로 말이다.
이런 파일은 (a) 형태의 문자열이나 파일명 검색이 되지도 않아 대단히 불편하며, IDE가 구문 분석을 하는 것도 굉장히 복잡하고 어렵게 만든다. C/C++에서 인클루드는 정말 양날 달린 검인 게 실감이 간다.

끝으로 (b)와 관련된 여담 하나 좀 남기겠다.
과거 비주얼 C++ 6 시절엔 프로젝트 파일 리스트에 External dependencies라고 해서, 정식으로 프로젝트에 포함돼 있지는 않지만 프로젝트 파일에 의해 인클루드되는 파일을 대충, 얼추 계산해서 표시해 주는 기능이 있었다. '대충, 얼추'라는 말은 그 동작이 100% 정확하지는 않았다는 뜻이다. 그러던 것이 닷넷으로 넘어가면서 이 얼렁뚱땅 불완전한 기능은 삭제되었다.

그 뒤, 버전이 201x으로 넘어가면서 이 기능은 부활했다. 온전한 컴파일러가 소스 코드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 분석하면서, MFC와 플랫폼 SDK가 중첩 인클루드하는 수십, 수백 개의 헤더 파일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정확하게 나열해 주는 무시무시한 기능으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비주얼 C++ IDE는 변화가 없는 것 같아도 내부적으로 이렇게 변모하고 있다.
모든 파일들의 의존도 정보를 파악하고 있다는 소리이니, 이를 바탕으로 함수 호출 tree처럼 파일들의 include 계층 다이어그램(includes / included by)을 그려 주는 기능은 IDE에 혹시 없나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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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4/21 08:28 2014/04/21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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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dows API에는 FreeLibraryAndExitThread라는 함수가 있다.
얘가 하는 일은 이름이 암시하는 바와 같다. 주어진 모듈에 대해 FreeLibrary를 한 뒤 ExitThread를 호출하여 지금 실행 중인 자기 스레드를 종료한다.

어지간하면 응용 프로그램이 두 함수를 차례로 직접 호출해 주면 되며, 둘을 나란히 호출해야 할 일 자체도 실무에서는 매우 드물다. DLL을 제거하는 건 대체로 응용 프로그램이 종료될 때 같이 행해지지, 특정 스레드의 실행이 끝나자마자 칼같이 행해지는 일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이런 함수가 정식으로 별도로 제공되는 걸까(Windows NT 3.1 첫 버전은 아니고 3.5에서 추가됨)? 다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어떤 DLL이 별도의 스레드를 생성해서 자신의 코드를 동시에 실행하고, 실행 후에는 자기 자신을 스스로 깔끔하게 제거하여 사라지게 설계되어 있다고 치자. 즉, DLL을 로딩한 모듈이 그걸 수동으로 따로 해제하는 게 아니라, 그 DLL이 자기 임무를 다한 후 스스로 사라진다는 것이다. 이건 비록 흔한 디자인 형태는 아니지만 말이다.

이 경우, DLL의 코드가 자신에 대해서 FreeLibrary(hMyDLL)을 함부로 호출해 버려서는 곤란하다. 그러면 자기 스레드가 활동하던 모듈이 메모리에서 사라져 버리기 때문에 그 다음에 실행될 스레드 실행 종료 부분에 해당하는 코드(return 0 내지 ExitThread)까지 사라진다. 스레드는 정상적으로 종료되지 못하고 곧장 access violation이 발생한다.

그렇다고 ExitThread를 먼저 호출하면? 이 DLL을 실행하는 주체인 스레드의 실행이 끝나 버리기 때문에 FreeLibrary가 호출될 기회가 없다. 마치 실행 중인 EXE 자신을 제거하는 코드를 실행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의 딜레마가 발생한다.

모듈(공간) 해제와 스레드(시간) 종료가 동시에 행해져야 할 경우, 이것은 운영체제가 알아서 동시에 수행해 줘야 한다.
FreeLibraryAndExitThread를 호출한 경우, 내부적으로 FreeLibrary가 됐더라도 그 다음으로 ExitThread를 호출하는 코드는 그 DLL이 아니라 운영체제가 책임을 지기 때문에 안전하다.

한편, Windows에서는 EXE나 DLL의 로딩이 파일 자체를 가상 메모리 주소에다 곧장 연결하는 memory-mapped file 기법으로 행해진다. 그렇기 때문에 실행 중인 프로그램 파일이 중간에 지워지는 것은 운영체제가 허용하지 않는다. 즉 DLL과 스레드 문제로 비유하자면 FreeLibrary 단계에서 이미 실패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자신을 먼저 종료해 버리면 자기 자신 파일을 지우는 코드가 실행되지 못할 테니, 이 역시 동시에 충족될 수 없는 모순이 된다. ExitProcessAndDeleteFile 같은 전용 함수라도 있어야 할 것 같은데.. Windows API에는 그런 건 없다.

다만 EXE와는 달리 실행 중인 배치 파일은 자기 자신을 제거하는 게 가능하다. 그래서 설치 제거 프로그램 같은 데서는 내부적으로 EXE를 지우고 자기 자신도 삭제하는 배치 파일을 만들어서 이걸 내부적으로 실행한 뒤, 자기 프로그램은 최대한 신속하게 종료함으로써 흔적 없는 '자폭'을 한다. 배치 파일은 당연히 IF EXISTS와 GOTO loop가 있어서 파일이 완전히 지워질 때까지 삭제 시도를 반복한다.

배치 파일은 자가삭제가 가능하긴 하지만 삭제된 뒤의 명령들은 실행되지 못하고 에러와 함께 실행이 끝난다. 옛날에 4DOS 같은 MS-DOS 대체 명령 프롬프트에는 BTM (Batch to memory)처럼 모든 내용을 메모리로 읽은 뒤에 실행하는 특수한 배치 파일이 있긴 하지만 이것은 MS 기반의 오리지널 셸에 있는 기능은 아니다.

물론 설치/제거 프로그램이라면 요즘은 직접 짜는 게 아니라 Windows Installer를 사용하는 게 대세이니 저런 꼼수를 직접 구현해야 할 필요는 더욱 없어지긴 했다. 자기 정체를 요리 조리 교묘하게 숨겨야 하는 악성 코드나 돼야 필요할까?

거의 모든 Windows API 함수들은 뭘 실행하더라도 성공/실패 여부를 되돌리는 리턴값이 있다. 리턴값이 없는 void형 함수는 정말 실패를 절대로 걱정할 필요가 없는 예외적인 물건을 제외하면 매우 드물다.
그러나 ExitProcess 내지 ExitThread처럼 뭔가 자신의 실행을 종료하고, 실행 후에 리턴값을 받을 주체 자체가 없어지는 함수라면 리턴값이 응당 void이다. 종료하는 동작이 실패할 리도 없을 테고 말이다.

FreeLibraryAndExitThread도 예외가 아니다. 모듈 핸들을 잘못 줄 경우 FreeLibrary 부분은 실행이 실패할 수 있지만, 후반부의 ExitThread 부분은 언제나 성공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메시지 큐에다가 WM_QUIT를 넣어 주는 PostQuitMessage도 종료와 관계가 있는 전용 함수이며 void 형이다. WM_QUIT 메시지는 GetMessage 함수로 구성된 message loop을 끝내는 역할을 하며, 윈도우 프로시저를 통해 전달되지는 않는다.
MSDN은 저 메시지는 반드시 PostQuitMessage라는 전용 함수를 통해서(주로 메인 윈도우의 WM_DESTROY 타이밍 때) 넣어야지, 수동으로 PostMessage(hWnd, WM_QUIT, 0, 0) 같은 식으로 넣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한다.

사실 저건 특정 윈도우가 대상이 아니라 스레드의 메시지 큐 자체가 대상이기 때문에 hWnd에 아예 NULL을 주거나, PostThreadMessage(GetCurrentThreadId(), WM_QUIT, 0, 0)과 비슷하다.
다만, WM_QUIT은 여느 메시지와 동일하게 취급되는 게 아니라 스레드의 내부 상태 차원에서 종료 플래그가 붙은 것으로 특수하게 처리되기 때문에 PostQuitMessage 같은 별도의 함수가 존재하는 것이다. 제거 딜레마의 해결 필요 때문은 아니다.

Posted by 사무엘

2014/04/15 08:25 2014/04/15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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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 GUI 구성요소 중에 콤보 박스는 굉장히 유용한 물건이다.
공간을 적게 차지하면서 리스트 박스의 역할을 고스란히 수행할 수 있으며(비록 다중 선택은 안 되지만)
에디트 박스(입력란)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예전에 사용자가 입력했던 문자열이나 샘플이 될 수 있는 디폴트 값을 곧장 선택할 수 있게도 해 주기 때문이다.

입력란이 없이 선택만 가능한 타입을 Windows에서는 drop list 형태라고 부른다.
일반적으로 콤보 박스에서는 마우스 휠을 굴리거나 상하좌우 화살표를 누르면 선택 항목이 인접한 다른 것으로 바뀐다. 그리고 마우스를 클릭하거나 키보드 F4 내지 Alt+상하 화살표를 누르면 리스트가 화면에도 뜬다. 이것이 표준 동작 방식이다.

그런데 Windows는 이것과 약간 다른 형태의 동작 방식도 지원한다. 일명 extended UI라고 들어 보셨나 모르겠다.
이 모드를 사용하는 콤보 박스는 일반적인 기능은 여느 drop list 콤보 박스와 완전히 똑같다.
그러나 얘는 일단 마우스 휠에 반응하지 않는다. 클릭을 하거나 아래 화살표를 누르면 먼저 리스트부터 나타난다. 그 뒤에야 상하 화살표나 마우스를 이용해서 선택 아이템을 변경할 수 있다.
다른 프로그램들에서 이렇게 동작하는 콤보 박스를 본 기억이 있으신 분 계신가? 이런 콤보 박스는 매우 드물고 보기 힘들긴 할 것이다.

extended UI가 지정된 콤보 박스는 아이템 선택을 바꾸는 게 번거롭다. 굳이 리스트를 꺼내지 않고 간편하게 선택을 바꿀 수가 없으며, 리스트를 여는 키보드/마우스 동작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굳이 이런 모드를 왜 넣었는지 본인으로서는 알 길이 없다. 혹시 Windows 3.x 시절에는 콤보 박스가 원래 이렇게 동작하기라도 했었나? 아니면 다른 프로그램의 GUI와 호환성을 유지하기 위해서였는지?

호환성이 이유라면 차라리 모든 콤보 박스들이 extended이든 그렇지 않든 사용자가 지정한 방식으로 동일하게 동작하도록 제어판 설정 같은 걸 추가하면 된다. 굳이 각각의 콤보 상자에 따로 적용되는 옵션으로 둘 필요는 없다.

더구나 extended UI의 사용 여부는 내가 아는 한은 어느 개발 환경에서도 리소스 차원에서 개체 속성의 수정만으로 간단히 지정하는 방법이 없다. 다시 말해 반드시 코딩을 통해서 지정해 줘야 하며, API의 형태도 구리다는 뜻이다. 이상한 점이 아닐 수 없다.

CB_GETEXTENDEDUI 메시지를 보내서 사용 여부를 얻어 오고, CB_SETEXTENDEDUI로 지정하면 된다. 진짜로 BOOL 값 하나를 달랑 얻어 오거나 지정하는 get/set 함수 형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트리 뷰나 리스트 뷰 같은 공용 컨트롤의 경우, 지정할 수 있는 속성이 워낙 많다 보니 운영체제가 기본으로 할당해 주는 스타일과 확장 스타일(extended style)로도 공간이 부족하다. 그래서 자체적인 추가 확장 스타일을 얻거나 지정하는 메시지가 따로 존재한다.

그러나 콤보 박스는 필요한 정보량이 겨우 1비트에 불과하고 그 정도면 그냥 CBS_(EX)_EXTENDEDUI 같은 스타일 비트 하나만 추가하는 걸로 충분하지 않았을까? 안 그래도 잉여력이 충만한 옵션인데 왜 사용하기도 번거롭게 만들어 놓았나 하는 의문이 남는다. 아니... 반대로 잉여로운 옵션이니까 API도 그렇게 따로 뚝 고립시켜 놓은 것인지도?

옛날에는 extended UI를 리소스 에디터에서 속성 변경만으로 곧장 지정했던 것 같기도 해서 지금 비주얼 C++의 리소스 에디터를 뒤져 보고, 심지어 비주얼 C++ 6 같은 옛날 버전들도 살펴봤다. 하지만 그런 건 없다.

그 대신, 비주얼 C++ 4~6이 사용하던 옛날 프로퍼티 대화상자가 사용하는 콤보 박스가 extended UI를 사용하는 것을 확인했다. 마우스 휠이 동작하지 않으며, F4 대신 아래 화살표를 누르면 drop list가 나오더라.
그리고 그러고 보니.. MS 오피스 프로그램들, 특히 대화상자들까지 운영체제의 표준 GUI 대신 자체 GUI를 쓰는 Word와 Excel의 경우, 모든 콤보 상자들이 extended UI 기반이긴 하다.

운영체제의 GUI를 API 날것 형태로 그대로 제공하는 게 아니라 자체적으로 재분류도 해 놓은 닷넷(C#)이나 비주얼 베이직 6의 폼 에디터도 살펴봤다. 콤보 박스를 집어넣었지만 딱히 extended UI 속성을 지정하는 프로퍼티는 보이지 않는다. (단, 델파이까지는 못 살펴봄)

이상, Windows의 기본 GUI에 존재하는 어느 대단히 잉여로워 보이는 기능과 불편한 API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지금이나 앞으로나.. extended UI가 적용된 콤보 상자는 거의 찾을 수 없을 것이다.
옛날에 노턴 유틸리티의 GUI(뭐, 텍스트 모드에서 GUI를 비슷하게 흉내 내며 동작한 것이니 정확히 말하면 TUI?)가 제공하는 콤보 상자는 Ctrl+아래 화살표를 눌러야 리스트가 떴었는데 Windows는 F4 또는 "Alt+아래 화살표"이구나.

여담을 하나 남기며 글을 맺겠다.
운영체제가 제공하는 각종 Win+? 단축키에 대한 설명은 컴퓨터 활용 팁 같은 데에 많이 소개되어 있다. 하지만 운영체제가 제공하는 기본 컨트롤 자체에 대한 팁 정보는 상대적으로 문서화나 공유가 덜한 것 같다.

예를 들어 복수 선택이 가능한 리스트 컨트롤은 Shift+F8을 눌러서 복수 선택 모드로 진입하게 되어 있는데, 이것 말고도 내가 모르는 기능이 있는지도 모른다. 왜 하필 그냥 F8도 아니고 Shift+F8인 것이며 그 유래는 무엇일까?
그리고 리스트 뷰 컨트롤은 아이템 이름을 바꾸는 단축키가 왜 하필 F2일까? 이런 것에 대해 좀 더 알았으면 하는 생각이 있다.

Posted by 사무엘

2014/04/04 08:31 2014/04/04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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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비트 시절에는 잘 알다시피 int 포함 machine word의 크기가 말 그대로 2바이트였다. 그리고 근거리/원거리 포인터가 존재했으며 복잡한 메모리 모델을 따져야 했다. 여기까지는 도스든 윈도든 공통이다. 그럼, 그 시절에 Windows 프로그래밍은 어떠했을까?

16비트 Windows는 잘 알다시피 모든 프로그램이 단일 스레드를 공유하면서 단일 메모리 주소 공간에서 실행되었다.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 멀티태스킹을 구현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그 시절에는 콜백 함수를 운영체제에다 지정해 주는 것조차도 보통일이 아니었다. 오늘은 오랜만에 이 부분에 대해서 예전에 몰랐다가 최근에 본인이 추가로 알게 된 이야기를 좀 하겠다.

Windows API는 C언어 함수 형태로 만들어졌으니 그때는 지금으로 치면 C++ 가상 함수가 할 일을 함수 포인터로 다 처리하고 있었다. 윈도우 프로시저, 대화상자 프로시저 같은 것 말이다.

그런데 같은 프로그램이 두 번 중첩 실행되면, 코드는 동일하더라도 그 코드가 다루는 스택(데이터) context는 결국 프로세스별로 서로 달라질 수 있게 된다. 이를 어떻게 구분해야 할까?
32비트 이후부터는 가상 메모리 기술이 워낙 발달하여 그 context가 CPU 차원에서 알아서 따로 잘 처리된다. 그러나 16비트 기계엔 그런 개념이 없었다.

결국은, 실제 콜백 함수가 호출되기 전에 그 콜백 함수가 처리할 자신의 데이터 세그먼트 영역을 CPU 레지스터에다 써 주는 stub, 일명 썽킹(thunking) 코드를 소프트웨어적으로 별도로 만들어야 했다. C++로 치면, 클래스 멤버 함수 호출을 위해 this 포인터의 값을 EAX 레지스터에다 써 주는 것과 개념적으로 비슷하다.

우리가 만든 콜백 함수는 그 썽킹 함수를 통해서 호출해야 한 것이다. 운영체제에다가도 당연히 썽킹 함수를 알려 주고 말이다.
이것이 바로 16비트 시절 코드를 보면 밥 먹듯이 보이는 MakeProcInstance와 FreeProcInstance API 함수의 정체이다.
별도의 메모리를 추가로 할당해서 기계어 코드를 추가해 준 것이기 때문에, 메모리의 해제까지 해 줘야 한다.

대화상자 하나를 출력하더라도 아래처럼 말이다.

FARPROC pfnThunkProc = MakeProcInstance( (FARPROC)My_Actual_Dialog_Proc, hInstance); //내 대화상자 프로시저가 우리 인스턴스 핸들을 context로 동작하게 한다
DialogBox(hInstance, "Dialog_Resource_Name", hWndParent, (DLGPROC)pfnThunkProc );
FreeProcInstance(pfnThunkProc);

요즘 같으면 아래의 절차 하나만으로도 충분했을 텐데 말이다.

DialogBox(hInstance, "Dialog_Resource_Name", hWndParent, My_Actual_Dialog_Proc );

결국 My_Actual_Dialog_Proc라는 코드는 시스템 전체를 통틀어서 단 하나 유일하게 존재하겠지만,
이 프로그램을 여러 번 실행하더라도 각 프로그램들은 그 함수로부터 파생된 자신만의 고유한 콜백 함수를 통해서 대화상자를 호출하게 된다.

단, Windows 3.1에서는 함수명을 export해 주는 것만으로 이렇게 콜백 함수에 대한 썽킹을 매번 해 줘야 하는 번거로움을 생략할 수 있었다고 한다.

지금이야 프로그래밍에서 export 키워드라 하면, C++에서 템플릿의 선언과 정의를 번역 단위를 넘나들며 공유할 수 있게 하려 했던 비현실적인 흑역사 키워드일 뿐이다. Windows 플랫폼으로 문맥을 넓힐 경우, export는 클래스나 함수 심벌을 빌드되는 파일 차원에서 외부로 노출하여 GetProcAddress 함수로 노출이 되게 하는 속성 지정자이다. 비주얼 C++ 기준으로 __declspec(dllexport) 라고 쓴다.

지금이야 이런 export 속성은 말 그대로 DLL을 만들 때에나 쓰인다.
그러나 16비트 시절에는 EXE도 운영체제로부터 호출을 받아야 하는 콜백 함수를 넘겨 줄 목적으로 심벌 export를 즐겨 활용했었다.
export된 함수는 외부로부터 호출받는 게 당연시될 거라 여겨졌으므로, 링커와 운영체제가 자체적으로 데이터 세그먼트 보정을 하는 전처리 루틴을 추가해 줬다. 따라서 코드가 훨씬 더 깔끔해진다.

이런 이유로 인해 Windows 3.x 실행 파일들을 헥스 에디터로 들여다보면 대체로 ...WNDPROC, ...DLGPROC 같은 식으로 끝나는 웬 이상한 함수 이름들이 내부에 들어있는 걸 확인할 수 있다. 32비트 이후부터는 찾을 수 없는 관행이다. 자기 내부에서만 쓰는 콜백 함수들을 왜 저렇게 노출해 놓겠는가?

어떤 함수에 export 속성을 부여하기 위해서는 결국 C/C++ 언어에다가 없는 문법을 새로 추가하거나, 아니면 소스 코드는 그대로 놔 두고 컴파일러가 아닌 링커만이 인식하는 부가 정보 같은 게 주어져야 할 것이다. 전자는 소스 코드의 이식성을 떨어뜨린다는 부담이 있지만, 그래도 뒤끝이 없고 한 소스에 빌드에 필요한 모든 정보가 한데 모이니 편리하다. 그래서 그 당시에는 __export라는 비표준 MS 확장 키워드가 도입되었고, 이를 보통 EXPORT라는 매크로로 감싸서 사용하곤 했다. 이런 식으로 말이다.

long FAR PASCAL EXPORT MyWindowProc(HWND hWnd, UINT nMsg, WPARAM wParam, LPARAM lParam); //그 당시 콜백 함수는 반드시 '파스칼' 방식이라는 함수 호출 규약대로 선언되어야만 했다.

한편 후자는 바로 그 이름도 유명한 DEF(모듈 정의) 파일이다.
지금도 DEF 파일이 안 쓰이는 건 아니지만 정말 DLL을 만들 때가 고작이다. 그 반면 16비트 시절에는 DEF가 훨씬 더 중요하게 쓰였던 모양이다.
export하는 콜백 함수뿐만 아니라 이 프로그램에 대한 소개문, 그리고 필요한 스택/힙 크기까지 정확하게 명시되어야 했다.

32비트 이후부터는 스택/힙이 부족하면, 프로그램 로딩 시간이 좀 더 걸릴 뿐이지 실시간으로 추가 할당하여 working set의 확장이 가능한 반면, 16비트 시절에는 메모리 양도 부족하고 또 한 주소 공간에서 여러 프로그램들이 뽁짝뽁짝 복잡하게 지내다 보니 이런 게 핀트가 어긋나면 프로그램 실행이 아예 불가능했을 것 같다.

옛날의 New Executable 포맷에는 자체적으로 name table이라 불리는 범용적인 문자열 테이블이 있었고, import/export하는 심벌 이름은 물론 이 EXE/DLL에 대한 간단한 소개문까지 그런 데에 들어갈 수 있었다.
지금으로 치면 버전 리소스에 들어가는 description과 유사한데 역할 중복인 셈이다. 그런 것까지 DEF 파일에다 명시해 줬었다.

자.. 설명을 들으니 어떤 생각이 드시는지?
16비트 Windows용 실행 파일을 분석하는 도구는 그리 충분치 않다. 일단 개발자들의 친구인 Dependency Walker가 이를 전혀 지원하지 않으며, 그나마 괜찮은 물건으로는 옛날에 Windows 98에 내장되어 있던 QuickView라는 프로그램이 적격이었다. 기본적인 사항은 다 잘 출력해 줬다.

16비트 시절에는 잘 알다시피 HINSTANCE는 각 프로그램의 데이터 세그먼트를 식별하는 번호표에 가까웠고, 개념적으로 지금 같은 포인터가 아니라 오늘날로 치면 오히려 프로세스를 식별하는 HANDLE처럼 널리 쓰였다. (비록 Close를 할 일은 없었겠지만 말이다) 게다가 EXE는 HINSTANCE, DLL은 HMODULE로 성격도 달랐다. 그래서 LoadLibrary 함수의 리턴값은 분명 HMODULE이다.

그때는 EXE/DLL로부터 리소스를 얻어 오는 과정도 정말 복잡했고 Load/Free 절차뿐만 아니라 lock/unlock까지 있었다. 메모리의 절대적인 양이 충분치 않기도 하고 가상 메모리 같은 시스템이 없던 관계로, 단편화를 방지하기 위해 평소에 즉각 쓰지 않는 메모리 블록은 재배치가 가능하게 놔 두는 관행이 더 보편적이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그때는 시스템 전체에 영향을 끼치기가 쉬웠다. 특히 DLL이 이 분야에 관한 한 지존이었다.
DLL에서 선언한 전역변수는 모든 프로세스가 한데 공유되었으며, DLL이 실행하는 코드는 저런 EXE처럼 여러 컨텍스트에서 중첩 실행될 일이 없고 애초에 데이터 세그먼트 구분을 할 필요가 없었다!

그리고 16비트 시절엔 애초에 콜백 함수를 지정해 주는 과정이 처음부터 저렇게 번거로웠던 만큼, 시스템 전체의 동작 방식을 바꾸는 global 훅을 설치하더라도 훅 프로시저를 반드시 DLL에다가만 만들어야 한다는 제약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6비트 시절은 32비트 시절보다 편한 것보다는 불편한게 더 많았다는 것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끝으로 여담.
이렇듯, 본인은 초등학교 아주 어릴 적부터 프로그래밍을 시작한 관계로, 그 시절에 대한 향수가 있고 '레트로'-_- 컴퓨팅 쪽으로 관심이 많다.
그런데, 그런 것에서조차도 양덕후들의 기상은 갑이다. the old new things 같은 블로그는 이 바닥의 지존이라고 봐야 하고, Windows 3.x로도 모자라서 2.x나 1.x용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인증샷 올리는 사람도 있다.

1985년에 출시된 Windows 1.x의 경우, VGA 카드조차도 없던 시절에 만들어진 관계로 가장 좋은 비디오 모드가 640*350 해상도짜리 EGA이다. 그런데 그걸 640*480 VGA 내지 심지어 800*600 SVGA에서 동작하게 드라이버 패치를 만든 사람도 있다.

참고로 Windows 1.x 정도 되면..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컴파일러는 그야말로 1986년에 나온 MS C 4.x를 써야 하고, 얘는 함수 호출 인자도 ANSI 스타일이 아니라 K&R 스타일만 써야 하는 진짜 무지막지한 골동품이라고 한다. Windows 1.x는 파스칼로 개발되었다고 들었는데 그래도 그때부터 C 형태의 SDK는 있었던 모양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3/11/28 08:29 2013/11/28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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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dows GUI 프로그램은 잘 알다시피 메시지로 운영체제와 의사소통을 하는 게 핵심이다. “이 창은 응답이 없음. 프로그램을 강제 종료할까요?”라고 판단을 하는 기준은 바로 n초 이상 GetMessage/PeekMessage 함수를 호출하지 않는 프로그램이다.

CreateWindowEx로 창을 하나 만든 뒤 메시지 loop은 GetMessage로 메시지를 받아서 그걸 DispatchMessage로 넘겨 주기를 반복하는 형태이다.
비록 메시지를 윈도우 프로시저로 전달하는 함수로는 CallWindowProc도 있겠지만, Dispatch는 타이머 메시지를 윈도우 프로시저 대신 lParam에 지정된 타이머 프로시저로 직통 전달하는 일까지 한다. 즉, 하는 일의 범위가 더 넓다. 그리고 Call은 메시지 큐를 처리하는 게 아니라 윈도우 프로시저의 서브클래싱용으로 쓰라고 있는 물건이다.

메시지를 Dispatch하기 전에 보통은 translation이라고 불리는 전처리 과정이 필요하다. TranslateMessage 함수가 그 일을 하는데, 키보드 WM_(SYS)KEYDOWN / WM_(SYS)KEYUP 메시지로부터 WM_(SYS)CHAR 메시지를 추가로 생성해 준다. 현재 설정되어 있는 키보드 드라이버의 정보를 토대로 가상 키코드를 해석하여, 그 키가 나타내는 입력 문자를 알려 준다는 뜻이다. 유럽 문자를 입력할 때 쓰이는 dead key를 처리하는 것도 translator의 몫이다.

이때 새로 생성된 메시지는 이 윈도우를 구동하는 스레드의 메시지 큐에 추가로 예약되어서 다음번 GetMessage 함수 호출 때 걸려 나온다. 인자로 전달된 MSG 구조체의 내용이 지금 당장 바뀌지는 않는다. 사실, 문자를 입력받는 윈도우가 아니라면 translation은 꼭 필요하지는 않은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메시지를 굳이 윈도우 프로시저로 dispatch하기 전에, 응용 프로그램이나 다른 API 함수가 곧장 메시지를 가로채야 하는 경우는 굉장히 많이 있다. 액셀러레이터 단축키를 처리하는 TranslateAccelerator, 그리고 Ctrl+F6 같은 MDI 공용 단축키를 처리하는 TranslateMDISysAccel이 그 예이다.
TranslateMessage는 그런 관문들을 모두 통과한 메시지가 dispatch 직전에 최종적으로 거치는 관문일 뿐이다.

이런 절차가 한둘이 아니기 때문에 MFC의 CWnd 클래스는 그런 코드를 적절히 넣으라고 PreTranslateMessage라는 가상 함수까지 마련해 놓았다. 이 함수에서 키보드 메시지를 조작하여 엔터가 눌려도 대화상자가 종료되지 않게 하는 것 정도는 프로그래밍 초보 시절에 다들 해 보았을 것이다. 그러고 보니 이렇게 dispatch 전단계에서 조작하는 메시지는 다들 키보드 관련 메시지인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이런 식으로 전용 함수를 통해 미리 처리되는 또 다른 대표적인 메시지들은 바로.. 대화상자 관련 메시지들이다.
이걸 담당하는 물건으로는 IsDialogMessage라는 함수가 있다.

물론, MFC의 경우 저 함수를 포함해 위에서 언급한 각종 전처리, translation을 이미 알아서 전부 호출하며 메시지 loop과 심지어 WinMain 함수까지 몽땅 라이브러리 내부에다 짱박아 뒀기 때문에 MFC를 사용하는 프로그램이라면 자신이 직접 그런 함수를 또 호출해야 할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운영체제와 응용 프로그램 사이에 어떤 메커니즘으로 통신이 오가는지 알고는 있을 필요가 있다.

대화상자 안에서 사용자가 tab 키를 눌렀을 때 컨트롤들의 포커스가 바뀌는 것, Alt+알파벳을 눌렀을 때 특정 컨트롤로 바로 이동하는 것, 엔터를 눌렀을 때 '확인' 종료가 되고 ESC를 눌렀을 때 '취소' 종료가 되는 것 따위는 대화상자의 윈도우 프로시저의 관할이 아니다. 윈도우 프로시저가 메시지를 받기 전에 저 IsDialogMessage 함수가 일찌감치 처리한다. 심지어 default 버튼의 테두리를 굵게 칠하는 것조차도 저 함수가 담당한다.
물론 그런 전처리는 대화상자가 독단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자기 아래의 컨트롤에게 WM_GETDLGCODE 메시지를 보내서 컨트롤이 원하는 키보드 처리 양상에 대해서 물어는 보고서 한다.

DialogBox 함수로 modal 대화상자를 만들었다면야 그 함수가 자체적으로 메시지 loop을 돌면서 이런 처리를 모두 알아서 해 준다. 그러나 문제는 modeless 대화상자이다. modeless 대화상자는 그 창을 만든 응용 프로그램의 main 메시지 loop를 같이 쓰면서 돌아가기 때문에 그 loop에서 IsDialogMessage 함수를 호출하는 로직이 추가되어야 한다.

대화상자에서 엔터 키가 들어왔을 때의 동작에 대해서는 살짝 주의할 점이 있다.
일반 버튼은 자체적으로 엔터 키를 처리한다. 그래서 다른 모든 컨트롤들을 사용 중일 때 엔터를 누르면 '확인' 버튼이 눌러진 것으로 처리되고 대화상자가 곧장 종료되지만, '취소'나 '적용' 같은 다른 버튼에 키보드 포커스가 가 있을 때 엔터를 누르면 해당 버튼이 눌러진 것으로 처리된다.

즉, 엔터는 space와 사실상 동일하게 처리된다. 차이가 있다면 space는 key down 시점 때는 버튼이 눌러진 모습만 표시되고 key up 시점일 때 명령이 먹히는 반면, 엔터는 key down 때 곧바로 먹힌다는 것이 전부이다.
다만, 대화상자 안에 또 대화상자가 자식 윈도우로 생성되었고 자식 대화상자 안에 있는 버튼을 space가 아닌 엔터 키로 눌렀을 경우,

WM_COMMAND+BN_CLICKED 메시지는 자식 대화상자의 윈도우 프로시저로 전달되는 게 아니라 겉의 최상위 대화상자의 윈도우 프로시저로 전달된다.
그래서 그 버튼을 엔터 키로 누른 동작은 일반적으로 제대로 인식되지 않거나 최악의 경우 오동작--부모 대화상자와 자식 대화상자에 우연히 ID값이 같은 버튼이 공존한다면!--까지 하게 된다.

왜 그렇게 동작하는지 정확한 이유는 난 모르겠다.
물론, 일반적으로 엔터를 눌러서 대화상자를 닫는 메시지 자체는 자식 대화상자가 아니라 최상위 대화상자에다가 전달되는 게 개념상 올바르다.
하지만 그런 default 버튼이 아니라 일반 버튼을 엔터 키로 누르는 동작까지 왜 엉뚱한 곳으로 가는 걸까?

대화상자 안에 또 대화상자를 만드는 건 운영체제가 제공하는 프로퍼티 시트가 대표적인 예인데 그건 운영체제가 알아서 버튼의 처리를 잘 해 주는 듯하다. <날개셋> 타자연습 같은 프로그램에서 탭 안에 있는 버튼을 엔터로 눌러 보면 잘 안식된다.

그러나 자체적으로 자식 대화상자들을 표시하는 <날개셋> 한글 입력기의 제어판, 그리고 VMware, 반디집, EditPlus 등의 유수의 소프트웨어들이 제공하는 종합 설정 대화상자들을 살펴보면, 자식 대화상자 안의 버튼은 space만 인식되지 엔터 키로 인식되지 않는 걸 알 수 있다. (아래 그림에서 왼쪽)
단, Microsoft Visual Studio는 예외. '도구-옵션' 대화상자의 내부에 표시된 자식 대화상자들의 버튼은 엔터 키로 잘 인식된다. (아래 그림에서 오른쪽) 치명적인 버그 같은 부류는 아니지만 운영체제의 특성 때문에 발생하는 좀 이상한 면모라 하겠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WM_COMMAND+BN_CLICKED 메시지는 lParam으로 이 메시지를 보낸 컨트롤의 윈도우 핸들을 친절하게 일일이 알려 준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버튼을 누르는 걸 인식하려면, 최상위 대화상자의 윈도우 프로시저에서 lParam을 검사하여 이것이 자식 대화상자가 아니라 내 대화상자의 버튼이 보낸 메시지가 맞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아니라면 그 버튼의 진짜 부모 윈도우--GetParent 함수로 확인--에다가 메시지를 도로 보내 버리면 된다.

Visual Studio의 옵션 대화상자도 Spy++로 동작을 확인해 보면, WM_COMMAND+BN_CLICKED 메시지가 두 번 가는 걸 보니 그런 식으로 동작하는 듯하다.

Posted by 사무엘

2013/11/22 08:36 2013/11/22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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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로 프로그래밍 언어는 구문이나 예약어 같은 원론적인 것만 정의하는 게 아니라, 그 문법을 토대로 프로그램의 작성에 필요한 각종 기본적인 자료구조와 알고리즘, 입출력 기능들도 라이브러리 형태로 제공한다. 후자의 디자인도 프로그래밍 언어의 정체성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다.

예를 들어 printf, qsort, malloc, fopen 같은 함수를 사용했다면 그 함수들의 몸체도 당연히 프로그램 어딘가에 빌드되어 들어가야 한다. 아니, 애초에 main 함수나 WinMain 함수가 호출되고 각종 인자를 전해 주는 것조차도 그냥 되는 일이 아니다. 이런 것은 C/C++ 언어가 제공하는 런타임 라이브러리가 해 주는 일이며, 우리가 빌드하는 프로그램에 어떤 형태로든 코드가 링크되어 들어간다.

C/C++은 그나마 기계어 코드를 생성하는 언어이기 때문에 그런 런타임의 오버헤드가 작은 편이다. 그러나 비주얼 베이직(닷넷 이전의 클래식)이라든가 델파이는 RAD 툴이고 언어가 직접 GUI까지 다 커버하다 보니 언어가 제공하는 런타임 오버헤드가 크다.
자바나 C#으로 넘어가면 런타임이 단순 코드 오버헤드로 감당 가능한 정도가 아니라 아예 가상 기계 수준이다. 프로그램이 기계어 코드로 번역되지도 않으며, garbage collector까지 있다.

그렇게 프로그래머의 편의를 많이 봐 주는 언어들에 비해 '작은 언어'를 추구하는 C/C++은 도스나 16비트 윈도 시절에는 런타임 라이브러리가 static 링크되는 게 당연시되곤 했다. 오버헤드 자체가 수천~만 몇천 바이트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매우 작은 편이고, 저수준 언어인 C/C++은 당연히 standalone 바이너리를 만들어야지 무슨 다른 고급 언어처럼 런타임 EXE/DLL에 의존하는 바이너리를 생성한다는 건 좀 안 어울려 보이는 게 사실이었다.

그래서 C/C++로 개발된 EXE 파일은 내부를 들여다보면 대체로, 링크되어 들어간 런타임 라이브러리의 이름과 개발사를 나타내는 문자열이 들어있었다. 볼랜드나 마이크로소프트 따위. 그래서 이 프로그램이 어느 컴파일러로 만들어졌는지를 얼추 짐작도 할 수 있었다.

C 런타임 라이브러리도 static이 아닌 DLL 형태로 제공하려는 발상은 Windows의 경우 아무래도 32비트 NT의 개발과 함께 시작된 듯하다. 그래서 윈도 NT 3.1의 바이너리를 차용해서 개발되었다는 과거의 Win32s를 보면 crtdll.dll이라는 파일이 있는데 이것이 운영체제가 기본 제공하는 프로그램들이 공용하는 C 런타임 DLL인 듯하다. 즉, 메모장, 문서 작성기, 그림판 등의 프로그램들이 호출하는 sprintf 같은 C 함수들의 구현체가 거기에 담겨 있다는 뜻이다.

재미있게도 윈도 NT의 경우, kernel32보다도 먼저 로딩되는 ntdll.dll이 내부적으로 또 각종 C 함수들의 구현체를 제공한다. 커널이 제대로 로딩되기도 전에 실행되는 프로그램이 공유하는 C 함수들이라고 한다.

과거의 윈도 9x의 프로그램들은 비록 32비트이지만 운영체제가 자체적으로 공유하는 C 런타임 DLL은 없다.
다만, 윈도 NT 3.x 이후로 비주얼 C++이 32비트 개발툴로 자리매김하면서 이 개발툴의 버전에 따라 msvcrt20.dll, msvcrt40.dll이 제공되기 시작했고 이들은 윈도 9x에서도 기본 내장되었다. 비록 같은 C 런타임이지만 버전별로 미묘한 차이가 있는 모양이다.

그러다가 1996년에 출시된 비주얼 C++ 4.2부터 C 런타임 DLL은 더 변경을 안 하려는지 파일 이름에서 버전 숫자가 빠지고, 그 이름도 유명한 msvcrt.dll이라는 이름이 정착되어 버전 6까지 쭉 이어졌다.
이 이름은 비주얼 C++ 4.2 ~ 6이 생성한 바이너리가 사용하는 C 런타임인 동시에, NT 계열에서는 기존의 crtdll을 대신하여 운영체제의 기본 제공 프로그램들이 공유하는 C 런타임의 명칭으로도 정착했다.

그리고 9x 계열도 윈도 98부터는 mfc42.dll과 더불어 msvcrt.dll을 기본 제공하기 시작했다.
NT와는 달리 운영체제가 msvcrt.dll을 직접 쓰지는 않지만, 비주얼 C++로 개발된 프로그램들을 바로 실행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 편의상 제공한 것이다. 과거의 유물인 msvcrt40.dll은 msvcrt.dll로 곧바로 redirection된다.
그 무렵부터는 오피스, IE 같은 다른 MS 사의 프로그램들도 C 런타임을 msvcrt로 동적 링크하는 것이 관행으로 슬슬 정착해 나갔다.

그렇게 윈도, VC, 오피스가 똑같이 msvcrt를 사용하는 구도가 한동안 이어졌는데..
21세기에 비주얼 C++이 닷넷으로 넘어가면서 그 균형은 다시 깨졌다.
C 런타임 라이브러리도 한 번만 만들고 끝이 아니라 계속 버전업이 되어야 한 관계로 msvcr70, msvcr71 같은 DLL이 계속해서 만들어진 것이다. 결국, 비주얼 C++ 최신 버전으로 개발한 프로그램은 C 라이브러리를 동적 링크할 경우, DLL 파일을 배포해야 하는 문제를 새로 떠안게 되었다.

이것이 비주얼 C++ 2005/2008에서는 더욱 복잡해졌다. C 라이브러리를 side-by-side assembly 방식으로 배포하는 것만 허용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레거시 공용 컨트롤과 윈도 XP의 비주얼 스타일이 적용된 공용 컨트롤(comctl32.dll)을 구분할 때 쓰이는 그 기술을 채택했다는 뜻이다.

그래서 msvcr80/msvcr90.dll은 윈도 시스템 디렉터리에만 달랑 넣는다고 프로그램이 실행되지 않는다. 이들 DLL은 DLLMain 함수에서 자신이 로딩된 방식을 체크하여 이상한 점이 있으면 고의로 false를 되돌린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반드시 Visual C++ 재배포 런타임 패키지를 통해 정식으로 설치되어야 한다.

런타임 DLL간의 버전 충돌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하나 이것은 한편으로 너무 불편하고 번거로운 조치였다. C 라이브러리가 좀 업데이트돼 봤자 메이저도 아니고 마이너 버전끼리 뭐가 그렇게 버전 충돌이 있을 거라고..;; 나중에는 여러 프로그램들을 설치하다 보면 같은 비주얼 C++ 2005나 2008끼리도 빌드 넘버가 다른 놈들의 재배포 패키지가 설치된 게 막 난립하는 걸 볼 수 있을 정도였다. 가관이 따로 없다. 당장 내 컴에 있는 것만 해도 2008 기준으로 9.0.32729까지는 똑같은데 마지막 숫자가 4148, 6161, 17, 4974... 무려 네 개나 있다.

개발자들로부터도 불편하다고 원성이 빗발쳤다. MS Office나 Visual Studio급으로 수십 개의 모듈로 개발된 초대형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게 아니라면, 꼬우면 그냥 C 라이브러리를 static 링크해서 쓰라는 소리다.
그래서 비주얼 C++ 2010부터는 C 라이브러리 DLL은 다시 윈도 시스템 디렉터리에다가만 달랑 집어넣는 형태로 되돌아갔다. 다시 옛날의 msvcrt20, msvrt40, msvcr71처럼 됐다는 뜻이다.

윈도 비스타 타임라인부터는 운영체제, VC, 오피스 사이의 관계가 뭔가 규칙성이 있게 바뀌었다.
오피스는 언제나 최신 비주얼 C++ 컴파일러가 제공하는 C 라이브러리 DLL을 사용하며, 운영체제가 사용하는 msvcrt도 이름만 그럴 뿐 사실상 직전의 최신 비주얼 C++가 사용하던 C 라이브러리 DLL과 거의 같다.

그래서 오피스 2007은 msvcr80을 사용하며, 오피스 2010은 비주얼 C++ 2008에 맞춰진 msvcr90을 사용한다. C 런타임 DLL도 꾸준히 버전업되고 바뀌는 물건이라는 것을 드디어 의식한 것이다. 비스타 이전에 윈도 2000/XP의 EXE/DLL들은 헤더에 기록된 링커 버전을 보면, 서로 사용하는 컴파일러가 다르기라도 했는지 통상적인 비주얼 C++이 생성하는 EXE/DLL에 기록되는 버전과 일치하지 않았었다. 9x는 더 말할 필요도 없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msvcrt는 운영체제 내부 내지 디바이스 드라이버만이 사용하고, 비주얼 C++로 개발된 여타 응용 프로그램들은 언제나 msvcr##을 사용하게 용도가 확실하게 이원화되었다.
그래서 심지어는 똑같이 MS에서 개발한 한글 IME임에도 불구하고 Windows\IME 디렉터리에 있는 운영체제 보급용은 msvcrt를 사용하고, 한글 MS Office가 공급하는 IME는 Program Files에 있고 msvcr##을 사용한다. 둘은 거의 똑같은 프로그램인데도 말이다.

이것이 Windows와 C 런타임 라이브러리 DLL에 얽힌 복잡한 역사이다. 여담이지만 C 라이브러리 중에서 VC++ 2003이 제공한 msvcr71은 Windows 95를 지원한 마지막 버전이다. 2005가 제공한 msvcr80부터는 일부 보안 관련 코드에서 IsDebuggerPresent라는 API 함수를 곧장 사용함으로써 Windows 95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였으며, 최하 98은 돼야 동작한다. VC++ 2008부터는 9x 계열에 대한 지원 자체가 중단됐고 말이다.

자, 여기서 질문이 생긴다. 그럼 C++은 사정이 어떠할까?

C보다 생산성이 훨씬 더 뛰어난 C++로 주류 프로그래밍 언어가 바뀌면서 표준 C++ 라이브러리에 대한 동적 링크의 필요성도 응당 제기되었다. 그러나 이것은 C 라이브러리보다는 시기적으로 훨씬 더 늦게 진행되었기 때문에 가장 먼저 등장하는 비주얼 C++의 DLL 이름이 msvcp50과 msvcp60이다. 즉, 비주얼 C++ 5.0 이전에는 선택의 여지 없이 static 링크만 있었다는 뜻이다.

더구나 이것은 전적으로 비주얼 C++ 소속이지, 운영체제가 따로 C++ 라이브러리 DLL을 제공하지는 않는다. MS에서 만들어진 제품들 중에 msvcp##를 사용하는 물건은 비주얼 C++ IDE와 컴파일러 그 자신밖에 없다.

C++ 라이브러리는 대부분 템플릿 형태이기 때문에 알고리즘 뼈대는 내 바이너리에 static 링크되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그렇게 덧붙여지는 라이브러리 코드가 별도로 호출하는 함수 중에 DLL에 의존도를 지니는 게 있다. cout 객체 하나만 사용해도, 그리고 STL 컨테이너 하나만 사용한 뒤 빌드해 봐도 형체를 알 수 없는 이상한 메모리 관리 쪽 함수에 대한 의존도가 생긴다.

그래도 C 라이브러리 DLL은 사용한 함수에 따라서 printf, qsort 등 링크되는 심벌이 명확한 반면
C++ 라이브러리는 내부 구조는 이거 뭐 전적으로 컴파일러가 정하기 나름이고 외부에서 이들 심벌을 불러다 쓰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큰 차이가 있다.

<날개셋> 한글 입력기는 C++ 라이브러리를 사용하지 않으며, 빌드 후에 생성된 바이너리를 인위로 수정하여 msvcr## 대신 강제로 운영체제의 msvcrt를 사용해서 동작하게 만들어져 있다.

Posted by 사무엘

2013/11/19 08:29 2013/11/19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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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인트린직 이야기

요즘 컴파일러에는 인트린직(intrinsic)이라고 정의된 내장 함수들의 집합이 있다. 그래서 그런 함수를 호출한 것은 실제 함수 호출이 아니라 특정 기계어 코드로 곧장 치환된다. 함수의 몸체가 직접 삽입된다는 점에서는 함수 인라이닝과 비슷하지만, 인트린직은 그 몸체가 컴파일러에 의해 내장되어 있으니 개념과 용도가 그것과는 살짝 다르다.

인트린직은 굳이 인라인 어셈블리 같은 거창한 문법 없이 간단한 C 함수 호출 스타일로 특정 기계어 인스트럭션을 곧장 집어넣거나 컴파일러의 확장 기능을 사용하기 위한 목적이 강하다. #pragma가 특수한 의미를 지닌 지시를 내리기만 하는 전처리기로 비실행문이라면, 인트린직은 실행문이다.

또한, 기존의 표준 C 함수가 인트린직 형태로 몰래 처리되기도 한다. memset, strcpy처럼 간단한 메모리 조작은 컴파일러가 아예 직통 대입 코드를 집어넣는 식으로 최적화를 하기도 하며, 각종 수학 함수들도 FPU 명령 하나로 곧장 치환되는 게 보통이다. 가령 제곱근을 구하는 sqrt함수는 곧바로 fsqrt 인스트럭션으로 말이다.

C 라이브러리 DLL인 msvcr*.dll은 여전히 수학 함수 심벌들을 제공한다. 그러나 요즘 컴파일러가 수학 연산을 인트린직 대신 일일이 그런 함수 호출 형태로 곧이곧대로 사용하는 경우란, 수학 함수들을 함수 포인터 형태로 접근해야 할 때밖에 없다.

비주얼 C++이 제공하는 여러 인트린직 함수 중에는 '일을 하지 않음'(no operation)을 의미하는 __noop이라는 함수가 있다. x86의 nop 인스트럭션(코드 바이트 0x90)과 비슷한 발상인데, nop를 생성하기라도 하는 것도 아니다. 컴파일러는 파싱만 해 주지 코드 생성은 안 하고 넘긴다. 파이썬으로 치면 pass와 비슷한 물건이다.

파이썬은 세미콜론 같은 구분자도 없고 공백 들여쓰기가 유효한 의미를 갖기 때문에 empty statement를 표현하려면 pass 같은 별도의 문법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C/C++은 ; 하나만 찍어 줌으로써 empty statement쯤이야 얼마든지 만들 수 있는데 굳이 저런 잉여로운 인트린직은 왜 필요한 걸까?

__noop의 주 용도는, 가변 인자를 받는 디버그 로그를 찍는 함수의 컴파일 여부를 제어하는 것이다.

#ifdef _DEBUG
    #define WRITE_LOG   WriteLog
#else
    #define WRITE_LOG   __noop
#endif

WRITE_LOG("Start operation");
WRITE_LOG("Operation ended with code %d", nErrorCode);

함수가 가변 인자가 아니라면, WRITE_LOG 자체를 매크로 상수가 아닌 매크로 함수로 선언하면 된다.

#ifdef _DEBUG
    #define WRITE_LOG1(msg,a1)  WriteLog(msg,a1)
#else
    #define WRITE_LOG1(msg,a1)  0
#endif

이렇게 해 주면 디버그가 아닌 릴리즈 빌드에서는 WriteLog가 호출되지 않을 뿐더러, 매개변수들의 값 평가도 전혀 발생하지 않게 된다.
그러나 매크로 함수는 가변 인자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임의의 개수의 인자를 모두 커버하려면 결국 함수 이름 자체만 치환하는 매크로 상수를 써야 한다. 매크로 상수는 함수의 호출만 없앨 수 있지 함수로 전달되는 매개변수들의 값 평가를 없앨 수는 없다. 뭐, 상수들의 나열이야 컴파일러의 최적화 과정에서 제거되겠지만 side effect가 남는 함수 호출은 어떡하고 말이다.

이런 이유로 인해 가변인자를 받는 디버그 함수를 제어하는 매크로는 범용적인 버전뿐만 아니라 매개변수 고정 버전도 같이 딸려 나오는 게 관행이었다. 대표적인 게 MFC의 TRACE 매크로이다. TRACE0~TRACE3도 있다. 한번 함수를 호출할 때 전달되는 매개변수의 개수가 런타임 때 매번 바뀌는 것도 아니니, 가능하면 고정 버전을 쓰는 게 프로그래밍 언어의 관점에서 더 안전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비주얼 C++의 __noop은, 하는 일은 없으면서 0개부터 n개까지 아무 개수로 그 어떤 type의 인자를 넘겨줘도 되는 훌륭한 페이크 함수이다. 그래서 매크로 상수를 이용해서 그 어떤 함수도 __noop로 치환하면 그 함수의 호출은 깔끔하게 무시되고 코드가 생성되지 않는다.

게다가 코드는 생성되지 않지만 컴파일러가 각 토큰에 대한 구문 분석은 해 준다는 점에서 __noop은 매크로 상수뿐만 아니라 매크로 함수보다도 더 우월하다.
WRITE_LOG1에다가 아예 얼토당토 않은 선언되지 않은 변수를 집어넣을 경우, 이것을 그냥 0으로만 치환해 버리는 코드는 디버그 버전에서만 에러가 발생하고 릴리즈 버전은 그냥 넘어간다.

그러나 __noop으로 치환하면 효과는 0 치환과 동일하면서 릴리즈 버전에서도 컴파일 에러가 뜬다. 그러니 더욱 좋다.
이 인트린직은 #pragma once만큼이나, 그야말로 기존 C/C++ 문법만으로는 뭔가 2% 부족한 면모가 있는 걸 채워 준 물건이 아닐 수 없다. 컴파일러 개발사들이 괜히 비표준 꼼수를 집어넣는 게 아니다. 그 꼼수가 정말 타당하다고 여겨지면 다음 표준 때 정식으로 반영까지 될 테고.

아무 일도 안 하는 null instruction은 코드 바이트도 0으로 하는 게 직관적이지 않나 싶은데..
아까도 얘기했듯이 x86은 의도적으로 쉽게 떠오르지 않는 값에다 그 명령을 할당했다.
크기 최적화를 하지 않고 프로그램을 빌드하는 경우(디버그 또는 속도 최적화), 비주얼 C++은 machine word align을 맞추거나 edit and continue용 공간을 확보해 두기 위해 코드 바이트를 약간 듬성듬성하게 배치하는데, 과거의 6.0은 그 빈 틈에 nop(0x90)를 집어넣었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닷넷부터는 그 버퍼 코드가 int 3(0xCC)으로 바뀌었다.
정상적인 경우라면 거기는 도달해서는 안 되는 곳인데, 그냥 아무 일 없이 nop로 넘어가는 게 아니라 breakpoint가 걸리게 보안을 강화한 게 아닌가 싶다.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int 3을 집어넣어 주는 인트린직도 응당 존재한다. 바로 __debugbreak 함수이다. 이건 사실 Windows API에도 DebugBreak()로 있기도 하고 말이다.
이걸 쓰면 비주얼 C++ IDE에서 F9를 누른 것과 동일한 효과를 낼 수 있다. 디버거를 붙여서 실행할 경우, 그 지점에서 프로그램의 실행이 멈춘다.

Posted by 사무엘

2013/09/20 08:30 2013/09/20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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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dows 운영체제가 인식하는 실행 파일은 구조적으로 편의성의 상징인 GUI 프로그램과, 강력한 자동화의 상징인 콘솔(명령 프롬프트) 프로그램이라는 두 갈래로 나뉘어 있다. 이것은 SUBSYSTEM이라는 링커 옵션으로 지정 가능하다.

이 옵션이 콘솔로 되어 있으면 빌드 과정에서 링커는 C 라이브러리에서 main 함수를 찾아 호출하는 startup 코드를 연결하며, GUI로 지정되어 있으면 잘 알다시피 WinMain 을 호출하는 startup 코드를 연결한다. 해당 함수들은 물론 프로그래머가 따로 구현해 놓아야 한다.

어차피 GUI든 콘솔이든 EXE 파일이 제일 먼저 실행되는 지점은 실행 파일의 entry point에 지정된 주소이며 원래는 운영체제로부터 아무 인자도 전달되지 않는다. 그 대신, C 라이브러리가 GetModuleHandle, GetStartupInfo, GetCommandLine 등의 여러 기초적인 함수들을 먼저 호출하여 리턴값들을 WinMain에다가 전달해 줄 뿐이다.
콘솔 버전인 main도 마찬가지이다. 명령 옵션을 API 함수로 얻어 온 뒤, 그걸 C 라이브러리가 파싱하여 main에다가 argc와 argv의 형태로 전해 준다.

빌드 관점이 아닌 실제 실행의 관점에서 봐도, Windows는 콘솔 프로그램과 GUI 프로그램을 서로 약간 다른 방식으로 실행해 준다. 콘솔 프로그램의 경우 이미 명령창 같은 콘솔에서 실행되었다면 기존 콘솔을 자동으로 연결시키고, 프로그램이 탐색기 같은 GUI 환경에서 실행되어 콘솔이 없는 경우 “콘솔을 언제나 자동으로 생성”한다. 그 반면, GUI 프로그램에는 그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

다만, 콘솔 프로그램이라고 해서 GUI 윈도우를 만들거나 메시지 loop을 돌지 말라는 법은 전혀 없으며, 반대로 GUI 프로그램도 추후에 자기만의 콘솔을 얼마든지 따로 생성해서 쓸 수 있다. 콘솔과 GUI를 적절한 혼용하면 유용한 경우가 의외로 매우 많다.

GUI 프로그램의 경우 디버깅 메시지를 찍기 위해 별도의 콘솔을 이용하는 것은 매우 흔한 테크닉이다. DOSBox가 대표적인 경우이다. 그리고 반대로 평소에는 명령창으로 문자열만을 취급하더라도, 가끔 그래프 같은 시각화된 결과물을 보여 줄 필요가 있을 때 제한적으로 GUI 윈도우를 생성하는 프로그램도 생각할 수 있다.

결국 GUI와 콘솔이 완벽하게 혼합된 프로그램이라면 이런 것도 가능해야 할 것이다.
프로그램을 아무 인자 없이 실행하거나, 또는 콘솔이 아닌 GUI 환경에서 실행하면 GUI가 나타난다. 반대로 콘솔에서 실행하거나 /? 같은 명령 옵션을 줘서 실행하면 콘솔로 메시지가 나타나고, 이미 콘솔이 있는 경우 그 콘솔을 사용한다. 압축 유틸리티 같은 게 이런 식으로 개발되어 있으면 아주 편리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문제는 이 정도로 유연한 GUI/콘솔 하이브리드 프로그램을 만들기는 대단히 어려우며, 운영체제가 구조적으로 그런 것까지 고려하여 만들어지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GUI와 콘솔 모두 2% 부족한 면모가 있다.

(1) 프로그램을 콘솔 방식으로 빌드하면, GUI 형태로 실행되어야 할 때에도 언제나 빈 콘솔창이 생겨 버린다. 프로그램이 실행되자마자 곧바로 API 함수를 호출하여 이 콘솔을 죽일 수는 있지만, 콘솔 창 같은 게 깜빡인 것이 사용자에게 그대로 드러나 보이기 때문에 이런 방식은 용납될 수 없다.

(2) 반대로 프로그램을 GUI 방식으로 빌드하면, 콘솔 환경에서 콘솔 형태로 실행되었을 때 기존 콘솔을 연결하는 방법이 없다. 콘솔 프로그램과는 달리 GUI 프로그램에서는 운영체제가 이것을 자동으로 해 주지 않는다. 콘솔에다 메시지를 찍는 것은 새로운 콘솔에다가만 가능하다. 기존 콘솔을 연결하는 AttachConsole이라는 함수가 차후에 추가되기는 했지만 방법이 완전하지 않다.

결국, 어느 방식을 선택하더라도 문제가 완전히 없을 수가 없다. 콘솔창을 필요할 때만 생성하면서 콘솔이 이미 존재하는 경우 기존 콘솔과 자동으로 연결이 되는 프로그램을 만들 수는 없는 것일까?

Visual Studio IDE인 devenv 프로그램은 이 문제를 해결한 듯해 보인다.
아무 인자를 안 주고 실행하면 잘 알다시피 커다란 IDE 창이 생긴다.
그러나 /? 를 주고 실행하면 각종 명령 옵션 사용법이 기존의 콘솔에다가 깔끔하게 찍힌다. 그냥 대충 도움말 창 하나 띄우고 끝인 게 아니다.
마소에서는 이것을 어떻게 구현하였을까?

그 비결은 너무 허무할 지경이다.
IDE 실행 파일이 있는 디렉터리를 가 보면, devenv 프로그램은 .exe도 있고 .com도 있어서 두 종류가 있다.

Windows는 도스 시절의 전통을 물려받았기 때문에 명령 프롬프트에서 사용자가 확장자 없이 실행 파일을 지정하면 EXE보다 COM을 먼저 실행한다. 그래서 COM은 /?  옵션 같은 걸 받아들이는 콘솔 프로그램으로 만들고, EXE를 GUI 프로그램으로 드는 꼼수를 쓴 것이다! devenv /?가 아니라 devenv.exe /? 라고 확장자를 강제 지정하면 명령 옵션 리스트가 역시나 대화상자 GUI 형태로 출력되는 걸 볼 수 있다. ^^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도스 시절에 COM은 잘 알다시피 EXE보다 더 작고 단순한 실행 파일이다. 실행 파일 자체의 헤더나 파일 포맷 같은 게 존재하지 않으며, 메모리 재배치도 없이 최대 64KB의 크기 안에 x86 기계어 코드와 데이터가 모두 들어가고 컴퓨터의 고정된 메모리 주소에 그대로 주입되어 실행되었다.

요즘이야 COM이나 EXE나 모두 동일한 실행 파일이다. 오히려 COM 확장자를 사칭하여, 사용자가 의도한 프로그램 대신 악성 코드를 먼저 실행시키는 보안 위험이 문제되고 있는 지경이다. 마치 autorun 기능을 막듯이 COM의 실행을 막아 버리면 속 시원할지 모르나, 과거 프로그램과의 호환성 차원에서 그게 속 시원하게 가능할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64비트 Windows는 아예 16비트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기능 자체가 없어진 지 오래인데..

어쨌든, 실행 파일의 확장자로 콘솔용과 GUI용 프로그램을 구분시킨 건 Windows에서 배치 파일을 이용하여 자기 자신을 제거하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만큼이나 참 기발한 꼼수인 것 같다. 세상에 그런 방법을 쓸 줄은 몰랐다.

※ 추가 설명

1. Windows용 qt 라이브러리를 사용한 프로그램은 GUI 프로그램임에도 불구하고 main 함수에서 실행이 시작된다. 이것은 물론 qt 라이브러리의 내부에 WinMain 함수가 있어서 그게 사용자의 main 함수를 또 호출하기 때문일 것이다. MFC 라이브러리도 자체적인 WinMain 함수가 내부에 존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충분히 수긍이 가는 디자인이다.

더구나 Windows를 제외한 다른 운영체제들은 실행 파일의 성격을 Windows처럼 GUI 아니면 콘솔 형태로 이분화하지 않으며 똑같이 main 함수를 쓴다. 그렇기 때문에, 크로스 플랫폼을 지향하는 qt는 응당 Windows에서의 프로그래밍 방식도 main을 기준으로 맞췄다고 볼 수 있다.

2. 과거의 16비트 Windows 시절에는 말 그대로 도스 프롬프트만이 있었을 뿐 콘솔이라는 게 없었다. 이것만으로도 그때 Windows는 구조적으로 기능이 굉장히 빈약했음을 알 수 있다.

Posted by 사무엘

2013/05/01 19:24 2013/05/01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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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소프트웨어의 GUI 요소 중에는 잘 알다시피 체크 박스와 라디오 박스가 있다.
전자는 n개의 항목을 제각각 복수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선택의 가짓수가 2^n개가 가능하다.
그 반면 후자는 n개의 항목 중 하나만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선택의 가짓수가 딱 n이 된다.

그리고 이런 개념은 사실 메뉴에도 존재한다.
메뉴 항목은 사용 가능 여부(enabled)와 더불어 체크 여부(checked)라는 상태가 존재하여, 자신이 체크된 것처럼 보이는 시각적 피드백을 줄 수 있다.

Windows는 초창기엔(=16비트 시절) 말 그대로 √ 1종류만이 존재했다. 이를 제어하는 함수는 CheckMenuItem이다.
그러다가 Windows 95/NT4에서부터는 ● 모양의 체크를 표시해 주는 CheckMenuRadioItem 함수도 추가되었다. 이로써 각각의 항목들을 따로 체크할 수 있는 메뉴와, 여러 개 중 한 모드만 선택할 수 있는 메뉴의 구분이 가능해졌다.
CheckMenuRadioItem는 특정 메뉴 항목 하나의 속성을 바꾸는 여타 함수들과는 달리, 메뉴 항목들을 여러 개 한꺼번에 지정한 뒤 하나만 체크를 하고 나머지는 체크를 모두 자동으로 해제하는 형태로 동작한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MFC는 95/NT4 이전의 16비트 시절에서부터 메뉴에다 custom 비트맵을 지정하는 독자적인 방식으로 라디오 박스를 자체 지원해 왔다는 점이다.
운영체제에 CheckMenuRadioItem가 추가된 뒤에도 내부적으로 그 함수를 쓰지 않는다. 이것은 비주얼 C++ 2012의 최신 MFC도 변함이 없다.

MFC는 동일한 명령 ID에 대해서 메뉴, 도구모음줄 등 여러 GUI 요소에 대해 일관되게 checkd/enabled 상태를 관리할 수 있게 이 계층만을 CCmdUI라는 클래스로 따로 뽑아 냈다. 그리고 윈도우 메시지의 처리가 끝난 idle 시점 때 모든 GUI 상태들을 업데이트한다.
MFC 소스를 보면, CCmdUI::SetCheck는 CheckMenuItem 함수를 호출하는 형태이다. 그러나 CCmdUI::SetRadio는 운영체제의 API를 쓰는 게 아니라 자체 생성한 bullet 모양 비트맵을 SetMenuItemBitmaps로 지정하는 좀 더 힘든 방법을 쓴다.

고전 테마를 포함해 심지어 Windows XP의 Luna에서도 운영체제가 그려 주는 radio 그림과 MFC가 그려 주는 radio 그림은 차이가 거의 없었다. 둘 다 그냥 글자와 동일한 모양으로 동그란 bullet을 그리는 게 전부였다. 그렇기 때문에 두 구현이 따로 노는 건 그리 문제될 게 없었다.

그러나 문제는 Vista 이후에서부터이다. 운영체제가 그리는 radio 그림은 더 알록달록해지고 배경까지 가미되어 화려해진 반면, MFC가 그리는 radio 그림은 아직까지 단색의 단조로운 bullet이 전부이다. 그래서 시각적으로 이질감이 커졌다. 그것도 일반 체크(√) 항목은 괜찮은데 라디오(●) 그림만 차이가 생긴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해를 돕기 위해 그림을 첨부한다. Windows Vista 이후에 운영체제가 메뉴에다 그려 주는 라디오 체크는 배경에 은은한 무늬가 생겨 있다(왼쪽). 그러나 MFC가 그리는 라디오 체크는 여전히 옛날 스타일대로 단색 동그라미밖에 없으며, 일반 체크와도 형태가 다르다(오른쪽). 오른쪽의 프로그램은 본인이 예전에 MFC 기반으로 개발했던 오목 게임이다. ㅋㅋ

MFC는 운영체제의 새로운 함수를 왜 쓰지 않는 걸까?
그냥 이런 사소한 데에까지 신경을 안 써서 그런 것일 수도 있고, 또 CCmdUI는 각각의 메뉴 항목에 대해 개별적으로 호출되는 반면 CheckMenuRadioItem는 그 자체가 여러 메뉴 항목의 상태를 한꺼번에 바꾸는 함수이기 때문에 기능의 구현 형태가 서로 맞지 않아서 도입하지 않은 것일 수도 있다.

물론, SetMenuItemInfo라는 만능 함수를 쓰면, 개별적으로 라디오 체크 상태를 바꾸는 것도 불가능하지는 않다. 다만, 구조체를 준비해야 하는 데다, 상태(state)만 옵션으로 간단히 바꾸면 되는 게 아니라 메뉴의 유형(type)까지 바꿔야 하니 일이 좀 번거로운 건 사실이다.

다만, 요즘은 MFC에도 잘 알다시피 MS Office나 Visual Studio의 모양대로 GUI 외형을 싹 바꿔 주는 툴킷이 도입되었고, 이런 상태에서는 어차피 메뉴의 요소들이 무조건 모조리 자체적으로 그려진다. 그러니 저런 SetRadio와 SetCheck의 동작 방식의 차이 같은 것도 존재하지 않으며, 그런 걸 논하는 게 아무 의미가 없다. 저건 오로지 운영체제 표준 GUI를 쓸 때만 발생하는 이슈이기 때문이다. ^^

* 글을 맺으며..

WinMain 함수를 포함해 윈도우 클래스 등록, 프로시저 구현을 전부 직접 하면서 Windows용 응용 프로그램을 밑바닥부터 만들어 본 사람이라면, MFC가 내부적으로 프로그래머에게 몰래 해 주는 일이 얼마나 많은지를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다.

  • 대화상자를 창의 가운데에다 배치해 주는 것,
  • 프레임 윈도우와 뷰 윈도우 사이의 경계에 깔끔한 입체 모양 테두리 넣는 것,
  • 고대비 모드일 때 도구 아이콘의 검은색을 흰색으로 바꾸는 것,
  • 심지어 콤보 박스 내부에 디폴트 데이터(리소스 에디터에서 만들어 넣었던)들을 집어넣는 것,
  • 프레임 윈도우가 키보드 포커스를 얻었을 때 그 아래의 view 윈도우로 포커스를 옮기는 것,
  • 프로퍼티 시트의 내부에 들어가는 프로퍼티 페이지들의 글꼴을 운영체제 시스템 글꼴로 바꾸는 것 등..

이런 사소한 것들도 공짜가 아니라 죄다 MFC가 내부에서 해 주는 일들이다.
Windows API만 써서 프로그램을 만드는 방식은 최고의 작고 가볍고 성능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지만 생산성도 미칠 듯한 저질이기 때문에, 인제 와서 이런 불편한 방식으로 프로그램을 만들 프로그래머는 거의 없을 것이다. 요즘 세상에 C++도 아닌 C는 사실상 어셈블리나 마찬가지다.

Posted by 사무엘

2013/04/29 08:34 2013/04/29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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